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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조국 건스미스가 되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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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6
최근연재일 :
2024.06.2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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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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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Ep.37) - FN

DUMMY

- 1892년 6월 5일.


펜실베이니아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프레디가 내게 편지를 보내왔다. 그의 말에 의하면 경영학 수업은 어려운 편이지만 그래도 굉장히 재밌게 배우고 있다고 한다. 여러모로 동생 녀석에게 경영을 떠맡길 계획이라는 게 다행이라고 여겨지는 부분이랄까.


“집이 좀 허전한 것 같군, 램지. 안 그렇나?”


“그러게 말입니다, 아버지. 스티브랑 프레디가 없으니 활기가 안 도는 느낌입니다.”


“그렇긴 하지. 그나저나 너 말이다. 결혼은 언제 할 생각이냐? 스티브야 멀리 이국땅으로 갔으니 그렇다 쳐도, 너는 슬슬 결혼해야지. 벌써 24살이잖나.”


아놀드는 내심 내가 빨리 결혼하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하긴, 이 시기 미국에서 24살이면 슬슬 혼기가 찬 상황. 그런고로 적어도 3년 안에는 결혼해야 할지도 모른다.


다만 나는 아직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구혼활동을 하기엔 나는 너무 바쁘다. 프레디가 대학을 다니는 동안에는 나와 아놀드 둘이 함께 경영을 도맡아야 하고, 총기 설계도 계속해야 하는 까닭이다. 그리고 내 주변에 여자가 딱히 없기도 하고.


“그나저나 보병용 소총은 언제쯤 개발할 생각이니, 램지?”


“별일이 없다면 이번 달부터 시작하려고 합니다.”


“으음, 아무래도 그건 글러 먹은 계획이 되겠구나. 램지, FN 사에서 연락이 왔다. 벨기에에 본사를 두고 있는 국영기업이라던데, 뭔가를 요청하더군.”


FN은 이후 유럽 총기 시장에서 상당한 지분을 가지게 되는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회사이다. 덤으로 유럽 최초의 자동권총인 FN1890을 만들어낸 놈들이기도 하지. 그런 회사가 지금 나에게 편지를 보내온 거다.


편지 내용을 보아하니 역시나 목적은 자동권총 면허 생산이었다. 아무래도 자기네들 권총보다는 내가 만들어낸 물건이 훨씬 낫다고 생각하는 거로 보인다.


‘쉽사리 생산 면허를 내어주어선 안 된다. FN은 스미스&웨슨과 달리 파트너보다는 경쟁자에 가까우니까. 그렇다고 거절하기도 그렇다. 생각보다 달린 금액이 크니깐······.’


FN이 제안한 계약금은 10만 달러. 여기에 정당 3달러의 면허 생산 비용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즉, 독일 제국이 면허 생산 중인 P93보다 장기적으로 수익성이 좋다는 이야기.


그러니 이걸 포기할 순 없다. 더군다나 FN 사 측에서는 대략 2주 내로 사람을 보낼 예정이라고 했다. 사실상 쐐기를 박은 셈이니, 나로선 돈 벌 기회를 그냥 날려버릴 생각은 없다. 그런고로 이야기 정도는 한번 나누어볼 가치가 있겠지.


“아버지, 아무래도 새로운 설계를 하나 더 만들어내야겠습니다. 유럽 놈들에게 팔아줄 권총 말입니다.”


“으음, 기술 유출 우려가 있지 않겠나, 램지? 우리가 가진 자동권총 기술은 독보적이고 특허로 보호받고 있긴 하다만··· 면허 생산이면 설계 도면까지 넘겨주게 되는 거니깐 말이다. 독일 제국 측에서 좋아하지 않을 텐데······.”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버지. 제가 FN에 넘겨줄 설계 도면은 기존 P93하고는 완전히 다른 구조일 테니깐요······.”


나에겐 한 가지 철칙이 있다. 신기술을 최대한 천천히 적용하면서 단순하고 튼튼하게 만든다는 신념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고로 FN이 받게 될 권총은 비교적 구식 매카니즘인 스트라이커 방식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물론 전체적인 설계는 뉴 캐롤라이나 자동권총을 기반으로 한다. 다만 격발 장치와 사용하는 탄종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38구경 대신 FN 사에서 요구한 32구경 권총탄을 쓸 생각이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독일 제국 수출분 P93 자동권총의 초도 생산이 끝나가고 있다. 이후 분량은 독일 놈들이 자체 생산하게 될 테니, 여기를 담당하던 공장이 놀게 되겠지.’


총알 규격이 다르면 수요 고객층도 조금 달라진다. 그러니 기존 제품과 겹치지 않게 하면서도 공장이 놀지 않게 하려면 구경을 다르게 하는 게 가장 좋다. 그러면서 설계도 조금 차이가 나게 한다면 아주 최고겠지. 수출이 가능한 건 덤일 테고.


그렇게 설계 방향은 곧장 잡혔다. 32구경 탄환을 사용하고 7~8발 정도를 장전할 수 있는 스트라이커 방식 자동권총. 그러면서도 구조가 단순하고 정비성이 좋아 경찰용으로 적합할 그런 녀석.


우선 뉴 캐롤라이나 자동권총의 설계 도면을 펼쳐놓은 다음, 기초적인 형태를 새로운 도면에 그대로 옮겼다. 그런 후 해머 대신 공이치기와 관련 장치를 삽입하고 탄창 구조와 총열 크기를 조절했다.


여기에 안전을 위한 잠금장치를 추가하고 손잡이 각도를 조정했다. 마지막으론 전체적인 슬라이드 형상을 조금 더 날렵한 느낌으로 바꾸어 냈다.


그렇게 스트라이커 방식 권총의 도면은 고작 9일 만에 완성되었다. 때마침 FN 사 직원이 우리 집을 찾아왔고, 나는 그에게 스트라이커 방식 자동권총 설계 도면을 내밀어 보여주었다.


“그러니 저희 제안을 긍정적으로 수용하신 거로군요?”


“그렇습니다. 다만 계약 조건을 조금 수정하고 싶습니다만, 혹시 가능할지요?”


나는 FN 사에서 뽑아먹을 수 있는 건 다 뽑아먹을 생각이다. 그런고로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낼 수 있게끔 계약금을 최소로 줄여버리고, 정당 면허 비용을 4달러로 올릴 생각이다. 그러는 편이 미래를 보았을 때 더 좋을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당 면허 비용을 4달러로 올리고 싶습니다만, 가능하겠습니까?”


“으음··· 그건 조금 곤란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제게는 선택 권한이 없어서 말입니다.”


“대신 계약금을 1만 달러만 받겠습니다. 제가 듣기론 FN 사가 세워진 지 얼마 안 됐다고 들었거든요. 그러니 계약금을 10만 달러나 줘버리면 재정적으로 어려워지지 않을까 싶어서 말입니다. 대신 정당 면허생산비용을 더 받는 겁니다.”


내 말을 들은 FN 사 직원은 정말이냐며, 계약금을 1/10로 줄여도 정말 괜찮냐고 물었다. 나는 우리 회사와 계약한 곳이 무리하게 대금을 내다가 파산하는 걸 원치 않는다는 식으로 말하면서, 그 대신 대금은 분기마다 전달해 달라고 말했다.


“당연하지만 생산 수량을 속일 우려가 있으니 우리 측 직원이 FN 사 공장에 파견되어 수량 감독을 하게 될 겁니다. 우선 이렇게 시작하시고, 장기적으로 FN 사의 재정 사정이 나아진다면 해당 자동권총 메커니즘을 싼값에 넘겨드릴 테니, 구매해 가시는 건 어떻겠습니까?”


“사장님께 해당 사항을 전달드린 후 말씀드리겠습니다. 다만 맥도날드 씨가 저희에게 이렇게나 친절을 베풀어주시는 이유가 도대체 뭔지 모르겠습니다······.”


“말씀드렸잖습니까. 계약처의 파산 방지 목적입니다. 덤으로 맥도날드 제너럴 암즈가 유럽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가 FN이기도 하고요. 서로에게 득이 되는 사항이니,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그리고 나중에 서로 협력할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FN 사 직원은 연신 고맙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곧장 그에게 스트라이커 방식 설계 도면을 넘겨주었다. 그가 떠나간 후, 아놀드는 이상하다는 듯 내게 다가와 입을 열었다.


“계약 조건을 너무 값싸게 해준 것 아니냐, 램지?”


“그건 아닙니다. 정당 4달러면 꽤 이득이거든요. 무엇보다 독일 제국에 팔아먹은 P93을 적당히 견제할 필요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게 무슨 말이냐, 램지? 거래처끼리 경쟁을 붙인다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금 복잡한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나는 유럽에서 언젠가 큰 전쟁이 터질 거라는 전제에서 이 모든 것이 시작된 거라고 먼저 설명했다.


“프랑스는 콜트 브라우닝 모델 1891을 채택했습니다. 독일 제국 놈들은 맥도날드제 P93을 채택했고요. 여기서 감 안 오십니까?”


“잠깐··· 두 강대국이 채택한 자동권총이 둘 다 미국제라는 거로군?”


“바로 그겁니다. 여기에 국영기업인 FN 사까지 끼어들면 유럽 열강 간의 경쟁이 심화할 겁니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맥도날드와 브라우닝, 두 가문의 경쟁으로 인해 신식 화기가 계속 나오겠죠.”


“그러면 유럽 놈들이 미국제 무기를 사 가게 될 거다, 이거로구나?”


“그겁니다. 그리고 이건 조금 이상한 말입니다만, 전 존 브라우닝이 망하게 둘 생각이 없습니다.”


내 말을 들은 아놀드는 그게 무슨 말이냐며 경쟁자를 굶겨 죽이지 않으면 우리가 반대로 말라 죽게 되는 게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나는 고개를 저으며, 존 브라우닝은 언젠가 내게 큰 도움이 될 거라고 말했다.


“브라우닝은 저보다 앞서서 자동권총에 해머를 적용한 사람입니다. 저만큼 능력 있는 사람이라는 거죠. 안 그렇나요?”


“그렇지.”


“그와 경쟁하긴 하더라도 밥그릇 싸움까지는 가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러니 숨통을 열어주긴 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가 계속 총기 개발을 하게 될 테니깐요. 그리고 언젠간 그와 협력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보거라.”


나는 유럽에서 큰 전쟁이 터지면 필연적으로 미국 역시 언젠가는 전쟁에 개입하게 될 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때쯤 되면 브라우닝과 경쟁할 게 아니라 힘을 합쳐야 하는 사이가 될 거라고 속삭였다.


“그러니까 램지 너는 수십 년 뒤를 내다보고 있다, 이건가?”


“그렇습니다. 그 전쟁이 언제 일어날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적어도 20년에서 30년 뒤에는 터질 거라고 보거든요.”


말은 이렇게 했지만 사실 언제인지 잘 알고 있다. 1914년이다. 지금으로부터 대략 22년 뒤지. 그동안은 브라우닝과 라이벌로서 지내겠지만, 언젠가는 미국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위해 그와 힘을 합쳐야만 한다.


그런고로 나는 약간씩 빈틈을 만들어 두기로 했다. 그게 무엇이 될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브라우닝의 의지가 꺾이지 않게끔 할 정도는 될 테지.


아무튼 이건 미래 이야기니, 잠시 미뤄두자고, 당장은 브라우닝과 나는 경쟁해야 하는 관계이니깐.


“그나저나 말이다, 램지. 새로 만든 자동권총을 P3 공장에서 생산한다고 들었는데, 그 권총 이름은 뭐로 할 게냐?”


“그건 천천히 정해야겠지만, FN 사하고는 조금 다른 이름을 쓸 겁니다. 으음, 적당한 이름이 없을까요.”


이름 정하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이름은 마케팅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런고로 나는 며칠 동안 32구경 스트라이커 방식 자동권총에 붙일 이름을 고민했다. 그리고 그 끝에 생각해 낸 건 미국인들의 애국심을 자극하는 것이었다.


‘애국 마케팅만큼 효과적인 것도 없지. 그래, 이 녀석의 이름은 유니언(Union)이다.’


유니언(연방)이라는 명칭은 미국 내전(남북전쟁) 당시 북부를 부르던 명칭이다. 남북전쟁의 승자는 북부였으므로, 이러한 애국심 자극 마케팅은 지금도 유효할 거라는 게 나의 계산.


무엇보다 남부 느낌 물씬 나는 민수용 38구경 자동권총의 이름과 대비되게 설계하고 싶었다. 그런 이유에서 새로운 자동권총의 이름은 유니언으로 확정되었고, 머지않아 P3 공장에서 생산이 시작됐다.


작가의말

이 당시 FN은 벨기에 국영기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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