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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키치타 님의 서재입니다.

구단주가 된 슈퍼에이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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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키치타
작품등록일 :
2022.08.11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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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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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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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2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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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반갑습니다. 지네딘 지단입니다.

DUMMY

37화.




그에게 던진 제안은 즉흥적인 생각이 아니었다. 사업계획이라는 거창한 타이틀까지는 아니지만, 나 나름대로 라이올라 컴퍼니의 미래를 생각해왔다.


그중 하나가 유럽 5대 리그와 남미 그리고 한국에 우리의 로컬 에이전트를 두는 것이다. 우수한 선수는 많지만 브라이언과 내가 전 세계를 직접 돌아다니며 유망주를 발굴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시간과 공간을 이겨 내기 위해선 로컬 에이전트가 꼭 필요했다. 프랑스 로우가 그 시발점이 될 것이다.


그리고 현대적인 축구 훈련법으로 수많은 유망주를 탄생시킨 아약스의 유스 시스템을 접목해 각국에 어린 선수들을 키워내는 축구교실을 열 예정이다.


내가 살았던 전생에는 은퇴한 유명 선수들이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축구교실을 열었지만, 난 보다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그 일을 이십 년 앞당겨 실행할 것이다.


마른침을 삼키던 로우는 굳게 다문 입을 마침내 열었다.


“좋습니다. 제안을 받아들이겠습니다.”


한껏 몸을 움츠렸던 브라이언과 로멜루는 결승 골을 지켜보는 관중처럼 벌떡 일어나 서로의 손을 맞잡았다. 그리고 그의 결심이 나오자, 환한 눈빛으로 로우와 나를 번갈아 쳐다봤다.


나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하하하. 저 역시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아직 지단의 최종 결정이 남아 있지만, 오랫동안 함께 지내온 로우의 결정과 국가대표 발탁이라는 옵션에 그 역시 거부하지 못할 것이다.


“내일 오전 지단이랑 다시 오겠습니다.”

“그러시죠.”


처음 만날 땐 손만 내밀더니, 이번엔 손을 내밀고 허리까지 숙였다. 아직 최종 계약서를 작성한 건 아니지만 나는 당당히 라이올라 컴퍼니의 대표이고 그는 이제 막 면접을 끝낸 우리 회사의 프랑스 지부장이다.


“라이올라. 왜 먼저 말을 안 했어? 매번 이렇게 놀라게 할 거야?”

“브라이언 미안해. 아침부터 정신이 없었어. 다음엔 미리 말할게.”


그가 떠난 후. 우리도 식당에서 나와 방으로 올라갔다. 로멜루는 친구를 만나겠다며 호텔을 빠져나갔고, 브라이언은 자신의 방이 아닌 나의 뒤를 따라 들어왔다. 녀석은 자기 방에 온 것처럼 곧장 넥타이를 풀더니 팔을 베고 침대에 누웠다.


지단과의 계약을 마무리 짓기 위해 또 한 명의 지인에게 연락을 취할 생각이다. 지단을 위한 선물을 마련하는 일이지만, 세 번째 계획를 준비하는 시작이기도 했다.



넥타이를 풀어 헤치고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 녀석에게 던져주고, 나 역시 시원한 한모금을 들이키며 아디다스 최고경영자인 베르나드 타피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세요 베르나드”

[와우! 라이올라. 오래간만이야.]

“잘 지내시죠.”


아디다스 수장인 베르나드와는 여태 본 적도 없고 연락을 취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환생 이후 라이올라로 연기하며 여러 사람을 만났더니 이젠 완전 몰입이 되어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처럼 말투와 행동이 익숙해졌다.


에매 자케도 그랬고, 베르나드도 마찬가지고 단 여전히 프랭키만은 예외였다.


[그럼. 자네 덕분에 아직 잘리지 않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네. 근데 무슨 일인가? 인사차 연락을 했을 리는 없을 테고.]

“자주 인사를 드려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하하하 왜 그러나. 사람이 변하면 빨리 죽어.]


이미 한번 죽은 몸이다. 전생에서 내가 변했기에 죽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디다스를 위해 부탁드릴 일이 하나 있습니다.”

[뭐. 우리를 위해? 그래 뭔가.]


아디다스 대표 베르나드 타피아.


일상 속을 파고들어 혜성처럼 나타난 나이키의 승승장구에 아디다스의 가세는 점점 줄어들었고, 창업자들이 줄줄이 퇴진하며 내놓은 주식을 당시 라이올라와 IMC 증권 바트 로세하르데의 권유로 아버지는 지분을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되었다.


그리고 친분이 깊었던 프랑스 프로 축구팀 낭트의 대표였던 베르나드에게 아디다스의 수장 자리를 맡겼다.


아디다스의 역사는 베르나드 타피에가 전문경영인으로 나선 전, 후로 운명이 나누어진다. 그가 수장으로 임명되고 2년 후. 스포츠 브랜드에 국한된 아디다스의 이미지는 대중적인 브랜드로 확장되는 중요한 계기를 갖게 된다.


물론 그 과정에서 생길 중요 이벤트에 내가 다리 한쪽을 슬쩍 올릴 생각이다.


그런 그에게 아주 작은 부탁을 했다.


아디다스를 끔찍이 좋아하는 지단을 모델로 삼아달라는 부탁이다.


그는 유벤투스 시절 아디다스 모델로 선정되고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부유한 친구들이 신고 다니는 삼선 운동화를 무척이나 부러워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우리 쪽에서 사람을 보낼게요. 실무 협상 후 최종적으로 저에게 답을 주시면 됩니다.”

“재능 있는 선수라는 말이군.”

“네 조만간 프랑스 국가대표로 발탁이 될 겁니다. 궁금하시면 에매 자케 감독님과 통화를 한번 해보시죠.”

“하하 아니야 자네가 추천한다면 믿을만한 선수겠지. 좋아 사람을 보내게.”


지단이 아디다스 모델이 될 시점은 그가 국가대표로 발탁되고, A 매치 경기를 앞둔 어느 한 시점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벤트를 열 것이고 그 이벤트는 새롭게 만들어질 회사 마케팅팀에서 진행할 것이다. 이 일은 전생에서 욕을 처먹고 일했던 나의 전문 영역이기도 했다.


통화를 듣고 있던 브라이언은 마치 마술 쇼를 관람하는 어린아이처럼 멍해져 있었다.


베르다드와 통화를 끝내고 친구를 만나러 간 로멜루에게 바로 연락을 취했다. 그에게 호텔로 돌아오면 잠시 만나자는 내용을 전했다.


이 친구에게 회사 마케팅 업무를 맡길 생각이다. 라이올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밝혔지만, 일단 그를 붙들어 둘 것이다. 대비책도 갖고 있지만, 그에게 기회를 줄 생각이다.


저녁 무렵 친구를 만나고 돌아온 로멜루가 방으로 찾아왔다.


“로멜루”

“네 라이올라.”

“당신은 오늘부터 라이올라 컴퍼니의 에이전트가 아니고 마케팅 담당자입니다.”

“네?”


갑작스러운 보직 변경 소식에 그의 눈이 번쩍 커졌다. 뜬금없는 제안에 저런 반응을 보이는 건 어쩌면 당연했다. 지금 그 이유를 자세히 알려 줄 필요는 없어 바로 다음 지시를 내렸다.


“내일 즉시 독일 바이에른 아디다스 본사로 출발해주세요. 이야기해두었으니 베르나드 대표를 만나시면 됩니다. 상세한 내용은 이메일로 보내놓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내일 지단을 만나기로 한 건...”


혹시나 자신이 좋아하는 지단을 못 보고 갈까 봐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그는 대답을 하며 나의 눈치를 살폈다.


“출발 일정은 지단과 미팅을 끝낸 후로 잡으세요.”

“아. 감사합니다.”


그가 방을 빠져나가자, 브라이언이 황급히 나에게 다가왔다. 아무래도 뜬금없는 보직변경과 그 사유가 궁금했던 모양이다.


“라이올라. 그게 무슨 말이야. 로멜루를 마케팅 담당자로 변경한다니...”

“브라이언. 내 생각엔 로멜루는 에이전트보다 마케팅 담당자로 일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뭐. 언제는 선수 보는 안목이 좋다며?”


‘그렇지. 선수 보는 안목이 너무 좋아 나중에 문제가 생기는 거지.’


답답하겠지만, 알고 있는 비밀을 말해 줄 수도 없고. 나 역시 솔직한 사정을 말하지 못해 미안하기만 했다.


“어쨌든 우리는 인원이 작은 회사고, 전문 업무 영역은 커져가고 있으니 단지 역할을 배분한 것 뿐이야. 향후 인원이 늘겠지만, 당장은 있는 사람을 활용해야지.”

“그럼 난?”

“브라이언. 넌 총괄 관리 부사장이야. 너와 나는 모든 일에 관여해 진두지휘해야 한다고.”

“아. 그래? 근데 내가 언제부터 부사장이지?”

“지금부터 당신은 라이올라 컴퍼니의 총괄 부사장이다.”


결국, 브라이언은 어깨에 잔뜩 힘을 주고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나단으로 돌아가 정식 발령을 낼 것이고 명함도 바꿔 줄 생각이다.


브라이언이 나가자 곧 바로 휴대폰 벨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따르릉! 따르릉!


발신자는 호나우두의 후견인 자이르지뉴.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라이올라입니다.”

[반가워요. 라이올라.]

“네 잘 계셨죠? 호나우두의 치료는 어떤가요?”

[덕분에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근엔 컨디션도 좋아 경기력도 아주 좋습니다. 하하하.]

“네 다행입니다.”

[전화를 드린 용건은 지난주 PSV 스카우트 팀이 다녀갔어요. 호나우두에게 관심을 보이길래 미팅 자라에서 당신의 연락처를 알려줬더니 꽤 놀라더군요.]


‘벌써?’


그의 축구사에서 올 시즌이 끝나는 내년 여름이면 PSV 에인트호벤으로 이적한다. 하지만 이렇게 빨리 그들이 움직일 줄은 생각을 못 했다.


“네 알겠습니다. PSV에서 연락이 오면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때쯤 호나우두와 함께 이곳으로 한번 오시죠.”

[네. 이곳과도 곧 계약이 끝나가니, 조만간 나단으로 찾아뵙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


다음날 아침.


어젯밤 자이르지뉴와 통화를 끝내고 또 한 통의 전화를 받았지만, 모처럼 푹 잠을 잤다. 아침 일찍 날아온 플로리안 어머니 전화 연락에 힘들게 잠에서 깼지만, 반가운 소식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중환자실에 있는 플로리안은 수술 후 별다른 증상 없이 잘 지낸다는 소식이었다. 게다가 이식한 인공심장이 아주 원활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는 의사의 소견도 전해 주었다.


똑똑.


“라이올라. 시간 됐어요. 지금 로우와 지단이 라운지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네 바로 나갈게요.”


얼른 옷을 갈아입고 방을 나서자, 로멜루와 함께 브라이언이 복도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부사장 발령을 냈더니 녀석의 표정은 다부져 보였고 어깨에 힘은 여전했다. 역시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모양이다.


1층에 도착하자. 아직은 머리숱이 풍성한 지단이 로우와 함께 근사한 정장을 입고 나타났다.


“저기 있네요.”

“네..”


우리는 가볍게 악수하고 예약해 둔 작은 방으로 이동했다.


“정식으로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라이올라입니다.”

“네 저는 지네딘 지단입니다.”


그의 손을 잡자, 손끝에서 시작한 찌릿한 전기가 온몸을 감싸고 돌았다. 스타 선수는 스타 감독이 될 수 없다는 명제를 깨트린 바로 그사람이다.


마르세유 턴으로 유명한 지단과 손을 잡다니, 삼류 축구 선수로 대학 시절을 보내며 그를 경외했던 나로선 보통 영광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베르캄프와 축구 시합을 했고, 마크와 에드가 그리고 세도르프가 나의 선수가 되었다. 반니와 호나우두에 이어 지단이라니. 그의 손을 놓자 꿀꺽하고 마른침을 삼켰다. 이러다가 레알 마드리드의 구단주가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앉으세요.”


어느 정도 예상을 하고 내려왔지만, 그의 얼굴을 보는 순간 오히려 내가 그의 앞에서 면접을 보는 기분이다.


“혹시 저에게 궁금하신 내용이라도 있나요? 있다면 말씀해 보시죠.”


그는 이런 자리가 어색하고, 묻고 싶은 질문이 쑥스러운지 슬그머니 미소를 보였다.


“여기 오면서 이야기를 들었지만. 한 가지 궁금한 건 국가대표 발탁을 책임진다고 들었는데 사실 믿기지 않습니다.”


국가대표 경력은 선수 개인적으로 명예스러운 일이지만, 빅 리그 진출을 염두에 둔 선수에겐 성공의 지름길이나 다름없었다.


큰 이벤트인 국가 대항전에서 자신의 실력을 빅 리그 스카우트에게 선보여야 하고, 눈도장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모든 선수의 관심사이기도 했다. 주전으로 뛴다면 더할 나위도 없고.


“제 말이 믿기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이분의 말은 믿을 수가 있을 겁니다.”


똑똑.


나의 말이 끝나자, 입이라도 맞춘 듯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조금 전 호텔 로비에서 기다리던 그가 문을 두들긴 것이다.


“네 들어오세요.”


문이 열리고 그가 모습을 드러내자, 모여 있던 사람들의 눈이 커지더니 결국 입을 다물었다. 나는 지단의 눈빛을 살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침 제때 잘 오셨네요. 에메 자케 감독님.”

“어허. 이 사람 아직 코치라니깐.”


가장 놀라워 한 건 지단이었다. 그는 차기 국가 대표 감독으로 하마평에 오른 에매 자케 코치를 모를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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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차민호 정신차려! 22.09.26 183 8 13쪽
40 결국 아르센 뱅거를 잡았다. 22.09.24 188 9 14쪽
39 저 친구를 꼭 잡아야 합니다. 22.09.23 192 8 13쪽
38 당신은 프랑스 축구의 미래입니다. 22.09.22 196 8 13쪽
» 반갑습니다. 지네딘 지단입니다. 22.09.21 231 10 12쪽
36 지단의 앞길을 막을 셈인가요. 22.09.20 224 8 13쪽
35 당신의 친구가 죽는다고! +1 22.09.19 229 10 13쪽
34 꼭 그 방법밖에 없어? +1 22.09.17 212 9 13쪽
33 거래의 첫번째 조건 2 +1 22.09.16 210 9 14쪽
32 거래의 첫번째 조건 1 +3 22.09.15 237 9 13쪽
31 이제 당신은 저의 선수입니다. +1 22.09.14 229 9 13쪽
30 루드를 스트라이커로 2 +1 22.09.13 239 10 14쪽
29 루드를 스트라이커로 1 +1 22.09.12 235 11 13쪽
28 투자 제안을 받아드리다. 그리고 +1 22.09.10 242 12 14쪽
27 프랑크 회장의 투자 제의 +1 22.09.09 247 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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