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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령 님의 서재입니다.

회천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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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오리형
작품등록일 :
2014.07.29 13:29
최근연재일 :
2018.01.18 17:30
연재수 :
17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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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4,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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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56
글자수 :
720,632

작성
16.12.29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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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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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글자
9쪽

오비이락(烏飛梨落)

DUMMY

주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피와 흙이 엉겨 굳어있었다. 그의 피 인지 아니면 적들의 피 인지 알 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의 창백한 얼굴은 얼마나 그가 적들에게 시달렸는지 알 수가 있었다. 그의 팔에는 한 인영이 질질 끌려오고 있었다. 그 인물은 백장이 추천한 도일이라는 병사였다. 주태는 중얼거리면서 신성의 방책이 보이는 위치까지 도착했다.


“다 죽여 버리겠어. 다 죽여 버려야해. 죽인다. 죽여. 월족 빌어먹을 놈들.”


그리고 주태의 시선은 왼손에 있는 도일에게 쏠렸다.


“왔다. 이 썩을 놈아.”


발이 빠르다던 도일의 한쪽 다리는 보이지 않았다. 천에 둘러져 있었다. 그리고 숨이 넘어가듯 할딱거리며 주태의 말에 답을 전했다.


“아장이 더 이상한 놈이 아니십니까? 죽을 놈을 질질 끌고 오시는 것은 미친 짓입니다.”


“네놈이 얹은 빚을 갚은 것뿐이다.”


그러자 도일은 낄낄낄 웃으며 주태의 말에 답했다.


“이 몸으로 살라는 것은 너무 하시는 것 아닙니까?”


“살아만 있어라 부귀는 내가 누리게 해주마.”


그 말에 도일은 웃음을 지우며 말했다. 눈물을 흘리는 것 같았다.


“저는 필요 없습니다. 어머님 어머님을 그리고 다른 분들 가족들을”


“시끄럽고 살아서 네놈이 그놈들 친지를 살펴.”


“예, 예”


주태가 방책 근방에 오자 병사들이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문을 열지 않았다. 주태가 문 앞에 바짝 다가오자 활을 겨누었고 병사들이 소리를 쳤지만 이내 주태의 의식이 끊어졌다. 그는 문 앞에 머리를 꼬나 박고 털썩하고 쓰러졌다.


“이런 빌어먹을 빨리 나오라고.”


주태가 쓰러지자 이를 확인하기 위하여 나오기 시작했고 이내 주태임을 알아차린 병사들이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그들은 주태와 도일을 엎고 군막으로 달려갔다.


심배는 혀로 붓을 핥고 붓을 벼루에 올인 다음에 인상을 찌푸렸다. 심배는 갑주를 입은 상태에도 무엇이 그리 바쁜지 주태의 소식을 들은 심배로써는 단순히 월족이 근방에 온 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주태가 보게 된 어떤 정보가 문제였다. 주태가 목숨을 걸어가며 가져온 정보가 무엇인지 중요했다.


“유평이나 그와 같이 온 병사가 말을 했는가?”


병사는 안타까운지 고개를 숙였다. 물론 심배는 감정의 동요 따위는 없이 재차 물었다.


“말했나?”


“그것이 의식이....”


“깨울 방도를 찾아라. 그리고 단양에 서신을 보내어 원화(元化 화부의 자)공을 모셔 오도록 하라.”


심배는 머리가 아파왔다. 짐작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곳이 하북이나 중원이었다면 능히 세력을 유추하여 알아냈겠지만 그의 정보통을 벗어난 양주일대의 일이었다. 아무리 이를 알아내기 위하여 공부를 했다지만 그것은 한계가 있었다.


“이렇게 보면 가선생은 참으로 대단해.”


가후는 모르는 것이 없었다. 본래 량주 출신임에도 양주의 사정에 그리 어둡지 않았다. 그뿐인가? 조정의 중신들과도 어떠한 연결 고리가 존재했다. 그것을 주공이신 왕하에게 직접적으로 내세우거나 자랑하지 않았다.


심배는 이내 자리에서 일어났다. 앉아서 할 일은 이제 끝난 것이었다. 움직여야 할 때였다.


주창은 심배의 부름에 허겁지겁 뛰어 그의 막사로 달려갔다. 그러나 심배는 이미 막사 밖에서 군을 움직이고 있었다. 심배의 행동에 주창은 인상을 찡그렸다. 청주병은 주공이 내린 자신의 부대였다. 그런데 그것을 좌지우지 하고 있으니 기분이 안 나쁠 수가 없었다.


심배는 주창을 발견하고 웃음을 지었다. 표정에서 모든 것이 드러나는 인물이었다. 대군을 이끌려면 저 성질머리부터 고쳐먹어야했다.


“왜 고까운가?”


주창은 흠칫하여 심배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왜? 자네의 것을 빼앗긴 것 같아? 이들이 자네의 병사들인가? 그럼 그대가 이끌어 보겠는가?”


주창은 말을 하지 못했다. 군의 주인은 주공이었고 이를 잘 이끌 사람이 바로 심배이기에 군사마를 맡긴 것이리라. 그리고 자신에게 군을 맡긴 것은 상징적인 것이라 생각했다.


‘주공은 황건적 출신인 나에게 맡기어 반발을 줄이려는 것이겠지. 그만큼 주공께서는 나를 믿는 것이고.’


즉 실질적인 군 통솔자는 심배였다.


“원복(元福) 단순히 청주병들만 이끌고자 한다면 그렇게 분노만 하여라. 그러나 주공의 옆에서 대군을 이끌고자 한다면 명심해라 듣고, 배우고, 기다리는 것을 말이다.”


주창은 억울한 듯 물었다.


“그것이면 되는 것 입니까? 그것이면 말입니다.”


“그것이 제일 어려운 것이다.”


“알겠소이다. 내 고치리다. 아니 고치겠소이다.”


심배는 웃음을 지었다. 전투에 앞서 한 가지 고민이 해결이 된 것이다. 마지막 고민은 지금 누어있는 주태였다. 그러나 그것도 주태가 병색이 완연한 얼굴로 심배의 앞에 나서서 해결 하였다.


“남월이 움직인다고 합니다.”


심배는 인상을 찌푸렸다. 북쪽의 월인 조차도 버거운데 남월까지 움직인다면 어려움이 컸다. 단순히 신성의 병사로는 막기가 어려웠다.


“남월이 전부 말인가?”


“그것은 아닙니다. 그들도 제약이 있는 듯합니다. 무엇 때문이지는 모르지만 남월의 왕이 움직였음에도 겨우 천에 가까운 병력 밖에 못 움직였다고 합니다.”


심배는 수염을 만지작거렸다. 예상보다는 수가 늘었으나 막을 수 없을 정도는 아니었다. 단지 매우 힘든 싸움이 될 것 같았다. 제아무리 비책을 세웠다고 하나 월족임을 감안한다면 말이다.


“자네는 이번 전투에서 빠지게.”


“군사마!”


“그 몸으로 적병하나 벨 수 있겠는가?”


“있습니다!”


“자네와 같이 온 인물과 같이 단양으로 가게 화의원에게 갈 전서도 아직 출발을 않했으니 마차나 끌고 가시게.”


“군사마!”


옆에서 보는 주창도 딱한지 주태를 위하여 말을 하려했지만 심배가 주의를 주자 입을 닫았다. 한명도 아쉬운 시기였지만 심배는 단호했다.


“후방으로 빠지게 내가 다시 묻지 그대는 짐이 안 될 자신이 있는가? 자네는 단순히 아장(牙將)이 아니라 후일 수군을 이끌어야 할 주축일세. 특히 편입된 수적들을 편입시킬 두인물중 하나라는 말이지. 그대가 이 전투에서 죽으면 단순히 아장이 죽는 것이 아니라! 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게.”


주태는 말이 없어졌다. 심배는 아무 말 없이 축객령을 내렸고 주태는 그 자리에서 떠났다. 그리고 심배는 자리에 남아 주창에게 물었다.


“준비 잘하게 아무리 봐도 힘든 전투가 될 것이야.”


“예 군사마.”


주태가 단양으로 떠나고 이틀이 지나자 적군이 신성주변에 보이기 시작하였다. 주창은 방책에 올라 멀리 보이는 그들을 보았다. 그리고 침을 꿀떡 삼켰다.


“살벌하기도 하네. 빌어먹을 놈들 저거 저거 수색대 애들이네 썩을.”


산월족들이 인질을 질질 끌고 왔는데 그들은 주태와 같이 남았던 인물들이었다. 모두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네 명 정도가 산월족에게 잡혀 질질 끌려 왔다. 그들의 모습은 매우 괴기하였다. 팔 일부가 잘려있었고 다리 부분도 허벅지 아래를 잘라 져 있었다.


남월왕이 나서 커다란 도를 들고 나와 외쳤다.


“네놈들이 보낸 쥐새끼들이다!”


심배는 피식 웃음을 지었다. 마치 뭐 어쩌라고 라는 표정이었다.


“네놈들이 살고자 하면 스스로 나와 고개를 숙여 우리를 맞이하라! 그렇지 않으면.”


수색대 한명을 들어 올렸다. 백인장인 초충이었다. 얼굴은 얼마나 맞았는지 불어터졌고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멍이 들어있었다. 그러나 그의 눈은 아직 살아있었다. 이빨이 깨지고 코가 무너져 발음이 새고 어눌했어도 방책위의 사람들은 그의 커다란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황건의 건아들이어!”


남월왕은 그가 말을 이어가기 전에 목에 칼을 쑤셨다. 피가 분수처럼 앞으로 뿜어졌다. 남월왕은 분노하여 다른 이들도 잡아 죽이기 위해 움직였다. 그러나 그들은 어차피 삶을 포기한 이들이었다. 겁을 주려면 삶을 이어갈 희망이 있어야 했다. 그러나 그들은 이미 그것이 없었다. 그리고 죽음을 받아들인 것이었다. 남은 것은 복수였다.


“황건은! 쓰러지지 않는다!”


“황건은 다시 일어나리라!”


“황건의 주인이시어 영원하소서!”


그들은 모두 죽어가면서 까지 의지를 세웠다. 사기를 낮추려고 한 남월왕의 계책은 황이된 것이었다.


심배는 웃음을 지으며 방책에서 내려왔다. 그 순간 남월왕 손을 쭉 뻗었다. 월족들이 소리를 지르며 방책을 향하여 달려들기 시작하였다. 심배는 방책아래에 준비 돼 있는 말을 탔다. 그리고 깃을 들었다. 방책 위에 있는 숙련된 궁수들은 일제히 화살을 쏘아대며 화살이 모두 소모되는 순간 뛰어서 아래로 내려갔다. 그러고 방책 아래 있던 군세들이 움직이며 진을 형성하였다. 일사불란한 모습이었다. 과거의 황건적이라고 알 수가 없을 정도였다.


“전쟁은 시작되었다. 천하에 청주병을 알려줄 차례다.”


작가의말

신성전투가 시작되기까지 조금 길었습니다. 헹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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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지록위마(指鹿爲馬) +3 17.02.04 5,187 80 10쪽
116 오비이락(烏飛梨落)-終 +6 17.02.01 5,134 82 15쪽
115 외화_왕하의 무력과 여포의 왕도 +7 17.02.01 5,048 58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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