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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아지박이 님의 서재입니다.

반로환동이 너무 많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통무
작품등록일 :
2021.12.15 15:43
최근연재일 :
2022.01.22 23:59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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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49
추천수 :
365
글자수 :
166,778

작성
22.01.22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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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쪽

7. 협의(俠意)

DUMMY

굴 속에서 차가운 날붙이들이 부딪치며 꾀꼬리 우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오직 상대의 목숨을 빼앗기 위해 휘둘러지는 날붙이들이 서로가 익힌 검로를 따라 부딪치자 이리 아름다운 소리가 난다는 것이, 강호에서 굴러먹다 못해 흘레붙은 낭왕에게도 신기했다.


기루의 창기가 부르는 노래가 이리도 아름다울까? 아니면 황궁의 악사들의 합창이 이리도 웅장할까? 축제 중 부르는 떼창이 이리도 황홀할까?


근육으로 똘똘 뭉친 장기를 찌르는 소리만이 끝을 낼 수 있는 노래. 눈 감은 채로 그 감미로운 노래를 들으며 낭왕은 정천을 살폈다.


정천의 긴 검이 상대의 목을 노리고 날아갔지만, 금새 뒤쫒아온 마교도의 손톱이 검날을 막아냈다. 그 자리에서 조금 힘 싸움이 이어졌지만, 마교도의 발이 정천의 허리를 노리자 금새 힘 싸움이 끝났다.



‘검을 쓰는 게 조금, 어설프군.’


검이 상대의 요혈을 따라 움직이지만, 그것뿐. 상대의 손톱을 뚫어내거나 하지 못했다.


훌륭한 검수라면 손톱과 검이 맞부딪치는 그 순간 손톱을 확실히 베어내거나, 힘 싸움을 하며 상대의 균형을 무너뜨리며 작은 이득이라도 봤어야 했다.


‘저렇게.’


마교도가 날린 나비 모양 비수가 정천의 등 뒤로 날아가더니, 경로가 한 번 꼬여서는 정천의 목을 향해 날았다.


하지만 정천은 호쾌한 웃음을 터트리며 오히려 앞으로 달려갔다.


목을 노리고 쏘아진 비수는 그대로 정천의 등에 꽂혔으나. 그곳에는 이미 천잠사로 만든 보의가 자리했기에 살갗을 뚫지 못했다.


정천은 단숨에 달려나가 왼손의 검으로 상대의 목을 노려 두 손을 막고, 오른손으로는 단도를 꺼내 상대의 허벅지에 던지며 뒤로 빠졌다.



‘확실히 실전 경험은 그닥 많진 않아.’


탕마검노가 주변에 있는 산적들과 조금씩 붙여놓긴 한 것 같지만, 자신보다 비등하거나 강한 상대들과 목숨을 걸고 싸운 경험이 많진 않아 보였다.


특히 마교도처럼 하나하나 다른 특성을 가지고, 아주 변칙적으로 싸우는 놈들과는 많이 만나보지 못했다는 게 뻔히 눈에 보였다.


허벅지에 비수를 던지는 판단까지는 좋았지만, 마교도를 상대한다면 거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야만 했다.


인간의 수오지심을 버린 대가로 마교도들은 대부분 굳건한 외공을 얻으며, 자신이 천잠보의를 입은 것처럼 상대도 귀한 보의를 입었을 수 있다는 것까지 생각했다면 저렇게 비도만 날리기보단, 확실히 목을 노리고 검을 그엇을 것 아닌가.


낭왕의 예상대로 상대는 허벅지에 꽂힌 단검을 콱 하고 빼냈다. 큰 혈관을 찔렀기에 보통 사람이라면 실혈사로 죽었겠지만, 마교도는 그저 웃으며 주변의 흙을 먹어치웠다.


혈귀마굴의 땅이 참으로 맛있었는지, 마교도의 허벅지에서 솟구쳐야만 했던 피가 오히려 허벅지 주위를 맴돌며 천천히 상처를 회복시키고 있었다.


‘그래도... 싸움 머리는 있군.’


정천은 그 놀라운 광경을 보고는 짧은 감탄과 함께 허리를 만지작거리며 다음 수를 준비했다.


검을 머리 위로 들어올려 큰 동작을 준비했고, 마교도도 정천의 동작을 보곤 역습을 준비했다.


스으으으읍...


둘 모두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큰 한방이 오리라는 것을 무인의 직감으로 눈치채고 있었던 것이다.


쾅!


정천이 먼저 굴의 거죽을 박살내며 튀어나갔다. 검은 휘둘러지는 것처럼 보였으나 허상, 진짜는 갈아끼기 쉽게 미리 준비해둔 창과 칼, 그리고 도끼였다.


마교도는 정천의 내려베기를 노리고 역습을 준비했지만 그 준비성이 부족했다.


정천의 주력은 여섯 종류의 무기, 그가 마음먹고 준비한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서는 머리맡에 꽂혀들어오는 창, 허벅지를 노리고 내려쳐지는 칼, 빈 가슴팍을 노리고 다가오는 도끼를 막기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어야 했지만


마교도는 그렇지 못했다.


“크윽...!”


검이 허초라는 것을 깨닫자마자 창을 막기 위해 손톱을 모았지만 그 시간이 늦어 어깨에 창날이 꽂혔다.


창날이 꽂힌 걸 느끼고 상대의 칼을 막기 위해 허벅지에 왼손을 가져다 댔지만 이미 늦었다.


다만 마교도가 살아있을 수 있는 이유는, 정천의 칼을 막기엔 늦었다는 것을 깨닫고 도끼라도 막기 위해 오른손이 반으로 갈라지는 대가를 치러서라도 정천의 도끼를 막아냈기 때문이다.


정천은 감탄했다.


‘이걸 막아?’


역시 마교의 잔당. 산적들처럼 만만하진 않았다. 그렇다면... 정천도 만만하지 안은 방법을 써야만 했다.


“퉤!”


정천은 제 도끼가 상대의 오른손에 파고든 걸 확인하고선 금새 입에 침을 짜내 상대의 눈에 뱉었다.


상대도 자신에게 뱉을 것을 염려해 침을 뱉어내는 것과 동시에 상대에게 다가가 코를 깨물어 뜯어냈고, 마교도에게 침을 뱉고 코를 물어서 뜯어내는 짐승같은 놈에게 마교도도 똑같이 왼손을 들어 상대의 옆구리를 찔러 응수했다.


서로 코와 옆구리를 교환하는 동시에 가까이로 붙게된 형상. 상대는 정천보다 사거리가 짧은 손톱으로 싸우고 있었으니 얼핏 보면 정천이 불리해보였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정천의 이득, 정천은 옆구리를 조여 상대의 손톱을 최대한 막았고, 그와 함께 아직 손에 잡고 있는 도끼로 마교도의 목을 거침없이 내려찍었다.


콱!


마교도의 피가 튀자 닿은 자리가 녹아내렸다.


콰악...!


죽어가는 와중에 옆구리에 박힌 손톱을 흔들자 정천의 피가 튀었다.


콱! 콰악...! 콱! 콰악...!


그렇게 둘은 서로의 피를 맞아가며, 죽고 죽어가며 싸움의 끝을 알렸다.


“으아아아!”



“근성까지 있군. 잘 가르치면 왕년의 검노보다도 더 자질이 보이는구만.”


피 한방울도 묻히지 않은 말끔한 모양새를 유지한 채로 낭왕이 선언했다.


“좋다. 천아.”


“예?”


“천아. 앞으로 나를 스승님이라 불러도 좋다.”


그렇게 정천은 두 번째 스승을 모시게 되었다.


작가의말

사람이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는게 세상 이치라더라


죄송합니다. 오늘 급한 일이 생겨서 마감 잘 못했씁니다.


내일 빵빵하게 채워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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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협의(俠意) +1 22.01.22 71 6 6쪽
29 7. 협의(俠意) +1 22.01.21 72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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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7. 협의(俠意) 22.01.18 85 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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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5. 이무기 +2 22.01.05 169 13 11쪽
15 4. 등용문(登龍門) +1 22.01.04 164 11 11쪽
14 4. 등용문(登龍門) +1 22.01.03 193 14 16쪽
13 3. 구주팔황 복잡기괴(九州八荒 複雜奇怪) 22.01.01 186 11 15쪽
12 3. 구주팔황 복잡기괴(九州八荒 複雜奇怪) +3 21.12.31 194 8 12쪽
11 3. 구주팔황 복잡기괴(九州八荒 複雜奇怪) 21.12.30 213 9 9쪽
10 2. 기괴(奇怪) +1 21.12.29 229 11 14쪽
9 2. 기괴(奇怪) 21.12.28 223 8 10쪽
8 2. 기괴(奇怪) 21.12.27 241 9 12쪽
7 2. 기괴(奇怪) 21.12.25 253 14 11쪽
6 2. 기괴(奇怪) 21.12.24 288 16 10쪽
5 2. 기괴(奇怪) 21.12.23 360 16 10쪽
4 1. 입신(立申) +1 21.12.22 397 13 10쪽
3 1. 입신(立申) 21.12.21 476 2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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