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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솔로가 된 카사노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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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무걔
작품등록일 :
2022.11.22 21:52
최근연재일 :
2022.12.31 20:00
연재수 :
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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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21,094

작성
22.12.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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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움직임이 전부다

DUMMY

[어떻게 하면 여자와 사귈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찾고 싶어?]

‘그렇습니다!’

진다훈은 마치 군인이라도 된 것처럼 복종하듯 말했다.

거기에 대응해 카사노바는 교관이라도 된 듯 말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핑계대지 않을 자신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좋습니다.]


이로써 진다훈은 변화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게 된 셈이었다.

운이 좋게도 1등이라는 경험을 토대로 변화의 맛을 먼저 보고서 변화의 의지를 갖게 된 것이다.

그 맛이 참 좋다는 걸 아는 사람은 변하기가 비교적 수월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모태솔로는 그런 경험을 맛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운이 좋았던 나빴던 진다훈은 ‘행동’했다는 것이다.

백 번 변화의 의지를 다짐했다해도 움직이지 않는다면 다짐하지 않은 것과 다를 것이 없다.

그렇게 본다면 결국 변화는 ‘행동’에서 나온 다는 것이었다.


가수들의 초청공연을 다 보고나서 집으로 돌아온 진다훈, 한종팔, 이생망.

먹고싶은, 먹고싶었던 음식들을 주문하기 시작했다.

치킨, 피자, 족발, 쟁반국수..

8만원으로 딱 떨어지게 주문이 됬다.

“100빼기 8하면 92만원. N빵하면···30만6천···.”

한종팔이 폰에 있는 계산기를 두드렸다.

“자자, 그냥 깔끔하게 자네 둘이서 31만원씩 갖게. 나는 30만원을 갖을테니. 대신 치킨 닭다리 하나는 나의 것이다?”

이생망이 양보하였다.

“오우, 진짜냐, 개꿀이네, 생망이, 고맙다!”

“개꿀. 고맙다, 생망아!”

“30만원이나 31만원이나 거기서 거기아니겠소, 허허.”

“만원이라고 해도 알바를 1시간을 더 해야나오는 돈인데! 고맙다. 생망아. 근데 너희 이 돈으로 뭐할거임?”

한종팔이 물었다.


[진다훈. 너 여자친구 만들고 싶다고 했지?]

‘그랬지!’

[이 30만원이라는 돈, 생산적인 것에 쓰자.]

‘어디에다가 쓰려고···?’

진다훈은 뭔가 삥뜯길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 뭐냐, 운동하는 곳.]

‘헬스장···?’

[그래, 거기. 헬스장 등록해서 이제 아침마다 거기서 땀빼자. 인터넷 보니까 몸 근육질로 멋지게 바뀌더만.]

‘여자들이 몸 좋은 남자를 안좋아할 수는 없지···’

[너 너무 말랐어. 여자는 자기를 보호해줄 수 있을 만큼 힘쎈 남자를 좋아한다고.

내가 살던 시대에는 그런 남자는 타고나는 건데, 여기 미래세계엔 만들 수 있더만.]

‘아···. 그거 근데 그렇게 멋있게 되기 어려운데···.’

[쉬운게 어디있냐? 그리고 벌써 잊었냐?

하고자하는 사람은 방법을 찾고 행동하지만,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은 핑계만 찾는다고.

방법을 찾을래, 핑계를 찾을래?]

‘아, 알았어, 알았어.’

울상이다.

[이왕 땀 빼야 되는거, 몸도 멋지게 만들고 좋잖아! 자, 생각해보라구. 언젠가 나는 내 세계로 돌아갈거 아니야. 그렇지?]

‘으응···,그래야지.’

[그런데 나는 지금 너를 돕고 있잖아. 여자 친구 만드는 것을.]

‘그렇지.’

[그러니까 내가 갈 때까지 열심히해보자구. 내가 언제 떠날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라구?]

진다훈은 생각해보니 카사노바가 언제떠나도 이상하지 않았다.

만여보살의 말대로 밤12시가 되기 전에 잘 자고 있고,

아침6시가 되기 전에 일어나고 있고,

일어나서는 정신이 나갈만큼 힘든 고강도 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다훈은 이 기회를 잡고 싶었다.

‘오케이! 헬스장 등록하자!’

생각해보니 몸이 근육질인 것도 여자들이 좋아할만한 가치였기 때문에 뭔가 ‘행동’한다고 생각하니 발전한 느낌이었다.


카사노바입장에서도 좋았다.

진다훈이 여자들과 잘 놀고 여자친구를 사귄다는 것은 곧,

카사노바 자신이 여자들과 잘 놀고 여자친구를 사귄다는 것과 같은 말이었기 때문이다.

자기가 살던 세계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그 전에 이 미래세계의 여자들과 놀아보고 싶었던 것이다.


“나는 이 돈으로 헬스장 다닐거임.”

진다훈이 비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헬스장? 아침 운동도 하고 헬스장도 하는것이더냐?”

이생망이 아니길 바라며 물었다.

“아니, 아침에 100m달리기 말고 헬스장가서 웨이트 트레이닝하려고. 쇠질!”

“아, 그럼 나는?”

이생망이 마치 자신이 낙동강오리알 된 것처럼 물었다.

[돼지같은 녀석이? 알아서 할 것이지 왜 자꾸 묻는거야?]

“뭐, 100m달리기 하던거 하면 돼지. 아님 나 따라 헬스장 가든동.”

“그럴까···.사실 돈 있어봐야 쓸 데도 없고···, 군것질이나 더 할 것 같고.”

이생망이 생각에 몰두했는지 사극톤이 아닌 일반톤으로 말했다.

“이야, 너희들, 최근에 아침마다 운동나가더니 완전 운동매니아 다 됬다? 나도 껴도 되냐?”

한종팔이 가볍게 생각하고 물었다.

“아침에 갈 건데 일어날 수 있음?”

진다훈이 물어봤다.

“일찍 자면 일어나 지겠지, 뭐.”

“좋소! 나도 정하였소! 헬스장 가리다! 이번에야말로 이 뱃살들과 이별을 할 때가 된 것이다 이말이오!”

이렇게하여 세 명은 아침에 헬스장을 같이 다니기로 했다.

[돼지같은녀석···.그래도 의지는 있구만?]


-쿵쿵쿵 배달이요~


“왔다!!!”

세 명은 잽싸게 현관으로 달려갔다.

행복한 표정들로 셋팅을 했다.

치킨냄새, 피자냄새, 족발의 윤기, 쟁반국수의 자태···.

[이야···. 빨리 먹자!]

카사노바가 보챘다.

“크으···. 이렇게 푸짐한 상차림은 참으로 오랜만이오! 마치 온 세상을 다 가진 왕이 된 기분이로소이다! 음하하하하!”

이생망이 음식 앞에서 이성을 잃은 듯 했다.

“와, 진짜 맛있겠다! 닭다리 가위바위보 하자, 종팔아.”

“치킨무 물버리기까지 한방에 콜?”

“콜.”

가위바위보에 진 다훈은 닭다리도 양보하고 치킨무 물버리기까지 하고 다시와 앉았다.

그러자 한종팔이 닭다리를 내밀며 말했다.

“먹어라.”

“이 소중한 걸 내한테 주는거가···?”

진다훈은 거의 울기 직전이었다.

“이거 닭다리랑 날개만 있는거라서 닭다리 많음. 그냥 먹어라.”

나오려던 눈물이 쏙 들어갔다.

“족발 다리뼈는 나의 것이니 눈독들이지 말라. 알았느냐?”

이생망이 입에 음식을 우걱우걱 넣으며 말했다.

“천천히 먹어라, 생망아. 안뺏어 먹을게. 큭큭.”

한종팔이 전투적인 이생망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근데 내일 아침부터 헬스장 가는거야?”

“맞다. 나는 매일 아침 운동하기로 해서. 내일부터 헬스장이지.”

진다훈이 한종팔의 물음에 대답했다.

“보니까 운동하고 닭가슴살같은거 먹어줘야 된다던데. 식단 할거야?”

한종팔이 족발로 쟁반국수를 감싸며 물었다.

“그런거 잘 몰라가꼬, 일단 그냥 운동하고 계란후라이나 해먹지뭐.”


쿰척쿰척 세 명이서 8만원 어치 식사를 깔끔하게 먹어치웠다.

“아, 잘 먹었다.”

“잘~무따! 아, 배불러”

[정말 맛있었다···.]

“여기가 극락이 아니라면 어디가 극락이란 말이오?”

이생망이 극락타령을 하며 부풀어오른 배때지를 두들겼다.


“드디어 내일이다, 얘들아.”

한종팔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가.면.무.도.회.”

진다훈이 기대된다는 듯 말했다.

“커.플.제.조.무도회!”

배도 부르고 등도 따뜻하겠다, 아주 신이 난 이생망이 말했다.

[드디어 여자들과 놀 수 있는 건가!]

카사노바 또한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근데 24년을 솔로로 살아왔는데 거길 간다고 커플이 될 수 있을까···?”

한종팔이 힘빠지는 소리를 해댔다.

[저런 나약해 빠진 놈! 이번 기회를 살릴 생각을 해야지, 이 돼지똥구멍같은!]

카사노바의 말도 맞지만 한평생을 솔로로지내온 한종팔에겐 아주 큰 역경이었으리라.

“이번 기회에 우리 셋 다 모태솔로 탈출 해보자고! 지금 내 생각에는 우리 장기자랑 1등 해가지고 가면쓰고 있어도 얼추 알아보는 사람 있지않을까 싶은데.”

“아, 하긴 우리 셋이 붙어있으면 알아보는 사람 있긴하겠다. 멸치 두 명에 복어 한 명.”

이생망이 자신을 복어라고 칭한 한종팔을 째려보았다.

“아하하, 장난이야, 장난. 그리고 우리 이제 셋 다 근육몬 될 거잖아?”

“맞다. 여자들은 멸치랑 돼지..아니, 복어를 싫어 한댔다. 이제 앞으로 아침마다 열심히 운동해서 근육으로 여자들 다 꼬셔삐자고!”

“오늘까지 딱 먹었으니까, 내일부터 다이어트하면서 운동 제대로 들어간다. 한종팔, 네 이놈···.두고 보거라!”

이생망의 눈에 독기가 서렸다.


진다훈에서 시작된 아침 운동이 한종팔과 이생망에게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한 사람이 열심히 하는 멋진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다보니 자연스럽게 본인도 하고 싶어진 것일까. 멋진 사람이 되는 것을.

유유상종.

누구나 산의 정상을 찍기 위해서는 맨 아래에서 시작해서 중간을 거쳐 꼭대기에 이르게 되어있다.

정상을 향해 가겠다는 의지가 있고 또 그것을 행동으로 옮겨 알맞은 방향을 세우고 나아간다면,

그 때 옆에 있는 사람과 손을 잡고 함께 나아간다면, 그 또한 유유상종이 아닐까.

그렇다고 한다면 진다훈은 이 두명을 이끌고 함께 가려하는 리더일 것이다.

현재로서는.


*


-딩딩딩~ 굿모닝~

딩딩.


“구오오오오오오오!!!! 기상!!”

진다훈이 재빠르게 알람을 끄고 벌떡 일어서 다른 친구들을 깨웠다.

“으어···,기상···기···.”

5시55분 알람에 일어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한종팔은 정신을 못차리고 있었다.

“전군!! 기상하라!!”

이생망이 마치 이순신장군이 된 듯 포효했다.

“기!! 상!! 기상이에요. 기! 상! 전군! 기! 상!!!”

거의 정신줄을 놓은 듯 외쳐 댔다.

비몽사몽한 한종팔은 이것이 왠 전쟁통인가 꿈인가 생시인가 싶었다.

거의 끌려나오다시피 집을 나왔다.

진다훈, 이생망, 한종팔은 집 근처 헬스장으로 들어갔다.

6시를 넘긴 이 시간에는 카운터에 아무도 없었다.

24시간으로 운영되는 이 헬스장은 입장권을 살 수 있는 무인결제단말기 키오스크가 있었다.

개인지도 10회가 포함 된 6개월에 29만원하는 행사상품이 있었다.

세 명은 이것으로 결제들을 다 한 다음 들어갔다.

안에는 운동하는 사람 몇 명이 있었다.

“와, 이 시간에 헬스장 와서 운동하는 사람이 있긴 있네···.”

한종팔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부지런하다, 진짜.”

[대단한 사람들이야.]

“옷 갈아입고 운동 시작하러 가세!”


헬스장은 그렇게 넓지는 않았지만 있을 것은 다 있었다.

한종팔과 이생망은 머신들을 하나씩 이용해보고, 둘러보았다.

하지만 진다훈은 런닝머신을 했다.

‘일단 땀부터 빼야겠다. 준비됬제, 카사노바?’

[리스기릿!]

카사노바가 자기가 쓰는 말을 쓰자 진다훈이 큭큭댔다.

‘별걸 다 배웠네.’


진다훈은 평소와 비슷하게 전속력으로 달리다가 천천히 달리다가를 반복했다.

이생망과 한종팔이 옆으로 왔다.

“야, 헬스장 와서 왜 또 달리기하냐?”

진다훈과 카사노바의 사정을 모르는 한종팔이 물었다.

“아···.일단 땀 좀 빼면서 워밍업하는거지. 카운터가서 보니까 7시에 직원 온다는데 그 때가서 개인지도 물어보려고.”

이 말을 들은 두 명은 따라서 런닝머신을 탔다.


그 때 뒤에서 누군가 이 세 명을 향해 말했다.

“어! 지코 삼형제! 진다훈,한종팔,이생망! 너희 맞지?”

비교적 천천히 뛰고 있던 한종팔이 뒤돌아보았다.

그러자 아주 낯이 익은 사람 한 명이 걸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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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극복과 영광 22.12.31 26 0 12쪽
23 가면무도회(10) 22.12.30 27 0 11쪽
22 가면무도회(9) 22.12.29 3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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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가면무도회(7) 22.12.22 34 0 11쪽
19 가면무도회(6) 22.12.21 37 0 11쪽
18 가면무도회(5) 22.12.20 39 0 11쪽
17 가면무도회(4) 22.12.19 37 0 11쪽
16 가면무도회(3) 22.12.18 34 0 11쪽
15 가면무도회(2) 22.12.17 34 0 11쪽
14 가면무도회(1) 22.12.16 37 0 11쪽
13 근육 22.12.15 36 0 11쪽
» 움직임이 전부다 22.12.14 34 0 11쪽
11 하고자 하는자는 방법을 찾고 그렇지 않은자는 핑계를 찾는다 22.12.13 50 0 11쪽
10 굼뱅이의 저주 22.12.12 39 0 11쪽
9 고강도의 고통 22.12.05 36 0 11쪽
8 가르마펌 22.12.02 33 0 11쪽
7 근육통 22.12.01 35 0 11쪽
6 여자 목소리 22.11.29 48 0 11쪽
5 지불 22.11.28 40 0 11쪽
4 루저가 살아남기 제 1장 22.11.27 40 0 11쪽
3 얽히고 섥히다 22.11.27 43 0 11쪽
2 뭔가 이상하다 22.11.24 58 0 12쪽
1 지아코모 카사노바 +1 22.11.22 10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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