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안녕하세요

모태솔로가 된 카사노바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김아무걔
작품등록일 :
2022.11.22 21:52
최근연재일 :
2022.12.31 20:00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969
추천수 :
1
글자수 :
121,094

작성
22.12.12 20:35
조회
39
추천
0
글자
11쪽

굼뱅이의 저주

DUMMY

“어! 저기 찐따훈 아니냐?”

안태양.

안태양과 박정무는 진다훈쪽으로 걸어갔다.

“와, 다훈아, 너도 장기자랑 나가? 생망이랑 종팔이도 같이?!”

안태양과 박정무는 한 팀을 이뤄 발라드 노래로 장기자랑을 나가기로 했던 것이다.


“어···너희도 나가?”

진다훈이 물었다.

“어! 우리 ‘장덕철 그날처럼’ 불러. 너희는 뭐해? 노래? 아님 춤추나?”

안태양이 신기하다는 듯 물었다.

“우린 ‘지코 Boys and Girls‘ 불러.”

옆에서 한종팔이 대답했다.

그러자 안태양과 박정무가 비웃듯 웃었다.

“지코? 랩 한다고? 와, 대단하다. 예선은 어떻게 통과했대.”

그리고 머리스타일과 옷을 쭉 훑어봤다.

“너무 가볍게 입은거 아니냐?”

따로 치장하지는 않고 나름 괜찮아보이는 목이 늘어나지 않은 티셔츠들을 입고, 모자를 쓴 세 사람이었다.

옷을 새로 샀지만 그건 무도회에 어울릴만한 옷이었고, 힙합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 그들 나름의 철학이었다.

그에 반해 안태양과 박정무는 누가봐도 발라드를 부를 것같다는 생각이 들만큼 맞춰 잘 차려입었다.

“입고 싶은대로 입는게 힙합이라서 그런거아니야?”

옆에 있던 박정무가 한 마디 하니 안태양이 끼룩끼룩대며 웃었다.

“그렇긴 하지. 이야, 힙합!”

진다훈과 주먹인사를 하고 다른 곳으로 갔다.

[진다훈. 오늘 저 새끼들보다 멋있어야된다. 알았지?]

‘그래야지.’

“야, 알지? 저 새끼들보다 더 잘해야된다.”

한종팔이 작게 말했다.

“옳소!”

이생망은 뭐가 이리 신난건지 흥분되어 보였다.


시간이 지나 차례가 되어 안태양과 박정무가 무대 위로 올라갔다.

그러자 관객들이 들썩거렸다.

아마 안태양과 박정무의 친구들이리라.

노래를 하기에 앞서서 사회자가 그 둘을 인터뷰했다.

“잘생긴 남학생 두 명이 올라왔군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가능할까요?”

사회자가 높은 텐션으로 말했다.

“안녕하세요, 철학과 안태양입니다~.”

“안녕하세요. 철학과 박정무입니다~.”

“두 분 다 철학과이시군요! 전혀 그렇게 안생기셨는데요! 어쩌다가 철학과를 오게됬는지?”

“어···저는 성적에 맞춰서 들어왔습니다. 하하.”

박정무가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성적에 맞춰서~. 자기 자신을 고찰한다거나 삶이란 무엇인가, 이런 것때문이 아니라~. 이 친구는요?”

“저는 삶을 고찰하기위해 왔죠!”

안태양이 사회자의 말을 잽싸게 받아 장난스럽게 말했다.

-안태양 멋있다~

어디선가 여자목소리가 들렸다.

사회자는 그걸 놓치지않았다.

“오~ 방금 누구죠?”

-여자친구요!

“안태양 학생의 여자친구? 맞나요? 안태양 학생?”

사회자는 시선을 안태양쪽으로 돌리며 물었다.

“예, 맞습니다. 지은아 사랑한다!”

안태양이 돌발 애정표현을 했다.

관객은 소리치고 난리가 났다.

“네 그럼, 두 학생이 부를 노래, 장덕철의 그날처럼!”


노래실력은 수준급이었다.

가창력이 대단했으며, 감미로운 화음을 서로의 목소리에 섞어주었다.

녹음한 걸 틀어놓았나 싶었다.

물론 가수만큼은 아니였지만, 일반인수준은 족히 넘었다.

한 두 번 무대에 서본 것이 아닌듯했다.

중간중간 여유있게 청중에게 손을 들어 흔드는 것도 유도하면서 무대를 즐기고 있었다.


“잘 부르긴 하네.”

한종팔이 인심썼다는 듯 칭찬했다.

[기죽을 것 없다. 어차피 쟤들이랑 우리랑은 장르가 달라.]

“맞지, 우리는 랩 잘하고 신나게 놀고 오면 되는거임.”

“노래방에서 하던 것처럼 똑같이 니나노 놀면 되는 것이지!”


말은 다들 그렇다 해도 역시 처음서보는 무대라 긴장을 안할 수가 없었다.

[긴장되냐?]

‘조금···,아니 ,많이···, 아니 존나많이.’

[나도.]

‘뭐여?’

진다훈은 마치 어떤 조언을 하줄거라 생각했지만 놀랍게도 카사노바 또한 긴장하고 있었다.

[나도 긴장 된다. 20년 살면서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 서는건 처음이라고···!]

‘아···생각해보니 나보다 4살 어린···.’

진다훈은 뭔가 여태껏 형답지 못한 모습을 보인 것 같아 부끄러웠다.

[그렇지만 재밌을 것 같단말이야···]

‘···?’

[너희가 노래방에서 뛰어 노는걸 볼때, 나도 덩달아 신났었다고!

그런데 이제 저 많은 사람도 나처럼 신날거라고 생각하니까 재미있을 것 같다는거지!]

진다훈은 상상해보았다.

박종팔, 이생망과 함께 무대 위를 뛰어 다니며 노래방이라는 작은 방에 갇혀 노는 것이 아닌, 넓게 트여져있는 곳에서 마음껏 날아다니는 상상.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큭큭, 진다훈, 뭐가 그렇게 재밌냐?”

한종팔이 그 미소를 보곤 따라 웃으며 괜히 시비를 걸었다.

“예선 통과를 했다는 건 우리가 그만큼 봐줄만하다는거겠제?”

진다훈이 물었다.

“그런셈이겠지.”

이생망도 대화에 꼈다.

“노래방에서 놀 때 우리 진짜 재밌게 논다아니가?”

한종팔과 이생망은 끄덕였다.

“노래방은 우리를 담기엔 너무 좁았다.”

“풉.”

한종팔이 진다훈의 말을 듣자마자 뿜었다.

옆에 이생망은 웃음을 참는 듯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다훈은 하던 얘기를 마저했다.

“드디어 우리를 담을 곳을 찾은거지. 바로 이 무대! 큭큭큭”

자기가 얘기하고도 낄낄대며 웃었고, 덩달아 나머지 두 명도 낄낄댔다.

[큭큭···재밌는 표현이로군. 나중에 써먹어야겠어.]

“옳다구나! 드디어 물을 만났구나! 여봐라! 풍악을 울려라~!!”

때마침 이 세 얼간이들의 차례가 왔고 이 셋은 비장하고 설렌다는 표정으로 무대로 향했다.

‘어이, 카사노바동생. 너무 긴장하지 말라고. 이건 좋은 ‘경험’이 될테니까!’

[진다훈, 많이 컸다? 큭큭]


무대에 올라서니 사회자의 짧막한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이번엔 세 명의 친구들이 올라왔습니다~. 자기소개 한 번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철학과 4학년 진다훈입니다.”

“안녕하세요. 철학과 4학년 한종팔입니다.”

“안녕하시오. 철학과 4학년 이.생.망이올시다!”

이생망의 사극톤을 들은 관객들이 웃어댔다.

진다훈과 한종팔은 이생망이 진심 미친 것이 아닌가라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하하하하, 이.생.망 학생! 아니 이생망 선생이라고 불러야될런지요? 하하하하.”

사회자가 물었다.

이생망은 평소답지 않게 대범하고 능청스럽게 대답했다.

“아, 뭐, 편하신대로. 하하.”

“하하하, 좋습니다, 이번에도 철학과에서 나와주었습니다. 철학과에 끼많은 친구들이 많군요! 그런데 세 분 다 4학년인데, 어떤 사이인건가요?”

사회자가 가장 가까이 있는 진다훈에게 시선을 옮겼다.

“아, 1학년 때부터 친구로 지내고 있습니다.”

“오, 그러면 몇 년을 알고 지냈군요. 그리고 아까 철학과 친구들에게도 물었던 질문인데, 왜 철학과를 선택하셨는지?”

[진다훈! 좀 있어보이는 대답해! 지금 여자들 많다! 너의 이미지를 만들 기회라고!]

“···철학에 관심이 많았어서···.”

실로 미적찌근한 대답이었다.

“오, 어릴때부터 그러기 쉽지않은데! 다음 친구는요?”

한종팔이 마이크에 대고 말했다.

“어···저도 뭐 관심이 있었서···.”

“역시 유유상종인가요! 철학가들이었군요! 마지막 친구는 무슨 이유로 철학과를 오게 되셨소이까?”

사회자가 이생망을 따라 사극톤으로 물으니 관객 몇몇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나를 찾기 위해 왔소이다.”

이생망이 근엄한 표정으로 말했다.

관객석은 웃음 바다가 되었고 사회자와 진다훈, 한종팔도 낄낄댔다.

이생망은 다들 자기 때문에 웃으니 묘한 기분 때문인지 갑자기 뇌회전이 빨라졌다.

마이크에 입을 대고 한 마디 더 했다.

“그리고 찾았소이다.“

관객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하하핫, 그래서, 당신은 누구요?”

사회자가 웃으며 물었다.


“이 무대에서 내가 누군지 알게될거요. DJ, Drop the beat!"

이생망은 모자를 꾹 내려쓰며 외쳤다.

마치 준비 된 것처럼 이생망이 말이 마치자마자 노래가 시작되었다.

그와 동시에 관객들은 감탄했고, 호응했고, 격렬히 반응했다.


지코 Boys and Girls의 비트가 떨어지는 그 시작부터 엄청난 호응을 얻었다.

누구랄 것 없이 머리와 손을 위아래로 크게 흔들며 박자를 탔고,

노래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따라 불렀으며,

콘서트를 방불케하는 환희와 열정과 함성과 즐거움과 생기가 넘쳤다.

세 얼간이 진다훈, 한종팔, 이생망은 무대를 장악하기 시작했다.

귀에 박히는 랩들과 기교.

관객들과 가사를 주고받는 퍼포먼스.

온 무대를 누비고, 때론 셋이 모여 리듬을 타며 노래방에 있는 듯 즐기기도 했다.

한껏 노래에 취해 그 순간을 만끽했다.

마지막쯤 분위기가 클라이맥스에 달했을 때,

세 얼간이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자신들의 모자를 벗어던지며 음악 그 자체가 된듯했다.


*


모든 장기자랑이 끝이나고 사회자가 수상자를 발표했다.

“네! 이제 3등 장려상! 상금 20만원! 장려상! 박효신의 야생화를 부른 정용준 학생!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2등 우수상! 상금이 50만원! 과연 50만원의 주인은 누가 될까요!”

사회자가 뜸을 들였다.

“야, 우리 아니냐? 진짜 우리 개잘놀았는데!”

한종팔이 옆에서 수군댔다.

진다훈과 이생망 또한 그 느낌이 어떤 느낌인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워낙 잘 불렀던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도 세 명은 내심 기대를 많이 해보았다.

[내 생각에 우리는 2등 안돼면, 1등이다!]

‘1등은 상금이 100만원인데···?’


“2등 우수상! 아주 감미로운 발라드를 불러주었죠. ‘장덕철의 그날처럼’을 부른 안태양,박정무 학생! 축하합니다!”

안태양과 박정무는 신이나서 방방 뛰었다.

이젠 1등만 남은 상태였다.

‘1등이냐, 무관이냐!’

[무조건 1등이다!]

카사노바는 확신했다.

“야, 이제 1등만 남았어. 상 안받은 6팀 중에 5팀은 그냥 빈손으로 내려가는거야.”

한종팔이 옆에서 또 수군댔다.

“우리 상 못 받아도, 너무 신경쓰지 말자. 좋은 경험 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자고. 재밌었잖아.”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것을 알아서인지, 진다훈은 일부러 기대하지않으려 애썼다.

“음. 짐이 관심법으로 보아하니, 이미 게임은 Drop the beat에서 끝이 났소. 1등은 우리의 것이오.”

이생망은 아드레날린이 솟구치고 있었다.

“이제 마지막 남은 1등! 최우수상! 발표합니다! 두구두구두구두구.”

사회자가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

관객들은 호응하며 곳곳에서 자신들의 희망을 외쳐댔다.

“기승환과 얼굴들!”

“홍엉짱!”


“무려! 상금이 100만원!! 최우수상!!”


“김.성.범!”

창모의 One more Rollie를 부른 김성범이 호명되었다.

김성범이 기쁨을 표출하려할 때 사회자가 잽싸게 말을 이었다.

“김성범 학생, 누가 1등이 될 것같나요?”

농간을 당한 자는 ‘어떻게 그럴수 있냐’를 얼굴에 표출했다.

그러나 이내 자신있게 말했다.

“저, 김성범이 1등입니다!”

사회자는 1등이 누군지 나와있는 대본을 김성범에게 먼저 슬쩍 보여주곤 말했다.

그걸 본 김성범은 자신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시무룩해졌다.


“최우수상! 상금 100만원의 주인공은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모태솔로가 된 카사노바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변화하는 두려움 22.11.30 44 0 -
24 극복과 영광 22.12.31 26 0 12쪽
23 가면무도회(10) 22.12.30 27 0 11쪽
22 가면무도회(9) 22.12.29 31 0 12쪽
21 가면무도회(8) 22.12.23 34 0 11쪽
20 가면무도회(7) 22.12.22 34 0 11쪽
19 가면무도회(6) 22.12.21 37 0 11쪽
18 가면무도회(5) 22.12.20 39 0 11쪽
17 가면무도회(4) 22.12.19 37 0 11쪽
16 가면무도회(3) 22.12.18 34 0 11쪽
15 가면무도회(2) 22.12.17 34 0 11쪽
14 가면무도회(1) 22.12.16 37 0 11쪽
13 근육 22.12.15 36 0 11쪽
12 움직임이 전부다 22.12.14 34 0 11쪽
11 하고자 하는자는 방법을 찾고 그렇지 않은자는 핑계를 찾는다 22.12.13 50 0 11쪽
» 굼뱅이의 저주 22.12.12 40 0 11쪽
9 고강도의 고통 22.12.05 36 0 11쪽
8 가르마펌 22.12.02 33 0 11쪽
7 근육통 22.12.01 35 0 11쪽
6 여자 목소리 22.11.29 48 0 11쪽
5 지불 22.11.28 40 0 11쪽
4 루저가 살아남기 제 1장 22.11.27 40 0 11쪽
3 얽히고 섥히다 22.11.27 43 0 11쪽
2 뭔가 이상하다 22.11.24 58 0 12쪽
1 지아코모 카사노바 +1 22.11.22 106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