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안녕하세요

모태솔로가 된 카사노바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김아무걔
작품등록일 :
2022.11.22 21:52
최근연재일 :
2022.12.31 20:00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947
추천수 :
1
글자수 :
121,094

작성
22.12.13 17:00
조회
49
추천
0
글자
11쪽

하고자 하는자는 방법을 찾고 그렇지 않은자는 핑계를 찾는다

DUMMY

“아주 놀라운 퍼포먼스들로 관객들을 즐겁게 해준!

지코의 Boys and Girls를 부른 진다훈,한종팔,이생망 학생입니다! 정말 축하합니다!!”

폭죽이 터졌다.

관객들은 소리쳤다.

진다훈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멍한 표정이었고,

한종팔은 기뻐서 미친 듯이 날뛰었고,

이생망은 온 무대를 헤집으며 한 바퀴 돌았다.

[내가 말했지! 무조건 1등 맞다니까!]

세 명은 부둥켜안고 기쁨을 만끽했다.


어느정도 열이 식고 사회자가 이생망에게 사극톤으로 물었다.

“1등 하셨는데 기분이 어떻하시오, 이생망선생?”

“얼씨구나! 지화자 좋다! 여봐라 풍악을 울려라! 얼쑤!”

그러곤 탈춤 추는 흉내를 냈다.

사회자는 한종팔에게도 물었다.

“1등 소감 한 마디!”

“···.”

한종팔은 이생망이 자꾸 애드리브를 치길래 질 수 없다 싶어 본인도 덩달아 울먹이는 흉내를 내며 마이크를 진다훈쪽으로 넘겼다.

“하하하, 1등 100만원! 최우수상 소감! 한 마디 해주세요!”

“아···정말···믿겨지질 않습니다. 여태껏 24년을 살면서 이런 짜릿한 경험은 처음 겪어보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관객분들이 정말 저희의 팬인것처럼 호응을 잘해주셔서 너무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말이 아주 청산유수였다.

“상금이 무려 100만원입니다! 어떻게 쓰실 계획이신지 물어봐도 될까요?”

사회자가 100만원이라고 적힌 넓적한 스티로폼을 보며 물었다.

“와, 음···일단 오늘 저녁에 이 친구들이랑 치킨파티를 할 것 같아요.”

진다훈이 웃으며 말했다.

“아니~, 상금 100만원이나 탔는데 치킨으로 될까요?”

사회자가 장난을 치자 우는 흉내를 하던 한종팔이 뚝 그치고 말했다.

“치킨,피자,족발 다 먹을겁니다!”

관객석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

사회자가 자연스럽게 마이크를 세 명중 마지막 사람 이생망에게 건넸다.

이생망은 말할것처럼 마이크를 입가까이 대고 잠시 뜸을 들이고는 외쳤다.

“······먹어! 먹어! 먹고 디져!”

이생망의 육중한 몸과 방금 한 말은 조화가 아주 잘 맞았다.

관객석에서 웃음소리가 또 들렸다.

이러한 즐거움이 가득한 장기자랑을 사회자가 끝을 냈다.

“하하하, 수상하신 분들, 축하드리구요! 오늘 자신의 끼를 보여주신 모든 참가자분들, 대단히 수고많으셨습니다!”

사회자가 무대 위에 서있는 장기자랑 참가자들을 내려보내고 말했다.

“드디어 여러분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초청공연이 남아있습니다!”

사실 관객들이 진짜 원했던 것.

진짜 가수들을 보기 위해서였다.

‘초청공연’이라는 말에 관객석이 떠나가라 환호했다.

“그러나 지금 준비가 아직 덜 되었다고 해서, 작은 게임을 한 번 해보겠습니다. 여러분 가위바위보 아시죠?”

그러면서 사회자는 가수가 올라올때까지 관객들과 가위바위보를 하며 시간을 벌었다.


1등 수상자 세 명은 무대에서 내려와 서로를 축하했다.

“와, 진짜 우리가 1등 할줄은 진짜 몰랐다. 2등 안태양 나왔을 때 1등 밖에 답이 없었는데 이걸 이기네.”

진다훈이 상기된 채 말했다.

“진짜로. 이걸 이기네. 이야, 100만원! 3등분 하면 33만원씩인데 너희들 이걸로 뭐할거야?”

한종팔이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

“일단 오늘 야식 진짜 배 터지게 먹어보세! 3만원씩 거둬서 9만원어치 먹기, 콜?”

이생망도 사극톤이 흐려질만큼 흥분했다. 아마 음식얘기였어서 더욱 흥분했으리라.

“아니다, 10만원어치 딱 쓰고 90만원 N빵 하면 되겠네”

한종팔이 머리를 굴렸다.

[여기서 뭘 그렇게 돈 계산을 하고 있냐, 얘들아. 일단 먹고싶은거 다 먹고 그 후에 갈라도 늦지않다고!]

카사노바의 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진다훈.

“일단 다 시켜! 먹고나서 남은 돈 N빵! 콜?”

카사노바의 말을 참고해서 시원하게 결론지었다.

한종팔과 이생망 또한 동의했다.

“맞다! 이렇게 기분이 째지는 날, 돈 신경 쓰지말자고!”

“옳소! 그런 의미에서 피시방에서 자축하는 것은 어떠하오?”

[···원래 이런 날엔 다들 술 한 잔 걸치지 않냐..?]

‘아. 우리 술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아서··· 거의 안 마심.’

[술 맛을 모르는 건가··· 이런 날엔 술 땡기는데···]

카사노바는 말은 이렇게 했지만 사실 많이 땡기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진다훈의 몸을 공유하고 있는 지금, 신체,호르몬 반응 등 이런 것들이 다 공유 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진다훈이 느끼는 걸 카사노바도 느끼고 있는 것이었다.

피.시.방.

카사노바 또한 한쪽마음에선 피시방을 외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한종팔이 딴지를 걸었다.

“지금 가수들 와있는데 구경이나 좀 하다갈래?”

“지금 헤이즈 하고있고, 이무진이랑 볼빨간사춘기.”

진다훈이 읊었다.

“다 발라드 가수일진대, 어찌 구경을 한 단 말이오? 그들의 음악은 힙합이 아니란말이오!!”

이생망은 피시방을 가고싶어했다.

“나도 팬은 아인데, 그래도 가수 구경이나 좀 하고 가자.”

“그래, 생망아, 내일 가면무도회 가서 여자들이랑 얘기할 거리 하나 생기는건데, 보고가자.”

한종팔이 가면무도회라는 수 까지 보는 안목을 발휘했다.

이생망이 한종팔을 돌아보며 ‘오호라?’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 세 사람은 자기들끼리 있거나, 동성친구들과 대화를 할때는 어느 정도 잘 말했다.

문제는 여자 앞에 섰을 때였다.

여자 울렁증이랄까.

이들에게 여자란 유니콘과 같은 존재로 인식되었고,

사람의 성별은 두 가지로 나뉘었다.

남자 그리고 유니콘.

말을 한다고 하고 있지만 도통 주고받는 대화가 되질 않았고 유니콘들은 항상 짤막하게 대답했다.

대화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유니콘들의 표정과 말투에서는 좋은기분은 아니라는 것을 그들은 알게모르게 감지할 수 있었다.

그렇게 대화가 끊기고 나면 이들은 말이 없는 그 어색한 공기가 두려웠고,

애써 그 공기를 채우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질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호구조사를 하게 되고, 취조를 하게 되었다.

그런 자리가 끝나고 나면 썩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상대방의 무관심했던 표정이 자꾸 떠올랐고, 자신감을 잃어갔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수를 직접 본 ‘경험’은 아주 색다른 대화소재가 될 만했다.

이생망이 입을 열었다.

“발라드도 들어줘야 감성힙합을 더 맛있게 들을 수 있지 않겠소? 어디 한 번 라이브는 어떤지, 직접 들어봅시다. 갑시다. 따라오시오.”

우리는 ‘경험’함으로써 ‘대화소재’를 얻는 것.

그것을 위해 가수들의 공연을 관람하러 이생망의 뒤를 따라갔다.

“이야, 1등!”

안태양과 박정무가 다가왔다.

“너희 진짜 잘 놀더라. 정무야, 관객들 봤지? 진짜 콘서트인줄알았다니까!”

안태양이 왠일인지 칭찬을 늘어놓았다.

“진짜 개지렸다. 너희 이렇게 잘 노는줄 꿈에도 몰랐는데, 와, 좀 달라보인다?”

박정무도 한 마디 거들었다.

“아이, 뭘, 니네도 진짜 잘 부르더라. 2등 축하한다!”

진다훈이 훈훈하게 칭찬했다.

“2등이랑 1등이랑 같냐, 상금 두 배차이인데!”

안태양이 진다훈과 한종팔과 이생망을 추켜세운다.

한종팔이 계산적으로 말했다.

“상금으로 보면 우린 인당 33만원이고 너네는 인당 25만원이라서 별 차이는 없는 듯?”

살짝은 까칠했다.

안태양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듯하며 이생망의 어깨를 짚으며 말했다.

“생망이 너 진짜 재밌더라. 몸은 이런데 완전 유연하고. 생망아, 내 친구들이 너 아냐고 막 물어보던데, 어떻게, 여자 소개 좀 시켜줘?”

이생망은 소개팅을 한 번도 해본적이 없었다.

“소개···? 한 번도 안받아봤는데···. 좋지! 언제 한 번 해줘!”

분위기를 타며 자신감 있게 말했다.

“하하, 누구나 처음은 있는 법이지~. 그럼 담에 보자. 수고!”

그렇게 인사를 나누고 보려던 공연을 보러 갔다.


“안태양 이 새끼, 왤케 착하게 구냐?”

한종팔이 차갑게 말했다.

“몰라, 우리가 1등해서 그런거아니가. 살짝 인싸된 느낌인데.”

진다훈이 웃으며 말했다.

“우리가 누구요? 장기자랑 1등 멤버아닌가! 오늘은 우리가 주인공이다 이말이오! 만끽하십시다들!”


확실히 안태양의 태도는 달라졌다.

예전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때로는 배려할 생각조차 갖지 않았고, 오히려 막 대해도 된다는 듯이 행동했었다.

그러나 이 세 명이 무대 위에 올라가 보인 노래실력과, 퍼포먼스 등 이런 능력은 이 세 명을 달라보이게 하기 충분했다.

무대 위에서 진다훈과 한종팔, 이생망은 자신감 넘쳤고, 여유로웠으며, 다른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으며, 1등으로서 존경받을만했다.

이 세 사람은 자신들의 가치를 올린 것이다.

그 가치를 알아본 안태양의 태도는 달라질 수 밖에 없었다.


‘인싸 되니까 기분 좋네!’

[큭큭. 내가 장기자랑 나가라고 했지! 너희의 가치를 사람들한테 보여줘야한다고.]

카사노바는 진지한 얘기를 시작했다.

[니가 어떤 가치를 갖고 있는 사람인지 보여주는 건 중요해.

여자를 꼬실 때 뿐만아니라 여자든 남자든 사람들과 살아가며 사회생활을 할 때.

안태양이 지금 너에게 그 BB탄총이라는 장난감총을 쏠 수 있을 것같나? 아마 그때처럼 생각없이 쏘지는 못 할거야.

이처럼 스스로가 누군지 증명을 해야 해. 자신만의 무기를 찾고 내가 이런 사람이라는 걸 보여줘야한다구.

노래를 잘하거나, 말재주가 좋다거나, 근육을 키워 몸이 좋다거나, 돈이 많다거나, 옷을 잘 입는다거나, 헤어스타일이 멋지다거나, 성실하다거나, 싸움을 잘 한다거나.]

‘생각해보니 여태까지 그런 게 없었던 것 같다. 사실 노래를 잘 하는 건 운이 좋았던 것 같고’

[너 24년을 살면서 여자를 사귀지 못했다고 했는데,

미안한 말이지만 난 사실 너가 왜 그랬는지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되더라.]

진다훈은 맞은 곳을 또 맞은 듯했다.

카사노바는 거침없이 또 때렸다.

[여자가 좋아할 만한 가치를 넌 전혀 가지려고 하지 않았어.

그냥 시간 남으면 게임하고, 자고, 폰 보고···. 운동이라도 해서 몸이라도 좋던가.

아무것도 하질 않잖아.]

진다훈은 귀에 들려오는 슬픈 발라드노래가 더 슬프게 들렸다.

돌이켜보니 그랬다.

말로는 여자를 만나고 싶다고 하면서 행동으로는 그와 반대로 하고 있었다.

‘하긴···,게임, 잠, 폰만 하는데 어떻게 여자를 만났겠어···.’

진다훈은 본인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매 번 느끼는 감정이었지만 카사노바가 구체적인 팩트로 조져버리니까 어느 때보다 더 한심하게 느껴졌다.

그 누구에게도 이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같이 살고있는 이생망, 한종팔도 자신과 같은 모태솔로처지였고,

그 외 간간히 연락하는 친구들도 유유상종이라고 대부분이 모쏠이었다.

이러한 자신을 돌이켜본 진다훈.

한참 생각하는 듯 싶더니 눈빛이 뚜렷해지며 말했다.


‘그럼 내가 뭘 하면 되지?’


카사노바는 미소를 지었다.


[루저가 살아남기 제3장!]

[하고자하는 자는 방법을 찾고 그렇지 않은 자는 핑계를 찾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모태솔로가 된 카사노바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변화하는 두려움 22.11.30 43 0 -
24 극복과 영광 22.12.31 25 0 12쪽
23 가면무도회(10) 22.12.30 26 0 11쪽
22 가면무도회(9) 22.12.29 31 0 12쪽
21 가면무도회(8) 22.12.23 34 0 11쪽
20 가면무도회(7) 22.12.22 33 0 11쪽
19 가면무도회(6) 22.12.21 36 0 11쪽
18 가면무도회(5) 22.12.20 38 0 11쪽
17 가면무도회(4) 22.12.19 36 0 11쪽
16 가면무도회(3) 22.12.18 33 0 11쪽
15 가면무도회(2) 22.12.17 33 0 11쪽
14 가면무도회(1) 22.12.16 36 0 11쪽
13 근육 22.12.15 35 0 11쪽
12 움직임이 전부다 22.12.14 33 0 11쪽
» 하고자 하는자는 방법을 찾고 그렇지 않은자는 핑계를 찾는다 22.12.13 50 0 11쪽
10 굼뱅이의 저주 22.12.12 39 0 11쪽
9 고강도의 고통 22.12.05 35 0 11쪽
8 가르마펌 22.12.02 32 0 11쪽
7 근육통 22.12.01 34 0 11쪽
6 여자 목소리 22.11.29 47 0 11쪽
5 지불 22.11.28 39 0 11쪽
4 루저가 살아남기 제 1장 22.11.27 39 0 11쪽
3 얽히고 섥히다 22.11.27 42 0 11쪽
2 뭔가 이상하다 22.11.24 57 0 12쪽
1 지아코모 카사노바 +1 22.11.22 104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