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청연(靑燕) 님의 Flying in the sky

상 실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퓨전

청연(靑燕)
작품등록일 :
2013.02.07 21:06
최근연재일 :
2013.05.27 20:20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22,899
추천수 :
357
글자수 :
243,989

작성
13.03.21 21:54
조회
388
추천
9
글자
16쪽

제 2장 흔적은 머물렀다 - 8막 업보(業報) ~ 1

상실(喪失) - 청연(靑燕)

감사합니다.




DUMMY

동인은 똑똑히 보았다. 자신의 고조부가 저질렀던 일을. 아니, 스스로가 간접적으로 경험을 했다고 하는 편이 더 어울릴는지도 모르겠다. 조상신인 고조부가 동인의 몸에 접신 되었을 때, 그때만큼은 껍데기만 자신의 몸이었을 뿐 나머지 모든 것은 자신의 고조부였었던 것이나 다름이 없었으니까.


동인은 팔괘 위에 엎드린 자세 그대로 홀연히 과거의 몹쓸 기억만을 남겨두고 자신의 몸을 빠져나갔던 고조부에 대해서 생각했다. 그리고 스스로가 고조부의 눈이 되어서 보았던 모든 것을 다시 떠올리기 시작했다.


1852년의 조선 후기.

철종이 왕위에 오른 지 3년째 되던 해였다. 당시는 1800년대 초반부터 이어온 안동김씨(安東金氏)의 세도정치가 최고조에 달했었고 따라서 왕권이 약해진 시기였다. 더불어 관직을 사고 파는 매관매직이 성행함에 정치기강이 해이해지고 삼정(당시 농민들이 내던 세금/전세,군포,환곡) 또한 문란해진 시기라서 민심이 매우 흉흉할 때였다.


몇 해 전부터 잇따른 홍수와 가뭄이 반복이 되었고 그러했던 자연재해가 끝나가던 시기쯤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염병까지 돌았었다. 그래서 삶의 터전이었던 농지를 잃어버린 농민들은 세금을 제때 내지 못했었고 전염병은 마을 하나를 송두리째 집어 삼켜버렸었다. 결국 굶어 죽을 판국에 놓인 농민들은 난을 일으켰고 조정에서는 마땅한 대책도 없이 무력만을 내세워서 무자비하게 농민들을 살육(殺戮)했다. 그래서 양반에 대한 농민들의 한(恨)은 점점 깊어져만 갔고 하루에도 수백 명의 농민들이 기근과 전염병으로 또 역모 죄로 죽어나갔다.


매관매직과 농민들의 죽음.

그것이 계속 반복 되다 보니 조선 전체의 인구는 70%를 양반이, 그리고 나머지 30%만이 평민인 농민들이었다. 이러한 계급층의 불균형은 또 다른 악재(惡災)를 불러왔다. 녹을 먹는 관료들의 수는 많아지고 세금을 내야 하는 농민들의 수가 적어지다 보니 당연히 농민 한 사람당 부담해야 하는 세금의 양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그랬기 때문에 농민들은 한해 동안 농사를 지어서 그대로 조정에 갖다 바쳐도 결국은 빚을 떠안을 수밖에 없었고 죽도록 일만 하다가 굶어 죽는 사태가 벌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양반에 대한 농민들의 마음이 이제는 한을 넘어서 분노와 증오로 바뀌고 있던 암울한 시기였다.


“ 대감마님! 살려주십시오. 도련님은 저 때문에 다치신 게 아닙니다요. “

“ 시끄럽다 이놈! 감히 내 아들 얼굴에 생채기를 내다니! 여봐라~ 저놈을 당장 곳간에 가두거라! 그리고 내가 열어주라고 하지 않는 한 절대로 열어 주지 마라 “


최 진사는 대청마루 바로 아래 흙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로 앉아있던 삼식을 독기 어린 눈으로 쳐다보다가 주위를 향하여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그 집안의 건장한 머슴 둘이 나와서 삼식을 사랑채 뒤편으로 거칠게 끌고 가버렸다. 삼식은 끌려가는 와중에도 ` 제발 살려주십시오 ` 라는 말을 연거푸 해댔지만 최 진사는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 진사는 고작 자신의 아들 얼굴에 작은 상처를 냈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역정을 내는 것이 아니었다. 사실은 다른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그 동안 스스로가 쌓아왔었던 삼식에 대한 증오의 마음 때문이었다. 그래서 ` 아들의 상처 ` 라는 별 것도 아닌 빌미를 잡아서 이렇게 화풀이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 모습을 먼 발치에서 지켜보며 아무 말 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던 여인이 있었다. 바로 삼식의 어머니인 미향이었다. 미향은 10년 전 최 진사가 첩실로 들인 두 번째 부인이었다. 하지만 당시의 시대 상황은 첩(妾)이라는 제도를 쉬쉬하던 시대였다. 물론 그랬어도 암암리에 첩실을 들이는 일이 조선 팔도 곳곳에서 계속 이루어지기는 했었다.


최 진사가 미향을 첩실로 들인 이유는 딸만 연달아서 세 명이나 낳은 본처 때문이었다. 본처에게서 계속 아들이 태어나지 않자 최씨 가문 어른들의 심려가 이만 저만이 아니었었다.


어른들은 대대로 장손 집안이었던 최 진사의 가문에 대가 끊기는 것을 당연히 원치 않았었다. 하지만 조정에서 금기하던 ` 첩 ` 을 들인다는 것을 어른들 중 누구도 자신의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그 시기에 최 진사가 남몰래 준비하던 첩실이 있었는데 그 여인이 바로 미향이었다. 그러나 대대로 벼슬을 지냈던 양반 가문에서는 평민이었던 미향의 신분이 탐탁할 리가 만무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 장손을 얻기 위함 ` 이라는 집안 어른들이 솔깃해 할만한 말이었다.


하지만 그 말은 평민 신분의 미향을 반대하던 최씨 가문의 보수적인 집안 어른들께 최 진사가 내세운 도의적인 명분에 불과했다. 사실 최 진사는 빼어난 외모의 미향을 진심으로 흠모했기 때문에 첩실로 맞이하고 싶었던 것이었으니까.


평민 신분이었던 미향은 그렇게 해서 양반으로 신분이 상승 되었으나 최 진사와 미향 사이에서 낳았던 아들, 삼식은 평민도 아니고 양반도 아닌 중인 신분의 서자로서 모든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아야만 했다. 물론 최 진사의 본처에게 아들이 없던 동안만큼은 삼식이 최씨 가문의 혈통을 이을 적자로서 인정을 받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랬던 행복의 시간은 고작 2년 남짓뿐이었다.


삼식이 두 살이 되던 해, 정말 거짓말처럼 최 진사의 본처가 다시 회임을 하더니 아들을 낳아버린 것이었다. 그 아이는 최씨 가문의 ` 진짜 장남 ` 이자 혈통을 이어줄 아들이었다. 그때부터 삼식에게는 집안의 ` 노비 ` 보다 못한 대우가 이어졌다. 그래 봐야 고작 두 살이었던 삼식이었다. 아기였단 말이다. 그랬던 삼식이 울거나 보챌 때 최 진사는 어김없이 몽둥이를 들었다. 그리고 불과 키가 사람 무릎의 높이만한 삼식을, 이제야 겨우 걸음마만 뗀 삼식을 마치 개를 잡듯이 인정사정 없이 두들겨 팼었다.


몇 번이나 죽도록 매를 맞은 일을 겪고 난 후 삼식에게는 그 어린 나이에나 누릴 수 있었던 ` 칭얼거림 ` 이라는 것이 사라졌었다. 그리고 10살이 된 지금까지 단 한번도 울지 않았다. 그랬던 게 아직도 어린 삼식에게 미향이 가장 마음 아파하는 부분이기도 했다.


물론 대접을 못 받는 것은 삼식의 어머니인 미향도 마찬가지였다. 세월에 깎여서 시들고 말라버린 꽃을 버려두고 새롭고 싱싱한 꽃을 찾아서 떠나는 꿀벌처럼 미향의 곁에만 머물던 최 진사의 관심은 ` 혈통을 이을 적자 ` 가 생긴 순간부터 이미 미향의 것이 아니었다.


안채에서 바깥채로 내쳐진 미향은 목숨만 붙어있었을 뿐 산송장이나 다름없는 하루하루를 이어가야 했다. 절대로 대문 밖으로 나가서는 안되며 집안에서는 개미소리조차 내지 말라고 하던 최 진사의 명령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아들이었던 삼식과도 같은 방을 쓰지 못하게 했다. 미향에게는 죽음보다 못한 고통스러운 나날이 이어졌다. 그렇게 8년이라는 기나긴 세월이 흘러만 갔다.


오늘도 미향은 삼식이 못 볼꼴을 당하는 장면을 그저 바라보며 눈물을 흘려주는 것 외에는 아들을 위해서 스스로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 여봐라! 저년을 어서 안으로 집어 넣거라! 꼴도 보기 싫다! “


미향이 소리 없이 울고 있던 모습을 발견한 최 진사가 머슴들에게 호통을 쳤다. 이렇게 하는 게 스스로가 진심으로 사랑했던 여인에 대한 최대한의 예우라고 생각했던 최 진사였다. 아마도 다른 첩실 같았으면 벌써 쥐도 새도 모르게 죽였거나 아니면 밖으로 내다 버렸을 테지만 적어도 미향에게는 밥이라도 먹이고 잠이라도 재워 주니 말이다.


최 진사의 호통에 머슴들이 성큼성큼 다가오자 미향은 스스로가 바깥채로 다시 들어가 버렸다. 바깥채 안에서도 미향의 소리 없는 울부짖음은 계속 이어졌다.


같은 집에 살면서 8년 동안이나 아들 한번 안아보지 못하고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사람처럼 살고 있으니 이 얼마나 원통한 일인가? 살아도 사는 게 아닌 매정한 현실을 얼마나 원망했던가? 어미를 잘못 만나서 아비를 마음 놓고 아버지라 부를 수도 없었고 제 이복동생을 아우가 아닌 도련님이라고 부르던 아들이 그 동안에 얼마나 서러웠을까?


그렇다고 홀로 도망을 치거나 자결을 할 생각은 차마 하지 못했던 미향이었다. 그랬다가는 최 진사가 삼식의 목숨마저도 끊어 놓을 것 같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어떻게 보면 삼식의 입장에서도 ` 죽는 것만 못한 인생 ` 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부모 마음이라는 것이 어찌 그렇던가?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고 아무리 천대를 받더라도 제 자식의 목숨은 이어가길 바라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니까.


마음대로 죽지도 또 살지도 못하는 미향은 삼식이 성인이 되면 자신을 데리고 아주 멀리 도망쳐 주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모자(母子)가 이런 생지옥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그것뿐이었으니까.


삼식이 곳간에 갇힌 날로부터 엿새의 시간이 흘러갔다. 머슴들은 삼식의 생사 여부가 궁금하기도 하였지만 그보다도 꺼내놓았던 곡식이 모두 소진이 되어 어쩔 수 없이 곳간을 열었어야만 했다. 하지만 자신의 명령이 없으면 절대로 곳간을 열지 말라던 최 진사의 명령에 거역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식량을 담당하던 머슴은 불호령을 각오하고도 어쩔 수 없이 최 진사에게 고하기 시작했다.


“ 대감마님! 식량이 전부 떨어졌는뎁쇼. 그래도 곳간을 열면 안되겠습니까요? “

“ 뭐라? 그러면 얼른 곡식을 꺼낼 것이지 무얼 망설이는 것이더냐? “

“ 그, 그게…… 고, 곳간에…… “


머슴은 말을 잇지 못하였다. 불호령이 떨어질 까봐서 차마 말을 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최 진사도 자신이 삼식을 곳간에 가두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듯 했다. 아니, 진작부터 무관심 했기 때문에 이미 그 사실을 잊은 지가 오래였다. 그래서 최 진사의 입에서 나왔던 대답은.


“ 곳간에? 대체 뭐가 어쨌다는 말이냐? 곳간에 귀신이라도 있는 것이더냐? “

“ 아, 아닙니다. 그러면 곳간을 열어서 곡식을 꺼내겠습니다요. 대감마님 “

“ 에이! 멍청한 놈 같으니라고! “


머슴이 곳간의 문짝에 채워져 있던 잠금 고리를 걷어내고 문을 열었다. 그러자 걸인처럼 변한 삼식이 괴성을 지르며 뛰쳐나왔다.


“ 우와아아아아악!!!!! “


삼식은 이미 실성한 사람처럼 눈에 뵈는 게 없었다. 곳간에 엿새 동안이나 갇혀 있으면서 제대로 된 끼니를 챙기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삼식이 곳간에 갇힌 첫날, 허기는 그곳에 쌓여있던 쌀과 콩을 씹어먹으며 달랬지만 그가 미쳐서 날 뛰는 것은 단지 ` 배고픔 ` 의 문제만이 아니었다. 삼식을 제일 미치게 했던 것은 어린 나이에는 절대로 견디기 힘들었던 ` 지독한 갈증 ` 이었다. 곳간에는 물이 한 방울도 없었으니까. 거기에다가 날 곡식을 씹어서 소화시킨 삼식의 뱃속이 멀쩡할 리가 없었다. 엿새 동안 계속된 극심한 설사(泄瀉)에 이어서 탈수증까지 이어졌었다. 아마도 지금 이 순간에 곳간의 문을 열지 않았더라면 내일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었을 삼식이었다.


“ 으어어어어어어억!!! “


삼식은 여기저기 마당의 흙먼지를 일으켜가며 날 뛰었다. 그래 봐야 고작 성인 남자의 가슴 언저리 정도의 키 만했던 10살의 아이였다. 하지만 다들 쳐다보기만 할 뿐 삼식을 제지하는 사람은 그 누구도 없었다.


“ 이놈들아! 어서 저놈을 붙잡지 않고 뭐하고 있는 것이냐? “


당황한 머슴들 사이로 최 진사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그러자 멍 하게 서있던 머슴들이 모두 삼식에게 달려 들었고 삼식은 머슴들 사이의 틈새를 요리조리 잘도 빠져나갔다. 그리고 삼식은 푸닥거리로 생긴 자욱하게 일어난 흙먼지 속으로 마치 자신이 흙먼지가 되어서 흡수된 듯이 감쪽같이 사라져버렸다.


잠시 후, 흙먼지가 어느 정도 가라앉았고 마당에는 우왕좌왕하며 헤매던 머슴들 밖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 붙잡았느냐? 대체 뭣들 하는 것이냐? 이런 멍청한 녀석들!! “


그때 집의 안채 옆쪽, 우물가 근처에 있던 머슴 하나가 소리를 질렀다.


“ 여기, 여기 있습니다요 대감마님! 찾았습니다!! “


삼식은 우물에 기대어서 두레박에 묶어놓은 줄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지독했던 갈증을 해결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 풍더엉!


하는 소리와 함께 삼식은 다시 모습을 감추고 말았다. 물이 가득 담긴 두레박의 무게는 삼식의 작은 체구로는 감당하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해갈(解渴)을 향한 깊은 열망은 삼식의 손이 붙잡고 있던 두레박의 줄을 놓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그래서 결국 삼식은…… 우물 속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 제 스스로 올라오도록 그냥 내버려 두거라!! “

“ 대감마님! 그러다 죽습니다요! “


최 진사의 명령에 용기를 내어 대꾸를 하던 머슴이 있었다. 하지만 다시 이어진 최 진사의 강박에 그 머슴은 입을 닫아야만 했다.


“ 허면 너도 같이 죽여주랴? “

“ 아, 아닙니다요 대감마님! “

“ 제 스스로 죽게 그냥 내버려 두거라!! “


이것이 어찌 자신의 피가 섞인 아이, 또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과의 사이에서 낳았던 아이에게 할 수 있는 짓이던가? 정녕 사람이 맞는 것인가? 하지만 최 진사는 단호했다. 그리고 경각의 망설임도 없었다.


최 진사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훗날 자신의 장남, 최씨 가문의 영광을 이어갈 ` 장손 ` 에게 삼식의 존재는 타의든 자의든 어떤 식으로든 해가 될 수 있었으니까.


짐승의 세계에서 약육강식(弱肉强食)이란 힘 있는 자가 힘 없는 놈을 잡아먹듯이 인간의 세계에서는 지위가 높은 자가 지위가 낮은 자를 잡아먹을 수 있는 것이었다.


“ 대감!! 차라리 나를 죽여주시오!!! “


미향이 버선발로 뛰쳐나왔다. 최 진사의 압박에 8년 동안이나 묵혀 두었던 미향의 목소리는 날카로운 화살이 되어서 다시 8년 만에 최 진사를 향해 날아들었다.


“ 저년을 어서 붙잡아 가두거라!! “


우물가로 달려들던 미향은 최 진사의 명령을 받은 머슴들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그리고 다시 바깥채로 끌려서 들어갔다. 머슴들은 미향을 가둔 바깥채의 문을 굳게 잠가버렸다. 하지만 미향의 발악은 그칠 줄을 몰랐다.


“ 어떻게 이러실 수 있습니까? 대감! 대감의 핏줄이 아닙니까? 차라리 죽이려거든 나를 죽여주시옵소서! 대감! 대감! “

“ 누가 나의 핏줄이란 말이더냐! 내가 원한 것은 단지 너였다! 저 놈이 아니었단 말이다! 그 입 닥치거라! “


미향의 발악에 응수를 했던 최 진사는 급히 안채로 들어가 버렸고 머슴들도 하나 둘씩 그 자리를 피해서 사라졌다. 하지만 미향의 절규는 텅 비어버린 마당에 한참 동안이나 울려 퍼졌다.


“ 대감! 대감! 나를 죽여주시오!! 제발 우리 삼식이 만은…… 제발…… 제…… “


미향의 절규는 우물에서 조그맣게 들려오던 물결의 파동 소리가 멈추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멈추었다.


미향은 이런 생지옥에서 몇 년 동안이나 의지하며 버틸 수 있게 해준 자신의 아들을 결국 잃고야 말았다. 돌려서 말하면 이제 미향은 더 이상 이곳에 머물 이유가 없어진 셈이었다. 그래서 미향은 결심을 했다. 아들을 잃은 모정의 슬픔은 지옥을 빠져 나간 후에야 겪기로, 또 악마에게도 똑 같은 마음을 느끼게 해주겠다고……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동인이 겪은 조상의 몹쓸 이야기 입니다.

업보 편으로 1 부작 / 2 부작으로 나누었습니다.

멍멍이가 등장할 예정이니 마음 단단히 먹고 보세요.

 

스토리의 흐름이 조금 정신 없나요?

하지만 이것도 ` 상실 ` 이라는 작품에 큰 스토리의 일부분이랍니다.

 

다시 복잡한 설정이긴 합니다만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일
    13.03.22 14:37
    No. 1

    끔찍하군요. 근데 조선시대에는 실제로 저렇듯 천인공노할 양반들의 행태가 많았다고 하네요. 보수적인 꼰대 양반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청연(靑燕)
    작성일
    13.03.22 15:18
    No. 2

    네.. 특히 1800년대 초반부터 1860년대 까지.
    순종, 헌종 , 철종 시대에 안동김씨와 풍양조씨의 세도정치 때문에
    특히 심했죠.

    부끄럽지만 제가 안동김씨라서 어느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글로, 스토리에 묶어서 올려 보았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동방존자
    작성일
    13.04.27 14:45
    No. 3

    아, 자식을 키우는 아비 입장에서 참 마음 아프네요..ㅜㅜ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청연(靑燕)
    작성일
    13.04.27 15:23
    No. 4

    네, 맞습니다.
    저도 자식이 둘이나 있습니다.
    제 큰 아이가 삼식이와 나이가 비슷합니다.
    그렇게 따지면 참...... 슬픈 현실입니다. ㅠㅠ

    감사합니다 ^^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상 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8 제 3장 나의 그리움은 너의 뒤에 - 10막 계륵(鷄肋) ~ 3 +8 13.05.27 519 5 10쪽
47 제 3장 나의 그리움은 너의 뒤에 - 9막 계륵(鷄肋) ~ 2 +4 13.05.19 321 12 8쪽
46 제 3장 나의 그리움은 너의 뒤에 - 8막 계륵(鷄肋) ~ 1 +4 13.05.09 448 6 10쪽
45 제 3장 나의 그리움은 너의 뒤에 - 7막 교우(膠友) +6 13.05.06 440 4 10쪽
44 제 3장 나의 그리움은 너의 뒤에 - 6막 내면(內面) +6 13.05.01 361 8 10쪽
43 제 3장 나의 그리움은 너의 뒤에 - 5막 우연(偶然) ~ 2 +10 13.04.29 495 11 9쪽
42 제 3장 나의 그리움은 너의 뒤에 - 4막 우연(偶然) ~ 1 +6 13.04.25 547 11 10쪽
41 제 3장 나의 그리움은 항상 너의 뒤에 - 3막 해후(邂逅) ~ 4 +7 13.04.21 411 6 11쪽
40 제 3장 나의 그리움은 항상 너의 뒤에 - 2막 해후(邂逅) ~ 3 +6 13.04.19 438 12 8쪽
39 제 3장 나의 그리움은 항상 너의 뒤에 - 1막 해후(邂逅) ~ 2 +6 13.04.18 317 6 9쪽
38 제 2장 흔적은 머물렀다 - 26막 해후(邂逅) ~ 1 +8 13.04.18 303 7 3쪽
37 제 2장 흔적은 머물렀다 - 25막 상기(想起) +6 13.04.17 472 6 12쪽
36 제 2장 흔적은 머물렀다 - 24막 추억(追憶) ~ 2 +7 13.04.16 421 5 10쪽
35 제 2장 흔적은 머물렀다 - 23막 추억(追憶) ~ 1 +6 13.04.15 333 5 13쪽
34 제 2장 흔적은 머물렀다 - 22막 진실(眞實) ~ 6 +6 13.04.12 458 6 17쪽
33 제 2장 흔적은 머물렀다 - 21막 진실(眞實) ~ 5 +6 13.04.11 297 6 13쪽
32 제 2장 흔적은 머물렀다 - 20막 진실(眞實) ~ 4 +6 13.04.10 494 6 11쪽
31 제 2장 흔적은 머물렀다 - 19막 진실(眞實) ~ 3 +6 13.04.09 365 7 10쪽
30 제 2장 흔적은 머물렀다 - 18막 진실(眞實) ~ 2 +6 13.04.08 528 6 10쪽
29 제 2장 흔적은 머물렀다 - 17막 진실(眞實) ~ 1 +8 13.04.06 392 6 10쪽
28 제 2장 흔적은 머물렀다 - 16막 흔적(痕跡) ~ 3 +4 13.04.05 432 5 11쪽
27 제 2장 흔적은 머물렀다 - 15막 흔적(痕跡) ~ 2 +4 13.04.02 472 4 12쪽
26 제 2장 흔적은 머물렀다 - 14막 흔적(痕跡) ~ 1 +4 13.04.01 424 12 13쪽
25 제 2장 흔적은 머물렀다 - 13막 조력자(助力者) +6 13.03.31 421 13 9쪽
24 제 2장 흔적은 머물렀다 - 12막 흑백(黑白) +6 13.03.30 386 7 8쪽
23 제 2장 흔적은 머물렀다 - 11막 접선(接線) +8 13.03.28 572 8 17쪽
22 제 2장 흔적은 머물렀다 - 11막 계교(計巧) ~ 2 +6 13.03.28 473 11 13쪽
21 제 2장 흔적은 머물렀다 - 10막 계교(計巧) ~ 1 +5 13.03.25 379 6 9쪽
20 제 2장 흔적은 머물렀다 - 9막 업보(業報) ~ 2 +4 13.03.21 536 5 11쪽
» 제 2장 흔적은 머물렀다 - 8막 업보(業報) ~ 1 +4 13.03.21 389 9 16쪽
18 제 2장 흔적은 머물렀다 - 7막 위작(僞作) ~ 6 +4 13.03.19 388 9 15쪽
17 제 2장 흔적은 머물렀다 - 6막 위작(僞作) ~ 5 +5 13.03.16 476 7 10쪽
16 제 2장 흔적은 머물렀다 - 5막 위작(僞作) ~ 4 +6 13.03.15 524 10 12쪽
15 제 2장 흔적은 머물렀다 - 4막 위작(僞作) ~ 3 +4 13.03.14 499 8 11쪽
14 제 2장 흔적은 머물렀다 - 3막 위작(僞作) ~ 2 +7 13.03.13 385 7 10쪽
13 제 2장 흔적은 머물렀다 - 2막 위작(僞作) ~ 1 13.03.12 538 5 11쪽
12 제 2장 흔적은 머물렀다 - 1막 선물(膳物) +2 13.03.05 574 8 13쪽
11 제 1장 잃어버린 시간 - 11막 비밀(祕密)~3 +2 13.02.28 656 8 12쪽
10 제 1장 잃어버린 시간 - 10막 비밀(祕密)~2 +4 13.02.27 557 6 23쪽
9 제 1장 잃어버린 시간 - 9막 비밀(祕密)~1 +2 13.02.26 571 8 6쪽
8 제 1장 잃어버린 시간 - 8막 해방(解放) +2 13.02.23 392 5 16쪽
7 제 1장 잃어버린 시간 - 7막 다크문(黑月) ~ 2 +2 13.02.22 495 7 17쪽
6 제 1장 잃어버린 시간 - 6막 다크문(黑月) ~ 1 +5 13.02.21 600 6 12쪽
5 제 1장 잃어버린 시간 - 5막 연리지(連理枝) +4 13.02.21 633 7 9쪽
4 제 1장 잃어버린 시간 - 4막 시작(始作) ~ 2 +7 13.02.20 494 6 6쪽
3 제 1장 잃어버린 시간 - 3막 시작(始作) ~ 1 +8 13.02.19 523 9 9쪽
2 제 1장 잃어버린 시간 - 2막 삭제(削除) +14 13.02.19 613 7 9쪽
1 제 1장 잃어버린 시간 - 1막 악몽(惡夢) +18 13.02.19 1,138 13 1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