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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옹이 님의 서재입니다.

인간, 인간, 인간, 사람, 짐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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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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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6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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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DUMMY

-의문을 품는 사람-



어떻게 된 거지?


정말로 저놈이 앙갚음이 맞는 거야?


정말로 짐승이 복수의 대상이 아니라고!?


“너도 방금 들었지?”


“어, 두 귀로 똑똑히 들었지. 원죄를 가진자는 짐승이 아니라고.”


날 끌고 가는 두 짐승이 대화를 나눈다.


“씨발, 정말 그 말이 사실이라면 어떻게 되는 거지?”


“뭐긴 씨발, 우리는 이제 두 발 뻗고 잘 수 있는 거지. 와, 정말 그 말이 사실이었다니.”


“병신, 너는 안 믿었어?”


“야 이 등신아, 그걸 누가 믿냐? 덜떨어진 새끼나 믿지.”


“하긴, 나도 안 믿긴 했어.”


“일단 부모님께 편지나 빨리 보내야겠다. 앙갚음이 노리는 대상은 짐승이 아니라고.”


“부모님이 6구역에 계셔?”


“아, 맞다. 씨발. 이동이 차단됐다고 했지. 근데 비둘기도 차단이 되나?”


“글쎄. 신이 차단된다고 했으니까, 비둘기도 대상이지 않을까?”


“아, 좋다 말았네. 부모님이 걱정하실 텐데.”


“네가 6구역이 있는 줄 아셔?”


“어.”


“일단 보내기나 해봐. 혹시 모르니깐.”


“그래야겠다.”


“그나저나. 만약에, 만약에 말이야. 우리가 사람의 자리를 차지하면 어떻게 되는 거지?”


“뭐가 어떻게 되긴 어떻게 돼? 말 그대로 사람은 좆되는거지. 이름을 잃어버렸으니까, 앙갚음은 무차별적으로 사람을 죽이고 볼 거라고.”


“와, 씨발. 그게 그렇게 되는 건가?”


“그래, 씨발. 사람은 이제 좆된거야. 이제 필사적으로 인간의 지위를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발버둥 칠 걸?”


“그럼, 우리가 더 힘들어지는 거 아니야? 사람이 죽자 살자 대항할 거 아니야?”


“모르겠다. 판단은 우리 원로님께서 하시겠지.”


이것들이 난 안중에도 없이 얘기하고 있네.


“근데, 원로님도 대단하시긴 하다.”


“그러니까, 나 같았으면 보자마자 오줌 쌌을 듯.”


“그나저나, 앙갚음이 무슨 정보를 원하는 거지?”


“자신에 대한 정보를 원한다고 들었는데.”


“왜 그걸 원하는 거야?”


“난들 알겠냐? 아, 다 왔다.”


짐승 2마리가 방문을 열고 날 방안에 던진다.


“이봐, 몸간수 잘하라고. 앙갚음이 당신을 노릴 수 있으니.”


“뭐라고?”


“아니, 킥킥. 우리 짐승은 아니니깐 상관없는데 너는 모르잖아?”


“이 개새끼가!”


자리에서 일어나 면상에 주먹을 먹이려고 했는데 문을 닫아버린다.


“하하! 사람 양반, 조심하라고! 하하하!”


짐승 2마리가 큰소리로 날 비웃으며 떠난다.


“씨발···.”


“어, 어떻게 됐어요? 정말 앙갚음이 맞는 거예요?”


내가 문에 있는 작은 창으로 짐승을 노려보고 있으니, 수하가 다가왔다.


“앙갚음 아니야.”


분명 날 흔들기 위해 수작부린 게 틀림없어.


복수의 대상이 짐승이 아니라니.


개도 안 믿을 소리를.


“왜요, 그놈이 뭐라고 했는데요?”


“나 참 어이가 없어서. 그런 되지도 않는 연기를 펼치면 내가 믿을 줄 알았나?”


“아, 서기관님 꾀어내려고 수작부렸어요?”


“어.”


“참 이놈들도 할 일이 없나 보네요. 앙갚음이 6구역에 있다면 조만간 여기로 올 텐데 그럴 시간이 있나? 나 같으면 묫자리나 알아보겠다. 한심한 짐승들.”


수하가 팔자 좋게 바닥에 드러눕고 다리를 꼰다.


나는 문에서 떨어져 창가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만약에 정말로 그놈이 앙갚음이라면···.


“우리 이런 가정을 한번 해보자.”


“갑자기요?”


“어. 짐승이 원죄를 가지지 않으면 어떻게 되지?”


“뭐··· 말 그대로 사람은 망하지 않을까요?”


“왜 그렇게 생각하지? 단순히 앙갚음이 짐승을 노리지 않는 것뿐인데.”


“앙갚음이라는 인물은 단순이라는 단어와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데요.”


“일개 사람일 뿐이야.”


“일개요? 서기관님. 일개라는 뜻을 모르세요?”


빌어먹을.


“왜 그러세요? 서기관님 조금 이상한 것 같은데.”


“아까 그 말 계속해 봐.”


“네, 뭐. 그렇잖아요? 사도도 현재 2명밖에 없고. 나머지 2명을 찾는 중이라고 듣기는 했지만, 기약도 없고.”


사도··· 도대체 이놈들은 어디로 간 거지?


특히, 자귀추적자.


너는 도대체 어디로 갔냔 말이다.


사람이 이런 지경에 처했는데 너는 어디에 있는 거냐.


“더 큰 문제는 희망이 꺾인다는 거예요.”


“희망?”


“네. 세상 모든 사람이 삼년상까지면 버티면 앙갚음이 모든 걸 해결해 줄 거라고 믿잖아요.”


“그렇지.”


“그런데 그게 좌절되면, 뭐. 상상도 하기 싫지만. 좌절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닐걸요? 지금 전황도 좋지 않은데. 그나마 앙갚음 하나 보고 버티는데 말이에요.”


빌어먹을.


“정말 왜 그러세요, 무슨일 있었던 거 맞죠?”


내가 아무 말 하지 않고 초조한 듯이 손가락만 툭툭거리고 있자 동요하는 모습을 보인다.


“내가 가서 확인해 봐야겠어.”


족장님이 쓴 문서를 내가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고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봐야겠어.


“지금요?”


“그래. 확인해 볼 게 있어.”


수하가 문 앞으로 가 듣고 있는지 확인한다.


어차피 문 옆에서 듣고 있을텐데 뭐하러 그러는지.


“저도 같이 갈까요?”


“아니. 너는 여기 남아서 최대한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그것만 확인해. 여태껏 해왔던 거니까 어려울 건 없잖아.”


“무슨 일 있었던 거 맞죠?”


내가 말해주지 않아도 어차피 알게 될 테니 말해주는 게 나을까?


“너도 알다시피 나는 앙갚음이 왔다는 말을 듣고 자신이 앙갚음이라고 주장하는 자와 대면했어.”


“그래서요, 그래서요? 뜸 들이지 말고 빨리 말해봐요.”


“몇 가지 의심스러운 점이 있어 나는 그 사람을 앙갚음이 아니라고 단정했다.”


“뭐가 의심··· 아, 지금 짐승이 살아있잖아요? 그럼, 그놈은 앙갚음이 아닌 건데···”


수하가 내 눈치를 보며 우물거린다.


“하지만 지금 그 단정이 섣부른 행동이었다고 판단돼. 그땐 내가 감정이 격해진 나머지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없었어. 그리고 지금, 지금 보니···.”


앙갚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잠깐만요!”


수하가 내 말을 급히 끊었다.


“서기관님 말은 그 사람이 앙갚음이 맞고, 맞고···.”


수하의 눈이 커진다.


“아니에요, 아니라고요. 그놈은 앙갚음 아니에요. 아니라고요!”


수하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방안을 돌아다닌다.


“나는 아니라고 말한 적 없어.”


“그 말이 그 말이잖아요!”


“어쨌든, 그래서 나는 족장님이 남기신 문서를 확인할 거다. 방금도 말했지만, 너는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확인하고.”


수하가 자리에 털썩 앉고 이마를 짚는다.


“그거 개소리잖아요.”


“개소리도 도움이 될 때가 있어,”


“개소리도 그냥 개소리가 아니라고요, 서기관님도 그렇게 생각하고 읽어보지도 않으셨잖아요!”


“확인만 해보는 거야, 확인만.”


“족장은 앙갚음에 미쳐서 우리를 등한시했고, 사령관은 겁먹어 우릴 버렸어요! 이제 서기관님도···!”


“사령관이 도망갔다고?”


“··· 네. 부관과 어디론가 가는 걸 제가 봤어요.”


“왜 나한테 말 안 했어?”


“서기관님,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그래, 중요한 게 아니지.


“알아들었으면 내가 말한 대로 움직이자.”


“조심하세요. 분명 서기관님 뒤를 밟을 거예요. 앙갚음이라고 주장하는 자가 나타나 관심은 떨어졌겠지만 그래도 확보는 해 놓으려고 할 테니깐요.”


원로, 네가 이겼군.


네가 정말로 이런 상황을 만들어 문서를 확인하게 했다면, 진심을 담아 너에게 존경을 표한다.


아니라면··· 후, 차라리 네가 가짜 앙갚음을 내세워 나를 유도했길 기도한다.


네가 이 상황을 만들지 않았다면···.


“적극적으로 행동해. 어차피 너는 못 죽이니까.”


“알겠어요. 지금 갈 거예요?”


“어.”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작게 두드렸다.


“어이, 나 볼일 있으니까 여기서 내보내 줘.”


“무슨 볼일?”


내 말이 있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나타난다.


“네가 알아서 뭐 하게 짐승 새끼야. 내가 있다면 있는 거지.”


“그러시든가.”


짐승이 순순히 문을 열어준다.


예상하였지만 너무나도 쉽게 열어줘 멈칫했다.


“안 가?”


멍청하게 서 있자 답답함을 느낀 짐승이 오히려 날 채근했다.


“가, 가야지. 그리고 쟤도 좀 풀어줘. 답답하다고 하네.”


“좋을 대로 하셔.”


짐승이 입꼬리 한쪽을 올리며 대답했다.


왠지 모르게 저 웃음이 나를 향한 비웃음처럼 보인다.


나는 비웃는 짐승을 뒤로하고 숨겨둔 장소로 향한다.



///



헷갈리네··· 분명 이 근처였는데.


급한 마음에 서둘러 숨긴다고 정신이 없었고, 더군다나 그 후론 다시는 방문하지 않아 더 헷갈리네.


설마 집이 통째로 소실된 건 아니겠지?


저 집인가?


골목을 빠져나와 왼쪽에 있던 집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말소리가 들린다.


“그거 들었어?”


“앙갚음?”


내 기척을 듣지 못한 듯 대화를 이어간다.


“어, 아는 거 보니 들었나 보네.”


“쉿! 야, 지금 입단속하고 있는 거 몰라?”


“아니까 내가 여기서 말하는 거지. 왜, 꼰지르게?”


“병신.”


“뭐 들은 거 있으면 얘기 좀 해봐 봐.”


“몰라. 그냥 애들이 좀 죽었다는 거? 내가 듣기론 백은 된다던데.”


“뭐!? 씨발 내가 듣기론 열 마리 남짓이라던데.”


“명이라고 등신아. 너 간부님 앞에서 그 말하면 개털린다.”


“이게 입에 잘 안 붙네. 하여튼 정말이야?”


“어. 그때 출동했던 놈이 내 친군데 걔한테 들었어.”


앙갚음이 짐승을 죽였다고?


원로가 그 사실을 모르지는 않았을 텐데.


그걸 알고서도 안으로 들였던 거야, 더 나아가서 대면까지 하고?


“그, 그럼 이러고 있을 게 아니지 않나?”


“뭐 어쩌게? 가서 손톱 빼 들고 내 손톱을 받아라! 이러게?”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아서라, 구역간 이동이 차단된 지금 너 찾는 건 금방이다.”


“아, 아니. 내가 언제 탈영한다고!”


“어이- 여기서 꿀 빨고 있었냐?”


짐승 한 마리가 더 나타났어.


“할 것도 없는데 뺑이나 쳐야지. 어차피 지금 간부님들 바빠서 우리 신경 쓸 여력도 없어.”


“하긴, 우리도 정신없어 보이더라.”


털썩하고 앉는 소리가 들렸다.


“뭔 얘기하고 있었는데?”


“그놈 있잖아. 그놈.”


“앙갚음?”


“어. 너도 뭐 알고 있는 거 있어? 부관이니까 주워들은 건 있을 거 아니야.”


“있긴 있지.”


“뭔데 말 좀 해 봐봐. 궁금해 죽겠다.”


“그래 썰좀 풀어봐. 앙갚음이 맞는 건 확실해?”


“아, 참. 이거 말하면 안 되는데.”


“아이 씨발, 이거 줄 테니까 말 좀 해봐.”


“큼, 뭐. 어차피 너희들도 알게 될 테니까 말해줘도 상관없겠지. 앙갚음 맞아. 이미 간부님들 사이에선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어.”


“사람을 기만하려는 게 아니라 진짜로?”


“어. 아니, 애초에 앙갚음이 아니면 눈 깜짝할 새 짐승 100명을 죽인다는 게 가능해?”


“가급이나 나급 괴물이면 그럴 수 있지 않을까?”


“등신. 앙갚음이 삼년상을 시작한 이후로 괴물이 도깨비산에서 한 발짝도 안 움직였다는 거 몰라?”


“아, 맞다. 그랬지.”


그래, 기이하게 그 이후로 괴물이 코빼기도 안 보였지.


“지금 내가 알기론 앙갚음이 원로님과 대면하고 있다고 하더라. 아, 옆엔 짐승하나가 있었고.”


“짐승?”


“어. 앙갚음이 짐승 한놈을 데리고 다닌다더라.”


“그러면 진짜 우리가 아닌거 아니야?”


“그렇겠지. 그러니까 데리고 다니겠지.”


“부럽네.”


“뭐가?”


“그 짐승말이야.”


“부럽긴 씨발. 사람의 개노릇을 하는게 뭐가 좋다···.”


“어, 어! 저기 간부님 오시는것 같다.”


짐승 3마리가 벌떡 일어나는 소리가 들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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