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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령 님의 서재입니다.

회천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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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오리형
작품등록일 :
2014.07.29 13:29
최근연재일 :
2018.01.18 17:30
연재수 :
17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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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20,632

작성
17.02.11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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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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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글자
11쪽

지록위마(指鹿爲馬)

DUMMY

국의가 엄여를 포박하고 오를 공격하자 엄백호를 중심으로 군을 움직이는 이들의 사이에서 갈등이 생겼다. 사실 표면적으로는 엄백호를 내세웠지만 엄여가 모든 것을 통솔했으니 이상할 것도 없었다. 엄백호는 엄여가 포박 당했다는 소리에 겁을 먹은 듯이 매우 빠르게 틱 증세를 보였다. 그 모습에 허공은 인상을 찌푸렸고 왕랑은 이를 부득부득 갈면서 엄백호를 욕했다.


“엄백호! 네놈 동생의 협박 때문에 황상이 내린 교지도 무시하고 이리 군을 모았는데 결국 이것이 무엇이더냐! 이런 간질증 병신을 믿은 내가 멍청한 놈이지.”


그러자 엄백호는 더욱 틱 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스트레스를 크게 받은 듯하였다. 이내 욕을 하고 도리어 자신이 놀라 자신의 입을 막는 모습이었다. 허공은 혀를 차면서 일어나 왕랑을 데리고 나가며 혼잣말을 하듯 말했다.


“지 동생노만 아니었으면 빨리 뒤졌을 놈이 이리 살아서 속을 썩이는구나.”


홀로 남은 엄백호는 눈물을 흘리며 입을 틀어막았다. 그 와중에도 나오는 그의 증세에 그의 어깨가 들썩였고 더더욱 눈물이 흘러나왔다.


‘여야! 여야! 나는 어찌한단 말이냐? 네가 없으면 나는 어찌 살라고!’


엄백호는 발발 떨면서 품속의 죽간을 꺼내었다. 엄여가 남긴 최후의 보루를 보는 엄백호는 더더욱 눈물이 흘렀다.


‘형님 이 죽간을 폈다면 제가 적들의 손에 잡히거나 목숨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일 것입니다. 제가 없으면 아군도 아군이 아닐 것입니다. 아군이라는 작자들은 도리어 형님의 목을 가지고 적들과 거래를 하려고 할지도 모르지요. 즉 아군과 적군 모두를 쓸어 버려야한다는 것입니다.’


엄백호는 죽간을 보고 달달달 떨었다. 이어지는 엄여의 말은 엄청난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태호의 둑을 모두 터트리시는 것입니다. 아군, 적군 모두가 쓸려 사라질 것입니다. 그 중에 군을 이끌고 남으로 내려가면 형님을 추대하려는 월족 일부가 있을 것입니다. 그들도 완벽히 믿을 수는 없지만 형님의 목숨을 노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월왕의 마지막 후계자인 형님 부디 목숨만은 유지하소서.’


엄맥호는 죽간을 다시 품에 품었다. 오늘 하루는 더더욱 길어 질 것 같았다.




어항현 주변에 도착한 왕하 일행은 그들을 마중 나온 능씨의 일군을 보게 되었다. 말을 탄 호위 몇을 제외한 모두 보군으로 이루어진 그들은 딱 봐도 정예로 보였다. 그리고 그들의 가장 앞에 서있는 인물은 누가 봐도 그들의 대장으로 보였다.


‘중요 부위를 갑주로 가렸고 옷을 입어도 가리기 힘든 체구까지 당연히 능조겠지.’


능조로 보이는 사내가 왕하의 일행을 향하여 걸어 왔다. 능조가 왕하의 근처에 서자 허저가 나서 그를 막았다. 능조로 보이는 사내는 인상을 찡그리며 그를 막은 사내를 바라보았지만 이내 허저의 모습을 보고 놀라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나를 보며 말을 건네었다.


“반갑습니다. 어항현을 책임지고 있는 능가의 조라고 합니다.”


왕하가 예를 표하자 허저도 그를 막았던 대도를 치우고 예를 보였다.


“여강태수 방원입니다.”


능조는 웃음을 지었다. 왕하의 모습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였다.


‘좋은 눈을 가진 인물이군. 그리고 이자가 양주를 담당하게 된다니 참으로 잘된 일이다. 손씨 일가가 오지 않은 것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뭐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


“능가가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저희가 길을 안내하지요.”


능조가 휘하 군에 명을 하자 군사들은 빠르게 움직이며 왕하와 함께 온 일행들을 호위하였다. 능조는 왕하 일행과 말의 속도를 비슷하게 유지하며 나아갔고 보군들도 그 속도에 따라 빠르게 걸음을 걸었다.


“힘들지 않겠습니까?”


능조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왕하를 바라보았다.


“힘들다니요?”


“기마의 속도가 약간 빠른 것 같은데.”


그러자 능조가 껄껄 웃음을 지었다. 물론 능조의 웃음에 주변의 군세들도 슬며시 웃기도 하였다. 허저는 능조의 웃음에 기분이 나쁜지 인상을 썼지만 능조는 신경을 끄고 말했다.


“이놈들은 뛰어서 백리는 갈 놈들입니다. 물론 밥은 먹어야합니다. 껄껄껄.”


“백리요?”


“백리도 못 뛰면 능가에 있을 필요가 없지요.”


그러자 호위가 능조를 거들며 말했다.


“백리만 뛰는 것이 아니라 싸우고 다시 백리는 뛰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자 능조가 껄껄껄 웃으며 말했다.


“그래 그 정도는 해야지 우리가 월족에게서 현을 지키려면 말이야.”


능조의 말을 곰곰이 들어보니 현을 담당하는 인물인 현장이 없는 듯하였다.


‘현장이 없는 것인가?’


“능공 혹 현에 현장이나 관리가 없습니까?”


능조가 왕하의 말에 흠하는 소리와 함께 턱을 쓰다듬으며 말을 건넸다.


“누가 이곳에 오겠습니까? 월족의 공격은 거세고 한실의 지원은 없고 오의 태수는 힘이 없으니 월족의 왕의 일파로 여겨지는 이와 손을 잡았습니다. 뭐 이것까지는 이해합니다. 오현 주변은 평안을 얻었으니까요. 헌데 회계태수까지 자신의 안위만 생각하니 주변의 월족은 더욱 날뛰었습니다.”


그리고 능조는 한 박자를 쉬고 쥐어짜듯이 말을 이었다.


“우리는 우리가 살린 것입니다. 관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가만히 있으라 했지요, 후일 돕겠다. 지원을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어떻습니까? 관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우리는 혹 반역이라는 말을 들을 지도 모르지만 철을 빼돌려 창을 만들고 화살을 만들었습니다. 예, 그것만이 답이었습니다. 월족은 범람하니 일단 살아야겠으니 싸운 것입니다.”


왕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는 정부였다.


‘부패한 정부가 하는 형태는 다름이 없구나. 회귀하기 전의 국가나 지금의 한나라나 다를 것이 없어, 군주는 무능하고 탐욕스러우며, 측근은 군주를 인형처럼 다루며 부귀를 누리는 구나, 그러면서 살려달라 움직인 백성들을 역적이라 칭하니.’


으득 이가 자연스레 갈렸다. 추태, 역겨움, 거짓말로 점쳐져있는 윗사람들, 책임을 모르는 것들 그것이 그들의 본능인 것 같았다.


‘망국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그러한 모습을 보이는 구나.’


“예, 잘하셨습니다. 잘하신 것입니다. 빌어먹을 놈들, 이제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더 이상 책임지지 않는 놈들한테서 받지 못한 것 모두! 제가 책임지고 지고 지켜드리겠습니다.”


노숙은 왕하의 표정을 보며 고개를 살래살래 저었다.


‘가끔 너무 감정적으로 변한단 말이야. 우리는 도움을 받으러 온 것이지 주러온 것이 아닌데. 뭐 이것도 나쁘지는 않지.’


노숙은 능조가 왕하의 말에 감동한 표정을 보이는 것을 보고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능가에서 군을 얻을 필요는 없었다. 군세는 오군과 회계를 평정하기에 충분하였다. 남은 것은 지역을 안정화 시킬 각 유지들의 호응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주군인 왕하는 이상한 곳에서 꽉 막힌 부분이 있었으니 부패한 이들에 의한 백성들의 피해를 가만히 보지 못한 다는 것이었다.


‘주공은 본디 호족의 일족일 것이고 분명 말을 들어보면 기주에 있을 때는 그 정도 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혹 기주에서 호족들이 돌아선 것? 아님 육강의 일 때문인가? 후일 세를 일굴 때 유연함이 있어야 하는 것인데.’


노숙이 보기에는 왕하의 성정대로 라면 호족과의 다툼은 결국 시간의 차이이지 예정된 일이었다.


‘모두가 능가나, 우리 노가와 같을 수는 없으니까.’


이는 가후가 모를 것도 아니리라 그런데 가후가 아무런 방도 없이 손을 놓고 있지는 알을 것이라 생각했다.


‘문화 선생이 아무생각이 없이 있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왕하가 여강에 도착하고 시작부터 흔들린 것이 가후가 일부러 만든 것이 아닐까 생각하였다. 노숙은 고개를 이래저래 고민을 하다가 고개를 흔들었다. 뭐 어찌되었든 지금 걱정할 일을 아니었다. 자신이 따르는 인물의 생각을 잘 알았으니 자신도 그것에 맞추어 움직이면 될 일이었다.


노숙이 이리저리 생각하는 가운데 능조는 일행을 이끌고 자신의 저택에 다다랐다. 일행은 말에서 내려 가택에 들어가자 능조를 마중 나온 아이와 여인이 있었다. 능조는 웃으며 달려가 아이를 안아들고 여인을 안았다. 가정적인 능조의 모습에 살며시 웃음을 지었다.


“생긴 것과 다르게 다정하군, 많이 무뚝뚝할 줄 알았는데.”


노숙의 말에 왕하는 피식 웃음을 흘렸다.


“뭐 가정적인 얼굴이 따로 있을까요?”


그러자 노숙이 옆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이었다.


“그래도 저 얼굴은 아닌 것 같군요.”


“아내가 단아하니 내조를 잘하나 보지요.”


허저의 답에 노숙은 허저를 바라보았다. 하긴 허저도 그리 가정적으로 보이는 얼굴은 아니었다. 그러나 부인 한명을 두고 다른 곳에 눈을 돌리지 않으니 그 마음을 잘 아는 듯하였다.


“뭐, 그런다고 치지요.”



능조가 가족과 해후를 하고 우리에게 이들을 소개하였다. 왕하는 눈을 반짝이며 능통을 바라보았다. 이제 겨우 뛰어다니는 아이에 불과 했으나 미래가 매우 촉망되는 인재였기 때문이었다.


“여기는 제 내자이고 여기는 제 아들인 통입니다.”


능통은 초롱초롱한 눈으로 우리를 쓰윽 쳐다보았고 허저에게 달려들어 다리를 안았다. 아비와 가장 비슷한 기운을 풍기기 때문에 그런 것이지 했지만 능통의 이어지는 말에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버지! 아버지 보다 다리가 두꺼워요! 우리 아버지가 다리가 두꺼우면 쎄다고 했는데? 우와!”


허저는 어쩌지 못하고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다리에 힘을 주자 능통은 눈이 매우 커지며 놀랐다.


“우와! 우와!”


능조는 이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왕하가 능통을 떨어트리려 잡았으나 어린애가 힘이 꽤있었다.


‘아니 다섯 살짜리가 무슨 이런 힘을 가지고 있냐.’


이내 왕하가 능통을 떨어트리자 능통이 놀라 왕하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떨어질 줄 몰랐나보다. 하긴 어지간한 힘으로 떨어트리기 어려웠다. 그러니 서생으로 보이는 사람이 쉬이 자신을 떨어트렸으니 놀란 것 같았다.


“삼촌들도 내가 잡으면 힘들어 하는데...”


능통이 조그마하게 말하자 왕하는 웃음을 지으며 능통의 귀에 속삭였다.


“내가 그 삼촌들보다 더 강하단다.”


능통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박수를 치며 까르르 웃음을 지었다.


“진짜요? 그럼 한번 물어 봐야지.”


골치 아파졌다. 미운 다섯 살이 악동 짓을 시작했다.


능조는 웃음을 참고 있었고 능조의 부인은 입을 가리고 웃었다. 어느새 능통은 저마치 사라졌다. 노숙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아이고, 주공께서 오늘은 참 바쁘겠습니다. 백리는 쉽게 뛰어다니는 삼촌일 터인데.”


갑자기 오늘 노숙에게 술을 먹이고 싶어졌다. 다시 한 번 추태를 봐야 속이 풀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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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지록위마(指鹿爲馬) +5 17.02.12 4,905 84 13쪽
» 지록위마(指鹿爲馬) +2 17.02.11 4,909 74 11쪽
118 지록위마(指鹿爲馬) +1 17.02.08 4,835 72 12쪽
117 지록위마(指鹿爲馬) +3 17.02.04 5,188 80 10쪽
116 오비이락(烏飛梨落)-終 +6 17.02.01 5,134 82 15쪽
115 외화_왕하의 무력과 여포의 왕도 +7 17.02.01 5,048 58 4쪽
114 오비이락(烏飛梨落) +6 17.01.22 5,337 87 11쪽
113 오비이락(烏飛梨落) +3 17.01.14 5,269 71 11쪽
112 오비이락(烏飛梨落) +1 17.01.09 5,137 90 11쪽
111 오비이락(烏飛梨落) +3 17.01.06 5,140 104 15쪽
110 오비이락(烏飛梨落) +3 17.01.04 5,054 91 10쪽
109 오비이락(烏飛梨落) +6 16.12.29 5,116 94 9쪽
108 오비이락(烏飛梨落) +2 16.12.27 5,298 89 10쪽
107 오비이락(烏飛梨落) +1 16.12.24 5,584 97 10쪽
106 오비이락(烏飛梨落) +5 16.12.22 5,466 85 10쪽
105 오비이락(烏飛梨落) +9 16.12.20 5,494 97 11쪽
104 오비이락(烏飛梨落) +4 16.12.18 5,643 84 10쪽
103 오비이락(烏飛梨落) +3 16.12.18 6,078 8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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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역린 +6 16.12.14 5,701 94 10쪽
100 역린 +7 16.12.12 6,060 8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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