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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천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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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오리형
작품등록일 :
2014.07.29 13:29
최근연재일 :
2018.01.18 17:30
연재수 :
17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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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4,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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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2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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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2.14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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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글자
10쪽

역린

DUMMY

원겸은 막사에서 어이없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겨우 하동 인근에 주둔만 했을 뿐인데 하동태수가 인(印)을 들고 그의 앞에 선 것이다. 물론 전풍도 수염을 매만지며 인상을 찌푸렸다. 공격 한번 하지 않고 하동을 얻은 것은 물론 좋은 일이나 너무 뜬금이 없었다. 마치 어떤 큰 손에 의하여 움직이는 것처럼 말이다.


원겸은 하동 태수의 본심을 꺼내기 위하여 도발을 했다.


“무능한 것인지, 겁이 많은 것인지. 어찌하여 한번 싸우지도 않고 그 넓은 하동을 넘기는가?”


하동태수 왕읍은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인수를 들고 있는 손에는 힘이 들어갔고 이를 악물고 고개를 푹 숙였다. 상행으로 경력이 높은 원겸은 위아래로 바로 훑고 난 후 바로 그의 심정을 알아챘다. 이는 자신은 싸우고 싶었으나 어쩔 수 없었다는 뜻이었다. 원겸은 고개를 끄덕이고 그의 뒤에 서있는 두 인물을 바라보았다. 담담한 표정의 두인물이 예를 표하고 있었다.


“뒤에 있는 두 분은 수치스럽지 않은 것 같은데. 재미있군.”


왕읍은 그러자 분한 표정이 스윽 지나갔다. 물론 이를 놓칠 원겸이 아니었다.


‘저 둘이 하동의 항복을 주도했구나. 최소 몇 천은 잃을 것이라 생각한 전투에서 무혈로 입성한 것이니 나쁜 일은 아닌데. 왜이리. 찜찜한지.’


원겸은 무의식적으로 대가없는 이득은 언제나 후일에 크게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무의식이 그에게 신호를 보내는 것이었다.


“태수께서는 잠시 물러주시겠소?”


전풍은 원겸은 바라보았다. 마치 ‘왜 그러느냐?’라는 표정이었다.


‘이 인간 눈치는 없었지. 머리가 좋으면 뭐하나 눈치가 없으니 앞에 보이는 것도 못 보는데.’


태수는 눈을 감고 입을 땠다. 그는 무척이나 수치스러울 것이다. 이 모든 흑막 속에서 자신은 그저 꼭두각시 밖에 되지 않은 것을 원겸에게 들킨 것이다. 왕읍 스스로도 능력이 있다고 믿었는데 자신은 그저 누군가의 손에 움직이고, 마지막에는 결국 그 손에 의하여 이렇게 수치를 얻었으니 죽고 싶을 수도 있었다.


“고개를 들어라. 네 놈들이 태수에게 항복을 하게 한 것이냐?”


전풍은 놀라 원겸을 바라보았고 가규는 웃음을 지어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태수께 무의미한 피를 보지 않도록 제시를 한 것입니다.”


“단순히 제시가 아닌 것 같은데? 태수의 모습은 싫은 것을 억지로 한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제시라?”


“그것은 항복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항복 때문이라. 그것은 적의 거대함을 알고 할 때는 포기라는 표정이 나오지 억울함은 아니다. 억울함은 능히 할 수 있는데 강압적으로 하지 못 할 때 나타나지.”


가규의 표정에는 웃음이 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한마디를 꺼냈다.


“들켜버렸군요.”


정풍은 놀란 눈으로 가규를 바라보았다. 과연 어떤 힘이 있기에 자신의 상관을 적에게 투항 시킬 수 있단 말인가? 놀라 가규를 바라보는 전풍을 보며 원겸은 한숨을 쉬었다.


‘눈알 빠지겠군.’


전풍은 마음을 진정시키고 눈을 살짝 찌푸리더니 가규를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원겸은 무엇인지 궁금하여 전풍에게 물었다.


“무엇을 알았기에 고개를 끄덕입니까?”


전풍은 조심스럽게 그의 곁으로 와서 죽간으로 말을 전했다.


“그저 큰 손들을 생각해 봤을 뿐입니다.”


“큰손이요?”


“예, 하동이라는 한 지역을 이리 날려버릴 정도의 큰손 말입니다.”


“궁금합니다.”


전풍은 고개를 저으며 적었다.


“지금은 아니될듯합니다. 병주목께서 저들의 심문을 마무리 짓고 독대하며 말씀드리지요.”


원겸은 고개를 끄덕였다. 단편적인 것으로 전풍도 알아채기는 어려우니 많은 정보를 캐내는 것이 좋을 듯싶었다. 물론 그들이 이리 협조적이니 가능했다. 물론 저들이 숨기고자 하는 바는 숨길 것이다.


‘머리도 좋아 보이고 전풍과는 달리 눈치 또한 대단해 보이는군, 저런 자를 얻을 수 있으면 좋을 듯싶은데.’


“자네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미 이루어졌습니다. 병주목께 하동을 얻게 하는 것이 목적이지요.”


원겸은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그 기저에 있는 목적을 말하는 것이네.”


“글쎄요. 무엇일까요?”


가규의 도발에 휘둘릴 원겸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 장난에 웃음을 지으며 맞대응하였다.


“글쎄? 무엇일지 궁금하군. 그렇지 않소? 별가.”


전풍은 자신을 부르는 원겸의 소리를 못들은 듯 무엇인가 집중하고 있었다. 저렇게 어떻게 이들을 심문하여 정보를 들을지 궁금하기는 했지만 뭐 워낙 머리가 좋으니 그렇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목적 말고 묻지. 그럼 계속 하동에 남을 텐가?”


“아닙니다. 목적을 마치었으니 돌아가야지요.”


“돌아간다?”


“내가 돌려보내지 않는다면?”


원겸은 얼굴을 굳히며 가규에게 말을 했지만 가규는 웃음을 지우지 않고 답했다. 원겸은 속으로 생글거리는 가규의 얼굴을 쳐버리고 싶었다.


“저와 병주목과 매우 불행한 일이 있겠지요.”


“지금 여기만 4만의 정병이 있네 그것을 자네가 뚫을 수 있다는 것인가?”


가규는 너스레를 떨며 말했다. 가규는 손을 움직이며 과한 행동을 하고 있었다. 마치 친한 친우를 만나는 듯했다.


“제가요? 아유 저야 그럴 정도의 무력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제 친우가 할 것입니다.”


그 뒤에서 아무 말하지 않던 인물이 살기를 뿜어내기 시작하였다. 군막안이 살기로 가득 찼음에도 재미있게 전풍은 가만히 앉아 생각하고 있었고 가규는 생글거리고 있었다. 오로지 원겸만이 평범하게 땀이 나며 힘을 주고 버티고 있었다. 원겸은 둘러보며 짜증이 났다.


‘왜, 나만 이렇게 힘든 것이냐? 저기 청년도 무력이 있다고 하면 전풍은 뭐야!’


원겸은 어이가 없었다. 이만한 살기는 과거 문추를 봤을 때 느꼈는데, 그런 무인을 만난 것도 당황스러운데 그런 살기를 우숩게 받아내는 인물이 두 명이나 있다니 말이다. 그것도 스스로 무력이 없다는 자와 무력이 없다는 것이 확실한 인물을 말이다.


“원검(元儉) 그만해도 될 것 같아.”


순식간에 살기가 사라지면서 안에서 시원한 바람이 들어왔다. 가규는 대뜸 일어서고 말했다.


“이만 가볼까 합니다. 아! 물론 군세를 이끌고 간다거나 그럴 일은 걱정 할 필요 없습니다. 하동의 모든 것은 이제 병주목의 것입니다.”


“좋은 일인데도 기분이 나쁘군.”


“좋게 생각하십쇼. 시간도 없을 텐데요.”


원겸은 인상을 찌푸리며 가규를 바라보았다. 가규는 아! 뜨거 하는 표정을 지으며 능글맞게 움직였다. 앞을 바라보며 슬금슬금 물러나 원겸의 군막에서 사라졌다. 그 때에도 전풍은 생각에 잠겨 있었는데 원겸이 전풍을 크게 부르자 그때야 고개를 돌려 원겸을 바라보았다.


“예 듣고 있습니다.”


“저들 나갔습니다. 말 좀 해주시죠.”


“알고 있습니다. 단지 정리가 필요했을 뿐입니다.”


원겸은 열이 뻗혀서 뭐라고 하려다 한숨을 쉬었다.


‘종주가 이래서 전풍을 내쳤나? 뭐 말이 좀 통해야 문답을 하지.’


“그 정리 좀 말해 주시죠.”


전풍은 고개를 끄덕이며 팔을 걷으며 목을 가다듬었다.


‘뭘 하려고 저러는데? 무슨 시화를 뽐내는 자리도 아니고.’


“일단 하동을 주목께 내어 줌으로써 누가 이득을 보는지 알 필요가 있습니다.”


“제일 큰 이득은 저이지요.”


“그렇습니다. 직접적인 이득은 그렇지만 그것보다는 간접적으로 누가 얻는지 알아야 합니다.”


원겸은 고개를 끄덕이며 전풍의 말에 집중하였다.


“단순히 주목께서 하동을 차지하시면 낙양과 홍농을 이르는 거대한 황실의 근지(近地)를 차지하게 됩니다. 결론 적으로는 황실과 반목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글쎄요, 지금상황이 아니라면, 방금 전 주목께 도발을 시도하던 가양도(梁道)가 아군을 막았을 것입니다. 양도가 아군을 막았다면, 글쎄요? 쉬이 하동을 얻을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특히 그의 옆에 서있는 무장을 이기기도 힘들 듯 하고요.”


“그자를 알고 있었나보군?”


“하동에서 유명한 인물이니까요.”


“어찌 되었든 그자가 상황을 보고 내게 하동을 넘겼다?”


“예, 그럴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합니다. 하동을 통해 무엇인가 만드는 것보다 빠르게 넘기는 편이 그 세력에 더 큰 이득이라고 판단했겠지요.”


“그럼 그 이득을 얻는 것이 누구인가?”


“조맹덕, 유군랑(君郞), 여봉선, 원공로, 왕방원, 황실이 있겠지요.”


“황실? 한실이 왜?”


“한실과 황친들의 목적이 다르니까요.”


원겸은 알아차리기가 어려웠다. 황실과 황친의 목적이 다르다니 무슨 뜻이란 말인가? 황친들이 황실의 목적을 위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던가?


“옥좌는 하나이니까요.”


전풍은 원겸의 고개를 끄덕이게 하였다. 권력은 친족은 물론이요. 부모와도 나누지 않는 것이라 하니 그럴밖에


“그리고 왕방원은 원술의 아래에 있는 권신이 아닌가?”


“글쎄요. 그가 원술이라는 자 밑에 있을 인물은 아니라고 봅니다. 절대요.”


“그래 뭐 별가가 밑에 계셨으니 맞겠지요.”


“뭐 거의 주변의 세력 전부이군, 거의 주범이라 보이는 자는 누구인지 알 수 있겠는가?”


“원교근공(遠交近攻).”


“누구라는 것인가?”


“왕방원, 황실입니다.”


전풍의 입에서 한 인물과 세력이 나타나자 원겸은 인상을 찌푸렸다.


“둘 중 하나라는 것인가?”


“아닙니다. 둘 모두가 섞여있는 것이지요. 그것을 판단 한 것은 가양도일 것입니다.”


“어째서, 황실은 병주가 황친과 반목하기를 바라는 것이고 왕방원은 주목께서 원가를 쓰러트리기를 바라는 것이겠지요.”


전풍은 그리 생각하며 멀리 강동에서 웃고 있을 가후를 생각하였다. 가후가 움직였다면 구(舊)주공이 강동을 정벌하는 동안 하북은 아마 대 몰락을 이룰 것이었다.


‘“천하의 중심을 움직이겠다.” 했다. “자신의 주공이 서있는 곳이 천하의 중심으로 만들겠다.” 했다. 가문화 그자는 그를 위해 지금의 천하의 중심을 무너트릴 것이다.’


전풍은 원겸을 이끌고 빠르게 움직여야했다. 하북의 몰락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


작가의말

이른바 주인공 악당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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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외화_왕하의 무력과 여포의 왕도 +7 17.02.01 5,048 58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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