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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효 님의 서재입니다.

수라십이신법 (修羅十二身法)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영효
작품등록일 :
2018.03.25 20:07
최근연재일 :
2018.06.13 10:00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80,668
추천수 :
2,201
글자수 :
270,942

작성
18.05.16 10:00
조회
876
추천
30
글자
12쪽

복수의 시작 - 1

DUMMY

적강은 남궁세가의 원한으로 인해 모두를 처참하게 죽일 생각을 했다.

하지만 중년의 나이임에도 자신보다 어린 자를 호위하겠다. 나선 검마처럼 어딘지 모르게 처연함이 느껴져 그를 살려줄 생각을 했던 적강은 두 눈을 흡뜬 채 숨을 고르고 있는 남궁운형이 그대로 물러서지 않을 것을 느끼며, 입맛을 다셨다.


“그러지마! 그대로 있어...”


다시 일어선 남궁운형은 자신의 임무를 다하려는 듯 자신의 손목에서 떨어져 나간 손에서 검을 빼들었다.


“무인으로 살아가는 인생... 적에게 목숨을 구걸해 어찌 살아갈꼬...”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그 말... 후회 없기를...”


적강은 두 눈을 감았다 뜨며, 자신을 향해 던진 남궁운형의 말에 ‘수라 천(天)‘을 펼치려 12신법을 밟았다.


“오라~ 그대와 나의 운명은 이리 될 것이었다는 것을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때 소가주님을 따라 그곳에 나도 있었느니..”


남궁운형은 윤창구가 있던 곳으로 남궁지우를 호위하기 위해 함께 움직였었다.

그때 적강을 보지 못했지만, 그의 대한 이야기를 윤창구에게 모두 듣고 난 뒤 지하감옥에 함께하지 않았었다.

그저 아깝게 죽은 어린 여자아이를 향해 기도를 올렸을 뿐... 그런 적강이 그때 목숨을 잃은 자신의 여동생의 복수를 위해 마주하게 된 이 순간이 어쩌면 예고된 운명이라는 것을 느끼며, 이곳에서 최선을 다하리라 다짐했다.

자신들이 뿌린 살(殺)을 어떻게든 거둬들여야 했으니...


“뭐라?”


적강의 눈이 순간 일렁이듯 흔들렸다.

그곳에 함께 있었다는 말에 순간 놀란 적강이 12신법을 밟았던 발을 멈추며, 남궁운형을 노려보았다.


“그래... 그때... 그곳에..”


“이런...”


적강은 수라목검을 들어 12신법을 밟으며, 남궁운형의 하나밖에 남지 않은 손목을 향해 수라 천(天)을 펼쳤다.


“끄아아아악”


처음 수라 무(無)에 오른손을 잃었던 그때와 달리 피분수가 퍼져 온몸을 적셨다.

그리고 동반된 고통 너무도 끔찍하게 밀려드는 고통에 혈을 짚어 고통을 억누르고 싶었지만, 남아 있는 손이 없었다.


“그 고통이 끝날 때 쯤 다시 보지,”


적강은 절규에 찬 비명을 뒤로 하고, 처절하게 일그러진 남궁운형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자들에게 성큼 다가섰다.


“그대들 또한 저자와 다르지 않을 것이니 오라!”


적강이 가만히 서서 자신에게 다가서는 자들을 향해 기운을 풀어놓았다.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분노에 찬 적강의 눈은 이미 자아를 상실한 것처럼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 순간 함께 했다던 남궁운형의 말에 그때의 기억을 되살린 적강의 모습은 섬뜩하게 사람들의 눈에 비쳐지며, 불안과 초조함을 안겨주었다.


적강의 분노로 인해 퍼진 살기를 느낀 검마는 자신과 대치하고 있는 남궁지우와 팽결후를 향해 펼친 혈뢰운천검법을 5성을 이룬 만큼 거뜬히 두 사람을 상대하고 있었다.


[죽이지 마라! 물을 것이 있으니.]


적강에게서 들려온 전음에 두 사람을 붙들고 있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검마의 혈뢰운천검법에 담겨진 검마의 마기는 겨우 절반도 되지 않았음에 가볍에 몸을 놀리며, 남궁지우와 팽결후가 동시에 펼치는 검을 받아냈다.

남궁지우는 날렵한 동작으로 남궁세가의 가주나 소가주에게만 전해지는 검법인 ‘제왕검법(帝王劍法)‘을 펼치기 위해 ’천풍신법(天風身法)‘을 밟아나갔다.

바람을 일으키듯 신법을 밟아 검마를 향해 뻗은 제왕검법은 빠르면서도, 가볍지 않고, 그렇다고 묵직하다는 느낌이 없었다.

그저 가볍게 몸을 놀리는 가운데 그 기운에 내포되어진 내공이 실린 듯 살짝 발광이 되는 듯 보이는 검 끝에 맺혀진 검기 푸르스름한 빛이 살짝 맺혔다. 사라지는 그 순간 다가온 검을 쳐낸 검마는 살짝 긴장한 채 뒤로 몸을 빼냈다.

검기를 사용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던 만큼,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려 자신의 무기인 수령검을 매만진 검마가 담담한 눈빛으로 남궁지우를 바라보았다.

자신의 비해 아직 어린 나이임에 검기를 손끝 마디정도였지만, 발현한 것에 놀라움을 느낀 검마는 그동안 적강의 명으로 막아내기 위해 했던 동작을 바로 잡은 채 남궁지우를 향해 신중히 몸을 놀리기 시작했다.

한순간의 방심으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한 나머지 남궁지우의 무공수위를 너무 얇게 본 자신에게 회초리라도 들고 내리치듯, 신중히 몸을 놀리기 시작한 검마의 기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살수를 펼치지 않으려 부드럽고, 유연한 동작을 펼쳤던 검마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에 검마를 주시하며 펼쳤던 천풍신법을 밟으며, 검을 그러잡았다.

신중히 내리깔린 검마의 얼굴을 바라본 남궁지우와 팽결후는 동시에 검을 찔러 넣을 듯 신형을 날렸다.

남궁지우와 달리 팽결후의 손에 들린 것은 도(刀) 긴 장검을 든 남궁지우의 검보다 길이가 짧은 도를 든 팽결후의 무공은 ‘오벽광투(五霹光透)‘ 다섯 개로 나눠진 도에서 발현된 천둥소리가 동반되어 날아드는 도법을 받아내기 위해 뒤로 신형을 날리며, 검을 휘두른 검마의 손에 들린 수령검이 살짝 울리자, 검마가 뒤로 빼낸 몸을 돌려 팽결후를 향해 혈뢰운천검법을 펼쳤다.


“콰콰광 쾅”


천둥소리가 동반되는 두 개의 소리가 맞붙으며 낸 고막을 울리는 소리에 검마가 팽결후를 향해 찔러 넣듯 밀어 넣었던 것을 회수하며, 몸을 뒤로 한 바퀴 돌아 날아드는 남궁지우의 검을 향해 수령검을 다시 빠르게 걷어낼 듯 들어올렸다.

몸을 회전하며 내려떨어진 순간, 검마의 머리를 향해 다가온 남궁지우의 검을 쳐내기 위해 수령검을 들어 올린 검마의 수령검에 남궁지우가 급히 몸을 빼냈다.

검마가 남궁지우의 검을 쳐냄과 동시에 몸을 낮은 자세로 급히 몸을 회전하며, 방향을 바꿔 남궁지우의 등을 향해 검을 찔러 넣자, 앞으로 몸을 숙일 듯 바닥을 훑으며, 바닥을 구른 남궁지우는 몸을 일으키고 숨을 몰아쉬었다.

팽결후가 도를 들어 자신의 절기를 펼치는 순간을 이용해 찔러 넣었던 자신의 검을 막아내고 다시 공격을 해온 검마로 인해 서늘하게 느껴지는 등줄기로 인해 얼굴을 찌푸린 남궁지우는 숨을 고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청룡대와 백룡대가 뒤섞여 수라신교라 말한 자들과 맞붙어 싸우고 있는 곳은 피가 난무하고, 시신이 즐비했다.

자신과 팽결후와 검마가 싸움을 시작하고, 벌써 한시진이 흘렀다.

자신들에게 살수를 펼치지 않았음에 시간이 그리 흘렀다는 것을 알고 있는 남궁지우는 적강과 마주하고 있는 호법들 또한 쉽지 않은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두 손을 향해 시선을 던진 채 무릎 끊고 있는 남궁운형은 이미 죽은 것과 진배없는 모습이었고, 그와 비슷하게 바닥에 드러누워 숨을 헐떡이고 있는 4명의 호법들 눈은 이미 감겨있었다.

온몸이 난자되어 피를 철철 흘리며, 숨을 헐떡이고 있는 끔찍한 모습에 남궁지우가 적강을 바라보곤 생각했다.


‘악귀구나! 악귀로 변한 것이구나... 복수를 위해서..’


처음 적강을 마주했을 때 느꼈던 여리고, 순순한 기운은 사라지고 피에 굶주린 악귀처럼 변한 적강에게 살짝 연민의 감정을 느낀 남궁지우가 자신과 자신의 가문이 여리고 순순했던 그들에게 행했던 만행의 대한 대가가 어쩌면 당연한 것인가를 생각했다.


“그대가 원하는 것이 나인 것을 안다.”


남궁지우가 적강을 향해 내뱉은 그 한마디에 장내가 갑자기 고요하듯 조용해 졌다.

자신의 주군과 같은 남궁지우의 말에 놀란 백룡대의 무인들과, 적강과 대치중인 호법들의 눈이 순간 남궁지우에게 쏠렸다. 다시 자신들과 대치중인 자들에게로 돌아갔다.


“결후... 미안하다. 이 싸움을 끝내야 할 의무가 나에게 있다. 잠시 주위를 정리해 주길 바란다.”


“그 무슨 말이야?”


“저자와 해결해야할 것이 있어 그러니.. 잠시 주위를 물러주게”


싸움도중에 주위를 물러달라는 것은 두 사람만이 목숨을 건 비무라도 하고싶다. 말하는 남궁지우의 말을 이해 못할 팽결후가 아니었다.


“어찌 생각하는가?”


적강을 향한 물음이 대지를 울릴 듯 퍼져나갔다.


“검마! 주위를 물려라!”


적강이 검마를 향해 명을 내렸다.

남궁지우의 말을 따라주겠다는 듯 손을 들어 올린 적강이 자신 앞에 거의 목숨이 경각에 달한 듯 숨을 몰아쉬고 있는 자들을 뒤로 하고 남궁지우를 향해 몸을 천천히 옮겼다.

서로를 향해 무기를 들고 싸움을 하던 자들이 팽결후와 검마의 주위로 몰려들었다.

백룡대와 청룡대의 얼마 남지 않은 자들은 팽결후의 곁으로, 검마의 혈검대의 마인들은 수적으로 불리했을 싸움에서도 그리 큰 피해를 입지 않은 듯 부상을 크게 당한 자들과 시신으로 변한 자들을 제외하고 모인 자들의 수가 청룡대와 백룡대의 남은 무인들의 수보다 월등이 많았다.

처음 싸움을 시작하려 했던 때와 반대의 상황에 놓인 무림맹의 무인들의 눈에는 절망감이 감돌고 있었다.


적강과 남궁지우가 10장도를 두고 마주섰다.

13년 전 어두컴컴한 지하감옥에서 마주하고, 다시 만난 두 사람의 얼굴에 묻어있는 감정은 달랐다.

적강의 얼굴에는 그 무엇도 담겨지지 않은 듯 무표정한 반면에 남궁지우의 얼굴에는 후회의 빛이 담겨져 있었다.


“13년 정도 된 것인가? 그대와 내가 만나 것이?”


남궁지우는 자신이 이 목숨을 건 싸움에서 패배할 것이라는 것을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자신들이 행한 악행으로 인해 돌아온 결과에 후회가 남긴 했지만 죽음이 두렵진 않았다.

다만... 남겨질 설화가 걱정이 되는 것 뿐... 한번만 더 보고 갈 수 있다면,,, 좋으련만 그러지 못함에 그것이 아쉬웠다.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적강이 후회가 드리워진 남궁지우의 얼굴을 향해 물었다.


“그대에게 사과의 말은 하지 않을 생각이다. 후회... 는 되지만 만약 그때로 돌아간다면, 또 그리 했을 것이기에... 그것이 무인으로 살아가는 자들에게 꿈과 같은 것임을... 그대 또한 알고 있을 터 그것에 대한 사과는 하지 않겠지만 아쉬운 것은 무인이 아닌 평범한 사람을 해했던 일만큼은 사과하겠다.”


“흠... 그대들의 욕심으로 인해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지려 했다. 이미 남에게 주워진 꿈을 뺏으려 했던 것에 대한 사과를 하지 않겠다? 뻔뻔하구나! 그대가 말하는 무인들이란 작자들 말이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 누구도 그 상황에 놓인다면 그리했을 것이다. 너 또한 다르지 않을 것이라 내 장담하지...”


“자신이 그렇다하여 모두가 그리 할 것이라 생각하는 오만한 생각을 그것으로 끝이 될 것이니...”


적강이 더 이상 말을 섞지 않겠다는 듯 수라목검을 들며, 12신법을 밟았다.


“수라 천(天)‘


적강의 신형과 함께 다가오는 묵직한 기운에 남궁지우가 수라목검을 쳐내기 위해 검을 들어 아래에서 위로 걷어 올리듯 빠르게 펼쳤다.

하지만 적강의 수라목검은 아직도 자신을 가슴을 향해 뻗어오고 있는 상황 남궁지우는 적강의 신형이 느리게 다가오며, 자신의 몸으로 다가서는 그 기운에 두 눈을 끔뻑이며, 다가오는 수라목검을 주목했다.

하지만 느리게 다가오는 수라목검을 쳐내려 검을 아무리 위아래로 펼쳐도 수라목검에 닿지 않는 자신의 검을 바라보며 고개를 떨어트린, 남궁지우는 수라목검이 자신의 가슴에 와 닿는 순간 느껴지는 짜릿함에 자신의 검을 바라보고 있던 시선을 들어, 가슴이 있는 곳으로 시선을 던졌다.


적강이 남궁지우의 가슴에 꽂혀있던 수라목검을 빼냈다.

고개를 숙인 채 자신의 가슴을 바라보고 있는 남궁지우의 얼굴이 순식간에 피로 얼룩졌다.


“설화...”


절명하기 전 마지막으로 남궁지우가 본 것은 환하게 웃음 짓는 설화의 얼굴이었다. 하지만 금세 사라진 설화의 모습, 그렇게 설화를 가슴에 품은 채 남궁지우가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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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수의 시작 - 1 18.05.16 877 30 12쪽
45 꽃과 나비 그리고 음모 - 3 18.05.10 913 32 11쪽
44 꽃과 나비 그리고 음모 - 2 18.05.09 818 33 9쪽
43 꽃과 나비 그리고 음모 - 1 18.05.07 946 34 11쪽
42 그들의 움직임 - 3 18.05.06 963 34 10쪽
41 그들의 움직임 - 2 18.05.03 1,054 35 11쪽
40 그들의 움직임 - 1 18.04.30 1,054 33 12쪽
39 검마(劒魔) - 2 18.04.30 993 39 11쪽
38 검마(劒魔) - 1 18.04.28 1,085 37 13쪽
37 은밀하게 움직이다 - 2 18.04.26 1,074 40 11쪽
36 은밀하게 움직이다 - 1 18.04.25 1,057 41 11쪽
35 수라신교(修羅新敎) -3 18.04.24 1,099 42 13쪽
34 수라신교(修羅新敎) -2 18.04.23 1,114 46 11쪽
33 수라신교(修羅新敎) -1 18.04.22 1,186 44 12쪽
32 제갈평 18.04.21 1,230 43 14쪽
31 독마(毒魔) 그리고 지마(指魔)-3 18.04.20 1,201 40 14쪽
30 독마(毒魔) 그리고 지마(指魔)-2 18.04.19 1,242 44 13쪽
29 독마(毒魔) 그리고 지마(指魔) -1 18.04.18 1,300 43 14쪽
28 백련 - 3 18.04.17 1,332 50 12쪽
27 백련 - 2 18.04.16 1,354 47 10쪽
26 백련 - 1 18.04.15 1,456 45 11쪽
25 혈비수(穴緋殊) - 2 18.04.14 1,451 50 11쪽
24 혈비수(穴緋殊) - 1 18.04.13 1,479 52 13쪽
23 살문(殺門) - 2 18.04.12 1,544 47 14쪽
22 살문(殺門) - 1 18.04.11 1,550 52 12쪽
21 천라지망(天羅地網) - 3 18.04.10 1,650 53 14쪽
20 천라지망(天羅地網) - 2 18.04.09 1,625 53 13쪽
19 천라지망(天羅地網) - 1 18.04.08 1,828 5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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