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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조국 건스미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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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6
최근연재일 :
2024.06.2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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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842

작성
24.06.0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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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Ep.32) - 두 번째 최초

DUMMY

- 1891년 6월 2일.


슬라이드식 권총은 그 이름에 걸맞게 총기 상부에 통짜로 된 쇳덩어리 슬라이드가 올려져 있다. 그리고 이 슬라이드는 총알이 격발되어 반동이 발생하면 그대로 밀려나 공이를 다시 격발 위치로 밀어 넣고 탄피를 밖으로 배출한 후, 다시 원위치로 돌아온다.


이러한 구조는 신뢰성과 내구성이 비교적 뛰어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 않고선 현대에서 사용되는 거의 모든 자동권총이 슬라이드를 채택했을 리 없을 테니까.


‘일단 어떤 방식으로 구현해볼지 고민해보자고.’


우선 슬라이드가 움직이기 위해선 슬라이드와 연동된 용수철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용수철의 위치는 자동권총마다 다르지만, 보통 현대식 자동권총들은 대부분 쇼트 리코일 방식이라고 하여 총열 앞쪽 밑부분에 넣어두고 총신과 연동해 둔다. 그래서 보통 자동권총을 격발하면 총열이 약간 뒤로 밀려나게 된다.


이 구조는 자동권총 설계에 있어 가장 적합한 구조라고 할 수 있지만, 나는 이 구조를 채택하지 않을 생각이다. 이유는 간단한데, 아무래도 생산하기에 비교적 까다로운 형태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1891년이라는 걸 기억하자고. 총열이 고정되어 있지 않은 구조를 소형화기에서 써먹기엔 문제가 있다.’


내가 알기론 세계 최초로 쇼트 리코일 구조를 자동권총에 도입한 사람은 역시나 존 브라우닝이다. 그리고 그가 내놓은 최초의 쇼트 리코일 권총은 그 유명한 M1911이지. 그리고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이 물건은 1910년대는 가야 나온 물건이다. 그리고 지금은 1891년.


당연하지만 생산 기술은 10년만 시대 차이가 나도 엄청난 격차를 보인다. 당장 비행기만 보더라도 1940년대에는 프로펠러를 단 녀석들이 날아다녔지만, 1950년대에는 제트기가 날아다니지 않았는가?


‘내가 현대 기준으로 봤을 땐 굉장히 구식인 토글액션 구조를 사용한 M1889를 만들어 낸 이유도 그런 이유에서였지. 그러니 가공 정밀도를 충분히 올린 후 쇼트 리코일을 채택하자고.’


현재 맥도날드 제너럴 암즈 공장의 가공 정밀도는 1/250인치(약 0.1㎜)수준이다. 기존보다 많이 개선되긴 했으나, 이 이상으로 정밀도를 올리는 건 시대적으로 한계가 명확하다. 그리고 쇼트 리코일 구조를 채택하기 위해서는 정밀도가 최소한 현재의 세 배 이상은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작동 신뢰성을 보장하기 위해선 비교적 단순하고 복잡하지 않은 구조를 채택해야만 한다. 그런데도 슬라이드식이라는 혁신적인 구조를 써먹게 되므로 경쟁력은 충분히 생기는 셈일 테고.


‘그러면 좀 원시적인 방법을 써야겠군. 총열 윗부분에 용수철을 집어넣고 슬라이드와 연동시키는 거다. 단순한 방법이지만 가공 정밀도를 비교적 덜 요구하지.’


이러한 구조에 현대식 자동권총에서 흔히 사용되는 해머 구조를 싱글 액션 방식으로 넣어주고, 해머가 슬라이드의 후퇴로 자연스레 코킹 되게 해주면 기초 작업 끝.


여기에다가 세세하게 몇 가지 부품을 추가해주고 계속해서 다듬어 준 다음, 탄창 형상과 장탄수, 약실 잠금장치와 같은 부분을 설계해주면 최종적으로 완료된다.


‘좋아, 완성됐군. 그러면 한번 실사격에 나서보자고······.’


- 사흘 뒤.


나는 아놀드의 손에서 탄생한 시제품 슬라이드식 자동권총을 들고 사격장으로 향했다. 그런 다음 탄창에 38구경 탄약을 7발을 장전한 후, 전방의 표적을 향해 겨눴다.


- 탕. 탕. 탕. 철커덕. 철컥.


“에라이, 나가질 않는군.”


역시나 자동권총은 급탄 되어야 하는 차탄이 그대로 걸려버리면서 작동 불량이 발생했다. 슬라이드를 잡아당겨 간단한 조처를 하자 해결되긴 했으나, 그 뒤로도 계속해서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다.


‘이거 아무래도 설계 구조에 결함이 있는 것 같은데.’


그렇게 하여 일종의 ‘노가다’가 시작되었다. 설계 구조를 계속 조금씩 변형하고 개선하면서 신뢰성을 높이는 작업. 나는 거의 일주일 간격으로 설계를 바꾸어가며 실사격을 진행했고, 그럴 때마다 이런저런 잔고장을 하나하나씩 고쳐나갔다.


“램지, 이걸로 14번째다. 4개월이나 걸린 걸 보아하니 아무래도 이번에는 좀 어려운 모양이구나?”


“가공 정밀도를 미친 듯이 요구하는 설계라 그렇습니다. 최대한 정밀도에 영향을 받지 않게 수정해오긴 했다만··· 이제는 좀 잘 됐으면 좋겠군요.”


“그러면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직접 쏴보자고, 램지. 적어도 이번 11월에는 끝났으면 좋겠구나.”


아놀드는 약간 지친 듯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내게 장전된 자동권총을 건넸다. 나 역시 수없이 진행한 시험 사격에 이제 진절머리가 나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조심스레 자동권총을 들어 올린 후 방아쇠를 당겼다.


- 탕. 탕. 탕. 탕. 탕. 탕. 탕.


“오오··· 생각보다 잘 나가는구나. 한 번 더 쏴볼까?”


“그러지요. 한 10번은 쏴서 한 번도 문제가 없어야 팔아먹을 수준이 될 테니 말입니다.”


그렇게 시작된 난사에 가까운 사격. 다행히도 이번 설계는 강도 높은 사격을 모두 견뎌냈다. 이전과 달리 슬라이드가 깨지거나 차탄이 걸리는 등의 문제는 전혀 발생하지 않았고, 사격 후 내부 구조를 확인해 보아도 마모되거나 부서진 부품 하나 없이 멀쩡했다.


“드디어 됐습니다! 드디어 슬라이드식 자동권총을 완성했습니다! 후우··· 이게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결국은 완성했구나. 세계 최초의 자동권총을 만들어 낸 지 고작 2년 만에 한 단계 더 발전한 물건을 만들어 낸 셈이로군······. 역시 내 아들 아니랄까 봐, 하하!”


아놀드는 호탕하게 웃으면서 이제 새로 설계한 자동권총을 연방군에 납품할 거냐고 물었다. 이에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그건 아니라고 답했다.


“그게 무슨 소리냐, 램지? 돈을 안 벌겠다는 이야기냐?”


“그건 아닙니다, 아버지. 하지만 연방군 녀석들은 자동권총을 도입한 지 고작 2년밖에 안 지났잖습니까. 신식 화기를 도입하려면 몇 년 정도 시간이 걸릴 겁니다.”


“하긴 그렇겠군. 그러면 이 물건으로는 돈을 어떻게 벌 거냐?”


“민수용 시장에 팔아야죠. 동시에 해외 각국에 수출 시도도 해보고요. 그렇게 해서 인지도를 쌓은 다음 육군성에 납품을 제안해 보는 겁니다. 한 1895년이나 1896년쯤이 적당하겠네요.”


군대는 보수적인 곳이라서 큰 문제가 있지 않은 이상 2년 만에 제식을 갈아치우거나 하진 않는다. 더군다나 미 육군은 M1889 자동권총에 크게 만족하고 있는 상황. 그러니 이 자동권총은 앞으로 수출을 염두에 두고 조금씩 개량하여 판매할 생각이다.


‘프랑스 납품은 아무래도 물 건너갔지만, 여전히 많은 시장이 남아 있지. 무엇보다 존 브라우닝의 콜트 브라우닝 모델 1891보다는 훨씬 혁신적인 물건이라고. 그거면 된 거다.’


무엇보다 나는 세계 최초로 자동권총을 만들어 낸 것도 모자라 덤으로 최초의 슬라이드식 자동권총을 설계한 사람이 됐다. 다른 말로 하면 슬라이드식의 장점이 입증되는 순간부터 이 방식이 대세가 될 거고, 브라우닝의 콜트 브라우닝 모델 1891은 순식간에 구닥다리로 전락할 신세라는 뜻.


‘아무래도 존 브라우닝 입장에선 열 좀 받겠군. 기껏 만들어 놨더니 또 밀려버렸으니깐 말이야.’


어찌 됐든 나에겐 이제 또 다른 상품이 생겼다. 그렇다는 건 이걸 생산할 공장을 지어야 한다는 이야기. 나는 즉시 아놀드에게 공장 부지를 알아봐달라고 부탁했다.


- 1891년 11월 26일.


“반갑습니다, 맥도날드 씨. 이탈리아 공사관에서 왔습니다. 편지 드린 대로 자동권총 수입 안에 대해서 검토하고 싶습니다만······.”


“저 또한 반갑습니다. 우선 들어와서 이야기하시죠.”


자동권총이라는 분류가 생겨난 지 고작 2년 만에 등장한 새로운 열풍은 빠르게 미국 각지에 소개되었다. 물론 생산 자체는 1892년 이후부터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이것이 가져온 여파는 아무래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나는 새로운 고객을 얻었다. 이탈리아 공사관 직원이 3,000정 규모로 신형 자동권총을 도입하고 싶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내가 정당 40달러라는 비교적 비싼 가격을 불렀음에도 말이지.


“가격을 올리는 대신, 이번에 나온 신제품으로 드리겠습니다. 다만 신제품 생산이 1892년 1월부터 시작될 거라, 적어도 하반기 내로는 모든 물량을 생산해서 전달하겠습니다. 어떻습니까?”


“아주 좋습니다, 맥도날드 씨. 대금은 지역 은행을 통해 1달 이내로 전달하겠습니다. 당연하지만 12만 달러 전액을 선금으로 드릴 예정입니다.”


“선금이라. 아주 좋습니다! 그러면 곧장 계약서에 서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거래 하지요, 허허.”


“아 참, 혹시 기관총도 소량 납품받을 수 있겠습니까?”


이탈리아 측에선 미군에서 사용 중인 것과 동일한 성능을 가진 기관총을 수입하고 싶어 하는 듯했다. 다만 육군성에서 M1891 기관총과 같은 사양은 수출하지 말라고 했기에, 내게 주어진 선택지는 청나라와 조선에 수출했던 것과 같은 사양을 파는 것뿐이었다.


“물론입니다. 보탄판 방식이긴 한데, 그 대가로 500달러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실 수 있으십니다. 청나라에서 제식 도입한 기관총 사양에서 조금 더 개량해서 드리지요. 어떻습니까?”


“좋습니다. 그러면 300정 주문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기관총 대금은 내년에 차근차근 의논하는 걸로 해도 되겠습니까?”


“그렇게 하시죠. 대신 생산 역시 내년부터 진행될 건데, 괜찮겠지요? 아무래도 이탈리아군 사양에 맞게 구경이라든지 이런 부분을 변경해야 해서 말입니다.”


“물론입니다. 1892년 내로 물건을 받으면 상관없습니다. 그러면 기관총 대금까지 해서 총 27만 달러 계약이 되겠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 의사를 표한 뒤, 공사관 직원이 내미는 문서에 서명했다. 이로써 나는 거의 3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하나 더 체결했다.


‘이 정도면 거의 100만 달러 가까이 번 셈 아닐까?’


여태껏 내가 벌여온 사업들은 전부 굉장히 잘됐다. CFC 프라이드 치킨은 이제 노스캐롤라이나의 명물이 된 걸 넘어 40개 점포가 운영되고 있고, 스미스&웨슨에서 생산한 약실 폐쇄형 리볼버는 벌써 4,000정 넘게 팔리며 대박 난 상황.


거기에다 맥도날드 펌프 액션 샷건 모델 1은 누적 판매량이 1만 정을 돌파했고, 베어샷 라이플도 4,000정 이상 팔리며 스테디셀러로 등극했다.


거기다가 수출 계약 제안이 미친 듯이 들어오는 건 물론, 종종 신문사에서 나를 취재하러 오기까지 한다. 말 그대로 돈이 넘쳐나다 못해 미쳐 날뛰고 있달까.


덕분에 나는 모자람 없이 생활하고 있다. 물론 그런데도 총기 개발을 멈추거나 하진 않았고, 오히려 더 많은 돈을 총기 분야에 투자하여 여러모로 발전을 촉진하는 중이다. 그리고 이러한 투자들은 더욱 많은 돈을 내게 안겨다 줄 테지.


‘좋아, 이대로만 계속 가자고. 몇 년 단위로 계속해서 혁신을 내다 보면 나는 더 많은 돈을 쓸어 담을 수 있을 거다······.’


일단 이걸로 1891년의 일정은 거의 마무리되었다. 여기에 덤으로 프레디의 대학 합격 소식까지 들려와 맥도날드 가문의 명성은 더욱 높아지게 됐다.


그래, 프레디는 내년인 1892년에 펜실베이니아 대학 와튼 스쿨에 입학할 예정이다. 그리고 1896년에 모든 과정을 끝내고 돌아와 나의 사업을 보조하는 데 큰 역할을 해줄 것이다.


‘아무래도 이걸로 맥도날드 삼형제는 당분간 찢어져서 지내게 되겠군. 적어도 1896년은 되어야 다시 결합하리라는 건 확실한 상황이다.’


작가의말

슬라이드식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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