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농지에서는 마법이 자란다
퍽, 퍽.
밀짚모자를 쓴 사내가 구부정하게 서서 괭이질했다.
“끙.”
괭이질 세 번에 신음 한 번.
어깨는 결리고 허리는 끊어질 듯 아팠다.
- 은퇴한 고수가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힐링한다.
웹소설에 자주 나오는 레퍼토리였지만 현실은 전혀 달랐다.
농사는 절대 만만한 게 아니었다. 하다못해 공동주말농장에서 텃밭을 일구더라도 손이 많이 갔다.
게다가 재배 방법은 왜 그렇게 까다로운지.
작물마다 물과 비료를 주는 방법, 가지치기, 솎아내기 등이 제각각이었다.
귀농을 만만하게 생각했다가 돈만 날리고 돌아가는 사람이 많은 건 다 이유가 있었다.
“아직이다. 씨를 뿌리기 전에 땅을 잘 골라야 해. 거름하고 비료도 뿌려야 하고.”
그는 이를 악물고 괭이질했다.
후덥지근한 비닐하우스.
고랑이 다섯 줄로 길게 파여 있었다.
제일 앞줄에는 파란 나무 다섯 그루가 심어졌다.
옥수수나무와 비슷하지만 좀 작았는데, 줄기 끄트머리에 하얀 구체가 달려 있었다.
상처를 치료하는 성스러운 기운.
힐링 팩터라 불리는 마법이 밭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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