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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4.03 14:00
연재수 :
6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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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27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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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제 540화 사막의 왕

DUMMY

“더워······.”


드림랜드의 현재 계절은 여신의 한기가 지상을 뒤덮는 겨울이었다. 물이 풍부한 대륙이기에 세상 모든 것이 새하얗게 얼어붙는 것이 정상이지만 거기에도 예외가 있었다. 세레나는 아무리 주변을 둘러봐도 모래뿐인 땅에서 가죽 주머니의 물을 마법으로 자신의 머리에 뿌렸다.


“람슬 왕국이란 거 왜 이렇게 더운 거야! 미친 거 아니야? 지금은 겨울이라고!!!!”

“여기에는 사정이 있어.”


네메시스는 모래 섞인 바람이 귀찮은 듯이 면으로 된 스카프로 입을 가리며 뒷말을 이었다.


“이곳에서 내 명령을 받은 요괴 출신 666의 괴물들이 혼돈의 주신 시온을 사로잡기 위해 크게 전투를 벌였거든. 최강의 주신인 시온인 만큼 전투는 격렬했고 당시에 시온을 제압하려던 666의 괴물은 저주받은 구미호 달기와 천황 텐구 후타바, 그리고 방랑자 하은인데. 하은은 뒤처리가 깔끔하지만, 후타바와 달기의 저주는 지독하기 짝이 없거든. 그녀들의 저주와 시온의 주술이 뒤섞이면서 이곳은 아무것도 살지 못한 만큼 황폐하고 폐쇄적인 환경으로 변해버렸어. 그 덕에 이곳은 바깥 계절의 영향을 받지 않아. 천연으로 만들어진 결계나 다름없거든.”


“전후 복구는 안 했고?”


“할 수 없다는 것에 가까워.”


네메시스가 제우스에게 눈짓하자 그는 더운 듯이 땀을 줄줄 흘리며 하늘 위의 태양이 원망스럽다는 듯이 보았다.


“여긴 주신과 괴물의 힘이 뒤섞일 대로 뒤섞여버린 지역이라. 잘못 손대면 새로운 666의 괴물 후보나 재앙이 생길 수가 있어. 이런 경우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해소하도록 하는 게 나아.”


이곳과 비슷한 환경에 손 되었다가 666의 괴물이 몇 명이나 탄생한 적이 있으므로 주신들은 이곳의 복구를 포기하고 그대로 남겨두었다. 이 때문에 람슬 왕국이라 불리는 지역은 드림랜드에서 유일한 모래사막이 만들어졌고 겨울에도 지독하기 짝이 없는 열기가 올라오는 이질적인 지역이 되었다.


“난 새로운 666의 괴물 후보가 만들어져도 나쁘지 않지만 말이지.”

“엿이나 먹어. 네메시스. 치느님이나 둠로드만 해도 지긋지긋해!”


제우스가 가죽 주머니의 물을 빌 때까지 계속 마시려고 하자 네메시스는 가죽 주머니를 빼앗았다.


“적당히 마셔. 불멸자라 탈수로 죽지도 않으면서 마실 것까지 빼앗아야겠어?”

“죽지는 않아도 괴로운 건 마찬가지거든? 어차피 말리고스덕에 물을 많이 담아왔잖아. 내가 좀 먹는 게 어때서!”


람슬 왕국에 오기 전 말리고스가 다루는 공간 속성을 이용해 깨끗한 물만 아공간에 듬뿍 챙겨왔다. 순수한 양으로 따지면 호수는 될 거이기에 제우스는 따졌지만. 네메시스는 물을 건넬 생각을 하지 않았다.


“먹는 용도로 다 쓰면 안 되지. 생활용수로 들어가는 게 얼마나 많은데! 세탁에 요리, 사막에서 답답하지 않은 정도로 씻기려면 어느 정도는 아껴야 해. 그 중 불멸자가 먹는 것은 쓸모없는 소비라고.”


“우씨!!!”


“저게 괴물 놈들의 왕과 불멸자인가...?”


월검향은 물주머니를 두고 투덕거리는 괴물 왕과 주신의 모습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가 과거에서 본 그들은 범접하기 어려운 재앙이자 신화의 존재였기에 공포감을 실감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앞에서 저러고 있으니 자신이 경험한 일들이 마치 헛수고처럼 느껴졌다.


“익숙해지면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게 될 거예요.”


그래도 람히르의 일행으로서 같이 여행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사실에 월검향은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최대한 참아내며 그녀에게 물었다.


“그리고 보니 람히르의 아버지도 불멸자였지?”

“네. 빛의 주신이에요.”


여신 프레이야가 모셨던 주신이기에 월검향은 묘한 감흥이 드는 것을 느꼈다. 그가 직접 빛의 주신을 만난 적은 없었지만. 간접적으로 들은적은 있었기 때문이었다.


‘빛의 주신은 평판이 최악이었지.’


666의 괴물들이 질색하는 것은 물론이고 주신의 부관인 루시퍼도 켈렌트에 대해서 좋게 말한 것을 보지 못했다. 그게 람히르의 아버지인 것을 깨닫자 그는 복잡한 심경으로 람히르를 보았다.


‘언젠가 장인어른으로서 만나야 할 텐데. 좋은 방법이 없을까?’


“이상한 생각 했죠? 월검향?”


“아... 아니야!!!”


“얼굴을 붉히면서 말해봤자. 표정에 다 드러난다고요.”


“이건 날씨가 더워서 그래!”


세계수의 영역에서 합류한 소년 메테우스는 월검향의 검집에 있는 검을 보다가 분홍빛 분위기를 내는 람히르와 월검향을 보더니 곧 그 사이로 비집고 들어갔다.


“람히르 누나! 나 다리 아파!”


“등에 업힐래? 날개로 지지해줄 테니까 잘 잡아.”


“응!”


“자...잠깐! 람히르! 내가 업을게!”


“형은 싫어.”


“.......”


다리를 굽힌 람히르의 등에 메테우스가 올라가 업히자 월검향은 볼 수 있었다. 희미하게 자신을 보면서 웃고 있는 소년의 얼굴이!!


척!


에베베베베!


보란 듯이 혓바닥을 내밀며 놀리는 소년의 모습에 월검향은 ‘프레이야의 검을 뽑을까?’라고 진지하게 고민했지만. 람히르의 등에 있었으므로 검을 휘두를 수가 없었다. 이 사실에 월검향은 표정은 들키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람히르의 뒤쪽으로 걸음을 늦추었고 그러자 메테우스는 보란 듯이 람히르의 등에 고개를 파묻었다.


‘저 빌어먹을 꼬맹이가···!’


“자자. 월검향 심정은 알겠지만 다스리는 것이 좋아. 겨우 어린애의 도발이잖아.”


메테우스란 소년만큼 열받은 이가 다가왔다.


“네메시스···.”


“그러다가 주화입마에 걸리겠어.”


“......”


네메시스의 말에 반박하고 싶은 월검향이었지만 조커의 ‘게임’에서 정신적 충격으로 자살한 방법이 람히르와 관계된 망상이었기에 그는 그럴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감정을 다스렸다.


“저 망할 꼬맹이를 왜 데리고 다니는 거야?”


“처음에는 적당한 시설에 맡기려다가 말이지···.”


네메시스는 힐끔 다른 일행들의 눈치를 살핀 후 월검향에게 속닥였다.


“아이를 돌보는 남성의 모습이 가정적이라 인기 좋다고 제우스가 조언하기에 세레나에게 점수 좀 따려고 허용하고 있어.”


“........”


그 말에 월검향은 미쳤냐는 듯이 네메시스를 보았지만. 그의 얼굴에는 행복감만이 가득했다. 100% 진실이란 것을 깨닫자 월검향은 네메시스와 거리를 벌렸다.


“어때? 나쁘지 않은 방법이지? 이걸로 나의 핑크빛 미래도···!”


“네메시스. 너도 666의 괴물답게 미쳤다는 것은 알겠어.”


“괴물은 필멸자와 사고방식이 조금 다른 것뿐이야. 벌써 이런 거로 삐걱댄다면 람히르의 일행으로서 같이 다니긴 힘들다고?”


“네 놈을 따르는 광기의 삼서나 강물의 에린에게 너희 괴물들의 사고방식은 잘 배웠으니까 그건 걱정하지 마.”


거짓된 영웅으로서 괴물들의 적이었기에 아이러니하게 괴물에 대해서 배워야 했던 월검향이었다. 그렇기에 필멸자 중 괴물을 가장 잘 이해하는 월검향은 툴툴거리면서 네메시스에게 물었다.


“인간 도시에 도착할 때까지 얼마나 걸리지?”


“한 2주일은 걸리지 않을까?”


“너도 자세히는 모르는 거냐?”


“위성 지도로 확인했긴 해도 여기가 모래밭이라서 말이지. 아무리 괴물이라도 사방이 모래면 제대로 된 거리를 측정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야. 그래도 늦어도 2주일 정도밖에 안 걸리니, 걱정하지 마. 이러니저러니 해도 다들 몸이 튼튼하잖아?”


어린아이인 메테우스만 제외하면 다들 육체적으로는 웬만한 무림인보다 단련되어있으므로 노닥거리면서도 그 속도는 절대 느린 것이 아니었다.


“사막인 만큼 낙타 같은 탈 것이 있는 게 나을 텐데?”


람슬 왕국의 경계로 들어가기 전에 다른 인간들이 낙타를 이용해 람슬 왕국을 왔다 갔다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월검향이 있던 마교에서도 서역의 실크로드를 건너가 무역할 때에는 맨몸으로 횡단한다는 미친 짓은 하지 않았다.


“이곳에 낙타보다 더 좋은 탈것이 있어. 아직은 인간들이 다니는 길이다 보니 보이지 않지만 금방 나타날 거야. 그걸 타고 가면 돼.”


“?”


월검향이 무슨 소리냐는 듯이 네메시스를 보았지만 얄밉고도 알 수 없는 미소만이 담긴 그의 얼굴에 표정이 구겨지는 것을 느꼈다.


“네가 말하는 탈것이 저놈들은 아니겠지?”


흙먼지로 보이는 것들이 멀리서 다가오자 월검향은 그들을 엄지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같이 껴있긴 해도 비슷해.”


“그냥 멀리서 날려버리면 안 돼? 다가오면 귀찮아질 것 같은데.”


벨라는 월검향과 네메시스의 대화에 호기심이 생겼는지 다가와 흙먼지를 보더니 곧 그게 무엇인지 깨닫고는 손에 불꽃을 만들어냈다.


“참아. 지금 날려버리면 내가 너희들을 등에 태우고 날아야 할걸? 내 모습이 인간들에게 알려지면 그게 더 귀찮아진다고.”


“그럼 내 등은 어때? 나도 모두를 태울 수 있는걸?”


레드드래곤의 등 뒤에 타고 사막을 횡단한 다라···. 월검향은 끌리는 제안인 것을 느꼈지만 네메시스는 거세게 고개를 도리질했다.


“그런 일을 하게 했다간 용의 여왕이 몇백 년은 놀려먹을 거야. ‘내 딸 위에 올라탄 변태 네메시스!’ 이러면서 우려먹겠지. 그럴 바에는 내가 너희들을 태우는 게 나아.”


“하긴 내 엄마라면 그러겠네. 쿡쿡!”


그렇게 잡담한 지 얼마나 되었을까? 점에 불과한 흙먼지는 어느 사이엔가 그들의 앞에 다가와 있었고 네메시스 일행이 어딘가로 도망가지 않으려는 것을 깨달았는지 점차 속도를 줄여왔다. 그러자 가라앉는 흙먼지 사이에서 낙타의 그림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안녕하신가? 우리는 이곳의 치안을 지키는 자경대다. 사막에서 길을 헤매는 이방인들을 안내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 이곳에 있는 너희가 전부냐?”


그들은 사방에 흩날리는 모래를 막기 위해 몸 대부분을 천으로 감싸고 있었고 초승달을 연상시키는 곡선형 긴 장검을 허리춤에 착용하고 있었다. 20명이나 되는 인원들이 낙타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었기에 위압감이 장난 아니었지만. 네메시스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맞이했다.


“치안을 지키는 자경대가 아니라 도적분들이겠죠. 람슬 왕국 국경을 오고 가면서 약탈하기에 명성이 자자하신 분들이라고 하던데 맞으신 가요? 오해라면 사과하겠습니다만···.”


멀리서 오고 있던 이들의 정체는 도적단이었다. 월검향도 그걸 알고 있었기에 검 손잡이에 손을 올렸고 네메시스는 괜찮다는 듯이 그 위에 자신의 손을 얹어 월검향을 제지했다.


“뭐야? 이 녀석들 다 알고 왔잖아.”

“낙타도 없이 왔길래 멍청이들인 줄 알았는데···.”

“김빠지네. 나름 멋진 연극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는 치안을 지키는 자경대다! 키득키득!”

“일하는 중이잖아! 다들 조용!”


도적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이가 잡담하는 부하들에게 경고하고는 네메시스를 노려보았다.


“사막에서 우리만 장사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근방은 우리 블러드 밴디트보다 악명이 높은 곳은 없지. 우리를 알고 있는 것을 보니 사막의 룰도 알고 왔겠지?”


“지나가는 사람당 5골드였나요?”


“그래. 원래라면 그렇지만···.”


도적의 우두머리는 힐끔 네메시스의 뒤쪽에 있는 일행들을 살피고는 헤벌쭉 웃었다.


“자네들은 더 받아야겠는데? 아니면 할인할 수도 있고.”


“할인이라면?”


“몸으로 일부 내는 거지. 우리는 신사적인 편이라 고객을 노예로 팔지는 않아. 잠깐 오붓한 시간을 보내면 할인 혜택을 주는 거지. 어때?”


척!


눈길 중 하나가 람히르에게 꽂히는 것을 본 월검향이기에 그는 당장이라도 뛰쳐나가려는 듯이 무릎을 굽혔지마 네메시스는 애써 미소지으며 그를 말렸다.


“죄송합니다. 일행이 좀 공격적이라 이해해주시길.”


“자네는 말이 통해서 좋구만!”


“하지만 그 제안은 거절하죠.”


“그런 한 명당 50골드는 내게. 지금이라도 할인을 할 거면 1골드로 하고.”


통행세를 갑자기 10배나 올린다. 골드 하나만 하더라도 가난한 평민 가족이 한 달간은 먹고살기에 무리한 요구를 한 이유를 네메시스가 모를 리가 없었다. 그래···. 보통은 무리한 요구겠지.


“최근에 물가가 많이 올랐나 보군요. 람슬 왕국에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


“람슬 왕국에서 갑자기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긴 했지.”


“이상한 일?”


“왕실이 미쳤어. 워낙 여러 가지가 바뀌는 중이라 뭐라 표현하긴 어렵지만. 수도에선 계집들이 성난 황소 같은 전사가 됐고 사내자식들이 계집처럼 귀여워졌다는 소문이 들리네. 뭐···. 믿을 수 없는 이야기지만.”


도적 우두머리는 네메시스에게 손을 내밀었다. 돈을 줄 거면 빨리 주라는 뜻이었다. 이에 네메시스는 보란 듯이 금화가 담긴 주머니를 그들 앞에서 흔들어 보였다. 가득 찬 내용물에 도적 우두머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상해서 미리 준비해두었나 보군.”


“준비해둬서 나쁠 것은 없으니까요.”


네메시스는 당장이라도 금화 주머니를 주려는 듯이 그들 앞에 다가가더니 곧 입꼬리를 올렸다.


“먼저 너희들에게 고맙다고 해두지. 람슬 왕국에 대한 정보도 고맙지만. 너희 덕에 재미있는 것이 여기까지 왔네.”


“?”


푸드드득!


그 순간이었다. 도적들이 타고 있는 낙타들이 일제히 놀라 날뛰기 시작하였고 그 모습에 도적들은 애써 낙타를 진정시키며 네메시스에게 칼을 겨루었다.


“무슨 짓을 한 거지?”


“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오히려 너희들이 우리에게 데려와 준 거지.”


“뭐?”


푹!


“커어어억!!!”


그 순간이었다. 지하에서 날카로운 가시가 튀어나와 낙타는 물론이고 그 위에 타고 있던 도적까지 꿰뚫었다. 순식간에 반으로 찢어지는 도적의 모습에 그들은 깜짝 놀라 흔적을 살폈고 곧 무엇인지 깨닫고는 기겁하며 외쳤다.


“사막의 왕이다!!! 사막의 왕이 여기에 왔어!!!”

“사막의 왕!? 어째서 여기까지 온 거지? 야심한 밤을 제외하곤 놈은 움직이지 않잖아?”

“그게 문제가 아니야! 놈이 지금 우리 아래에 있어!”

“맙소사! 여기서 도망쳐!!!”


끼기기기기기긱!!!!


사방으로 급히 흩어지기 시작한 도적들이지만. 사막에서 가시만 내놓은 무언가는 말도 안 되는 속도로 모래 속을 질주하여 가시로 도적들을 꿰뚫었고 그러자 건조한 사막의 모래가 붉은 피를 탐욕스럽게 빨아먹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피가 튀는 모습에 네메시스 일행들은 벨라가 펼친 보호막 아래로 모였다.


푸욱! 콰직!!!


가시에 낙타나 인간의 몸이 닿을 때마다 날카롭게 잘린다. 사막의 왕이 지상의 사냥감을 소리로 노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경험이 있는 도적 몇 명은 낙타에서 내려 그대로 멈추었고 도망가는 낙타들은 그들이 살 수 있는 미끼가 되어주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더는 주위에 움직이는 것이 없자. 지면에서 사구와 같은 구멍이 나타나 토막 난 시체들은 흡입해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모래밖에 남지 않자. 생존한 도적들은 숨죽여 주위를 살폈다. 사막의 왕이 아직 이곳에 있을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식사는 끝났니? 그럼 모습을 드러내 주지 않을래?”


도적들은 소리치는 네메시스를 미친놈 보는 듯이 멍하니 보더니 곧 급하게 손을 내저었다. 그 이상은 소리를 내지 말라는 그들의 필사적인 조언이었다. 하지만 네메시스는 태연하게 걸으며 주변에 외쳤다.


“아직 기척이 남아있는 거 느껴지니까. 당장 나오렴.”


두드드드드드득!!!


“씨발.”


도적들은 거대한 언덕이 서서히 올라가는 모습에 새파랗게 질러갔다. 지상에 드러낸 가시가 하늘 높이 치솟고 딱딱한 껍질이 모래 아래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자 그들은 사막의 왕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거대한 전갈. 그것도 껍질이 은처럼 은은한 은빛을 아름다운 전갈이었다. 그 크기는 20층짜리 아파트가 지상을 기어 다닌다고 착각될 정도로 거대했고 꼬리는 기다란 탑과도 같았다. 사람 머리만 한 5쌍의 눈이 네메시스를 향하자. 월검향은 그 앞으로 나섰다.


“내가 나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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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3 제 572화 2마리의 지휘 개체들. +1 23.06.30 50 1 16쪽
572 제 571화 첫 번째 생물 병기. +1 23.06.30 35 2 14쪽
571 제 570화 네메시스의 처벌. +1 23.06.30 36 2 18쪽
570 제 569화 의외의 손님들. +1 23.06.30 34 2 18쪽
569 제 568화 자유와 방종. +1 23.06.03 34 2 13쪽
568 제 567화 람슬 왕국의 수도 이슐. +1 23.06.03 37 2 16쪽
567 제 566화 창공으로! +2 23.06.03 49 2 15쪽
566 제 565화 릴리스의 메시지 +1 23.06.03 125 2 20쪽
565 제 564화 릴리스의 문장. +1 23.06.03 41 1 15쪽
564 제 563화 미쳐버린 사회 +1 23.06.03 42 2 14쪽
563 제 562화 가해자가 된 피해자들. +1 23.05.15 52 2 16쪽
562 제 561화 괴물은 약속을 지킨다. +1 23.05.15 56 2 22쪽
561 제 560화 입국 심사. +2 23.05.12 49 2 20쪽
560 제 559화 제우스의 로망. +1 23.05.12 36 2 12쪽
559 제 558화 사막의 대공사. +1 23.05.12 43 2 17쪽
558 제 557화 4명의 주신이 모이다. +1 23.05.12 38 2 19쪽
557 보너스편. 거짓된 영웅들이 끝난 뒤 이야기. +1 23.04.24 47 3 11쪽
556 제 556화 네메시스의 장기말. +1 23.04.24 37 2 14쪽
555 제 555화 불안정한 경지 +1 23.04.24 41 2 16쪽
554 제 554화 람히르의 뿌리. +1 23.04.24 51 2 15쪽
553 제 553화 학대의 기억. +1 23.04.24 40 2 13쪽
552 제 552화 식사 준비. +1 23.04.24 38 2 12쪽
551 제 551화 쓰레기 재활용. +1 23.04.24 39 2 19쪽
550 제 550화 채찍과 당근 +1 23.04.04 48 2 14쪽
549 제 549화 쾌락을 탐닉하는 괴물. +1 23.04.04 53 2 15쪽
548 제 548화 세레나의 상징. +1 23.03.31 45 2 15쪽
547 제 547화 모방과 깨트림. 그리고 발전. +1 23.03.30 43 2 15쪽
546 제 546화 분노와 그리움 +2 23.03.30 45 2 14쪽
545 제 545화 네메시스의 체력 측정 시작. +1 23.03.30 64 2 18쪽
544 제 544화 네메시스의 가르침 +1 23.03.28 48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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