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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솔로가 된 카사노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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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무걔
작품등록일 :
2022.11.22 21:52
최근연재일 :
2022.12.31 20:00
연재수 :
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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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21,094

작성
22.11.3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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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진다훈~ 오늘 우리 5연승 했는데~ 점수 언제 따라올거야 도대체~”

한종팔이 문을 닫으며 얘기한다.

“나 이생망이가 전장을 싹 쓸어버렸지 뭔가! 하하하하.”

게임이 잘 풀려 기분이 좋은 두 사람.

“아 그리고 다훈아, 우리도 가면무도회 갈 수 있냐? 생망이가 가고 싶대.”

“어허! 내가 언제 그런 말을 하였느냐?! 나는 그런 사람많은 곳은 딱 질색이오!”

“뭔 소리야. 올 때 가면무도회 얘기 너가 꺼냈잖아. 가보고싶다고 안했냐.. 나도 그런데 별 관심없어.”

한종팔과 이생망은 내심 한 번쯤 가보고 싶었으나 명분을 서로에게 떠넘기고 있었다.

그때 진다훈이 말했다.

“가면무도회, 같이 갈래?”

이 제안을 들은 둘은 이때다싶어 냅다 대답한다.

“좋지!”

“좋소!”

“야 근데 가면은 어디가면 살 수 있냐? 나 없는데.”

“그거 들어갈 때 하나씩 다 나눠주니, 너무 심려치마시오.”

이생망이 다 알고 있다는 듯 말했다.

“이번이 3년만에 열리는 가면무도회인만큼 아주 성대하게 열린다고하니, 잘 즐길 준비만 하면 되지않겠소이까? 하하하하하.”

“생망이, 어떻게 이렇게 잘 알고있노? 가본적 있나?”

진다훈은 가면무도회에 대해 물으면 바로바로 대답이 튀어나올 것같은 이생망에게 물었다.

이생망은 마치 가면무도회에 모르는게 없을 것만 같았다.

“가본적없지! 근데 학교 돌아다니다가 우연치않게 그 얘기를 들었는데? 아 글쎄 거기서 만들어진 커플이 그렇게나 많다잖아!”

이생망은 흥분해서 사극톤을 쓰는 것도 잊어버렸다.

“그래서 내가 다 뒤져서 알아봤지! 일단 지금 영화나 드라마에서 세트장만드는 전문적인 사람들이 와서 꾸미고 있다는 거야!”

“우와, 그럼 진짜 영화에서 볼법한 것들을 직접 체험하는 건가?”

한종팔이 놀래며 물었다.

“그런셈이라니까! 외관 뿐만아니라, 만원만 계좌이체하면 모바일 초대권을 주는데, 그것만 있으면 안에 비치되어있는 샴페인같은 술은 물론이고 아주 근사한 저녁식사까지 먹을 수 있다는거야!”

“와, 영화세트장에서 놀고, 술 무한리필에, 저녁밥까지 주는데 단 돈 만원..?!”

“승마 퍼레이드에, 오케스트라 초청공연에, 저녁엔 오페라공연까지! 이건 모르긴몰라도 최소100만원어치다.”

이생망의 오버에 다른 친구들이 딴지를 걸었다.

“백..만..원까지는 에반데..”

“에반데..”

그러자 이생망은 자기가 오버했다는 걸 빠르게 인정했다.

“아, 백만원은 에바다. 삼진에바로 기각되었습니다.”

되도않는 드립을 쳐댔다.

그렇다 해도 진짜 단 돈 만원에 그 모든 유희를 즐길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기회가 아닐 수 없었다.


“가만보자, 진다훈 네 이놈! 가면무도회에서 어떻게 모솔탈출 해보려고 머리를 이렇게 멋들어지게 한것이로구나!”

이생망이 진다훈의 머리를 보며 말했다.

“진짜네, 뭔가 사람이 완전 달라졌는데? 돈 좀 줬겠는데 이거..?”

한종팔이 이리저리 진다훈의 머리를 둘러보며 물었다.

“돈 좀 썼다아이가! 자그마치 머리에만 900만원!”

“응, 9만원”

“그리고 옷도 샀데이! 봐라.”

진다훈은 옷걸이에 우아하게 걸려있는 새 옷들을 꺼내 보였다.

“오..완전 쌔삥이네! 얼마 줬는데?”

“바지 6만원2천원, 셔츠 6만원! 그리고 신발도 샀음!”

그러면서 신발상자에 고이 모셔놓은 구두를 꺼냈다.

“8만원!”

진다훈과 이생망은 이렇게 무언가를 한번에 사는 진다훈을 처음보았다.

“너 알바한 돈 다 여기 때려박은거야?”

한종팔이 대단하다는 듯 이야기 한 것이다.

“..오늘 그럼 30만냥을 쓴게야?!”


“근데 옷이 왜 이렇게 비싸냐? 한 번 입어봐.”

한종팔 또한 패션에 그닥 관심이 있지 않았다.


조심조심 새 옷들을 입는 진다훈.

“와.”

그걸 본 두 명은 진다훈을 안지 5년 동안 전혀 볼 수 없었던 진다훈의 모습을 보았다.

“쩐다.”

“지리네.”

옷걸이에 걸려있을 때는 몰랐지만 사람이 입고 나니 확실히 눈에 보였다.

“..생망아 우리도 가면무도회 가려면 옷 좀 사야되는거 아니냐?”

“근데 거기 코스프레 하는 사람도 있고 그냥 편하게 들러서 노는 사람도 있어서 굳이 살 것 까지는 없지않나..싶소만.”

이생망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면서 마지막엔 사극톤으로 말을 맺었다.

한종팔이 이생망의 풍만한 배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살집이 좀 있는 이생망.

입고 있던 옷은 전체적으로 타이트 했지만 복부쪽은 더욱 강조되고 있었다.

“너 요새 살 좀 쪘다? 한 치수 큰거 사야되지 않겠어?”

“어디 함부로 입을 놀리는 것이냐! 보기엔 이래 보여도 편하거든!”

“3년만에 ‘커.플.제.조.무도회’가 열린다는데...뭐 알아서해라. 난 이번에 한 번 노려본다!”

한종팔은 자기일 아니라는 듯 무심하게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

이생망은 앞에 멀끔하게 차려입은 진다훈을 보고나니 한종팔 또한 그와 비슷하게 변화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되면 혼자 나가리가 되는 것이였다.

갑자기 자신만 빼고 둘 다 여자친구를 사귀고 있는 상상을 했다.

세 명의 24년차 모태솔로.

25년째 모태솔로가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모태솔로 25년차가 되면 마법을 쓸 수 있는 마법사가 된다느니,

그걸 넘어서 30년차가 되면 흑마법사로 전직한다느니 하는 우스갯소리를 셋이 한 적이 있었다.

만약 가면무도회에서 기회를 잡지 못하고 그렇게 혼자서 25년차 모태솔로가 된다면,

분명 마법을 써보라는 둥 자신을 놀릴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이생망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자신이 멋진 옷을 산다고해서, 가면무도회에, 커플제조무도회에 간다고 해서 그렇게 쉽게 여자친구가 생길리는 없다고.

시선을 내려 저번달보다 튀어나와보이는 듯한 자신의 배를 바라보았다.

운동을 할 필요성을 느꼈다.

매번 느끼던 그 느낌을 느낀 것이다.

무도회는 몇일 남지 않았고, 그 사이에 뺄 수 있을거란 생각은 들지 않았기 때문에, 맞는 옷을 사기로 마음먹었다.

“나도 같이 가세. 옷 사러. 뭐 배나온 남자를 좋아하는 여인도 있지 않겠는가?”

“아이 당연히 있지! 내일 같이 가자!”

한종팔이 이생망의 한쪽팔을 손으로 가볍게 치며 말했다.


그때 카사노바가 진다훈에게 이때다싶어 얘기했다.

[장기자랑. 너희 실력이면 진짜 몇몇 여자들한테 먹힌다. 진짜로. 내 카사노바의 이름을 걸지.]

카사노바는 진다훈이 여자들과 놀아야 본인도 놀게 된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이 트리오의 실력은 일반인수준은 넘었다고 확신했다.

‘진짜 먹히는거제?’

[그렇다니깐! 그 노래를 아얘모르는 나조차 듣기좋았다면 말 다한거지.]

[그런데 장기자랑 만약에 하게되면 언제하는거야?]

‘나도 그건 모르겠네. 애들한테 물어보까.’

“야들아, 그 이번 축제 장기자랑 언제하는지 아는 사람 있나?”

씻으려 탈의를 하고 있는 이생망이 푸짐한 몸을 드러내며 말했다.

“짐이 알기론 가면무도회 전날 초청가수 올 때 하는 걸로 아오만.”

[이야, 장기자랑 때 딱 내가 누군지 보여주고! 가면무도회에서 날아다니면 되겠구만!]

‘아니 근데 어차피 가면쓰는데 날 어떻게 알아봐?’

[아직 멀었다, 멀었어. 가면을 쓰기 때문에 더 효과가 있는거지. 처음엔 누군지모르다가 가면을 딱! 벗었는데 ‘어머, 어제 노래하던 그 청년 아니세요?‘ 크.. 끝났지.]

‘그런가..’

진다훈은 바로 설득됬다.

그리고 장기자랑에 대해 물어본 진다훈을 한종팔이 쳐다봤다.

“야 왜 진다훈, 머리도 했겠다, 옷도 샀겠다, 그 잘난 노래실력 뽐내볼라는거냐?”

게슴츠레 뜬 눈으로 진다훈을 쏘아봤다.

진다훈이 별거아니라는 듯이 말했다.

“나 장기자랑 나갈라는데, 너희도 같이 나가실?”

카사노바에게 설득된 것도 있지만, 역시 혼자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무대를 선다는 건 너무 두려운 일이었다.

많은 사람의 시선을 한 몸으로 받는다고 생각하니 아찔했다.

그러나 그 시선을 세 몸으로 분산한다면?

그나마 나은 선택이라고 느낀 것이다.

이 두 친구 또한 자신과 같은 모태솔로라는 처지였기 때문에, 꼬실 수 있을 것 같았다.

모태솔로탈출이라는 미끼로.


한종팔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와, 진짜 미친거아니야? 야 사람 그렇게 확 변하기 있냐?”

“진다훈선생, 요즘 뭔가를 잘 못 먹었소..? 어찌 이리 겁을 상실한 것이오?”

눈이 휘둥그래진건 이생망도 마찬가지였다.


진다훈은 그 반응들을 어느정도 예상했다.

사실 본인 또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예전이었으면 정말 미쳐버렸거나 겁을 상실하지 않고는 진다훈의 입에서 나올 말이 절대 아니였던 것이다.

“아..아니, 가면무도회도 가는데 인싸들처럼 우리를 알아보면 더 좋지 않을까 싶어가꼬..”

친구들의 너무 큰 거부반응때문인지, 스스로 확신이 없어서인지, 진다훈의 목소리엔 자신이 없었다.

아마 둘 다 였으리라.

“어차피 가면 쓰는데 우리가 누군지 모르잖아?”

한종팔의 대꾸에 진다훈은 카사노바가 자신에게 했던 얘기를 똑같이 하려 입을 여는데,

이내 자신감 없는 말과 표정이 카사노바처럼 자신있게 점차 변했다.

“아직 멀었다, 멀었쓰. 가면을 쓰기 때문에 더 효과가 있는거지. 처음엔 누군지 모르다가 가면을 사악! 벗었는데 ‘어머, 어제 노래하던 그 분 아니세요?‘ 크.. 끝나삐는기지.”

그 말을 들은 한종팔과 이생망은 턱을 괴고 상상을 하는듯했다.

곧이어 무슨 좋은 상상이라도 했는데 씨익 웃었다.

“다른건 몰라도 우리가 마이크만 잡으면 흥이 흘러넘치긴 해.”

한종팔이 이생망을 보고 끄덕이며 말했다.

“근데 노래방이아니라 무대위에서도 그럴 수 있을까싶은데..”

“좀 쫄리기는 하오. 쫄아서 망치면 가면무도회고 어디고 못 돌아 다니는거 아닌가 모르겠소만..”

이생망이 벌써 그렇게 되버린 듯이 침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 이 남자쉐끼들이 왜 이렇게 겁대가리가 많아? 연습하면 될거아니야 연습을!]

카사노바는 듣자하니 답답했다.

“연습하면 되지, 연습을! 사나이자식들이 겁이 왜이래 많노?”

카사노바의 마음의소리를 듣고 진다훈이 또 비슷하게 따라했다.

듣고있던 두 명은 이런 저돌적인 진다훈의 모습을 거의 본 적 없었다.

마치 아주 신기하고 새로운걸 보는 눈을 진다훈에게 보냈다.

그리고는 자신이 본 것이 맞나싶어 서로를 쳐다보았다.

“뭐,맞는 얘기긴 해. 사실 뭐 한 곡 하는거고, 가사는 이미 다 외웠고, 무대에서 리허설? 같은거 몇 번 해보면 익숙해지겠지.”

한종팔이 긍정적인 의견을 냈다.

그러자 이생망이 옆에서 거들었다.

“까짓거, 4학년이라 이번 축제가 마지막 축제인데, 살면서 또 언제 내가 무대를 밟아보겠소? 한 번 거하게 놀아보세!”

분위기에 휩쓸려 말들은 이렇게 했지만 사실 세 명의 마음 한 켠에는 두려움이 묵직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용기란 두려움을 안고 있으면서도 행동하는 것 아닐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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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솔로가 된 카사노바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변화하는 두려움 22.11.30 44 0 -
24 극복과 영광 22.12.31 26 0 12쪽
23 가면무도회(10) 22.12.30 27 0 11쪽
22 가면무도회(9) 22.12.29 31 0 12쪽
21 가면무도회(8) 22.12.23 34 0 11쪽
20 가면무도회(7) 22.12.22 34 0 11쪽
19 가면무도회(6) 22.12.21 37 0 11쪽
18 가면무도회(5) 22.12.20 39 0 11쪽
17 가면무도회(4) 22.12.19 36 0 11쪽
16 가면무도회(3) 22.12.18 34 0 11쪽
15 가면무도회(2) 22.12.17 33 0 11쪽
14 가면무도회(1) 22.12.16 36 0 11쪽
13 근육 22.12.15 36 0 11쪽
12 움직임이 전부다 22.12.14 33 0 11쪽
11 하고자 하는자는 방법을 찾고 그렇지 않은자는 핑계를 찾는다 22.12.13 50 0 11쪽
10 굼뱅이의 저주 22.12.12 39 0 11쪽
9 고강도의 고통 22.12.05 36 0 11쪽
8 가르마펌 22.12.02 33 0 11쪽
7 근육통 22.12.01 34 0 11쪽
6 여자 목소리 22.11.29 47 0 11쪽
5 지불 22.11.28 39 0 11쪽
4 루저가 살아남기 제 1장 22.11.27 39 0 11쪽
3 얽히고 섥히다 22.11.27 43 0 11쪽
2 뭔가 이상하다 22.11.24 57 0 12쪽
1 지아코모 카사노바 +1 22.11.22 10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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