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장 흔적은 머물렀다 - 26막 해후(邂逅) ~ 1
상실(喪失) - 청연(靑燕)
감사합니다.
산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는 숲 속에서부터 들려왔고 개구리의 울음소리는 호숫가 언저리에서부터 들려왔다. 펜션의 아침은 이렇게 자연이 속삭임으로부터 시작 되었다. 자연이 내는 아침의 소리가 절정을 이뤘을 때, 호수 끝에 맞닿아있는 산봉우리 너머로는 물안개를 밀어낸 밝은 태양이 떠오르고 있었다. 점차 밝아지던 펜션 주변에는 어제는 볼 수 없었던, 새벽 이슬을 머금은 연꽃들이 호수 가장자리로 옹기종기 피어있었다.
어젯밤, 승아가 머물던 방에 불이 꺼진 건 새벽 4시가 다 되어서였고 철기는 방에 불이 꺼진 이후에도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만감이 교차되던 머릿속이 평온하지만은 않았으리라. 진우에게, 아니, 사랑에 대한 추억을 찾아서 끈질기게 집착하던 승아에게서 철기는 아마도 마음속에서 놓아주지 못했던 첫사랑의 아련함을 떠올리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아침까지 철기는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워야만 했다.
“ 기억… 났다! ”
조명이 모두 꺼진 방이 환하게 밝아질 정도로 잠을 자던 승아는 천천히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승아의 얼굴에서는 실로 오래간만에 연한 봄 꽃이 꽃망울을 터트리며 수줍게 피어 오르고 있었다.
꿈만 같았던 추억들이 서려있는 방 안의 모든 사물들이 두 사람을 기억이라도 하듯이 말해준 것일까? 아니면 승아가 덮고 잠을 청한 이불이 진우에 대한 향수를 자극한 것일까? 하룻밤 사이에 모든 것을 알아버린 승아였다.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꿈을 꾸었다. 하지만 그건 꿈이 아니었다. 현실이었다. 그리고 추억이었다. 승아는 마치 자신이 주인공인 한편의 영화를 보듯이 모든 것을 다 보았었다. 결국, 거짓말처럼 기억이 다시 돌아온 것이었다. 승아는 다시 보고 싶어졌다. 진우와의 좋았던 추억들을 말이다. 그래서 승아는 밤새도록 자신의 머리를 어루만져주던 베개를 끌어안고서 그 속에 얼굴을 파묻었다.
진우를 처음 만났던 날, 정확히 5월 1일이었다. 승아는 그 날을 떠올리고 있었다. 어이없이 운명적으로 만났던 진우와의 아찔했던 기억을……
감사합니다.
- 작가의말
26막! `해후` 편입니다.
이걸로 제 2장 흔적은 머물렀다의 대단원이 막을 내렸습니다.
부족한 제 글을 응원해 주신분들에게 너무나 감사합니다.
이번 글은 조금 많이 짧습니다.
제 3장 ` 나의 그리움은 항상 너의 뒤에 ` 와 맞물립니다.
그래서 바로 업데이트 예정입니다.
스토리는 이제 아주 아주 처음으로 돌아갑니다.
감사합니다^^
아! D-1 딱 하루남은 철기와 흑월의 대립을 마치고 갈까 하다가
어차피 다시 스토리는 이어질 예정이라
뒷편으로 옮기는 게 좋다고 판단이 되어서
나중에 나올 예정입니다.
마지막에 모든 사건의 전말과 음모가 밝혀질 때까지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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