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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아지박이 님의 서재입니다.

반로환동이 너무 많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통무
작품등록일 :
2021.12.15 15:43
최근연재일 :
2022.01.22 23:59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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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13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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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6. 반로환동이 너무 많다.

DUMMY

그 유명한 판관 포청천이 근무했던 곳, 문화적으로 황금기를 맞이했던 송나라 시절 동안 그 화려함을 널리 뽐내었던 곳. 이제는 무림맹과 개방의 세력권 아래로 들어온 곳.


개봉.


개봉의 하늘에 당가와 벽력문의 광기 어린 폭죽으로 만들어진 태양이 떠올랐다.


보통 폭약을 만지는 사람들은 전쟁터에서 갑주 하나 없이 최전선에 맡겨진 사람처럼 광기가 서린다


재채기 한 번 잘못했다가 팔이 날라가는 일이 빈번했기에 그렇다.


그 광기를 보통 문파에서는 좋은 대우라는 당근과 함께 예산을 묶어버리는 채찍으로 만류하곤 한다. 그렇게 해야지만 화약쟁이들은 적당한 위력의 무기를 만들어내곤 했다.


그건 화약을 다루는 많은 문파에서 공통적으로 지키는 금기였다.


예산을 조절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냐고? 그 결과가 지금 개봉의 하늘 위에 떠 있었다.


예산의 구애를 받지 않게 된 당가와 벽력문의 화약쟁이들은 금과 제 피땀으로 만들어난 폭발로, 저 드높은 개봉의 하늘에 새로운 태양을 떠올렸다.


퍼펑...! 퍼퍼벙....!


당가와 벽력문의 폭죽 산업을 윤허한 황제가 본다면 특권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법한 광경이 개봉 하늘을 붉게, 노랗게, 또는 파랗게 물들이고 있었다.


개중에는 무기의 형상을 띄는 경우도 있었으며, 더 오랜 시간 동안 공을 들인 폭죽은 놀랍게도 하늘 위에 순간적으로 용의 형상을 띄웠다.


아무리 이 폭죽놀이가 그들의 화약 제조법을 과시하는 장소라고 해도 지나칠 정도로 많은 화약들이 터져나갔다.


무림맹의 재정각주는 하늘에서 터져나가는 금원보들을 보며 피눈물을 흘렸다.


거대한 화약 소리가 소주나 향주의 누각에도 비할 수 있을 만큼 아름답다는 천명누각에도 울려퍼졌다.


그곳에는 용봉지회의 피로연이 열리고 있었다.


용봉지회에서 16강까지 올라온 후기지수들을 위해 통째로 대관된 곳에서 후기지수들은 조용히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젊고 유망하고, 혈기 넘치는 후기지수 답지 않게 조용히 술잔만을 기울이고 있었다.


어떤 사람은 정갈하게 앉아 있고, 어떤 여인은 허겁지겁 제 식탁 위의 음식을 도륙내고 있었지만, 그들 모두 별로 제 옆에 앉은 사람들에게 관심이 없어 보였다.


축사를 해야 할 무림맹주는 차마 그곳에 행차하지 못하고 믿을 만한 하인 하나만을 보내 구실을 맞춘 상태였고, 다른 원로들이나 젊은 무인들도 천명누각에 오르지 못했다.


결국 그곳에는 긴 침묵이 자리했고, 옥관과 푸른색 장포를 두른, 준수한 용모의 청년 도사가 술잔을 들며 침묵을 깼다.


쭈욱... 탁!


“다 아는 사람들이구먼.”


그는 알려지기를 무당파의 속가제자 신분으로, 이번 비무 대회에서 우승한 방년 스물 넷의 독고진선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 눈동자에서는 스물 넷의, 젊은 나이의 후기지수가 품어야 할 열정과 끈기는 눈꼽만큼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의 권태와 졸음, 귀찮음이 내려 앉은 것이 세상 풍파에 지친 노인네 같다고 해야 할까.


“어째 오랜만에 오는 피로연인데 얼굴들이 하나도 달라진 게 없누. 쯧쯧...”


조금 떨어진 자리에 앉아 있던 젊은 여무사가 흑단 같은 머릿결을 쓰다듬으며, 외모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투로 독고진선의 말에 동의했다.


그녀는 독고진선과 4강에서 명승부를 펼치고 한 끝 차이로 패배를 시인한 검각의 속가제자 양영영이었다.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극히 우아한 검예와 흑요석을 보는 것 같은 단아한 미모는 비무대회 내내 큰 화제거리였다.


“검후(劍后) 자네는 4강에서 떨어지고 말이 많구만.”


“흥, 항상 보던 늙은이들이랑 어찌 검을 더 섞고 싶겠나. 저기서 눈을 시뻘겋게 뜨고 지켜보는 신승 눈치가 보여서 원...”


스님답게 곡차 대신 용정차를 마시고 있는 행운은 그저 눈 감고 그 말을 듣기만 했다.


“그 말투가 꼭 우리 밖에 없어서 실망했다는 것처럼 들리오?”


“그럼 실망하지 않게 생겼나, 검선(劍仙)? 거 염치도 없는 쭈글... 아니지, 염치도 없는 놈들이랑 곰팡내 날 정도로 익숙한 검식을 주고 받는 것도 이젠 질렸소.”


검선(劍仙) 백천 진인. 방년 백십오세. 은거에 들어간 전전대 무당파 장문인.

검후(劍后) 위산호. 방년 백구세. 전전대의 검각주.

신승(神僧) 정운 거사. 방년 구십일세. 현 소림 원로원주.


모두 이 파릇파릇하게 젊은 배분의 무인들이 입에 담기는 불경한 별호들이었다.


저번 마교대전의 주역들.


개인적으로는 화경의 경지에 올랐으며, 공적으로는 문파의 장문인보다 배분이 까마득하게 높은 지고한 무림명숙들의 별호였는데, 심지어 검선과 검후는 무당과 검각의 사조였다.


농담이라고 해도 기사멸조에 가까운 죄였고,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와 용왕의 찬거리로 쓰였다고 밖에는 볼 수 없겠으나, 그들을 포함한 장내의 모든 인물들은 그 호칭을 매우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였다.


“.... 염치도 없지. 반로환동한 늙은이들이 자기 문파의 이름이나 떨치려 튀어나와서는 어린 후기지수들의 자리나 빼앗아 놓고 할 소린가 그게?”


저 구석 귀퉁이에서 조용히 술을 마시고 있던 무인이 입을 열었다.


이번 용봉지회에 종남파 속가제자로 참가해 누구보다도 필사적인 비무를 치룬 종남의 반천검귀 청호가 한심하다는 듯 혀를 차댔다.


“그래도 조금 심하지 않나. 이미 대전이 끝난지도 20년이 지났네. 어린 아이 하나가 무인이 되기에 차고도 넘치는 시간이야. 그런데 어째 새로운 얼굴이 하나도 없을 수 있느냔 말이야.”


독고진선이라는 이름으로 총 21명의 후기지수를 꺾고 우승을 거머쥔 검선의 말에 다들 한숨을 푹 쉬었다.


마교대전이 끝난 지 벌써 20여 년이 다 되어간다.


무림맹의 설립으로 무림은 분쟁이 거세되고 태평성대를 맞았으니 젊은 무인들 중에 이 노강호들 사이에 낄만큼 싹수가 보이는 자가 드물어진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잠시 여러 감정이 섞인 침묵이 내리 앉았다.


“그래도 이번에는 조금 싹수 보이는 놈들이 나오지 않았나? 그래. 저기 황보가의 어린 놈은 어땠나?”


옆에 앉아 있던 거한과 이야기를 나누며 술잔을 기울이던 청성파의 일신사담, 무선자가 입을 열었다.


“자네 옆에 앉아 있는 멍청이에게 물어보시게. 아주 곤죽을 내서 보내 놓았으니.”


“뭐 어찌 이리 인재가 없누...”


이번 용봉지회의 본선을 모두 관람한 신승의 말에 무선자가 남 몰래 기침하며 다시 제 친구와 함께 술잔을 나누기 시작했다.


쾅!


“거 안 그래도 없는 인재를 작살내 놓은 건 누군데 그런 말이나 하고 있나!”


용봉지회에서 삼 위를 차지한 화산파의 삼대제자, 화산제일검 청진이 분노를 토했다.


“그리고, 이게 다 당신들 같은 노괴물들 탓 아닌가! 화경의 끝에 달한 고수들이 용봉지회고 뭐고 별에 별 비무대회를 싹 씹어먹고 나 천룡이요, 나 독봉이요 하면서 거들먹거리고 앉아 있는 게 정상인가?”


주변에 앉아 있는 이들보다 나이가 스무 살 가까이 어린 90대 노인 청진은 자신있게 일어나 장내에 아무렇게나 삿대질을 해댔다.


따발거리는 청진의 입에서 당가의 산공독이 섞인 술 냄새를 맡은 백운이 혀를 끌끌 찼다.


“청진아. 청진아. 비무하다 오줌 지린 청진아. 여기 있는 노괴들이랑 너랑 그래도 한 세대 차이가 나는데 이 자식아. 배분 따지면 내가 네 사부 뻘인데 술이나 마시고 따발거리고 잘 하는 짓이다. 응?”


백운은 제 옆에 놓인 검을 툭툭 건드리며 말을 이었다.


“강호초출 때는 눈도 못 마주쳤던 놈이... 하여간에 화산파 놈들은 위 아래가 없는 게 문제야. 어후, 무량수불.”


그 말에 뜨끔해진 청진은 조용해졌다.


“거 언제적 일을 가지고... 같이 늙어가는 사인데 나이로 밀진 맙시다 좀.”


하지만 술잔을 한 두 번 더 들이킨 청진의 입이 금새 열렸다.


“아 그래도 나인 나이고! 문제는 문제 아니요! 이렇게 늙은이들이 다 쳐먹고 있으니까 백도의 젊은 동량들이 못 올라오는 거 아니야! 이러다가 흑도한테 밀리면 그 땐 우리가 진짜로 칼 뽑아들고 싸우러 갈테요?”


“못 할 건 뭐 있나.”


무선자의 옆에서 술을 기울이던 거구의 사내가 대답했다.


“해남검존! 자네도 한 번 대답이나 해 보게. 우리라고 무진장 살 것도 아니고 으응? 우리 다 죽은 다음에 젊고 유망한 흑도 놈들이 쳐들어 오면 어쩔 거냔 말이야. 응?”


“죽으면 그걸로 끝이지. 싫으면 우화등선 해서 지켜보시던가.”


해남파의 전전대 두목, 아니 장문인 해남검존 야율표기는 덤덤하게 말했지만 주위의 반응은 싸늘했다. 청진의 말이 크게 틀린 건 없기 때문이었다.


“그건 걱정할 필요 없어 보이네. 흑도 놈들도 우리랑 비슷한 상황인 거 같으니까. 내 이번 용봉지회 결과로 내기하러 가다가 흑룡방주를 봤네. 그 놈도 우리랑 비슷하더라고.”


다른 이들과 달리 상에 있던 음식들의 미를 감상하던 곤륜파의 전전대 장문인, 팔룡선인 이팔위가 제 전낭을 자랑하며 장내를 안심시켰다.


“걸선녀. 거 쳐먹지만 말고 설명 좀 도와주시오.”


“응?”


우걱우걱 밥상까지 씹어먹을 기세로 음식을 삼키고 있던 미소녀가 입을 열었다. 장내의 사람들은 이빨을 둘러싸고 있는 강기와 입 밖으로 삐죽 새어나온 뼈다귀를 보며 혀를 찼다.


“... 배는 대충 채웠는가? 이번에 도박장을 주최한 것이 바로 개방 아니오. 앉아서 돈 벌 궁리만 하지 말고 같이 설명 좀 하란 말이오.”


“히히, 거 천산에서 굶었던 기억이 아직 새록새록해서... 일단 목에 칼이 들어와도 먹을 건 먹어야지. 그게 개방의 도리 아니겠나?”


그런 걸선녀와 이팔위를 보고 진짜 구석에서 장기나 두고 있던 남궁가주와 제갈가주가 첨언했다.


“거 저 거지는 포기하시게. 그게 편해.”


귀여운 척을 하는 걸선녀를 뒤로하고 관자놀이를 누르던 이팔위가 그냥 설명을 이어나갔다.


“그 흑룡방주도 꽤 몸이 달아 있더라만, 후예를 키우지도 않고 아주 한가한가 봐. 우리처럼 산적 대가리랑 수적 대가리랑 짝짜쿵 하면서 노는 모양이오.”


“그짝도 우리랑 상황은 비슷한가 보이.”


제갈가주가 부채와 함께 농을 꺼냈다.


“애초에 그 놈들이 뭐 후계란 걸 키우기나 하던가? 다 죽이지만 않으면 다행이지. 저번에는 천 명 들여보내고 한 명 내보낸 뒤 대성공이라질 않았나. 하하하.”


장내에 그래도 다행이라는 분위기가 감돌았다.


언제나 자기 혼자만 망하는 것보다 상대도 같이 망하면 어디선가 안도감이 올라오는 법이었다.


쿵!


으지직 거리는 소리와 함께 천명누각의 외곽에 착지한 거한이 자연스레 이야기에 끼어들었다.


“그럼 걱정 없구만! 다들 술이나 한 잔씩 걸칩시다! 거 화화공자. 자네는 술도 안 먹지 않나. 좀 주시게.”


어딘가 냄새 나는 호피를 걸치고 등에는 큰 칼을 찬 거한은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별도 안가는 청년에게서 자연스레 술잔을 빼앗았다.


“팽가주. 여긴 16강전에 낀 사람만 들어올 수 있는데?”


“옳지. 예선 탈락자는 꺼지시게.”


서로 짝짝쿵이 잘 맞는 청진과 이팔위에게 거한은 술을 벌컥 들이키고는 호통쳤다.


“허허, 내 저 미친 놈한테 밑천 뺏기기 싫어서 기권한 거지 크게 문제가 있어서 그런 건 아닌 거 알지 않나?”


주관후라는 낭인 신분으로 용봉지회에 참가한 전대 팽가주 팽도는 웃으며 구석에 앉아 있는 누군가를 가르켰다.


“거 미친 놈이 말 하나는 잘 하는군. 빨리 잔이나 비우고 이 지긋지긋한 자리를 끝냅시다.”


용봉차 밑에 숨겨진 곡차를 마시고 있던 신승 거사가 천천히 건배사를 할 준비를 끝마쳤다.


“누가 할까... 아! 맞네. 저기 탕마검노도 이번에 오지 않았나? 탕마검노. 오랜만에 얼굴도 봤는데 자네가 한번 하겠나?”


“거 우승한 건 난데...”


“허허, 저 한 번 봐 주십시다. 저 미친 놈이 어찌나 이기고 싶었으면 나랑 싸울 때는 영약까지 하나 먹지 않았소.”


이팔위의 말에 구석에서 땀을 흘리던 정천이, 이제는 피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삐질삐질 땀을 흘리며 앞으로 걸어나와 모두에게 포권지례를 대했다.


“... 무림말학이 여러 고인분들의 회포를 방해한 듯 합니다. 부디 물러가게 해 주십시오.”


정천의 말에 백천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 그 얼굴로 자네가 탕마검노 정가 놈이 아니란 말인가?”


“....예.”


“자네의 단전에서 흐르는 정순한 내력과 보법, 호흡과 튀어나오지 않은 태양혈. 무엇보다 범인과 다를 바 없는 그 몸을 보면 자네는 분명 정가가 맞지 않나?”


술잔을 기울이던 냉철한 야율표기의 눈빛이 조용히 빛나며 질문을 이어나갔다.


정천은 그 자연스런 위압감에 침을 꿀꺽 삼키고 대답했다.


“소인의 조부께서 탕마검노라는 별호를 쓰셨습니다. 그리고 격체전공 끝에 두 달 전 타계하셨습니다. 교육과 지도에 탁월하신 조부께서 부족한 저를 가르치시어 미진한 몸으로 그분의 진전을 이었다 자부하고 있긴 합니다만...”


...


거대한 누각에 소름끼치는 정적이 울려퍼졌다.


“... 그러면 지금 탕마검노의 후계가 나한테 도법을 뺏어갔다고?”


팽도가 어리둥절하며 말했다.


“진짜로 비무 전에 영약까지 한 번 마시고 온 광인이 새파랗게 젊은 어린 놈이 할 수 있는 일이란 말이냐?”


무선자가 보기 드문 눈을 보이며 당황했다.


“혹 자네 나이가 몇인가?”


신승이 물었고, 정천은 조용히 올해로 스물이 되어간다고 답했다.

““참인가?””


장내의 분위기가 일순간 확 뒤바뀌었다.


그러니까 지금, 저 어린놈이 전대 팽가주와 종남의 장문인, 게다가 신승 거사와 같은 무림의 노괴를 꺾고...


용봉지호의 피로연에 참석했다 이 말인가?


간신히 거기까지 생각을 마친 백천이 뭐라 입을 열려는데, 정천의 옆자리에 앉아 있던 청진이 한 발 빨랐다.


“허하하하! 그렇단 말이지? 스물. 스물? 좋은 나이로고. 자네 혹시 의형제 생각 없나? 아니면 화산의 아름다운 정경에는?”


염치 없는 놈.


“호호호, 소협. 용봉지회가 처음이셔서 피로연의 규칙을 모르시는군요? 이 자리에서는 한 번씩 농담을 하곤 한답니다. 소녀가 검후라니, 참 재미있는 농담이었지요?”


기사멸조를 한 년


“내가... 어린 시주에게 주먹질을... 주먹질을...”


유일한 양심을 가진 놈을 지나 더 많은 아귀들이 정천에게 몰려들었다.


“저... 소형제. 이거 맛있다? 함 먹어볼래?”


식탁째로 음식을 들고는 사뿐히 걸어와 자연스레 옆에 앉는 걸선녀는 양반이었다.


“야 비켜 이 할망구들아! 어딜 젊고 창창한 백도의 동량에게! 소협! 자네 좋은 혼처 생각 없나?”


자신보다도 더 어린 나이의 외모를 가지고 월하노인을 천명하는 남궁가주를 지나고


“저게... 스무살? 스무살이 내 도법을 뺏어가? 끼에에엑!”


수천배의 시간 속에서 절규하는 팽가주를 지나며


“쓰으읍, 파... 히야. 거 젊은 무인의 칼은 냄새부터 다르구만! 소협! 비무!”


“비무! 비무! 결코 제발 비무! 제발 비무!”


정천의 검과 칼의 냄새를 맡던 무선자가 발광하는 것을 본 야율표기가 연쇄폭발처럼 비무를 외치는 광란의 장을 넘어


조용히 미소 짓는 중성적인 소녀의 상과 벌써부터 정가장에 투자를 준비하는 돈벌레의 상을 밟고서 백천 진인이 튀어나갔다.


“다 꺼져! 내가 먼저야!”


“늙은이! 조용히 죽어!”


결국 쇳소리가 울려퍼졌다.


“저... 그냥 나가면 안 될까요?”


정천은 제 눈앞에서 빛나는 강환들이 떠오르는 것을 목도했고, 결국 울상을 지어보이며 제 조부를 원망했다.


‘할아버지. 말 좀 잘 해주시지...’


하지만 눈 앞의 강환은 정천의 탄식에도 사라질 생각을 안 했고...


정덕 8년, 개봉의 자랑이었던 천명누각이 의문의 사고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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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3. 구주팔황 복잡기괴(九州八荒 複雜奇怪) 21.12.30 213 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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