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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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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4.03 14:00
연재수 :
6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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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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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0
글자수 :
5,884,774

작성
23.05.15 20:06
조회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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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22쪽

제 561화 괴물은 약속을 지킨다.

DUMMY

“뭐...뭐야? 이 말도 안 되는 마력 양은? 제대로 측정하지 않았는데도 오싹해질 정도라고? 왕가에도 이런 검은 없을 텐데?”


중년의 여성은 프레이야의 검을 보며 경악하더니 곧 매처럼 고개를 휙 돌려 월검향을 노려보았다.


“너! 어디서 이런 검을 손에 넣었지? 이건 일개 여행자가 소지할만한 검이 아니다!”


“던전에서 얻었습니다. 검의 수호자가 내린 시험을 직접 통과해서 그 자격을 증명해서 말이죠.”


거짓말은 아니다. 어차피 자세한 사정을 설명해봤자. 일반인은 월검향과 검에 얽힌 이야기를 이해할 수도 그리고 이해해줄 리도 없었기에 월검향은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하였고 그 말에 중년 여자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어디서 거짓말을!! 이 검에서 느껴지는 마력만 하더라도 얼마나 위험한 물건인지 알고 있기는 하는 거냐?! 이건 개인이 운용할 수 있는 검이 아니라! 신기라고!”


안다. 프레이야가 주인님이라 부른 존재가 이 세상으로 넘어오려는데 사용했던 검이니 당연히 신기겠지. 아니. 설사 상급 신족이 쓰는 신기라도 하더라도 현재 월검향이 쓰는 검의 성능의 발끝도 따라오지 못할 것이다.


“알고 있습니다. 저도 아직 검의 힘을 끌어내는데 미숙하니까요. 하지만 그 검의 정당한 주인은 저입니다.”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건 위험한 물건으로 판단하여 압류 후 신전에 조사를 의뢰하지. 분명 이것과 유사한 유실된 신기가 있을 것이다!”


“뭐라고!?”


월검향은 압류라는 사이에 소리칠 뻔했다. 지금 눈앞의 중년 여자가 뭐라고 한 거지? 압류? 자신이 손만 휘둘러도 허리가 반으로 잘리는 인간이? 물론 그의 검이 신의 무기이긴 했다. 빛의 주신의 부관 프레이야가 사용하던 검이었으니까! 하지만 프레이야 여신은 이미 살인귀에게 심장이 꿰뚫려 소멸하였다. 조커가 만든 ‘게임’에서 생생하게 경험한 월검향이었기에 그는 절로 표정이 찌푸려지는 것을 느꼈다.


“내 검을 빼앗을 수 있을 거로 생각하지 마라. 그 검은 나뿐만이 아니라. 내 동료들이 남긴 마지막 유품이다.”


거짓된 영웅들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마지막 유품이었기에 월검향은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그가 내공을 끌어모으는 것을 보자마자. 네메시스는 월검향의 어깨를 잡았다.


“참아.”


“이유를 말해.”


으르렁거리는 흉폭함을 누르며 월검향이 겨우 입을 떼자. 네메시스는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어차피 저 검의 진짜 주인은 너야. 다른 이들이 사용하려고 하면 즉각 그에 대한 대가를 받게 될걸? 그러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 네가 부르는 이상. 저 검은 어디에 있든지 너를 향해 즉각 올 거야. 그러니 지금은 참아.”


“.......”


월검향의 태양혈이 꿈틀거린다. 그가 필사적으로 화를 참아내려는 것이 보였지만.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것이 보이자. 네메시스는 검지를 들어 올렸다.


“제안을 하나 할게. 저 검과 헤어지는 것을 잠시 참으면 어울리는 좋은 검집을 하나 만들어줄게. 어때? 마침 검집도 없이 다니고 있었잖아?”


“나를 어린애로 보는군. 내가 그런 말로 혹할 것 같아?”


“세상에서 가장 구하기 힘들다는 666의 괴물 소재로 만든 거로 만들어줄게. 장식이나 외형은 네가 원하는 대로 정하고. 이 정도면 나쁘지 않지?”


“.......?!”


“분명 말해두지만. 이 제안을 지금 거절하면 앞으로는 얻지 못할 거다? 그 무엇도 아닌 최상위 요괴의 신체로 만드는 거니까. 주신도 못 구하는 소재야.”


“.......알겠다.”


월검향은 결국 내공을 가다듬고 입안에서 쓴맛을 느끼며 프레이야의 검을 넘겨주었고 그러자 경계하고 있던 중년 여자의 얼굴이 풀렸다.


“동료를 잘 설득했나 보군. 너무 그렇게 걱정하진 마라. 신전에서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하면 람슬 왕국에서 떠날 때 너에게 돌려주도록 하지.”


‘그때까지 분실되지 않았으면 말이지.’


월검향과 네메시스는 중년 여자의 말에 비웃음을 삼켰다. 일반 필멸자들이 보기에 프레이야의 검은 한날 여행자가 가지고 다닐 검이 아니었으므로 분명 뒤로 꿍친 후. 사고로 분실되었다는 말도 안 되는 말로 무마할 것이 틀림없었기 때문이었다.


[주인이 아닌 이가 저 검을 사용하려고 하면. 그에 대한 대가로 영혼이 흡수되어버릴 거야. 지금은 저년이 웃도록 해주자고. 월검향.]


끄덕.


네메시스의 속삭임에 월검향은 중년 여자는 노려보면서도 최대한 살의를 억제했다.


“그럼 다음 검사군. 소지품을 꺼내 봐라.”


“에예. 그러지요.”


대부분 물품은 아공간에 있었기에 현재 네메시스가 가져온 배낭은 크긴 해도 사실상 비어있는 거나 다름없었다. 여행용 물품이 있긴 하지만. 극히 평범한.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었고 포션도 흔하디흔한 하품이었기에 다른 국경에서도 별 의심 없이 넘어갈 수가 있었다. 중년 여자는 네메시스의 배낭을 털어본 후 눈을 좁혔다.


“별 물건을 안 가져왔군. 하지만 이상해. 내 부하들과 아는 사이도 아니면서 어떻게 앞에 있는 심사를 건너뛰고 온 거지? 이 정도라면 뇌물을 줄 거리도 없는데?”


“아하하하하. 그걸 저에게 물으셔도 저는 잘 생겼잖아요.”


[그걸 네 입으로 말하냐? 네메시스?]

[거짓말은 아니잖아? 그리고 잘생겼다는 것은 꽤 효과적인 말이다?]


“....하긴 그렇군. 조각같이 귀여운 얼굴이니, 바로 보냈을 수도 있겠어.”


네메시스의 얼굴을 꼼꼼히 살펴본 중년 여자가 인정하자. 월검향의 얼굴이 심하게 구겨졌다.


[미치겠군.]

[자자. 좋은 게 좋은 거지. 입국은 소란 없이 최대한 빨리 넘어가는 것이 덜 피곤한 법이야.]


“너는?”


“이 친구는 짐이 없습니다. 저에게 붙어 다니는 친구라.”


“한심할 정도로 가난하군.”


“....네네. 죄송합니다.”


월검향은 애써 미소를 지으며 네메시스를 노려보았고 그러자 네메시스는 중년 여자가 보지 못하는 위치에서 그를 놀렸다.


“여행자라곤 해도 소지금 정도는 있을 텐데? 꺼내 봐.”


“예예.”


어차피 위장용 물품은 완벽하다. 네메시스는 미리 준비해둔 가죽 주머니를 보여주었고 그러자 그곳에는 은화 3개와 동화 10개가 전부였다. 호화롭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금액에 중년 여자는 수상한 점을 찾지 못하겠다는 듯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 신기를 제외하면 가지고 있는 물건들은 평범하군.”


“이 친구가 운이 좋아서요. 입국 심사는 이제 된 걸까요?”


“아직 남았으니 기다려.”


중년 여자는 까탈스럽게 대답한 후. 자리에서 일어나 월검향과 네메시스의 앞에 섰다.


“윗옷을 전부 벗어.”


“정말 꼼꼼하게 수색하는군요.”


“어제 있었던 소란은 알고 있을 텐데? 영주님께서 이곳을 통과하는 모든 인원을 꼼꼼하게 조사하라는 명령을 내려서 어쩔 수가 없다.”


“네네. 알겠습니다.”


네메시스와 월검향은 한숨을 내쉬면서 윗옷을 벗었고 실전으로 잘 단련된 근육이 모습을 드러내자. 몇몇 여성 경비병들은 감탄을 내뱉었다.


[구경거리가 된 것 같아서 기분 나쁘군.]

[나도 동감이야. 너무 익숙한 시선이라서 더 싫은걸?]

[이런 시선이 익숙하다고?]

[응. 나를 따라다니는 스토커들이 저런 눈을 하거든.]

[그 정도는 네가 떼어내면 될 텐데?]


월검향은 네메시스에게 전음을 날리며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고 그 물음에 네메시스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 스토커가 666의 괴물들이라···. 나도 떼어내는 것이 보통 힘든 게 아니야.]

[......힘내라.]


666의 괴물이 적이었을 때의 감각을 생생하게 느낀 월검향이었기에 그는 자신이 상상하기도 힘든 끔찍한 광경을 생각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망할 666의 괴물이 작정하고 스토킹한다면 어떻게 떼어낼지 막막한 것은 그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이었다. 중년 여자는 네메시스와 월검향의 주위를 천천히 걸어가며 살피더니 손가락으로 네메시스의 가슴을 눌러보았다.


“흐음. 둘 다 근육이 붙은 좋은 몸이군. 용병이었나 보지?”


“저 친구는 검을 단련하는 무인이고, 저도 몸을 지킬 최소한의 호신술을 익혔기에···.”


최소한은 얼어 죽을. 네메시스의 설명에 월검향은 기가 찬다는 듯이 네메시스를 보았다.


[거짓말이 홍수처럼 나오는군. 네가 최소한의 호신술을 익힌 거라면. 모든 인류가 기본적으로 검강을 뽑아낼 거다. 네메시스.]

[우리 괴물들은 거짓말을 할 수 없어~. 그저 조금 생략해서 말했을 뿐이야~.]


둘이 서로에게 눈짓하며 전음을 보내는 동안 중년 여자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뒤로 물러섰다.


“둘 다 합격. 람슬 왕국에서 남자로 대우받는 자격은 충분해.”


“네?”


“그런 것이 있다. 그러므로 추가 조사를 하도록 하지.”


중년 여자는 답답하다는 듯이 자신의 윗단추를 풀더니 그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


“모두 벗어.”


“........네?”


네메시스와 월검향은 당황해서 중년 여자에게 되물을 수밖에 없었다.


“내 말이 들리지 않나 보지? 조사를 위해 모두 벗어. 아래에 숨긴 것이 있는지 봐야 하지 않겠어?”


“그 부분은···.”


네메시스는 주위 여자들을 보고는 뒷말을 이었다.


“남성 검사관에게 조사받고 싶습니다.”


“흥. 지금 내 말을 곱게 듣는 것이 좋을 텐데? 너희는 람슬 왕국이 지금 어떤지 모르고 왔나 보군?”


“네?”


“지금 이 왕국의 남성이란 생물은 가축이 되거나 아니면 진짜 남자가 되거나 하나다.”


“무슨···. 말씀이신지?”


네메시스가 식은땀을 물으며 되묻자. 중년 여자는 뒤의 여성 병사들에게 눈짓했다.


“가축들을 데려와.”


“......가축?”


불길하다. 네메시스와 월검향의 본능이 동시에 소리쳤다. 사막 지역의 가축이라고 하면 젓을 사용하는 염소나 쓸 곳이 많은 낙타가 대표적이겠지만. 그걸 입국 검사하는 곳에 데려온다? 그럴 일은 절대 없었고, 월검향과 네메시스는 그녀가 말하는 가축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면서도 그들의 이성이 필사적으로 부정했다.


“이리 와! 쓸모없는 돼지들 같으니!”


사막 지역에서 돼지는 쓸모없는 가축으로 먹기란 많이 먹어서 보통의 경우 종교적으로 금지하게 되는 동물이었다. 인간이 먹을 음식마저 부족하고 돼지를 키우기 부적합한 환경이니 그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기에 사막에서 돼지는 크나큰 모욕인데. 그걸 붙인다는 것은···.


“......”, “......”


어느 정도 짐작은 했지만. 들어온 이들의 모습에 월검향과 네메시스는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입을 다물지 못하였다. 여성 병사들은 이곳의 주민으로 보이는 남성 3명가량을 목줄에 채운 상태로 들어왔고 피폐해진 남성들의 모습은 그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한 것은 물론 상당히 나쁜 대접을 받고 있음을 짐작하게 해주었다.


“어······.”


“왜 그러지?”


“태클 걸 곳이 한둘이 아니지만. 순서대로 질문하겠습니다. 입국심사관님.”


“보야르의 기사 아가사님이라고 부르거라.”


“....네. 아가사님. 일단 그 남자들을 가축이라고 부르신 것 같은데. 맞나요?”


“후후. 맞다. 너희는 이제 돌아가도 좋다.”


아가사의 말에 남성들의 목줄을 잡고 끌고 나가는 여성 병사였고 그 모습에 월검향이 질색하는 표정을 지었다.


“현재 이 람슬 왕국에는 두 종류의 수컷이 있지. 저렇게 짐승만도 못한 ‘가축’들과 너희들처럼 잘생기고 능력 있는 진짜 ‘남자’들 말이지. 너희들은 걱정할 염려가 없다. 여행자라 돈이 없어 보이지만. 신체를 보았을 때 여성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이니 말이지. 이제 성병 검사만 확인하면 밤일로는 합격이야.”


“............................................................”


오랜 침묵. 네메시스는 마른 침을 꿀꺽 삼키고는 아가사를 보며 굳어 있던 입을 열었다.


“어···. 제가 정보를 모았을 때는 람슬 왕국은 원래 사막 국가로 남존여비 국가로 알고 왔는데. 혹시 제가 다른 국가의 정보를 알고 온 걸까요? 아니. 애초에 여기 람슬 왕국이 아니라 다른 국가인가요?”


“아아. 예전에는 그랬지. 하지만 5개월 전부터는 달라졌어.”


아가사는 씨익! 웃으며 누런 이를 드러내더니 자신의 팔을 들어 올려 힘을 주었다. 그러자 아이 머리 크기의 근육이 부풀어 올라 옷을 찢을 정도였다.


“국왕 폐하의 명으로 람슬 왕국에 있는 모든 여성에게 왕국의 비약을 내려졌지. 작고 흰 알약인데. 그걸 먹는 순간 세상이 달라지더군. 보여? 이 엄청난 근육이? 난 원래 소나 치던 늙은 여인이었지만. 날 괴롭히던 남편의 목을 맨손으로 뽑아버릴 정도가 되었지. 그뿐인가? 책을 맨눈으로 훑기만 하더라도 대부분 암기 가능할 정도로 머리가 똑똑해졌지. 일주일 만에 람슬 왕국의 모든 여성들이 읽고 쓸 줄 알게 된 거야.”


그녀는 꺄르륵! 웃으며 손으로 무언가를 주물럭거리다가 들어올리는 시늉을 했다.


“그날부터였어! 우리가 달라진 게! 이제 우리 람슬 왕국의 여자들은 더는 남자들의 성 처리용 노예나 배우지 못한 멍청이들이 아니야! 남편을 죽인 날. 그 망할 부르카를 모조리 불태워버렸지! 이제 우리가 권력의 주인이고! 남성들이 우리의 노예지! 이제 좀 이해가 되신가? 여행자 양반들?”


“...남자들의 반발은 없었나요?”


“한동안은 있었지. 여성을 무시해오던 남자들이 대부분 그랬거든. 뭐... 그들은 자기 아내에게 얼굴이 뭉개져 죽었지만. 그 덕에 살아있는 남자들은 찍소리도 못하고 복종하고 있지.”


“하아... 색욕의 릴리스...”


사태가 심각하다. 네메시스는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 웬만한 일이라면 네메시스가 덮어줄 수가 있었지만. 하나의 국가를 뒤엎어버리는 일은 불가능했다. 4세계 괴물들은 필멸자들에게서 이익을 뜯어낼지는 몰라도. 그들의 정치나 문화에는 간섭하지 않는 것이 4세계의 불문율이었다. 그런데 그걸 깨고 이 난리를 피워? 그것도 2세계나 3세계가 아닌 1세계에? 터무니없을 정도의 상황에 네메시스마저 막막할 정도였다. 폐쇄된 국가에서 학살극을 국가적으로 벌였으니 상인이 공포에 질려 함부로 입을 놀리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덕에 남자들이 많이 부족해져서 말이야. 람슬 왕국에는 진짜 남자들이 필요해! 저 가축 같은 멍청이들은 필요 없고. 정말 우수하고도 좋은 유전자를 가진 남자들이 말이야! 그런 점에선 너흰 합격점이야. 멋진 몸에 얼굴도 훌륭해! 특히 너는 내가 보았던 남자들 중 최고의 얼굴이라니까?”


“...한 가지만 더 묻죠.”


“뭐지? 이 누나는 참기가 힘들어지는데?”


“외국에서 뭐라 하지 않나요? 침공할 준비를 한다던가...?”


“아아. 그거? 국경에 마법석이었나 뭔가 심었다고 하더라고. 이곳을 나간 외지인들은 이곳에서의 일을 기억하지 못해. 마치 꿈을 꾼 것처럼 애매한 상태가 된다던가? 그래서 이곳의 사정을 모를걸?”


정보통제까지 해뒀네. 망할 년. 네메시스는 릴리스에게 해줄 잔소리를 테라바이트로 쌓아가며 애써 미소지었다.


“뭐. 지금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지. 진짜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니까 말이지.”


“예?”


쿵!


아가사는 네메시스를 벽으로 밀치더니 겁에 질린 그를 내려다보았다.


“왕국의 비약은 효과가 참 좋지만. 부작용으로 여성의 성욕을 끌어올리거든. 정말이지. 매시간 참을 수가 없을 정도라니까? 그나마 훈남들은 죄다 수도로 끌려가서 여기 있는 것은 가축들 정도뿐인데. 너희 정도의 상등품이 이곳으로 알아서 기어오다니 다행이야!”


“저기... 저희는 이곳 사람이 아니라 여행자들인데. 불법이 아니신지?”


“알 게 뭐야! 어차피 이곳을 나가면 제대로 기억하지도 못할 텐데? 그러니... 이곳 조사 좀 해보자고!!!”


그리고는 손을 밑으로 가져가 네메시스를 성추행하기 시작한 아가사였고 네메시스는 손을 뻗어 그녀의 손목을 잡아냈다.


“하아.. 너희는 그냥 여기 있는 인원들 한 명씩만 상대해주고 가면 되는 거야. 응? 1시간 정도면 끝나.”


그녀뿐만 아니었다. 경비로 보이는 이들도 옷매를 풀기 시작하자. 네메시스와 월검향의 얼굴에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하였고 대장인 듯한 아가사가 네메시스를 노리자. 나머지는 월검향의 팔다리를 잡고 있었다. 이 상황에 네메시스와 월검향은 떨리는 눈으로 서로를 보았다.


“.........”


“쿡쿡! 이렇게 귀여운 얼굴이라니. 참을 수가 없다니까! 자아. 이 누나랑 즐거운 시간을 보내자~♡”


그리고 강제로 입을 맞추려는 중년 여자의 얼굴을 네메시스는 턱을 잡아 멈추어 세웠다.


“남자가 반항해 봤자지. 힘으로 왕국의 비약을 받은 나를 이길 리가... 어라?”


네메시스의 팔이 꿈쩍도 하지 않자. 어리둥절한 아가사였고 그런 그녀를 보며 네메시스의 눈은 차갑게 식어있었다.


“...월검향.”


“왜? 바쁘니까! 빨리 말해!”


월검향은 필사적으로 저항하며 어떻게든 자신의 옷을 벗기려는 여자들을 최대한 부드럽게 떼어내는 중이었다.


“내가 웬만하면 해당 지역 문화와 타협하고 문제없이 지나가려는데···.

아무래도 지금은 안 될 것 같아. 아무래도 이번 일은 절대 참을 수가 없네.”


“어...어!??”


아가사가 저항해보지만. 네메시스는 한 손으로 그녀의 턱을 잡고 들어 올렸고 그녀의 주먹은 네메시스에게 그다지 피해를 주지 못하고 있었다.


“뇌물 정도를 받아먹는 것 정도면 주고 말겠는데. 감히···. 주제도 모르고 내 몸에 손대려고 해? 세레나도 그렇게 하지 못했는데? 응?”


“컥....컥!”


“그리고 뭐? 내가 네놈이랑 자? 하! 그럴 바에야 스토커인 저주받은 구미호 달기와 용녀 무슈에게 자진해서 납치당한 후 강제로 당하는 게 낫지!! 내가 넌 따위와? 너는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었다! 필멸자!”


차가운 냉기가 천막 안을 스쳐 지나가고 얼어붙어 있는 사람들을 훑어본 네메시스는 쓰레기처럼 아가사를 지면에 내던졌다.


“아무것도 몰랐기에 지금은 살려주지만. 또 그딴 발언을 한다면···. 네 머리를 네 목구멍 속으로 친히 구겨 넣어주지. 필멸자.”


괴물의 으르렁거림이 네메시스의 말과 함께 뒤섞여 흘러나오자. 괴물에 익숙한 월검향마저 섬뜩함을 느낄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곧 정신을 차리고는 내공을 운용하여 자신의 몸에 달라붙은 손들을 강하게 쳐냈다. 그도 람히르가 상대면 모를까. 이 이상하기 짝이 없는 여자들이라면 질색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네메시스와 월검향이 뒷걸음질 치며 서서히 거리를 벌리자. 아가사는 도끼눈을 뜨며 손가락으로 네메시스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저놈들을 잡아서 밤일용 가축으로 만들어어어어어!!!!!!!!!”


“와아아아아아.... 아?”


그 순간이었다. 네메시스는 어느 사이엔가 다가와 아가사의 앞에 서 있었다.


“괴물은 말이지.”


“어....어?”


“자기가 말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 그게 설사 자기 목을 대가로 한 약속이라도 말이지. 그러니 약속을 지켜볼까?”


아가사의 머리와 겨드랑이를 잡는다. 그리고···.


“꺄아아아아아아아앗?!!!!!!!!”


으득.... 으드득!!! 콰지지지직!!!!!


네메시스는 무표정한 얼굴로 아가사의 머리를 잡고 그대로 누르기 시작하였고 그에 따라 귀에 거슬리는 비명이 천막 안에 울려 퍼졌다. 비명은 얼마 못 가 끝났지만···.


콰직... 콰직... 콰직...


근육과 뼈가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박살 나는 소리가 생생하게 들리자. 모두가 공포로 얼어붙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마침내 소름끼치는 소리가 끝나자. 네메시스는 피로 물든 손을 털어내며 물러섰고 억지로 안쪽으로 구겨 넣은 듯한 요구르트 같은 모양새에 병사들은 아무 말도 못 하고 자신들의 상사를 볼 수밖에 없었다.


“훨씬 볼만한 얼굴이 되었군. 아! 얼굴이 아니라 상체라고 해야 하나? 뭐 이제 상관없겠지. 이제 인간이었던 고깃덩어리가 되었으니 말이지.”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앗!!!!!!!!”


네메시스의 감상이 끝나자 그걸 시작으로 비명이 울려 퍼졌고 네메시스는 월검향의 손을 잡고는 천막 바깥으로 달려나갔다.


“네메시스!!! 너는 소동을 싫어한다며? 꼭 그렇게까지 해야겠어? 이제 람슬 왕국에 지명수배될걸?”


“말 해잖아! 괴물은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우리 괴물은 자기 입으로 내뱉은 약속을 무조건 지켜야만 해! 이건 괴물 종족 자체의 특성이라 별수 없어! 겁 좀 주고 끝내려고 했는데. 코앞에서 간이 크게 말하는 필멸자인 줄 누가 알았겠어!”


“그래서 다음 계획은?”


“일행들과 합류해야지!”


“그리고?”


“없어! 아무리 나라도 이건 계획에 없었어! 애초에 수집한 정보가 잘못됐는데. 계획을 세우고 말고가 있을 리가 없잖아! 지금은 이 보야르 지역에서 최대한 빨리 벗어나는 게 상책이야! 그다음에 계획을 세워야지. 설마 이렇게 미쳐버린 곳이 될 줄을 누가 알아겠냐고!!!!!”


“네 부하가 한 짓이잖아!!!!!”


“부하가 아니라 동료야! 그리고 이번 사태는 나라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누가 국가 단위로 이런 미친 짓을 하냐? 응? 생각을 해봐!”


“너희 666의 괴물들이니까 하겠지!”


“......음. 그건 부정 못 하겠네.

아니... 그래도! 차라니 학살극을 벌이면 몰라! 건조대에 벗긴 죽인 인간을 수천 명씩 걸어둔다든가! 어린아이로 해골 탑을 만들어둔다든가! 그러면 사악한 마족이 했다고 쉽게 해결할 수가 있는데. 이 꼴은 아무리 나라도 답이 없다고!!!!”


“후자도 막장이야! 이 개자식아!”


월검향은 네메시스의 말에 딴죽을 걸면서 마음속으로 프레이야의 검을 불렀고 그러자 그의 부름에 응답한 프레이야의 검이 빛과 함께 그의 앞에 나타났다. 월검향은 그걸 낚아채 챙긴 후 달리면서 주위를 살폈다. 목줄이 채워진 남자들이 곳곳에 보이자. 월검향은 기겁하며 네메시스를 보았다.


“일단 이곳을 떠나자는 의견에는 찬성하마! 이곳은 미쳤어!”


“동감이야!”


작가의말

저는 여자든 남자든 간에 내재된 폭력성이 있음을 믿고 있습니다. 강한 힘이 주어진다면 그것을 자신보다 약자에게 휘두르는 거지요.

여성 단체측은 무조건 남성이 범죄자라고 말하지만. 

여성이나 남성이나 우리는 공통된 조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웃기는 일이지요. 

지금 여성들이 유전적으로 갑자기 돌연변이가 뿅! 하고 나타난 이종족도 아닌데 말이죠. 

따라서 작가는 우리 모두가 자신의 폭력성을 경계하고, 자신의 욕망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향으로 해소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4세계 괴물들처럼 말이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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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99 변진섭
    작성일
    23.05.15 23:14
    No. 1

    성악설...
    확실히 남,여 상관없이 강한 힘이 있다면 그런 가능성이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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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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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3 제 572화 2마리의 지휘 개체들. +1 23.06.30 50 1 16쪽
572 제 571화 첫 번째 생물 병기. +1 23.06.30 35 2 14쪽
571 제 570화 네메시스의 처벌. +1 23.06.30 36 2 18쪽
570 제 569화 의외의 손님들. +1 23.06.30 34 2 18쪽
569 제 568화 자유와 방종. +1 23.06.03 34 2 13쪽
568 제 567화 람슬 왕국의 수도 이슐. +1 23.06.03 37 2 16쪽
567 제 566화 창공으로! +2 23.06.03 49 2 15쪽
566 제 565화 릴리스의 메시지 +1 23.06.03 125 2 20쪽
565 제 564화 릴리스의 문장. +1 23.06.03 41 1 15쪽
564 제 563화 미쳐버린 사회 +1 23.06.03 42 2 14쪽
563 제 562화 가해자가 된 피해자들. +1 23.05.15 52 2 16쪽
» 제 561화 괴물은 약속을 지킨다. +1 23.05.15 56 2 22쪽
561 제 560화 입국 심사. +2 23.05.12 49 2 20쪽
560 제 559화 제우스의 로망. +1 23.05.12 36 2 12쪽
559 제 558화 사막의 대공사. +1 23.05.12 42 2 17쪽
558 제 557화 4명의 주신이 모이다. +1 23.05.12 38 2 19쪽
557 보너스편. 거짓된 영웅들이 끝난 뒤 이야기. +1 23.04.24 46 3 11쪽
556 제 556화 네메시스의 장기말. +1 23.04.24 37 2 14쪽
555 제 555화 불안정한 경지 +1 23.04.24 40 2 16쪽
554 제 554화 람히르의 뿌리. +1 23.04.24 51 2 15쪽
553 제 553화 학대의 기억. +1 23.04.24 40 2 13쪽
552 제 552화 식사 준비. +1 23.04.24 38 2 12쪽
551 제 551화 쓰레기 재활용. +1 23.04.24 39 2 19쪽
550 제 550화 채찍과 당근 +1 23.04.04 47 2 14쪽
549 제 549화 쾌락을 탐닉하는 괴물. +1 23.04.04 52 2 15쪽
548 제 548화 세레나의 상징. +1 23.03.31 44 2 15쪽
547 제 547화 모방과 깨트림. 그리고 발전. +1 23.03.30 43 2 15쪽
546 제 546화 분노와 그리움 +2 23.03.30 45 2 14쪽
545 제 545화 네메시스의 체력 측정 시작. +1 23.03.30 64 2 18쪽
544 제 544화 네메시스의 가르침 +1 23.03.28 47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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