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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천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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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오리형
작품등록일 :
2014.07.29 13:29
최근연재일 :
2018.01.18 17:30
연재수 :
177 회
조회수 :
1,264,476
추천수 :
18,256
글자수 :
720,632

작성
17.01.04 20:30
조회
5,053
추천
91
글자
10쪽

오비이락(烏飛梨落)

DUMMY

월족들은 청주병의 화살세례에도 두려움 없이 방책을 향하여 달려갔다. 속도를 줄이지도 않고 달리며 줄을 던지거나 사다리를 걸었다. 그 후도 일사천리였다. 빠르게 사다리를 오르거나 줄을 타고 방책을 향하여 달려 나갔다. 월족들의 그런 모습을 보고 보통 사람들이었으면 두려움에 벌벌 떨었을 것이었다. 그러나 청주병 궁수들은 그런 모습에 흔들리지 않고 빠르게 방책 아래로 내려갔다.


힘들게 방책 앞에 도착한 월족들도 당황할 정도였다. 싸우지도 않고 방책을 내어 놓는 병사들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멈출 수가 없는 일이었다. 이번 전투는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는 전투일 것 같았다.


청주병 궁병들은 방책에 빠르게 내려오면서 모든 사다리를 치워버렸다. 궁병들이 지나간 방책의 안쪽으로 해자가 있었다. 즉 역방향으로 설계된 방책이었다. 심배는 깃을 흔들자 방패든 병사들과 기다란 창을 들고 있는 병사들이 열을 맞추어 방책을 향하여 섰다. 궁수들은 방책에서 얼이 빠져있는 월인 들을 쏘았다. 심배는 마치 전투를 즐기듯이 말을 꺼냈다.


“오르는 것을 잘한다고 하니. 내려오는 것은 어찌 할까?”


방책에 오른 월족들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방책의 적은 모두 아래서 자신들이 내려오길 기다리고 있었고 밑에는 깊게 파여진 해자와 그 안에는 죽창들이 놓여있었다. 그것만 문제는 아니었다. 그들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와중에 뒤에서 몰려오는 월족이었다. 밀려드는 군세는 도리어 자신들에게 독이 된 것이다.


“원복(元福)가서 군을 지휘해라.”


“군사마 어찌하면 되겠습니까?”


심배는 주창의 물음에 기분 좋게 웃음을 뗬다. 요즘 주창의 덕에 웃음이 많아진 듯 싶었다.


“그것을 내게 물으니 준비는 되어있군 간단하다. 군의 사기를 올리고 예상치 못하는 일에 대비하라.”


“그것은.”


“네가 알아서해 그 정도까지는 네가 판단해야하는 것이다.”


주창은 고개를 끄덕이고 언월도를 들고 말에 올라타 그의 직속 수하들과 함께 나섰다. 심배는 망루에 의자를 바짝 대어 팔을 올리고 주먹으로 턱을 괴고 웃음을 지었다. 그의 머릿속에는 패배라는 것은 없어 보였다.


남월왕은 화가 나기 시작했다. 방책을 넘은 병사가 몇인데 문이 열리기는커녕 아무런 승기를 알리는 소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내려가지 못하는 월족들은 적들에게 칼도 대보지 못하고 장창에 막혀 주춤 거리거나 뛰어 들었다가 방패병들의 집단 대응에 즉살 당했다. 지지부진한 대응에 산월족은 퇴각을 할 수 밖에 없었고 첫 번째 격돌은 심배의 완벽한 승리로 돌아갔다.


남월왕은 방책을 넘었음에도 적들을 척살 하지 못하는 북부의 산월 족에게 엄청난 분노가 피어올랐다. 그리고 그 분노는 선봉을 맡은 비잔(費棧)에게 쏟아졌다.


“비잔! 산을 자유로이 탄다는 산월인이 방책을 넘고도 아무것도 못하는가!”


젊은 족장인 비잔은 사무종의 질책에 분노를 토했다. 도저히 내려갈 수 없는 상황인데 자신 보고 어찌하라는 것인가? 그렇다고 공성무기를 들고 온 것도 아닌데 말이다.


“사무종(沙務從 사마가의 아버지이자 남월왕)! 방책에 올라보지도 않고 그리 말하는가!”


“뭐! 네놈이 감히 내게 그리 말해!”


“방책에 올라 보고나 그리 말하시지.”


비잔은 대차게 남월왕을 비꼬았다.


“어린놈이! 내게!”


남월왕이 분을 토했지만 비잔은 사무종의 말을 듣지도 않고 회장을 뛰쳐나갔다. 그러나 그와 달리 반림, 황총, 우돌 등은 나가지 않고 자리에 앉아있었다. 산월이 뭉치지 않고 각자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비잔의 선봉의 자리를 누가 가질 것인가?”


그러나 선봉을 처음 뽑을 때와 달리 누가 먼저 나서는 인물은 없었다. 비잔이 완전히 무능한 인물은 아닌 것을 아는 다른 산월의 지도자들은 무작정 선봉에 설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비잔이 겪은 일을 알고 나서 선봉을 뽑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합니다.”


그래도 비잔과 가장 가까웠던 우돌이 나서 말하였다. 이대로 간다면 비잔의 휘하의 병사들이 무슨 짓을 할지도 모르는 일이니 남월와도 고개를 끄덕였다.


“비잔에게 술을 내리고 속을 삭힌 후 돌아오도록 명하게.”


남월왕의 명이라는 말에 우돌은 인상을 썼다. 명이라는 것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하는 말이었다. 그러나 남월왕이라는 직위는 진짜 왕이 아니었다. 단지 몇몇 마을을 통합하거나 여럿을 다스리는 족장에 불과했다. 그러니 그들에게 위아래를 따지는 것은 논란이 있었다.


‘제 놈이 월족의 정통가문도 아니면서 이리 하대를 하다니. 내 지금은 적들에게서 신성을 얻어내는 것이 중하니 참는다만. 이 굴욕은 반드시 갚으마.’


심배는 진의 가장 중앙의 막사에 앉아 한손에는 죽간을 들고, 한손에는 붓을 들며 죽간 위에 유려한 글을 적어나갔다. 붓끝을 혀로 살짝 핥자 먹이 그의 혀끝에 묻었다. 그것에 관계하지 않는 듯이 붓놀림이 늦어질 때 마다 살짝 침을 묻혀서 무엇인가를 계속 적었다. 그 옆에서 그것을 바라보는 주창은 죽을 맛이었다. 안 그래도 전장의 흥분이 가시지 않았는데 이렇게 갑갑하게 있기는 어려웠다. 주창은 터트리듯이 질의를 했다.


“군사마 무엇을 하는데 그리 적으십니까? 적들이 방책 밖에서 저리 서있는데 말입니다.”


주창의 말에 심배는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한마디를 했다.


“뭐 군을 위무하고 이래야한다는 말인가?”


주창은 인상을 쓰며 심배를 쳐다보았다. 심배의 말투며 그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곽주부(主簿)나 이 작자나 기분 나쁘게 틱틱거리는 것은 알아주어야해.’


자신의 언사는 생각하지 않고 남의 흠만 바라보는 주창이었다. 심배는 주창의 표정을 보고 그의 마음이 보이는지 말을 꺼냈다.


“그 얼굴 좀 바꿔야겠다. 장수가 되려면 감정을 숨길 줄 알아야하는데 그런 것은 노력도 않으니.”


주창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러면서도 꼭 뒤에서 꿍얼거리는 주창을 바라보는 심배의 표정은 그저 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주공인 왕하의 곁에는 죄다 사람답지 않은 인물들이 많았다. 곽가나 가후, 장합, 관정, 허저 등의 인물들은 군자 같거나 아니면 감정이 없는 철인과 같았다. 인간다운 인물이라고는 장흠이나 주창 정도였다. 어찌 보면 이들을 보며 안도를 하거나 우월감을 느끼는지도 몰랐다.


‘나도 속물이기는 하는가보군, 이런 모습에 안도를 하다니 말이야.’


그렇기 때문에 심배도 의외로 의연하게 주창을 대하였다. 그리고 주창을 더욱 키워주고 싶은 마음도 생겼다.


“오늘 사용한 전법을 고칠 방안이나 여러 대응법이다. 그리고 약점으로 보이는 점이지. 그리고 사상자, 양초, 장비등을 적은 것이다.”


“그러나 한번 전투를 한 이들을 위무하는 것은 그것만큼 중요합니다. 내일 전투를 위해서라도 수하들을 다독이는 것은....”


심배는 고개를 끄덕이고 주창에게 말했다.


“네가 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제가 말입니까?”


그러자 심배는 그런 주창의 모습에 훈훈한 웃음을 지었다. 물론 주창은 속으로 심배를 보며 실없는 놈이라고 욕을 했지만 말이다.


“직위상이라도 자네가 청주병을 맡은 장군이 아니겠는가? 그런 것은 장수가하는 것이지.”


‘아항? 그러니까 귀찮은 것은 내게 맡기고 여기서 글이나 쓰겠다?’


주창은 심배에게 말은 못하고 끙끙 거렸다. 그러나 심배의 말을 거역할 수 는 없었다. 직위로 따지면 그가 높을 수는 있지만 실무적인 위치로 보자면 심배의 위치는 까마득히 높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주창의 마음속 그것을 알지 못할 심배도 아니었고 말이다.


“내가 했던 말을 잊었던가?”


“듣고, 배우고, 기다리는 것 말입니까?”


심배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고 주창은 시부렁거리면서 일어섰다. 군사들을 위무하기 위함이었다.


“거 그럼 군사마께서 쓰시는 것이 뭐인지 배울 수 있도록 알려주시는 것입니다.”


“그러하지 뭐 알려주는 것이 무엇이 어렵겠는가?”


그러나 그 말에 주창은 속으로 웃었다.


‘어려울 거외다. 군사마 양반 내 머리가 좀 돌 머리여야지 말이오.’


주창은 뭔가 하나는 이겼다는 생각을 하며 군진을 나섰고 심배는 밤을 새어가며 죽간을 작성하는 것에 몰두하였다.


신성에서 전투는 매우 지지부진 하였다. 방책을 역이용하여 굳세게 방호하는 청주병은 사기가 떨어지지 않았다. 반면 월족은 점점 질려가기 시작하였다. 이틀이 넘도록 방책을 넘어 뚫어내지도 못했으니 말이다. 결국 남월왕도 결단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방책을 불태워 버리는 것이오.”


“방책을 말입니까?”


“어차피 우리에게 도움도 안 되는 것 아닙니까?”


“그렇기는 하지요.”


우돌이 나서 물었다.


“그러나 저들이 방책에 불이 나는 것을 방치하지는 않을 듯한데.....”


남월왕은 웃음을 지었다.


“그럼 더욱 좋지 않겠는가? 방책을 지키려는 순간 우리의 칼에 목이 베일 터인데.”


그들이 방책을 그대로 남겨두고 싸운 것도 사흘이었다. 무엇인가 변수가 필요하기는 했다. 그리고 남월왕은 일어서 명령하듯 말을 했다.


“내가 선봉에 서겠네.”


그러자 다른 수장들은 꺼림칙하기는 했으나 고개를 끄덕였다. 남월왕이 앞선다면 사기는 많이 오를 것이었다. 사기가 점점 떨어지는 상황에서 꼭 필요한 것이었다.





주태는 단양으로 향하다가 이를 뿌득거리며 군사 몇에게 자신의 죽간을 내었다.


“장형님에게 이것 좀 전해줘라. 그리고 이놈 좀 잘 데려다 주고.”


병사는 당황하며 주태가 건넨 죽간을 보며 생각하고 말을 꺼내면서 주태를 보기 위해 고개를 들었다.


“아장 이것은 무어.....”


그러나 병사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주태는 말을 돌려 빠르게 다시 신성으로 향하였다. 병사는 속으로 주태의 행동에 쌍욕을 하며 이내 다시 단양으로 향했다. 주창을 쏙 닮은 병사들이었다.


주태는 말을 달리며 속으로 생각했다.


‘남아가 원수를 두고 어찌 고개를 돌리겠는가? 이로 벌을 받으면 백의종군을 해서라도 이를 갚을 것이다.’


작가의말

주태: 내가 말 잘들을 줄 알았지?

주창: 내가 말 잘들을 줄 알았지?

남월왕: 내가 멍청한 줄 알았지?

심배:내가 모를 것이라 생각했냐?


아나 오타 ㅠㅠ 글 쓸때는 모르겠는데 왜 올리고 나면 오타가 보이니 제발 쓸때 좀 보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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