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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모태솔로가 된 카사노바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김아무걔
작품등록일 :
2022.11.22 21:52
최근연재일 :
2022.12.31 20:00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961
추천수 :
1
글자수 :
121,094

작성
22.12.1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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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가면무도회(2)

DUMMY

뿔뿔이 흩어져 놀고 있던 지코 삼형제 세 명은 서로를 찾아내 저녁만찬을 하러 갔다.

가면의 모양과 착의를 미리 알았지만 조금 취했는지 얼굴이 드러나지 않은 곳에서 사람 찾기란 쉽지 않았었다.

사람들은 천천히 레스토랑으로 이동을 했다.


“기분 최고다! 다훈아, 생망아!”

한종팔이 양쪽에 진다훈과 이생망을 끼고 소리쳤다.

“이 친구 취했네. 큭큭.”

세 명은 서로의 취한 모습을 참 오랜만에 보는 것이었다.

“여자 손 잡아봤냐?”

한종팔이 양 팔을 굽혀 진다훈과 이생망을 안으로 모으며 말했다.

“잡아 봤다! 진짜 부드럽고 작더라···!”

진다훈이 이 말을 하니 세 명은 폭소를 터트렸다.

여자얘기를 하며 공감할 수 있다는 사실이 참 기뻤으리라.

[크크크크. 15살 때 처음 좋아하던 여자애 손을 잡았던 것이 기억나는 군.]

카사노바는 귀엽다는 듯 웃었다.

“나는! 여자 허리에 손도 올리고! 춤도 추고! 마! 다 해써!”

이생망이 장난치며 소리쳤다.

“마! 다 하기는 뭘 다했노! 손잡고, 허리 잡고, 춤 추고! 그것들 말고도 할 게 얼마나 많은데 다 했다카노!”

취한 진다훈이 장난을 섞어 야단치듯 말했다.

[흐하하! 진다훈! 말 잘한다!]

취한 카사노바가 새로운 모습의 진다훈을 보며 재밌어했다.

“그래! 임마! 뽀뽀도 하고! 키스도 하고! 그리고···!”

한종팔이 말했지만 세 명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다 안다는 듯이 웃어댔다.

“손 잡고, 허리 잡고, 춤 췄으면 다 한 것이지, 무슨 응큼한 생각들을 하는게냐! 썩 물러가라 이 악귀들아!”

취한 이생망이 잠시 정색하고 진다훈과 한종팔에게 삿대질을 하다가 웃음을 터트렸다.

정색을 하는 연기가 너무 일품이었어서 진심인지 장난인지 알 수 없는 농담이었다.

아마 취해서 분간이 빠르게 되지 않았으리라.

그러나 이생망이 웃으니 장난인걸 알고는 진다훈과 한종팔도 덩달아 웃었다.

“어우, 붕우들이여, 나 잠시 취한 것같으이. 초콜릿으로 해장을 좀 해야겠소. 잠시.”

이생망은 7단으로 흘러 떨어지고 있는 초콜릿 퐁듀 분수대로 갔다.

그리고는 아주 조금 남아있던 샴페인을 다 마시고는 잔을 갖다대 초콜릿을 받기 시작했다.

“저저···,야이 붕우야!”

한종팔이 그것을 목격하고는 욕 비스므리한 것을 뱉으며 웃었다.

“맛있냐? 나도 먹어보자. 큭큭.”

그러면서 이생망을 따라했다.

[하하하하하, 저 돼지같은녀석! 아주 먹을 줄을 아는 구만! 우리도 먹자! 가자!]

카사노바가 웬일로 이생망을 칭찬했다.

취하고 나니 부드러워 진 것일까.

이생망을 시작으로 한종팔과 진다훈이 샴페인 잔에 초콜릿을 따라 먹으니 사람들이 보고는 따라하기 시작했다.

“이야 이생망! 진짜 완전 인플루언서야! 영향력봐라, 사람들이 다 따라하네!”

원래는 과일같은 것들을 초콜릿에 적셔 먹는 용도였지만 사람들은 재미있다며 잔에 받아 먹은 것이다.

아마 취한 것이 한 몫하였으리라.


지코 삼형제 진다훈, 한종팔, 이생망은 평소엔 술을 거의 하지 않았다.

특히 진다훈 같은 경우 조금만 마셔도 얼굴과 몸이 빨갛게 되는 사람이었다.

신입생 환영회같은 아주 확실한 명분이 주어지지 않으면 이들은 술을 먹지 않았다.

심지어 그런 명분 있는 곳에서조차 꺾어 마시는 사람들이었다.

이유인고하니 술이 들어가도 즐거워지기보단 몸이 무거워지고 머리가 아파오고 힘들어졌기 때문이었다.

물론 살면서 몇 번 정도는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을 받아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 느낌은 확률상 아주 적었고 대부분이 몸이 무거워졌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술을 멀리하게 된 것이다.

이렇다보니 술 자리를 가지질 않았고, 술집이 있는 번화가로 가질 않았다.

번화가를 갈 일이 별로 없으니 꾸미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여자를 만나는 방법 중 하나를 안하게 된 것이다.

게임은 스포츠와 비슷하여 경쟁해서 쟁취해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게 해주었다.

그것을 원하도록 설계되어 있는 남자들에게 게임 중독은 어쩌면 현실에서 맛 볼 수 없는 것들을 간접적으로나마 맛보게 해주는 것이었다.


지코 삼형제가 24년간 여자와 깊은 관계를 맺지 못 했던 것은 가치관이 형성되는 청소년기 시기에 남중,남고같이 남자들 무리에 있으면서 여자란 어떤 존재인지 경험해 보지 못했음도 한 몫 했으리라.

분명 같은 환경에 있어도 여자를 사귈 사람은 다 사귄다.

그러나 같은 환경에 있어도 여자를 못 사귀는 사람은 못 사귄다.

외모에서 차이가 나거나, 말재주에서 차이가 나거나, 지능에서 차이가 나는 등 어떠한 차이에서 비롯 되었을 것이다.


남자들은 상대방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정보 전달의 목적으로 직접적인 말을 주로 주고받아 왔다.

그래서 여자들이 돌려서 하는 말들, 소위 여자언어, 여자들의 시그널들의 뜻과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고 남자들과 늘 하듯 직접적으로 들어버리니 소통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그렇다보니 여자들과 어울리지 못하게 되고 바로 앞의 쾌락인 게임과 음악에 빠져 허우적거린 것이 아닐까.

이들 지코삼형제는 여자친구를 원했다. 하지만 게임을 했고 음악을 들었다.

가끔 그들은 이렇게 되어버리게 만든 지난 과거를 탓하고 환경을 탓하고 청소년기에 남녀를 가르는 학교제도를 탓하고 자신들을 곱게 보지 않는 여자들을 탓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의 지코삼형제는 무언가를 탓하는 것을 그만 두고 게임과 음악을 제쳐두고 여기 가면무도회에 왔다.

어제는 소심한 세 사람이 많은 사람 앞에 서는 무대에 올라가 사람들과 재밌게 놀아도 봤다.

두려움을 안은 채 행동한 것이다.

꾸미지 않는 습관을 거슬러 머리도 옷도 나름대로 한껏 꾸며보았고 잘 받지도 않는 술을 마시고 있다.

다행히 오늘은 기분 좋은 술이 된 듯하다.


저녁만찬을 위해 사람들이 몰려와 테이블에 앉기 시작했다.

방송이 들려왔다.

-“신사 숙녀 여러분! 앉으실 때 작은 규칙이 있습니다. 한 테이블에 여섯 분이 앉으시면 되고, 남녀남녀 나눠 착석 해주시기바랍니다!

음탕한 게임 하더라도 밖에선 입단속 해주시구요!

저녁만찬 이후에는 승마 퍼레이드와 오케스트라 연주회, 오페라 공연 그리고 대망의 무도회가 이어지겠습니다!

그럼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이야···남자랑 여자랑 교차해서 앉아야 되나본데?”

한종팔이 따봉을 날리며 말했다.

“여자랑 밥먹는게 도대체 얼마만이고? 빨리가서 우리 셋 다 같은 테이블에 앉자.”

진다훈이 몰려오는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

“오, 저기 어떠시오? 맛있는게 더 많이 보이는데.”

각 테이블에는 똑같은 음식들이 가득 차려져 있었다.

갖가지 과일들, 빵과 파이들, 닭구이 등 갖가지 고기들, 파스타, 신선한 야채들과 타오르고 있는 촛대들 등 이루 셀 수 없는 음식과 장식들이 둥근 테이블에 가득 차려져 있었다.

[드디어 베네치아로 돌아온 것인가···?]

카사노바는 상차림을 보고는 중세와 비슷하다고 느꼈다.

‘하핫. 그 정도로 흉내를 잘 냈나보네.’

지코 삼형제는 이생망이 가리키는 테이블로 가서 한 칸씩 띄워서 앉았다.

그 때 불현 듯 불안감이 진다훈에게 엄습했다.

“근데 우리 자리에 아무도 안오면 어떡하노···?”

“야,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밥먹으려고라도 올거니까. 걱정말아라.”

말은 이렇게 했지만 한종팔도 사실 진다훈이 느낀 불안감을 동시에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가면을 쓰고 있기 때문에 별 상관이 없을 것이라고 애써 외면했다.

“이리도 진수성찬이 마련되었는데 안올 리가 있겠소이까? 혹여라도 오지않는다면 또 어떠하리? 내가 대신 다 먹어주리니 너무들 심려치말라 이말이외다! 하하하하! 나, 이생망이오? 하하하하하.”

볼록한 배때지를 마치 감춰둔 권총마냥 위협적으로 문지르며 말했다.

그랬다. 많이 먹을 수 있는 것은 이생망의 무기였다. 잘 먹는 걸 좋아하는 여자도 있을테니까.

“배고픈데 슬 먹어도 되지 않겠소? 저기는 벌써 먹고있구려!”

지코 삼형제는 다른 테이블의 눈치를 보았다.

“에잇! 먹고 있다보면 오겠지! 먹자 먹자! 먹고 디져~.”

한종팔이 닭구이의 몸통을 잡고 닭다리를 뜯으려 할 때였다.


“저기요. 여기 앉아도 될까요?”

아름다운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다훈은 자동반사적으로 말했다.

“네! 네! 물론이죠!”

여자들은 사이사이 비어있는 자리에 가 앉았다.

“여기 닭다리 드세요! 배고프시죠?”

한종팔은 자신의 옆에 앉은 여자에게 자신이 먹으려 뜯은 닭다리 하나를 접시에 담아주었다.

“아흐흣, 감사합니다~.”

닭다리를 좋아하는 한종팔이 었지만 이때 그는 느꼈다.

닭다리보다 여자의 웃음소리가 더 좋다는 것을.

이생망은 질 수 없다 싶어 남은 나머지 닭다리를 뜯어 자신의 옆에 앉은 여자에게 주었다.

“낭자, 나의 피와 같은 닭다리를 그대에게 주겠소. 맛있게 드시오!”

“하하핫, 감사합니다.”

진다훈은 자신도 무언가를 줘야되나 싶었다.

[진다훈! 뭐해! 움직여! 저기 저 커다란거 있잖아!]

카사노바는 토마호크 스테이크를 가리켰고 진다훈은 그것을 아무것도 받지 않은 여자에게 주었다.

“우왓! 크다! 고마워요!”

여자가 눈이 동그래지며 말했다.

“자! 반가워요~.”

진다훈의 왼쪽에 앉은 드레스를 걸친 여자가 말했다.

그 드레스는 그녀의 백옥같이 하얀 피부를 과감히 드러내고 있었다.

이 테이블의 6명은 반갑다고 인사를 했다.

그리고 참지 못하겠다는 듯이 드레스를 입은 그녀가 의상과 맞지 않게 자신의 앞에 있는 토마호크 스테이크를 손으로 집으며 말했다.

“바로 먹으면 되죠? 옆에도 먹고 있네.”

그러고는 입을 크게 벌려 한 입 베어무려는 순간, 같이 온 여자들이 그녀를 말렸다.

“채은아! 그거 다른 사람도 먹어야지! 그렇게 먹으면 어떡해.”

“유채은 진짜 못 말린다. 크크.”

그러면서 키득댔다.

술 기운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축제 분위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가면 뒤에 숨겨진 익명이라는 자유 때문이었을까.

“몰라! 배고파! 저 이거 혼자 다 먹어도 되죠? 잘 먹겠습니다!”

지코 삼형제는 흔쾌히 허락했다.

사실 허락을 하기 전 이미 크게 한 입 베어 물었지만.

같이 온 여자들은 그녀를 대신해 사과했다.

“아, 죄송하네요.”

“아닙니다! 맛있는 게 이렇게 많은데요! 다 먹을 수나 있을라나!”

“배고픈데 빨리 드시죠!”

진다훈과 한종팔이 사과를 받는 사이 이생망은 이미 먹고 있었다.

누구 할 것 없이 그 테이블의 6명은 아주 맛있게 먹었다.

신나게 한바탕 놀며 소진한 에너지를 채웠다.

“음~ 너무 맛있는데요?”

“이것도 먹어보세요!”

음식을 나눠 먹으며 어느 정도 배가 채워지니 먹는 속도가 느려졌다.


드디어 본격적인 3대3 소개팅이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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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극복과 영광 22.12.31 26 0 12쪽
23 가면무도회(10) 22.12.30 27 0 11쪽
22 가면무도회(9) 22.12.29 31 0 12쪽
21 가면무도회(8) 22.12.23 34 0 11쪽
20 가면무도회(7) 22.12.22 34 0 11쪽
19 가면무도회(6) 22.12.21 37 0 11쪽
18 가면무도회(5) 22.12.20 39 0 11쪽
17 가면무도회(4) 22.12.19 36 0 11쪽
16 가면무도회(3) 22.12.18 34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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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가면무도회(1) 22.12.16 36 0 11쪽
13 근육 22.12.15 36 0 11쪽
12 움직임이 전부다 22.12.14 33 0 11쪽
11 하고자 하는자는 방법을 찾고 그렇지 않은자는 핑계를 찾는다 22.12.13 50 0 11쪽
10 굼뱅이의 저주 22.12.12 39 0 11쪽
9 고강도의 고통 22.12.05 36 0 11쪽
8 가르마펌 22.12.02 33 0 11쪽
7 근육통 22.12.01 34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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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지불 22.11.28 39 0 11쪽
4 루저가 살아남기 제 1장 22.11.27 3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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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뭔가 이상하다 22.11.24 57 0 12쪽
1 지아코모 카사노바 +1 22.11.22 10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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