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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령 님의 서재입니다.

회천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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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오리형
작품등록일 :
2014.07.29 13:29
최근연재일 :
2018.01.18 17:30
연재수 :
17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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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4,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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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20,632

작성
16.12.20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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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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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글자
11쪽

오비이락(烏飛梨落)

DUMMY

가규와 요화는 하동을 떠나 빠르게 말을 달려 서주를 지나고 있었다. 어차피 남아서 할 일도 없었고 패주의 명령도 수행했으니 복귀하는 것이 맞았다. 친우들을 데리고 가고 싶기는 했지만, 강동을 정벌하는 패주의 곁에 서있어야 작은 공이라도 세울 수 있을 것 같아 빠르게 움직였다.


“양도(梁道 가규의 자) 살타는 냄새가 난다.”


가규는 인상을 찌푸렸다. 관여할 일이 아니었다. 어차피 난세인 만큼 여기저기에서 크고 작은 약탈이 일어나고 그것은 관군이 되기도, 도적이 되기도, 상인이 되기도 했다. 잠깐 옛날의 패주를 생각한 가규는 피식 웃음을 지으며 요화를 재촉했다.


“무시하고 따라와. 어떤 놈이 마을을 약탈 했겠지.”


“그런가? 약간 다른데.”


“빨리 안가면 패주께서 우릴 잊어버릴 수도 있어.”


“그건 안 되지. 무엇 때문에 그 위험한 하동에 남았는데.”


“남의 고향을 그렇게 까지 말하나?”


“내 고향이든?”


“빌어먹을.”


그들의 장난은 얼마지 않아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들 앞에 그 탄 냄새의 근원지가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여기저기 꺼지지 않은 불이 타올랐고 수많은 시체의 들판이 펼쳐있었다. 그리고 그곳의 중갑기를 타고 있는 몇 명이 시체들을 쑤시면서 확인 사살을 하고 있었다.


푹푹 “크허헉” “사... 살려줘”, “인간도 아닌” 등등의 소리가 들려왔고 가규와 요화는 짜증이 팍 올라왔다.


“엮기겠네.”


요화 또한 가규의 말에 동의하며 말했다.


“엮였지.”


“하아.... 그때도 그랬는데 빌어먹을 좋게 생각하자고 그때는 패주를 만났으니 뭘 얻으려나.”


그 말에 요화는 인상을 썼다. 그리고 짜증난다는 듯이 말을 했다.


“그건 너나 좋은 경험이지 난 완전히 다른 경우였다고.”


“하긴 네 가문이 형주에서 힘 꾀나 쓰는 가문이었다면서.”


“그럼 괴가, 방가, 채가 등의 상위 가문들 빼면 우리 가문도 알아 줬다고.”


“얼씨구? 그럼 위에서 그렇게 빼면 어느 가문이 힘 안 쓰겠냐?”


그들의 말싸움에 중갑기병들이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가규는 손을 흔들면서 별것 아니라는 듯 웃으며 움직였다. 마치 웃는 얼굴에 침을 뱉으랴하는 생각이었던 듯하였다. 그러나 얼마지 않아 그 생각이 얼마나 틀렸는지 알게 되었다.


휘이잉


가규가 ‘으잉?’ 하는 소리와 함께 고개를 돌려 화살을 피해 냈고 뒤에 있던 요화가 ‘으악!’ 하며 화살을 피했다. 요화는 가규를 향하여 쌍욕을 하고 미쳤냐고 물어봤지만 가규는 어색하게 머리를 긁으며 손가락으로 앞쪽을 가리켰다. 중갑기병들이 달려오고 있었고 요화는 등에서 박도를 꺼내들었다. 커다란 박도를 꺼내자마자 요화에게서 엄청난 패기가 피어올랐고 가규는 웃는 얼굴로 허리춤에 꼽혀있는 두 개의 극을 들어 올렸다.


중갑기들은 웃음을 지었다. 달리는 말위에서 무기를 쓰는 것은 어려웠다. 특히 짧은 무기를 쓴다면 거리를 잘못 잡아 말에서 떨어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웃음은 이내 그쳤다. ‘뻐억’하는 소리와 함께 중갑기병 한명이 땅에 떨어졌지 때문이었다. 그것도 몸이 반으로 갈라져서 말이다.


“이거 역시 좋은 무기야.”


“패주께서 하사한 무기다. 보통의 찰갑정도는 쉬이 잘라내겠지.”


공격하는 와중에도 말을 하는 여유였다. 그들은 떨어질 듯 하면서도 떨어지지 않고 말에서 버티고 있었다. 마치 말과 몸이 한 개가 된 듯이 말이다. 가규는 두 개의 극을 사용하며 다가오는 말머리를 내리치고 하나는 적병의 목에 박고 빠르게 뺐다. 피가 뿜어져 나오며 말에서 떨어지자 가규는 인상을 썼다.


“제길 피 튀었다.”


가규의 말을 들은 요화는 언성을 높였다.


“야! 나도 튀었어. 잔말 말고 처리해 도망가서 본대 불러오면 힘들어진다!”


다른 곳으로 가려하는 중기병이 있자 가규는 극 하나를 있는 힘껏 던졌고 극을 맞은 중기병이 말에 그대로 고꾸라졌다. 가규는 웃음을 지으며 극을 높이 들어 올렸다. 마치 ‘내가 한 것을 보아라!‘ 하는 모습이었다.


요화는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며 한숨을 쉬었다. 가규의 원래 성격은 침착했는데 자신과 같은 요상한 무예스승을 얻으면서 성격이 괴팍해졌다. 뭐 자신이야 형주 요가의 금력을 바탕으로 하고 싶은 일은 다해보고 마지막에는 도적질 까지 해봐서 그렇다고 치지만 가규는 잘 교육 받은 인물이었다.


‘늦게 배운 도둑질이 더 심한 것인가?’


가규는 말에서 내려 이리 뒤적 저리 뒤적 거리면 서 무엇인가 찾기 시작하였다. 요화는 가규의 곁으로 가서 뭐하는지 물었다.


“뭐해? 후발대 오면 골치 아파질 텐데.”


“후발대가 문제가 아니라 이곳에서 뭐가 있었는지 알아야 할 거 아니야. 우리말이야 과하마이니 체력이 달리는 일은 없다. 눈에 보이면 도망치면 된다.”


“앞에서 오면.”


“낭야가 앞이고 뒤가 연주인 조조땅이다. 군이 온다면 그건 조조군일 것 같은데?”


“어째서?”


가규는 한숨은 쉬면서 앞 쪽에 몸이 그을려서 쓰러져있는 중갑기병의 갑주를 턱하고 차면서 물었다.


“하나 갑주.”


“오~?”


“둘 기병”


“기병은 서주에도 있지 않아?”


“이런 놈들 시체가 적다. 방향으로만 봐도 이놈들이 이들을 도륙내고 있는것이지. 서주에 이정도의 기병이 있다고?”


“그건 그러네. 해봐야 단양병이 있는데 그들은 기병이 아니라 보병이 위주이니.”


“머리 좀 굴리네? 그럼 이놈들이 굳이 서주 근방까지 와서 학살을 저질렀는지 보자고.”


“아직 도겸이랑 조조랑 싸우는 것 아니었냐?”


가규는 이내 이마를 짚었다. 그리고 말하기도 힘든지 요화의 말을 씹고 그냥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그때 요화가 비명을 지르며 넘어졌고 가규는 그곳으로 달려갔다. 요화는 대뜸 손가락으로 봉두난발된 사내를 가리키며 외쳤다.


“귀신이냐! 썩 물러가라!”


가규는 요화의 머리를 때리고 예를 표하며 물었다.


“혹, 포가의 호장(虎將)이십니까?”


봉두난발한 인물이 도를 들어 올리며 살기를 뿜어내자 요화나 가규는 뒤로 물러나 침음을 삼켰다.


“네놈들은 무엇이냐?”


가규는 최대한 예를 표하며 말했다.


“소졸들은 여강태수님의 휘하의 낭장들입니다.”


봉두난발의 사내는 살기를 죽이고 머리를 들어올렸다. 잿가루들이 우수수 떨어지며 숯그을림이 묻은 우금의 얼굴이 들어났다. 그러나 어차피 가규나 요화는 우금을 알아보기는 어려웠다. 사예에서 거의 평생을 보낸 가규나 형주 근방에서 살다가 가규와 같이 하동에서 관직을 하게 된 요화도 알아보기는 힘들었다.


“여강태수라 육태수님을 말하는 것이냐?”


“흠, 과거 기주자사대행으로 이야기하면 되겠습니까?”


우금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은 여강태수라고 해봐야 육강의 이름이 더 높았다. 아직 육강이 죽었다는 소문이 퍼지지 않았으니 말이다. 가규는 웃음을 지으며 말을 했지만 우금은 무엇인가 초조한 듯 보였다.


“혹 이곳에서 주공, 아니 포태수님을 보지 않았느냐?”


그러자 가규가 입맛을 다시며 물었다.


“그것이 뒤지기는 했는데 얼마 뒤지지 못했습니다. 저희가 이곳에서 일어난 일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으니.”


“우리가 조조의 부친을 모시기 위해 온 것은 아느냐?”


가규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금이 자신의 주공 보다 상인인 조조를 이름을 부르는 것에 이상했으나 이내 뭐 별일인가 했다.


“그것은 알고 있습니다.”


“거고(巨高)님이 습격당했다. 그것도 아들한테서.”


요화나 가규는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러나 이내 가규는 인상을 찌푸리고 말했다.


“원검, 가자 엿 됐다.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었다.


“왜?”


“단순한 암습이 아니다. 큰 정치적 문제다.”


그러자 우금이 뻐근한 몸을 움직이며 물었다.


“여기 중갑기 몇이 있었을 텐데? 아무리 본군이 물러났다 하여도 몇이 남아 확인 사살은 할 테니까.”


“다 잡았습니다.”


우금은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이내 포신의 시신이라도 찾기 위해 움직였다. 자신이 해야하는 것은 포신의 시신이라도 찾아 돌아가는 일이 아니겠는가?


요화가 우금의 모습이 안타까워 나서 물었다.


“장군?”


“문칙이다. 태수께서 돌아가신 듯하니, 이제 직위 따위는 없다.”


“저희가 같이 찾아 드리겠습니다.”


“흠?”


가규는 손으로 계속 아니라는 표시를 했지만 요화는 가규의 말을 듣지 않았다. 가규야 어차피 자신이 남는다고 하면 툴툴거리면서 남을 것이었다.


“제가 생각해 보면 돌아가기에는 어려울 듯 싶어서 그렇습니다. 혹 포태수님의 장을 치르려 하신다면 차라리 여강으로 가시는 것이 어떠한지.”


우금은 잠시 멈칫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돌아가는 것은 도리어 포태수의 가족을 위협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그래 좋다. 빨리 하자꾸나 혹 조조군이 다시 올 수 있으니.”


얼마지 않아 폭사한 포신의 시신으로 추정되는 시신일부를 찾았다. 우금은 소리가 안 나올 만큼 슬펐다. 목으로는 울부짓음리 들리지 않았으나 그의 눈에는 피눈물이 맺혀있었다. 눈은 붉어질 대로 붉어져있었다. 그의 살기가 폭발적으로 터져 나오며 가규나 요화는 끄윽 거리며 뒤로 물러날 정도였다.


‘조조 내가 너를 한포 한포 떠서 젓갈을 담가 먹으리라!’


나중에 요화가 문칙이라는 호를 떠올리며 우금의 이름을 떠올렸다.


‘마도(魔刀) 우금이 지금 우리랑 같이 가는 건가? 살기로 무력이 어느 정도라 생각했는데 마도라면 길가에서 보옥을 주운 격인데?’


우금이 어느 정도 멀쩡한 수레에 포신의 시신을 태우고 직접 수레를 몰았다. 시신의 상태를 이유로 우금에게 요화와 가규가 말을 권했으나 도리어 소금을 채워 더욱 무겁게 하고 여강으로 향했다.


그동안 연주에는 피바람이 불었다. 포신의 죽음에 교모가 관계가 드러나며 교모는 국장에 끌려와 참형을 당하게 되었고 포신의 죽음에 관계된 수많은 연주의 권족들이 대거 몰살을 당하며 쓸려나갔다. 그리고 조조는 아버지의 복수를 다짐하며 서주로 도망간 장개라는 인물을 내놓으라고 했으나 도겸은 아무리 궐선이라는 산적과 손을 잡고 있다지만 장개라는 인물은 처음 듣고 궐선도 처음 듣는 인물이었다.


어쩔 수 없이 불가하다는 표를 냈으나 조조는 복수를 다짐하고 서주로 군을 일으켰다. 포신이 죽고, 교모는 포신과 조조의 부친 살해로 참당했으며, 장막은 원소를 구원하기 위해 업성으로 양초를 가지고 갔다. 조조를 막을 만한 군벌은 존재하지 않았으니 그야 말로 조조는 속전속결로 서주로 군을 움직였다.


그리고 왕하는 말릉에서 유요의 항복을 받아내고 오군과 회계로 군을 움직였다. 남방에는 엄여와 왕랑이 동맹을 맺고 산월의 일부가 왕하를 대적하기 위해 움직였다.


그리고 사예와 서북에서는 거대한 변란이 시작되었다.


작가의말

1월에 일본 여행 가요 ㅎㅎ 하하하하하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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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지록위마(指鹿爲馬) +3 17.02.04 5,188 80 10쪽
116 오비이락(烏飛梨落)-終 +6 17.02.01 5,134 82 15쪽
115 외화_왕하의 무력과 여포의 왕도 +7 17.02.01 5,048 58 4쪽
114 오비이락(烏飛梨落) +6 17.01.22 5,337 87 11쪽
113 오비이락(烏飛梨落) +3 17.01.14 5,269 71 11쪽
112 오비이락(烏飛梨落) +1 17.01.09 5,137 90 11쪽
111 오비이락(烏飛梨落) +3 17.01.06 5,139 104 15쪽
110 오비이락(烏飛梨落) +3 17.01.04 5,054 91 10쪽
109 오비이락(烏飛梨落) +6 16.12.29 5,116 94 9쪽
108 오비이락(烏飛梨落) +2 16.12.27 5,298 8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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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오비이락(烏飛梨落) +5 16.12.22 5,465 85 10쪽
» 오비이락(烏飛梨落) +9 16.12.20 5,494 97 11쪽
104 오비이락(烏飛梨落) +4 16.12.18 5,643 84 10쪽
103 오비이락(烏飛梨落) +3 16.12.18 6,078 86 10쪽
102 역린 +6 16.12.17 5,926 9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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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역린 +12 16.12.11 5,799 88 11쪽
98 역린 +14 16.12.08 6,125 10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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