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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효 님의 서재입니다.

수라십이신법 (修羅十二身法)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영효
작품등록일 :
2018.03.25 20:07
최근연재일 :
2018.06.13 10:00
연재수 :
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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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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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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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3.25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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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여우굴 - 1

DUMMY

수려한 자연풍광을 그대로 담고 있는 ‘설산’ 그 설산의 아름다운 장관을 보고 한 고승이 ‘용이 하늘을 노닐다 승천하지 않고 그 곳에 내려앉았다.’

말을 남겼을 정도로 신비스러움이 묻어나오는 설산의 가장 높은 산봉우리는 사시사철 눈이 녹지 않아 여름이면 푸르스름한 운무가 춤을 추듯 흘러내리니 그 설산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하였으니 그리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자리한 그곳에 터를 잡은 사람들


산세가 험해 높은 곳을 오르기 힘들었지만 높지 않은 곳에는 마을 사람들의 배를 채워줄 짐승과 약초 등 사람들에게 양식을 내어주는 그 설산을 마을 사람들은 신성시 여겼고, 그 설산의 이름을 ‘태천설산(太天雪山)’이라 불렀다.

태천설산을 뒤로 하고 평평한 대지에 집을 짓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석장마을’에 때 아닌 소동으로 조용하고 평화롭던 마을이 부적거리기 시작했다.


500년 전부터 내려오는 전설


수라검을 든 자! 세상을 얻을 것이다.


터무니없다 여겨질 정도의 오래된 전설

하지만 무공을 아는 자라면 쉽게 빠져드는 ‘수라검(修羅劍)’의 전설

한 시대를 굴림하고 어느 날 갑자기 자취를 감춘 수라의 대한 이야기가 사람들의 입을 통해 지금까지 전해져 오는 것은 단 하나!

수라의 검 즉 수라검을 손에 든 자라면 무림을 지배한다는 꿈같은 전설이 현실이 될 수 있다 믿는 무인들에 의해 500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 장보도를 쫓아 소문을 타고 모여드는 사람들

작은 희망으로 시작된 것이 500년을 이어왔으니 그 얼마나 오랜 세월동안 이어져 온 것인가...

무인들의 모든 소망을 이룰 수 있다 알려진 그 수라검의 대한 작은 단서


‘수라검을 찾는 자여! ’태천설산‘으로 향하라’


소문이 돌기 시작하면서 시작된 무인들의 행렬

하급무사에서 무림에 이름깨나 날리는 사람들까지 모여들게 만든 ‘태천설산’

그 곳에 터를 잡고 마을을 이루고 있는 ‘석장마을’도 들썩일 수밖에 없었다.

하루면 몇 십에서 몇 백 명씩 들어서는 무인들로 석장마을 사람들은 때 아닌 소동에 생계를 이어가는 농사나 사냥, 약초 캐는 일은 접어두고 무인들의 산을 오르는 길잡이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 시작은 이러했다.

너무 험한 산세를 아무런 준비도 없이 올랐다. 길을 찾지 못해 산속을 해매다 죽어나간 무인들이 허다했고, 늪지대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죽어나간 무인들도 파다했으니 아무런 준비도 없이 들어섰다 시체도 찾지 못한 무인들로 인해 석장마을 사람들에게 부탁하게 이른다.

그렇게 시작된 석장마을 사람들은 처음에는 귀찮기도 하고 산을 타야했던 만큼 필요한 것들도 많아 싫다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무인들에게 수고비로 받는 은자가 생각보다 좋았던 지라 지금까지 이어오던 생업을 접고 길잡이로 나선 사람들도 여럿 되었다.

물론 젊고, 산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로 이뤄진 길잡이들

그들은 ‘태천설산’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오르락내리락 하며 발품을 팔아야 했다.


일 년의 세월

그 세월동안 무인들은 끝도 없이 밀려들었다. 또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그런 일들이 지속적으로 반복되기 시작하자 ‘석장마을’사람들은 점점 지쳐가기 시작했다.

처음 은자를 벌기위해 시작했지만 찾을 만한 곳은 거의 찾은 만큼 더 깊고 험한 곳으로 자신들을 안내해 주길 원하는 무인들로 인해 난관에 봉착하게 된 길잡이들은 위험하니 안 된다는 말을 꺼내 보았지만 무공을 아는 무인들을 상대로 자신들의 주장은 무시되기 일쑤였다.

그렇게 목숨까지 담보로 하는 길잡이 생활을 이어온 지 일 년이 훌쩍 넘어서자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수라검의 장보도의 대한 단서가 잘못된 정보였다. 태천설산이 아닌 다른 설산이다.’


그 소문은 무인들을 흥분하게 만들기 충분했고 그것을 믿는 대부분의 무인들이 떠나고 얼마 남지 않은 무인들은 길잡이 들이게 협박을 일삼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발을 들여놓지 않은 곳 ‘꼬리능선’ 그곳의 안내를 하라는 협박과도 같은 말에 하는 수 없이 꼬리능선으로 무인들의 길안내를 하기 위해 산을 오른 사내

그는 석장마을에서 가장 산을 잘 아는 사람으로 그 누구도 안내를 하겠다. 나서지 않자 하는 수 없이 나서게 된 ‘적윤’

그는 태천설산 중턱에 오두막을 지어놓고 살아가는 ‘사냥꾼’이었다.

짐승의 가죽과 약초 같은 것들을 팔아 두 아이들을 키우며 살았던 적윤도 꼬리능선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이라 처음엔 망설였었다.

자신의 목숨도 하나 그리고 무공도 모르는 평범한 사냥꾼에 불과했던 적윤이 온통 절벽으로 이뤄져 겨우 사람한명 지날 수 있을 정도의 절벽을 타야 하는 것은 목숨을 걸고 도박을 하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꼬리능선의 길안내를 하지 않게 되면 며날 며칠 아니 어쩌면 일 년 이 년 얼마가 될지 모르는 시일동안 시달릴 것 같은 생각이 들자 적윤은 마음을 다잡고 꼬리능선을 향해 무인들을 안내하기 위해 산을 올랐다.


그런데

꼬리능선에 함께 출발 했던 다른 무인들은 다 돌아왔지만 길안내를 위해 떠났던 적윤은 돌아오지 못했다.

꼬리능선을 확인하고 돌아온 무인들


‘꼬리능선에 수라검은 없었다.’


마지막 희망처럼 그곳에 모든 걸 걸었던 무인들은 아쉬움을 가득 안고

하나 둘 떠나갔고, 거의 모든 무인들이 떠나고 나자

길잡이들도 자신들의 생업으로 돌아갔다.

단 한사람 길잡이로 나섰던 ‘적윤’만이 신성시 되는 꼬리능선에서 나오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


석장마을 사람들은 슬픔에 잠겨 아직 어린 두 아이들을 위해 적윤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절벽으로 향했다.

자신들을 위해 나서준 적윤의 슬픔과 고마운 마음이 모여 찾아 해맨지 사흘 만에 겨우 찾은 적윤은 처참하기 짝이 없는 모습으로 두 아이의 곁으로 돌아왔다.

싸늘히 식은 시신으로...


“아부지~~ 아~~아악~~ 아부지~~~”


울부짖는 적강 아직 13밖에 되지 않는 적강은 아버지를 잃었다.

혈육이라 남은 적랑 11살밖에 되지 않은 적랑은 자신의 아버지의 죽음에 오라비인 적강을 붙들고 사흘밤낮을 울었다.


“오라비~~ 이제 아부지 못 봐? 참말 아부지 안와?”


“랑아 아부지... 아부지는...”


“오라비~ 아부지 오라고 해~ 아부지 오라고 해~~ 오라비~ 으아아앙”


“울지마! 랑아 아부지가 랑이 울면 슬퍼해 울지마...”


“아니야~ 아부지 오실거야 아부지... 랑이 두고 어디 안간댔어~ 오실거야...”


울부짖는 자신의 누이를 안고 달래듯 등을 토닥이는 ‘적강’ 그런 적강의 마음을 아는지 울다 잠든 ‘랑’을 안아들고 ‘적강’이 자신의 아버지가 뿌려진 꼬리능선을 바라보았다.

하늘이 무너져 내렸다.

자신에게 아버지는 하늘과도 같았으니 아버지가 죽은 지금 자신의 하늘이 죽은 것과 같았다.

적강은 눈물이 두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것을 닦아 내며 무인이라 칭하며 길잡이를 해 달라 청했던 자들이 누구인지는 모르나 무인들의 이기심으로 자신의 아버지를 죽음에 이르게 한 무인들과 절대로 가까이 하지 않겠다. 다짐했다.

평범한 자신들의 터전을 쑥대밭으로 만들고도 모자라 사람을 죽게 만들었으면 미안하다는 말이라도 해야 이치에 맞거늘 그대로 사라져간 무인들을 향한 석장마을 사람들의 마음도 싸늘히 식어갔다.


아버지를 잃은 어린 아이들 ‘적강’과 ‘적랑’은 자신의 아버지의 친우인 윤 창구가 찾아와 함께 마을로 내려가자는 제안을 했지만 적강은 싫다는 뜻을 보이며 ‘랑’과 함께 단 둘이 오두막을 지키려는 듯 고집스럽게 마을 사람들의 걱정에도 아랑곳 않고 지내기 시작했다.

적강은 아버지를 잃고 한동안 밥도 잘 넘기지 못하는 ‘랑’을 보살피느라 그렇지 않아도 마른 몸이 점점 더 말라갔고, 어린 ‘랑’은 자신의 오라비가 자신 때문에 걱정하는 것을 알지만 슬픔이 더 컸던 만큼 마음을 다 잡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아직 어린 두 아이 그들을 보살핌에 개으름을 피우지 않은 윤 창구의 적절한 도움으로 오두막에서의 생활을 이어가는데 큰 어려움을 겪지 않으며 그렇게 지낸지 일 년하고 반년의 세월이 덧없이 흘러갔다.


“랑아~ 오라비 잠시 다녀올 테니 나오지 말고 집에 있어. 금방 올 거야 알았지?”


둘이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지려 할 때쯤 적강은 직접 먹을 것을 구하기 시작했다.

아직 조막만한 손으로 산을 올라 위험하지 않은 곳을 누비며 올무(짐승을 잡는데 쓰이는 덫)을 설치해 사냥을 하거나 버섯, 또는 약초들을 찾기 위해 매일 산을 올랐다.


“오라비 근데 오늘은 뭐 잡아올 거야? 며칠 동안 개구리도 못 봤잖아 에휴~ 그래서 어떻게 토깽이를 잡아?”


말똥말똥한 눈을 크게 뜨며 자신의 오라비에게 말을 내뱉는 ‘랑’은 이제 울며 보채지 않을 정도로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인 듯 예전의 명랑하고 활발한 성격을 되찾아 자신의 오라비에게 눈을 흘기기까지 하며 잔소리를 내뱉었다.


“기다려봐~ 오라비가 오늘은 꼭! 토깽이 잡아 올 테니까?”


두 주먹을 불끈 쥐며 말을 내뱉은 적강은 의지를 불태우고 있었다.

벌써 일주일째 사냥에 실패로 고기를 입에 넣지 못한 적강과 적랑


“꺄르르 그런다고 눈먼 토깽이도 오라비한테는 안 잡히겠다. 옷 좀 봐 바지가 내려갔잖아 오라비 바보 같아”


적강의 허리춤에 내려앉은 바지를 끌어 올리며 ‘랑’은 머쓱했던지 얼굴을 붉히는 적강을 향해 웃음을 던졌다.


“험! 아무튼 다녀올테니 집 잘보고 있어 혹 늦어지면 부엌에 감자있어 먹어”


“알았어 조심히 다녀와 오라비~”


멀어져가는 적강을 향해 한없이 손을 흔들어대는 ‘랑’을 한 번 더 쳐다본 뒤 걸음을 옮긴 적강은 며날 며칠 눈이 내려 수북이 쌓인 눈으로 걷는 것이 어기적거렸지만 오늘 만큼은 꼭! 토끼를 잡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며 앞으로 조금씩 눈밭을 뚫으며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눈길을 걷는 적강의 모습은 짐승의 가죽으로 우의를 뒤집어 쓴 듯 몸에 두르고 기어가다 시피 걷는 모습이 꼭 작은 산짐승이 산을 헤집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어제 해가 질 무렵쯤 설치해 두었던 올무를 찾아 걸음을 떼던 적강은 아직 14살밖에 되지 않은 어린 나이였으니 조막만한 손으로 눈을 헤집는다 해도 어른이 헤집는 것과 많은 차이가 있었던 만큼 여러 개의 올무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설치보다 찾는 것이 더 힘든 것 이였기에...

그렇게 한참을 얼어붙은 손을 ‘호호’ 입김을 이용해 불어대며 찾던 올무를 발견한 적강은 눈을 빛내며 올무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빈 올무만이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에 실망한 적강은 두 번째 세 번째 올무를 재차 찾아 확인했다.

올무만이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에 적강은 결국 그 자리에 앉아 한숨을 내쉬어야 했다.


“후~~ 역시 오늘도 없네... 어쩐다... 이대로 내겨갔다간 랑한테 또 한소리 듣겠네... 후~~ 우~~”


나무에 기생하는 버섯 몇 개와 적강의 팔뚝정도 되는 칡뿌리가 전부인 망태기(바구니)를 바라보았다.

산을 오를 때면 등에 메기 편하게 피나무 껍질을 벗겨 끈을 만들어 등에 짊어지고 산을 올랐다.

자신의 아버지인 적윤이 사용하던 망태기였기에 등에 짊어지면 엉덩이까지 내려와 거리적 거렸지만 혹여 짐승이라도 잡게 되면 넣을 것이 필요해 사용하게 된 망태기는 오늘도 짐승은 없었다.


적강은 한참을 빈 망태기를 바라보다 오늘은 이대로 오두막으로 향하지 않겠다는 듯 벌떡 일어나 엉덩이에 묻어있는 눈을 털어낸 뒤 다시 소복이 쌓인 눈을 헤치며 나아가기 시작했다.


14살 나이에 맞지 않게 매서운 눈매를 가진 아이

날카롭게 보이는 눈매는 자신의 아버지를 닮았다.

산을 헤집고 다니는 통에 햇볕에 그을린 구릿빛 피부는 날카로운 눈매를 더욱 고집스럽게 보이게 했고, 길게 내뻗는 우뚝 솟은 콧날 끝에 자리한 콧등은 추운 날씨 탓에 발갛게 달아 올라있었으며 앙다문 입술은 의지를 불태우는 듯해 보였다.

한참을 눈밭을 헤치며 도착한 곳

초가을 쯤 산을 타다 마주한 토끼를 뒤쫓다 가시덩굴로 사라진 토끼를 아쉬워하다 발견한 작은 굴

분명 가시덩굴 안에 숨은 그 작은 굴에 여우나 토끼 등이 겨울잠을 자기위해 숨어들 것이라 생각해 겨울에 먹을 것이 떨어지면 다시 찾겠다. 생각했던 그 가시덩굴 앞에 서서 한참을 생각하던 적강은 자신의 아버지가 죽기 전 선물로 준 단도를 검 집에서 꺼내 입에 물었다.

그리고 망태기에서 낫을 꺼내 들고 가시덩굴을 향해 낫을 들어올렸다.

한참을 가시덩굴과 시름하던 적강은 자신의 몸이 겨우 들어갈 정도의 공간이 생기자 생각했다.


‘설마... 여우가 우글거리진 않겠지? 만약 여우가 여러 마리면 어쩌지...?

아엣! 아니야 저리 작은 구멍에...’


복잡하게 생각 하던 적강이 마음을 굳힌 듯 망태기를 등에 짊어지고 가시덩굴 안으로 몸을 밀어 넣었다.

적강이 들어가기에도 버겁게 보이는 작은 굴

머리를 살짝 집어 넣어보니 충분히 들어 설 수 있겠다 생각이든 적강은 크게 심호흡을 내뱉었다.


‘후~~ 그래 들어가는 거야!’


입에 문 단도와 오른손에 들린 낫을 한번 바라본 뒤 작은 굴에 머리를 집어넣고 조심조심 몸을 집어넣기 시작한 적강은 생각보다 긴 동굴에 의아함을 느끼며 바닥에 몸을 밀착하고 조금씩 기어들어갔다.

얼마나 지났을까?

많이 들어선 것 같은데 아직도 구멍의 크기와 좁은 통로는 그대로 이어졌고, 질퍽거리는 땅으로 인해 가죽으로 만든 겉옷은 이미 진흙으로 인해 무겁고 지척거렸다.

다행스러운 건 엉덩이에 걸쳐진 망태기가 떨어지지 않고 잘 밀착되어 있다는 정도

점점 무거워져 가는 몸을 가누기가 힘들어지자 땅을 기던 것을 멈춘 채 적강은 다시 되돌아가는 것이 어쩌면 더 나을까?를 가늠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많이 들어선 상태 몸을 돌릴 수 없으니 돌아 나가는 것도 쉽지 않은 적강


‘에라~ 모르겠다. 이대로 가다보면 뭔가 나오겠지 설마 이대로 끝나려고...’


사실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어두컴컴한 곳을 반 시진(1시간)을 훌쩍 넘게 기어 들어온 것 같은데 그대로인 굴에서 이대로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미치자 땀이 맺히고 숨이 턱턱 막혀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던 적강은 숨을 헐떡이며 앞으로 조금 더 속도를 내어 나아가기 시작했다.

이대로 숨이 막혀 죽거나 얼어 죽거나 땅속에 묻혀 죽을 순 없었다.

그렇게 반 시진을 더 나아가던 적강은 점점 굴이 커져가는 것을 보곤 온몸의 근육들이 힘들다고 아우성을 치는 것을 무시한 채 커져가는 굴만을 바라보며 두 팔과 두 다리를 이용해 기어오르던 어느 순간 자신이 걷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온 몸에 묻어있는 진흙을 털어내기 시작했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을 순간을 떠올리며 온몸을 한번 떨어낸 후 주위를 살펴보기 시작한 적강

자신이 서있는 곳으로 새어나오는 빛이 존재하는 것에 이제야 신기하다는 생각이 미치자 천천히 시선을 옮기며 여기저기 살피기 시작했다.


“아니 도대체 왜 저 높은 곳에 저런 걸 박아놓은 거야? 옆에다 박아놓음 좀 좋아? 에잇 으차! 휴~ 닫질 않네... 갖고 싶은데 랑이 얼마나 좋아할까? 저 주먹만 한 빛나는 돌덩이를 가져가면 존경의 눈빛으로 오라비 만세를 부를 텐데 에휴~”


빛이 발해져 오는 곳이 햇볕이 들어와 비추는 것이 아닌 돌로 깎아 만든 듯해 보이는 동굴 높은 천창에 박힌 어른 주먹정도 크기의 알갱이들 (야명주) 간격을 맞춰 뜸 뜸 박혀있는 그 알 수 없는 물체에서 발해져 오는 빛이 신기했지만 손이 닿지 않을 높은 곳에 위치에 있었던 만큼 적강은 고개를 한번 흔든 후 포기할 수밖에 없다 생각했다.

자신의 키는 어른들의 비해 한참이 모자랐지만 어른이라고 해도 쉽게 손이 닿을 것 같지 않았다. 세 명의 어른이 한데 모여 어깨를 짚고 올라서면 모를까?

적강은 되지 않는 것에 힘 빼는 것을 멈추고 길게 이어져 있는 동굴 길을 따라 다시 걷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을 주위를 살피며 나아가던 적강이 걸음을 우뚝 멈춰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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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그들의 움직임 - 2 18.05.03 1,054 35 11쪽
40 그들의 움직임 - 1 18.04.30 1,054 33 12쪽
39 검마(劒魔) - 2 18.04.30 993 39 11쪽
38 검마(劒魔) - 1 18.04.28 1,085 37 13쪽
37 은밀하게 움직이다 - 2 18.04.26 1,074 40 11쪽
36 은밀하게 움직이다 - 1 18.04.25 1,057 41 11쪽
35 수라신교(修羅新敎) -3 18.04.24 1,099 42 13쪽
34 수라신교(修羅新敎) -2 18.04.23 1,114 46 11쪽
33 수라신교(修羅新敎) -1 18.04.22 1,186 44 12쪽
32 제갈평 18.04.21 1,230 43 14쪽
31 독마(毒魔) 그리고 지마(指魔)-3 18.04.20 1,201 40 14쪽
30 독마(毒魔) 그리고 지마(指魔)-2 18.04.19 1,242 44 13쪽
29 독마(毒魔) 그리고 지마(指魔) -1 18.04.18 1,300 43 14쪽
28 백련 - 3 18.04.17 1,331 50 12쪽
27 백련 - 2 18.04.16 1,354 47 10쪽
26 백련 - 1 18.04.15 1,456 45 11쪽
25 혈비수(穴緋殊) - 2 18.04.14 1,451 50 11쪽
24 혈비수(穴緋殊) - 1 18.04.13 1,478 52 13쪽
23 살문(殺門) - 2 18.04.12 1,544 47 14쪽
22 살문(殺門) - 1 18.04.11 1,550 5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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