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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4.03 14:00
연재수 :
663 회
조회수 :
53,542
추천수 :
2,060
글자수 :
5,884,774

작성
23.05.12 07:07
조회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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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9쪽

제 557화 4명의 주신이 모이다.

DUMMY

“음식을 나눠줘서 감사합니다.”


“네네. 맛있게 드세요.”


도적단의 거처 안. 현재 람히르와 네메시스는 날개를 숨긴 상태로 이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만든 수프를 나눠주고 있었다.


“양고기가 이렇게 맛있을 수가 있나?”


“이런 맛은 처음 먹어 봐!”


등등 여기저기서 맛있다는 대답이 돌아오자. 그들의 얼굴에 미소가 새겨졌다. 단체로 조리하다 보니 간을 잘못 맞출 것 같아서 주의했는데. 다행히도 제대로 맞춘 것 같다.


“응응. 역시 먹는 이들이 맛있다고 대답을 들러줘야 의욕이 나는 것 같아. 안 그래? 람히르?”


“네! 저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둘이 너무 붙어 있지 마!”


“월검향은 식탁으로 음식이나 빨리 옮겨. 배식이 끝나면 우리도 밥 먹어야 하니까.”


“쳇.”


그 외 일행들은 말리고스가 꺼낸 식탁 위로 시공간 마법으로 보호된 덕에 따끈따끈하게 조리된 음식을 식탁으로 옮기고 있었고 드래곤인 벨라나 뱃속이 넓은 공간의 주신 말리고스가 껴있는 만큼 그 양은 무지막지했다.


“제우스! 음식을 몰래 빼 먹을 생각은 하지 마! 내일 아침 햄버그스테이크가 되기 싫으면 손님이 올 때까진 기다려!”


“제우스로 만든 햄버그라면 사양이야. 네메시스.”


“말이 그런 거지! 세레나!”


람히르는 그런 일행들을 보며 살며시 미소지으면서 국자를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언제나 시끄러운 일행들의 모습을 보면 그녀도 마음이 편해졌기 때문이었다.


“언제까지나 이렇게 평온하면 좋을 텐데요.”


하지만 그러지는 않겠지.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 람히르는 자신이 만난 대천사 미카엘을 생각하고는 씁쓸하게 미소지었다. 자신도 언젠가 그러한 이별을 맞이하는 날이 오겠지. 천족인 만큼 오래 사는 그녀지만. 괴물처럼 수명에 제한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주변에 있는 이가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볼 때가 있겠지. 그때가 되면. 자신은 어떨까?


“아직은 먼 이야기니. 깊게 생각하지는 말자. 현재는 함께 하는 이들과는 최대한 행복하면 되는 거겠지.”


‘과거’, ‘현재’, ‘미래’. 끊임없이 흘러가는 시간의 흐름. 하지만 네메시스는 그것이 이미 정해져 있으며 마치 식빵과도 같다고 한다. 람히르는 본능적으로 그것이 무엇인지 머릿속으로 그려보았다.


‘삶은 하나의 길과 같아. 그 흐름 속에서 나는 존재하지. 시공간이 없으면 나는 세상을 인지할 수가 없어. 이러한 흐름에 맡겨 세상을 보면. 무슨 색채로 보이게 될까?’


하나의 선. 그 선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었다. 람히르가 언제라도 넘어설 수 있지만 넘는 순간. 그녀는 빛을 다루지 못 하게 되겠지. 그렇다면 이 선 너머에는 무엇이 있는가? 단순히 괴물로서 각성한 그녀인가? 아니면······.


“시공간을 초월한 무언가라든가...?”


“저기. 이쁜 누나.”


그러나 그러한 그녀의 사념은 거기서 끝났다.


“응?”


람히르는 자신에게 배식을 받던 아이가 질문하자 시선을 내렸다. 제대로 씻을 수 없는 환경이기에 땟국물이 가득한 아이였다.


“나도 저거 먹고 싶어요...”


아이가 가리킨 곳은 네메시스 일행의 식탁이었다. 공 모양으로 튀겨져 고소한 향을 내는 팔라펠부터 노릇노릇하게 소스를 발라가며 제대로 구운 양고기부터 채소와 꽂아 만든 꼬치류 쌈용 넓은 잎채소에 이르기까지 1세계 환경을 생각하면 귀족이나 먹을 법한 신선한 재료에 이세계 향신료까지 어울리도록만 넣어서 일국의 왕조차 감동할 식사였다. 네메시스는 현재 간식류를 집어먹으려고 하는 제우스의 입을 단단한 바게트를 집어넣어 막고 있으므로 잠시 자리를 떠나있었다.


“음...”


네메시스는 기름기 있는 것들은 이들이 소화하기 힘들다고 했지만 조금 정도면 괜찮지 않을가? 평소에 그들의 식사는 부족하지 않게 하고 있었기에 그 정도는 괜찮았다.


“조금만이야?”


“네에!”


람히르는 식탁에서 아이가 좋아할 만한 튀김을 집게로 집어 아이에게 건네주었고 그걸 받은 아이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돌아갔다.


“제우스!!!!”


“읍읍읍!!!”


“그리고 다음....”


제우스의 저항이 강하나 보다. 억지로 제우스의 위장에 바게트를 집어넣는 소리를 들으며 람히르는 배식을 이어나갔다. 그러길 잠시...


“저...저희도....”


“저도 주세요!”


아이들이다. 빈민으로서 살아가기에 출산율이 높아 많은 숫자가 왔다. 소녀 소년들의 눈은 사슴 눈처럼 순진한 눈빛이기에 람히르는 어쩔 수 없이 식탁을 다녀와야만 했다.


“말리고스! 너까지!!!!!”


이번엔 말리고스네. 네메시스의 머리에 올라탄 작은 도마뱀 모습이긴 해도 공간의 주신이기에 위장 크기로만 보면 일행 중 최고다. 식탐으로 따지면 제우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므로 그럴 만도 하겠지. 람히르는 별생각 없이 배식을 이어나갔다.


“저희도....”


“........”


많다. 많아도 너무 많다. 먹고 온 아이들은 물론 성인들도 끼어있었는데. 그들 모두가 네메시스 일행의 식탁을 바라보고 있었고 보란 듯이 자신의 아이를 앞으로 내민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한 사람들의 모습에 람히르는 당황해서 날개를 꺼낼 뻔했다. 아무리 네메시스 일행이 많이 먹는다고는 하나. 저들 모두에게 줄 만큼은 아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이 온다고? 람히르는 당황하며 그들을 볼 수밖에 없었다.


“모두에게 줄 정도는 없어요!”


“인심 야박하네!”

“자기들만 맛있는 걸 먹고!”

“우리 좀 나눠주면 뭐가 덧나요?”


역으로 사람들이 화를 낸다. 배식해주는 수프에 비해 식탁 위에 있는 것들은 일행이 먹을 거였기에 웬만한 진수성찬보다 상위였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람히르는 발만 동동 굴릴 수밖에 없었다.


‘거절해야하는데...’


약자를 돕도록 교육받았기에 빈민들도 분명 거기에 들어가있었다. 그녀로선 도와주고 싶어도 방법이···.


“꺼져라.”


그 순간이었다. 람히르의 등 뒤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월검향?”


“당신은 뭐요!”

“당신들만 그렇게 맛있는 걸...!!”


“꺼지라고 했다!”


월검향이 지긋이 노려보며 살기를 내뿜자. 평범한 사람에 불과한 빈민들이 버틸 리가 없었다. 그들이 주춤해서 물러나자. 월검향은 진심으로 화가 난 눈으로 그들에게 다가갔다.


“호의와 권리를 구별하지도 못하는 멍청이들이. 지금 나눠주는 수프만 하더라도 람히르가 정성스럽게 너희들을 위해 만든 수프이다. 그런데... 그것도 모자라서 욕심을 부려? 너희가 무슨 권리로 요구하는 거지? 응?”


쿠우우우웅!


월검향이 내공을 담으며 발을 내딛자. 동굴 전체가 은은하게 울렸고 그러자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집중되었다.


“우리가 이곳에 잠시 머물기 때문인가? 아니면 람히르가 부탁을 하나둘 들어주니까. 그런 무리한 부탁도 들어줄 거라 생각했냐? 이 잡것들아. 목 위에 달린 것이 장식품이 아니라면 제대로 들어라. 너희가 약자라고. 멋대로 무리한 부탁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우린 약간의 봉사로 너희를 도와주는 것뿐이지. 너희에게 빚이 있어서 이곳에 온 것이 아니야.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실이 있는데······.”


쿠웅!


“나 혼자서라도 너희들을 모조리 몰살하는 데에 1분도 걸리지 않아. 그런데 주제도 모르고 람히르에게 요구를 해? 요구할 것이 있다면 그에 대한 대가를 준비해둬라. 그게 기본적인 거래라는 것을 잊지 마.”


침 넘어가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고요해지자. 빈민들은 알아서 고개를 숙이고 물러났고 그 모습에 월검향은 등을 돌려 람히르에게 다가갔다.


“월검향...”


“람히르. 너무 부탁을 들어주지는 마. 가난한 이들이라고 선은 아니야. 오히려 가난한 이들일수록 궁핍하기에 삐뚤어져 있지. 그런 이들을 돕기 시작하면 그들은 한도 끝도 없이 요구해오고, 부탁을 들어주지 않으면 적반하장으로 화를 내올 거야. 그러니 일정 이상의 요구는 단호하게 끊어버려. 무리한 요구를 하나둘 들어주기 시작하면 끝이 없어.”


그것은 네메시스 또한 동의하는 의견이겠지. 모두가 외면하는 사실이지만 진실이기도 했다. 물질이 부족할수록 인간의 인성은 이기적으로 변하며 부유할수록 선에 치우칠 가능성이 비율적으로 컸다. 그것은 불편한 진실이기에 모두가 대놓고 말하지 않을 뿐이지. 그렇기에 네메시스는 저들에게 수프까지만 허락한 거였다.


“잘... 알고 계시네요?”


“나도 저랬으니까.”


월검향은 네메시스가 벗어둔 위생용 장갑과 모자를 어색하게 착용해보며 그녀의 곁에 섰다. 그러자 아직 배식을 받지 못한 빈민들이 그를 겁먹은 눈으로 보았지만. 월검향은 태연히 국자를 움직였다.


“당신이요?”


“응. 나도 빈민가에서 이름 없었던 아이들 중 하나였어. 먹고 살기 위해 구걸하고 훔치고 저들처럼 행동해야만 했지. 나는 다행히도 운이 좋은 편이랄까?”


운이 좋게도 무공에 재능이 있었다. 그렇기에 마교로 끌려간 월검향은 자신에게 맞는 무공을 배울 수 있었다. 만약 그러한 기연과 재능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월검향도 저들처럼 시답지 않는 양아치나 되었겠지.


“람히르. 너는 나의 태양과도 같아. 눈부시게 아름답고 주위에 따뜻한 빛을 내려줘. 하지만 람히르. 그게 꼭 옳은 것은 아니야.”


툭!


“어떤 이들은 남이 전해주는 빛을 이용하려고만 해. 그들은 너무나 선하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점을 이용하는 거지. 나는 람히르를 위해서 이용당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


월검향의 눈이 지켜보고 있던 네메시스의 눈과 마주쳐졌다가 휙! 람히르를 향했다.


“거절할 때는 확실히 거절해줘. 아니면 이번처럼 힘든 일이 생길 거야.”


별 이상한 이들이 람히르에게 부탁을 해오고 그녀가 그걸 들어주다가 돌이킬 수 없는 선을 건널 장면을 상상하니 분노가 그의 가슴에서 꿈틀거렸다. 그렇기에 월검향은 자신의 경험에 비롯된 조언을 할 수밖에 없었다.


“진심어린 조언은 고마워요. 그렇다면······.”


“그렇다면?”


“지금 당신을 거절해도 될까요?”


그 순간. 월검향의 안색이 사색이 되자. 람히르는 쿡쿡 웃었다.


“농담이에요.”


“너무해···.”


“자자. 울상은 하지 말아요. 농담이니까요.”


람히르의 농담이라. 그 한 마디에 월검향의 얼굴이 풀어졌다. 이걸로 나름 람히르와 거리가 좁혀진 것이 생생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재밌게 노는걸? 나도 끼워 주겠어?”


“넌 좀 가라.”


정리가 끝난 네메시스가 새로운 위생 장갑과 모자를 쓰고 오자 월검향의 인상이 구겨졌다. 이 망할 괴물은 좋은 분위기를 망치는데 재능이 있었다. 속이 검은 독사 같으니.


“너는 나의 태양과도 같다라... 그 말을 잘 새기도록 하지. 한 100년 뒤에 모든 세계에서 화제가 되도록 손을 써보면..”


“그딴 농담은 하지 마! 네가 말을 하면 농담이 아니라 진실로 들린다고!”


“난 농담 아닌데~?”


“이 망할 괴....”


“자자. 진정해요.”


람히르는 둘의 사이를 중재하며 배식을 이어갔고 그 모습에 월검향도 더는 말을 하지 못하고 배식할 수밖에 없었다. 아직 먹지 못한 이들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모처럼 둘만인데···. 그러한 월검향의 중얼거림을 들으며 네메시스는 소악마 같은 미소를 지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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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식이 끝난 후. 네메시스는 위생모와 장갑을 벗고 동굴 바깥으로 시선을 돌렸다.


“슬슬 시간이 됐는데?”


쿠웅!


하늘이 검게 물들어지고 천둥과 함께 번개가 구름 사이로 번쩍이는 것이 보였다. 아까만 하더라도 맑은 하늘이 한순간에 불길할 정도의 검은 하늘로 변하자. 네메시스는 눈을 좁혔다.


“요괴가 가장 두려워하는 광경이군.”


요괴라면 당연히 검은 하늘을 두려워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검은 하늘 뒤로 요괴에게 일어나는 일은 피할 수가 없는 죽음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


“혼돈의 주신 시온. 시간을 맞춰 왔네.”


콰쾅!


번개가 한순간 어둠을 밝히고 네메시스의 앞에는 두 명의 인영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한쪽 눈을 머리카락으로 가린 익숙한 방문자에 네메시스는 두 팔을 들어 다가갔다.


“오랜만이야.”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으로 생각하면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말이지.”


네메시스의 포옹을 받아준 시온은 떨어진 이후 입을 열었다.


“괴물들의 왕이 설마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하다니 이쪽은 의외라고?”


“여기가 1세계인 만큼 나도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어서 말이야. 물의 정령왕 엘도 안녕.”


“네. 네메시스님도 안녕하신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이전에 얼굴을 보긴 했으나. 물의 정령왕 엘은 여전히 네메시스가 무서웠다. 천 년 전에 세상을 작살 낸 모습도 모습이지만. 그녀는 666의 괴물 중 하나인 강물의 에린의 죽음과 밀접하게 관련된 존재이기에, 네메시스가 그걸 걸고 넘어가기 시작하면 답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자신은 반드시 와주면 좋겠다고 초대했기에 그녀는 올 수밖에 없었다.


“일단 같이 밥을 먹지 않겠어? 양고기는 좋아하는 편이라며?”


“친절도 하셔라. 그 호의를 고맙게 받아들이지. 괴물 왕.”


“편하게 불러. 편하게. 굳이 격식을 사용하기에는 우리는 너무 오래 살아가는 존재들이니. 하나하나 따지면 피곤하다고?”


그렇게 시온 부부까지 포함해서 식탁에 앉게 되자. 네메시스는 살가운 미소를 지었다.


“소소하게 차린 거긴 해도. 부디 맛있게 먹기 바랄게.”


“이게 소소? 최소 몇 시간은 거릴 텐데...?”


시온은 어이가 없었다. 그들 부부도 여관을 운영하기에 지금 식탁에 놓여 있는 요리들을 만드는데 얼마나 큰 노력이 들어가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 입 먹어보니 지난번 게 요리보다 정성이 들어간 것이 똑똑히 느껴졌다. 세세하게 간을 조절하는 것부터 재료 손질까지. 인간으로선 오래 살아온 시온조차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나참. 주신들이 이렇게 모여서 식사하게 되다니. 참 별일인 것 같아. 그치?”


파괴의 주신 제우스.

혼돈의 주신 시온.

공간의 주신 말리고스.


각각 2세계, 3세계, 4세계를 대표하는 주신으로서 사실상 8명의 주신 중 절반이 모여있었으며 비공식적이긴 하나. 1세계 빛의 주신 켈렌트도 이 자리에서 밥을 먹고 있었다. 즉. 모든 세계를 대표하는 주신들이 지금 먹고 있는 식탁에 모여있다는 사실. 오래 살아가는 주신들로서도 그것은 보기 힘든 광경이기에 모든 진실을 알고 있는 제우스는 그 말을 꺼낼 수밖에 없었다. 이 사실에 켈렌트는 찔렸는지. 맛있게 먹다가 고개를 숙였다.


“이렇게 평화가 지속한다면 앞으로는 자주 하게 되겠지. 아마 이번 드래곤 캐슬에서 모든 주신이 모이지 않을까?”


“생명의 주신을 빼면?”


“어디서 뭐 하는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주신도 있지만. 빛의 주신 켈렌트도 안 올걸. 걔 성격이 얼마나 개찬반인지 알면서.”


씰룩!


말리고스의 비꼼에 양고기꼬치를 먹고 있던 소년의 몸이 부르륵! 떨려왔지만. 다른 주신들은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


“이번 기회에 생명의 주신 좀 찾아와 봐. 말리고스. 걘 창조될 때 같이 창조되지 않았어? 그나마 최근에 모든 것들의 어머니를 본 것도 너잖아?”


“최근이라고 해도 나도 몰라! 하다못해 생명의 주신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라! 나는 창조주에게 명령받은 후. 쭉 세계 간의 경계를 지키고 있었을 뿐이라고. 걘 나 다음에 창조되었을걸? 뇨롱.”


그나마 최근에 창조주를 직접 만난 주신이 공간의 주신 말리고스지만 그조차도 생명의 주신을 만나지 못했다. 그리고 말리고스가 가장 최근에 창조주를 만난 주신이긴 해도 그래봤자. 까마득한 과거이기에 그다지 도움이 되는 정보도 아니었다.


“영원히 살아가는 우리니까. 언젠가는 보겠지. 한 10만 년 정도만 기다려보고 전 세계를 뒤져보자.”


“그건 그래. 언젠가는 보겠지. 공간의 주신 너도 진짜 실존하는지도 의문이었다가 천 년 전에 모습을 드러냈으니.”


불멸자인 주신이다 보니 시간 개념도 남다르다. 네메시스 일행은 그러한 그들의 대화에 속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일반적인 존재들은 이해하기 썩 힘든 것이 시간 개념이었기 때문이었다.


“8명이 모두 모이게 된다라. 상상이 안 되는걸?”


“생명의 주신은 본 적이 없으니까 말이지...”


“그래도 최선을 다하면 7명은 되지 않을까? 야야! 제우스! 네가 빛의 주신 좀 데려와 봐! 넌 그나마 켈렌트와 친분 있잖아?”


같은 형제자매이다 보니 옆집 개 이름 부르는 듯이 주신의 이름을 부른다. 그 말에 제우스의 눈이 힐끔! 어딘가로 향했지만. 제우스는 최선을 다해 헛기침했다.


“그건 무리야 무리. 차라니 벨라작스에게 시켜.”


“자기 오빠만 따르는 벨라작스가 하겠냐고...”


“어둠의 주신은 워낙 착하니까.”


“사나운 마족들의 어머니란 넘어가면 착하긴 하지.”


“그런데 켈렌트는....”


“켈렌트에 대한 건 그만하자. 아무리 그래도 형제자매니.”


“내 딸인 플로라의 목숨을 노린 시점에서 절대 좋게 못 봐.”


말리고스는 툴툴거리면서 입을 벌렸다. 그러자 한순간 2M 가까이 늘어나는 말리고스의 거대한 입이었고 그것은 성체 양구이를 한 번에 집어삼켰다.


“냠! 역시 맛있어! 매일 먹어도 새로운 맛이라니까.”


“넌 적당히 좀 먹어라. 너의 커다란 위장으로 물질과 에너지가 사라져가는 것을 생각하면 주신으로선 실격이다. 그거?”


“뭐 어때! 이 세상의 만물은 우리의 속성으로부터 만들어지는걸. 그것이 돌고 돌아서 우리에게 돌아온 것뿐이니. 문제없어! 다들, 이 정도는 먹잖아?”


“난 그렇게는 못 먹어.”


“인간 베이스인 육체의 한계니까.”


제우스는 시온의 중얼거림에 끄덕이며 시온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보았다.


“그리고 보니 시온은 아직 주신이 되기 전 인간의 육체를 그대로 쓰고 있었지? 만약에 그 육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불멸자로서 자신의 육체 만드는 법을 가르쳐줄까?”


시온이 인간 출신이긴 해도. 전대 시온에게서 속성을 받은 이상. 자신의 육체를 새롭게 구성하는 일 정도는 가능하겠지. 다만 불멸자로서 당연히 가져야 하는 지식이 부족한 시온이므로 그것은 동료 주신이 가르쳐야만 할 것이다.


“필요 없어. 난 지금의 형태에 만족해.”


시온은 아직 인간으로서의 자아가 강했다. 그도 불멸자이긴 하나. 멋대로 자기 육체를 없애버리고 새로운 육체를 만든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매우 큰 저항이 있었고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고 있으므로 말리고스는 날개를 까닥였다.


“동료 주신에게 오지랖 하는 것은 그만둬. 모든 주신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자신이 결정해야 하는 거지. 우리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건 오직 모든 것들의 어머니뿐이야.”


“슬슬 나도 의제에 껴도 될까? 친구들?”


네메시스는 턱을 괸 채로 그들 옆에서 미소를 지어보았고 그 모습에 주신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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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3 제 572화 2마리의 지휘 개체들. +1 23.06.30 50 1 16쪽
572 제 571화 첫 번째 생물 병기. +1 23.06.30 35 2 14쪽
571 제 570화 네메시스의 처벌. +1 23.06.30 36 2 18쪽
570 제 569화 의외의 손님들. +1 23.06.30 34 2 18쪽
569 제 568화 자유와 방종. +1 23.06.03 34 2 13쪽
568 제 567화 람슬 왕국의 수도 이슐. +1 23.06.03 37 2 16쪽
567 제 566화 창공으로! +2 23.06.03 49 2 15쪽
566 제 565화 릴리스의 메시지 +1 23.06.03 125 2 20쪽
565 제 564화 릴리스의 문장. +1 23.06.03 42 1 15쪽
564 제 563화 미쳐버린 사회 +1 23.06.03 42 2 14쪽
563 제 562화 가해자가 된 피해자들. +1 23.05.15 52 2 16쪽
562 제 561화 괴물은 약속을 지킨다. +1 23.05.15 56 2 22쪽
561 제 560화 입국 심사. +2 23.05.12 49 2 20쪽
560 제 559화 제우스의 로망. +1 23.05.12 36 2 12쪽
559 제 558화 사막의 대공사. +1 23.05.12 43 2 17쪽
» 제 557화 4명의 주신이 모이다. +1 23.05.12 39 2 19쪽
557 보너스편. 거짓된 영웅들이 끝난 뒤 이야기. +1 23.04.24 47 3 11쪽
556 제 556화 네메시스의 장기말. +1 23.04.24 37 2 14쪽
555 제 555화 불안정한 경지 +1 23.04.24 41 2 16쪽
554 제 554화 람히르의 뿌리. +1 23.04.24 51 2 15쪽
553 제 553화 학대의 기억. +1 23.04.24 40 2 13쪽
552 제 552화 식사 준비. +1 23.04.24 38 2 12쪽
551 제 551화 쓰레기 재활용. +1 23.04.24 39 2 19쪽
550 제 550화 채찍과 당근 +1 23.04.04 48 2 14쪽
549 제 549화 쾌락을 탐닉하는 괴물. +1 23.04.04 53 2 15쪽
548 제 548화 세레나의 상징. +1 23.03.31 45 2 15쪽
547 제 547화 모방과 깨트림. 그리고 발전. +1 23.03.30 43 2 15쪽
546 제 546화 분노와 그리움 +2 23.03.30 46 2 14쪽
545 제 545화 네메시스의 체력 측정 시작. +1 23.03.30 64 2 18쪽
544 제 544화 네메시스의 가르침 +1 23.03.28 48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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