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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조국 건스미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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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6
최근연재일 :
2024.06.2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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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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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Ep.36) - 민수용 시장

DUMMY

- 1892년 5월 2일.


이탈리아 육군에서 편지가 왔다. 1차 인도분은 잘 받았으며, 특히 슬라이드식 자동권총에 대한 장교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이후에도 추가 물량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는 달콤한 말도 남겨두었다.


독일 제국에서도 편지가 왔다. 편지를 쓴 사람은 다름 아닌 카이저. 덕분에 나는 편지의 봉인을 뜯는 순간 자지러 넘어질 뻔했지만, 겨우 정신을 차리고 독일 황제의 감사 편지를 조심스레 읽어나갔다.


‘왜 자꾸 독일로 넘어오라고 하는 건지는 모르겠군······. 어쨌든 독일 제국에서도 슬라이드 자동권총 생산이 시작됐으니, 이걸로 돈은 꽤 짭짤하게 벌 수 있겠어.’


편지에 따르면 독일 제국은 기존에 자체적으로 설계하던 자동권총을 완전히 폐기하고 내가 설계한 녀석을 유일무이한 제식으로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카이저는 내 권총에 듬뿍 빠져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는 한편, 민수용 자동권총을 생산하게 될 P3 공장이 가동 준비를 마쳤다. 동시에 나는 P3 공장에서 생산하게 될 민수용 자동권총을 설계하기로 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성능 개량이지만, 사실 독일 제국 측에서 자기들이 면허 생산하는 P93 권총과 동일한 물건을 다른 데 팔지 말아 달라고 한 것이 컸다. 이미 이탈리아와 아르헨티나에 일부 물량이 팔린 건 어쩔 수 없어도 더는 팔지 말아 달라는 것이 그들의 간곡한 부탁. 아무래도 안보 문제와 관련된 것이겠지.


그렇기에 민수용 시장에 내놓을 슬라이드식 자동권총은 기존과 구조가 어느 정도 달라야 한다. 그러면서도 충분히 성능을 자아낼 수 있는 그런 녀석이어야 할 테지.


‘미군에 납품하는 건 더 좋은 녀석으로 가고, 일단 민수용에는 다른 놈을 출시하는 게 좋을 테다. 그런고로 우선 탄약은 그대로 38구경 총알을 사용하는 대신 크기를 조금 줄이고 내부 구조를 조금 변형한다.’


P93 권총에 사용된 구조는 어지간하면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그런고로 왕복용 용수철은 그대로 총열 위쪽에 두었다. 손잡이 각도 역시 약간 변경했고, 방아쇠 형상도 슬라이드 형태로 바꿔 냈다.


여기에 탄창 형상도 조금 손봤고, 총열 길이도 조금 늘였다. 마지막으로 전체적인 총기 형태를 고쳐서 완전 새롭게 만들어 냈다.


‘후우, 이 정도면 적당하려나?’


그렇게 완성된 민수용 자동권총은 38구경 권총탄 9발이 들어갔다. 덕분에 손잡이 길이가 조금 더 길어지고 총 자체의 무게가 무거워졌다.


아무래도 단열 탄창을 사용한 까닭이었다. 사실 복열 탄창을 개발하는 게 불가능한 건 아니었지만, 구태여 지금 가지고 있는 생산 설비를 크게 바꿀 필요는 없었기에 그대로 두기로 했다.


사실 복열 탄창은 추후 신기술에 가까운 느낌으로 출시하여 돈을 벌어먹을 목적으로 남겨두어야 하는 ‘히든카드’에 가까웠던 까닭도 있었다. 사람들은 구형보다는 신형을 선호하지만, 고작 2~3년 만에 신품이 나오면 교체를 꺼리게 되기 때문이다.


“이건 또 뭐냐, 램지? 민수용 자동권총을 설계한다고 하더니만, 벌써 만들어 낸 게냐?”


“그렇습니다, 아버지. 기존 설계를 활용한 덕분에 크게 어려울 게 없었거든요.”


“아무리 그래도 2주 만에 복잡한 설계를 끝내다니··· 도대체 얼마나 천재인 게냐?”


“저도 잘 모르겠네요, 허허.”


하긴, 계산해보니 민수용 버전 자동권총을 설계하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13일. 기존 설계를 활용했다고는 하지만 나조차도 이렇게 빨리 끝날 줄은 몰랐다. 애초에 작동 방식을 새로운 것으로 변경하는 작업이었기에.


아무튼 빨리 끝났다는 건 생산도 빠르게 진행할 수 있게 됐다는 이야기. 나는 아놀드에게 자동권총에 붙일 이름을 추천해 달라고 물었다.


“으음, 올드 캐롤라이나의 뒤를 잇는다는 의미에서 뉴 캐롤라이나 어떻겠나?”


“그거 좋군요. 그러면 이 민수용 자동권총의 이름은 맥도날드 뉴 캐롤라이나 오토매틱 피스톨로 하겠습니다. 생산은 P2 공장을 활용하는 걸로 하고요.”


“그나저나 말이다, 램지. 스미스&웨슨 쪽에서 연락이 왔더군. 자기들도 자동권총을 생산하고 싶은데, 설계 쪽으로 아직 부족해서 네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던데······.”


“좀 더 자세히 말해보시죠, 아버지.”


아놀드는 스미스&웨슨 쪽에서 내게 자동권총 설계를 맡기고 싶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때마침 새로 만들어 낸 민수용 설계가 있으니, 이걸 조금 수정해다가 전달해 주는 게 어떻겠냐고 물었다.


“하긴, 스미스&웨슨은 우리와 동맹 관계인 회사죠. 다만··· 저는 그들에게 자동권총 생산 면허를 줬다가 괜히 경쟁 관계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걱정됩니다.”


“그건 그렇지. 생산하는 품목이 겹치면 자연스레 경쟁이 붙을 거고, 그러면 사이가 틀어질 우려도 있으니까. 그래도 부탁을 거절하기엔 조금 그런데··· 방법이 없겠나?”


“으음, 품목을 안 겹치게 하면 될 겁니다. 우리가 생산하는 민수용 권총의 크기가 큰 편이고, 무게도 좀 나가잖습니까? 독일 제국에서 면허 생산 중인 P93에 비하면 길이도 길어졌고요. 형상도 어느 정도 바뀌었지요.”


아놀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새로 설계한 뉴 캐롤라이나 자동권총의 무게는 2.4파운드(약1.088㎏)으로 은근히 무거웠다. 그리고 나는 이 점에 주목했다.


‘크기가 큰 권총은 은닉하는 게 힘들지. 그렇다면 크기가 조금 작은 소형(compact) 권총이면 되지 않을까?’


소형 권총은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 유용하다는 장점이 있어 대형 권총과는 용도가 조금 다르다. 그렇다 보니 수요에도 차이가 있어 경쟁이 붙을 우려가 없다시피 하다.


즉, 스미스&웨슨에 제공할 자동권총의 크기는 소형이 될 것이다. 그 대신 장탄수가 9발에서 5발로 대폭 줄어들고, 총열 길이도 많이 짧아질 터다.


하지만 그 대가로 무게는 더욱 가벼워질 거고, 주머니에 그대로 넣을 수 있어 은닉성은 더욱 좋아지게 될 것이다. 이러한 장점은 충분히 스미스&웨슨에게 어필되어 그들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들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해줄 테고.


이에 나는 곧장 뉴 캐롤라이나 자동권총의 설계를 조금 수정한 소형 자동권총 설계 도면을 따로 만들어 냈고, 여기에 ‘포켓 피스톨’이라는 글씨를 적은 후, 아놀드에게 부탁하여 스미스&웨슨 사에 이를 전달했다.


- 1892년 5월 28일. 노르위치, 코네티컷.


스미스&웨슨의 사장, 다니엘 B. 웨슨은 램지 맥도날드가 보내온 포켓 피스톨 설계 도면을 차근차근 확인했다. 그러곤 아들인 월터 웨슨을 불러 이 권총을 생산할 수 있겠냐고 물었다.


“물론입니다, 아버지. 기존 공장에서 생산라인을 조금 변경하면 충분히 생산할 수 있을 겁니다. 다만 이거 크기가 좀 작네요?”


“그래. 소형 권총이다. 데린저처럼 품속에 숨기고 다닐 수 있는 그런 물건이지.”


이에 월터 웨슨은 설계 도면을 유심히 바라보더니, 장탄수가 고작 5발밖에 안 되는 거냐고 물었다. 이에 다니엘 웨슨은 자신 역시 그점이 조금 걸리긴 하지만, 소형 권총이라면 이 정도 단점은 충분히 상쇄할 수 있지 않겠냐고 답했다.


“그러면 그냥 소형 리볼버를 쓰면 되지 않겠습니까? 이건 경쟁력이 좀 떨어질 것 같습니다만······.”


“소형 리볼버엔 어지간해서 38구경 탄을 넣을 수 없지. 탄약 크기가 커서 말이다. 동일한 크기에서 38구경을 쓰려면 리볼버가 아니라 데린저를 써야 해. 그러니 비교 대상은 데린저다.”


“하긴, 데린저는 2발밖에 안 들어가니 확실히 5발이나 들어가는 이 녀석이 더 좋긴 하겠군요. 그래서 이름이 무엇이죠?”


“원본은 뉴 캐롤라이나라는 녀석이고, 9발이 들어간다고 하더군. 우리 스미스&웨슨이 생산할 건 이 녀석을 축소한 모델이고, 그래서인지 이름도 포켓 피스톨이라고 해두었더라고.”


다니엘 웨슨은 포켓 피스톨이라는 이름이 마음에 든다는 눈치로, 램지 맥도날드가 제안한 명칭 그대로 가자고 했다. 월터 웨슨 역시 이 이름이 만족스러웠던 건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이 녀석이 우리 스미스&웨슨 최초의 자동권총이 되는 셈이로군요?”


“그렇지. 맥도날드 쪽에서 설계한 거긴 하지만, 뭐 어떻나. 그쪽하고 사이가 나쁜 것도 아니고, 오히려 돈독하잖나. 그래서 말인데······.”


다니엘 웨슨은 뭔가 떠오른 게 있다는 표정으로 월터 웨슨에게 아는 사람 중에 적당한 처녀를 슬하에 두고 있는 사람이 있냐고 물었다.


“처자요? 그건 갑자기 왜 물어보십니까?”


“램지 맥도날드, 그 젊은 친구에게 결혼 상대를 구해다 주면 우리 스미스&웨슨과 맥도날드 제너럴 암즈는 정말 피를 나눈 동맹이 되지 않겠나? 마음 같아선 내 딸을 주고 싶지만, 아쉽게도 네 누나는 나이가 좀 많잖나. 결혼도 했고.”


다니엘 웨슨의 딸, 사라 웨슨은 1848년생이었다. 램지 맥도날드가 1868년생이었으므로, 두 사람은 20년이나 나이 차이가 났다. 그런고로 그녀가 미혼이라고 하더라도 두 사람은 이어지기 어려웠다.


“그러니까 정치인 딸내미 중에서 램지 맥도날드와 결혼할 만한 사람을 찾아보라, 이 말씀입니까?”


“그런 셈이지. 꼭 정치인이 아니더라도 좋아. 군대 쪽하고 연줄이 있어도 확실히 좋을 테니깐 말이다.”


월터 윌슨은 고개를 끄덕이며 한번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램지 맥도날드의 나이가 어떻게 되길래 혼삿감을 찾아준다는 이야기가 나왔냐고 물었다.


“몰랐나? 램지 맥도날드 그 녀석, 올해로 24살이다. 고작 24살밖에 안 되는 녀석이 세계 최초의 자동권총을 만들어 내고 3년 만에 우리 스미스&웨슨과 비견되는 규모로 회사를 키워낸 거라고.”


“그, 그게 가능하긴 합니까?”


“나도 모르겠어, 월터. 확실한 건 램지 맥도날드, 그 친구는 반드시 붙잡아야 한다는 거다. 우리 스미스&웨슨이 명운을 위해서라면 말이다.”


“그렇다는 건··· 앞으로 나이가 많아지고 실력이 늘면 더욱 미친 듯한 화기를 설계해 낼 수 있다는 거지요?”


다니엘 웨슨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은 램지 맥도날드가 앞으로 어떤 미친 총기를 만들어 낼지 무서울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니 반드시 램지 맥도날드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니, 적당한 처자를 빨리 알아 오라고 말했다.


“최대한 노력해 보지요. 결혼은 중대 사항이니 말입니다. 그리고 스물넷 정도면 슬슬 혼삿감을 찾아볼 나이기도 하니··· 선수를 치려면 빨리 움직여야겠군요.”


사실 다니엘 웨슨은 그리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램지 맥도날드는 결혼 따위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의 관심사는 오직 총기 개발과 판매. 그의 눈에 여자가 들어올 시간 따위는 없었다.


그렇기에 다니엘 웨슨의 계획은 성공할 가능성이 높았다. 자신들과 친분이 있는 정치인 중 미혼 자매나 딸이 있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긴 했지만, 다니엘 웨슨은 이 좋은 기회를 놓칠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로선 이 천운을 반드시 잡아야 했기에.


작가의말

전작과 달리 노총각으로 보낼 생각은 없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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