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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스톤의 서재입니다.

종말의 경계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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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센스톤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1
최근연재일 :
2023.10.04 22:00
연재수 :
27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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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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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933,298

작성
23.09.3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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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7쪽

270화. 검은 악마의 진격

DUMMY

아난드라의 가장 북쪽에 있는 우르 성을 수천의 마수들이 포위한 가운데, 일착의 공격은 쥐를 닮은 소형마수인 가레트들이 성벽의 틈새를 타고 먼저 오르다가 성벽위의 병사들이 쏘아대는 석궁의 볼트에 맞고 떨어지고 있었고, 성벽 밑에서 포위하고 있는 코볼트나 고블린들이 그렇게 떨어진 가레트를 잡아먹고 있는 혼란스러운 공성전이었다.

우르 성이 보이는 뒤편의 언덕에 올라서서 그런 상황을 무심히 지켜보고 있는 루한의 주위로 트롤과 오우거들이 기사와 부대장처럼 루한을 호위하듯이 지키고 있었다.


루한이 그런 오우거와 트롤에게 이제는 반쯤 부서져가는 성문을 가리키며 총공격을 명령했다.

-성문을 향해 진격하라....


우르의 성주 세르피가 망루에 올라 흉험한 마수들을 거느리고 있는 흑색의 갑주를 입은 기사를 가리키며 말했다.

“...마수들을 이끄는 저 검은 갑주를 입은 기사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수백 년 전에 북국을 침탈한 흑룡과 같은 악마의 기사인가..”


“성주님...이제는 도저히 버티지 못할 것 같습니다...마수들의 총공격이 있기 전에 본관으로 방어선을 물려야 될 것 같습니다.”


“본관이 함락 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니, 마지막까지 싸우는 수 말고 무슨 방법이 있겠는가..우리 다음으로 공격받을 성들에는 전서구를 모두 날렸으니...그것으로 우리의 할 일은 다 한 것이겠지.. 주병력들을 본관으로 이동시키게.. ”

우르의 성주 세르피가 몰려오는 마수들을 바라보며 마지막을 예감했다.

‘그나마 나가슈로의 성으로 피신한 가족들이라도 무사하니...그것으로 위안을 삼아야겠지.’


성벽위의 병사들이 서서히 후퇴하면서, 개미처럼 붙어 올라가는 고블린과 가레트같은 작은 마수들이 성벽을 넘어가고 우르의 성문마저 오우거가 내려치는 나무기둥의 거대한 힘에 못 이겨 드디어 부서지면서 우르의 북문으로 마수들이 들이닥치면서 외성이 함락되고 있었다.


루한이 오우거와 트롤로 구성된 정예 병력들을 이끌고 부서진 성문을 넘어 본관 쪽으로 이동하자, 벌써 성내의 거리에는 미처 본관으로 대피하지 못한 인간들의 비명소리와 피 냄새로 가득 차 있었다.

피로 얼룩진 우르 성내의 거리를 따라 오르자, 잡다한 소형 마수들이 본관의 탑을 기어오르며 마지막 저항을 하고 있는 인간들과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본관으로 통하는 주문의 도개교가 안으로 접혀 해자로 분리되어 있었지만, 그 해자 안에도 마수들이 들어차서 좀비처럼 문 위로 기어오르고 있었다.


‘저 문을 먼저 파쇄해야 되겠군...’

루한이 손끝으로 본관의 입구를 가리키며 트롤들에게 명했다.

-나를 호위하라


루한이 칼을 뽑아들고 오러를 불어넣고 해자로 걸어가자 오우거들이 해자에 흙을 채우듯이 죽은 마수들로 메우고 그 위를 발판삼아 통로를 만들었다.

루한이 마수들을 밟고 오러의 칼날로 본관의 문을 잘라내자, 본관의 일층에서 지키고 있던 병사들이 기겁을 하며 이층의 계단으로 허겁지겁 도망치며 소리를 질렀다.

“...오러 마스터다!!...악마가 오러의 마스터다!!...”


오층의 망루에서 보고를 받은 세피르가 검은 악마에 대한 새로운 소식을 적은 봉인을 전서구의 다리에 달아 창밖으로 날리고 나서, 마지막을 예감하며 칼을 빼들고 말했다.

“악마가 오러 마스터이니...삼층의 방어벽도 곧 뚫릴 것이다...마지막을 각오하고 끝까지 싸우다가 불을 지르고 최후를 장식할 것이다...보좌관은 준비를 마치면 신호를 하도록....”


세피르가 최후의 방어병력인 백여 명의 병사들에게 마지막 명령을 내리고 어두워져가는 하늘을 마지막으로 바라보았다.

‘마수의 군단을 지휘하는 마스터라니...세상에 종말이 시작되는 것인가...그나마 이 소식이라도 전할 수 있으니, 내 소임은 다한 것이겠지...’


본관의 마지막 방어벽인 삼층의 방호문 마저 오러로 잘라 입구를 열어젖힌 루한이 기름 냄새를 맡고 주위의 마수들에게 명령했다.

-창밖으로 피하라...

루한이 뒤를 돌아보지 않고 창문의 벽을 오러로 가르고 뛰어내리는 순간, 커다란 폭발음이 나면서 본관의 탑 전체가 화마에 싸여 들어갔다.


불타오르는 요새의 탑에서 미친 듯이 뛰어내리는 마수들을 지켜보고 있는 루한이 석양이 내려앉는 하늘을 바라보며 다음의 행선지를 생각했다.

‘여기서 계속 내려가면 물의 사원이 나오겠지...거기서 카라트의 산맥을 따라서 내려가면, 칼리성이 나올 것이고... 안난드라의 성까지 정리한 후에 제국으로 넘어가면 되겠군....나를 악마로 예언한 현자의 나무까지 불태워 버리는 것도 정복의 여정에서 빠트릴 수는 없겠지...’


우르성의 모든 인간들이 마수들의 식사로 전락하고도 모자라, 마수들의 사체는 물론이고 죽어가는 마수들까지 한 끼 식사로 변해가는 광란의 저녁이었다.

근래 들어 오크의 생고기에 맛을 들인 루한이 오크의 다리 한 짝을 들고 나이프로 잘라서 스테이크처럼 입에 베어 물었다.

‘익힌 고기보다는 훨씬 낫군...이러고 보니 내가 정말 마수로 변한 것 같군...’


우르성을 무너뜨리고 한 달 이상을 더 남하하면서 두 개의 성을 더 정복하고 마침내 물의 사원에 닿을 때에는 루한을 따르는 마수들의 숫자가 일만에 가까워졌다.

사람 한 명 보이지 않는 한여름의 호수가에 바글바글하게 모여 있는 마수들 중에서 수백 마리의 트롤로 구성한 주력부대와 수십 마리의 오우거로 구성한 무리를 선별해 놓으니, 마치 인간의 기사단으로 이루어진 정예부대를 보는 것 같았다.

‘주병력은 오우거와 트롤로 하고..오크들 무리나 잡다한 마수들은 비상식량도 되니 일부러 쫓아버릴 것 까지는 없겠지...’

예전에 엔닐을 만났던 석조전의 의자에 앉은 루한이 밤하늘을 수놓은 별무리들을 바라보면서 해체한 어린 오크로 저녁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카라트를 넘어오는 흑룡에 대비해 단단하고 높게 지어진 칼리성이 일주일 넘게 마수들의 공격에 견디면서 이제는 석궁에 걸 볼트마저 떨어진 병사들이 돌무더기라도 무기로 쓸 요량으로 돌들을 성벽위로 올리고 있었다.

“검은 악마가 마수들을 지휘하니, 마치 인간들처럼 전략적으로 공성전을 하고 있어...이제 무기도 떨어져가고..결국 이 천해의 요새도 이것으로 마지막이란 말인가...”

부대장 테세리카가 나가슈로로 들어오라는 명령에도 스스로 자원해서 남은 자신의 판단에 후회하며 한탄했다.


“수십 년 전에 일어났다는 대팽창과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의 사태입니다...이제는 나가슈로에 연락도 되지 않습니다....기사단과 마법 병단이 있음에도 무력하게 숨어있는 이유를..저로서는 도대체 이해할 수 없습니다...”

비록 아난드라의 기사단에는 들지 못했지만, 전도가 유망한 슈레이느가 칼리성을 싸고 포위하고 있는 수만은 될 것 같은 마수들을 질린 눈빛으로 내려다보며, 칼리 성의 방어책임자인 테세라카에게 억눌린 목소리로 말했다.


“기사단들과 마법병단들이 온다 한들...검은 악마가 지휘하는 수백 마리의 저 트롤들과 수십 마리나 되는 저 오우거들을 어찌 대적하겠는가...마스터의 경지에 있다는 저 검은 악마를 물리치려면 같은 마스터가 온다 해도 힘들지 않겠는가...그러기에 엔닐께서 사전에 미리 나가슈로로 모두 들어오라고 하신 것이겠지...괜히 내 고집 때문에 장병들이나 자네에게 미안하게 되었어...”


“설마 이 정도까지 몰려올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지 못했지요...오우거같은 마수들이 본능을 누르고 마치 훈련 받은 기사들처럼 저러는 것은 들은 적도 없거니와....도대체 검은 악마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첫날에 한번 모습을 보인 후 말고는 몇 일 동안 계속 보이지 않는 검은 악마를 머리에 떠올리며 슈레이느가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


“...제국이 창건되던 시절에 나무의 현자가 했었던 예언이라고 하더군....천 년 전의 예언이 지금 실현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어....”


“그런 예언이 있었기에...엔닐께서 모두 피하라 하셨겠군요....”


“...수천이나 되는 피난민들이 도망쳐 온 이 곳이 검은 악마가 내려오는 길목이었으니....불운 중의 불운이라고 탓할 수밖에 없는 것이겠지...”


“어쩌겠습니까...한 마리의 마수라도 더 죽이는 것이 뒤에 남아있을 사람들을 위한 길이겠지요.”


잡다한 마수들이 백색의 칼리 성을 새까맣게 뒤덮고 타고 오르는 모습은 처음 보는 괴이한 광경이었지만, 가파른 곳에 지어진 난공불락의 칼리성은 오늘도 굳건하게 버티고 있었다.

“뜨거운 물을 더 가져와!!...좌측성벽에 방어병력을 더 붙여라!!”

얼마 되지 않는 병사들이 피난민들을 지휘하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피난민들 또한 이곳이 무너지면 지옥으로 변할 것을 알기에, 자신들의 가족을 위해 죽을힘을 다해 방어에 나서고 있었다.

성인남자의 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 가레트가 성벽위로 뛰어넘어 성민에게 공격하는 것을 슈레이느가 한칼에 베어버리고 나서 명령했다.

“투석과 뜨거운 물을 아끼지 말고 퍼부어라!...나는 서쪽벽면으로 가보겠다.”


칼리 성의 네 개 성문 중에 카라트의 산맥이 보이는 서문 쪽의 능선에서 루한이 일주일째 계속되는 공격에도 꿈쩍하지 않는 전황을 이제는 마무리를 지을 생각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 정도면 마수들의 배도 채웠을 것이고...칼리 성의 방어물자도 거의 소진이 되었겠군.’

보급품도 없는 마수들이기에 자체적으로 식량을 조달할 생각으로 약한 마수들도 덜어낼 겸 계속 지켜보고 있었던 일주일이었다.


루한이 오크들의 무리를 거쳐 오우거들을 이끌고 나서자, 마수들의 사체로 식사를 즐기고 있던 수백의 트롤군단들이 그 뒤를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트롤들은 네 개로 나누어 성문을 공격하고..오우거들은 나를 따르라..

루한의 명령이 떨어지자, 한 덩어리로 뭉쳐있는 트롤들이 네 개의 패로 나누어 각 성문으로 이동해 갔다.


슈레이느가 마수들의 본격적인 공격을 예감하고 전면을 바라보자, 트롤군단의 뒤편에서 느긋하게 걸어오고 있는 검은 악마의 모습이 드디어 보였다.

“검은 악마가 나타났다...이번에 무너지면 모든 것이 끝이다...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끝까지 항전하라!”

슈레이느의 날카로운 명령에 전의를 다시 챙기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검은 악마가 나타났다는 말에 모두가 마지막을 예감하며 몸을 떨었다.


오우거들을 거느리고 성문으로 다가서는 루한을 견제하고자, 아껴두었던 볼트를 석궁에 걸고 연사를 해왔지만, 트롤의 재생력과 오우거의 강인한 가죽을 꿰뚫지는 못했다.

한 번씩 루한을 맞춘 볼트들도 드레곤의 갑주에는 무용지물인듯 전혀 충격을 주지 못하고 있었다.

‘오러 조차도 방어하는 이 갑주에 석궁의 볼트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


얼마 전에 루한이 시험 삼아서 오러를 불어넣은 칼로 흑색의 갑주를 베어보았지만, 약간의 흠집만 남을 뿐 한칼로 자르기가 힘들다는 것을 확인했었다.

흠집마저 스스로 수복되는지라 이 갑주를 입고 마스터들과 결투를 벌인다면, 김태현이나 제인같은 지구차원에서 온 마스터들의 협공에도 충분히 자신을 가지고 있었기에 성벽에서 쏘아대는 볼트정도는 전혀 개의치 않고 성문에 다가서서 오러의 칼로 성문을 갈라갔다.


빗장을 가르고 성문을 밀고 들어오는 트롤과 오우거를 보면서 슈레이느가 탄식했다.

“...끝났어...검은 악마가 마음만 먹으면 벌써 함락될 성이었건만...죽음과 공포를 즐기고 싶어서 그냥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었어...”

벌떼 같은 마수들을 피해 조금이라도 더 연명하고자 성벽을 따라 남문과 북문 쪽으로 도망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피 묻은 몽둥이를 들고 달려오는 오크들을 맞으면서 슈레이느가 칼을 고쳐 잡았다.


본관요새에 들어찬 사람들을 제외한 이천에 가까운 사람들이 마수들의 먹이로 사라지는 시간은 반나절도 걸리지 않았다.

이제는 마지막을 예감하고 있는 본관만이 해가 지기 전의 여명의 빛에 쓸쓸하게 남았을 뿐이었다.

테세라카가 본관의 창을 통해 마수들에게 죽어가는 사람들을 공허한 눈빛으로 바라보면서 얼마 후면 곧 들이닥칠 마수들을 기다리고 있다가 검은 악마를 발견하고 소리쳤다.

“검은 악마!!...그대는 인간이 아닌가!!”


루한이 망루의 창에서 소리치는 은발의 기사의 물음에 칼을 뽑아들고 공격의 명령을 내렸다.

-식사는 나중에 하고.. 총공격을 시작하라..

‘인간이라....너희들이 나를 악마로 만들었으니...이제는 인간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


요새의 탑을 새카맣게 뒤덮고 올라가는 마수들을 한동안 지켜보던 루한이 요새의 문을 열기위해 다시 오러를 불어넣은 칼을 들고 앞에 나서자, 마수들이 그런 루한을 영접하듯이 루한의 앞으로 한줄기 길을 열었다.

그런 루한을 바라보며 테세라카가 침음을 흘리며 탄식했다.

“오러의 칼날에 어떤 성벽이 버틸 수가 있겠는가....아무리 죽여도 마수들의 숫자는 더 커지니...이것이 바로 세계의 종말이로구나...”


요새의 입구를 깨트리고 나서 멀찍이 뒤로 물러난 루한이 달빛아래 펼쳐지는 지옥도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이것이 원래 나의 본성이었던가...단순히 복수를 넘어서는 진정한 즐거움이구나...”

루한의 기괴한 웃음소리가 투구사이로 새어나오자, 주변의 마수들이 두려워하며 자신들의 주인을 향해 머리를 땅에 붙이고 두려움에 꿈틀거렸다.



북쪽에서 검은 악마가 마수들을 몰고 내려온다는 상상치 못한 소식에 동대륙 전체가 혼란에 휩싸이며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북쪽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주변의 산맥지대에서 창궐하는 마수들과의 전쟁에 비상상태에 들어간 신생왕국 카르마의 행정 총관에는 오늘도 제인을 위시한 지휘부들의 회의가 열리면서 제인 테베 공작이 정보부의 수장인 니아케 수믹 백작로부터 보고를 받고 있었다.


“...앞전에 보낸 전서구중에 우리가 보낸 봉인을 그대로 매달고 돌아 온 것을 보고...어쩌면 나가슈로에 결계의 마법이 펼쳐진 것 같다고 하더군요...그 강력한 아난드라가 대항조차 못하고 그럴 정도라면....마수들의 진격을 막을 방법은 전무하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아난드라가 그 정도라면, 아카드를 거쳐서 우리 카르마까지 내려오기까지는 얼마 걸리지도 않겠어...우리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카르마 테라 나가슈의 삼국동맹이 아카드로 군사를 파견해서 방어선을 만들어야지 하지 않을까...”

제인이 니아케의 보고에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제인의 말에 모두들 심각한 표정으로 저마다의 의견을 내놓고 있을 때, 니아케의 직속보좌관이 회의실로 들어서며 말했다.

“공작전하...조금 전 테라의 국왕 전하로부터 공작전하께 보내온 긴급전문이 당도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테라의 전하께 전서구를 보내려고 했었는데..”

회의실의 상석에 앉아있는 제인이 니아케가 받아서 건네주는 봉인지를 받아들며 말했다.


-...그리하여 고대의 문서를 조사해보니, 에르피안들이 대륙을 다스리는 시절에 작성된 문서에서 검은 악마에 대해 써놓은 글을 찾을 수 있었다네...그 때에는 검은 악마가 홀로 세상을 주유하며 엄청난 살업을 일으켰다고 하더군...그 검은 악마가 지금의 검은 악마와 같은 인물은 아니겠지만, 묘사해 놓은 검은 갑주의 생김새가 놀랍도록 일치하는 것을 보면, 분명 어느 정도는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보네...특히 지금 이 시기에 그런 일이 벌어진 것을 보며, 마음속으로 불안감을 지울 수가 없다네...그때보다 더한 살업을 일으키는 검은 악마를 막지 않는 엘프들과 소식조차 두절된 안난드라를 생각하니, 여기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특별한 연유가 있지 않을까싶네..가장 걱정하는 것은 아누를 찾아간 루한의 여정이 시작된 이후에 마치 때를 맞춘 것처럼 이런 일들이 벌어진 것이라네...악마를 퇴치하러간 영웅이 도리어 악마로 변하는 이야기처럼 그러지 않았을지...이것이 내 노파심으로 끝나기를 빌 뿐이라네...카마프라로 출발 전에 먼저 소식을 보내니 그리 알고 있게나...


봉인지를 꽉 채운 긴 내용의 속지를 읽어 내려가면서, 제인의 안색이 점점 창백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검은 악마가 루한이라니...루한이 미치지 않고서 어떻게 그런 일들을 벌일 수가 있겠어...하지만 나 또한 검은 악마의 소식을 들으면서 왠지 불안했던 것이..김 선생님처럼 그런 생각을 했었기 때문이 아닐까...’

제인의 그런 모습을 모두가 긴장된 모습으로 바라보며 회의실의 분위기가 무겁게 변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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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 278화. 에필로그 +1 23.10.04 195 8 23쪽
277 277화. 창조 23.10.04 182 5 20쪽
276 276화. 돌아온 블루문 23.10.03 166 5 16쪽
275 275화. 성령의 목소리 23.10.03 156 3 16쪽
274 274화. 검은 악마를 마주하다. 23.10.02 158 4 16쪽
273 273화. 루한의 정체 23.10.02 159 4 15쪽
272 272화. 마인으로 변한 마스터 23.10.01 156 3 16쪽
271 271화. 불타는 아얀프라 23.10.01 154 3 15쪽
» 270화. 검은 악마의 진격 23.09.30 157 4 17쪽
269 269화. 검은 악마 23.09.30 174 4 16쪽
268 268화. 아누의 유희 23.09.29 167 5 16쪽
267 267화. 아누 23.09.29 160 5 15쪽
266 266화. 세계수와 아라트 23.09.28 171 5 17쪽
265 265화. 에리두의 결계 23.09.28 160 5 16쪽
264 264화. 북쪽의 여정 23.09.27 164 7 17쪽
263 263화. 영원한 이별 23.09.27 166 6 19쪽
262 262화. 운명에 따르는 결정 23.09.26 173 8 20쪽
261 261화. 스태프의 빛 23.09.26 173 6 17쪽
260 260화. 이엘라의 탄생 23.09.25 176 7 18쪽
259 259화. 왕의 귀환 23.09.25 187 6 17쪽
258 258화. 노비에타를 접수하다. 23.09.24 199 7 15쪽
257 257화. 운명의 흐름 23.09.24 196 7 15쪽
256 256화. 새로운 생명 23.09.23 197 7 15쪽
255 255화. 바깥의 존재 23.09.23 191 5 17쪽
254 254화. 엔키 엘 아시드 23.09.22 188 6 17쪽
253 253화. 현자를 만나러 가다. 23.09.22 195 5 18쪽
252 252화. 족쇄를 풀다. 23.09.21 196 7 17쪽
251 251화. 전쟁의 마무리 23.09.21 195 3 15쪽
250 250화. 감춰진 진실 23.09.20 189 6 16쪽
249 249화. 결투의 조건 23.09.20 189 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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