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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연(靑燕) 님의 Flying in the sky

상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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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연(靑燕)
작품등록일 :
2013.02.07 21:06
최근연재일 :
2013.05.27 20:20
연재수 :
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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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4.1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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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제 2장 흔적은 머물렀다 - 22막 진실(眞實) ~ 6

상실(喪失) - 청연(靑燕)

감사합니다.




DUMMY

“ 저…… 우선, 아가씨께서 알고 계시는 것 먼저 말씀해보세요. 저는 의사신분으로서 관찰을 해야 하는 입장이라서요. 아가씨의 기억을 먼저 듣고 싶습니다 ”

“ 뭐, 뭐라구요? ”


승아는 영리하게 빠져나가는 김 박사의 말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런 식으로 말려버린다면 아무런 소득도 없이 끝이 날 것만 같은 예감이 들어서였다. 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도저히 저 늙은 여우 같은 영감탱이를 이런 방법으로는 이길 수가 없을 것만 같았다.


승아도 무언가 김 박사의 마음을 움직일 결정타가 필요했다. 그래서 가슴속에 담아 두었던, 비록 기억은 나질 않았지만…… 생각만 해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남자의 이름을 천천히 말했다. 김 박사의 눈을 바라보면서.


“ 유 진우! ”


승아는 진우의 이름을 말함과 동시에 아주 살짝 흔들리던 김 박사의 눈빛을 보았다. 하지만 김 박사는 생각만큼 그렇게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흔들리던 눈빛과는 다르게 표정에는 조금의 변화마저도 없었다.


승아의 말을 듣고, 김 박사는 웃으면서 마치 어린 아이의 투정에 대꾸를 하듯이 부드럽게 대답했다.


“ 그 사람은 아가씨 친구잖아요. 그걸 저한테 왜? ”


승아는 시침을 떼는 김 박사의 얼굴에 욕이라도 실컷 퍼붓고 싶었지만 참았다. 하지만 ` 왜 다들 나를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로 만드는 걸까? ` 라는 생각은 결국, 승아의 눈물샘을 거의 폭발할 지경에까지 이르도록 만들어 놓았다. 승아는 그걸 입술을 깨물어가며 간신히 버텨내고 있었다.


그러나 날카롭게 들리기만 했던 김 박사의 부드러운 말이 한번만 더 아픈 마음을 건드려 놓는다면 아마도 승아의 눈물샘은 터지고 말 것이었다.


그런 승아와 달리 김 박사는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김 박사는 ` 아마도 승아가 이러할 것이다 ` 라는 예상을 이미 처음부터 모두 계산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마지막 말을 하고 나서는 오히려 얼굴에 여유로움마저 보이고 있었다. 결국은 자신의 예상대로 승아의 감정이 많이 흔들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제 김 박사는 지금의 이 불편한 자리를 피하는 일만이 남았다.


승아는 터져 나오려는 눈물을 애써 감추려고 창 밖으로 보이는 먼 하늘을 바라보며 잠시 감정을 추스르고 있었다. 그리고 요동치던 감정이 어느 정도 진정이 됐다고 느껴졌을 때 입술을 천천히 떼었다. 하지만 울지 않으려는 노력과는 다르게 승아의 두 눈 속에서만 머물던 푸른 하늘은 붉게 물든 오후의 노을로 점점 물들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승아는 말을 하면 할수록 점점 더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 박사님은…… 그냥 친구 하고도…… 막…… 잠자리를 같이 하시나 봐요? ”


말을 마치자 마자 결국, 억지로 참아왔던 눈물이 터지고야 말았다. 붉게 물든 하늘에서부터 승아의 가슴에 깊게 패인 웅덩이로 억수 같은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승아의 눈물에 김 박사는 헛기침만 몇 번 연거푸 했을 뿐, 더 이상의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단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평화롭게 헤엄을 치던 어항 속 열대어들만 멀뚱히 바라볼 뿐이었다. 하긴, 지금의 이런 상황에서 무슨 말을 어떻게 할까? 스스로가 빠져나갈 구멍은 분명히 보이지만 전혀 움직일 수가 없었던 김 박사였다.


승아의 눈에서 흘러나온 한 방울의 눈물이 탁자위로 떨어졌고, 떨어진 눈물은 기지개를 펴듯이 살며시 퍼져나갔다. 승아는 퍼진 눈물자국을 옷 소매로 얼른 닦아내었다. 자신에게는 아픔과도 같은 눈물이었기에, 그래서 누군가에게 보여주기가 싫은 것이었다. 하지만 눈물은 멈출 줄을 모르고 계속해서 탁자위로 떨어져 내렸다. 그리고 결국, 눈물을 닦아내고 또 닦아내도 멈추지 않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감정에 북받친 승아는 그 동안에 겪었던 일들을 마치 혼잣말을 하듯이 한탄스럽게 늘어놓기 시작했다.


“ 꿈을 꾸었어. 그것도 매일. 하지만 잠에서 깨어보면 기억이 나지가 않아. 허상에서는 생생했는데 현실에서는 아무것도…... 집에서 꼭꼭 감춰 놓은 편지를 하나 봤는데…… 우린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어. 그런데 왜? 왜? 도대체 왜? 아빠도 그렇고…… 문 실장도 그렇고, 박사님도…… 왜 다들 진우가 원래부터 없던 사람처럼 말하는 거야? 대체 왜? 왜…… 왜…… ”


말을 채 마치지 못한 승아의 몸이 소파위로 무너져 내렸다. 승아는 그렇게 엎드린 채로 한참이나 울었다. ` 왜? ` 라는 말을 계속 해가면서…… 승아는 그렇게, 그렇게 가슴 한구석에 자리를 잡은 치유되지 못한 멍울을 스스로 도려내고 있었다.


김 박사는 겉으로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여리디 여린 승아의 가엾은 모습을 보면서 적지만은 않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었다. 도대체 저 어린 양을 무엇 때문에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어야만 했는지 말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재규와의 약속은 지켜야 했기에, 무척 안타까웠지만 또 승아에게는 미안하지만 김 박사는 재규의 비밀을 끝까지 지켜주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김 박사는 현재의 상황이야 어쨌든 승아부터 달래야 했다. 평소에 몸이 약했던 승아였기에, 이렇게 장시간 통곡을 하다가 진이 빠지면 위험했으니까. 일단은 이런 상황을 빠져나가기 전에 그것이 먼저였다.


“ 저기, 아가씨? 드릴 말씀이 있는데…… ”

“ …… ”


승아는 김 박사의 목소리에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김 박사가 말끝을 흐리며 말하던 뉘앙스로 봐서는 무언가 자신이 모르는 사실을 털어놓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김 박사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척 했지만 듣고는 있었다. 승아에게는 무엇보다 사실을 알아내는 게 중요했으니까.


그러나 김 박사가 위로랍시고 승아에게 던진 말은 개구리에게 던진 커다란 돌이었고, 스스로에게는 기껏 열어놓았던 빠져나갈 출구를 혼자서 막아버린 꼴이 되었다.


“ 저…… 다른 거는 저도 잘 모르겠고, 유 진우 라는 그 친구 스스로 떠났어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저도 잘 몰라요. 그렇지만 그 친구 스스로 떠났어요. 제가 봤어요. 그러니까 이제는 그만 잊으세요. 회장님도 아가씨가 그러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


김 박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소파에 얼굴을 파묻은 채로 엎드려 있던 승아의 고개가 김 박사를 향했다. 눈에서는 눈물이 이미 뚝 끊겨버린 뒤였다. 분노에서 터졌던 슬픔의 눈물은 다시금 분노로 바뀌고 있었고, 그랬던 분노가 이제는 승아를 비참하게 만들고 있었다. ` 스스로 떠난 사람에게 목을 매다니…… ` 라는 뜻을 담았던 김 박사의 입에서 나온 말이 승아를 그렇게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승아는 믿고 싶지가 않았다. 그건 분명히 거짓말이었다. 승아는 그렇게 믿고 싶었다. 김 박사는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찰나의 시간 동안 몇 번이고 생각했다. ` 진우가 스스로 떠났다니……. ` 말도 안 된다. 지금까지의 정황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김 박사의 말은 전혀 앞뒤가 맞지가 않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철저하게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속일 리가 없었으니까. 순간적으로 승아의 머릿속에는 또 다시 ` 아빠 ` 가 떠올랐다.


` 그래! 틀림없이 그럴 거야! `


승아는 만약,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이 사실이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여태까지 변변치 않은 연애 한번 못 해본 것도 전부 재규의 방해가 있었기 때문이니까. 물론, 재규가 나서서 직접적으로 방해를 하지는 않았다. 모든 것은 재규의 지시를 받은 철기의 짓이었다. 승아와 만남이 잦았던 남자들에게 철기가 몰래 협박을 했다는 것까지도 모두다 알고 있는 승아였다.


하지만 그때만큼은 전부 이해했다. 아니, 적어도 이해를 하려고 노력은 했었다. 그리고 여태껏 만났던 남자들과는 좋아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전에 무마가 되어 버려서 그런지 그다지 마음에 담아 두고 있지도 않았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이번에는…...


` 아빠, 문 실장, 그리고 김 박사 `


승아는 생각했다. 이들 셋 만이 진우에 대한 모든 진실을 알고 있었다. 그들 중에서 재규와 철기는 난공불락의 요새였다. 오늘 아침에도 겪어보았듯이 그 둘에게는 절대로 사실을 알아낼 수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지 김 박사의 입에서 사실을 들어야만 했다. 하지만 김 박사도 만만치가 않았다. 이 빌어먹을 여우 같은 노인네도 진우를 잊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꼭 진실을 밝혀 내야만 했다. 어쩌면 이번이 진실을 밝혀내기 위한 마지막 시도일지도 몰랐으니까 말이다. 만약에 오늘, 실패를 한다면 승아는 두 번 다시 김 박사를 만나지 못할 것만 같았다.


김 박사가 생각에 잠긴 사이에 승아의 시선은 테이블 위에서 반짝이던 무언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건 볼펜들을 꽂아놓은 볼펜꽂이였다. 승아의 손이 순간적으로 볼펜꽂이 꽂혀있던 만년필을 끄집어 내었다. 그리고 만년필의 날카로운 볼펜 촉을 자신의 목에다가 바짝 갖다 대었다. 결국, 이 방법 밖에는 없었다.


떨리던 목소리로 승아가 입을 열었다.


“ 그래요! 모두가 다 그렇다는데 제가 틀린 것 같네요. 그렇지만, 그렇지만 말이에요. ”


승아의 행동은 자신의 의지와도 같은 극단적인 선택이었다. 그리고 격앙된 목소리처럼 손에 쥐고 있는 만년필도 위태롭게 떨고 있었다. 승아의 눈에서는 숨을 제대로 쉬는 것조차 힘들만큼의 눈물이 쉴새 없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 모습을 본 김 박사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말도 안 되는 일 때문에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일을 겪어야만 하는 스스로가 원망스럽기만 할 뿐이었다. 그건 둘째치고 어쨌거나 지금은 승아의 마음을 진정시키는 게 먼저였기에, 김 박사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 진정하세요. 그리고 그거 내려 놓으세요 큰일나요 “


김 박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승아는 만년필을 쥐고 있던 손에 더욱 힘을 주었다. 그러자 날카로운 볼펜 촉에 지그시 눌린 살결에서 새빨간 피가 서서히 배어 나오기 시작했다. 이때는 이미 승아도, 김 박사도 제정신이 아니었다.


승아는 김 박사를 노려보며 말했다.


“ 어떻게 하실래요? ”


식은땀을 비 오듯이 흘려가며 김 박사는 생각했다. 만약, 승아가 손에 들고 있는 펜으로 스스로 목을 찌르는 날에는 재규와의 비밀을 승아에게 누설한 것보다 더욱 엄청난 일이 벌어질 것이었다.


상황 판단은 무척이나 빨랐다. 김 박사는 흥분한 승아를 달래기 위해서 차분하게 말을 건넸다.


“ 일단, 아가씨. 그거부터 내려 놓으세요. 사실은 회장님 하고는 그 친구에 대한 것을 비밀로 하기로 했었어요. 자초지종은 솔직히 저도 잘 몰라요 ”


역시, 승아의 예상대로 이 일에는 재규가 관련이 되어 있었다. 승아는 계속해서 진실을 듣고 싶어졌다. 그래서 손에 더욱 힘을 주어서 김 박사를 재촉했다.


“ 계속 하세요! ”

“ 그러니까, 아이고 전부다 말씀 드릴 테니까 제발 그거부터 내려 놓으세요 ”


정확히 반대 입장이 되어 있었다.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고 기회만 엿보던 김 박사가 이번에는 반대로 거의 울 지경이 되어있었다. 아까 그 말만 하지 않았어도, 충분히 쉽게 빠져나갈 수 있었던 김 박사였다. 어쩌면 자신의 꾀에 자신이 넘어갔는지도, 아니면 양심의 가책이 불러온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김 박사가 사정을 하는 통에 승아는 만년필을 쥐고 있던 손에 힘을 풀었지만 테이블 위에다가 다시 내려 놓지는 않았다. 그제서야 김 박사는 안심이 된다는 듯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며 조심스럽게 사실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 아가씨가 뺑소니를 당하고 조금 위급한 상황이었어요. 그때 그 친구가 아가씨의 목숨을 살려 주었어요 ”


이건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승아는 자신이 뺑소니 사고를 당했다는 것까지는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진우가 자신의 목숨을 구해 주었다는 사실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이해가 가지 않았다. 도대체 어떻게 자신의 목숨을 구해 주었는지를 말이다. 그래서 승아는 다시 김 박사에게 되물었다.


“ 제가 이해할 수 있게 설명을 해주세요 ”

“ 아가씨 혈액형이 뭐에요? ”

“ B형이요 ”

“ 혈액형은 ABO식 말고도 RH-, RH+라는 게 있어요. 아가씨는 RH- B에요. 서양에는 15%내외로 비교적 흔하지만 동양인은 1%정도 밖에 없는 아주 희귀한 혈액형이죠. 아가씨가 이곳에 왔을 때 골반 뼈가 부러졌었고 신장이 양쪽 모두 파열 된 상태였어요. 부러진 뼈는 다시 붙이면 된다지만 파열된 신장은 이식하는 방법 말고는…... 하지만 그 희귀 혈액형의 신장을 당장 어디 가서 구합니까? 구한다고 해도 그때는 이미…… 당장 1분이 급했던 아가씨는 곧 죽을 운명이었어요. 회장님께서도 아가씨의 장례식을 준비 하라고 지시까지 하셨어요. 헌데…… ”


김 박사는 말끝을 흐렸다. 더 이상은 이야기를 꺼내기가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승아도 어느 정도는 짐작을 하고 있었다. 곧 죽을 운명에서 살아남았다는 것은 바로 그걸 의미했으니까. 하지만 승아는 김 박사의 입으로 모든 사실을 듣고 싶었다. 짐작은 어디까지나 짐작일 뿐이었다. 그리고 김 박사의 말은 승아의 눈물을 멈추지 않게끔 만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 나는 지금 이렇게 살아 있잖아 ”


김 박사는 승아의 떨리던 목소리를 뒤로하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 이미 재규와의 비밀을 지킨다는 것을 포기한 상태였다. 그리고는 조용히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 그 친구, 유 진우 말이에요. 아가씨가 그런 상황이라고 듣자마자 선뜻…… 다행히 그 친구도 RH- B형이 더군요. 저에게는, 아니, 아가씨가 살기를 바라는 모든 이들에게는 한줄기의 희망이 보였어요. 아가씨를 살리기 위해서 우리 의료진이 할 수 있는 것도 그게 최선이었죠. 네, 맞아요. 지금 아가씨 왼쪽에 있는 신장은……. ”


역시…… 그랬다. 승아는 자신이 짐작했던 내용이 김 박사가 말해준 사실과 일치하자 온몸에 힘이 빠지는 기분을 느껴야 했다. 그건 사실이 아닐 거라고 믿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게 만약 사실이라면 진우는 승아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주고도 쫓겨나야만 했던 사람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김 박사의 입에서 나온 말은 모두가 사실이었다.


김 박사는 이미 체념한 듯이 모든 것을 더 털어놓기 시작했다. 어차피 전부 알게 된 사실, 이제는 될 대로 되라는 식이었다.


“ 물론, 위험하기는 했어요. 조직검사라던가 부작용에 대한 그 어떤 대책도, 또 준비도 없었거든요. 하지만 이식수술 전 조직검사를 진행하는 시간이면 아가씨가 생존할 확률이 거의 없었어요. 그래서 회장님의 동의를 받고 바로 수술을 진행 한 거고…… 다행히 그 친구의 신장이 큰 부작용 없이 잘 맞더군요. 아가씨는 열흘 만에 깨어났었는데 그때, 그 친구가 아가씨 옆에 있었어요. 하지만 아가씨는 그 친구를 몰라봤어요. 그래서 그 친구가 많이 힘들어하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며칠 뒤부터 더 이상 그 친구가 보이지 않았어요. 나중에 회장님께서 말씀 해주셨는데 스스로 떠났다고…… 왜 떠났는지는 솔직히 저도 잘 몰라요. 이게 제가 알고 있는 유 진우, 아가씨가 알고 싶어하는 그 친구에 대한 모든 것 입니다 ”


김 박사의 말이 끝나자마자 만년필이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지금 승아의 머릿속에는 온통 진우에 대한 미안함으로 가득했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되면 마음이 편안해 질 것 같았지만 오히려 그 반대였다. 승아는 진우를 찾아야 했다. 찾아서 사죄를 해야만 했다.


승아는 몸을 일으켜 세웠다. 하지만 이미 힘이 빠져버린 몸에서는 걸음을 걸을 기운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반 실성한 사람처럼 초점 없는 눈으로는 쉴새 없이 많은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그래서 한치 앞도 보이지가 않았다. 그래도 걸었다. 한걸음, 한걸음씩. 천천히 출구 쪽으로 걸음을 옮겨보았다.


- 털썩


승아는 결국 정신을 놓고야 말았다.



************************************



승아가 쓰러진 그 시간, 승아의 집 앞에는 진우가 와 있었다. 진우는 대문의 초인종을 미친 듯이 눌러대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22막 입니다.

 

진우가 떠났던 이유를 제외한 모든 진실이 밝혀졌습니다.

진우가 승아의 집 앞에 와있네요.

 

` 진실 ` 편은 이것으로 끝났습니다.

다음편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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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제 1장 잃어버린 시간 - 10막 비밀(祕密)~2 +4 13.02.27 557 6 23쪽
9 제 1장 잃어버린 시간 - 9막 비밀(祕密)~1 +2 13.02.26 571 8 6쪽
8 제 1장 잃어버린 시간 - 8막 해방(解放) +2 13.02.23 392 5 16쪽
7 제 1장 잃어버린 시간 - 7막 다크문(黑月) ~ 2 +2 13.02.22 495 7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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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제 1장 잃어버린 시간 - 5막 연리지(連理枝) +4 13.02.21 633 7 9쪽
4 제 1장 잃어버린 시간 - 4막 시작(始作) ~ 2 +7 13.02.20 494 6 6쪽
3 제 1장 잃어버린 시간 - 3막 시작(始作) ~ 1 +8 13.02.19 523 9 9쪽
2 제 1장 잃어버린 시간 - 2막 삭제(削除) +14 13.02.19 613 7 9쪽
1 제 1장 잃어버린 시간 - 1막 악몽(惡夢) +18 13.02.19 1,139 13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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