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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솔로가 된 카사노바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김아무걔
작품등록일 :
2022.11.22 21:52
최근연재일 :
2022.12.31 20:00
연재수 :
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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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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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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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무도회(8)

DUMMY

[여자가 리드 당하는 걸 좋아하는 이유는 말이지···, 아주아주 옛날옛적으로 돌아가서 인간이 어떻게 진화해왔는지를 봐야하는데···.]

카사노바가 말을 할지 말지 망설렸다.

‘진화···? 너무 멀리가는거 아니야···?’

[간단하게 말하자면 이건 원초적인 본능인, 번식본능과 관련이 있지.

여자는 임신을 했을 때 아주 힘들고 취약한 상태가 돼. 원시시대 때는 더욱 그랬겠지.

그렇기 때문에 그런 취약할 때 자신을 보호해서 아기를 무사히 낳게 해줄 수 있는 강한 남자를 골랐단말이지.]

‘그 강한 남자가 너가 말한 자신감 있고 똑똑하고 힘센, 가치가 높은 남자를 말하는 거네.’

진다훈이 알아들었다는 듯 얘기했다.

[바로 그거지. 여자는 자기가 임신을 했을 때 누군가 도와줘야할 때가 많아져. 먹이를 구해온다거나 적으로부터 보호해줘야 한다거나.]

‘그래서 여자들이 그렇게 해달라는게 많았던건가···?’

물론 영화나 드라마나 인터넷에서 간접적으로 경험한 데이터들이였다.

‘근데 임신을 하지 않은 여자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지?’

진다훈이 이번엔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일종의 테스트지.

자신이 취약해졌을 때 나를 보호해줄 수 있는지 없는지 시험해보는 거야.

꽤나 합리적인 방법이지.]

‘그래서 여자는 남자가 자신을 보호해주고 위협되는 상황이나 먹이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남자를 선호한다는 얘기네?’

[그렇지. 생각해보니 여자가 리드당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하기 보다는,

리드할 줄 알고 보호해줄 수 있고 해결해줄 수 있는 남자를 좋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네.

그러니까 여자를 대할 때 배려해줘야 할 부분은 배려를 해주면서도 너가 리드해야할 부분에선 눈치보지 않고 자신감 있게 이끌어가는 걸 보여주는게 중요하지.]

‘리드해야할 부분이라면 먹이를 정할 때나, 문제를 해결해주거나 보호를 해주어야할 때···?’

진다훈은 문득 KFG에서 알바할 때가 생각났다.

휴게시간에 이수지가 먹이문제를 해결하는데 서툴렀었던 상황이 떠올랐다.

‘그때 도움이 필요하냐고 물어봤는데 괜찮다고 해서 그냥 안도와줬었지.’

카사노바 박사의 논문을 정독한 진다훈은 드디어 그때 어떻게 했어야했는지 감이 오기 시작했다.

‘그때 니가 말한대로 수지가 괜찮다고 했어도 먹이문제를 더 수월하게 해결해줬다면 나를 더 괜찮은 남자로 볼 수 있었겠구나···.’

진다훈은 여자라는 유니콘을 조금은 알게 된듯한 느낌이 들었다.


오피스룩녀는 다시 한 번 큰소리로 카사노바에게 말했다.

“오페라 박사님!!! 안알려줄거에요? 이제 곧 오페라 시작한다구요! 많이 알수록 많이 보인다! 알려줘요오~”

그녀는 카사노바의 팔을 잡고 흔들며 떼를 쓰기 시작했다.

“하하, 알았어요, 알았어요. 알려줄게요. 뭐냐면.”

오피스룩녀는 드디어 간지러웠던 부분을 긁게 된 듯 초롱초롱한 눈망울으로 카사노바에게 집중했다.

카사노바는 똑같은 장난을 한 번 더 쳤다.

아까처럼 그녀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씨익 웃으며 또 ‘나중에 알려줄게요’라고 말할 것 같은 신호를 눈빛으로 보냈다.

그녀가 입을 벌려 순간 숨을 들이마시고 힘차게 욕을 내뱉기 바로 직전에,

“박수를 치는 타이밍에 대한 거에요! 하하하”

그녀는 인상을 찡그리며 자꾸 장난치면 죽일거라는 시늉을 했다.

카사노바는 그녀를 놀리는게 재미있었다.

[타격감 좋고!]

“오페라를 많이 접하지 않으신 분들은 언제 박수를 쳐야할지 헷갈릴 수 있는데요.”

오피스룩녀는 심술이 났는지 카사노바의 말을 짤랐다.

“그냥 사람들이 칠 때 치면 되는거아니에요?”

카사노바는 틀린 말은 아니라서 눈썹을 들어 올리고 양쪽 입꼬리를 내리며 동의한다는 표정을 비추고 고개를 끄덕하며 말했다.

“뭐, 역시 천재라서 다르군요? 지혜롭단말이야! 하지만 정확한 타이밍을 알고 있으면 더 좋겠죠.”

오피스룩녀는 카사노바의 장난스런 말에 심술궂은 얼굴을 조금 풀었다.

“지휘자가 지휘대로 갈 때나, 무대에서 막이 내려와 하나의 막이 끝났음을 알릴 때!”

카사노바는 마치 막이 끝났고 공연에 감동을 받은 사람처럼 미간을 올리고 고개를 가로저으며 박수를 아주 천천히 4번치고는 외쳤다.

“브라보!!”

“끝이에여?”

오피스룩녀가 이게 다냐는 듯 눈을 깜빡깜빡하며 말했다.

“네.”

카사노바는 미간을 올린 채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그렇게 아주 대단한 것처럼 애를 태우면서 안알려줘놓고는 이게 끝이다?”

그녀는 못 감당하겠다는 듯이 짧은 한숨을 지으며 자신의 자리에 반듯이 앉았다.


그 때 화장실에 갔던 이생망과 하얀티셔츠녀와 유채은이 들어왔고 조금 떨어져 한종팔이 이어 들어와 자리에 앉았다.

“야, 맞다, 가면무도회 다 끝나고 밖에서 따로 한 잔 하기로 했는데 생망이 너도 갈거지?”

한종팔이 자신의 왼쪽팔쪽에 있는 이생망에게 물었다.

그러자 오른쪽팔쪽에 있는 오피스룩녀가 자신도 궁금하다는 듯이 이생망을 보았다.

“어? 아, 나는 그···, 내 왼쪽팔쪽에 계신 아리따운 낭자와 한 잔 하기로 하였소만···.”

이생망이 살짝 수줍어하며 말했다.

그러자 한종팔의 표정에 놀라움과 부러움과 존경이 드러났다.

그는 이생망의 볼록한 배를 한 번 쳐다보고는 다시 이생망을 쳐다봤다.

“단 둘이서요?!”

이생망의 대답을 들은 오피스룩녀가 한종팔과 비슷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리고 덧붙여 자신의 친구 하얀티셔츠녀에게 말했다.

“너···! 와···,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더니!”

하얀티셔츠녀가 살짝 수줍어하며 웃었다.

그 얘기를 옆에 유채은과 카사노바 또한 못 듣지 않을 수 없었다.

유채은이 다 들으라는 듯이 말했다.

“그럼 어쩔 수 없네! 나도 내 옆에 있는 신사분이랑 단 둘이 마신다?”

당돌한 유채은의 거침없는 소신발언에 카사노바는 살짝 당황했다.

[불여시다, 불여시···, 아닌가, 불도저인가···.]

‘불여시면 어떠하고 불도저면···.’

진다훈은 잠시 생각하고 말했다.

‘감당안되는데···.’


오피스룩녀가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냥 우린 약속대로 4명이서 한 잔 하자~, 괜찮죠, 박.사.님?”

카사노바의 오른쪽에선 자기를 신사라고 부르고 왼쪽에선 박사님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진다훈은 녹아 내릴 것만 같았다.

자신을 신사, 박사라고 불러주며 여자들이 자신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것처럼 느껴진 것이다.

‘이대로 죽어도 좋다!!!’


“네~, 뭐, 예정대로 우리 넷이서 한 잔하고, 저기 둘은 따로 한 잔하게 보내주도록 하죠. 하하.”

일단 어장에 최대한의 물고기를 넣어두려는 카사노바의 계략이었다.

그가 생각하기에 하얀티셔츠녀는 이미 여러모로 이생망에게 호감을 비추고 있었다.

그 때문에 오늘 그녀를 자신의 어장에 넣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되었다.

[이생망 이 돼지같은녀석이···, 돼지도 구르는 재주가 있구만.]

나름대로 이생망을 리스펙하게 되었다.


-“신사 숙녀 여러분! 즐거우신가요! 이제 곧 라벨라오페라단의 오페라 공연이 있겠습니다! 모두 핸드폰은 비행기모드로 전환해주시기바랍니다! 그럼 즐거운 관람 되십시오!


카사노바는 지휘자가 지휘대로 갈 때 박수를 보냈다.

그는 오피스룩녀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도 박수를 보내면서 그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살짝 웃었다.

아까 배웠던 박수타이밍에 대해 서로 무언의 대화를 주고 받았으리라.


오페라가 시작되었다.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오케스트라와 오페라가수들, 오페라가수들과 지휘자의 호흡은 아주 환상적이었다.

깔끔하고 아름답고 힘차고 부드러운 소리들이 청중들에게 즐거움을 주었다.

무슨말인지를 몰라도 오페라배우이 내는 깊은 감정들로 그들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알 수 있었다.


막이 내렸다.

“브라보!!”

“브라바!!”

오페라가 끝이 나고 우레같은 박수갈채와 환호가 장마처럼 아주 길게 쏟아졌다.


-“신사 숙녀 여러분! 오페라 공연 즐거우셨나요! 그럼 곧이어 대망의 무도회가 열리겠습니다!”


안내를 따라 사람들은 이동했다.

이제 이번 3년만에 개최되는 가면무도회의 꽃이 핀다.

남자와 여자는 돌아다니다가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춤을 신청하고 그 신청을 받아들이면 함께 춤을 추게 된다.

음악이 한 곡 끝이나면 서로 가볍게 인사하고 남자는 여자를 처음 만난 곳까지 안내하여 데려다준다.

음악은 여러 장르가 연주되었다.

부드럽고 아름다운 음악, 경쾌한 음악, 슬픈 음악, 힘차고 강렬한 음악 등 적절히 섞여졌다.


저녁만찬 때부터 지금 9시경이 될 때까지 함께해온 카사노바,한종팔,이생망,오피스룩녀,유채은,하얀티셔츠녀는 서로 짝을 지어 춤추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이생망이 하얀티셔츠녀에게 춤을 신청했다.

이생망은 하얀티셔츠녀의 눈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그는 왼손을 등허리에 두고 오른손을 손바닥을 위로 펴 그녀 앞에 보여주며 말했다.

“낭자, 나와 함께 추시겠소?”

그 어느 때보다 상냥한 이생망의 말투였다.

“좋사옵니다. 흐흣.”

하얀티셔츠녀는 이생망의 손바닥 위에 자신의 손을 살포시 올렸다.

이생망은 심장이 떨렸다.

“손이 아주 곱구려.”

그녀는 손이 곱다는 말에 미소지으며 그와 춤을 추러 나갔다.

이생망은 그녀가 다른 사람과 부딪히지 않게 안내하며 무도장으로 걸어갔다.

하얀드레스녀는 그러한 이생망의 매너에 감동을 받은 듯한 표정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소중해진 느낌, 특별해진 느낌, 설레는 느낌을 받았다.

이생망은 그녀의 허리를 오른손으로 가볍게 감쌌고 그녀는 그의 어깨에 오른손을 살포시 얹었다.

사극을 좋아하는 이생망은 가끔 중세풍 드라마도 봤었는데 그것이 지금 많은 도움이 된 것이다.

“비록 그대가 하얀티셔츠를 입고 있다고는 하나, 내 눈에는 아름답고 하얀 드레스처럼 보이는구려.”

그의 눈에는 진심이 담겨있었다.

그 진심은 가면을 넘어 하얀드레스녀의 마음에 전달되었으리라.

하나가 된 그 둘은 옆으로 갔다가 뒤로 갔다가 앞으로 갔다가 한바퀴 돌기도 했다가 그들만이 아는 언어로 속삭이며 웃곤 했다.

이생망은 그야말로 극락 속에 있는 듯 했다.

“이번 생에 당신을 만난 것은 나에게 큰 행운이오.

만난지 하루도 채 되지 않았지만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온 사람과 함께 있는 기분입니다.

당신은 나에게 있어 용기이자 계절이오, 중력이자 희망입니다.”

이생망은 자신도 당최 무슨이야기를 하는지 몰랐다.

그러나 하얀드레스녀가 미소짓고 있었기에 상관하지 않았다.

그저 이 황홀경에 몸을 온전히 맡겨버린 것이다.


카사노바는 고민이 되었다.

오피스룩녀냐, 유채은이냐.

누구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함께 춤을 추자고 신청 해야할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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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가면무도회(7) 22.12.22 34 0 11쪽
19 가면무도회(6) 22.12.21 37 0 11쪽
18 가면무도회(5) 22.12.20 39 0 11쪽
17 가면무도회(4) 22.12.19 37 0 11쪽
16 가면무도회(3) 22.12.18 34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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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가르마펌 22.12.02 3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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