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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우(書友) 님의 서재입니다.

천마외전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서우(書友)
작품등록일 :
2017.09.03 20:15
최근연재일 :
2017.10.26 14:30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26,693
추천수 :
295
글자수 :
165,961

작성
17.10.05 14:31
조회
679
추천
12
글자
17쪽

우서의 분노...! 그리고 다짐...

DUMMY

"호진아! 어른한테 그게 무슨 막말인 게냐! 썩 사과하지 못할까...?으흐흑..."


호진이는 아버지의 감정이 그대로 전해져 내려왔는지, 고개를 푹 숙인 체 이빨을 꽉 다물고 새어져 나오는 목소리로 말했다.


"정... 말... 죄송합니다... 저희를 풀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음... 그래? 그렇단 말이지 그럼 풀어는 주마! 대신 꼬마야... 너의 눈빛이 너무 맘에 안 들어!

어린이의 행동은 그 아비의 모습을 본뜬다고 했지... 아마?"


고주태의 말뜻을 파악한 호진이는 너무 놀라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안.. 돼요! 제가 정말 잘못했어요... 으헝헝... 제발 아버지를 놓아주세요.. 으헝헝"


"왜 그러느냐? 내가 풀어는 준다고 하지 않았느냐? 다만 이건 너 대신해 벌받아야 하는 네 아비의 모습이다. 잘 보거라!"


뿌지직!


"으...아아악..."


고주태의 손에 머리 잡혀 들어있던 이철기의 힘없는 왼쪽 눈이 고주태의 엄지손가락의 힘을 저항하지 못한 채 그대로 서서히 함몰되어갔다.


"아악! 안돼... 안돼!!!"


"안된다니 뭐가 안된다는 말이냐? 끌끌_"


스르릉!


고주태의 허리춤에서 기다란 장검이 뽑혀 나와 독사 같은 눈으로 먹잇감을 향해 혀를 날름거리는 모습이었다.


"꼬마야, 네 아비는 어차피 걸어 다니지도 못하는 몸뚱어리 그나마 조금 가볍게 만들면 뭐, 혹시 알아? 기어라도 다닐 수는 있을지?"


"아...안돼!"


스샥!


"으...악!!!"


움직이 지도 못한 이철기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 채 피골이 상접해 가죽만 남아있는 왼쪽 다리가 피 분수를 뿜으며 잘려나갔다.


"이런! 미친놈들! 으흐흐흑... 아버지!!!"


"그래? 꼬마 네가 보기에 내가 미쳐 보이던? 끌끌_"


​아직까지 앞뒤 상황이 어떤지도 모르고 욕하며 윽박지르는 모습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오르는 걸 간신히 참은 고주태는 음흉한 미소를 머금었다.


"꼬마야? 아까 내가 뭐라고 했지? 네가 잘못 할수록 네 아비가 벌받아야 한다는 것을!"


"으....으...우.리..아들..만..은..."


고통에 힘겨워도 아들이 연신 걱정이 되는지 겨우 의식을 잡고 있던 이철기는 한쪽 다리가 잘려나가는 동시에, 기력이 나빠질 대로 나빠져있던 육체를 더 이상 잡지 못하고 고통에 차있는 얼굴로 숨이 멎은듯했다.


철푸덕!


이제 볼일 다 봤다는 듯이 이철기의 머리를 잡고 있던 고주태의 손이 땅바닥을 향해 내동 냉이 쳤다.


"으흐흑...아버지!!! 나가면 되잖아! 나가면 될 거 아냐! 으... 헝헝.."


"꼬마야 후회는 말이다...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단다!"


"제발... 제발......"


그제야, 호진이를 밟고 있던 발이 들려졌다.


이제야 자유의 몸이 돼버린 호진이는 지금의 잔혹한 장면이 두려울 법도 하건만 지금 상황에 대해 어떠한 두려움도 느끼지 않았으며 오직 이 순간 아버지의 숨이 붙어있기를 간절히 원했다.


두 눈에서 흘러나오는 눈물로 앞도 잘 보지도 못할 정도였지만, 진득하게 계속 흘러져 나오는 다리를 지혈(止血)하고자 자신의 옷을 찢으며 꽁꽁 싸매기 시작했다.


잘린 면에 자신의 손길이 닿을 때면 움찔거릴 만도 하건만... 아무런 미동도 없이 점점 차가워지는 다리에 어깨만 연신 떨리고 있을 뿐, 차마 숨이 멎었는지 확인할 수는 없었기에 주저앉아 흘러나오는 눈물은 닦으려 하지도 않은 채 체념한 상태로 고주태를 바라보며 나직이 말했다.


"왜! 도대체 왜!"


악다구니 쓰며 아직 여물지도 않은 손으로 고주태의 가슴과 다리를 연신 두들겨 댔지만 고주태에게 그것은 토닥토닥 안마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런 호진이의 머리를 잡은 체 들여올려 귓속말로 대답해주었다.


"왜냐고? 힘없고 병신 같은 자식들이... 그저 자존심만 내세워서 날까? 끌끌_잘보거라 힘없고 아무것도 없는 자들이 쓸데없는 자존심만 세운 꼴이 어떤지!"


머리를 잡고 들어 올린 체 지금의 풍경을 한 바퀴 돌아 보여주었다.


호진이는 어릴 때 풍경이 잠시나마 파노라마처럼 서서히 스쳐 지나갔다.


깔깔 깔_거리며 어릴 때부터 아버지를 바라보며,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던 어렸을 때의 자신의 모습.


합! 합! 항상 겉모습은 볼품없었지만 얼굴에서는 어느 누구보다도 진지하게 무공을 배우던 무관 사람들.


언제나 정오쯤 되면 다정하게 인자한 미소로 양손을 번쩍 안아들어 목마를 태우고 마을 한 바퀴를 꼭 돌아주던 아버지.


그렇게 지내던 어느 순간, 언제나 자신을 한결같이 지켜줄 것 같던 든든한 아버지가 눈앞에서 기혈(氣血)을 토악질하며 쓰러지던 모습.


점점 하나, 둘씩 떠나가던 무관 사람들.

이 모든 것이 이 순간만큼 생생하게 생동감 넘치는 모습으로 투영되었다.


퍼억!


고주태의 손에 잠시 검은빛이 일렁이더니, 호진이의 작은 머리가 수박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붉은 피가 사방에 비상하며 뿌려졌다.


비록 머리를 잃은 작은 어린이의 몸이었지만 그 의지만큼은 절대로 이손을 놓지 않는다는 듯이 고주태의 바짓가랑이는 꼭 붙잡고 있었다.


그순간,


투툭!


우서의 발 밑에 무언가 떨어졌다.


자욱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나오는 소면, 갓 튀겼을 법한 구운 만두, 구수한 냄새를 자랑하며 따끈따끈하게 잘 익은 돼지고기로 만든 동파육...


우서의 눈에 비친 모습은 참혹 그 자체였다.


머리를 잃었는데도 불구하고, 한 사람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있는 인정하고 싶지 않은 한 소년의 몸...

호진이를 처음 봤을 때는 십 년 전 자신의 모습이 떠올라 한쪽 마음이 동요했을지도 몰랐다.


자신이 처음 눈을 떴을 때도 지금의 호진이의 나이와 동년배였기에 더욱 그러했을지도 모르겠다.


호진이를 바라보는 아저씨의 슬픈 그림자 속에 숨어있는 슬픔, 안타까움, 미안함이 모두 뒤섞여 쳐다보던 눈빛. 어쩌면 할아버지, 풍삼촌,향이모가 나에게 항상 나에게 그런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는 것에 대해, 잠시나마 잊고 있던 천공산에서 열 살이었던 향수를 이곳에서 느끼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영웅 형아! 진짜 하늘에서 내려오신 거예요?'


갑자기 문득 이 단어가 떠올랐다.


'영웅이라...'


어느새 우서의 시야에서는 이 모든 게 정지하였고, 꿈이길 바랐고, 지금이 현실이 아니라는 듯 온통 세상이 붉게 물들어 보였다.


'하.. 이게 무슨 영웅이겠느냐... 호진아... 난 그저 천둥벌거숭이었을 뿐...'


우서의 깊은 슬픔이 전해져 나오는지 저 위에 있는 나뭇잎들이 점차 색을 바라며, 시들기 시작했고

서서히 피어 나오는 분노의 바람이 떠나가는 사람들을 위해 불러주는 극락제(極樂祭)로 들릴 만큼 어디선가 미풍처럼 불러오는 스산한 바람의 음률에 온몸의 핏줄들이 가닥가닥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누구냐...? 저 아이와 아저씨를 저리 만들어 놓은 게..."


우서의 느릿하게 말하는 말속에 깊은 후회와 슬픔이 진득하게 묻어져 나왔다.


'조금만... 조금만 더 빨리왔을 것을...'


이제 와 후회한들 뭐 하겠는가... 우서는 옆 마을에서 쓸데없는 호기심 때문에 시간을 지체하여 빨리 출발을 못했다는 자책감과 괜한 자신의 오지랖으로 인한 결과가 이런 큰 사단이 생길 줄은 미쳐 몰랐기에 자괴감 또한 커져갔다.


터벅터벅.


고주태는 모든 상황을 지켜봤다. 아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온몸의 신경이 지금 상황을 인지했는지, 자신도 모르게 온 전신 세포 하나하나가 터져버릴 듯이 세차게 뛰고 있었고, 피눈물 흘리며 쳐다보는 우서의 눈빛에서는 숨조차 쉬는 것도 허락하지 않는다는 느낌과, 지금 이 순간 한 걸음이라도 움직였다가는 바로 죽을 것 같은 기운이 전신을 통해 압박(壓迫)하고 있었다.


"으....."


마수혈루검 고주태가 이 정도 일진데 나머지 부하들은 어땠겠는가? 거미줄에 걸려 언제 잡아먹힐지 모르는 부들부들_ 떨고 있는 벌레들이었을 뿐.


우서는 고주태를 무시한 채, 바짓가랑이를 잡고 있던 손가락을 하나둘씩 천천히 피며, 머리를 잃어버린 아직 여물지도 않은 작은 몸을 방안에 고이 내려놓고, 마당에 눈은 함몰되고 다리는 잘려있는 흉찍한 몰골을 죽어서까지 아프지는 않게 해주려는 듯, 갓난 아이안듯 조심스럽게 끌어안으며 호진이의 옆에 나란히 눕혔다.


'나의 어리석은 작은 행동이, 이렇게 큰 후회로 남을 줄은... 평생... 내 평생... 죽기 전까지 오늘 이일은 결코 잊지 않으마... 호진아...'


그런 생각하는 중 호진이가 바람에 속삭이며 대답해주는 것처럼 느꼈다.


'영웅 형아! 우리 그럼 다 같이 오향장육 먹으로 가는 거예요? 아싸 신난다!'


"하하 하하! 그래그래! 같이 가야지! 내가 그랬잖느냐! 아저씨하고 다 같이 가서 먹자고!"


뜻 모를 소리를 하며 한참을 웃고 있던, 우서의 기도가 순식간에 바뀌었다.


잠잠하던 기운들은 점점 거세지는 힘의 압력의 무계를 견디지 못하겠는지 나뭇잎에 매달려 있던 나뭇잎들은 비라도 내리는 것처럼 마당에 미친 듯이 흩날리기 시작했고, 모든 빛을 집어삼킬 듯 어둠이 몰려들어왔으며 우서의 주위에는 흐물 거리던 어둠들이 마치 자아가 있는 듯 날카로운 형태를 가지기 시작했다.


서서히 형태를 갖춘, 검은 묵영 화살이 수백 아니, 수천 개로 늘어나며 거센 바람과 함께 하늘 위로 먹이를 찾는 듯 배회하기 시작했다.


"짐승이라... 너희를 짐승으로 생각한 내가 병신이었구나! 너희는 그거 벌레 새끼 들이었을 뿐!

그런 벌레는 손으로 꾹_ 짓눌러서 애초에 죽여버렸어야 했거늘..."


슉! 슉! 슉!


​비명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살갗을 저미는 파공음과 함께 뒤쪽에 서있던 사람 열 명이 머리와, 가슴, 다리가 모두 꼬챙이에 뚫린 듯 커다란 화살 구멍이 수십 군데씩 뚫려있었다.


그중 특이한 점이 머리와 눈의 경계와, 다리들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잔혹하게 뚫려있었음을.

그곳에 다리가 원래 있어야 하는 자리인지도 모를 정도로...


"뭐야! 뭐 어떻게 된 거지?"


무슨 영문 인지도 모른 체 우왕좌왕하는 소리가 들렸다.

곧 이어, 다시 이어지는 두 번째 파공음.


슉! 슉! 슉!


이번에는 양옆에 서있던 스무 명 정도 되는 사람들 속으로 검은 묵영 화살이 쏘아내려갔다.


이번에는 무인하나가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 듯이 무언가 쏜살같이 쏘아 내려오는 화살을 쳐내겠다는 듯이 검을 세차게 휘두르고 있었다.


스샥!


허공을 가르는 바람소리.

검은색 화살은 잠시 갈라지는 모습으로 반으로 나누어졌다는 착각과 함께 다시 이어지며 그대로 사내의 머리에 박혀버렸다.


차 한 잔도 마시지 않았을 만큼 찰나의 순간,

고주태를 뺀 일장로와 나머지 무인 삼십 명이 강궁으로 뚫린 듯한 잔혹한 모습으로 즐비하게 피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다만 화살의 모습은 어디서든 찾을 수는 없었지만...


무림에 나와서 하는 첫 번째 살인.


기분은 별로 좋지 않았다. 그저 씁쓸함과 공허함만이 가득했다.

이 모든 사실이 꿈이었으면 하는 바람만이 가득했을 뿐...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우서와는 달리 방금 전 상황에 정신을 차린 고주태는 전신이 떨려오며 호흡 또한 가파른지 불규칙 하게 숨을 헐떡_이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개죽음은 당할 수는 없는지 고주태의 검에서 뭉실뭉실 검붉은 아지랑이가 스멀스멀_ 피어 나오고 있었다.


그렇게 붉은 아지랑이는 잠식당하고 있던 어둠의 기운과 마찰이 일어났는지, 파듯_ 하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검은 어둠을 집어삼키려고 힘겹게 노력하는 듯 보였고, 검은 어둠은 이를 용납하지 못하겠는지, 더욱더 깊은 어둠으로 드리워졌다.


마치, 칠흑 같은 어둠 속 금방이라도 꺼질 듯한 촛불!


"타아앗!"


위태롭게 지금 당장이라도 꺼질 듯 말듯하며, 춤을 추고 있던 촛불은 한 줄기 빛이 되어 암흑 사이로 쏘아져 나갔다.

그와 동시에 흐릿한 자색 물결이 고주태의 주위로 번뜩였다.


쉬이잉!


푹! 스걱!


"서... 성공인가?"


고주태는 모든 진기를 하나로 모아 대지를 박차며 아무 미동도 없이 서있는 사내에세 마지막 일검을 찔러 넣었다.


분명 무언가 찔러넣은것 같은 느낌이었으나, 이상하게도 손끝에서는 아무 느낌이 나지않았기에 그의 머릿속에는 물음 부호만이 가득했다.


머리털이 곤두서는 불쾌한 소리가 들리는 순간,검을 들고있던 자신의 손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고주태가 의아한 눈빛으로 자신의 가슴을 내려보는 순간 자신이 검을 들고 있어야할 팔 하나가 오히려 자신의 가슴에 꽂혀 있다는 사실에 저도 모르게 눈을 부르르_떨었다.


"으아아악!"


처절한 고주태의 비명소리.

스멀스멀_ 피어오르는 진득한 혈향.


그 속에 나직이 읊조리는 소리는 자신을 지옥에 데려가려 온 저승사자의 목소리와도 같았다.


"고작... 고작 그따위 알량한 힘을 믿고 이런 짓을 벌인 것이냐? 대체 왜!!!"


우서의 말에 서서히 힘을 잃어가고 있는 고주태의 눈빛이 잠시나마 회광반조(回光返照)하며 대답했다.


"크큭... 웃기는군... 너도 지금 거울에 비친 네 모습을 봐라. 너 또한 나하고 다를 게 없지 않으냐?

크크큭..."


순간, 우서의 신형이 휘청거렸다.

그런 모습이 고주태는 죽는 순간에도 뭐가 그리 재미가 있는지 숨을 헐떡이는 도중에도 이어서 말하기 시작했다.


"으흡...네가 용해를 그리 만든 장본인이 아니더냐? 그리고 내 주위를 봐라! 이들은 그럼 대체 왜 이렇게 잔혹하게 죽인 거란 말이냐? 이들 또한 힘이 없다는 이유로 너에게 죽임을 당하거나 평생 불구가 될 정로 반 병신이 되어 돌아왔지! 과연 이들이 그렇게 살수 있을 거란 생각하느냐? 너 또한 약자를 괴롭히고 평생을 고통 속에 살게 하거나 자결하게 만드는것과 한순간 죽이는 것과 도대체 무엇이 다르단 말이냐!"


"하하 하하!"


갑자기 미친듯한 광소가 이어지며 우서의 웃음이 이어졌다.


"맞다.. 맞아! 나 또한 너와 별간 다를 게 없는 인간이구나... 다만 생각하는 이치만 달랐을 뿐.

이제 너로 인해 명확하게 알겠다. 벌레는 날개를 찢어서도 다리를 뽑아서도 안되고 오직 죽여야 다음 후회가 없다는 것이라는 것을..."


터벅터벅.


천천히 고주태의 앞으로 걸어갔다.

한걸음 한걸음 움직일 때마다, 그의 심정을 대변해주듯, 땅거죽이 움푹 패었으며, 묵영화살들은 어느새 사라졌는지 자취를 감추었고 그저 우서의 손에 커다란 묵강봉 하나만 들고 걸어오고 있었음을...


생기를 잃어가고 있는 도중에도 묵강봉을 들고 다가오는 우서의 모습이 두려운지 고주태는 혀를 깨물고 지금 당장이라도 죽고 싶었다.


묵강봉이 하늘 위로 붕_띄었다가 사선으로 짓눌러져 내려왔다.


'막아야 한다! 막아야 해!'

머릿속에서만 막아야 한다는 생각만이 간절했을 뿐, 그저 묵강봉이 자신을 향해 서서히 내려오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부웅!


빠각!


"으......"


묵강봉의 힘에 몸에서 서서히 머리가 뜯겨져 나가버렸다.

고주태의 양쪽 눈알이 터져버렸는지, 피눈물을 흐르기 시작했으며, 반쯤 함몰된 머리에서는 뇌수가 터진 듯 뚝뚝_ 떨어져 내려오고 있었다.


"으......"


몸을 한번 부르르_떨다가 이내 축 처졌다.


이게 사람 머리인지 도대체 분간할 수 없을 정도의 참혹한 모습...

한시진 정도를 가만히 지켜보다 모든 생각을 정리한 듯 우서의 신형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머리를 잃고 쓰러져있는 고주태의 몸과, 싸늘하게 죽어있는 시체들을 산 위쪽으로 들짐승 밥으로 던져주었다.


잠시 후, 우서는 마당에 깊은 땅을 판 후, 호진이와 아저씨를 눕힌 체 흙으로 덮어 산처럼 만들어주었고, 돌을 깎아 위폐(位牌)를 만들어 올려놓은 후, 큰 절을 세 번 하기 시작했다.


'아저씨... 현생에서는 그렇게 고생하셨으니, 하늘 위에서는 극락이 펼쳐지시길...

호진아...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중에 하늘에서 만나거든 아저씨와 다 같이 하늘에서 제일 맛있다는 음식을 모두 먹으로 같이 다니자꾸나...'


혼잣말을 뱉으며 나가려는 우서의 눈에 방바닥에 떨어져 있는 작은 서찰이 눈에 띄었다.


서찰을 펼쳐보는 우서의 눈에는 작은 파동이 일으며, 눈가가 파르르_ 떨렸다.


[영웅 형아! 제가 옆집 아주머니한테 물어보니깐 오향장육이라는 건 낙양이 유명하데요! 그래서 혹시 영웅 형아 길 잃고 다른 곳으로 갈까 봐, 제가 아는 한 최대 정확하게 지도를 그린다고 그렸는데... 잘 그렸는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큰 마을 몇 개는 정확하니깐 정... 길을 못 찾으시겠으면, 거기 사람들한테 물어보시면 될 거 같아요! 그리고 오향장육은 우리 아버지 몸이 다 낳고 나면 꼭 같이 가겠다고 약속하신 거예요!]


작가의말

우서가 중원에 나가기 전에 이런 에피소드 한개정도 가지고 나갔으면 좋았을거라 생각했으나, 머릿속에 있는 전개가 생각보다 재미있게 글을 쓰지못해서...ㄷㄷ 

휴일에 너무 바빠서 정신이 없네요. 다들 나머지 즐거운 휴일 보내시길 바랍니다.^^


독자분들의 관작과 추천 한방은 글쓰는 저에게 커다란 힘이됩니다.

남은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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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당랑거철(螳螂拒轍) 남궁주혁! 17.10.18 560 8 14쪽
26 귀검사영(鬼劍蛇影) 비충(秘衝) 17.10.16 525 10 13쪽
25 쫓는 자와 쫓기는 자! 17.10.14 593 9 13쪽
24 오룡삼봉(五龍三鳳)과 조우하다! 17.10.12 645 10 12쪽
23 오룡삼봉(五龍三鳳) 17.10.10 668 10 12쪽
22 낙양천하제일루(洛陽天廈第一樓) 17.10.08 659 10 13쪽
» 우서의 분노...! 그리고 다짐... 17.10.05 680 12 17쪽
20 신이시여... 진정 신이 있단 말입니까...! 17.10.05 624 9 16쪽
19 처절한 응징! 17.10.01 693 7 12쪽
18 힘없는 자의 설움이란... 17.09.29 697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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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천마(天魔) 진백림 17.09.25 995 8 14쪽
13 북해빙궁(北海氷宮) 17.09.23 819 7 14쪽
12 무림맹(武臨盟) 17.09.21 892 8 14쪽
11 악귀이살의 최후 17.09.20 856 12 17쪽
10 흑영문과의 결전 17.09.19 1,036 8 13쪽
9 알고도 당할 수밖에... 17.09.18 894 8 13쪽
8 흑영문(黑影門) 17.09.14 933 9 12쪽
7 굴러 들어온 돌? 17.09.13 977 11 12쪽
6 엄기백의 아주 큰 착각 17.09.12 1,050 12 13쪽
5 만독문(萬毒門) 17.09.11 1,344 14 13쪽
4 제대로 무공을 배우다! 17.09.08 1,509 13 15쪽
3 독진(纛鎭) 17.09.07 1,369 19 11쪽
2 괴노인과 검둥이 17.09.04 1,853 17 12쪽
1 나는 누구이며, 여긴 어디인가? +2 17.09.03 2,917 2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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