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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스톤의 서재입니다.

종말의 경계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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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센스톤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1
최근연재일 :
2023.10.0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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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2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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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260화. 이엘라의 탄생

DUMMY

카마프라의 거대한 광장에 일만의 기병들이 정렬하는 동안에도 함성소리는 그칠 줄 모르고 커져갔고, 루한들과 주요 지휘관들이 말에서 내려 연단으로 올라서자 광장을 가득 메운 인파들이 손을 흔들며 루한들에게 환호를 보내다가, 드디어 마차에서 은색의 로브를 걸친 시아라가 모습을 드러내자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들었다.


“시아라의 인기가 어마어마하네...신화에 나올법한 기적들을 몇 차례나 일으켰으니, 그럴 만도 하지만 상상을 초월할 정도야...”


“소문에 소문을 더 했을 거니....여기 카마프라의 시민들이 보기에는 전설의 엘프보다 더 한 존재로 보지 않겠나..아마 후대의 기록에는 신적인 존재로 쓰여지지 않을까 싶네...”

김태현이 제인의 말을 받아서 혀를 내두르며 광장을 내려다보면서 말했다.


시아라와 제인은 물론이고 이안나 또한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는 스카프로 눈 밑을 가리고 있었지만, 그런 가림마저 없었더라면 흥분의 도가 지나쳐 혼란으로 치달을 것 같은 분위기에서 마케도르 후작과 사이마르 백작이 귀족들과 수뇌부들을 이끌고 루한의 앞으로 걸어와서 예를 올리며 말했다.

“위대한 업적을 이루시고 무사히 귀환하신 국왕전하와 왕비 전하께 카르마의 제신들을 대표해 마케도르가 예를 올리옵니다.”

수십여 명의 고위층 인사들이 공경의 예를 올리고 나서, 마케도르가 이어서 말했다.

“카르마의 동맹이신 테라의 대공께도 감사의 인사를 올리오며.. 마스터 테베의 노고에도 찬사의 인사를 올리옵니다..특히 위대한 아난드라의 도움에는 카르마의 시민들을 대표해서 지극한 공경의 예를 받치옵니다.”


“그동안 나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차질 없이 국정을 살피느라고 자네들의 고생이 많았네...후방의 지원으로 무난하게 원정을 마칠 수가 있었으니...이 모두가 우리 모두 합심한 결과가 아니겠는가.”


“저희들이 한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모든 것이 국왕전하와 귀하신 분들의 영광이 아니겠습니까....특히 왕비전하의 신화적인 위업은 멀리 떨어진 카마프라에서 들으면서도 믿을 수 없을 만치 경이로웠습니다...천상의 여신께서 강림하시어 저희 카르마를 도와주신 것이 분명하다고....카마프라의 시민들 모두가 그렇게 믿고 있사옵니다.”

마케도르 뿐만이 아니라 연단의 귀족들 모두 외경이 어린 눈으로 시아라를 바라보며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바라보니, 처음 카마프라를 출발할 때보다 더한 외경감을 느끼는 듯 했다.


“시민들에게 간단하게 한마디라도 말씀하고 들어가야 되겠소이다...그냥 이대로 들어가시면 난동이 일어날 것 같군요..하하.”

김태현이 운집한 군중들을 바라보며 루한에게 웃으며 말했다.


‘이런 자리는 참으로 난감하지만....오늘은 어쩔 수 없겠군....’

루한이 연단의 앞으로 걸어 나오자, 그때까지 환호를 지르는 군중들이 조금 잠잠해지는 것을 보고 루한이 기를 불어넣은 음성으로 소리쳤다.

“...카마프라의 시민들이여!...그동안 카마프라를 억압해 왔던 제국을 드디어 해체를 하고...이제 아무에게도 간섭을 받지 않는 카르마의 카마프라로 다시 서게 되었노라!

이제부터 무거운 세금과 수탈도 사라지고...영원한 번영하는 카마프라가 될 것이다!“


“....국왕전하 만세!!...카르마여 영원하라!!...왕비전하 만세!!”

루한의 간단한 연설이 끝나자, 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과 광장 주위를 둘러싼 건물들의 창에서 꽃들이 던져지며 축제의 현장으로 바뀌고 있었다.


시끌벅적한 함성소리를 뒤로하고 연단을 내려가면서, 루한이 한켠에 서있는 헤레니즈들을 보고 말했다.

“그대들도 같이 따라오게...쥬신을 정리하고 오느라고 수고가 많았어.”


“전하의 노고에 비한다면, 저희들이 한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늦었지만 위업을 이루신 국왕 전하께 감축의 인사를 올리옵니다.”

헤레니즈가 조신하게 무릎을 꿇으며 인사를 올렸다.


헤레니즈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시아라와 제인은 물론이고 김태현에게도 인사를 올리고 뒤를 따르면서도 쥬신에서는 경험하지 못할 엄청난 규모의 인파와 거대한 도시의 규모를 다시 한 번 실감하며 시아라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비 전하께서 출전을 나가실 때만해도 이 정도의 위업을 보여 주실 지는 상상조차 못했었는데...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면서도 아무런 피해도 보지 않은 것은 결정적으로는 비 전하가 계셨기 때문이니.....이제는 감히 눈도 마주치지 못할 정도의 경지에 계신 것 같아...’


“나소르...페스트레의 협조를 받아서, 테라군과 같이 원정에 나갈 기병들은 외곽의 군영으로 보내고...나머지는 임시로 경기장에서 숙영토록 하게...바로드와 파미에르는 자네가 맡아서 데리고 있게.”


“알겠습니다...바로드와 파미에르를 보니 시골에서 올라온 촌뜨기처럼 정신이 없어 보입니다...하하.”

나소르가 시끄러운 소음 속에서 크게 웃으며 답했다.


“아난드라의 기사들은 특별히 신경을 써서 좋은 숙소로 배정하도록 하게”

나소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루한이 헤로트에게도 말하며 주의를 주었다.


“기사부의 별관으로 따로 배정해서...다른 사람들이 얼씬거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헤로트가 루한의 명에 이안나에게 걱정 말라는 듯이 말했다.


외성의 광장에 정렬한 기병들이 연대별로 나누어 분개하는 것을 보고나서, 기사들만을 대동하고 환영인파로 아직도 시끄러운 중성을 지나면서 헤로트가 다시 기사단들을 인솔해가고, 루한들이 호위대만을 이끌고 내성으로 들어서자, 그제야 원래의 도시 분위기로 들어간 조용한 내성의 중앙도로를 만날 수 있었다.


“저녁의 만찬이 준비되어있으니...본관의 중앙 홀에서 다시 뵙기로 하겠습니다.”

마케도르와 귀족 관료들이 예전에는 제국의 이궁이었고 지금은 카르마의 왕궁인 백석궁으로 들어가는 길목의 입구인 본관의 뜰 앞에서 인사를 올렸다.


“그렇게 하세...그리고 예전의 쥬신에서 온 손님들은 자네도 만나보았겠지?”


“사흘 전에 도착했더군요...쥬신의 총관으로 계셨던 헤레니즈 카베온님과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는데...정말 영민하신 분이더군요.”


“앞으로 직제개편이 다시 있겠지만...자네와 같이 카르마의 행정을 맡을 예정이니, 수시로 만나서 의견을 교환하도록 하게...일단 조금 쉬고 나중에 보도록 하세.”

루한이 마케도르와 대화를 나눈 후 백석궁으로 들어가는 가로수 길로 말을 몰고 갔다.


마케도르가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지만, 차후에 자신의 경쟁자가 될 헤레니즈를 보며 나직이 한숨을 내쉬었지만 엄청난 위업을 쌓고 돌아온 군주 앞에서 조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강력한 왕권을 가지실 분인데...이렇게 빠른 시일 내에 제국을 해체할 줄은 상상치 못했으니...더구나 왕비 전하의 위엄까지 함께하고 있으니, 어느 누가 국왕의 심기를 거슬릴 수가 있으랴....내가 재상으로 앉아있을 시간은 오래가지는 않겠구나.’


백석궁의 금장날개가 활짝 펼쳐진 정문 앞으로 예전보다 더 늘어난 시종과 시녀들이 환궁하는 국왕과 왕비를 맞이하며 인사를 올리는 것을 보며 루한이 말에 내려서며 말했다.

“메네스 시종장도 오랜만이야...그런데 궁의 인원들이 더 많아진 것 같은데.”


“...아무래도 궁 전체를 손보기에는 인원이 워낙 모자라는지라...전하의 말씀도 계셔서 최소한으로 증원했사옵니다...”

메네스가 루한의 질책이 있을까봐 긴장하며 아뢰었다.


“더 이상 불필요한 인원들은 무리해서 증원하지 않도록 하게...파세토도 경계를 점검하고 좀 쉬도록 하거라.”

백석궁으로 같이 들어가는 사람은 원래의 인원에서 쥬신에서 찾아 온 세 명이 더해졌을 뿐 간소한 인원이었다.


본궁의 차분한 분위기인 응접실에서 헤레니즈와 힌센트라 그리고 바이마르가 다시 한 번 인사를 올리는 것을 김태현이 넉넉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예전 쥬신의 측근들이 다 모이게 되었군....나는 서궁으로 올라가 잠시 쉬고 있을 테니, 오랜만의 회포를 풀도록 하게.”


“그럼 나도 이안나 공작과 같이 동궁으로 가서 좀 쉬고 있어도 되겠지....그리고 시녀장에게 이번의 연회복은 국왕의 옷처럼 간편한 바지를 준비하도록 하거라..”

제인도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차를 시중하는 시녀들에게 다짐하듯이 말하곤 이안나와 같이 응접실을 나가자, 응접실에는 국왕부부와 쥬신에서 온 세 사람과 니아케만이 남게 되었다.


“마스터 테베께서 예전에 궁중의 성장을 입으시고 많이 불편하셨던 모양이군요.”

헤레니즈가 니아케에게 말을 하며 미소를 지었다.


“제가 보기엔 잘 어울려셨는데...많이 불편하셨던 모양입니다...서신으로는 좀 더 많은 분들이 오실 것 같더니, 세분 이외에는 바로드 경과 페스트레 경을 포함해서 다섯 분만 오신 모양이군요.”

니아케가 헤레니즈에게 답해주면서 쥬신에서 온 사람들이 더 있는지 물었다.


“관리들은 물론이고 병사들까지..심지어 주민들까지 카마프라로 이동하려는 것을 막느라고 힘들었지요...기병들 중에는 가족이 없는 병사들 위주로 선발했고...나머지 관료들은 저희들 외에는 아예 선별을 하지 않았습니다...쥬신으로 오실 아난드라의 공작깨서 행정을 이어가시더라도 크게 불편함이 계시지 않도록 충분히 수습을 하고 왔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겁니다.”


“헤레니즈 총관이 어련히 알아서 잘하고 왔겠지...중관관리직들이나 귀족들은 카마프라에 넘치듯이 있으니, 괜한 분란만 있을 뿐이지...마케도르 후작에게 언질을 주었지만, 몇 일 후에 논공행상과 더불어 직제개편을 할 예정이네.. 헤레니즈 자네는 부총리를 맡아줘야겠어.”


“........”

헤레니즈가 동대륙에는 생소한 직함을 들었지만, 상당히 높은 직급에 눈이 휘둥그레 떠지며 말없이 가만히 있었다.


“마케도르 후작에게는 국정 전반을 살피게 하고...자네는 행정부의 이인자로서 재무와 관련된 일을 맡기려 하니까... 그렇게 알고 있으면 될 것이네.”

‘다른 부서도 지구차원의 행정조직과 비슷하게 만들면, 좀 더 효율적으로 일 할 수 있지 않을까...그러고 보니 지구차원에서 행정학을 전공했던 것도 우연이 아닌 것 같군.’

“제가 오자마자...그렇게 높은 직위에 오르면...기존에 있던 귀족들의 반발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군대는 조금씩 흡수하면서 나의 사람으로 채워 놓았지만, 행정조직을 기존의 인사들에게 그대로 맡겨둘 수는 없겠지...최소한 재정과 세무는 처음부터라도 가져가면서 조금씩 바꿔나는 것이 낫지 않겠나...귀족들의 반발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네.”

만일 귀족들이 반발한다면, 차라리 숙청의 빌미로 삼을 생각을 하며 루한이 말했다.


‘삼만도 않되는 영지의 총관에서...제국의 사분의 일정도의 인구를 가질 카르마전체를 다스릴 행정조직의 이인자가 되다니...’

헤레니즈가 감개무량한 표정으로 일어서서 사관의 예를 취하며 공손히 말했다.

“...전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루한이 그런 헤레니즈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이번에는 힌센트라를 보며 말했다.

“힌센트라 자네가 그동안 군기감으로 많은 일을 해 주었지만, 이번에는 다른 일을 맡기려 하네...”


“.....”


“제국의 후신인 아카드 왕국의 국경과 가까운...노비에타에 부임을 해 주어야겠어...십만에 가까운 큰 도시인데다 향후에 아카드를 견제할 전략의 요충지라...군략에도 밝은 자네가 적임자라 생각하네...전임이었던 홀로무스 자작은 서부전선의 보병군단장으로 발령한 것은...이오니아 황녀가 다스릴 아카드와 가까운 그 곳을 맡기기에는 신경이 쓰여서 그런 것이네...로무스 근처에 군단을 지휘할 스피트레 자작도 그런 성향이지만, 이번의 참전을 겪으면서 보니 나름대로 믿을만 해서 군을 맡겨둔 것이니...그것도 참고하도록 하게...”


루한이 무슨 명을 내릴지 긴장하며 듣고 있던 힌센트라가 대성의 영주로 부임하라는 말에 깜짝 놀라서 고사하며 말했다.

“..행정경험도 없는 제가 그런 큰 도시를 다스릴 수가 있을지...저에게는 너무 과분한 직위입니다..명을 거두어 주시길....”


“이전의 관료들이 그대로 있고...자네는 성주로서 감사만 하면 충분할 것이네...군기감과 비슷한 업무이니, 행정은 조금씩 익혀간다면 어렵지 않을 것이네...기존의 제국체제와 똑같이 작위는 자작으로 할 것이고...임기제의 영주지만 별일만 없다면 거기서 계속 근무한다는 생각으로...이왕이면 가정을 꾸려보는 것도 괜찮겠군...하하... 병력이 이천 이상은 남아있겠지만, 모자라는 병력은 조금씩 충원하면서 상비군을 만들어 보게..“


“제게...작위를...자작에 봉해 주신단 말씀입니까...”

힌센트라가 루한의 농담보다도 작위를 내린다는 말에 더듬거리며 말했다.


“자네뿐만 아니라...직급과 공에 따라 마땅히 논공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나중에 전체적으로 행사를 가지겠지만, 바이마르 경도 자작을 내리고 여기 카마프라의 직영공장을 맡길 것이네.....중앙부서의 장들이 자작이고 재상이 후작이니....헤레니즈 부총리는 직급에 맞게 백작에 올려야 하겠지...귀속영지는 나중에 별도로 나눠주도록 하겠네.”


루한의 계속되는 말에 세 사람이 잠시 숨을 가다듬으며 그제야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서며 감읍한 표정으로 인사를 올리는 것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시아라가 세 사람에게 축하의 말을 하고나서 루한을 보고 말했다.

“저도 세분께 축하드려야겠군요...그런데 전하께서는 이 자리에 같이 한 니아케 경에게는 작위를 내리시지 않으시는지..”


“...아닙니다...저도 전하께서 영지를 내려주신다는 말씀을 얼마 전에 들은지라...제가 어찌 작위까지 감히 바라겠습니까...”


“니아케야 말로 일등공신인데 어찌 빠질 수 있겠어...이번에 백작에 올릴 사람은 헤레니즈 경 뿐 만아니라 헤로트와 나소르도 들어갈 거고 니아케까지 해서 네 명으로 올리기로 했으니, 그리 알고 있게...그리고 니아케와 헤레니즈 부총리...두 사람은 제국의 중앙귀족들이 가지고 있던 귀속영지들을 모두 찾아내도록 하게...그 일이 신임 백작들에게 내리는 첫 번째 명이 될 걸세.”

루한이 손을 내저으며 당황하는 니아케와 헤레니즈를 보면서 귀찮은 일들을 맡기며 말했다.


‘내가...백작이라고....니아케 수믹...암살조의 딸로 태어나서, 기사의 가문을 되찾고 영지까지 하사받은 것도 모자라...카르마에서 열 명도 넘지 않는 백작에 봉해지다니....이것이 정말 현실일까...’

니아케가 루한이 뒤이어 말하는 것은 하나도 들리지 않고 멍한 기분에 사로잡혀 루한의 얼굴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약간의 휴식을 취하고 세대의 마차로 분승하여 행정부의 본관에 내리자, 수많은 대소신료들이 마차에서 내리는 루한과 시아라를 맞으며 깊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올렸다.

“고귀하신 국왕전하와 왕비전하를 뵙습니다.”


“조금 전에 인사를 받았는데..뭘 또 새삼스럽게 그러는가...안으로 들어가세...”

루한들이 앞장을 서고 대소신료들이 뒤따르며 커다란 홀로 들어서자, 귀족가의 부인들과 여식들도 같이 참석했는지 이백여 명도 넘을 귀족들이 만찬장에 가득했다.


형식적인 인사말로 간단히 식을 마치고 그동안 그릿초로 허기를 달랜 위를 기름진 음식과 술로 한여름의 연회를 즐기다보니 어느새 깊은 밤이 되어갔지만, 중간급 아상의 기사들은 짝을 찾는 나비처럼 귀족가의 여식들과 대담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기고 있었다.

‘전투보다는 행군으로 보낸 시간이 더 많았겠지만...오늘 같은 날에는 즐기게 내버려 두어야겠지...’

루한이 상석에 마련된 엘프의 눈물을 김태현에게 따뤄주며, 몇 일 후면 또 먼 길을 떠날 그를 위로해 주었다.


이틀만 쉬고 사마르를 완전히 복속시키기 위해 떠나는 김태현과 예전의 쥬신이었던 나가슈의 성으로 떠나는 이안나 공작을 환송하며 루한이 김태현에게 말했다.

“이렇게 가시면 언제 뵐지 모르겠군요...아무래도 내년은 되어야 대공을 다시 뵙겠군요.”


“마스터 테베의 말대로 중간지점에 작은 성이라도 만들어서 자주 보도록 하세....사마르의 일이 끝나는 대로 기병여단들은 바로 보내주겠네...아마 이엘라 공주는 눈이 오면 볼 수 있겠군..하하”


시아라와 제인에게 먼저 작별의 인사를 나눈 이안나에게 루한이 고개 숙이며 작별의 인사를 전했다.

“공작의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그럼 다음에 뵐 때까지...”


루한을 보며 말없이 고개만 숙이며 인사를 보낸 이안나가 말에 올라타서 테라의 기병들과 함께 외성을 나서는 모습을 루한과 시아라 제인이 내성의 망루에서 눈에 담으며 이별을 아쉬워했다.


루한이 전쟁의 뒤처리와 익숙지 않은 행정업무를 처리하다보니, 어느새 계절은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고 노비에타에서 출발한 홀로무스 자작이 이끄는 보병단이 카마프라에 입성하는 날에는 아침부터 눈이 날리더니, 함박눈으로 바뀐 정오쯤에 드디어 루한과 시아라의 딸인 이엘라가 조금 이르게 태어났다.

“...이엘라.. 이미 예지되었던 너의 탄생이었지만....만나서 반갑구나...”

시아라의 품에 안겨 잠이 든 이엘라에게 미소를 지으며 루한이 나직이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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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7 277화. 창조 23.10.04 182 5 20쪽
276 276화. 돌아온 블루문 23.10.03 166 5 16쪽
275 275화. 성령의 목소리 23.10.03 156 3 16쪽
274 274화. 검은 악마를 마주하다. 23.10.02 158 4 16쪽
273 273화. 루한의 정체 23.10.02 159 4 15쪽
272 272화. 마인으로 변한 마스터 23.10.01 156 3 16쪽
271 271화. 불타는 아얀프라 23.10.01 154 3 15쪽
270 270화. 검은 악마의 진격 23.09.30 157 4 17쪽
269 269화. 검은 악마 23.09.30 174 4 16쪽
268 268화. 아누의 유희 23.09.29 167 5 16쪽
267 267화. 아누 23.09.29 160 5 15쪽
266 266화. 세계수와 아라트 23.09.28 171 5 17쪽
265 265화. 에리두의 결계 23.09.28 160 5 16쪽
264 264화. 북쪽의 여정 23.09.27 164 7 17쪽
263 263화. 영원한 이별 23.09.27 166 6 19쪽
262 262화. 운명에 따르는 결정 23.09.26 173 8 20쪽
261 261화. 스태프의 빛 23.09.26 173 6 17쪽
» 260화. 이엘라의 탄생 23.09.25 177 7 18쪽
259 259화. 왕의 귀환 23.09.25 187 6 17쪽
258 258화. 노비에타를 접수하다. 23.09.24 199 7 15쪽
257 257화. 운명의 흐름 23.09.24 196 7 15쪽
256 256화. 새로운 생명 23.09.23 197 7 15쪽
255 255화. 바깥의 존재 23.09.23 191 5 17쪽
254 254화. 엔키 엘 아시드 23.09.22 188 6 17쪽
253 253화. 현자를 만나러 가다. 23.09.22 195 5 18쪽
252 252화. 족쇄를 풀다. 23.09.21 196 7 17쪽
251 251화. 전쟁의 마무리 23.09.21 195 3 15쪽
250 250화. 감춰진 진실 23.09.20 189 6 16쪽
249 249화. 결투의 조건 23.09.20 190 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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