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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설란 님의 서재입니다.

족쇄를 벗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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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설란
작품등록일 :
2018.05.04 23:33
최근연재일 :
2018.08.08 19:00
연재수 :
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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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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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글자수 :
395,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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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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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탈퇴하겠습니다

DUMMY


노먼의 말에 모두가 경악하며 입을 다물었다.

물론 노먼의 말은 언뜻 보면 타당해 보였다. 이대로 가면 본인들이 잡아먹힐 것이고, 금기를 어긴 데쿠스 왕국이 어떤 추악한 짓을 벌일지 모른다. 따라서 스트라스 진영으로 참전한다.

문제는 아르키가 마수를 전문으로 사냥하는 용병 길드라는 점이었다. 사냥과 싸움은 다르고, 싸움과 전쟁은 또 다르다.

지금 노먼의 행동은 올바르지 못한 장비로 마수 사냥을 나서는 것과도 같았다. 다른 이들도 그것을 느꼈기에 어떠한 말을 하지 않는 것이리라.

그런 낌새를 느꼈는지 노먼이 다시 한번 힘을 주어 말했다.


“다들 잘 생각해라. 힘의 균형이 무너지고, 주체하지 못할 힘을 지니게 될 데쿠스 왕국의 다음 행적이 어디가 될지를.”


그의 갈색 눈동자가 점점 초점을 잃었다. 왜 아무도 이것을 모르는 걸까.

잠시 목걸이를 어루만졌다. 그러던 중 누군가가 자료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너무나 자세하다는 점이 문제였다.

그 말에 노먼이 입을 열었다.


“그것은 내 옆에 있는 우리 길드 전속 마법사 카트린느가 답해줄 것이다.”


검은 곱슬머리의 카트린느는 자리에서 일어나 모두에게 살짝 인사한 뒤에 입을 열었다.


“저는 과거에 데쿠스 왕국에서 일하던 마법사였고, 그때 인간형 키메라를 제작하는 프로젝트를 담당한 마법사 미카엘의 조수였습니다. 문서에 기재된 모든 자료는 제가 직접 훔쳐 온 자료들입니다.”


그에 노먼이 덧붙이듯 말을 이었다.


“그때 그녀는 데쿠스 왕국에 소속되어 강제로 실험에 참여해야만 했다. 당장 목이 날아갈 판에 어떻게 그것을 거부할 수가 있었겠는가?”


뭐, 제 발 저리듯 저렇게 말하기는 했지만, 어차피 다들 그것에는 관심이 없어 보였다. 본인들의 앞날을 걱정하면 했지.

적당히 무르익은 분위기에 노먼이 마지막으로 말했다.


“나는 아르키의 길드장으로서 우리가 참전하여 힘의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것이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하고 싶은 말이야 많았다. 하지만 어차피 소집령은 강제성을 지녔고, 내가 무슨 말을 하든 씨알도 안 먹힐 것이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노먼의 눈동자에 깃든 광기가, 그리고 그것이 가져올 결과가. 랄프는 한 마을을 몰살시켰으며, 지그문트는 끝내 댐을 파괴했다.

그럼 노먼은 어떻게 나올까. 최소한 전쟁을 막으려고 그곳에 있는 아인들을 죽이겠지.

말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용병패를 꺼냈다. 그것을 반으로 우그러뜨려 노먼에게 집어던지면서 말했다.


“길드를 탈퇴하겠습니다.”

“무슨..?”

“생각해보십시오. 우리는 마수를 잡는 놈들이지, 인간을 잡는 놈들이 아닙니다. 인도적인 문제가 아니라, 방향 자체가 틀렸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제대로 전쟁이나 치를 수 있겠습니까?”


옆에서 눈치를 살피는 테레지아의 손목을 잡고 일으키며 말을 이었다.


“저는 저보고 죽으라고 명령하는 길드에는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니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데쿠스 왕국이 독재를 펼쳐도 상관없단 말이냐!”


자기 생각대로 되지 않자 노한 일갈을 터트리는 노먼. 그에게 웃으며 답해주었다.


“어차피 윗분들이 어떻게 바뀌든 아랫놈들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세금 걷어가는 건 똑같으니까요. 게다가 댐을 부숴서 백성들을 굶겨 죽이는 스트라스 왕국보다는 데쿠스 왕국이 나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테레지아를 이끌고 걸었다. 그러자 노먼이 다급히 말했다.


“그렇다면 테레지아 양이라도 놔두고 가라. 그녀는 우리 길드와 계약을 할 테니까.”


요새 그녀가 조금 고민하는 것 같더니 그런 얘기가 오갔던 모양이다. 그녀는 나와 노먼을 번갈아 보더니 이내 주먹을 꽉 쥐며 말했다.


“전, 전 아르키와 계약하지 않을 거예요.”

“뭐라고? 테레지아 양. 뭐가 문제인가. 조건은 최고로 쳐준다고 했었잖나?”

“죄, 죄송합니다.”


사과하면서도 입장을 굽히지 않는 테레지아를 보면 은근히 고집이 센 것 같았다. 그런 그녀를 노려보던 노먼이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당장 저 둘을 붙잡아라! 우리가, 우리가 스트라스 진영에 참전한다는 정보가 알려지면 안 된다! 빨리!”


저 영감이 드디어 맛 갔네.


“테레지아.”


그녀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가 눈치 좋게 마나를 끌어 올렸다. 지난번처럼 마기를 마나에 섞자 눈에 보일 만큼 강한 빛이 생겨났다.


-웅. 웅. 웅.


“당장 잡아!”


* * *


“쿨럭.”


으엑.

이놈의 허탈감은 견디기 힘들었다. 테레지아가 무사한지를 살피고 주위를 보자 예상한 대로 별장이 있었다.


“뭐, 뭐야!”


그리고 익숙한 모습도.


“안녕하세요, 알마.”

“한스?”


연구에 몰입했었는지 또 수염이 잔뜩 나 있는 알마를 보다가 사과의 말을 던졌다.


“실례하겠습니다.”

“음, 무슨 일인지 설명해 봐.”


* * *


“그러니까, 아르키 길드가 타국 정세에 참견하고, 그게 싫어서 테레지아의 마법을 이용해 이곳으로 왔다고?”

“네, 요약 잘하시네요.”

“후, 그래서 왜 이곳으로 왔는데?”

“어, 안되나요? 싫으시면 다른 곳으로 가겠습니다.”

“아니, 그런 건 아니지. 그래. 테레지아라고 했던가?”

“네, 네.”

“난 너에게 굉장히 흥미가 많아. 마법사라는 게 원래 다양한 법이지만, 공간을 가르는 마법은 처음이야. 조금 대화를 나누지.”


테레지아가 나보고 도움을 요청하듯 눈길을 보냈지만, 알마와의 대화는 그녀에게도 이득이 될 것이기에 고개를 저어 거부했다.

주고받는 게 확실한 알마와 대화를 나눠서 나쁠 건 없겠지.


“한스!”

“아, 시몬.”

“줄리엣은 어딨어?”


...


“죽었어.”

“뭐?!”


잠시 놀라던 시몬은 생각보다 빨리 제정신이 되었다. 이내 시몬이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그래. 수명이 다하긴 했었지.”

“시몬.”

“왜?”

“줄리엣에 대해서 말해줄 수 있을까?”

“...그래. 너라면 말해줘도 괜찮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하늘을 쳐다보던 시몬이 천천히 과거를 풀어놓았다.


“줄리엣은 물론이고, 그때 비커 안에 담겼던 다른 애들이나 나는 미카엘이 만들었어. 미카엘이 누군지 알아?”

“자세히는 몰라.”

“미카엘은 데쿠스의 왕족이자 마법사야. 그런 그의 생김새를 닮아서 나와 줄리엣이 만들어졌지. 나는 그냥 가짜지만.”

“그래서 데쿠스 왕국에서 인간형 키메라를 만든 거였네.”

“알고 있었어? 그래. 한때 재상이었던 디에고의 제안으로 미카엘이 직접 담당해서 키메라를 제작했지. 그 시초가 줄리엣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불완전하게나마 성공했던 첫 사례는 줄리엣이야.”

“그래..?”

“응. 그때는 우리도 왕성에서 살았지. 그 안젤리나 왕녀랑도 함께 보내기도 하고. 게다가 그때의 줄리엣은 성인처럼 보였거든. 그래서인지 안젤리나 왕녀가 잘 따르는 편이었어.”

“성인이라고?”

“애초에 성인으로 만들어졌으니까. 아무튼 그렇게 왕성에서 살다가, 미카엘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 파면당해서 수도 밖으로 쫓겨났지. 그때 성공했던 키메라들은 데쿠스가 꿀꺽했었고.”


그게 리타인가.


“그 뒤로 미카엘이 조금 정신이 나가서 무리하게 실험을 반복하다가, 몸이 허약해졌어. 알지? 마법사는 마법을 과다하게 사용하면 몸이 상하고, 수명도 줄어드는 거.”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그 틈을 노리고 줄리엣이 미카엘을 죽였어. 넌 모르겠지만 그때의 줄리엣은 좀... 뭐랄까. 무서웠다고 해야 하나? 날이 많이 서 있었지.”


처음 만났을 때에는 날이 서 있는 느낌이 별로 없었는데. 좀 미친놈처럼 보이긴 했어도. 아마 슬럼가에서 세월을 보내며 조금 바뀐 게 아닐까.


“그런데 문제는 미카엘이 죽은 것 때문에 줄리엣의 몸을 보정해줄 사람이 없어졌다는 거지. 빌어먹을. 줄리엣은 마냥 자기를 괴롭혔다고 생각했는지 몰라도, 미카엘이 하던 일에는 줄리엣의 몸을 보완하는 것도 있었어. 물론 반은 다른 실험이었지만.”


누구를 향하는지 모를 분노를 토해내던 시몬은 깊게 호흡을 한번 한 뒤 다시 말했다.


“아무튼 줄리엣이 꼬마처럼 줄어든 이유는 부작용 때문일 거야.”

“그 부작용은 어떻게 해결할 수 없었을까?”

“이미 지난 일인데 알아서 뭐하게.”


날카롭게 쏘아붙이는 시몬에게 부드럽게 다시 부탁했다.


“알려줘, 부탁이다.”

“...알았어. 음, 글쎄. 굳이 따지자면 계속해서 마기를 공급해주는 거겠지. 그러면 상태를 조금 늦출 수 있었을 거야. 그래봤자 임시방편이지만.”

“그래? 고맙다.”

“한스.”


시몬이 그답지 않은 진지한 눈빛을 내며 내게 물었다.


“괜찮아?”

“괜찮을 거야.”


대답과 함께 살짝 웃었다. 그 웃음을 본 시몬이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제기랄. 그거 하지 마. 줄리엣한테 이상한 걸 배웠네.”

“싫어.”


그녀의 마지막 부탁이었으니까 그만둘 생각은 없었다. 시몬의 얼굴이 더욱 찡그려지는 걸 즐기고 있자니 별장 안으로 끌려갔던 테레지아가 밖으로 나왔다.

그녀의 뒤로 만족스럽게 웃으며 나타난 알마가 내게 물었다.


“한스,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할 거냐.”


앞으로라.

당연히 아르키 길드는 전쟁에 끼어들 테고, 통제받는 지그문트와 노먼이 힘을 합치면 골치가 아파질 테니 그를 막아야 했다. 이 빌어먹을 시스템한테 엿을 먹이기 위해서도.


“스트라스 왕국으로 가서 전쟁에 끼어들 생각입니다. 겸사겸사 아인들도 만나보고요.”

“뭐? 그럼 아르키 길드랑 매한가지잖아?”

“아뇨. 저는 데쿠스 왕국 편을 들려고요. 아인들도 좀 살리고. 데쿠스 왕국은 최소한 노예는 없잖아요?”

“그렇긴 하지.”


그때 주변에서 쭈뼛거리던 테레지아가 갑작스레 대화에 끼어들었다.


“한, 한스 씨. 저도 따라가도 될까요?”

“...이유를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그러자 그녀가 두건을 벗으며 나를 쳐다봤다. 검은색 머리의 뿌리 부분에 흰색의 머리칼이 자라난 것으로 보아 염색을 한 것 같았다.

빨간 그녀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리더니 이내 바로잡히며 나를 응시했다.


“한, 한스 씨는 절 도와주셨어요. 모든 사람이 저를 보고 경악하며 돌을 던질 때, 한스 씨는 그 돌을 몸으로 막아주셨어요. 모두가 저를 마녀라고 부를 때, 한스 씨는 제가 마녀가 아니라고 하셨어요. 모두가 저를 보며 놀랄 때, 한스 씨는 그저 담담히 저를 바라보았어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한스 씨에게 보답을 하고 싶어요.”


안 더듬고 말 잘하네.

그런데 그게 특별한 건가? 적어도 여기 있는 두 사람은 아무 편견 없이 테레지아를 보는 것 같은데.


“테레지아. 저는 보답을 바라고 그런 행동을 한 게 아닙니다.”

“하, 하지만!”

“그러면 빚 하나 진 셈으로 치죠. 나중에 갚으시면 됩니다.”

“그, 그래도...”


아무래도 테레지아는 어떻게든 날 따라와야 속이 시원해질 것 같았다. 역시나 고집쟁이였다. 그래도 나도 한 고집하지.


“테레지아.”


약간 스산해진 내 목소리에 테레지아가 몸을 살짝 떨었다.


“네, 네?”

“사람 죽여본 적 있습니까?”

“아, 아뇨.”

“기분 상당히 더럽습니다. 아뇨, 엿 같죠. 그 끔찍한 감촉 하며, 비릿한 피 냄새와 함께 몰려오는 자괴감을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당신이 죽인 사람이 꿈에서까지 나와 당신을 괴롭히는 것을 참을 수 있습니까? 당신이 죽인 사람의 가족이 당신에게 왜 죽였냐고 울부짖는 것을 들어줄 수 있습니까?”

“어... 어...”

“이대로 따라오면 당신은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은 물론이고, 여태껏 마주친 사람들도 죽여야 할 겁니다. 크리스티나나 도미니 같은 사람들 말입니다.”

“어...”

“괜찮겠습니까?”


잔인하게 들릴만한 내 말에 테레지아의 얼굴이 울상이 되었다. 지금까지 남의 박해만 받아온 그녀에게 조금 너무한 처사기도 했지만, 거절할 때는 확실하게 해야 했다.


“그럼 여기서 헤어지는 걸로 합시다.”

“너라면 이곳에서 머물러도 좋다. 아니, 머물러 달라고 하고 싶군. 마법도 꽤나 흥미 있는 것 같으니 같이 연구나 하지그래?”


기가 막히게 치고 들어오시네. 이 양반.

알마의 적절한 도움으로 테레지아의 고집이 한풀 꺾이는 것 같았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더니 풀 죽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그럼. 여기 남을게요...”

“알겠습니다.”

“대, 대신! 빚은 꼭 갚을 거예요.”

“기대하겠습니다.”


나중에 꼭 굴려드릴게요. 공간 마법사 씨.

대략 정리가 끝난 것 같아 알마와 시몬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들도 나를 보며 웃음을 지었다.


“갈 거냐?”

“예. 빨리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시간이 없을 것 같아요.”

“잘 가.”

“그래, 또 보자. 시몬.”

“한, 한스 씨!”

“네?”

“말, 말 놓아도 될까요?”

“다음에요.”

“네..?”


푸하하. 저 어벙한 표정 좀 봐, 줄리엣. 이래서 네가 날 자주 놀렸구나?

그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고 등을 돌렸다. 등 뒤로 들리는 화목한 소리가 테레지아에게 날아갔다. 그녀가 이곳에 좋은 사람도 있는 것을 깨닫기를 바라며 발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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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전쟁 18.06.20 89 0 14쪽
44 전쟁 전의 축제(수정) 18.06.17 104 0 12쪽
43 적일 뿐이다 18.06.16 90 0 12쪽
42 아인의 마을 18.06.15 90 0 14쪽
» 탈퇴하겠습니다 18.06.14 109 0 13쪽
40 아르키 본부 18.06.13 98 0 14쪽
39 독특한 만남 18.06.10 132 0 12쪽
38 슬럼가를 전전하다 18.06.09 115 0 14쪽
37 웃어줘 18.06.08 111 0 13쪽
36 즐거운 여행 18.06.07 119 0 14쪽
35 모르겠다 18.06.06 129 0 12쪽
34 각자의 목적지로 18.06.03 119 0 12쪽
33 도주 18.06.03 109 0 12쪽
32 난장판 18.06.01 125 0 13쪽
31 이제 그만 놔줘 18.05.31 130 0 18쪽
30 어벙한 암살자 18.05.30 124 0 14쪽
29 한밤중의 손님 +2 18.05.27 175 0 13쪽
28 만찬 18.05.26 141 1 15쪽
27 뜻밖의 조우 18.05.25 147 1 14쪽
26 마법사 알마 18.05.24 152 0 13쪽
25 유적 18.05.23 148 2 16쪽
24 새 출발 18.05.22 118 1 13쪽
23 짜잔~! 18.05.21 143 2 15쪽
22 녹스 18.05.20 170 0 14쪽
21 소집 18.05.19 168 1 14쪽
20 용병 생활 18.05.18 170 1 14쪽
19 삶의 방식 18.05.17 182 2 16쪽
18 용병길드 라스지부 18.05.16 165 1 14쪽
17 테네벨 18.05.15 161 2 12쪽
16 또라이 18.05.14 171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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