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고야옹이 님의 서재입니다.

인간, 인간, 인간, 사람, 짐승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새글

고야옹이
작품등록일 :
2022.08.06 20:55
최근연재일 :
2024.04.28 21:00
연재수 :
178 회
조회수 :
4,999
추천수 :
1
글자수 :
955,133

작성
24.01.06 20:15
조회
5
추천
0
글자
12쪽

130-1(1)

DUMMY

-회귀···자?-




개소리.


씨발,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저딴 헛소리는 들어본 적도 없다.


뭐, 이무기한테 너는 용이다. 라고 말하면 끝난다고?


지랄, 병신같은 짐승 새끼가 여기가 어디라고 개소리를 지껄여대는 거야?


그게 그렇게 쉬웠으면 진작에 성공했겠지.


쓸모없는새끼.


“그렇구나.”


얍얍이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뭐야?


저딴 개소리를 믿는 거야?


사도도 별거 없네, 씨발.


“시도할 만한 가치는 있어 보이네요.”


“그렇습니다.”


노예기사도 별거 없고.


하긴 저 새끼는 뭣도 모르고 멍청하게 있다가 나한테 죽었던 새끼니까.


조금만 기다려.


또 내가 또 죽여줄 테니까.


“그게 말이 돼? 아니, 이무기가 그렇게 쉽게 승천한다고? 다들 너무 쉽게 납득하는 거 아니야?”


그나마 머리는 돌아가는 모양이네.


그나저나, 누구길래 저 노예기사와 동행하는 거지?


“그래서. 다른 방법 있소?”


“아, 아니. 뭐, 없지.”


“해결책이 없는 상황에서 유일한 대책이 나왔는데, 그 대책이 허무맹랑하다는 이유만으로 실행하지 않는다는 것은 해결할 의지가 없다고 봐야지.”


“내가 언제 해결하기 싫다고 했어? 참나, 웃겨!”


여자가 팔짱을 끼면서 콧방귀를 뀐다.


“말이 안 되긴 하지만··· 천님의 말대로 한번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기도 하네요.”


“짐승, 네가 아무리 원로라고 해도 너는 이곳에서 발언권이 없어. 네 위치를 자각해라.”


“아, 네. 죄송해요.”


등신 새끼.


원로라고 주변에 짐승들이 떠받들어 주니까 제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았나 보지?


“3명이 찬성하는군. 시행하는 것으로 하고.”


노예기사가 얍얍과 여자를 한 번씩 쳐다보며 말했다.


근데.


쟤는 왜 나를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거지?


“저기, 제가 한 말씀 올려도 될까요?”


노예기사와 여자가 날 쳐다본다.


노예기사의 눈빛에선 아무런 감정도 읽을 수 없지만, 여자의 눈빛은 명백한 적대감이 담겨 있다.


아까 그 일 때문인가?


“뭐죠?”


“다 좋다 이거예요. 근데 누가 이무기를 부를 겁니까?”


“하! 그거는 당연히···.”


그래.


내가 이렇게까지 떠먹여 줬는데 생각 못 하면 그건 사람이 아니지.


저놈이 말한 게 사실이 아니면?


이무기에게 너는 용이다. 라고 말할 그놈은 꼼짝없이 죽을 건데 누가 갈 거냐 이 말이야.


미리 말하지만 나는 절대 안 해.


왜냐고?


이무기를 해결하지 못하는 건 이미 결정된 미래거든.


그리고 그 미래는 절대 바뀌지 않아.


누군지 모르지만, 이무기에게 그런 개소리를 하러 갈 놈은 죽을 게 분명해.


“제가 갈게요.”


“응?”


모두가 목소리가 들린 쪽을 쳐다봤고, 유일하게 노예기사만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가씨!”


“천.”


노예기사가 한달음에 아가씨라고 불린 소녀에게 달려갔다.


“잘 지냈어?”


“저, 저는 잘···.”


노예기사가 말을 맺지 못하고 울먹인다.


저놈이 저러는 걸 보니 저 소녀가 아쥔타군.


이거 흥미로운데?


아쥔타가 나타나자, 노예기사가 데리고 다니는 짐승을 제외한 나머지 3마리가 사시나무 떨듯이 떨어댔다.


저것들 왜 저래?


“어, 어디 아가씨는 다친 곳이 없으십니까?”


노예기사가 아쥔타의 몸을 이리저리 더듬거린다.


“아이, 참. 사람들 보잖아.”


“괜찮습니다.”


“민망하니까 그만해. 나는 괜찮아.”


“그, 그렇군요. 정말 다행입니다. 아, 이쪽으로 앉으십시오.”


노예기사가 자기가 앉아있던 바닥에 보자기를 깔고 손으로 툭툭 털었다.


“그래, 고마워.”


아쥔타가 자리에 앉아 나를 포함해 자신을 보고 있는 모두를 한 번씩 쳐다본다.


“언니.”


“그, 그래.”


“반가워요. 오랜만이죠?”


“어, 어. 맞아. 진짜 오랜만이네.”


저 여자는 왜 저렇게 어색하게 행동하지?


죄지은 것처럼 눈도 맞추지 않고 고개만 푹 숙이고.


“주비님.”


“자귀추적자님.”


씨발, 사도였어!?


이거 일이 존나 재밌게 흘러가는데?


사도를 둘이나 볼 줄이야.


“우선, 제가 결례를 범했습니다.”


얍얍이 자리에서 일어나 자귀추적자에게 정중하게 고개를 숙인다.


“곰의 일이 급해 어쩔 수 없이 무리한 조건을 내걸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요. 천에게 이무기를 해결해달라고 했다면서요?”


“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정말 죄송합니다.”


“이해해요. 모든 사도는, 설사 그것이 저라도 그렇게 행동했을 거예요.”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얍얍이 또다시 정중하게 고개를 숙인다.


등신들.


지랄한다, 지랄해요.


“그래서··· 이무기 사태를 해결할 방법이 그것뿐인가요?”


“자귀추적자님, 아시다시피···.”


“아, 그래요. 우린 이무기에게 접촉해서는 안 되죠.”


“네.”


“음, 제가 호기롭게 나선다고 했는데 이거 민망하게 되었네요.”


“아가씨. 아가씨께서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제가 하겠습니다.”


뭐라고!?


네가 이무기한테 죽으면 나는 어떡하라고!?


절대 안 돼!


“안돼!”


갑작스러운 고함에 모두의 시선이 내게 모여든다.


“안된다고? 그런데 당신은 누구지? 누구길래 이 자리에 있으며 끼어드는 거지?”


노예기사가 얍얍을 쳐다보며 말했다.


분명 질문은 나에게 했지만 얍얍에게 대답을 요구하는 모습이다.


“하하, 이곳에 오는 길에 만났어요. 왠지 오랫동안 보지 못한 사람을 만났다고 할까요?”


“고작 그런 이유입니까?”


“중요한 내기를 한 거 같기도 하고.”


“지금, 주비님이 하신 말씀은···.”


“천, 됐어. 주비님도 말 못 할 사정이 있으시겠지.”


“네. 알겠습니다.”


자귀추적자의 말에 노예기사가 순순히 물러난다.


··· 오랜만에 만난, 내기.


오랜만에 만난··· 내기···.


어!?


나는 황급히 얍얍을 쳐다봤다.


하지만 얍얍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노예기사를 보고 있을뿐이다.


내 시선을 느낀 것인지 날 한번 쳐다보고 짙은 미소를 짓고는 시선을 돌린다.


내가,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얍얍과 만났고 내기를 한 적이 있어.


그 내기는···.


“짐승, 네가 가라.”


“네.”


얍얍이 분명히 이렇게 말했어.


모든 일은 우리의 선택에 따른 결과니, 선택을 다르게 하면 결과도 바뀔 거라고.


그리고 나는 선택과 관계없이 결과를 이미 결정되어 있다고.


“괜찮겠어?”


“괜찮아요. 제가 아니면 없는데요.”


그러면서 내게 내기를 제안했지.


이무기를 해결하든지 못하든지.


자기 말에 따르면 결과는 바뀔 테고, 내 말이 맞는다면 결과는 바뀌지 않을 거라고.


“네가 정말 할 거야?”


“네. 제가 하고 싶어요.”


내가 분명 그랬어.


우린 시간을 돌리지 못한다고.


그때 얍얍이 웃으며 말했지.


둘 중 하나가 어떻게든 알게 되면 보답을 해주기로.


나보고 분명히 이 대화를 기억하고 있으라고 했어.


설마, 이 상황을 예상하고?


이런 상황이 닥치리라는 걸 예상하고?


“좋아요. 결정됐네요. 저 짐승이 가는 거로.”


나는 박수를 짝짝치는 얍얍을 쳐다보며 경악에 물들었다.


마, 만약 결과가 바뀐다면?


결과가 바뀐다면.


다른 것도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말이야?


내, 내 딸도?



///



“··· 고맙다.”


이무기가 고맙다고 말함과 동시에 하늘을 오른, 말 그대로 승천한다.


입에 커다란 구슬을 문 채 하늘 높이 오르다 별이 되어 사라진다.


씨발··· 결과가 바뀌었어.


겨, 결과가 바뀌었어.


내가 수십번이나 확인했는데.


아, 아니 셀 수 없을 정도로 귀동냥을 통해 결과를 확인했을 때도 바뀌지 않던 일이.


나는 기쁨의 환호를 외치고 있는 얍얍에게 비틀거리며 걸어갔다.


“아저씨.”


얍얍이 날 보고 예의 그 미소와 함께 날 쳐다본다.


“이,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네?”


“내, 내가 틀린 거야? 내가 틀렸던 거냐고.”


“흠. 글쎄요.”


“제, 제발 내가 틀렸다고 말해줘. 제발, 제발. 너는 뭔가 알고 있잖아, 응?”


“저는 아무것도 몰라요. 지금도, 그때도.”


그때도?


“저는 아저씨와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어떤 내기를 했는지 몰라요.”


“바, 방금 네가 한 그 말이 너와 나 사이에 무언가가 있었다는 걸 알려주는 반증이잖아!”


“하하, 우리 아저씨 흥분하셨다. 저쪽으로 가서 얘기해요.”


얍얍이 내 손을 잡고 이끌었다.


얍얍이 이끄는 대로 가려는데 기뻐하고 있는 무리 사이에서 날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노예기사가 보인다.


왜 노려보냐고 묻고 싶었지만 당장 급한 일이 있어 조용히 얍얍을 따라갔다.


얍얍이 한적한 곳으로 날 이끌고 뒤돌아 날 쳐다본다.


“아저씨. 제가 완전히 이해하게 설명하진 못하지만, 어느 정도 해드릴 순 있어요.”


“아, 아니 왜? 왜 내가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못 해준다는 거야?”


“제가 완벽히 모르거든요.”


“어, 어?”


“아저씨가 세상을 옮겨 다닌다는 건 알고 있어요.”


세상?


난 회귀해 과거로 온 거지 다른 세상에 온 게 아니야.


이게 중요한 게 아니니깐.


“응.”


“어떻게 알고 있냐고요? 그곳의 주비가 저에게 알려줬거든요.”


“어, 어? 너도 나처럼 회귀···.”


회귀자가 나 말고도 또 있었다고?


“아뇨. 그런 건 아니고요. 하여튼··· 그런 게 있어요. 그러니까···.”


“주비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 쳐다보니 날 쳐다보고 있던 노예기사였다.


“아, 천님!”


“중요한 얘기를 나누고 계십니까?”


“아뇨!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에요.”


“그렇다면 죄송하지만 제가 이분과 대화를 좀 나눠도 되겠습니까?”


“음, 네! 그렇게 하세요! 저는 나중에 다시 얘기하면 되니깐요.”


“음, 나중에는···.”


“무슨말씀인지 알겠어요! 저는 괜찮으니까!”


“감사합니다.”


“천님!”


“네.”


“음, 이곳에 피는 뿌리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안될까요?”


“최소한으로 해보겠습니다.”



///



노예기사가 갑자기 날 엎어 친다.


세상이 빙글빙글 돌고 하늘과 함께 날 내려다보는 노예기사의 얼굴이 보인다.


“뭐 하는 겁니까!?”


가슴 부근에서 화끈함이 느껴져 내려다보니 단검 한 자루에 박혀있다.


“대, 대체 왜 날?”


“내가 모를 거로 생각했나?”


몰라?


뭘 몰···.


서, 설마!?


내가 자기를 죽였다는 걸 알고 있단 말이야!?


“무슨말을 하는 거야, 이 미친 새끼야! 씨발, 당장 이 칼 빼지 못해!?”


“칼을 빼면 피가 사방으로 튄다. 그나저나 연기를 못하는군.”


알고 있어!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고 있어!


“어, 어떻게 알았지!? 내, 내가 회귀함으로 인해 그 일은 분명 일어나지··· 크아악!”


노예기사가 비웃으며 칼을 비틀었다.


“하아, 하아! 서, 설마 너도 나처럼 회귀··· 으아악! 씨발!”


또다시 비웃음을 머금고 칼을 비튼다.


침과 콧물이 볼을 타고 줄줄 흘러내린다.


“뭔가 착각하는군. 넌 회귀를 한 게 아니야.”


내, 내가 회, 회귀를 한 게 아니라고!?


“도대체 그게 무슨 소리야! 너, 너 뭔가 알고 있··· 끄아악, 개좆같은새끼가!”


노예기사가 칼자루를 손바닥으로 내려쳤다.


“너에게 답해줄 의무가 없다. 죽어라.”


“안돼! 난 죽을 수 없다고! 이제야, 이제야 답을 찾았는데! 이제야 내 딸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았는데! 씨발, 뭐든지 할게! 네가 원하는 뭐든지 할 테니까 제발 살려줘! 제발!”


노예기사가 칼자루를 한 번 더 내려친다.


“조, 좆같은 인생! 이제야 답을 찾았는데! 씨발, 개 병신같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씨, 씨발, 노예, 노예기사. 내, 내 마지막 삶을 빼앗아 누구를 살릴 셈이지?”


“··· 글쎄.”


“하, 하하··· 내 딸아, 미안하다. 내가 못나 널 다시 보지 못하겠구나.”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인간, 인간, 인간, 사람, 짐승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04. 23 /// 67화 대사 추가 23.04.23 22 0 -
공지 (1)과 (2) 중에 하나만 읽으시는걸 추천합니다 23.02.19 81 0 -
공지 12. 16 /// 17, 18 업로드 X 22.10.16 133 0 -
178 154 NEW 6시간 전 1 0 12쪽
177 153 24.04.22 2 0 11쪽
176 152 24.04.21 4 0 11쪽
175 151 24.04.15 4 0 12쪽
174 150 24.04.14 4 0 11쪽
173 149 24.03.25 5 0 11쪽
172 148 24.03.24 5 0 11쪽
171 147 24.03.18 6 0 11쪽
170 146 24.03.17 5 0 11쪽
169 145 24.03.11 6 0 11쪽
168 144 24.03.10 5 0 11쪽
167 143 24.03.04 6 0 11쪽
166 142 24.03.03 5 0 12쪽
165 141 24.02.26 6 0 11쪽
164 140 24.02.25 5 0 11쪽
163 139 24.02.19 5 0 12쪽
162 138 24.02.18 6 0 11쪽
161 137 24.02.05 6 0 12쪽
160 136 24.01.28 6 0 11쪽
159 135 24.01.22 6 0 11쪽
158 134 24.01.21 6 0 11쪽
157 133 24.01.15 8 0 12쪽
156 132 24.01.14 14 0 11쪽
155 131 24.01.07 8 0 11쪽
154 130-1(2) 24.01.06 15 0 3쪽
153 130(2) 24.01.06 8 0 7쪽
152 130-2(1) 24.01.06 13 0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