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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효 님의 서재입니다.

수라십이신법 (修羅十二身法)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영효
작품등록일 :
2018.03.25 20:07
최근연재일 :
2018.06.13 10:00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80,698
추천수 :
2,201
글자수 :
270,942

작성
18.04.08 10:12
조회
1,828
추천
55
글자
12쪽

천라지망(天羅地網) - 1

DUMMY

자신의 두 명의 부하가 죽는 것을 보고도 움직이지 못한 갈장후 손목에서 떨어지는 핏물을 그대로 바라보고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갈장후의 얼굴은 이미 사신이라도 만나 넋이 빼앗긴 것 같은 모습

적강은 지궁과 곡영의 시신을 향해 있던 시선을 돌려 갈장후를 바라보며 천천히 걸음을 떼었다.


‘사신이 오는구나! 오래 살기 원했던 삶은 아니지만 이대로 죽다니... 억울하구나!’


갈장후는 10년의 세월을 헛되이 보낸 것에 억울함이 밀려왔지만 공명심에 눈이 멀어 두 명의 부하를 잃은 지금 자신의 목숨 또한 살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스치며 적강을 쏘아보았다.


“날... 죽일 것이라면 지금 죽이거라!”


“내 묻는 말에 대답을 한다면 살려줄 생각도 있으니...”


적강의 얼굴은 입을 열고 있지만 감정이 실리지 않아 굳어있었다.

첫 살기를 펼치며 적을 도륙하던 그때 되살아난 그때의 일!

곱게 죽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강우적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끔찍한 광경을 보여주기 싫었던 적강


“무엇을...”


“너희 또한 윤창구와 다르지 않을지니! 얼마나 더 남아있나?”


“우리 셋이 다다 하지만 낄낄낄 곧 알게 되겠지 모습을 드러내지 말았어야 했다는 것을... 저 늙은 놈도 곧 곱게 죽지 못할 것이고”


적강에게서 느껴지는 살기 그것을 느낀 갈장후는 최후를 생각하고 있었다.

무인으로 살아왔던 삶에 대한 후회는 없었다.

다만 수라의 장보도를 보지 못하고 죽는 것이 한일 뿐...


“죽음이 두렵지 않은가 보구나! 그 더러운 주둥이로 저분을 입에 담다니”


적강은 어쩌면 이자를 살려줄까? 잠시 생각했었다.

자신이 뱉은 말이 있으니 하지만 강우적을 노려보며 내뱉는 갈장후를 본 순간 수라목검을 쥔 손에 맺힌 기운 적강은 그대로 갈장후를 향해 수라목검을 내리그었다.


수라목검! 검도 아닌 목검으로 사람을 베는 것이 가능한가를 가늠하던 강우적은 적강이 세 명의 적을 상대하며 수라목검을 내리긋는 그 순간 피가 터져 나와 바닥을 향해 튕겨져 내뿜는 것을 지켜보며 눈을 감았다 떴다.


“강아! 괜찮은 것이냐?”


“네 스승님 괜찮으세요?”


강우적은 적강의 몸을 이리저리 만지며 다친 곳이 있는지 둘러보며 안도하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구나! 어허! 어찌 이리도 지독한 놈들이 있나”


아무 말도하지 않고 있는 적강을 바라본 강우적은 하늘을 향해 묻듯 소리쳤다.


“도대체 수라의 무덤이 무엇이간데..”


강우적은 시신으로 변한 자들을 쳐다본 뒤 급히 몸을 놀려 방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가자! 곧 다른 놈들이 올 것이다. 그러니 서둘러 가자꾸나!”


그랬다. 마지막으로 죽은 갈장구의 말을 되새겨 본 강우적은 분명 이자들은 이곳에 오기 전 무림맹에 이 사실을 알렸을 것이라 생각했다.


“네 스승님”



***

적강과 강우적이 떠난 오두막 세구의 시신으로 변한 갈장후와 지궁 곡명의 시신만이 덩그러니 놓여있는 그곳에 일단의 무리가 다가서고 있었다.


“주위를 살펴라”


“네 대주”


10명으로 구성된 무리들 그들은 적강과 강우적의 흔적을 찾는 듯 몸을 날려 오두막의 주변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대주님 여기 시신이 있습니다.”


다급하게 들려오는 목소리를 향해 신형을 날린 대주라 불린 ‘성운검객(星隕劍客)’ 석주겨

갈장후가 보낸 전서구를 받고 적강을 죽이지 말고 데려오라는 명을 받아 바로 몸을 날려 도착한 오두막에서 사람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자 얼굴이 굳어가던 차였다.


“대주님 아무래도 이놈들이 먼저 손을 쓴 것 같습니다. 시신의 부패로 보아 아무래도 당한지 보름은 된 것 같습니다.”


세구의 시신을 확인하던 부대주 설인강은 부패가 되어가는 시신에서 풍겨져오는 고약한 냄새를 맡으며 시신을 살피는 좁은 눈이 더 좁혀있었다.


“잠식해 있던 놈들이 확실한 것이냐?”


“여기 무림패가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설인강에게서 무림패를 받은 석주겨는 무림패를 바라본 뒤 시신으로 시선을 던졌다.

깔끔하게 그어진 검상에 눈을 좁힌 석주겨는 심각한 얼굴로 설인강에게 말했다. 하지만 검상보다 더 특이한 것은 시신의 얼굴이었다.


“이런! 일이 틀어졌구나! 이런 미련한 놈들 때문에 일을 그르친 것을 알면 후~ 일단 그 놈을 쫓는다. 멀리가진 못했을 것이다. 늙은 노인과 함께 있다 했으니”


“그런데 대주님 보고가 올라오길 무공이 없다는 무(無)라 적혀있었습니다. 설마 그놈이 수라의 진전을 이었을까요? 자꾸만 검상이 밟힙니다.”


진지하게 내리깔린 눈으로 검상에서 비롯해 부패한 시신의 얼굴을 면밀히 살피던 설인강은 죽기 전 어떤 얼굴로 죽었는지를 가늠할 수 없어 짐작으로 느끼는 세구의 시신 중 몸을 둥글게 말아 고통을 호소한 듯 죽은 시신을 보고 공포로 물든 채 죽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석주겨에게 물었다.


“직접 본 것이 아니니 뭐라 말을 할 수 없지 않느냐? 일단 쫓는다. 우리의 임무는 그놈을 잡아 무림맹으로 데려가는 것임을 잊지 말도록!”


“네 대주”


“대주님 부대주님 샅샅이 훑었지만 아무도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급히 떠난 듯 물건들이 어지럽게 널려있었습니다.”


설인강과 심각하게 시신에 대해 대화를 이어나가던 때 설지가 다가서며 말하자

석주겨는 설지의 보고 받고 바로 자신의 기운을 풀어 기감을 넓혔다.

그렇지 않겠지만 혹시 적강이 어딘가에 숨어 이곳을 지켜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펼쳤던 기운에 사람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자 기운을 갈무리하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수하 중 양추를 향해 손짓을 보냈다.


“네 대주님”


양추는 자신을 향해 손짓하는 그 의미를 아는 듯 항상 지니고 다니는 전서구로 사용되는 비둘기를 들고 석주겨에게 다가섰다.

휘휘 뭔가를 써내려간 글 석주겨는 다 되었던지 비둘기의 발에 묶여진 작은 통에 종이를 넣은 뒤 비둘기를 하늘을 향해 날렸다.

날아가는 전서구를 바라보며 석주겨는 발을 떼며 말을 내뱉었다.


“움직인다”


“네 대주”


석주겨와 그의 수하 9명이 숲을 향해 몸을 날렸다.




오두막을 떠나 산을 오르내리며 걷기 시작한 것도 벌써 이틀째 강우적은 더 이상 못 걷겠다는 듯 자리에 주저앉아 숨을 몰아쉬기 시작했다.


“헥헥! 늙으면 다리도 이 모양이라지... 강아! 조금 쉬었다 가자꾸나! 더는 힘들어서 못 걷겠구나!”


무릎을 매만지며 눈을 찌푸린 강우적을 바라보며 적강은 이대로는 안 되겠단 생각이 들어 등을 보이고 앉았다.


“스승님 그러지 말고 제 등에 오르세요. 제가 업고 뛰면 다리는 아프지 않으실거에요.”


예전 무공연마를 한다던 18살 때 적강의 비해 마른 몸을 하고 있는 적강의 등을 바라보던 강우적은 등을 토닥였다.


“되었다. 에잉! 아무리 그래도 어찌...”


“갈 길이 멀자나요. 이리 험한 산을 얼마나 더 타야 길이 나올지 모르니 일단 길이 보이는 곳 까지만요”


등을 보인 채 일어서지 않고 고집을 부리듯 등을 내미는 적강으로 인해 하는 수없이 몸을 내맡긴 강우적은 아무리 늙은 몸이지만 거뜬히 일어서는 적강에게 놀랐다.

옷을 입고 있는 적강의 몸은 말라있었지만 등에 업히고 보니 잘잘한 근육들이 느껴져 환히 웃어 보인 강우적은 적강의 등에 밀착한 뒤 적강이 발을 떼자 두 눈을 질끈 감았다.


해가 우뚝 솟아 있던 시각에 발을 놀려 움직인 적강은 해가 떨어지려 하자 12신법을 밟으며 나아가던 걸음을 조금 늦추며 주위를 경계하듯 기감을 펼쳤다.

높고 넓은 태산설산을 가로질러 다른 마을로 들어선 적강은 이쯤이면 괜찮을 것이라 생각이 들자 자신의 등에 몸을 가누며 힘겹게 매달려 있는 강우적을 생각해 걸음을 멈추고 강우적을 내려놓기 위해 앉았다.


“스승님 괜찮으세요?”


파랗게 질려있는 강우적의 안색은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았다.

등에 매달려 발을 놀리지 않았지만 적강의 빠른 보법으로 인해 어지럼증을 느낀 강우적은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그게... 후~ 후~ 좋지 않구나! 울렁증이 밀려오니 우읍~”


적강은 구토를 하려는 듯 몸을 구부린 강우적의 등을 살짝 쓸었다.

한참을 앉은 채 신물을 넘기던 강우적의 안색이 살짝 붉어져 오자 강우적이 그 자리에 드러누워 하늘을 바라보고 적강을 향해 물었다.


“대단하더구나! 그리 잘 뛰는 사람은 난생 처음 보았느니 낄낄낄 근데 강아! 앞으로 어떤 위험이 닥쳐올지 모른다.”


“네.. 스승님... 헌데 오두막에서 살면서 먹을 것은 어찌 하셨어요? 아랫마을로 내려가 구해오진 않으셨어요? 3년이란 세월동안 어찌 지내신거에요?”


그랬다. 적강이 말하는 대로 강우적을 보고 그 마을 사람들이 그대로 뒀다는 것이 의심스러운 대목이었다.


“내 생각에는 내가 있으니 강이 네가 올 것이라 생각한 것이 아닌가 한다. 다 늙은 나를 데려다 쓸데도 없겠지만 그 자들에게는 작은 덫이라도 놓고 싶었던 게지 지금 생각하니 그렇구나!”


강 우적의 얼굴은 이제 혈색이 돌아온 듯 편안해 보이고 있었다.


“그랬겠네요... 후~”


“내 생각에는 말이다. 나야 그곳에 자리를 잡은 것이 그 일이 있기 전 얼마 되지 않을 세월이었지만 아마도 남궁세가 한 곳만이 그곳에 사람들을 보내진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 내 결론이니라. 어디 수라의 무덤을 찾는 자들이 남궁세가 한 곳이겠느냐? 내가 10년 동안 정보를 수집하며 느낀 것은 딱 하나 수라의 장보도를 손에 얻는 자! 무림을 지배할 것이라는 희망에 삶을 포기하고 그것만을 쫓는 자들이 부지기수라 하더구나!”


강우적은 누워있던 몸을 일으켜 세운 뒤 적강을 향해 시선을 던졌다.


“스승님... 제가 그것을 얻지 않았다면 랑은 죽지 않았겠지요? 그리고 그 끔찍하게 변한 자들을 마주하지 않아도 됐겠지요?”


적강은 강우적의 시선을 느끼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모든 것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 강이 네가 수라의 장보도를 얻지 않았다고 해도 이 험한 세상이 널 가만뒀을 것이라 난 장담할 수 없구나! 그것이 세상이니 한치 앞도 못 보는데 어찌 미래를 예측 할꼬...”


적강은 강우적의 말에 어쩌면 이란 말을 되새겼다.

자신이 수라의 무덤을 찾지 않았다고 해도 일어날 수 있는 일 자신의 아비는 수라의 장보도를 찾는 무인들에 의해 죽지 않았던가...

무공을 알든 알지 못하든 사람이 살아가는 곳에는 예기치 못한 일들이 일어나니 강우적의 말이 옳은 것일지도 모른다 생각했다.


“스승님 이제 또 움직이셔야겠어요... 하~”


적강은 강우적과 대화를 하면서도 주위를 살피는 것에 개으름을 피우지 않은 탓에 움직임을 느끼고 급히 말을 꺼냈다.

산을 둘러싸고 밀려드는 움직임 바로 옆 마을에 도착했을 뿐인데 느껴져 오는 기운 벌써 소문이 퍼져나간 것이라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천라지망(天羅地網)이라도 펼쳐졌다 말이냐?”


강우적은 적강의 안색을 살피며 몸을 살짝 떨었다.

지독한 놈들이었다. 적강을 놓칠 수 없다는 듯 몰려드는 무인들 도대체 얼마나 많은 무인들이 헛된 희망을 품고 있는 것인지 짐승을 잡기위해 몰아넣듯 적강과 자신을 잡기위해 펼쳐진 그물과 같이 펼쳐진 사람으로 이뤄진 망 강우적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런 듯합니다. 점점 좁혀져 오고 있어요. 서두르셔야 합니다. 스승님”


적강이 다시 앉은 자세로 등을 보였다.

강우적은 쓴 물을 토해 냈던 조금 전의 그 기분을 느낀 듯 몸을 맡기지 않은 채 적강에게 말했다.


“일단 움직이자꾸나! 조금 더 진정이 되면 그때 말할 것이니 지들도 사람일 진데 이리 늙어도 달릴 정도는 되니 일단 가자꾸나!”


“네.. 스승님”


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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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꽃과 나비 그리고 음모 - 1 18.05.07 947 34 11쪽
42 그들의 움직임 - 3 18.05.06 963 34 10쪽
41 그들의 움직임 - 2 18.05.03 1,054 35 11쪽
40 그들의 움직임 - 1 18.04.30 1,056 33 12쪽
39 검마(劒魔) - 2 18.04.30 994 39 11쪽
38 검마(劒魔) - 1 18.04.28 1,085 37 13쪽
37 은밀하게 움직이다 - 2 18.04.26 1,075 40 11쪽
36 은밀하게 움직이다 - 1 18.04.25 1,057 41 11쪽
35 수라신교(修羅新敎) -3 18.04.24 1,099 42 13쪽
34 수라신교(修羅新敎) -2 18.04.23 1,117 46 11쪽
33 수라신교(修羅新敎) -1 18.04.22 1,188 44 12쪽
32 제갈평 18.04.21 1,232 43 14쪽
31 독마(毒魔) 그리고 지마(指魔)-3 18.04.20 1,203 40 14쪽
30 독마(毒魔) 그리고 지마(指魔)-2 18.04.19 1,242 44 13쪽
29 독마(毒魔) 그리고 지마(指魔) -1 18.04.18 1,302 43 14쪽
28 백련 - 3 18.04.17 1,332 50 12쪽
27 백련 - 2 18.04.16 1,355 47 10쪽
26 백련 - 1 18.04.15 1,456 45 11쪽
25 혈비수(穴緋殊) - 2 18.04.14 1,451 50 11쪽
24 혈비수(穴緋殊) - 1 18.04.13 1,479 52 13쪽
23 살문(殺門) - 2 18.04.12 1,546 47 14쪽
22 살문(殺門) - 1 18.04.11 1,551 52 12쪽
21 천라지망(天羅地網) - 3 18.04.10 1,651 53 14쪽
20 천라지망(天羅地網) - 2 18.04.09 1,627 5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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