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안녕하세요

모태솔로가 된 카사노바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김아무걔
작품등록일 :
2022.11.22 21:52
최근연재일 :
2022.12.31 20:00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956
추천수 :
1
글자수 :
121,094

작성
22.12.18 17:00
조회
33
추천
0
글자
11쪽

가면무도회(3)

DUMMY

“아! 그런데 가면무도회 규칙보니까 개인신상은 밝히지 않는 것으로 되어있던데..”

한종팔이 아까 유채은이라는 이름을 기억해내며 말했다.

“아, 그런게 있어요?”

최대의 익명성으로 가면이라는 특성을 살려 색다른 재미를 주기 위한 규칙이었다.

“맞아맞아, 나도 본 것 같애. 이름 부르면 안돼.”

“나만 이름 알려진거 억울한데!”

유채은이라는 드레스를 입은 사람은 입안의 음식을 씹으며 말했다.

“근데 이름 까먹었어요.”

한종팔이 거짓말을 했다.

유채은은 그래도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면 이름을 까먹었다는 말에 삔또가 상한 것이었을까.

“이름이 유채꽃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아름다운 당신에게 어울리는 이름이군요. 유채꽃씨.”

진다훈의 목에서 카사노바의 목소리가 나왔다.

‘야! 카사노바! 뭐야?! 이제 니 마음대로 말 할 수 있는거임?!’

진다훈이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말들이 자기 입에서 튀어나오니 놀랬다.

[몰라? 그냥 되던데?]

진다훈은 거의 자신의 몸이 아닌 것처럼 느꼈다. 마치 다른 사람의 몸을 1인칭으로 관찰하는 느낌이었다.

‘이거 느낌 이상한데! 여태껏 너가 이런 느낌이였냐?’


카사노바는 가끔씩 진다훈의 몸을 컨트롤 한 적이 있었다.

번지 점프를 하기 전 안전대를 꽉 잡는다거나,

눈을 움직여 여자의 가슴을 본다거나,

진다훈의 손가락을 움직여 키보드를 누른다거나.

카사노바의 욕망이 커졌을 때 진다훈의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에게 익숙한 환경이라서 그런지 지금은 둘의 포지션이 바뀐듯했다.

카사노바는 몸을 움직이는 자유를 느끼고 있었다.

[오오오오! 마녀가 말한대로 해서 이렇게 된건가? 몸을 움직일 수가 있어!]

‘야! 내 몸! 내 몸 돌려내라!!!’

반대로 진다훈은 약간의 답답함을 느꼈다.

[으흐흐흐···. 아주 좋은 타이밍에 기회가 찾아오는군.]


“유채꽃이여! 이름이 뭐가 그리 중요해요? 중요한 건 아름다운 그대가 내 옆에 있다는 것이지요!”

억울하다는 표정을 한 유채은의 표정이 풀리고 깔깔거리며 웃었다.

“내가 좀 아름답긴 하지요! 호호호!”

유채은이 진다훈의 팔을 톡 치며 말했다.


“큭큭큭큭, 야, 쟤 취했나봐! 말 하는거 왜 저래?”

한종팔이 진다훈의 처음보는 모습을 보고 이생망에게 말했다.

“취한거 아니고 그냥 나한테 반한 것 같거든요? 그 쪽은 제 이름도 기억도 못하시면 좀 가만히 있으시죠?!”

드레스를 입은 유채은이 한종팔에게 공격적으로 말했다.

그러자 분위기가 이상해지기 전에 진다훈의 오른쪽에 앉은 여자가 화제를 전환했다.

“자자, 유채꽃님~. 진정하시구요. 제가 말 실수를 했네요. 그런 규칙이 있는 줄을 몰랐어요. 그럼 우리 말하면 안되는 것이 또 뭐가 있나요?”

카사노바가 오른쪽으로 돌아 말하고 있는 그녀를 자세히 봤다.


깔끔한 오피스룩에 가냘픈 손목, 옅은 빨간색의 입술, 눈 주위를 가리고 있는 가면 너머로 보이는 깊은 눈동자.

가면을 쓰고 있어도 미모를 가리지는 못했다.

그리고 살짝 보이는 가슴골을 슬쩍 보았다.

“개인 신상이라고 하면 이름, 나이, 주소···.”

한종팔이 오피스룩녀를 보며 말했다.

“주소? 큭큭. 주소는 개인신상이긴 하지만 잘 안물어보지않나요?”

오피스룩녀가 웃으며 대답했다.

그녀가 웃을 때 살짝 상체를 숙였다.

그 때 한종팔은 가슴골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본능적으로 눈알은 내려가려했지만 한종팔은 되려 그것이 의식되어 눈알의 본능을 억눌렀다.

가슴을 쳐다본다는 건 여자를 기분 나쁘게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한종팔.

가슴골을 보다가 오피스룩녀가 그걸 알아채기라도 한다면 끔찍한 일이 또 벌어질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네요. 하하.”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온통 신경에 가슴골에 있다가 와서인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니다, 생각해보니까 사는 동네정도는 물어보긴 하니까. 주소도 맞긴 하네요.”

오피스룩녀가 눈썹을 올리며 말했다.

“학과! 어느 학과인지 또한 개인신상 아니겠소?”

이생망이 소리쳤다.

그러자 옆에서 킥킥대며 이생망에게 말했다.

“아니, 말투 왜 그래요? 술 주사인가? 되게 특이하네.”

이생망의 왼쪽에 앉은 이 여자는 평범하게 입고 있었다.

하얀 티셔츠에 청바지. 꾸미지 않은 듯 했지만 그녀의 미모덕분인지 꾸민 듯 해 보이는 패션이었다.

그리고 이 가면무도회에 대부분이 잘 차려입고 특이한 복장을 많이 하고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평범하게 입은 것이 특이한, 평범룩 코스프레였으리라.

진다훈의 오른쪽에 오피스룩녀,

그 오른쪽엔 한종팔,

그 오른쪽엔 하얀 티셔츠를 입은 여자,

그 오른쪽엔 이생망,

그 오른쪽엔 드레스를 입은 유채은,

그러고 다시 돌아와서 그 오른쪽엔 진다훈이 있었다.

진다훈 오피스룩녀 한종팔 하얀티셔츠 이생망 유채은 카사노바.


“어느 날 뭔 사극드라마를 보더니 그 날 이후로 이렇게 변해버렸지 뭐에요? 하여간 특이한 녀석이에요.”

한종팔이 설명했다.

“오? 사극드라마 뭐보셨는데요? 나도 사극 좋아하는데.”

하얀 티셔츠녀가 이생망에게 물었다.

이생망은 자신의 사극톤에 대해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는 여자를 처음 보았다.

여태껏 차갑고 짧고 비웃는듯한 여자의 목소리에 익숙해져 있었던 이생망.

그에게 그녀의 목소리는 따뜻했고 적극적이었으며 호기심이 가득했다.

그의 심장은 두근거렸다.

가면 뒤에 눈동자는 천진난만하게 이생망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철..철인왕후라고 있소.”

대답을 하고는 음식에 시선을 옮겼다.

“철인왕후! 나도 그거 엄청 재밌게 봤어요! 그 ost도 되게 재미있지 않아요?”

이생망과 하얀티셔츠녀는 그렇게 대화의 물꼬를 틀고 얘기를 주고 받았다.


“그러면 우리 말하면 안되는 것, 이름, 나이, 주소, 사는동네, 학과, 성별. 이거 이제부터 말하는 사람은 벌칙있습니다~.”

진다훈이 된 카사노바가 말했다.

“성별은 뭐야. 큭큭.”

오피스룩녀가 피식 웃었다.

“벌칙?! 무슨 벌칙인데요!”

유채은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흥분한 채 물었다.

“···벌칙이 뭐냐하면···.”

카사노바는 머리를 굴리며 뜸을 들였다.

한종팔이 말을 짜르고 들어왔다.

“레스토랑 한 바퀴 돌면서 사람들한테 인사하고 오기?”

“아~ 그런거 하지마요~.”

오피스룩녀가 질색이라며 말했다.

“개노잼! 이름하나 기억도 못하고 노잼이기까지! 붕어! 노잼!!”

유채은이 뒤끝이 쎘다. 아까 자신의 기분에 거슬리는 말을 했던 한종팔을 물어 뜯었다.

두 명이서 강력히 반대를 하니 한종팔은 의기소침해졌다.

“본인이나 다른 사람의 개인신상정보를 누출하는 사람은 벌칙으로 옆에 있는 사람 두 명 중 한 명에게 뽀뽀하기입니다!”

진다훈의 몸을 지배한 카사노바가 진다훈의 입으로 말했다.

그러자 여자들이 난리를 쳤다.

“뽀뽀?! 큭큭큭큭. 아~ 이런것도 하지마!! 미친거 아니에요? 차라리 그냥 여기 한 바퀴 산책하는게 낫다.”

오피스룩녀가 실소를 터트리며 말했다.

하지만 유채은은 반응이 사뭇 달랐다.

자신을 아름다운 유채꽃이라고 한 사람에게 좋은 첫인상을 받았기 때문이었을까.

“괜찮네! 재밌어! 그러니까 난 유채은이다! 라고 말하면 여기 잘빼입은 신사나 저기 곰돌이푸우 둘 중 하나를 골라서 뽀뽀하면 된다 이거죠?”

유채은은 카사노바를 보며 이해한 것을 설명했다.

곰돌이푸우는 이생망을 가리킨 것이었다.

“어머! 내 이름을 내가 말해버렸네? 벌칙 받아야겠네요! 전 여기 잘빼입은 신사분한테 뽀뽀하겠습니다!”

취한 것인지 원래 이런 사람인지 아니면 원래 이런데 취한건지 카사노바는 순간 당황했다.

“어···. 하하. 이번에 처음 걸린거니까 연습이라고 치고! 이제 다음부터는 진짜입니다!”

‘카사노바 이 미친놈아! 저렇게 아름다운 여자가 내한테 알아서 뽀뽀를 해주겠다는데 이걸 이런식으로 안받는다고? 이 미친놈아!!!’

진다훈은 굴러들어오는 복을 차버린 카사노바에게 욕을 퍼부었다.

[자, 우리 멀리 보자구. 분명 저 여자애는 나한테 뽀뽀할거라고 했을 때 내가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했을거야.

내가 봤을 때 저 여자애, 여우다. 아주 불여시다 이말이라고.

꼬셔본 남자가 한 두명이 아닐 것이란 말이지.

하지만 여기서 내가 저 불여시의 예상과 다른 행동을 한다면?]

진다훈은 순간 뇌리에 하나의 생각이 꽂혔다.

‘루저가 살아남기 제1장···!’

[예.측.불.가.능.하게. 움직여라.]

진다훈은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유채은은 괜히 거절당한 것 같아 뾰루퉁한 표정을 한 채 자리에 앉았다.

카사노바는 이때다 싶었다.

“오구구, 아름다운 유채꽃이 왜 이렇게 시무룩해있어요? 자, 꽃에 나비 들어간다 입 벌려요! 슈우우웅~.”

카사노바는 애기달래듯 달래며 포크로 샤인머스캣 하나를 찍어 나비가 하늘거리며 날아가는 흉내를 냈다.

유채은도 별 수 없다는 듯이 날아오는 샤인머스캣을 먹고는 기분 좋다는 듯 웃었다.

이 광경을 목격한 한종팔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본인이 알던 진다훈이 맞는가. 사실 다른 사람인데 가면을 써서 못 알아보고 있는건가 싶었다.

“흐하하핫, 슈우우웅~.하하핫!”

오피스룩녀는 카사노바의 말끝을 흉내내며 웃어댔다.

한종팔은 또 그걸 따라하는 오피스룩녀를 보고 웃어댔다.


“그런데, 다른 테이블도 많은데 왜 이 테이블을 선택했어요? 어떤 이유로?”

한종팔이 오피스룩녀에게 물었다.

“우리도 세 명이서 놀러 왔는데, 마침 세 자리가 남기도 해서요.”

“거짓말치지마! 아까는 저 사람들 재밌게 논다면서 저녁만찬 때 같이 먹자고 했잖아!”

유채은이 일부러 장난이라도 치는 듯 사실을 고발했다.

오피스룩녀는 저럴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잠깐 숙였다 올리며 사실을 고하였다.

“사실은 아까 눈에 띄게 이상한 것들 막 하는거 봤는데, 같이 놀면 재밌을 것 같아서 왔어요.”

“아유, 이렇게 아름다운 분들이 우리와 함께 해주신다는 것이 얼마나 영광인지요! 그리고 말하신 것도 맞죠. 마침 또 세 자리가 남아있던 것도 거짓은 아니니까요. 하하하.”

카사노바는 오피스룩녀가 무안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다.

‘와···.말 줄줄 잘 뽑아내노! 이게 카사노바인가!’


이생망은 사극 좋아한다던 하얀티셔츠녀와 둘이 소곤소곤 잘 얘기하고 있었다.

나머지도 카사노바가 이끄는 대화에 참여하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 때 방송이 나왔다.


-“신사 숙녀 여러분!

잘 즐기고 계신가요!

이제 곧 승마퍼레이드가 있겠습니다!

구경하실 분들께서는 야외로 이동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번에 3년 만에 개최하게 된 이번 가면무도회에서는 특별 코너로 승마체험을 마련했습니다!

응모는 모바일로 하실 수 있으시며, 추첨을 통해 당첨된 분들에 한 해 체험하실 수 있다는 점 양해바랍니다.

그리고 당첨이 되셨더라도 너무 취하셨거나 승마를 하기에 부적합한 코스프레같은 복장을 하신분들께서는 체험을 하실 수 없으신다는 점 유의해주시기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카사노바와 진다훈은 말을 타다가 떨어졌던 기억이 났다.


[승마···?]

‘체험···?’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모태솔로가 된 카사노바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변화하는 두려움 22.11.30 43 0 -
24 극복과 영광 22.12.31 25 0 12쪽
23 가면무도회(10) 22.12.30 27 0 11쪽
22 가면무도회(9) 22.12.29 31 0 12쪽
21 가면무도회(8) 22.12.23 34 0 11쪽
20 가면무도회(7) 22.12.22 33 0 11쪽
19 가면무도회(6) 22.12.21 37 0 11쪽
18 가면무도회(5) 22.12.20 39 0 11쪽
17 가면무도회(4) 22.12.19 36 0 11쪽
» 가면무도회(3) 22.12.18 34 0 11쪽
15 가면무도회(2) 22.12.17 33 0 11쪽
14 가면무도회(1) 22.12.16 36 0 11쪽
13 근육 22.12.15 36 0 11쪽
12 움직임이 전부다 22.12.14 33 0 11쪽
11 하고자 하는자는 방법을 찾고 그렇지 않은자는 핑계를 찾는다 22.12.13 50 0 11쪽
10 굼뱅이의 저주 22.12.12 39 0 11쪽
9 고강도의 고통 22.12.05 36 0 11쪽
8 가르마펌 22.12.02 33 0 11쪽
7 근육통 22.12.01 34 0 11쪽
6 여자 목소리 22.11.29 47 0 11쪽
5 지불 22.11.28 39 0 11쪽
4 루저가 살아남기 제 1장 22.11.27 39 0 11쪽
3 얽히고 섥히다 22.11.27 42 0 11쪽
2 뭔가 이상하다 22.11.24 57 0 12쪽
1 지아코모 카사노바 +1 22.11.22 106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