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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 전선의 미친 네크로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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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글철인
작품등록일 :
2024.05.08 13:01
최근연재일 :
2024.07.06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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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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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 전환 : 2일 남음

작성
24.06.02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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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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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했던 말 주워담기

DUMMY

검문소에서 엘프 하나가 경비와 드잡이를 하고 있었다.


“도대체 왜 나는 이렇게 검문이 긴 것이오?”

“최근 도시에 사건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 입 다물고 기다려라.”


경비는 고압적으로 엘프에게 으름장을 놓았다.

최근 귀쟁이 때문에 흉흉한 일이 벌어졌다.

도시 경비대원들은 그 책임 소재가 자신들에게 올까봐 바싹 긴장한 상태였다.

물론 아이젠은 이 불쌍한 경비병들을 질책할 생각이 없었다.

이들이 암살자를 색출하고 잡아낼 실력이 있었다면 애초에 경비병으로 남아있지도 않았다.


“이 엘픈가?”

“그렇습니다. 영주님.”

“당신이 여기 영주요?”


엘프는 아이젠을 보자 딱딱한 말투로 말했다.

일부러 불손하게 말한다기보단 원래 그런 말투와 성격을 가진 것 같았다.

아이젠은 넓은 마음씨로 이해하기로 했다.

엘프는 겉모습과 달리 보통 나이가 아주 많았으니까.

애초에 문화가 달랐기에 엘프에게 인간의 신분 제도를 납득시키는 것도 어려운 일이었다.


“그렇소. 베르너 남작 아이젠이라고 하오. 어서 오시오. 엘프.”


아이젠이 존중의 표시를 보이자 경비는 눈치 빠르게 뒤로 물러나 표정을 정돈했다.

그것을 본 엘프는 콧방귀를 뀌었다.

확실히 책임자와는 대화가 될 것 같았다.

인간 귀족치곤 그렇게 고압적인 사람인 것 같지도 않았고...


“이곳에 마탑이 있다고 들었소. 그것도 메이지 마탑이.”

“마탑?”


아이젠은 눈을 가늘게 떴다.


‘벌써 소문이 났나?’


이상한 일이었다.

트리스에게만 말했지 대놓고 메이지 마탑을 언급한 적은 없었는데.

그런데 엘프의 얼굴엔 확신이 가득차 있었다.

그저 소문을 듣고 찾아온 건 아닌듯 싶었다.


“아직 마탑이 만들어진 건 아니요. 물론 계획은 있지만.”


아이젠이 대답하자 엘프는 굉장히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아이젠이 알아듣지 못할 말을 중얼거렸다.


“얼마나 미래의 일을 말한 거야...”

“무슨 소리요?”

“실례했군. 난 퓨리온이라 하오. 메이지들에게 용무가 있어 이곳에 왔소만, 잘못 찾아온 것 같군.”


퓨리온은 미련없이 발걸음을 돌리려 했다.

그때 아이젠은 강한 직감을 느꼈다.

이자를 이대로 돌려보내선 안 된다고.


“마탑은 없지만 훌륭한 메이지는 있지.”

“그게 사실이오?”


아이젠의 말에 퓨리온은 반색했다.


‘아인 연합 쪽은 아니군.’


퓨리온의 반응에 아이젠은 일단 그가 아인 연합의 사람은 아니란 것을 확인했다.

뭔가 안 좋은 생각을 품고 온 사람이라기엔 너무 허술했던 것이다.


“내 휘하에 메이지 트리스라는 훌륭한 마법사가 있지. 혹시 알겠소? 그녀가 언젠가 메이지 마탑의 탑주가 될지 말이오.”

“그게 사실이라면 꼭 그녀를 보고 싶군.”

“원래는 그냥 만날 수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아이젠은 뜸을 들이며 힐끔 퓨리온을 바라봤다.

그는 간절한 표정이었다.

얼마나 간절하냐면 말로 안 되면 당장 깽판을 치겠다는 얼굴이었다.

그리고 정중한 사람이 깽판을 칠 각오를 한다는 건 실력이 보통이 아니란 의미였다.


“세워둔 것이 미안하니 특별히 만남을 허가하겠소.”

“말이 통하는 인간이군.”


퓨리온은 진심으로 기쁜 표정이었다.


‘어쨌든 엘프니까.’


아이젠은 목적을 달성했다.

잘하면 이 엘프에게서 아인 연합에 속한 엘프들에 대해 캐낼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굳이 특별히 허가한다는 말을 하며 생색을 낸 것이었다.

생색을 낼 수 있을 땐 생색을 내야 나중에 크게 돌아오는 법이었다.

특히 이해 관계가 얽혀있지 않았을 땐 더더욱 그래야 했다.


* * *


트리스는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퓨리온을 훑어봤다.

반면 퓨리온은 만나길 고대했던 메이지를 만난 것치곤 별로 들뜬 모습이 아니었다.

그는 베르너 성의 메이지를 만나는 걸 무척 원했지만 정작 기대하는 걸 얻을 거란 믿음은 없어 보였다.


“저를 만나고 싶으셨다고요?”

“그렇소. 메이지...”

“트리스, 트리스에요.”

“만나서 반갑소. 메이지 트리스.”

“엘프라니 실제로 본 건 처음이에요!”


트리스는 오두방정을 떨었다.

사실 퓨리온의 외모가 소란을 피울 정도로 잘생기긴 했다.

하얀 피부, 아무렇게나 늘어진 금발, 뚜렷한 이목구비와 푸른 눈.

표정이 피곤에 쩔어있지만 않았어도 좀 더 훤칠한 미남이었을 것이다.

퓨리온은 트리스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마치 품평을 하는 모양새였는데 사람의 외모를 판단하는 모양이 아니라 예술품이나 새로운 기술로 만든 기계를 바라보는 얼굴이었다.


“흐음, 흐음, 미래의 마탑주인가... 근데 언제인지 모르겠단 말이지.”

“마탑주요? 제가 마탑주가 될 것 같다는 말이죠?”


트리스는 퓨리온의 말에 기뻐했다.

초면이었지만 엘프가 미래의 마탑주를 언급한 것 자체가 기뻤던 것이다.

아이젠을 제외하곤 그녀에게 마탑을 언급한 사람은 여지껏 아무도 없었기에 그녀로선 기쁠만한 일이었다.


“그래서 절 왜 만나고 싶어하신 건가요?”

“메이지를 찾는 이유가 따로 있겠나? 스크롤을 찾고 있네. 아주 귀한 스크롤이지.”

“그 스크롤 이름이 뭔데요?”

“했던 말 주워담기.”

“예!?”


퓨리온의 말에 트리스는 화들짝 놀랐다.

했던 말 주워담기?


“그... 그건 전설의 마법 스크롤이잖아요? 그게 실존하는 거였다고요?”

“실존하지. 그래서 내가 찾고 있는 거고.”


트리스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전율했다.

전설의 스크롤 ‘했던 말 주워담기.’는 메이지들 사이에서 유명한 스크롤이었다.

고대에 만들어진 이 주문서는 사용자가 했던 말을 세상에서 지우는 강력한 효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 어떤 약속도, 맹세도 세상에 없던 일로 만드는 강력한 마법이 담겨 있는 스크롤로 고대 이후로 재현된 적 없다는 신비의 스크롤.

이제는 그 존재유무의 진실조차 알 수 없어 모든 메이지의 선망임과 동시에 동화로 치부되는 마법 스크롤이었다.

트리스 역시 다른 사람이 ‘했던 말 주워담기’를 입에 담았다면 웃고 넘어갔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는 엘프였다.

고대에서부터 존재했다는 종족.

그 수명이 사람으로는 짐작도 할 수 없다는 종족.

그런 엘프가 장담하는 말엔 그만한 무게가 실려 있었다.

세월이 그 말에 함께 깃들어 있기에.

그리고 그 마법을 찾는 이들은 한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곳엔 없는 것 같군. 그쪽이 소스라치게 놀라는 걸 보니 말이요.”

“후회하는 일이 있으신가요?”

“돌이킬 수 없는 과오는 누구에게나 있는 법이니.”


퓨리온은 무덤덤하게 말했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후회되는 기억을 떠올릴 때 아련한 표정을 짓거나 침묵으로 과거를 되짚어보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퓨리온은 그런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아직도 그 때가 또렷이 기억난다는 듯.

더구나 말투에 그 어떤 감정도 묻어있지 않았으니 가슴으로 후회하는 것인지 머리로 후회하는 것인지 알수조차 없었다.


“그렇죠! 누구나 그런게 있죠!”


자못 분위기가 내려앉을 법 했으나 트리스는 능청인지 아니면 순수함인지 모를 미소를 지으며 밑바닥으로 가라앉을 뻔한 분위기를 건져냈다.

퓨리온도 덕분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


“혹시 그 스크롤에 대한 정보가 더 있을까요?”

“그건 왜 찾는거요?”

“진짜 있다는 걸 알았으니 복원을 시도해야죠! 메이지 마탑의 업적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트리스는 특유의 낙관적인 자세로 말했다.

그녀의 눈엔 희망이 가득차 있었다.

퓨리온은 다소 놀란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수호령이 날 여기로 인도한 이유가 혹시...’

“알려주실 거죠? 만약 했던 말 주워담기를 복원하게 되면 퓨리온씨한테 드릴게요! 공짜로요!”

“그것참, 구미가 당기는 제안이군.”


거절할 수 없는 해맑은 제안에 결국 퓨리온은 입을 열었다.

처음엔 퓨리온이 무언가를 알아보기 위해 이 자리에 온 것이었는데 상황이 반대로 흘러갔다.

퓨리온은 트리스의 질문에 자신의 오래된 뇌를 쥐어짜며 성심성의껏 대답했다.

단순히 트리스가 밝은 태도로 물어봤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트리스의 커다란 안경에는 왠지 모를 신뢰감이 깃들어 있었다.

학자로서 믿음직한 것은 트리스의 가장 큰 무기였다.


“용언에 대해 알고 있소?”

“드래곤의 주문 말인가요?”

“그렇소. 드래곤의 말은 너무 위대하여 스스로도 어길 수가 없지. 전설에 따르면 드래곤들은 자신들의 말을 무르기 위해 ‘했던 말 주워담기’를 창시했다고 알려져 있소.”

“음! 과연! 과연!”

“또 가장 오래된 문헌에선 고대의 어떤 거인이 오해로 인해 한 나라를 멸망시키기로 맹세했다고 하지. 그런데 그 오해가 풀리자 거인은 자신의 맹세를 후회했어. 그때 한 마법사가 거인과 거래로 했던 말 주워담기 스크롤을 넘겼다는 구전이 있소. 그냥 어린애들에게 교훈을 주는 동화 같은 얘기지만.”

“그것참 흥미롭네요!!”


그렇게 트리스가 종이에 퓨리온의 말을 받아적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때 고드프리가 응접실에 들어왔다.


“영주님.”

“고드프리 경.”


고드프리는 입을 떼려다 안에 트리스와 퓨리온이 있는 것을 보고 힐끔 눈치를 살피더니 아이젠에게 가까이 갔다.

트리스는 상관없지만 낯선 엘프에게 영지의 중요한 사안을 유출하기엔 껄끄러웠기에.


“엘프 암살자의 처형일자를 잡을까 합니다.”

“벌써?”

“아무래도 본보기가 필요하기에.”

“토너먼트가 끝나는 대로 하지. 손님들이 돌아가기 전에.”


일부러 여기까지 찾아온 남작들에게 위압감을 심어줄 필요는 없었지만 기왕 기회가 왔다면 마다할 필요는 없었다.

원래도 그들은 허튼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지만 쐐기를 박아둬서 나쁠 건 없었으니.


“잠깐, 지금 엘프 암살자라고 하셨소?”


퓨리온이 반응하자 아이젠과 고드프리는 깜짝 놀랐다.

일부러 들리지 않게 귓속말을 했는데 저 엘프는 귀가 어찌나 밝은지 둘의 대화를 모두 들은 것이다.

아이젠의 표정을 보자 퓨리온은 겸연쩍은 표정을 지었다.


“미안하군. 일부러 들은 건 아니었소. 하지만 동족의 얘기가 들리길래.”

“...들었다면 어쩔 수 없지. 얼마 전 엘프 하나가 날 암살하러 왔소. 아인 연합의 소행이었지.”

“...혹시 내가 그 엘프를 만날 수 있겠소?”


퓨리온의 얼굴엔 난처함과 동시에 단호함이 있었다.

예의상 허락을 구하곤 있었지만 그의 얼굴엔 아이젠의 허락이 없더라도 반드시 만나겠다는 집념조차 보였다.

그리고 그런 의지를 드러내고도 실력 행사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돋보였다.

아까 성문에서 보여줬던 얼굴과 똑같았다.

자신이 마음만 먹으면 아무도 막을 수 없다는 확신.


‘흐음.’


아이젠은 잠깐 고민했다.

퓨리온이 무슨 속셈을 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렇다고 거절하기에도 뭔가 찝찝했다.


“영주께서 걱정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오.”


퓨리온은 뭔가 덧붙일 말을 삼킨 것 같았지만 아이젠은 고개를 끄덕였다.


“내게 하나 빚진 거요.”

“고맙소.”


암살자를 만나게 해주는 걸로 엘프에게 빚을 지울 수 있다면 남는 장사였다.

모처럼 찾아온 이종족과 친밀함을 나누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니었다.

세상 모든 일은 어떻게 돌아올지 모르는 법이었으니 돌아오지 않더라도 되도록이면 호의를 베푸는 것이 삶에 이로운 법이었다.

더구나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아앗! 지금 가시게요?”

“대화를 더 나눌 기회가 있을 거요.”


트리스는 아쉬움을 토로했지만 퓨리온은 당장 엘프 암살자를 보고 싶어했다.

아이젠은 고드프리와 함께 퓨리온을 지하 감옥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거기서 초췌한 엘프 암살자를 볼 수 있었다.


“다친 곳은... 없군.”


퓨리온은 엘프 암살자를 눈으로 훑어보더니 상당히 의외라는듯 아이젠을 바라봤다.

아무리 관대한 귀족이라도 자신을 암살하려 든 자에게 그 어떤 폭력도 휘두르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것은 머나먼 과거 인간이 아직 제대로 된 문명을 갖추기 전에도 마찬가지였다.

상식을 전면적으로 부정 당한 엘프의 표정은 가히 볼만했다.

아이단은 그저 어깨를 한번 으쓱했다.


“고문하지 않아도 입을 열게 만들 방법은 있는 법이라.”

“놀라운 재주군. 나도 좀 알려주시오.”

“글쎄, 아마 못할 거요.”


아이젠은 거들먹거린다기보단 그것이 진실이라는 듯 말했고 퓨리온은 받아들였다.

저 말을 비꼬는 말로 듣기엔 퓨리온은 너무 오래 살았다.


‘이렇게 오래 살아도 놀랄 일이 계속 생기는군.’


퓨리온은 쪼그리고 앉아 엘프 암살자를 바라봤다.

엘프 암살자는 푹 숙였던 고개를 들어 퓨리온을 바라봤다.

그의 초점없는 눈에 동족의 상이 맺히자 이윽고 점점 이채를 띄었다.


“나를 알아보겠느냐? 어린 엘프야.”

“당신은...”


퓨리온의 말에 엘프 암살자의 눈이 점점 커지더니 곧 입을 벌렸고 곧 경악에 가득찬 얼굴로 변했다.

그는 턱을 덜덜덜덜 떨며 간신히 입을 열었다.


“수... 수호자님...!”

“알아보는군.”


수호자라는 말에 고드프리가 심각한 표정으로 칼자루에 손을 가져갔다.


“엘프 수호자...”


고드프리가 이토록 긴장한 모습은 처음이었다.

아이젠 역시 엘프 수호자가 뭔지 알고 있었다.


‘모든 엘프의 아버지...’


모든 엘프는 세계수에서 탄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어머니 세계수에서 태어난 모든 엘프들은 엘프 수호자에게 보호를 받았다.

엘프 수호자는 엘프들의 가장으로서 모든 엘프의 아버지라고 불리웠다.


‘엘프 수호령과 계약한 일종의 워록이라지.’


다만 평범한 워록과는 궤가 완전히 달랐다.

엘프 수호령은 악마나 천사도 범접할 수 없는 정령계의 신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환희에 찬 엘프 암살자를 보던 퓨리온은 무미건조한 눈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아이젠을 응시했다.

그의 입이 열렸다.


“영주, 이 엘프를 살려주게.”


퓨리온의 말은 협박인 것 같기도 하고 단순한 요구인 것 같기도 했다.

다만 목소리의 고저가 없는 말투에선 거역하기 힘든 기운이 느껴졌다.

하지만.


“이 엘프를 살려야할 이유가 있습니까?”


그런 분위기에 휩쓸릴 아이젠이 아니었다.

그가 위압적인 상황에 휘둘리는 사람이었다면 남부 전선에서 그토록 오래 살아남을 수 없었다.

기질적으로 그는 위험에 익숙한 사람이었다.


“나는 모든 엘프를 지키기로 맹세하고 엘프 수호령과 계약한 엘프 수호자일세. 그 어떤 엘프도 내 눈에 들어온 이상 죽게 만들 순 없어.”


퓨리온은 타협할 수 없다는 듯 말했지만 아이젠은 그의 말투에서 왠지 모를 후회와 귀찮음, 그리고 살기를 동시에 느꼈다.


“그러니 거래를 하지.”

“거래요?”

“그래, 내게 원하는 게 있나? 내가 엘프 수호자인 걸 안 이상 아마 없다고 하진 못할 걸세.”


아이젠은 그제야 퓨리온이 어째서 그렇게 자신만만했는지 알아차렸다.

엘프 수호자에 대한 소문이 만에 하나라도 사실이라면 도시 하나쯤 지워버리는 건 일도 아니었다.

퓨리온이 그렇게 악독한 성품으로 보이진 않았지만 만약 아이젠이 거래를 거절하면...


‘여길 부수고 탈출하겠군.’


물론 저 엘프 암살자를 데리고.

퓨리온은 말 대신 살기를 통해 제발 거래에 응하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이렇게 나오는 이유는 명확했다.


‘그는 싸움을 꺼리고 있어.’


이유는 모르겠지만 퓨리온은 폭력을 그다지 좋아하는 성품이 아닌 것 같았다.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던가.


“좋습니다. 거래를 하지요.”


그가 엘프 수호자라는 것을 알게 된 이상 퓨리온이 아이젠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은 무궁무진했다.


“전 원하는게 아주 많습니다.”


퓨리온 입장에선 불합리하면서도 공정한 거래가 진행될 것이다.


“그러니 엘프 암살자를 살려주는 것 말고도 다른 것도 저울에 올려놓도록 하지요. 이를테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거래가.


“‘했던 말 주워담기’라던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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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출진 +6 24.06.05 6,186 148 14쪽
33 향수 +3 24.06.04 6,321 142 15쪽
32 엘프 수호자 +2 24.06.03 6,543 140 13쪽
» 했던 말 주워담기 +2 24.06.02 6,659 153 17쪽
30 암살자 +3 24.06.01 6,792 149 16쪽
29 암살 모의 +3 24.05.31 7,256 151 16쪽
28 데스 나이트 +2 24.05.30 7,558 175 13쪽
27 상징 +11 24.05.29 7,621 172 15쪽
26 귀환 +5 24.05.28 8,054 166 14쪽
25 흑마법사 토벌전 6 +5 24.05.27 7,950 175 15쪽
24 흑마법사 토벌전 5 +10 24.05.26 7,767 180 14쪽
23 흑마법사 토벌전 4 +4 24.05.25 7,932 170 14쪽
22 흑마법사 토벌전 3 +4 24.05.24 7,834 173 12쪽
21 흑마법사 토벌전 2 +4 24.05.23 8,034 173 14쪽
20 흑마법사 토벌전 +2 24.05.23 8,409 184 14쪽
19 도시 순회 6 +2 24.05.22 8,294 178 13쪽
18 도시 순회 5 +3 24.05.21 8,559 184 17쪽
17 도시 순회 4 +1 24.05.20 9,013 182 13쪽
16 도시 순회 3 +1 24.05.19 9,589 190 14쪽
15 도시 순회 2 +1 24.05.18 10,213 203 13쪽
14 도시 순회 +6 24.05.17 10,784 224 13쪽
13 마법부 +5 24.05.17 10,884 21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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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작위 수여식 +4 24.05.14 13,015 237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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