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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광(片光) 님의 서재입니다.

그림자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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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편광(片光)
작품등록일 :
2018.04.09 10:05
최근연재일 :
2018.11.18 21:35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198,062
추천수 :
2,086
글자수 :
465,402

작성
18.09.1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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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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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76. 움직이는 그림자

DUMMY

너무나 짧은 시간에 급격하고 충격적인 일을 겪은 지연이 깊은 잠에 취해 있는 모습을 안쓰럽게 내려다 보는 눈이 있었다.

‘ 설희! 너를 지키지 못한 나를 위해 너의 모습으로 내게 다시 보내준 이 여인만은 꼭 지키고 싶구나. 이 못난 오빠를 이해해 주겠니? ’

거의 100년 전 자신과 결혼을 해달라는 구혼에 펄쩍 펄쩍 뛰며 좋아 했던 설희의 모습이 의자에 기대 눈을 감은 준의 앞에 아른 거리자 기분 좋은 미소를 짓는다.

“ 으으으음, 아니예요, 나, 난 간첩이 아니예요! ”

순간 비명을 지르며 튕기듯이 침대에서 일어난 지연이 한동안 초점 없는 눈동자로 방 안 정경을 바라보다 자신의 옆에 앉아 있는 준의 모습에 울음을 터뜨리며 준의 품에 안긴다.

“ 오빠, 왜 이제야 왔어? 어어어어헝, 내, 내가 얼마나 무서웠는데..... ”

“ 정말 미안하다, 정말로..... ”

자신의 품에 안긴 지연을 왼손으로 안고 오른손으로 지연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쓰다듬는 준의 손길에 잔경련을 일으키고 있는 지연의 어깨가 조금씩 안정을 찾는다.

“ 오빠, 으흐흑, 어디 가지마! 내 옆에 있어 줘. ”

“ 알았다. 내 옆에 있어 줄께! 물 한잔 줄까? ”

“ 응! ”

지연이 눈물 범벅이 된 얼굴을 손으로 문지르며 어린아이 같은 얼굴로 준을 바라본다.

“ 천천히 마셔! ”

준이 내민 투명한 잔의 맑은 물을 조심스럽게 끝까지 마신 지연이 빈 잔을 내밀며 주위를 두리번 거린다.

“ 여기가 어디야? 오빠 집? ”

“ 아니! 아주 안전한 곳이야. 아무도 찾을 수 없는 곳! ”

“ 그럼 그 국정원 요원이 다시 나를 찾아 오지 않는 거지? ”

“ 절대로 너를 그 놈들 손에 내 주지 않을 테니 걱정 하지마! 당분간 이곳에서 머물며 심신을 안정시켜. 여기에 네가 오래 동안 머물 수 있는 모든 것이 다 있어. 당분간 아무한테도 연락 하지 말고! ”

“ 알았어, 오빠! 나 배고픈 것 같은데.... ”

“ 알았어, 잠시만! 내가 아주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줄게. ”

준이 자리에서 일어나 주방 쪽으로 나가자 지연이 자신이 누워 있었던 방안을 찬찬히 둘러 본다. 잠시 후 아주 맛있는 냄새가 방안으로 살며시 넘어 들어오더니 준이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 지연아! 나와서 밥 먹자. ”

지연이 침대를 빠져 나와 방을 나서자 큰 마루 건너편 주방에서 준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 공주님을 위한 최고급 안심 스테이크과 와인 대령 이오! ”

준이 익살스런 표정으로 고급 스런 식탁에 고급 레스토랑에서나 볼 듯한 식기에 플레이팅된 스테이크와 붉디 붉은 와인잔을 비추는 두 자루의 분위기 있는 초를 켠 채 지연을 바라 본다.

“ 와우! 이쁘다. ”

“ 이리 와! ”

준이 내민 손을 잡고 준이 빼주는 의자에 자리를 잡자 바로 옆에 준이 앉아 나이프와 포크를 집어 든다.

“ 내가 잘라 줄테니 그냥 드시기만 하세요! ”

지연을 위해 스테이크를 한 입에 먹기 좋게 잘라내는 준을 보며 지연의 얼굴에 해맑은 미소가 떠오른다.

“ 와우! 정말 맛있어, 오빠! ”

“ 그래, 많이 먹어. 언제 든지 또 해 줄게. ”

지연이 준이 잘라 주는 스테이크와 와인을 연신 먹고 마시는 모습에 준이 편안한 웃음을 짓는다. 식사를 다 마치고 준이 그윽한 향이 인상적인 내린 커피 두 잔을 들고 다시 자리로 돌아 온다.

“ 향이 끝내 주네! ”

“ 좋은 커피 라고 아는 동료가 선물해 준 거야. ”

“ 오빠! 나를 구해준 사람들이 오빠하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야. ”

“ 응! 맞아. ”

“ 그런데, 내가 거기에 있는 줄 어떻게 알고 찾아 온거야? ”

지연의 물음에 준이 커피잔을 내려 놓고는 오른손 검지를 들어 지연의 왼편 가슴에 자리 잡고 있는 앙증맞은 브로치를 가리킨다.

“ 이것 때문! ”

“ 이거? 오빠가 선물해 준 브로치? ”

“ 그래! 혹시 몰라서 이 브로치에 위치 추적기를 심어 놓았거든. ”

“ 엉? 나 몰래? 나 바람 필까봐? ”

지연이 짐짓 화난 듯한 표정으로 이야기 하자 준이 웃음을 터뜨린다.

“ 맞아! 네가 나 말고 다른 사람 만날까봐.... 후후 ”

“ 걱정마셔! 이런 것 10개 달아 줘도 오빠가 걱정 하는 일은 안 생길 테니까. 그런데, 오빠가 하는 일이 도대체 뭔데 그런 특공대 같은 사람들이 오빠를 캡틴이라고 하고 이런 위치 추적기를 사용 하는 거야? ”

“ 으음! 아주 쉽게 이야기 하면 이 오빠는 국제적으로 움직이는 용병대에 속해 있어. 지연이를 구해 준 그 친구들과 같이 일하고 있어. ”

“ 오빠는 전세계 AI의 석학에게 도움을 줄 정도의 지식이 있고 여명 이라는 재단에도 몸을 담고 있고 거기다가 국제 용병단체의 팀장이라고? 도대체 오빠 정체가 뭐야? ”

“ 나? 내 진정한 정체를 알고 싶어? ”

“ 응! ”

준이 누가 들을것이 두려운 사람처럼 주위를 살피더니 지연에게로 몸을 기울여 속삭이듯 대답을 한다.

“ 네 남자! ”

“ 피이! 장난하지 말고... ”

준의 장난에 기분이 한껏 좋아진 지연이 커피향이 그윽한 잔을 들며 한 모금 마실 때 준의 오른팔에 있던 스마트 워치가 진동을 한다.

“ 잠깐만! ”

준이 자리에서 일어나 주방 옆의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고는 탁자에 놓여진 폰을 든다. “

“ 캡틴! ”

“ 응, 말해! ”

“ 이 자들 신분증은 국정원 소속이 맞는데요. 폰에는 알 수 없는 암호로 저장 되어 있는 번호들이 많아요. 노트북의 파일은 죄다 암호를 걸어 놓았구요. ”

훈이 지연이 납치된 안가에서 수집한 자료들을 1차 분석한 결과를 설명 한다.

“ 맨 마지막 방에서 지연이를 취조 하던 놈의 핸드폰 번호 중 최근 가장 많이 걸고 받은 전화 번호 10개만 추려 놔 줘. 노트북은 내가 가서 해결 할게. ”

“ 알겠어요! ”

“ 지나 한테서 연락 온 것은? ”

“ 아직이요! ”

“ 지나에게 요청한 것이 빨리 진행 되도록 훈, 네가 도움을 줘. ”

“ 알겠어요, 캡틴! ”


****


“ 뭔 소린지 제대로 설명 해 봐! ”

지연을 납치하고 취조 하다 준에게 얻어 터져 정신을 잃어 버린 국정원 대공수사국 요원이라는 자가 부동 자세로 어두운 방 저편에 앉아 있는 누군가에게 보고를 하고 있었다.

“ 그, 그게.... ”

“ 있는 사실 그대로! ”

“ 네, 지시 하신대로 세기 일보의 이지연 기자를 잡아다 저희 안가에서 취조를 하던 중 갑자기 들이 닥친 세 명의 복면인에게 당한 후 이지연이라는 년을 빼앗겨 버렸습니다. ”

“ 그 안가에 요원이 몇 명 있었지? ”

“ 저를 포함 총 일곱입니다. ”

“ 총기는 다 안가지고 있었나? ”

“ 가,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미처 총을 쓸 새도 없이 순식간에 당해 버렸습니다. 다른 요원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자신이 언제 당했는지 모르고 당한 요원이 셋 이고 나머지 셋은 적을 인지 하였으나 손 몇 번 써보지 못하고 쓰러졌다고 합니다. ”

“ cctv는? ”

“ 그, 그게 말입니다..... 전부 다 포맷이 되어 있었습니다. 단 하나의 화면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

“ 이런 머저리 같은 놈들..... 안가에 들어 서는 골목 구석 구석에 cctv는 확인해 보았나? ”

“ 네, 그런데 그 놈들이 드나든 흔적이 전혀 없습니다. ”

“ 뭐라고 지껄이는 거야? 그 놈들이 유령이라도 된다는 거야? 안가에서 여자 하나를 구해 데리고 나간 놈들의 사진 한 장 못 건졌다는 거야? ”

“ 죄, 죄송합니다! 저희도 어떻게 된 영문인지 지금 한창 파악 중입니다. ”

“ 알았으니까 그만 나가 보고 박팀장 튀어 들어오라고 해! ”

복면인에게 얻어 맞아 얼굴이 부을대로 부은 요원이 비틀 거리며 방을 나선 잠시 후 검은색 양복의 날렵한 몸매의 준수한 30대 중반 정도의 남자가 들어 선다.

“ 부르셨습니까? ”

“ 보고는? ”

“ 다 받아 보았습니다. 혹시 몰라 안가에 요원들 몇을 투입 해서 현장 감식 중에 있습니다. ”

“ 세 놈이라고? ”

“ 네, 요원들의 말에 의하면 프로의 솜씨라고 합니다. ”

“ 지들이 당해 놓고 프로라고 하면 이 세상에 프로 아닌 놈들이 어디 있어? 머저리 같은 놈들! ”

짙은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저 멀리 의자에 앉아 있던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방 중앙의 소파에 자리를 잡는다.

“ 이리와 앉아! ”

현 정권의 최대 실세인 민정 수석 우상훈이 손에 든 담배를 탁자에 놓인 대형 크리스탈 재떨이에 올려 놓고는 민정 수석실 산하 특수 공작조 박찬열 팀장에게 지시를 한다.

“ 그 년이 시끄럽게 떠들기 전에 우리쪽에서 먼저 언론에 터뜨려! 그 년이 간첩 혐의를 받고 내사를 진행 하던 중에 도망 쳤다고...... 그리고, 그 기사의 출처는 북한일 수 있다고 3개 일간지에 때려. ”

“ 알겠습니다! ”

“ 한창 댓글 부대원들을 통해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 중에 그 망할 년의 기사 때문에 일이 어려워 졌어. 그리고 우리 쪽 우익단체들한테 가짜 기사에 대해 성토 하는 집회를 지시해. 돈은 넉넉히 보내서 일단 북풍으로 몰아 가자구! ”

“ 네, 바로 준비해서 내일 조간신문에 실어 보내겠습니다. ”

“ 그리고, 그 년과 그 년을 탈취해 간 놈들 반드시 잡아! 최대한 빨리. ”

“ 네, 알겠습니다! ”

박팀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방 밖으로 나서자 우수석이 재떨이 위의 담배를 다시 들어 깊게 들이마시고는 중얼 거린다.

“ 이거 최후의 수단을 쓸 수 밖에는 없는 것인가? 좋지 않아, 정말..... ”


****


“ 네, 알겠습니다. 보내 주시면 확인해 보겠습니다. ”

자신의 스마트폰을 책상에 내려 놓은 해외 정보국 이동욱 국장이 방금 자신에게 정보를 준 여명의 대표 이사와의 통화 내용을 상기 해 본다.

“ 국정원 대공수사국, 해외 정보국, 대테러 지원국 소속 신분증을 가진 놈들이 우리가 모르는 안가에서 이지연 기자를 납치해서 자신이 남파된 간첩이라는 자백을 강요 했다? 내 국에서는 그 청와대에서 낙하산으로 내려온 정지원이라는 놈이 포함되어 있고? 흠! ”

뭔가를 생각 할 때 마다 손가락으로 번갈아 탁자를 두드리는 버릇이 있는 이국장의 손가락이 바쁘게 탁자를 오가고 있었다.

“ 청와대의 그 누군가가 일본과 눈이 맞았다? 김국장의 말로는 민정 수석실이 개입되어 있다고 했는데 설마....... 아니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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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88. 결전 (3) 18.10.17 1,409 17 10쪽
87 87. 결전 (2) 18.10.13 1,390 17 10쪽
86 86. 결전 18.10.04 1,490 16 10쪽
85 85. 움직이는 그림자 (10) 18.10.03 1,428 17 10쪽
84 84. 움직이는 그림자 (9) 18.09.29 1,443 15 10쪽
83 83. 움직이는 그림자 (8) 18.09.28 1,444 17 10쪽
82 82. 움직이는 그림자 (7) 18.09.26 1,435 14 10쪽
81 81. 움직이는 그림자 (6) 18.09.24 1,421 19 10쪽
80 80. 움직이는 그림자 (5) 18.09.21 1,476 18 11쪽
79 79. 움직이는 그림자 (4) 18.09.18 1,487 18 10쪽
78 78. 움직이는 그림자 (3) 18.09.15 1,564 17 10쪽
77 77. 움직이는 그림자 (2) 18.09.14 1,517 20 11쪽
» 76. 움직이는 그림자 18.09.11 1,539 18 11쪽
75 75. 위기 ( 危機 ) 2 18.09.08 1,491 18 11쪽
74 74. 위기 ( 危機 ) 18.09.07 1,538 1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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