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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령 님의 서재입니다.

회천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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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오리형
작품등록일 :
2014.07.29 13:29
최근연재일 :
2018.01.1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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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27 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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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그림자

DUMMY

왕하를 태운 함대가 유수구에 닿아 내리자 그곳에는 이미 국의군이 진을 치고 기다리고 있었다. 국의가 직접 나와 왕하를 맞이하고자 하니 장졸들 모두가 왕하를 기다리며 대기하였다. 배 위에서 아래를 내려 보며 인상을 찡그렸다. 마치 전생의 군 생활을 바라보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누구 하나 온다고 하니 부대가 뒤집어지며 엄청나게 일하고 미친 듯이 욕을 했기 때문이었다.


‘저들의 눈에는 내가 악마로 보이려나? 쩝 이런 환대는 필요는 없는데 보는 눈이 어디 있다고 괜히 이런 쓸데없는 일을 하지.’


그런 왕하의 옆에 노숙이 고개를 저었다.


“혹여 괜한 짓이라 생각한다면 접었으면 하옵니다.”


왕하의 고개가 노숙 쪽으로 돌아갔다. 그의 존대가 좀 낯설기도 했고 왜 그런 것인지도 궁금하였다.


“저들은 오로지 주공을 보기 위해 나온 것이니까요.”


노숙의 말에 피식 웃으며 물었다. 과연 저들 마음에 불만 따위는 없을까?


“국장군이 말렸답니다. 주공께서는 이런 것 싫어한다고. 또 자신도 번거로운 것은 싫으니 장수들만 나오라고 말입니다.”


그러자 왕하는 손을 들어 턱 하니 앞에 다가 놓았다. 마치 이것을 보라는 듯한 몸짓이었다. 물론 속 뜻도 그랬다. 노숙의 얼굴이 뻘게졌다. 자신의 장난에 만족한 왕하는 웃음을 지었다. 어느 사이에 노숙은 신색을 회복하고 기침을 한 뒤에 말을 했다.


“저들에게 주공께서는 이중에 제일 강력하고 제일 믿을 만한 사람이라 그러는 것 아니겠습니까?”


“믿을 만한 사람이라.... 저들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인데. 제가 신이라니요.”


노숙은 손을 두드리며 말했다.


“주공의 손 하나로 저들의 목숨은 사라질 수도 살게 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입에 손을 대며 말을 이었다.


“입으로는 저들을 감동할 수도 절망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을 믿지 않는다니요. 더 이야기해야 할 까요?”


노숙의 말에 왕하는 고개를 저었다. 저들은 자신을 향하여 소소한 소망을 비는 것이리라. 이번 전투에도 무사히 살아남도록 해 달라거나 무사히 어머니를 보거나 이런 것들 말이다. 그런 소망의 기저에는 부디 자신이 올바르게 움직이고 무의미한 싸움이 아니기를 비는 것이리라.


왕하가 주태의 도움을 받아 자리에서 내리자 그의 뒤를 허저와 호사들이 우르르 따라 나왔다. 왕하는 간단히 손짓으로 허저를 뒤로 잠시 물렸다.


“잠시 뒤로 가주세요. 북기는 나의 가군(家軍)인데 어찌 걱정이 잇겠습니까?”


허저는 고개를 숙이고 3보 뒤로 움직였다. 여전히 근접 경호가 가능한 위치였다. 국의는 왕하의 말에 잠시 부르르 떨고 고개를 푹 숙이더니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여 오채투지를 하며 말했다.


“소신 국숭한 주공을 뵙사옵니다.”


마음을 주면 모든 것을 내어 놓는 국의였다. 작은 말 작은 관심 하나에도 감격에 몸들 바를 모르며 감읍(感泣)해하였다. 충심에 행하는 움직임은 과격하나 이해할 수 있는 범위 하였다. 왕하는 그런 국의의 어깨를 잡고 올리며 무릎을 털어주고 물었다.


“같이 걷겠습니까?”


국의는 이내 말이 나오지 않았는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했다. 국의와 잠시 걸음을 옮기자 이곳저곳에서 북기의 시선이 느껴졌다. 눈을 마주치려 하면 오체투지를 하는 지라 오히려 왕하가 그들을 피하며 단상으로 나아가야 했다.


왕하는 며칠 밖에 되지 않는 지금 또다시 연설을 한다는 것은 군에도 웃기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그때는 어찌 보면 반군을 처리하기 위한 다짐이자 스스로를 다잡는 개기였다. 그래도 이리 올라 왔으니 소망을 가지는 저들을 위해 무엇이라도 이야기는 해주어야 할 터인데 마땅하지 않았다.


‘저들에 대한 보상은 약조를 했다. 이미 공명에 대한 보상은 기주부터 시작하여 유효하다. 그러니 무엇을 저들에게 약조해야 한다는 말인가?’


왕하의 곤란함을 읽었는지 국의는 왕하에게 한마디를 건네었다.


“주공 북기는 이문을 따라 주공과 함께한 것이 아니옵니다. 주공의 하는 일이 빛이 나기 때문에 따라 모인 것입니다.”


왕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가슴을 폈다. 앞에 나서 저들의 소망이 담긴 눈을 바라보았다.


‘나는 저들의 하늘이 되어야 한다.’


“그대들은 성을 약탈하여 부를 누리지도 여인을 취하지도 못한다. 그리고 약탈하여 배부르게 못 먹을 수도 있다.”


그들의 눈은 아직도 빛이 났다. 실망의 기색은 없었다. 기주 때부터 그리했고 그들을 이끄는 국의는 옳은 군의 표상을 만드는데 힘을 썼으니 당연 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대들은 언제나 명예롭고 당당할 것이다. 마을에서 당당히 북기라 쓰인 군복을 입을 것이요. 아들에게 당당한 아버지일 것이다. 나이가 들어 손자들은 할아버지의 무용담에 껌벅 죽겠지.”


마지막말에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하였다. 그러나 왕하는 거의 눈물이 나오려 하였다. 자신이 원하는 군인의 모습이 거기에 있었기 때문이다. 당당하고 명예로운 군인, 국가를 지키며 국민들에게 우러름을 받는 군인, 누구나 믿으며 따르는 군인을 바라였다. 현대의 자신의 나라에서 놀림이나 받고 돈 있는 사람은 가면 병신 소리를 듣는 그런 군이 아니길 바랐다.


“묘비에는! 자신의 묘비에 북기군이라 이리 당당히 쓸 수 있는 이름이 될 것이다.”


왕하는 아래로 내려가 북기의 깃을 들어 올렸다.


“나의 첫 번째 이름이요! 그대들의 영원한 이름이 될 것이다.”


“한번 북기군은 영원한 북기군이다.”


모두가 함성을 질렀고 여기저기에서 우는 사람도 나왔다. 감동 깊은 명연설은 아니라도 그들이 원하는 바를 이야기한 것 같았다. 그것을 말하면서도 자신도 울고 있었으니까.






북기군이 이를 시작으로 두 개의 군으로 갈려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1군은 당연히 국의가 움직였다. 2군은 장합을 필두로 심배와 왕하, 노숙, 주태, 허저 등이 뒤를 따랐다. 제일 처음 전투가 시작된 것은 우저였다.


우저의 목책 앞에 먼저 선 것은 서황이었다. 서황은 할버드와 비슷한 거대한 대부를 들어 올리며 우저를 책임지는 장수들에게 전하였다.


“북기군 돌격대장 서공명이 그대들에게 일기토를 신청한다.”


서황의 당당한 모습에 우저의 유요군은 삽시간에 조용해졌다. 서황의 입에서는 투기를 내뿜는 말도 그렇다고 격장지계를 위한 말도 나오지 않았다 단지 일기토라는 말만 꺼내 놓을 뿐이었다.


“나와 싸울 자는 없는가?”


서황이라는 이름이 천하에 알려지지도 않은 시기였다. 해봐야 기주에서나 흑산적과 일전을 기억하며 어렴풋이 아는 자들이지 먼 강동땅에서 서황의 이름을 알 자는 없었다.


진횡이 나서 말했다.


“무명소졸아! 그냥 물러난다면 목숨만은 살려주마! 그렇지 않으면 화살 밥이 될 것이야!”


그러자 서황이 피식 웃음을 지으며 외쳤다.


“나와 붙을 자가 없나보군 내가 진다면 군을 삼십 리 밖으로 물려주지.”


그 말에 솔깃한 장영이 외쳤다.


“너 같은 무명소졸이 어찌 대군을 약조 한 개로 움직일 수 있겠느냐!”


서황이 대부 내리꽂고 휘파람을 불자 뒤에서 진을 유지하던 기마 하나가 나와 서황의 말을 듣고 본진으로 달려갔다. 그러자 나팔이 불리며 군세가 모두 10보를 뒤로 물렸다.


“이 정도는 된다. 내가 죽으면 장을 치르기 위해서라도 군세가 멈출 것이다. 해볼 만하지 않은가?”


맞는 말이었다. 우저에있는 군세로는 국의 군을 막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았다. 수적으로도 열세였고 오랫동안 버팅 양초도 부족했다.


‘왕하군이 움직인 것을 알았으니 분명 단양의 주씨일가도 움직일 것이다. 허니 시간을 번다면 승산이 있다.’


물론 주씨가문은 그럴 여력도 안됐다. 손견에게 신야에서 대패하고 조조군에 본군이 복귀도 못하고 원술과 국지전을 하고 있었다. 패퇴한 군세가 돌아가지도 못했으니 단양은 그야 말로 무주공산이 된 것이다.


그들을 멀리서 바라보는 국의와 가후 태사자는 흥미로운 듯이 서황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군사선생의 명이니 공명은 분명히 해낼 것이오.”


“그렇지요. 그래서 그를 믿고 군을 뒤로 물린 것이 아니겠습니까?”


태사자는 앞을 바라보았다. 단지 군을 10보 뒤로 물리는 것이 아니라 저수나 가후와 같은 이이들이 서황을 믿는 바를 본 것이다. 커다란 부월을 들고 다니며 말도 잘 안하는 서황을 경전도 못 본 자라며 내심 깔보는 태사자로써는 깜짝 놀랄 일이었다.


‘저자의 무엇을 믿는 것인가?’


태사자는 북기에 들어서 드는 궁금증은 터져나갈 듯하였다. 이상하고 신비로운 군이기도 하였다. 그것을 아는 듯이 가후가 태사자에게 한마디를 건네었다.


“공명의 품에는 언제나 병서가 있네. 또한 주공의 명으로 군리를 오랫동안 해왔네 알겠는가?”


가후의 어투는 마치 이것을 모르면 네놈은 쓸모도 없는 무장이다. 라는 어투이었다. 물론 그것을 느끼는 것은 태사자 본인이니 본인만 그랬을 수도 있었다. 대강의 느낌은 그는 받았다. 노력하는 무장 문무(文武) 모두를 아우르며, 군리로써 철두철미한 자 일 것이었다. 그이상은 알 수는 없지만 말이다.


그리고 우저에서 장영이 대도를 들고 나오게 되었다. 서황의 그제야 무표정한 얼굴에 자그마한 웃음이 피어올랐다. 그는 대부를 들어 올리고 한손으로 장영에게 손을 까닥거렸다.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과격한 표현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오거라 네놈 목을 바닥에 굴려주마.”


장영이 분노하여 빠르게 달려들었고 그제야 서황의 말이 천천히 장영 쪽으로 나아갔다. 장영이 달리는 반면 서황은 장영이 무서워 걷는 것처럼 보였다.


들어 올린 대부도 바닥으로 늘어트린 서황을 보며 장영은 승리를 예감하였다.


“애송아 사라지어라!”


서황은 그 소리에 대소를 하면서 도끼를 빠르게 올렸다. 장영의 눈에 대부가 올라가는 모습이 보이지도 않았다. 그리고 후우웅 하는 소리와 함께 대부가 풍압을 만들어냈다.


“크하하하!”


내려친 대부가 순식간에 장영의 대도를 박살내고 그대로 장영의 몸까지 밀고들어갔다. 장영은 할 말이 없었다. 그리고 잠시 후 그의 시선에 자신의 하체가 말을 타고 앞으로 나가는 모습이 보이고 암흑이 내려졌다.


북기군이 함성을 내질렀고 서황은 이내 피가 뚝뚝 떨어지는 대부를 바닥에 꽂으며 외쳤다.


“다 나와 보거라 내가 한수, 한수 포를 떠주마.”


포를 떠준다고 하기에는, 좀 큰 대부였지만 그의 말에 우저는 삽시간에 조용해졌다. 그러자 서황이 주먹을 내지르며 외쳤다.


“나오지 않으면 내가 들어가겠다.”


서황의 뒤에서 북기군이 쏜 불 화살들이 하늘을 붉게 덮었다.


작가의말

우저 사기 -30

북기 사기 최대


유요군이 혼란에 빠졌습니다.

북기가 고양상태입니다.


북기군의 불화살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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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외화_왕하의 무력과 여포의 왕도 +7 17.02.01 5,048 58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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