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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조국 건스미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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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6
최근연재일 :
2024.06.2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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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5.2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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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Ep.24) - 수출 계획

DUMMY

- 1890년 2월 16일. 대청국 주미 공사관, 워싱턴 D.C.


심사숙고 끝에 내가 선택한 나라는 중원 대륙을 지배하고 있는 청나라였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었는데, 아무래도 일본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건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한 게 커서였다.


우선 일본 놈들에게 기관총을 팔아주면 분명 복제하거나 개량하여 자체 생산해 버릴 가능성이 높다. 그 녀석들은 어느 정도 충분한 공업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그 녀석들은 국산화에 굉장히 관심이 많기도 하지.


반대로 청나라는 일본 수준으로 정밀가공 능력이 탄탄한 나라는 절대 아니고, 무엇보다 서태후의 삽질로 발전할 가능성도 그리 높진 않다. 적어도 당장은 자체 생산이 어렵다는 이야기.


그러므로 청나라는 내 기관총을 사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물론 기관총 하나 때문에 청일전쟁의 양상이 바뀌거나 하진 않겠지만, 그렇다 해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리고 기관총의 필요성을 느끼고 더 많이 구매하려 하겠지.


거기에다 군사 무기 판매는 외교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카드로 작용할 것이다. 다르게 말하면 백악관에서 대청 외교를 할 때 나의 존재를 신경 쓰게 될지도 모른다는 말.


안 그래도 스티브에게 조선행을 제안한 상황이다. 그러니 혼란스러운 청일전쟁 상황에서 스티브가 더욱 활약할 수 있게끔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판을 최대한 깔아주는 게 이득일 터다.


‘아무튼 슬슬 공사관으로 들어가 보실까? 이거 약간이긴 하지만 긴장되는군그래······.’


- 잠시 후.


청나라 공사관 직원들은 나를 반갑게 맞이해 주면서 내 뒤에 있는 수레에 뭐가 들었냐고 물었다. 이에 나는 방긋 웃으면서 청나라를 더욱 부강하게 만들어 줄 발명품이라고 답했다.


“어떤 발명품입니까?”


“직접 보시면 압니다. 우선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공사관 안으로 들어간 후 나는 수레를 덮고 있던 모포를 내팽개쳤다. 그러자 모습을 숨기고 있던 기관총 시제품의 모습이 드러났다.


이에 공사관 직원들이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릴 무렵, 그들의 뒤에서 딱 보아도 높은 직위로 보이는 사람이 조심스레 걸어 나왔다.


“누구요? 그리고 저 흉악한 쇳덩어리는 뭐요?”


“반갑습니다. 램지 맥도날드라고 합니다. 맥도날드 제너럴 암즈의 사장이자 총기 개발자지요. 제가 오늘 이곳에 찾아온 건 이 기관총을 팔기 위해서입니다만······.”


“대청국 주미 공사 최국인이라고 하오. 일단 들어와서 이야기합시다. 어이! 차 끓여오게!”


머지않아 나는 공사관 건물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다. 하인이 뜨거운 차를 대령할 사이, 최국인 공사는 내가 가져온 기관총이 어떤 물건이냐고 물었다.


나는 곧장 대답하는 대신 현재 청나라의 국방력은 어떠한 상황이냐고 역으로 질문을 했다. 이에 최국인 공사는 솔직히 말하자면 아쉬운 수준이라고 입을 열었다.


“혁신적인 무기가 많이 필요하오. 하지만 예산이 그리 널널하지 않소. 그런 의미에서 맥도날드 씨의 방문을 굉장히 환영하는 바입니다.”


“좋습니다. 그러면 본격적으로 제가 가져온 기관총의 상세 성능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당연하지만 기관총을 팔아먹으려면 당사국의 실정에 적합한 화기여야 한다. 즉, 청군이 주력으로 사용하는 소총탄과 호환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지. 그런 이유에서 나는 수출용 기관총의 구경장을 청군이 주로 사용하는 스나이더-엔필드 소총의 구경장인 0.577인치로 변경했다.


“연사 속도는 분당 500발 정도 됩니다. 급탄은 25발이 장전되는 보탄판을 이용하는데, 부사수가 계속 보탄판을 공급해 주면 지속 사격이 가능합니다. 또한 총열이 과열되면 10초 안에 분리하여 교체할 수 있습니다.”


“무슨 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성능이 좋다는 건 알겠소. 그래서 이 기관총을 우리 대청국에 팔고 싶다, 이 말이오?”


“그렇습니다. 보탄판을 채택한 덕분에 탄띠식보다 신뢰성이 떨어지긴 하나, 그 대신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건 제가 장담하지요.”


“저렴하다라, 좋소이다. 일단 납품가를 얼마 정도 생각하고 왔소? 우리 사정상 그리 많은 돈은 줄 수 없소. 태후 마마께서 예산 삭감을··· 끄흑······.”


서태후가 청나라를 개판 내고 있든 말든 내 관심사가 아니다. 중요한 건 이들에게 최대한 비싸게 기관총을 팔아먹어야 한다는 점이지. 다행히도 미국 공사라는 양반은 내 기관총을 구매하는 데 흥미가 있어 보인다.


그러니 정당 거의 1천 달러를 호가하는 맥심 기관총보다 저렴하게 팔되, 최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가격을 제안할 생각이다.


“정당 500달러로 하시죠. 어떻습니까? 맥심 기관총 절반 가격입니다.”


“500달러면 나쁘지 않군······. 좋아, 일단 나는 찬성이네. 다만 승상께서 이를 승인해 주실지는 모르겠소. 안 그래도 지금 군부 예산 삭감 때문에 골치 아픈 상황이라서 말이오.”


“아무튼 그러면 구매 의향은 확실히 있으신 것 맞습니까?”


“자세한 건 승상의 윤허를 받아야 하겠지만, 내 생각엔 충분하지 않을까 싶소. 우선 전신을 넣어 볼 테니, 답이 올 때까지는 여기서 기다려 보는 건 어떻겠소?”


“물론입니다. 다만 구매를 진행할 때 선금을 어느 정도 주셔야 하는데, 이 부분 괜찮으십니까?”


“승상의 허가만 떨어진다면 안 될 건 없소. 나로선 오히려 우리에게 기관총을 이렇게 싼값에 팔아주겠다고 선뜻 나선 맥도날드 씨가 그저 고마울 따름이오.”


미국 공사 최국인은 연신 고맙다는 투로 내게 온갖 간식거리를 권했다. 그는 심지어 내게 최고급 호텔 투숙권까지 구해다 주었는데, 아무래도 나의 공사관 방문을 자국의 군사력을 강화할 절호의 기회로 여기는 듯했다.


“그나저나 차향이 좋군요. 예로부터 녹차 하면 중국 아니었겠습니까? 중국산 녹차를 이렇게 맛보게 될 줄은 몰랐군요, 허허.”


“초 쳐서 미안한데, 이거 영국산 홍차요.”


“예?”


- 1890년 2월 22일.


“맥도날드 씨, 본국에서 답신이 왔소. 폐하께서 굉장히 관심 있어 하는 모양이오!”


예상대로 청나라에선 이걸 확실한 기회로 본 듯하다. 미국 공사 최국인의 말에 따르면 청군은 기관총 50정을 시험적으로 도입할 의향이 있다고 한다. 물론 그리 만족스러운 도입 수량은 절대 아니다.


‘적어도 수백 정은 팔아먹어야 확실한 종잣돈을 마련할 수 있다. 그러니 이것보다 더 큰 규모의 계약을 체결해야만 한다.’


나는 약간 들떠 보이는 미국 공사 최국인에게 계약 규모를 더 키울 순 없냐고 물었다. 이에 공사는 그건 좀 곤란하다는 눈치로 입을 열었다.


“부끄러운 말이지만 예산 문제로 그 이상은 무리오. 다만 50정만 도입해도 25,000달러 규모니 그쪽에겐 충분한 금액이 아닐까 싶다만······.”


“한 가지 말씀드릴 부분이 있습니다. 원래 이 총의 가격은 600달러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제가 청나라의 사정을 봐서 500달러로 가격을 깎아드렸다는 이야깁니다. 그리고 전 애초에 100정 정도 팔 생각이었고, 그 정도는 팔아야 저도 손해를 보지 않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어쩔 작정이오? 현재로선 우린 50정 도입이 한계요. 예산을 넉넉히 잡아도 3만 달러 이상은 무리오.”


“방법이 정말 없는 겁니까?”


내 말을 들은 미국 공사 최국인은 진지하게 머리를 굴리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더니, 정 그러면 내가 직접 승상을 설득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주었다.


이에 나는 승상이 누구냐고 물었고, 그러자 이홍장이라는 이름이 공사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이홍장이면··· 이 시기 청나라의 권력자 아니었나?’


정확히 그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역사 시간에 자주 들었던 건 기억난다. 미국 공사가 그를 승상이라고 칭하는 걸 봐선, 미국으로 치면 부통령 정도 되는 위치의 사람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직접 설득이라··· 제가 청나라로 서신을 보내면 된다는 이야기입니까?”


“그건 아니오. 다만 이건 그쪽에게 부담될 수도 있네만······.”


“도대체 뭐길래 그러시는지요? 뜸 들이지 말고 편하게 말씀하셔도 됩니다.”


“맥도날드 씨께서 직접 대청국에 방문하는 거요. 내가 경비는 전부 내어드리겠소이다. 그쪽은 승상 앞에서 기관총 시연을 보일 준비만 해주시면 되오. 그러면 승상께서도 생각이 있으실 테니 도입 규모를 늘릴 것이오.”


예상하지 못한 답변에 나는 순간 얼어붙었다. 전생에도 중국은 단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데, 비행기도 없는 시대에 그 먼 거리를 가서 확실하지도 않은 계약을 성사해 내라는 이야기잖아, 이거 아주 재밌겠군!


“그렇게 하겠습니다. 공사께서 저에게 주신 도움은 잊지 않겠습니다. 다만 당장은 말고 시간을 조금 주실 수 있겠습니까? 시제품을 두 정 정도 더 만들어야 할 것 같아서 말입니다.”


“물론이오. 다만 도움을 준 건 그쪽이라는 걸 기억해 줬으면 하오. 싼값에 기관총을 팔아주겠다고 직접 찾아왔잖소.”


“좋습니다. 그러면 3월까지 돌아오겠습니다.”


“돌아올 필요 없소. 사람을 붙여 줄 테니, 시제품이 완성되는 대로 대륙횡단철도를 타고 캘리포니아로 넘어가시오. 천진항으로 가는 배편을 마련해 둘 테니, 정말로 짐만 챙기면 될 거요.”


- 1890년 3월 16일.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정말로 바다 넘어 중국으로 가게 됐구나. 첫 중국 여행인 셈인가.’


대륙횡단철도를 타고 캘리포니아에 도착한 지 벌써 이틀이 흘렀다. 오늘 오후, 나는 중국 천진항으로 가는 여객선에 올라타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뱃멀미와 씨름하게 될 것이다.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전혀 예상 못 했는데 말이지······.’


애초에 계획했던 규모는 100정 정도였다. 그리고 판매금 전액이나 반액 정도를 선금으로 받아 그 돈으로 공장을 올리고 납품할 기관총을 생산할 요량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된 이상 돈을 받은 다음 공장을 올리면 분명 늦을 거라고 판단, 주립은행에서 돈을 빌려서 기관총 공장 건설을 미리 시작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혹시나 계약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이 기나긴 여정은 대략 3달 정도 걸릴 테니, 아마 내가 중국에서 돌아오면 공장 건설이 거의 다 완료되어 있을 거라고 예상한다. 즉, 계약을 따내는 즉시 생산을 시작할 수 있다는 이야기.


덤으로 청나라 수출용으로 사용하던 공장은 납품이 끝나는 대로 연방군에 납품할 기관총을 생산하는 용도로 변경할 수도 있다. 여러모로 나로선 이득인 셈.


“맥도날드 씨, 슬슬 타셔야 할 시간입니다.”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습니까? 아참, 짐은 다 실었죠?”


“물론입니다. 기관총 3정에 탄약도 두둑하게 실어두었습니다. 맥도날드 씨만 타면 끝입니다.”


“좋아, 그러면 슬슬 출발해 보자고요. 기회의 땅, 중원 땅으로 말입니다!”


잠시 후, 승객을 모두 태운 선박은 서서히 천진항으로 떠나갔다. 아이러니하게도 선박에 탄 사람은 대부분 코쟁이 백인이라는 점이 묘하게 다가오는 가운데, 나는 역시나 속에서 무언가 부글부글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망할 뱃멀미! 우웨엑! 앞으로 한 달 넘게 이 망할 뱃멀미와 씨름해야 한다니!”


아무래도 나중에 여객용 비행기 같은 걸 개발하든가 해야겠다. 도저히 통통배는 타고 다닐 물건이 타고 다닐 물건이 못 된다.


작가의말

홍차 vs 녹차 는 어렵군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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