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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우(書友) 님의 서재입니다.

천마외전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서우(書友)
작품등록일 :
2017.09.03 20:15
최근연재일 :
2017.10.26 14:30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26,692
추천수 :
295
글자수 :
165,961

작성
17.09.13 07:29
조회
976
추천
11
글자
12쪽

굴러 들어온 돌?

DUMMY

엄기백이 들어가는 모습을 확인한 엄창호는 만독문의 모든 문도들을 해산시킨 후 우서와 함께 만해당(萬該堂)에 들어갔다.


만해당에 들어간 후 구석진 한 곳에 자리를 잡은 후 앉았다.


“허, 양 숙모님 지금 시간에 정말 죄송합니다. 소면(小麵)이라도 한 그릇만 말아 주실 수 있으신가요?”


“뭐가 그리 죄송하단 말이냐, 그깟 소면 하나 끓여주는 게 뭐 그리 대수라고 그러느냐”


따뜻하고 인자한 미소로 엄창호를 바라보는 것과는 달리 일 년 동안 외부인과의 왕래가 없던 터라 그런지 우서를 바라보는 눈빛에서는 작은 살기가 피어나기 시작했다.


속내는 이 늦은 시간에 저 거지 꼴을 하고 나타난 사내 때문에 자기가 고생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만..

잠시 후 양 숙모의 양손에 그릇 두 개를 들고 나왔다.


그릇에 담긴 소면에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나오며 입맛을 자극하는 구수한 냄새가 풍겨져 나왔다.


“아이들을 찾으러 나갔다가 들어온 걸로 들었다. 출출할까 봐 네 것도 함께 끓였으니 같이 먹거라”


“숙모님 감사합니다.”


“뭐 이깟게 대수라고.. 그나저나 늦은 시간에 먹는 건 소화가 잘 안되니 꼭! 꼭! 씹어먹고”


늦은 시간을 강조하듯 말하며, 할 말을 마친 숙모는 말을 마치고 밖으로 나갔다.


‘에고- 저 거지 놈 때문에 약 숙모가 조금 화가 나셨나 보군’


엄창호와 양 숙모란 사람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 우서는 살아생전 처음 먹어보는 소면 맛에 감탄하고 있었다.


후루룩.


“우와-이게 소면이란 말인가요? 엄청 맛있네요. 소면이 이 정도면.. 와, 대면은 얼마나 더 맛있을까..?”


개걸스럽게 먹으면서 소면이 있으면 당연히 대면도 있을 거라는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 우서 다운 발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우서와는 달리 엄창호의 마음은 이 거지 같은 놈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라고 고민 또 고민하는 중이었다.


“그래 이름이 우서라고 했나? 앞으로는 어떡할 생각인가?"


일단 엉겁결에 데리고 왔지만 자기의 문도도 아닌 이상 여기서 대리고 있을 수는 없는 일, 언제 나갈 거냐는 물음에 전혀 다른 대답이 흘러나왔다.


‘어디 갈 곳도 정하지 못했는데 여기서 며칠 지내볼까? 소면도 너무 맛있고 흠-어떡하지?’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혼자 북 치고 장구치는 우서였다.


“저기, 아저씨!”


“험-험 아저씨라니 난 만독당의 소문 주인 엄창호라 한다!”


“그럼 소문주님!”


“?????”


“제가 당분간 빨래며, 청소며 어떠한 잡일이라도 다 할 테니 제발 며칠 동안만 더 묵게 해주세요!

며칠 안에 갈 곳만 정해지면 바로 나갈 테니 부탁드립니다!”


다 찢어진 옷에 거지 꼴을 하고 그 순박한 모습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흘려내려오는 모습을 본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 마음이 찢어질 만큼 너무도 아파졌을 것이다.


그만큼 우서의 연기력은 일품이었고, 아마 무공으로 따지자면 할아버지의 묵혈 마공보다 더 높은 경지에 올랐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


‘이걸 어쩐다 휴.. 아버님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놈을 데리고 오셨습니까!’


자기도 은연중에 아버지의 말을 따랐음에도 불구하고 이 순간만큼은 아버지에게 모든 것을

미루고 있는 중이었다.


“그 일은 내일 날이 밝으면 아버님과 함께 상의해 보도록 하지! 다 먹었으면 오늘은 너무 늦었으니 일단 만객당(萬客堂)에서 하루 묵고 아침에 보게나”


식사를 마친 엄창호와 우서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엄창호는 시녀에게 만객당의 위치를 데려다주라고 말을 함과 동시에 옷가지 몇 벌도 준비해서 입히라는 지시를 내린 후 자기 집무실로 향했다.


시녀를 따라 들어간 만객당은 외부인들을 초대하거나 무림 명숙들이 올 때 제공하는 숙소 같은 개념이라 다른 곳보다는 좀 더 화려한 자태로 지어져있었다.


만객당은 다른 전각들 사이 정 중앙에 위치해있었으며, 외부인이 만독문안에서 공격을 당하거나 역으로 만독문에게 공격을 가할 경우 어디에서도 제압하기 쉽게 설계되어 있었으며, 또한 객실은 약 오십 개의 객실로 이루어져 있었고, 만객당 내부에서 무슨 일이 생겼을 경우 바로 알 수 있게 객실 창문 곳곳에 검은색, 흰색 깃발이 설치되어있었다.


흰색 깃발은 안에서 공격을 당하는 뜻이었고 검정 깃발은 공격을 하고 있는 중이라는 표시였다.


깃발에는 농혈고(膿血膏)가 묻어있기에 다른 이들이 만질 경우 피에 고름이 생겨 뼈와 살이 녹아버리는 고통 속에 죽어가기 때문에 해독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만이 만질 수 있었다.


“한쪽에 물을 받아두었으니, 저쪽에서 씻으시면 되고 여기에 옷가지를 가져다 두었으니 이걸 입으시면 됩니다. 그럼 저는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봇짐과 천으로 둘러 쌓여진 묵강봉을 방 한쪽 기둥 옆에다 걸치며 시녀에게 물었다.


“혹시 이름이 어떻게 되나요?”


일 년 동안 손님이 온 적이 없어서 그런지, 아니면 여태껏 방문한 사람들 모두 시녀의 이름은 묻지 않아서 그런지 한참 동안 뜸 들이던 시녀는 대답하였다.


“제 이름은 소윤이라 하옵니다.”


말을 마친 시녀는 정중한 인사와 함께 그 자리를 빠져나갔다.


자리에 뜨는 시녀의 뒷모습에 대고 손을 흔들며 우서가 큰소리로 말했다.


“거, 소윤 씨! 나중에 소면이나 한 그릇 같이 먹읍시다!”


씻을 물을 받아놓고 옷가지를 준비해온 게 너무 고맙기도 하고 아까 먹은 맛있는 소면이 생각나서 나중에 같이 먹자고 단순히 말한 것뿐인데 그런 의도를 알리 없는 시녀는 뭐가 그리 부끄러운지 얼굴에 홍조가 가득하여 발걸음을 좀 더 높이기 시작했다.


‘소면이라.. 소면을 같이 먹자고 하시는 의미가...’


다음날 아침 일찍 엄기백의 문주전에 두 사람이 들어섰다.


“아버님 어제는 평안하셨는지요?”


흔히들 말하길 모든 사람들은 무엇에 대해 확고한 믿음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무슨 일이든 정말로 그리 믿는다는 점이었다.


그렇기에 엄기백 자신도 한 단계 더 도약해 이제 화경의 문턱에 거의 다다랐다고 엄청나게 큰 착각을 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그래 근데 이른 아침부터 무슨 일이고?”


아침부터 자기를 찾아온 것과 옆에 대동하고 나타난 우서를 보고 뭔지 모를 찜찜함을 느꼈다.


“어제 아버님이 모시고 온 지금 이 옆에 있는 우서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아버님이 모시고 온이라는 문장을 강조하듯 말하며, 어제 우서가 닭똥같이 흐르는 눈물 속에서 말한 내용과 앞으로의 일들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마쳤다.


“휴- 대체 내가 뭔 생각으로 데리고 왔지?"


기분 좋아서 자신도 모르게 데리고 온 거는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이 굴러온 혹을 어떻게 처리해야라는 생각에 머리가 다 아플 지경이었다.


문주전에 앉아서 듣고 있다가 이내 의자를 한 손으로 짚고 일어나며 우서를 쳐다보았다.


“우리는 가족 이외에는 문도들을 받지 않는다네. 그리고 자네 나이 정도면 무공을 이제 시작하기도 한참 늦은 나이이고. 문도로 받지는 못하지만 일단 데리고 온 거는 내가 자처한 일!

며칠 정도는 만객당 에서 묵게 내, 허락해 줌세!”


“그리고 어제는 경황이 없어 통성명도 하지 못했으니 이참에 통성명쯤은 할 필요는 있겠지. 난 만독문 문주 엄기백이라하고 자네 옆에 있는 사람은 자네도 들었다시피, 첫째 아들 소문주 엄창호이고 둘째는 엄창운 인데 있다가 창호가 알려줄걸세, 어제 보았던 아이들은 준수와 연이라 하고 마지막으로...”


마지막 말을 하려던 엄기백은 잠시 침울해하며, 세상 안타까운 모습을 하고 있었고, 마지막 말부터는 엄창호가 대신 말을 이었다.


“아버님이 말씀을 끊은 이유는 이런 것까지 자네에게 말할 필요는 없으나 어차피 이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인 듯 식구들 이름쯤 알려주는 것이 뭐 대수겠는가?”


마지막으로는 내 첫째 딸, 준서의 누나 엄주희라고 하나 있다네.. 한때는 양향에서 최고의 미인이라 불렸으나

일 년 전부터 몸이 좀 안 좋아서 소개해주는 건 힘들겠네.


무슨 사연인지 말을 끝까지 하진 않았으나 아마 딸 상태가 무척 위중한 것은 분명해 보였다.


그렇게 말을 다 마친 엄창호와 우서는 고개를 숙여 보이고 그만 나가보았다.


“주희야.. 어찌 이 못난 할아비가 독공의 주인이라 칭할 수 있겠느냐!

자식들에게 치료법도 못 만들어주는 이 못난 할아비일 뿐.."


둘이 나간 후 엄기백은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나직이 한탄을 하고 있었다.

오전 열 시경 엄창호의 집무실에 겁을 잔뜩 먹고 어깨는 잔뜩 내려가며 준서와 연이가 들어오고 있었다.


“아버님 연이하고 같이 왔습니다.”


엄창호는 어제와는 다르게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허리를 숙이며 양팔 가득 벌리고 준서와 연이를 꼬옥- 끌어안으며 진중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준서 이놈아. 네가 천공산에 올라간 이유가 대체 무엇이길래 연이까지 대리고 간 것이냐,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느냐? 너까지 아프기라도 하면 이 아비는 어쩌란 말이냐...”


걱정 가득한 얼굴로 준서를 쳐다보고 있는 엄창호에게 준서는 머리 위에 손을 얹고 생각을 하다가 이내 무언가 결심했는지 엄창호를 바라보며 말을 하였다.


“아버지 실은 제가 어제 천공산에 올라간 이유는요, 어제같이 오신 형이 동굴에서 나오는 것을

몇 번이나 봤어요. 그래서 제가...”


준서의 말이 끝마치기도 전에 엄창호의 목소리가 아까보다 조금 커진 목소리로 말했다.


"준서야 알았으니 그만하거라"


“연이는 큰아버지의 물음에 솔직히 대답해야 한다.”


큰아버지의 오늘 같은 모습은 어제 이후로 몇 번 본 적이 없었기에 대답을 하는 연이의 목소리가 기어들어갔다.


“연이도 어제 우리와 같이 온 사람이 동굴 입구에서 나오는 것을 보았느냐?”


“.....”


“연이야!”


다그치듯 말하는 큰아버지의 물음에 깜짝 놀라 움찔거리며 조금이라도 건드리면 울어버릴 거 같은 표정으로 대답하였다.


“아.. 아니요..”


잠시나마 어린아이에게 화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엄창호는 연이의 머리를 쓰담어 주면서 준서를 바라보았다.


“휴- 준서야 네가 누나 걱정을 끔찍이 하는 걸 이 아비가 모를 수가 있겠느냐. 허나 천공산에 올라간 이유를 그런 핑계 삼아 빠져나가려고 하는 네가 조금은 실망스럽구나”


“아버지 제 말을 좀 더 자세히...”


준서의 말이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은 지 안아주던 팔을 들어 올리면서 다시 한번 진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만! 이제 그만하거라. 네가 누나를 지극히 보살피는 것은 내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독이라면 우리 만독문을 뛰어넘는 자가 누가 있더냐! 더군다나 할아버지의 경지조차

천공산 동굴 입구 안을 못 들어가고 있거늘...”


말을 하는 엄창호의 생각은 어제 이후로 한 단계 높은 경지를 이루신 아버님이시라면 동굴 입구 안으로 들어가 실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다가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자신이 생각하기엔 만독불침이 아닌 이상은 절대 못 들어갈 금단구역(禁斷口歷)이라 생각했다.


준서는 더 이상 아버지께 설명을 하여도 자신의 말은 들을 생각을 하지도 않는다는 사실에 마음이 져려왔다.


“죄송합니다. 아버지 연이 대리고 이제 그만 나가보겠습니다.”


인사를 한 후 준서는 어찌할지 모르는 연이의 손을 잡고 아버지의 집무실에서 나왔다.


혼자 남은 엄창호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독을 사용한다는 문파가 어찌 독에 중독된 딸내미의 치료법도 못 만든 단 말인가..

여태껏 모든 독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늘.. 이게 무슨 조화란 말인가..”


작가의말

비록 보잘것 없는 글을 읽어주시는 여러분의 관심과 추천 한번은 글 쓰는 이에게 소중한 기쁨을 느낄수 있습니다.

많은 추천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비방이나 문제점도 부탁드립니다.

처음 글을  쓰는것이다보니... 초보티가 많이나는것 같네요... 서슴없는 비방이나 문제점을 알려주시면 고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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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굴러 들어온 돌? 17.09.13 977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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