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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키치타
작품등록일 :
2022.08.11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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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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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1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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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필립의 협박.

DUMMY

52화




베르나드 대표와 율리안 이사가 돌아간 후 나와 프랭키는 자리에 남아 식사 동안 마셨던 와인의 취기를 날릴 겸 커피를 새로 주문했다.


“무슨 내용이죠?”

“필립이 이번 합병을 반대한다며 자신을 협박했다고 했어.”

“협박 내용은요?”

“얀 대표의 세금포탈이야.”


‘세금포탈?’


비밀 노트와 일기장에는 얀 대표와 관련된 치명적인 내용은 없었다.


오히려 필립에게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는 몇몇 선수들과 맺은 이중 계약서와 회사 자금을 횡령해 프랑스와 스페인에 주택을 매입한 정황은 나와 있었지만 얀 대표의 세금포탈은 처음 듣는 이야기다.


혹시 내가 모르는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 그렇군요. 다른 얘기는요?”

“자신이 회사에 복귀해 ASM을 이끌겠다고 말했나 봐. 당신에게 결코 회사를 넘길 수 없다며 분개하더니 마지막에 세금포탈을 꺼내 들어 협박한 모양이야.”

“카린의 반응은 어땠나요?”

“별다른 말은 안 했지만, 속으론 끙끙대고 있을지도 몰라. 아빠와 관련된 문제니까. 게다가 많이 초조한지 불안한 말투였어.”

“음. 네. 알겠습니다.”


전생에서 그들이 ASM을 붕괴시키고 끝내 합병을 성공한 원인은 스타급 선수들의 이탈과 필립을 따르는 직원들의 태업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얀 대표의 세금포탈로 카린을 협박했다. 최대 주주인 카린을 돌려놓는다면 합병을 막고 자신이 ASM의 수장이 될 수 있을 거라 판단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자신이 아닌 나에게 합병 회사의 수장을 맡긴다는 얀 대표의 유언은 적잖은 인간적인 배신감을 느끼기에도 충분했다.


실제 세금포탈이 존재하고 얀 대표의 명예를 위해 카린이 필립에게 ASM을 넘긴다면?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이 파편처럼 머릿속을 헤집고 다니자 오히려 취기가 사라지기는커녕 더욱 올라오는 기분이다.


“라이올라. 뭘 생각하고 있어?”


잠깐 멍하니 있었던 모양이다. 프랭키가 팔을 잡아 흔들었다.


“...아 미안해요. 오늘은 시간이 늦었으니 내일 일찍 나단으로 돌아갑시다. 카린을 만나야겠어요.”

“알았어.”

“브라이언과 수현 씨는?”

“선생님 모시고 쇼핑몰로 갔어.”


다음날 베르나드 대표가 제공한 직원들의 선물을 챙겨 뮌헨으로 이동해 그곳에서 기차를 타고 나단으로 향했다.


아르헨티나와 독일로 이어지는 긴 여정을 보냈기에 브라이언은 휴가를 내고 하루 쉬기로 했고, 선생님은 곧장 메디컬 센터로 이동해 밀려던 진료 일정을 소화했다.


그리고 난 곧장 카린에게 연락을 취해 프랭키와 차수현을 데리고 얀 대표의 저택으로 이동했다. 카린과 미팅 후에는 프랑크 회장도 만나기로 했다.


“프랭키, 차수현 씨 안 피곤해요?”

“괜찮아. 우리보다 당신이 피곤하겠지.”

“하하. 네”


혼자서 카린을 만나겠다고 했지만, 결국 고집 센 프랭키과 차수현은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이번 방문에 동참했다.


프랭키는 전반적인 합병 업무를 맡고 있기에 카린을 만나 아디다스와 나눈 결과를 보고해야 했다. 게다가 얀 대표의 세금포탈과 관련된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선 전문가인 차수현도 필요했다.



띵동!


“어서 오세요. 라이올라. 두 분도 함께 오셨군요.”

“안녕하세요. 카린.”


거실로 들어서자, 지난번 직원들과 손님들로 북적대는 장례식과는 달리 인기척 하나 없는 조용한 실내 분위기였다.


“앉으세요.”

“네.”


거실 책장에는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얀 대표의 초상화가 보였다. 옆으로는 오래전 찍어둔 빛바랜 가족사진과 귀여운 학생복은 입고 있는 꼬마 카린도 볼 수 있었다.


이곳은 주변 인가와 한참 떨어진 곳이고 혼자 살기에는 너무 큰 저택이다. 방범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해도 마음만 먹는다면 어렵지 않게 침입할 수 있는 올드한 저택 구조였다.


1층엔 큰 거실을 제외하고도 네 개의 큰방이 있고 2층만 해도 작은 방이 다섯 개나 있었다. 하물며 얀 대표가 서재로 사용하던 방은 현재 먼지만 쌓여가고 있을 것이다.


“바이에른 출장은 잘 갔다 오셨나요?”

“네. 덕분에 잘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이건 아디다스에서 보내온 선물입니다. 운동화입니다.”

“아. 네 고마워요.”


“카린. 이 집은 혼자 살기에 너무 큰 집인데다 메이드가 함께 있다고 해도 여자 두 분이 지내기에는...”


나의 말에 카린은 싱긋 미소를 보였다. 오지랖일 수도 있겠지만 필립이 협박을 했다면 또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뭐. 괜찮아요. 메이드와 단둘이 살기에 크긴 하지만 방범 시설도 잘되어 있고 저녁엔 조용해서 지낼만해요.”


괜찮다고 했지만, 그녀의 표정은 어두워져 있었다.


“우선. 아다다스와 나누었던 미팅 결과를 프랭키가 보고해드릴게요.”

“네.”


프랭키의 보고가 시작되자, 함께 사는 중년의 여자 메이드가 향긋한 향기를 뿜어내는 차를 가지고 거실로 들어왔다.


프랭키와 차수현은 최초의 합병 회사 지분을 설명한 이후 아디다스 측 의견을 제시했다. 물론 우리가 요구한 내용을 그들이 요청한 것으로 꾸민 것이다. 뭐 그래봐야 금방 눈치를 채겠지만.


프랭키는 진지한 표정으로 아디다스의 요구사항과 이후 변동되는 지분 관계를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러니까. 제가 가진 지분에서 십 퍼센트를 그쪽에서 추가로 인수하겠다는 말이군요.”

“네 맞습니다. 하지만 아디다스 측에서 추가 지분을 인수하더라도 합병 회사의 최대 주주는 여전히 당신입니다.”


허리까지 숙여 테이블에 놓인 자료를 유심히 살피던 카린은 프랭키의 설명이 끝나자 허리를 펴고 소파에 몸을 기대더니 나에게 시선을 돌렸다.


“라이올라. 저를 믿지 못하시나요?”

“....”

“카린. 우리의 제안은 그런 뜻이 아니에요.”

“프랭키. 미안하지만 지금은 라이올라와 대화를 하고 싶어요.”

“아. 네”


누가 봐도 경영권 방어를 위한 지분 매입인 걸 알 것이다. 하지만 의도가 순수하냐 아니냐는 또 다른 문제다.


“카린. 오히려 저를 믿는다면 프랭키가 제시한 지분에 동의를 해주세요. 앞으로 그 어떤 도전도 막아내겠습니다. 아버님의 회사를 지켜내겠습니다.”


나의 말이 끝나자, 그녀는 유심히 나를 쳐다보더니 살짝 입꼬리를 올렸다. 그가 기댈 수 있는 사람은 현재로선 나뿐이다.


“그래요? 대신 조건이 있어요.”

“...네?”

“어려운 조건은 아니에요.”


프랭키와 차수현의 표정이 한순간에 굳어졌다. 아디다스와 미팅을 가지면서 당황스러운 일을 몇 번 겪다 보니 또 한번 초조함을 느끼는 모양이다.


“이 집을 떠나서. 당신 회사 숙소로 들어갈까 해요.”

“...네?”


이번엔 나의 표정이 굳어졌다.


집이 너무 크다. 위험하다. 괜한 오지랖을 부린 게 순간 후회가 들었다. 갑자기 그녀는 왜 좁아터진 사무실로 오겠다는 건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곳엔 빈방도 없었다.


프랭키와 차수현은 예상치 못한 조건이지만 생각보다 충격이 적은지 굳었던 표정을 풀었다.


“카린. 당신이 지낼 방이 현재로선 없습니다. 아니면 사무실 주변에 근사한 집을 구입해 그곳으로 이사를 하는 건 어떨까요.”

“당신들과 함께 사는 게 저의 조건입니다.”

“그게. 무슨..”


순간 프랭키가 긴 팔을 들어 나의 말을 저지하고는 곧장 입을 열었다.


“방이 있습니다.”

“프랭키 무슨 방이 있다는 거죠?”

“브라이언을 내보내면 됩니다. 제가 그곳으로 옮기죠. 현재 제가 사용 중인 창가 쪽 방을 카린이 사용하세요.”

“고마워요. 프랭키.”

“아니. 그곳엔 메이드도 없고 직접 요리를 해서 식사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잠자리도 불편할 수 있고 현재 사용하는 방보다 훨씬 좁습니다.”


“....전 친구들이 필요해요.”

“......”



*



결국, 그녀는 우리가 제시한 지분율에 동의했다. 비록 브라이언이 방을 빼앗기는 웃지 못할 결과가 나왔지만, 그렇다고 여기에 혼자 둘 수도 없는 문제였다.


이후 우리는 필립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필립과의 통화 내용을 전했고, 구체적인 내용을 듣고 나니 녀석의 의도를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얀 대표와 수년간 회사를 키워온 필립은 다른 사람도 아닌 철천지원수 같은 나에게 합병 회사의 수장을 맡긴다는 건 도저히 용납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얀 대표의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그녀에게 협박했을 테고. 이제 첫 발을 쏘았으니 앞으로 녀석의 움직임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평소 성품이라면 돈에 욕심내셨던 분은 아닙니다. 다만 실무 담당자의 작은 실수가 있을지도 모르니 내용을 파악해보겠습니다.”

“네. 하지만 제가 모르는 일이 있을지도 몰라 걱정이 되네요.”

“경찰에 신고하는 건 어떨까요?”

“아직 정확한 내용을 모르니 그건 조금 기다려보죠.”


없던 소문도 만들어 내는 필립이니, 얀 대표가 엮인 비리를 만들어 내는 건 어려운 일도 아닐 것이다. 게다가 영악한 로멜루도 함께 있고.


어쨌든 얀 대표의 세금포탈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프랭키와 차수현이 회사 담당자를 만나 구체적인 증거와 정황을 파악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빠른 시일에 준비할 테니 그 시점에 맞춰 이사하시죠.”

“고마워요.”


우리는 그녀와 인사를 나누고 큰 저택을 빠져 나왔다. 새로운 지분율에 카린이 동의했으니 이제 남은 건 프랑크 회장의 동의만 구하면 된다.


그의 지분율은 변동이 없기에 별다른 문제만 없다면 반대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나단으로 이동해 회사를 지나쳐 곧장 프랑크 회장의 저택으로 이동했다.


띵동.


“어서 오세요. 라이올라. 회장님께서 안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늘 친절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베슬리였다.


“안녕하세요. 베슬리.”

“네 변호사님도 오셨군요. 아. 차수현씨도 함께 오셨네요.”

“안녕하세요.”

“하하. 네 저를 따라오시죠.”


우리는 베슬리를 따라 거실로 이동했다. 크고 두터운 문이 열리자, 자욱한 담배 연기가 흘러나왔다.


“회장님. 갑자기 왜 담배를..”

“어. 어서 오게. 그럴 일이 좀 있었어.”


순간 느낌이 좋지 못했다.


슬쩍 베슬리를 쳐다보니, 그의 미소도 이미 사라졌고 입도 굳게 다물었다.


“어서들 앉아. 베슬리 차 좀 준비해 주게.”

“네. 회장님.”


난 프랑크 회장의 오른 편에 앉아 그의 표정을 주시했다. 평소처럼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표정이 아니었다. 무슨 곤란한 상황이라도 처했는지. 순간 필립의 얼굴이 떠올랐다.


“혹시 필립이 찾아왔었나요?”

“하하. 역시 자네 눈치 하나는 못 당하겠어.”

“무슨 일로?”

“음.. 그건 나중에 이야기하고. 아디다스가 요청한 지분율을 먼저 알려주게.”


필립의 방문이 궁금했지만, 서두른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었기에 더 이상 그와 관련된 말을 꺼내지 않았다.


리포트를 나눠주던 프랭키와 차수현이 지분율을 설명하기 시작하자 프랑크 회장은 작은 은테 안경을 쓰고 유심히 검토하기 시작했다.


“카린의 지분을 일부 인수하겠다는 말이군.”

“네. 그렇습니다.”

“아디다스와 공동전선으로 경영권 방어를 하겠다는 말이군.”

“네. 맞습니다. 카린은 자신을 믿지 못하겠냐고 하더군요.”


나의 말이 끝나자, 프랑크 회장은 안경을 벗어 테이블에 올려놓더니 몸을 돌려 나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하하하.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 그렇다면 자네는 나 역시 믿지 못하나?”


프랑크 회장의 태도에 프랭키와 차수현의 표정이 일순간 굳어졌다.


“회장님은 더욱 믿을 수가 없습니다. 제가 수장으로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다른 선택을 하실 분이시니까요.”

“.....”


프랭키와 차수현의 미간이 좁혀졌고 머리에 찬물이라도 쏟아졌는지 꼼짝없이 동작을 멈추고 앉아 있었다.


짝짝짝!


“하하하하.”


“좋아. 사업을 한다면, 아니 수많은 직원의 생계를 책임지는 수장이 되겠다면. 그 정도 배짱과 각오는 있어야지. 사소한 인연을 들이대며 지저분하게 협박이나 하는 필립과는 역시 달라.”

“네. 회장님의 믿음에 보답하겠습니다.”

“그래. 나 역시 동의를 하겠네. 그리고 두 사람은 잠시 자리를 비워주게. 단둘이서 이야기를 좀 해야하니.”


“회장님. 프랭키 변호사와 차수현 씨는 이번 합병의 최고 실무 담당자입니다. 이들에게 그 어떤 비밀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들은 저보다 훨씬 입이 무거운 사람들입니다.”


프랑크 회장의 입이 벌어지더니 눈까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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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완) 합병회사의 수장이 되다. 22.10.13 110 5 15쪽
» 필립의 협박. 22.10.12 103 6 13쪽
51 아디다스의 스트리트 패션 22.10.11 111 6 14쪽
50 최대 주주가 누구죠? 22.10.10 112 6 13쪽
49 뭐! 필립! 22.10.05 135 8 14쪽
48 브라이언이 최종 결정권자입니다. 22.10.04 156 8 13쪽
47 그건 무효예요. 제가 먼저 계약했습니다. 22.10.03 157 8 15쪽
46 아디오스 리오넬 메시. 22.10.01 174 10 13쪽
45 메시를 저에게 맡겨 주세요. 22.09.30 172 8 13쪽
44 프랭키 진행합시다. 22.09.29 184 9 13쪽
43 빨라진 시간 흐름 2 22.09.28 172 8 14쪽
42 빨라진 시간 흐름 1. 22.09.27 182 8 14쪽
41 차민호 정신차려! 22.09.26 184 8 13쪽
40 결국 아르센 뱅거를 잡았다. 22.09.24 188 9 14쪽
39 저 친구를 꼭 잡아야 합니다. 22.09.23 192 8 13쪽
38 당신은 프랑스 축구의 미래입니다. 22.09.22 196 8 13쪽
37 반갑습니다. 지네딘 지단입니다. 22.09.21 231 10 12쪽
36 지단의 앞길을 막을 셈인가요. 22.09.20 224 8 13쪽
35 당신의 친구가 죽는다고! +1 22.09.19 229 10 13쪽
34 꼭 그 방법밖에 없어? +1 22.09.17 212 9 13쪽
33 거래의 첫번째 조건 2 +1 22.09.16 211 9 14쪽
32 거래의 첫번째 조건 1 +3 22.09.15 237 9 13쪽
31 이제 당신은 저의 선수입니다. +1 22.09.14 229 9 13쪽
30 루드를 스트라이커로 2 +1 22.09.13 240 10 14쪽
29 루드를 스트라이커로 1 +1 22.09.12 235 11 13쪽
28 투자 제안을 받아드리다. 그리고 +1 22.09.10 242 12 14쪽
27 프랑크 회장의 투자 제의 +1 22.09.09 247 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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