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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조국 건스미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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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6
최근연재일 :
2024.06.2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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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3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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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Ep.27) - 업그레이드와 협력

DUMMY

- 1890년 7월 26일.


귀국한 이래 나는 연방군에 납품할 기관총 설계를 수정하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우선 급탄 구조를 보탄판에서 탄띠식으로 바꾸는 것까지는 끝낸 상태.


이제 해야 하는 건 내부 구조를 더욱 손보고 브라우닝의 기관총보다 더욱 우위를 가질 수 있게끔 ‘핵심 포인트’를 잡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다는 정도가 유일한 이점이지. 물론 구조가 단순해 고장이 적게 난다는 점도 장점이긴 하지만 확실히 뭔가 부족하다. 그러니 기관총의 핵심적인 기능을 중점적으로 두고 접근해 보자고.’


기관총의 핵심은 아무래도 화력이다. 빠른 속도로 총알을 흩뿌려 탄막을 형성한다는 게 기관총의 기본 개념이기에, 기관총은 되도록 화력이 강해야 한다.


물론 현대에 와서는 기관총 전술 개념이 잡히면서 화력이 비교적 약한 대신 가벼운 경기관총과, 무거운 대가로 강한 화력을 뿜어내는 중기관총으로 나뉘긴 했지만 이 시대에선 그런 구분은 존재하지 않았다.


‘앞으로 경기관총 개념과 교리를 미국에 설파할 생각이긴 하지만 당장은 중기관총으로 쓰일 테니, 내가 설계하는 기관총은 고화력이어야 한다.’


우선 기관총의 화력을 높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탄약의 장약량과 탄두의 무게를 늘려 물리적인 위력을 키우는 방법이고, 둘째는 연사 속도를 빠르게 하여 짧은 시간 안에 더 많은 총알을 퍼붓게 하는 것이다.


다만 지금 설계하는 기관총에 사용하는 45-70구경 탄약은 꽤 큰 편이라서 이 이상으로 구경을 늘리는 건 무리가 있다. 그러니 현실적인 방안은 연사 속도를 올리는 것일 터.


기존 설계의 연사 속도가 분당 450~550발 정도였고 이 시기의 다른 기관총들도 대부분 이 정도 연사 속도였다. 이걸 다르게 말하면 분당 600발 이상의 연사 속도를 뽑아낼 수 있는 고속 기관총을 가져온다면 충분히 매력적일 거라는 것.


아이러니하게도 오픈볼트는 연사 속도를 늘리기에 굉장히 용이한 구조다. 노리쇠의 무게를 가볍게 하고 왕복 거리를 짧게 하면 그만큼 연사 속도가 늘어나는 단순한 형태기 때문이다.


‘그래, 바로 이거다. 일부러 노리쇠 왕복 거리를 짧게 만들어서 연사 속도를 분당 800발 이상으로 뽑아내는 거다!’


그렇게 설계 방향이 잡혔다. 단순하면서도 연사력이 빠르고 값싼 기관총. 말만 듣는다면 만능일 것 같은 그런 녀석. 그러면서도 적당히 가벼워서 혼자서 도수 운반이 가능한 팔방미인의 화기.


나는 곧장 기존 설계에서 노리쇠 왕복 길이를 줄여 냈다. 그런 다음 한 달 가까이 이곳저곳 손보면서 부품을 더 효율적으로 간소화했다. 여기에 덤으로 영점 조절 장치도 좀 더 다루기 쉽고 직관적인 형상으로 바꾸어 냈다.


거기에다 총열 잠금장치를 더 튼튼하게 만들고 총열 길이를 조금 잘라낸 다음, 필요에 따라 분리할 수 있는 형태의 양각대를 장착했다.


‘아무래도 고화력 기관총 주제에 무게가 가볍다 보니 반동 제어에 애로사항이 있을 거다. 그러니 기본적으로 중기관총으로 운용하게끔 양각대를 달았다 뗐다 할 수 있게 하자고.’


그렇게 세세한 사항을 전부 다 고쳐 마침내 설계 도면을 완성했을 때쯤, 달력은 어느덧 10월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에 나는 아놀드에게 부탁해 곧장 시제품을 만들어 낸 후, 마일스 장군을 만나기 위해 기차역으로 향했다.


- 1890년 10월 6일. 리치먼드, 버지니아.


마일스 장군은 드디어 기관총을 만들어 온 거냐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러면서 여태껏 왜 편지를 안 보냈냐며,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게, 한동안 해외에 가 있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앞으로는 꼭 편지하겠습니다.”


“해외라··· 혹시 어디 갔다 온 건가?”


“중국하고 조선에 갔다 왔습니다. 그리고 저번에 보여드렸던 그 기관총을 약간 개량하여 수출 계약을 체결했지요.”


수출이라는 이야기가 귀에 아른거리자마자 마일스 장군은 정말이냐고 소리쳤다. 그러면서 중국에 기관총을 수출한 용자가 있다곤 들었는데 그게 너였냐면서 놀라움의 탄식을 멈추지 못했다.


나는 그런 그를 겨우 진정시킨 후, 수출 계약까지 따왔을 정도면 기관총 성능을 믿어봐도 되지 않겠냐고 말하면서 안 그래도 시제품을 가져왔으니 시험 사격을 직접 해보는 건 어떻겠냐고 물었다.


“시제품이라··· 어디 한번 볼 수 있겠나?”


“물론입니다. 제임스, 안으로 가져와 주세요.”


머지않아 내 직원이 기관총 시제품을 낑낑 끌고 들어와서 집무실 안에 내려놓았다. 마일스 장군은 기관총을 보자마자 전에 봤던 설계와는 뭔가 많이 달라진 것 같다며, 어떤 부분을 개량한 거냐고 물었다.


“안 그래도 형상이 조금 날렵해졌지요? 그만큼 부품을 더욱 간소화하고 잘 맞물리게 했습니다. 덤으로 길이도 좀 짧아지고 무게도 줄어들었지요.”


“그래? 무게가 얼마나 되는가?”


“총열 무게 포함 29파운드(약 13.1㎏) 정도 됩니다. 이 정도면 병사 한 명이서 도수 운반할 수 있을 정도지요.”


“대단히 가볍군. 공랭식을 채택한 덕택인 건가······. 이 정도면 들고 쏠 수도 있겠어, 허허.”


“그 정도는 아니지만 전술적으로 활용하기에 최적의 무게라고 말씀드리죠.”


마일스 장군은 굉장히 기대된다는 얼굴로 당장 시험 사격을 해보자고 소리쳤다. 이에 수행원들이 집무실 안으로 들어와 기관총을 사격장으로 옮겼고, 마일스 장군은 직접 탄띠를 끼워 넣은 후 방아쇠를 당겼다.


- 타다다다다당. 타다다다다당. 타다다다다다다다당.


“뭐, 뭐야? 이거 왜 이렇게 빨라? 손에 진동이 아주 그냥 미친 듯이 전해지는구먼!”


“연사 속도가 기존 기관총의 두 배 정도 됩니다. 분당 800발에서 900발 정도를 쏟아낼 수 있지요. 그만큼 총열에 부담이 심하긴 합니다만, 총열이 과열되면 즉시 손잡이를 돌려 잠금장치를 해제하고 새것으로 교체하면 됩니다. 그 과정은 10초도 안 걸리고요.”


“분당 900발이면 초당 15발을 쏴댄다는 거 아닌가? 램지, 자네 도대체 얼마나 강력한 괴물을 만들어 낸 거지······?”


마일스 장군은 내 기관총을 맛보고는 한 번에 반해버렸다는 듯, 자기가 어떻게든 이 기관총이 연방군에 채택될 수 있게끔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2월에 기관총 도입 사업이 있을 거라고 살며시 알려주었다.


즉, 적어도 1891년에는 내 기관총을 본격적으로 연방군에 납품할 수 있게 됐다는 이야기다. 청나라 및 조선 수출 분량을 완료하는 즉시 생산 설비를 수정하여 연방군 납품용으로 변경하면 될 테니, 주문 물량이 없어 손해 보는 일 역시 없을 터다.


“그러면 경쟁 입찰,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내 최대한 닿는 데까지 해보마. 다만 브라우닝이 콜트사하고 손을 잡은 것 같더군. 혹시나 하는 이야긴데, 조금 긴장은 해 두게. 콜트 녀석들은 만만치 않거든.”


제길, 콜트라니. 하필이면 콜트라니. 이 시기 미국에서 가장 거대한 총기회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 콜트가 왜 내 앞길에 나타난 것인가?


나는 순간 치밀어 오르는 알 수 없는 감정을 뒤로 밀어 넣은 뒤, 마일스 장군에게 잘 부탁한다고 말하곤 조심스레 파예트빌로 돌아갔다. 그리고 며칠 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달받았다.


“램지··· 이거 괜찮은 것 맞는 거냐?”


“그럴 리가요. 망할 콜트 놈들! 자기네들이 독점해 먹겠다 이건가······.”


로비. 미국에서 가장 무서운 건 돈이라고 했던가. 정치권 역시 돈의 마수를 피해 갈 수는 없었고, 덕분에 콜트사의 기관총이 사실상 채택되는 걸로 확정되었다. 그리고 콜트사의 기관총은······.


‘존 브라우닝이 설계한 기관총이지. 그래, 브라우닝이 콜트를 이용해 나를 견제하는 거다.’


이렇게 된 이상 내 라이벌인 브라우닝은 미국 최대의 총기회사의 생산력을 얻은 셈이다. 반면 내가 가지고 있는 건 중견기업 수준의 총기 공장들뿐이지.


당연히 내 회사인 맥도날드 제너럴 암즈의 생산력은 콜트를 따라갈 수 없다. 그러니 이는 나에게 있어 확실히 약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걸 극복하려면 콜트 수준으로 생산력을 갖추거나, 다른 회사와 제휴를 맺던가 해야 한다. 콜트와 견줄 수 있을 정도의 그런 회사. 문제는 그런 급의 회사가 흔하지 않을뿐더러, 나와 협력해 줄지도 확실하지 않다는 거다.


‘도대체 어떤 방안을 찾아야 하는가? 이대로 기관총 생산을 못 한다면 나는 쪽박을 차고 말지도 모른다.’


기관총 공장을 놀게 둘 순 없다. 직원만 70명이 넘어가는 데다가 인건비 및 유지 비용이 매달 5천 달러 가까이 나가는 곳이기 때문이다. 치킨이나 권총 팔아선 메꾸는 게 벅차다는 이야기지.


그러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기관총 계약을 따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성장 동력을 잃어버릴 테니깐.


‘별수 없다. 브라우닝의 마수가 닿지 않는 총기회사 중에서 적당한 곳을 찾아가는 수밖에.’


그렇게 미친 듯이 고민하고 있던 내 눈에 순간 탁자 위에 놓여 있던 리볼버 권총이 하나 아른거렸다. 아놀드가 수집한다고 사놨던 리볼버. 나는 그 리볼버 측면에 새겨진 ‘스미스&웨슨’이라는 문구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스미스&웨슨······? 이 녀석들이라면 어떨까?’


스미스&웨슨. 주로 리볼버 권총을 설계하는 회사인 이곳은 콜트나 레밍턴에 비해 무기 스펙트럼이 그리 넓지 않다 보니 경쟁력이 비교적 떨어졌지만, 그렇다고 절대 체급이 작진 않았다.


이들은 일정 수준의 생산력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나름의 노하우까지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콜트나 레밍턴에 밀려 그리 빛을 보지 못하는 중이었다. 즉, 나와 협업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이야기.


‘마음 같아선 나 혼자서 전부 독식하고 싶지만, 그러기엔 분명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러니 적어도 내 편이 되어줄 회사 하나 정도는 있는 게 좋겠지. 그래, 스미스&웨슨으로 가보자고.’


- 동일 시각. 유타.


콜트사와의 협상을 통해 기관총 납품을 안정시킨 존 브라우닝은 여유가 생겼다. 그는 이 여유를 그대로 자동권총 개발에 쏟아붓기로 했고, 곧바로 10번째 자동권총 시제품을 설계해 냈다.


“이번 설계는 확실히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형님.”


“그런가? 하긴,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긴 해.”


존 브라우닝은 동생의 추임새에 만족스럽다는 표정으로 설계 도면을 들어 올렸다. 그런 다음 동생에게 이걸 만들어 와 줄 수 있겠냐고 물었다.


“물론이죠, 형님. 그나저나 이번엔 작동부가 전하고는 조금 다르네요?”


“그래. 노리쇠가 아예 뒤로 튀어나오게 만들었어. 이러면 크기를 더욱 줄일 수 있더라고.”


“호오··· 확실히 저번하곤 차이가 크군요. 이전까진 노리쇠 작동부 전체를 감싸게 했잖습니까.”


“그것도 그렇고 용수철을 노리쇠 안에 내장시켰어.”


“그건 꽤 특이하네요. 그러면 이게 최종이겠네요?”


존 브라우닝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탄창 형상과 같은 세세한 부분만 좀 더 뜯어고치면 완성일 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총에 사용할 탄약도 새로 설계해야겠다고 소곤거렸다.


“어찌 됐든 이걸로 맥도날드 놈들하고 경쟁할 수 있겠군요. 안 그렇습니까?”


“그런 셈이지. 토글액션보다 더 효과적일 거라고. 그리고 여기서 한 가지를 더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어떤 걸 추가하시려고요?”


“리볼버처럼 해머를 달아볼까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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