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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효 님의 서재입니다.

수라십이신법 (修羅十二身法)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영효
작품등록일 :
2018.03.25 20:07
최근연재일 :
2018.06.13 10:00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80,818
추천수 :
2,201
글자수 :
270,942

작성
18.05.03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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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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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그들의 움직임 - 2

DUMMY

우풍개의 예리한 일침에 서로를 바라보며, 괜한 헛기침만을 내뱉고 있는 장로들을 보며 남궁호경이 머리를 매만졌다.

자신 또한 뻔뻔스럽게 보일 정도로 얼굴을 내리깔고 있는 자들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온 몸에 소름이 돋아 날것만 같았다.


“자자! 지금 중요한 문제는 이제 어찌해야 하는가? 입니다. 아니 그렇습니까?”


제갈평이 뻔뻔해도 염치를 모르는 사람들이 아님을 알기에 서둘러 상황을 정리하려 말을 꺼냈다.

언제까지 탁상공론만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이니 말이다.


“개방의 거지들만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무림맹에서 비운대와 더불어 지원세력을 보내주시면 하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우풍개가 정말 그리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제 생각도 같습니다. 일단 비운대는 현제 파악된 피해가 없는 상태이니 개방을 보호할 목적으로 움직인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데 어찌 보십니까?”


가만히 머리를 매만지며 생각에 잠겨있던 남궁호경이 우풍개의 말에 힘을 실어줄 요량으로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지원세력이라고 하시면 누굴 말씀하시는 것이오?”

황보세가의 장로인 ‘뇌진검객(雷陳劍客) 황보웅명’이 물었다.


“맞습니다. 이 넓게 포진된 개방의 거지들을 한데 모이게 하는 것도 힘들뿐더러 어디를 어떻게 지원을 보내야 하는 것 또한 문제가 아닙니까?”


물길이 큰 줄기를 따라 갈라지듯 두 갈래로 갈라져 대립과 같은 형태로 나눠진 사람들...

무림맹의 장로들과 남궁호경과 제갈평, 그리고 개방의 우풍개 같은 목적을 위해 논의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의견이 갈리자, 제갈평의 깊어진 시름은 한층 더 깊어져갔다.


“제 생각으론 개방의 사라진 자들은 이미 죽었다 판단하고 움직이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다시 원점으로 시작되는바 큰 도시를 중점으로 포진되어진 자들을 밀집시켜 개방의 방주께서 손을 써주시면 그들을 이끄는 것은 저희 비운대가 맡겠습니다.”


“그건 제가 맡겠습니다.”


제갈평의 말에 우풍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어디를 중점을 두고 움직이실 작정이요? 실속 없이 움직이기만 해서야 또 문제만 발생할 것 같은데...”


당추묘가 눈을 가늘게 뜨곤 무언가 마땅치 않다는 듯 물었다.


“그것이 문제이긴 합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인데... 일단 저희 세가들이 있는 곳을 중점을 두고 세력을 분포하는 것이 좋겠다. 생각합니다. 그러니 이제 각자의 세력을 움직여 따로 행동하지 마시고, 같이 움직이시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갈평이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을 힘주어 강조하듯 내뱉었다.


“흠....”


“험...”


또다시 시작된 헛기침, 하지만 제갈평의 말에 이의를 제기하기엔 중대한 사안이므로 장로들은 섣불리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


“제갈군사와 방주께 모든 것을 맡기겠습니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 말씀을 하시고, 지금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지만 여기 계신 장로들께서도 제갈군사와 방주를 도와주셔야겠습니다. 일단 수라검과 마교의 잔당들을 잡는 것이 제일 중요한 문제니 말입니다.”


남궁호경이 위엄이 섞인 목소리로 명을 내리듯 힘주어 말하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장로 한명, 한명 시선을 꽂으며 쳐다보았다.


“흠... 알겠습니다. 하지만 모든 상황의 대한보고는 제대로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 말입니다.”


매섭게 부릅뜬 눈으로 남궁호경의 시선을 받아낸 당추묘의 말에 다른 장로들의 입장도 그와 같다는 듯 모두의 고개가 같은 방향으로 끄덕여지고 있었다.


“후~ 언제 비운대에서 보고를 하지 않은 적이 있었습니까? 그건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말씀드리지만... 무림맹을 위한 일입니다. 개인적인 행동은 지금부터 금합니다.”


무림맹 맹주의 명이 떨어진 이상 ,제갈평은 만약 일이 잘못되어 무림맹에 위험이 닥치게 된다면 모든 책임은 자신이 져야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원래 권력이라는 것이 매력적인 힘이 생기는 반면, 그 매력적인 힘 때문에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제갈평은 이 기회에 적강과 마교의 잔당들의 뿌리를 뽑아 버릴 것을 다짐했다.

마교의 잔당들이야 큰 걱정이 되지 않지만... 적강을 죽이지 않는 한 절대 끝나지 않을 무림맹 내에서의 분열도 절대 끝나지 않을 것을 알기에... 적강의 대한 작은 단서라도 놓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제갈평의 눈은 의지를 불태우듯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그럼 이 늙은이는 먼저 일어나 보겠습니다. 이러고 잡담을 늘어놓고 있는 이 순간에도 정보들이 날아들고 있을 것이니... 그럼... ”


인사도 대충 끝내고 일어선 우풍개가 제갈평에게 눈빛을 보낸 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무실을 나섰다.


“이거야 원... 정보를 다루는 것이 무슨 벼슬이라도 되는 양, 에잉~”


우풍개가 지금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알고 있음에도 싫은 내색을 감추지 않고 내뱉은 모용천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남궁호경에게 포권을 취한 뒤 몸을 돌려 집무실을 나가자, 그를 시작으로 무림맹의 장로들이 하나, 둘 자리에서 일어나 집무실에서 사라졌다.


“속이 이제 시원하신가? 그동안 그리하고 싶었던 말을 끝낸 사람의 얼굴이 왜 그 모양인가?”


남궁호경과 제갈평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제갈평의 얼굴에 드리워진 어두운 표정을 확인한 남궁호경이 제갈평에게 물었다.


“500명이 넘는 자들이 한순간에 어디로 사라진 것인지 흔적도 찾지 못한다 하였습니다. 어찌 생각하십니까?”


제갈평이 우풍개의 얼굴을 떠올리며,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우풍개의 얼굴은... 퍼렇게 질려있었다.


“나도 놀랐네... 하지만 개방의 방주도 모르는 일을 무림맹에 그것도 가장 깊은 한 곳에 앉아만 있는 나 같은 사람이 어찌 알겠는가?”


무공밖에 생각해 본적이 없는 남궁호경은 줄곧 무공연마를 하며 세월을 보냈던 자였으므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빠르게 머리를 회전하는 것이 서툴렀다.

그렇다고 다른 자들에 비해 느릴 뿐 상황판단 하는 것이 남들보다 탁월한 남궁호경을 알기에 제갈평에 물음에 무언가 말을 해줄 것이라 생각했던 제갈평의 얼굴은 더욱 어둠이 내리 깔리고 있었다.


“후! 일단 그들을 움직여 보려 합니다.”


확고한 생각이 있음을 알리듯, 굳게 다물어진 입술사이로 내뱉은 그들이라는 말에 남궁호경의 머리가 천천히 위아래로 끄덕여 지고 있었다.

자신 또한 그들을 생각했다는 듯...


“모든 것을 맡긴 이상 그대 뜻대로 하시게... 필요하다면 나라도 나서줄 것이니...”


“풋... 말씀만이라도...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빈말이 아닐세...”


직감이란 어떤 때보다 적중할 때가 있었다.

지금 남궁호경의 직감이 적강과 마주하게 될 순간이 올 것 이라 말하고 있었다.

그때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말이다.




***


‘타탓 타타탓’


“캬~ 이 꼬신 냄시를 모르는 놈들은 진정 불쌍하도다~ 이것이 세상사는 맛

이거늘 이것을 모르고 죽었음 우짤뻔 했어 그래~“


“또 사설을 늘어놓고 있네~ 쫌 시끄러 이 사람아!”


“그러게 저놈의 주둥질은 어딜 내놔도 일등일겨... 암! 일등 먹고도 남지 쯧!

쯧!


이슬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작은 마을 초입에 둘러앉아 아무렇게 펼쳐진 움

막을 쳐놓고, 모여앉아 모닥불위에 피어나는 불꽃

그리고 그 위에 올려 진 솥단지에서 음식냄새가 퍼지자 코를 벌렁이는 자들의 얼굴에 행복한 웃음이 걸렸다.


“역시... 이런 축축한 날엔 역시 닭을 잡아야하는 것입니다. 뭐... 지지미도

좋지만 그것보다 닭이지요. 암요...“

닭이 푹 삶아지며 내는 냄새에 이미 반쯤 넋을 잃은 ‘개호’가 쉬지 않고 입을 놀려댔다.


“거참! 저러다 솥단지에 들어갈 것 같으니 이제 먹어보자고!”


가장 나이가 많은 이유로 이들을 이끌고 있는 ‘삼우’는 두 눈을 빛내고 솥단지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개호를 보며, 솥단지 쪽으로 향했다.


“제가 합죠... 아무리 족보가 없는 놈들이래도 제일 나이가 많은 형님을 그런 일을 시켜야 쓰겠습니까?”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지금껏 함께해온 자들은 닭 한 마리를 우리고 우려 푹 고아진 솥단지로 몰려들며, 자리를 잡고 앉아 솥단지가 옮겨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헉!”

“헛”

“큭”


스산한 바람과 함께 이슬이 맺혀진 솥단지가 쏟아져 내렸다.

모두 그 솥단지만을 바라보며 곪았던 배를 채울 수 있다. 여겼던 만큼,

큰 기대를 했던 솥단지가 쏟아져, 땅으로 떨어지는 순간 놀라며 내뱉은 단말마가 울려 퍼졌다.


‘스스슈’


그리고 그 순간 날아든 비수

드디어 입에 먹을 것이 들어감에 행복하게 웃던 얼굴들의 묻어난 놀라움과 경악 그리고 다가오는 기운

이미 쏟아져 땅바닥을 구르고 있는 솥단지에 시선을 두고 있는 사람은 단 한명 개호만이 솥단지로 몸을 날렸을 뿐 남은 9명의 사내들은 다가오는 비수를 감지한 순간 몸을 비틀며, 피하려 했지만 피하는 동작보다 빨랐던 날아든 비수의 속도를 피해내지 못하고 절명하고 말았다.

순식간에 날아든 비수, 누가 던진 것인지 조차 파악하지 못한 자들의 얼굴을 들여다 본 개호는 솥단지로 걸어가 혹 남은 닭고기가 있는지 살폈다.

자신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함께 했던 자들이 죽었는데도 아량곳 않고 솥단지만을 살피며 혀를 차기 시작했다.


“먹고 난 담에 오든가... 이게 뭐야? 삼일동안 먹지 못했거늘... 내가 닭털까지 뽑았다고~~ 요...”


누구에게 소리를 지르는 것인지 혼자 실컷 소리를 질러대던 개호가 솥단지에서 눈을 떼어 비수를 꽂은 채 바닥을 구르고 있는 자들을 향해 걸음을 떼었다.


“쯧! 쯧! 그러니 거지면 거지답게 그냥 구걸이나 하고 살 것이지...”


“너... 설마... 큭”


놀란 눈으로 개호를 바라보며, 절명한 삼우는 마지막까지 믿을 수 없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뭐.. 그동안 재밌었긴 했수다. 그냥 동양질이나 하며 살았으면 내 난중에 크게 한턱 쏘려했것만 하필 개방의 개 노릇을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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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의 움직임 - 2 18.05.03 1,057 35 11쪽
40 그들의 움직임 - 1 18.04.30 1,056 33 12쪽
39 검마(劒魔) - 2 18.04.30 996 39 11쪽
38 검마(劒魔) - 1 18.04.28 1,085 37 13쪽
37 은밀하게 움직이다 - 2 18.04.26 1,075 40 11쪽
36 은밀하게 움직이다 - 1 18.04.25 1,059 4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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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수라신교(修羅新敎) -2 18.04.23 1,118 46 11쪽
33 수라신교(修羅新敎) -1 18.04.22 1,189 44 12쪽
32 제갈평 18.04.21 1,232 43 14쪽
31 독마(毒魔) 그리고 지마(指魔)-3 18.04.20 1,206 40 14쪽
30 독마(毒魔) 그리고 지마(指魔)-2 18.04.19 1,243 44 13쪽
29 독마(毒魔) 그리고 지마(指魔) -1 18.04.18 1,302 43 14쪽
28 백련 - 3 18.04.17 1,333 50 12쪽
27 백련 - 2 18.04.16 1,355 47 10쪽
26 백련 - 1 18.04.15 1,458 45 11쪽
25 혈비수(穴緋殊) - 2 18.04.14 1,453 50 11쪽
24 혈비수(穴緋殊) - 1 18.04.13 1,479 52 13쪽
23 살문(殺門) - 2 18.04.12 1,549 47 14쪽
22 살문(殺門) - 1 18.04.11 1,552 5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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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천라지망(天羅地網) - 2 18.04.09 1,630 5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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