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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솔로가 된 카사노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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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무걔
작품등록일 :
2022.11.22 21:52
최근연재일 :
2022.12.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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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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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극복과 영광

DUMMY

-딩딩딩~ 굿모닝~

딩딩딩~빱빱빠빱빠 빱빠빠빠 굿모닝~

빱빱빠빱빠 빱빠.


어제 가면무도회에서 술도 먹고 신나게 놀아서 그랬는지 평소처럼 바로 알람을 끄지 못한 진다훈.


“끄으으응···. 피곤하다”

그래도 알람을 끈 후 다시 잠들지 않고 바로 일어났다.

[피곤하네···. 일어나자···. 헬스장 가야지···.]


“기상···. 기상.”

진다훈이 몽롱한 상태로 한종팔과 이생망을 깨웠다.


하지만 다들 전날 무도회에서 무리를 했는지 깨어날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하긴 술을 평소에 거의 안하던 사람들이 아주 가끔먹어도 소주나 맥주를 먹던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어제는 샴페인이니 칵테일이니 하는 것들을 취할 때까지 마셔버렸으니 숙취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진다훈도 몸이 천근만근이었다.

눈은 뜨고 있지만 세상이 이상해보였다.

사실 이상하다고 인식도 못 하고 있었고 지금 가장 크게 느끼는 욕망은 바로 ‘잠’을 자고 싶다는 욕구였다.


‘잘까, 여태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잘 일어났는데···.’

피곤하기는 카사노바의 영혼 또한 마찬가지였다.

진다훈은 허리를 구부리며 앉아있다.

‘아···, 지금이 5시56분이니까···. 58분에 어차피 또 알람이 울리니까···.’

진다훈이 오른팔을 뒤로 뻗어 바닥을 짚었다.

그리고는 바닥에 있는 이불을 응시했다.

‘포근해보인다···. 포근하겠지···. 누우면 온 몸이 다 풀리겠지···.’

지금 냅다 허리에 힘을 풀고 자빠져버리면 현재 느끼고 있는 이 거대한 피곤함과 괴로움이 눈 녹듯 사그라질 것이었다.


바닥을 지탱하던 팔이 서서히 굽혀지며 상체에 힘이 빠지고 있었다.

‘아···. 천국이다···. 그래, 천국의 품으로 가자···.’

[정신 차려라! 진다훈!]

카사노바가 힘이 빠지며 누우려고 하는 진다훈의 몸을 억지로 지탱하며 막고 있었다.

‘아악! 안돼! 난 자고 싶다고!’

이미 눕기로 마음을 먹어버린 진다훈은 다른 것은 머리 속에 있지않았다.

잠이라는 것 하나만이 진다훈의 뇌에 가득 차 있었던 것이다.

‘2분! 2분 뒤에 알람 또 울린다고! 그때 일어나서 잠 깨면 되잖아!’

알람은 다시 울리게 되어있었다.

[일어나기로 한 시간은 5시55분 아니였어?]

‘맞지만 아직 시간이 남았다고!’

[첫 날에는 알람 듣자마자 벌떡 일어나서 뛰쳐나가더니 일주일정도 지났다고 이러기냐?]

‘아! 이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자는게 이득이겠다!’

[초심 잃었구만. 너 평생 내가 머릿속에서 시끄럽게 굴었으면 좋겠냐?]

잠자고 싶다는 생각만 100% 가득 차있던 진다훈의 뇌에 무언가 잊고 있었던 것이 들어섰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몇일 지났다고 그는 다른 사람의 영혼이 자신의 몸 속에 들어와 있는 것에 적응해버린 것 같았다.


[스스로와의 약속이지 않나? 5시 55분에 딱 일어나기 위해서 알람을 맞춘 것이 아니냐 이말이야.]

‘맞지···.’

[잠들기 전, 6시간 전에만 해도 5시55분에 일어날 것이라고 해놓고 이제 와서 5시58분에 일어나겠다고 하는거지?]

‘아니, 피곤하니까 조금만 더 자겠다는게 잘못 된거임?

6시 전에 일어나야 하는거 나도 안다고. 6시 전에는 꼭 일어날거라니까?’

[고작 3분4분을 더 잔다고 오늘 하루에 영향이 있냐?

6시간을 자고 일어났는데 몇 분 더 잔다고 피곤했던 몸이 완전히 개운해질 수가 있냐고.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어서 이렇게 조금씩 너 자신에게 관대해지다보면 5시58분이 되도 언젠가 ‘59분까지만 누워있자!’고 할 때가 올거야.]

‘······.’

진다훈은 어느 정도 납득이 되었다.

게임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에는 친구들과 5판만 하자고 피시방을 들어갔었다.

하지만 5판이 다 끝난 후에 진다훈과 친구들은 ‘막판?’을 시전하며 6판 째에 들어가게 됐고, 마지막판이라고 했던 그 판이 예상보다 깔끔하지 못한 경기력을 펼쳤거나 마지막에 대미를 장식하기엔 너무 재미가 없었던 판이 된 것이다.

그래서 ‘진짜 막판’이라며 욕심을 이기지 못하고 본인에게 관대해져 버린 것.

그리하여 생긴 단어들이 많이 나와있다.

‘찐막’, ‘레알찐막’. ‘레알참트루찐찐막’, ‘킹갓제너럴엠페러충무공마제스티···’.

그러다가 보면 어느새 아침이 밝아오고 ‘내가 왜 그랬을까’하며 후회를 하게 되었다.


[세상에서 중심은 자기 자신이야. 그 무엇보다 중요한 건 본인이라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스스로를 최대한 중요하게 여겨야 해.

그만큼 중요한 것이 자기자신인데, 스스로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은 스스로를 배려하지 않았고, 존중하지 않았다는 얘기야.

그 누구보다 배려하고 존중해야 할 존재가 자기자신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과의 약속은 잘 지키면서 스스로와의 약속을 어기면 되겠냐?]


*


“하나더!, 하나더!!”

‘아이씨, 하나 더 했는데 왜 또 하나 더 하라는거야!’

진다훈은 깨워도 일어날 의지가 없는 한종팔과 이생망을 뒤로 한 채 혼자서 헬스장을 왔다.


“다훈아, 이제 스쿼트 좀 알려줄게 일로 와봐.”

헬스장을 가니 안태양이 먼저 운동하고 있었다.

“근데 태양이, 니 몇시부터 와서 운동하는거고?”

“막 와서 옷 갈아입고 몸 풀고 있으니까 시작하니까 너 오던데?”

안태양이 스쿼트를 하는 공간으로 따라오라 손짓하며 말했다.

“니도 어제 가면무도회 간다고 했었다 아니가? 정무랑 같이.”

“어, 갔다왔지! 와! 진짜 재밌더라! 저번에 갔을 때랑 퀄리티가 완전 달랐어.

이번에 3년만에 열었어서 그랬는지 저녁만찬도 진짜 맛있었고 오케스트라니, 오페라니, 무도회 셋트장도 예전이랑 차원이 다르더만.

학교에서 그냥 돈을 쏟아 부었더라.”

오페라,무도회까지 다 즐겼다면 안태양 또한 피곤할만 한 상태였다.

“와, 술도 먹고 춤도 추고 했는데 아침 일찍 헬스장은 꼭 오나보네.”

진다훈이 대단하다는 듯 말했다.

“춤을 열심히 췄는데, 술은 안먹었지. 근.손.실 나거든.”

근손실.

진다훈은 너무나 당연하고 진지하게 말해서 도무지 진심이라고 밖에 받아들이지 못했다.

[와···, 안태양, 이거 보통 독종이 아니구만.]

“그래도 여자들도 있고···. 샴페인이랑 칵테일이랑 비싼 술도 많았던거 같은데, 한 모금도 안마셨나?”

“나 원래 술 안마셔도 잘 노는 타입이라, 원래 잘 안먹어.

헬스 시작한지 2년째 됐을 때부터 거의 안마신 것 같은데. 한 3년동안은 아얘 안마셨다고 보면되지.

일단 너 자세 한번 봐줄게 빈 바로 한 번 해봐. 스꽛!”

[술 안마시고 뭔 재미로 사냐!]


술을 잘 안마시는 것은 진다훈과 안태양의 공통점이었다.

“너는 술 많이 마셨나보네? 안색이 좀 안좋아보이는 것 같기도하고···.”

“어, 나도 원래 술 거의 안마시는데 어제는 분위기에 취해서 주량보다 많이 마셨다. 어우, 피곤하네. 하하···.”

진다훈이 어깨에 들고 있는 빈 바를 고정대에 놓으며 말했다.

“과음했으면 숙취 때문에 힘들텐데도 이렇게 이른 아침에 나온거야? 대단한데?”

“하하하하, 오늘 일어날 때 좀 많이 힘들긴 하더라.”

“그래서 지코 삼형제 중에 한명만 온 것이였구만? 제일 부지런한 것 보니까 너가 막내지코네! 큭큭”


진다훈은 안태양에게 칭찬을 받으니 기분이 좋아졌다.

힘든 몸을 이끌고 운동을 하러 헬스장에 나온 것도 뿌듯했지만 다른 사람에게,

그것도 살짝은 열등감을 느끼고 있었던 안태양에게 대단하다는 말을 들으니 몸에 힘이 생기는 듯 했다.

[제때 나오길 잘 했지?]

‘고맙다. 카사노바. 니 덕분에 정신차리고 나올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까 니 말이 맞았다.

만약에 아까 다시 잠들고 다음 알람이 울렸어도 피곤하다고 오늘은 건너뛰자고 했을거같다.’

카사노바는 뿌듯했다.

[건너뛰고 그냥 잤으면 너랑나랑 평생 이렇게 붙어서 같이 살아야 되는데, 때려죽여서라도 깨웠지 내가!]

‘그나저나 한 번 건너뛰고 6시 넘어서 일어나면 어떻게 되려나?’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땀이나 빼자. 아얘 안할 생각을 해야지! 난 하루라도 빨리 돌아가고 싶다고!]


*


“그럼 오늘은 스쿼트 자세 좀 알려준거 연습 좀 해봐. 난 이제 내 운동하러 가야겠다.”

안태양이 단백질 쉐이크통을 흔들며 말했다.

“오늘 많이 알려줘서 고맙데이! 니 운동하는 시간 뺏은 것 같아서 미안하네.”

“아니야, 내가 알려주고 싶어서 알려준건데 뭘, 모르는 것 있으면 다 물어봐, 아는 건 다 알려줄게.”

“아, 태양이, 니 술 안마신다고 했는데, 담배도 안피나?”

“담배는 못 끊겠더라. 전 여자친구가 담배냄새 싫어해서 잠깐 끊은적 있었는데 안되더라.”

진다훈은 ‘전 여자친구’라는 얘기에 솔깃했다.

“지금 여자친구는 괜찮대?”

모태솔로인 진다훈은 사실 본인의 전 여자친구가 없기 때문에 여자얘기를 하기 꺼려하는 성향이었다.

하지만 어제 한바탕 여자들과 놀아봐서 그랬는지 아니면 안태양과 가까워졌다고 느꼈는지, 자신이 물어보고 싶은 걸 물어보았다.

“지금 여자친구는 담배를 피는 애라서 같이 맞담하지.”

진다훈은 고맙다고 한 번 더 인사를 하고 런닝머신을 타러 갔다.

안태양의 그 캡틴아메리카같은 근육질 몸매를 보고 있으니 자신도 그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키 171cm에 몸무게54kg.

그야말로 멸치 그 자체였다.

‘나도 살 좀 찌워볼까···, 벌크업···.’

카사노바는 알고 있었다.

콜로세움의 전사들은 여성들에게 아주 인기가 많았다는 것을.

[다훈아. 아주 잘 생각했어. 솔직히 여태껏 내가 너한테 말해준 것들? 너가 잘 배웠다고 한 것들? 다 필요 없고 몸 좋으면 무조건 여자친구 생긴다.]

진다훈은 ‘무조건 여자친구가 생긴다’는 말에 아드레날린이 폭발하면서 런닝머신의 속도를 올렸다.


-삐비빅 철컥


“기상!!! 일어나세요 용사들이여!!!”

진다훈은 운동을 마치고 돌아와 아직도 쿨쿨 자고 있는 이생망과 한종팔을 깨웠다.

“아, 시끄러~, 오늘은 좀 자자, 개피곤함.”

한종팔이 눈을 감은 채 입만 뻐끔거리며 말했다.

“어우, 상당히 피로하구려. 진다훈 선생, 운동을 다녀온 것이오?”

때려도 안일어나던 이생망도 요즘은 잘 일어나고 있었다.

“암요! 눈이오나 비가오나 지켜야할 하루 루틴은 꼭 지켜야 된다 이말씀이외다!”

오늘 아침 기분이 좋은 진다훈이 이생망을 흉내내며 말했다.

“아유, 대단도 하시오. 짐은 조금 더 자야겠소···.”

그러고는 다시 깊게 잠들어버렸다.


“계란으로 단백질을 보충해주고···.”

아침을 챙겨먹고나니 9시에 있을 수업을 들어가기까지 1시간30분정도의 여유가 있었다.

잠시 쉬며 여유를 만끽했다.

‘살찌우는 벌크업 식단을 한 번 알아볼까···.’

[그것 좋지!]

진다훈은 휴대폰을 들어 무의식적으로 자주 들어가던 어플리케이션들을 탐닉했다.

그것들은 상당히 중독성이 있었고 한 번 보기 시작하면 그것에 흡수되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됬다.

정신을 차려보니 무려 1시간가량이 지나가 있었다.

‘와, 1시간이나 봤네.’

[벌써?]

카사노바도 놀랬다.

그러나 진다훈은 폰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하지만 1시간 정도를 탐닉하다보니 웬만한건 다 둘러봐서 더 이상 볼 것도 없었다.

‘맞다, 그때 ‘여자랑 통화하는 어플’에서 카톡 받었잖아. 걔한테 카톡이나 해볼까.’

[빨리 해라!]


진다훈은 그때 카톡녀를 찾았다.

자동적으로 사진을 한 번 쭉훑으며 말했다.

‘와, 이렇게 이쁜애를 왜 잊고 있었···.’

말문이 막혔다.

[어! 얘 유채은아니야?!]


작가의말

수행하러 다녀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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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가면무도회(4) 22.12.19 42 0 11쪽
16 가면무도회(3) 22.12.18 38 0 11쪽
15 가면무도회(2) 22.12.17 41 0 11쪽
14 가면무도회(1) 22.12.16 40 0 11쪽
13 근육 22.12.15 39 0 11쪽
12 움직임이 전부다 22.12.14 39 0 11쪽
11 하고자 하는자는 방법을 찾고 그렇지 않은자는 핑계를 찾는다 22.12.13 53 0 11쪽
10 굼뱅이의 저주 22.12.12 46 0 11쪽
9 고강도의 고통 22.12.05 39 0 11쪽
8 가르마펌 22.12.02 39 0 11쪽
7 근육통 22.12.01 40 0 11쪽
6 여자 목소리 22.11.29 52 0 11쪽
5 지불 22.11.28 47 0 11쪽
4 루저가 살아남기 제 1장 22.11.27 43 0 11쪽
3 얽히고 섥히다 22.11.27 50 0 11쪽
2 뭔가 이상하다 22.11.24 66 0 12쪽
1 지아코모 카사노바 +1 22.11.22 118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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