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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모태솔로가 된 카사노바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김아무걔
작품등록일 :
2022.11.22 21:52
최근연재일 :
2022.12.31 20:00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960
추천수 :
1
글자수 :
121,094

작성
22.11.29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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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여자 목소리

DUMMY

[물론 사실이지.]

‘이 새끼가?’

진다훈은 이 새끼가 장난을 치는 건가 싶었다.


[그렇게까지 속이면 범죄라고! 뭘 기대한거야.]

‘크흠..큼..’

범죄라는 말에 빠르게 수긍했다.

[하지만 핵심은 같지. 능력이 없어도, 능력이 있어보이게 만드는 거야!]

진다훈은 이해가 바로 되진 않았다.

‘없지만 있어보이게 만든다..라..흠...’

[결혼까지는 몰라도 너, 여자를 품을 수는 있을거다.]

‘섹..!’

곧장 한 단어가 떠올랐지만, 카사노바가 너무 여자를 가볍게 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진다훈은.. 진다훈은 간절했다. 어떤 형태로든 이 ‘사랑’이라는 것에 가까워져보고 싶었다.

꾸며본 자신이 괜찮다고 생각이 드니, 좀 더 욕심이 난 것이다.


[이 자식, 바로 그 생각밖에 안드는 것이야?]

[본능은 살아있구만. 훌륭해.]

카사노바는 진다훈에게서 필요한 준비물을 확인한 듯 말했다.

[자신감이 없다면, 있는 것처럼 상대를 속여라!]

[여자는 자신을 지켜주지 못 할 것 같은 자신감 없는 남자를 절대 좋아하지 않아.]

진다훈은 수백번 들었던 말을 또 듣는구나 싶었다.

‘자신감..그래..’


[그리고 능력이 없지만 있어보이게 만드는 방법 중 하나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주는 것이다.]

[어제와 현재의 너, 얼마나 변화했다고 생각해?]

‘그야.. 180도 변했지.’

[어제까지만 해도 그렇게 변할 거라고 생각했어?]

‘전혀 못했지.’

[만약 1년전 에 누가 미리 알려줬다면? 그림을 그려서 이렇게까지 변할 것이라고 세세하게 알려줬다면?]

‘아마 그 다음 날 무조건 했겠지.’

이 대답은 이미 경험한 것에서부터 나온 대답이었으리라.

[기대감에 부풀어 무조건 했겠지.그리고 하고 나서는 예상대로 됐구나 생각했겠지]

‘그랬겠지.’

[바로 이거야. 지금은 능력이 없지만 나중에 나는 능력이 있을 것이다. 미래에 대한 기대감.]

[예를 들면, 지금은 빈털터리지만 현재 나는 어떤 것을 하고 있고, 그것은 미래에 나를 부자로 만들어 줄 것이다. 이런 기대감.]

‘그렇게 말을 한다고 믿으려나?’

진다훈은 무슨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하는가 싶었다.

[그래서 중요한 건,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느냐지.

아무것도 하지않으면서 부자가 될거라고 얘기만 한다면,

나중에 그 말은 상대를 속인 거짓말이 될거고,

현재 열심히 그것을 해서 운도 따라서 부자가 된다면 그 말은 거짓이 아닌 말이 되겠지.]

[뭐 사실 난 한 여자를 2달이상은 못 만나는 타입이라 상관없지만.]

‘그래서 중요한건 지금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인가?’

진다훈은 미래에 대한 생각을 해본적이 없다.

그래서 전공을 선택할 때도 자신의 방향을 찾기 위해 철학과를 선택했었다.

그렇지만 흘러가는 대로 떠내려가고 있던 삶은 방향을 잡는다고 해서 바로 바뀌지 않았다.

‘게임 줄이고 독서를 해볼까..’

진다훈은 어렴풋이 미래를 그려보고 있었다.


[음..근데 너 내가 따라말하라는 거 잘 할 수 있냐?]

‘저번에 잘 따라 하지않았던..가..?헤헷’

진다훈은 따라하지 못했음을 기억했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일단 가벼운 대화를 할 수 있냐, 없냐다.]

‘안녕하세요~하고 난 다음 바로 나의 장래에 대한 기대감을 뽝! 심어주면?’

[안되는거 너도 알잖아.]

‘음, 그건 나도 알 것 같애.’

[하.. 뭐 가면무도회에서 가면을 쓰고 대화를 한다거나 편지로 대화할 수도 없고..]

[아까 보니까 게임 할 때 친구들말고도 다른사람이랑 얘기하는 것 같던데]

순간 진다훈의 머리에 전구가 켜졌다.

‘있다! 여자랑 통화하는 거!’

‘근데 그 어플 안좋은 기억이 있어서 지웠는데..’

안좋은 기억이라기보단 기억이 거의 없었다.

[오호.. 미래엔 신기한게 정말 많이 있구나!]


-띠링!

‘그럼 내가 한 번 해볼게.’

“크흠.여..여보세여?”

진다훈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

[왜 말을 안해?]

‘끊었어’

[왜 끊어?]

‘나도 몰라. 이런 사람 많아.’

하지만 카사노바는 왜 끊은지 알 것 같았다.

[진다훈. 자신감 있게 말해. 자신감 있게!]

‘자신감 있게?’


-띠링!

“여보세요!”

그러자 이번엔 여인의 아름다운 목소리가 폰에서 흘러나왔다.

-여보세요-

[오 목소리 이쁜데?]


“안녕하세요..”

또 기어들어가는 진다훈의 목소리였다.

-안녕하세요-


“..혹시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무슨말을 해야할지몰라 잠시 뜸들이다가 말했다.

-..-


[또 끊겼네]


진다훈은 왠지모르게 무안했다.


-띠링!

“여보세요!”

-여보세요-

[여자의 중저음 목소리..!]


“안녕하세요!”

약간의 분노가 담긴 인사였다.

-흐흣..네, 안녕하세요-

여자는 그 분노가 조금 웃기게 들렸다.


“..혹시 뭐하시는 분이세요?”

이번에도 잠시 뜸들이다 말했다.

-갑자기요?-


“아니,그냥 궁금해서..”

-저는 그냥 프리랜서입니다.-

담담히 대답하는 여자.


“혹시 뭐..자다 일어났나요?”

-원래 목소리가 살짝 저음이에요.-

[싸우자는거야 뭐야..?]


“왜 닉네임이 할거없다세요?”

-아,그냥, 닉네임 할거없어서요.-


“아~ 혹시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스물아홉이요.-


“제 나이는 몇 살이게요?”

-그건 모르죠.흐흣-


“궁금하진 않으세요?”

-으음..서른 둘? 셋?-

서른 둘 셋이라는 말에 발작을 일으키는 진다훈.


“서른 두..둘 셋이요?! 제가요?”

-아니에요?-


“서른 두..살 세 살 같나요?”

-목소리는. 더 어려요?-


“아..아니에요..아니에요..저 서른 두 살입니다..”

-맞췄네요?-

이제 여자의 말엔 영혼이 없다.


“네..축하드려요..이제 뭐하시고 계세요?”

-저 지금 통화하잖아요.흐흣.그쪽이랑.-

어이없다는 듯이 살짝 웃는 여자.


“통화하시면서 뭐하시고 계세요?”

-그냥 가만히 있는데요. 근데 이제 가봐야 할 것 같아요.-

금방이라도 끊을 것 같은 기세다.


“아,네, 알겠습니다,네”

그러면서 자기가 먼저 끊으려 다급해진 진다훈.

통화가 끊겨지는 것에 대한 상처를 더 받고 싶지 않아서였으리라.


통화가 끊기고 난 후, 카사노바는 마음 깊은 곳에서 고개를 가로저으며 한숨을 쉬었다.


[자 다훈아.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해봐.알았지?]

‘후...그래.’

[보니까 어차피 끊어지면 다시 볼 사람도 아닌 것 같은데, 내가 말하는대로 그대로 억양,말투까지 따라해봐,알았지?]

‘그래그래, 한 번 해보자. 어차피 누군지도 모르는거 긴장할거 뭐있어.’

[자, 일단 자신감 장착하고! 내 말투 완전히 베껴!]

[시작한다!]


“나는 카사노바다!!”

“나는 최고다!”

“나는 베네치아 최고의 남자다!”

“나는.. 크다!!!”

진다훈은 카사노바의 마음의소리를 억양,말투 등 최대한 베껴 말했다.


-띠링!

“보라돌이~뚜비~나나~뽀~ 텔레토비~ 텔레토비~”

‘야 니가 이걸 어떻게 알고있냐?’

진다훈은 카사노바가 하는 마음의 소리를 일단 따라서 뱉었지만 카사노바가 이걸 알턱이 없었다.

[몰라 그냥 기억나던데?]

카사노바의 여자에 대한 열정때문인지 진다훈의 일부 기억을 공유하게 되었다.

-흐흣.하하하.-

가냘프게 웃는 여인.


“안녕하세요. 보라돌이님! 왜 닉네임이 보라돌이세요?”

카사노바는 진다훈이 했던 질문을 밝고 위트있게 살렸다.

-아, 제가 보라색을 좋아해서.-

여자의 목소리는 덩달아 밝았다.


“오? 정말요? 보라색을 좋아하는 사람은 미녀라 그랬는데.”

-하핫, 아, 그런가요?-

여자가 기분 좋게 웃었다.


-그런데 텔레토비 노래를 잘 알고 계시네요?


여자쪽에서 먼저 말을 걸어온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저도 직접 본적은 없는데 인터넷에서 잠깐 본걸 기억하고 있었네요.”

-아, 저도 직접은 못봐서..그럼 나이가 어리신가봐요?-


“저는 스무..울네살이에요. 그쪽은요?”

-저는 스무우울세살이요! 하하핫.-

카사노바가 잠시 헷갈려 자신의 나이를 얘기하려다 길게 늘어뜨려 진다훈의 나이 스물네살을 얘기한 것.

그것을 여자가 장난치며 따라했다.


“아~어쩐지 목소리가 너무 귀엽더라~”

-꺄르르르륵.고마워요~-

자지러진다.

음이 들쭉날쭉한게 애교가 섞인 ‘고마워요’였다.


“술 좋아해?”

카사노바는 말을 놓기 시작했다.

-술은 그냥, 분위기 맞추는 정도만?-

이제 여자의 목소리에 애교는 자동으로 장착되었다.


“주량이 어떻게 돼?”

-음~오빠보다 한 잔 더~?-

“요것봐라~?”

여자가 키득키득댄다.


-오빠는 그럼 이상형이 모에요?-

“나 이상형?”

-웅!-

“너”

여자가 꺄르륵댄다.


-나 지금 순간 심쿵했다?!-

“하하,나는 목소리 귀여운 사람 좋아해. 너 목소리 귀여워서 계속 통화하고 있는거야.”

-아잉~고마워요~-

“너는 이상형이 뭐야?”

-나는..지금 딱 정해 졌네..?-

“뭔데?”

여자가 뜸을 들이고 천천히 말했다.

-진다훈남..?-

여자는 진다훈의 닉네임을 말했다.

자기가 뱉은 말이 웃겼는지 끅끅대며 웃는 여자.

“결혼해야겠다.”

-아....그래야 되나? 흐흣-


-그 전에 카톡부터 하자!-

“그래!”


카사노바가 하는 마음의소리를 그대로 따라하긴 했지만 진다훈은 자기가 직접 뱉은 말이 이렇게나 여자를 웃길 수 있다는게 신기했다.

너무 기분이 좋았으며 뭔가 신세계를 맛본 느낌이었다.

‘형님!’

진다훈은 두 눈을 질끈감고 마음에 있는 카사노바를 부르짖었다.

부르짖은 그 단어에는 기쁨과 애절함과 존경과 경외가 담겨 있었다.

[그래.그래. 자연스러운 전개, 자연스러운 대화. 대화를 이끌어 나가라고. 가장 중요한 것! 바로 자신감이야! 알았지?]

‘오케이!’

[그리고 카톡 확인 한 번 해보자.]

카사노바 입에서, 300년 전 사람 입에서 가르쳐주지도 않은 카톡이 나왔다.

뇌 회전이 빨라 눈치로 학습했으리라.


“와, 개이쁘다!”

[와, 개이쁘다!]

여자의 프로필 사진을 보고 두 남자는 동시에 반응했다.

시대를 관통하는 무엇이었다.


그 여자의 사진들을 한참 구경하다가 카사노바가 말했다.

[맞다, 너희 노래 잘하더라?]

‘응? 아, 우리 셋이 맨날 노래방가서 부르다보니까. 나쁘지 않지?’

[나쁘지않은게 아니라 잘하더라. 공연같은거 해볼 생각없냐? 여자들한테 노래 잘 하는거, 잘 먹힌다?]

‘가수도 아니고 공연을 어디서해, 길거리에 버스킹이나..음..학교축제 장기자랑..같은데?’

진다훈은 카사노바가 왠지 장기자랑을 나가라고 할까봐 아차싶었다.

[학교축제 때 가면무도회말고 그런 것도 한다고?!]


-삐비빅. 철컥.


그때 마침 피시방을 끝내고 돌아온 룸메 두 명이 들어왔다.


작가의말

공지사항 변화하는 두려움에서 다음 편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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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솔로가 된 카사노바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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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극복과 영광 22.12.31 26 0 12쪽
23 가면무도회(10) 22.12.30 27 0 11쪽
22 가면무도회(9) 22.12.29 31 0 12쪽
21 가면무도회(8) 22.12.23 34 0 11쪽
20 가면무도회(7) 22.12.22 34 0 11쪽
19 가면무도회(6) 22.12.21 37 0 11쪽
18 가면무도회(5) 22.12.20 39 0 11쪽
17 가면무도회(4) 22.12.19 36 0 11쪽
16 가면무도회(3) 22.12.18 34 0 11쪽
15 가면무도회(2) 22.12.17 33 0 11쪽
14 가면무도회(1) 22.12.16 36 0 11쪽
13 근육 22.12.15 36 0 11쪽
12 움직임이 전부다 22.12.14 33 0 11쪽
11 하고자 하는자는 방법을 찾고 그렇지 않은자는 핑계를 찾는다 22.12.13 50 0 11쪽
10 굼뱅이의 저주 22.12.12 39 0 11쪽
9 고강도의 고통 22.12.05 36 0 11쪽
8 가르마펌 22.12.02 33 0 11쪽
7 근육통 22.12.01 34 0 11쪽
» 여자 목소리 22.11.29 48 0 11쪽
5 지불 22.11.28 39 0 11쪽
4 루저가 살아남기 제 1장 22.11.27 39 0 11쪽
3 얽히고 섥히다 22.11.27 43 0 11쪽
2 뭔가 이상하다 22.11.24 57 0 12쪽
1 지아코모 카사노바 +1 22.11.22 10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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