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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령 님의 서재입니다.

회천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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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오리형
작품등록일 :
2014.07.29 13:29
최근연재일 :
2018.01.18 17:30
연재수 :
17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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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2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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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08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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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지록위마(指鹿爲馬)

DUMMY

원겸은 이미 신흥성에 도착하여 정욱을 맞이하였다. 전풍은 정욱의 모습을 보고 고개를 갸웃 하였다. 특히 옆에 보이는 무사는 전풍의 안목으로 보아도 대단해 보였으니 무엇인가 노리는 것이 있어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전풍은 매우 거리낌 없이 물었다.


“왜왔는가?”


전풍의 거리낌 없는 말에 당황한 것은 원겸이었다. 아니 인재가 찾아오면 반가워하지 못할망정 매우 심한 텃새를 부리듯 저리 말하다니 말이다. 그것도 첫인사에 말이다. 오히려 정욱이 친근한 웃음을 지으니 객이 오히려 받아 달라는 모습이었다. 원겸은 전풍과 정욱의 사이에서 어쩔 줄을 모르며 정욱을 달래려 했으나 전풍의 또 다시 말을 꺼내자 절망을 느꼈다.


“무엇을 노리고 왔지?”


원겸은 어이가 없어 가운데서 말하는 것을 포기하고 ‘하아‘라는 소리를 내며 해탈한 표정을 지었다.


‘저놈이랑 다니면 내 가슴이 다 타버리겠다.’


그러자 뒤에 서있던 조운이 언짢은 기분을 느끼고 기운을 흘렸다. 그러자 원겸은 또 한 번 놀랐다. 아니 놀랐다는 것 보다는 매우 절망감을 느꼈다.


‘빌어먹을 여기 저기 모두가 기세가 대단 하구나 아니 아무리 난세라지만 여기저기서 하아’


그러자 정욱은 손을 들어 조운을 말리고 다시한번 웃음을 지었다.


“그렇게 경계할 것은 없습니다. 그저 병주자사를 돕고 싶을 뿐이니 까요.”


전풍의 대답은 매우 짧았다.


“왜.”


다시 한 번 조운이 창을 잡았으나 이내 정욱은 그를 막았다. 정욱은 손가락을 두 개 들어 올렸다.


“첫째, 발해와 업성이 불탈 것입니다.”


“둘째, 유주는 병주자사께서 얻을 것입니다.”


원겸은 정욱의 말에 놀라 그를 보았으나 전풍은 그다지 놀라지 않은 표정으로 물었다.


“첫 번째는 인정하지 계후의 역린을 잡아 뜯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계후가 대단한 모사의 도움을 받기도 했고.”


그러자 정욱은 웃음을 지었다. 전풍의 말을 어느 정도 자신을 받아드리겠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유주는 힘들 것 같은데? 아니면 네놈만 알고 있는 뭔가 있는 것이겠지.”


“글쎄요.”


전풍은 한번 입안에서 혀를 굴리고 수염을 매만지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주공 받으시지요.”


원겸은 전풍을 바라보고 뒷골을 잡았다. 어차피 받을 것을 왜 이렇게 돌리고 돌리는 것인지, 자신도 머리는 어느 정도 돌아간다고 알고 있는데 도저히 이 둘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 함축적이고 중의적이고 매우 간략한 문맥만 말했다. 어쩌겠는가? 이들의 능력은 자신의 능력을 매우 뛰어 넘는데.


“잘 오셨습니다. 제가 드릴 것은 크게 없지만 대우는 언제나 생각하고 생각하겠습니다.”


그러자 정욱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아닙니다. 그저 저는 할 일을 할 것이니 자사께서는 크게 대우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원겸은 머리에 물음표가 잠깐 떴으나 이내 정욱의 말을 간파하였다.


‘그러니까 빚은 받지 않겠다는 거로군? 언제든 떠날 수 있도록’


그러나 원겸은 절대 정욱을 놓아 줄 생각은 없었다. 조조의 중신으로 오랫동안 살아남은 사람이고 최고위직까지 올라간 인물이었으니 능력은 의심할 바가 아니었다. 단지 그가 숨기고 있는 무엇인가가 잠깐 거부감을 느끼게 할 뿐이었다.


‘그가 머리만 좋은 것이 아니라 그는 연주의 호족이고 인간의 감정도 고려하는 모사이다. 그를 얻을 수 있다면, 전풍과 함께 큰일을 도모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지.’


원겸도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물론 과거와 같은 역사로 흘렀다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그에게도 인재들이 모여들고 세력을 일구었다. 거기다 원소의 위치가 흔들리고 있었다.


‘단순히 방계라는 이유로 상업에만 몰두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지.’


하내, 하동, 병주까지 쥐어지면서 원겸의 마음속에 바람을 집어넣고 있었다. 자신이 원소와 같이 되는 것이 불가능할 것은 없다고 말이다. 아니 오히려 더욱 나을 것이다. 전풍을 놓치지도 않을 것이고 후계를 이상하게 놓지도 않을 것이니 말이다. 야망이 물신 그의 가슴에 차올랐다.


그러나 그는 상인이었다. 이러한 감정을 내보이면 큰 거래를 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원겸은 야망을 가면에 감추며 다시 정욱을 마주하고 물었다.


“그래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겠습니까?”


“유주의 새로운 영웅이 되어야합니다.”


원호는 인상을 찌푸렸다. 영웅이라는 말이 조금 거스리기는 했으나 필요하다면 해야할 것이었다.


“무엇으로 영웅이 된다는 것이 알고 싶군요. 저는 무명(武名)도 없고 문으로도 명성을 알리지 못했습니다.”


“이제 천하가 알게 될 것입니다. 악적 공손독을 물리치는 첫걸음을 걷고 난다면 말입니다.”


정욱은 그 첫걸음으로 공손독의 군세를 가리켰고 정욱은 입이 열렸다. 그리고 원겸은 이것이 천하 모사의 머리라는 것을 알았다. 천하를 움직이는 머리는 따로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공손독의 약탈 군세는 모두 나뉘어졌다. 그리고 그들은 곽원과 같은 장수들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들 중 가장 운이 없었던 것은 조운을 맞이한 군세였다. 곽원을 맞이한 공손독은 그래도 싸우며 희망을 품었다. 치열하게 싸우고 공손독은 그래도 무장이라는 것을 알리듯이 곽원과 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운 쪽은 아니었다.


일기당천(一騎當千)이라는 말이 떠올리는 무예였다. 조운은 창을 들고 적직의 한가운데 들어가 홀로 길을 만들어내며 ‘감히’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조운이 피의 길을 열며 전장을 휘저으며 적을 혼란에 빠지게 만들고 잠시 후에야 아군도 정신을 차리고 공손독의 수하들을 공격했다.


조운은 무기를 따로 두지 않았다. 병기의 우위가 아니라 본신의 감각과 능력을 더욱 믿었기 때문이었다. 조운은 혈전에서 무기를 가리지 않았다. 처음에는 분명 창이었다. 그러나 원겸의 병력이 합류했을 때는 어디서 구한지 모를 박도를 들고 있었다. 그리고 혈로를 내고 돌파를 마무리 지었을 때는 도끼를 들고 있었다. 그의 뒤를 따라 들어갔던 무장이 조운에게 무기에 대하여 묻자 조운은 피식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무기 말입니까? 저기 널린 것이 무기인데 굳이 제 것을 고집할 이유가 없지요. 적을 몇 번 베면 무뎌지는 것이 무기인데요.”


그리고 조운은 다시 전장으로 뛰어들었다.




학호의 군세가 공손독과 전투를 하고 있을 때 원겸의 군세는 북방으로 향하고 있었다. 숫자가 많지는 않았지만 모두 기병으로 이루어진 정예군이었다. 겨우 기백의 군세이기 때문에 전투를 벌이기 보다는 호위의 성격이 더욱 커 보였다. 원겸은 전풍의 옆으로 말을 가까이 대며 물었다.


“군사께서는 이 일이 승산이 커 보이십니까?”


전풍은 수염을 매만지며 말했다.


“승산은 글쎄요. 그러나 승산이 크고 작음의 문제가 아니라 이일을 통하여 얻을 것을 보셔야 합니다.”


원겸은 혀를 굴리다 물었다.


“그러나 승산이 없으면 그로써 나올 결과물도 없음을 알아야합니다.”


전풍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그렇지요. 허나 염유는 크게 반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어째서요.”


“남흉노, 오환(烏丸) 모두가 남하하기 위하여 각각 누구인가와 손을 잡았습니다.”


원술은 피식 웃음을 지었다. 둘 모두가 원가의 수장을 자처하는 인물들이었다. 남흉노의 어부라(於夫羅 특지시축후 선우)는 원술과 손을 잡았고 오환의 답돈(踏頓)은 원소와 손을 잡았다. 물론 그들이 그들 족속의 전체를 대표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자신의 족속 중 가장 큰 세력이었다.


“그리고 그 둘은 모두 자신의 땅을 떠나 이미 군세를 이끌고 각지를 종횡하고 있지요. 그리고 그 대가로 많은 물산을 북방으로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로써 그들의 족속은 풍요를 얻었습다. 풍요는 발전을 가져오지요.”


전풍은 그리고 살짝 구부러진 검지로 자신의 앞에 두고 확신하는 듯한 말을 꺼냈다.


“그러나 선비(鮮卑)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 판에 끼어들지 못한 것입니다. 주변의 흉노와 오환이 풍요가 지속 된다면, 선비는 어찌 될까요?”


원겸은 고개를 끄덕였다.


“과거와 같이 노예와 같이 살게 되겠지.”


“예, 과거 흉노의 노예 생활을 하거나 오환의 노예 생활을 하겠지요. 아니면 멸족을 힐 것입니다.”


“심한 생각이 아니겠습니까?”


“정확히는 흡수당한다는 말이 나을 것 같군요.”


원겸은 고개를 끄덕였다. 기우러진 저울을 잡지 못한다면 저울은 결국 완전히 한쪽으로 기울어 쓰러질 테니 말이다.





북기군 막사


북기군의 대장인 국의와 오현의 의지를 대신하는 엄여가 서로 맞이하고 자리에 앉아있었다. 물론 그 자리의 주도권자는 국의였다.


“그러니까 그대의 말은 오현의 자치를 허락해 주면 종속하겠다는 의미인가?”


엄여는 고개를 끄덕이고 말을 이었다.


“예 장군 오현의 자치만 허락하신다면 오현은 온전히 원공의 휘하에 들어갈 것입니다.”


그러자 국의는 웃음을 지었다. 그것은 분명 비웃음이었다.


“태수인 허공이 직접 온 것도 아니고 대리라 칭하는 이가 나와 하는 말이 자치만 허락하면 휘하에 들겠다라?”


엄여는 국의의 말에 더욱 기가 살아 말을 이었다. 어차피 그의 생각은 원술과 왕하와 거리를 멀게 하는 틈을 만드는 것이었다. 물론 거부할 것을 알고 나온 것이었다. 이를 거절하면 바로 원술에게 서신을 날릴 것이었다.


그러나 국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자리에는 가후가 있었다. 이는 이미 예측하고도 남은 일이었다.


“승기는 이쪽에 있는데 그리 말하는 것을 보니 오왕이라는 작자가 죽기는 싫었나 보군?”


“장군.”


엄여가 발끈하여 말은 했지만 국의는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머리는 잘 굴렸네만 원공께서 말이네 태수께 내린 것이 무엇인줄 아는가? 부월이네.”


엄여는 놀라 말이 없어졌다. 즉 왕하에게 토벌의 전권을 내렸다는 이야기였다. 그런 왕하의 콧털만 건드리는 꼴이었다. 물론 원술에게 서신을 날리면 믿음이 잠깐 흔들릴 수는 있겠지만 부월을 내릴 정도의 전권을 내렸는데 이를 쉬이 회수할 일은 아니었다.


“자네는 이곳에 있는 것이 나을 것 같군.”


엄여는 눈이 커져서 국의를 바라보았다.


“장군! 사신에게 이리하는 것은 어느 법도 입니까? 이것이 태수의 인의(仁義)입니까?”


국의는 비웃음을 지으며 일어섰고 엄여에게 다가가 어깨를 눌러주며 말했다. 이미 그의 호위는 제압당하여 땅에 눞혀있었다.


“죽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 생각하게, 주군의 인의(仁義)가 충천하기에 그대가 산 것이니까. 그대가 없으면 오현은 이제 쉬이 떨어지겠군?”


그리고 국의가 나가버리자 엄여는 꽥꽥거리며 국의를 부르고 왕하를 욕했다. 엄여의 행태에 노한 장합이 엄여를 쳐버려서 기절시켰다.


국의는 회장에서 나와 뒷짐을 지고 숨을 크게 내쉬며 잠시 눈을 감고 서있었다. 그 뒤에서 가후가 나와 국의에게 말을 건네었다.


“무슨 근심이 있어 보입니다.”


“아! 문화 선생!”


국의가 뒤를 돌아 가후를 바라보고 무엇인가 근심어린 웃음을 지었다.


“왜 그러십니까?”


“굳이 저자를 가둘 필요 있을지?”


“오현의 머리를 쓰는 자는 엄여 하나입니다. 왕랑은 유학자일 뿐이고 허공은 비겁한 인물이니 결국 분열하여 안에서 부서 질 것입니다.”


국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지고 갈 업보였다.


“이는 제가 독단으로 한 일입니다.”


“그리 하시려는 것입니까?”


“다 알고 계책을 만드신 것 아닙니까?”


가후는 말없이 그저 우선을 흔들면서 입을 가렸다.


작가의말

원겸아 달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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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지록위마(指鹿爲馬) +3 17.02.04 5,188 8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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