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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4.03 14: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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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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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1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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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쪽

제 560화 입국 심사.

DUMMY

첨벙! 첨벙!


차가운 청량감과 함께 바싹 말라붙어 있던 피부로 물기가 스며들었다. 사막에서 느끼기 힘든 드문 감촉에 만족한 세레나는 고개를 들어 머리를 뒤로 넘겼고 그러자 악동과 같은 미소를 짓고 있는 네메시스가 보였다.


“사막에서의 물은 어때?”


“최고야!”


조금 전만 하더라도 달걀을 두면 그대로 익어버리는 사막 위에 있었기에 세레나는 진심을 담아 소리쳤고 물속에 있던 벨라는 고개를 들어 긴 한숨을 토해내고 있었다.


“하아! 이제 살 것 같아!”


“람슬 왕국에 들어가면 물이 귀해서 샤워하기도 힘들 테니. 지금 최대한 쉬어둬.”


“응!”


평소에 날개가 젓는 것을 싫어하는 람히르도 강에서 새처럼 날개를 퍼덕여 몸에 붙은 모래를 씻고 있었고 각자 더위에 지친 상태였기에 옷을 갈아입고 나발이고 그대로 물에 뛰어든 상황이었다. 말리고스는 등을 대고 둥둥 떠다니는 상태로 고개를 돌려 그녀들을 보았다.


“수영복 필요해? 필요하면 꺼내줄까? 뇨롱?”

“필요 없어! 어차피 여기서 나오면 바로 마를걸? 내가 이 축축한 감각을 얼마나 그리웠는데!”


“하긴.”


지독할 정도의 더위이니 그럴 만도 하겠지. 괴물이나 불멸자는 환경에 대한 내성이 강하기에 조금 답답한 정도겠지만. 필멸자들은 말 그대로 세포가 익어버리는 열기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 월검향도 윗옷을 벗고 물에 몸을 담그는 것을 보면 그도 말은 안 했을 뿐. 상당히 견디기 힘들었나 보다.


“크음. 그래도 옷은···.”


“윗옷을 벗은 월검향이 할 말은 아니잖아요?”


“그렇지만 람히르. 지금 속옷이 비치는걸···.”


“아아. 속옷 정도는 괜찮아요. 뭐 어때요. 다들 동료인데.”


다들 물에 젖은 덕에 옷 안의 속옷이 비칠 정도였지만. 숨 막힐 듯한 더위는 부끄러움을 괴물 앞에 놓인 영웅처럼 짓밟아 버렸다. 뭐... 평소에도 가끔 보기에 다들 익숙해져 있어서 그렇지만. 일행으로 들어온 지 얼마 안 되는 월검향은 쑥스러운 듯이 람히르의 속옷을 힐끔힐끔 보며 얼굴을 붉혔다.


“네메시스님도 들어오세요!”


“난 괜찮아. 물의 정령들이 날 무서워하거든.”


“확실히 정령들이 네메시스를 보고 벌벌 떨고 있는 것이 보이네.”


“세레나는 정령이 보여?”


“응. 예전에는 있는 감각만 있는 느낌이라면. 지금은 또렷하게 보여.”


이곳으로 물을 인도하는 것은 물의 정령들이기에 현재 그들이 놀고 있는 강에는 물의 정령들이 가득했고, 장난기 가득한 정령들은 자기들끼리 주변에서 놀고 있었지만. 네메시스 근처에 있는 정령들은 그를 보고 그대로 돌처럼 굳어있었다.


“나에게서 나오는 악성은 정령들이 매우 싫어하거든.”


“흐음? 그래? 하지만 물의 정령왕도 물에서 노는 것 정도는 인정하지 않을까? 그러니!!!!”


벨라의 주위로 빛무리가 반짝이더니 그녀는 거대한 레드 드래곤의 모습으로 돌아갔고 갑작스러운 변신에 모두가 그녀를 보았다.


[에잇☆!]


장난기 가득한 기합과 함께 꼬리를 휘둘려 거대한 물보라를 일으키는 벨라였고 쓰나미처럼 쏟아지는 물은 미처 대비하지 못한 네메시스를 흠뻑 젖게 만들었다.


“...후우. 이렇게 나온다는 거지? 벨라스트라즈?”


으드드득!


네메시스에게서 근육이 재배치되는 기괴한 소리가 들리더니 그의 키가 조금 작아졌다.


“이거면 정령들도 무서워하지 않겠고. 놀고 싶다면 제대로 놀아줘야지.”


[뭘 한 거야?]


“유전정보를 정령왕과 비슷한 기척이 나도록 뜯어고쳤어. 엘과는 이종사촌쯤? 그런 감각으로.”


[...그게 쉽게 되는 거야?]


“나랑 릴리스는 가능해. 즉각 조작할 수 있는 것은 나뿐이고. 릴리스는 시설이 필요하지만. 뭐.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잖아? <트리슈나>!”


“어!?”


월검향은 강물의 에린을 상징하는 물의 삼지창의 등장에 경악했지만. 네메시스는 신경 쓰지 않고 크게 휘둘렀다.


“쓸어버려 트리슈나!!!!”


트리슈나를 중심으로 성만 한 물기둥이 생겨나더니 벨라를 수십 마리 쌓아둔 듯한 크기로 늘어나 그대로 쏟아져 갔다.


[아! 너무하네!!!!! <에이션트 쉴드>!]


방어마법으로 막아보지만. 폭포처럼 쏟아져나오는 물은 일시적으로 그들이 놀고 있는 강물보다 많을 정도였고 이에 휘말린 벨라가 물속에서 허우적대다가 겨우 몸을 일으켰다.


[너무 위력이 강하잖아!]


“인간 손 정도로 물 뿌리는 것을 기대한 거야? 레드드래곤 덩치를 생각하면 이 정도가 물장구로 적당하지 안 그래?”


[우씨! 두고 봐!]


그것을 시작으로 필사적으로 물장구치는 벨라와 네메시스였고 다른 일행들도 서로를 보며 씨익! 웃더니 그들 틈에 끼어들어 물을 뿌렸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다들 기진맥진할 때쯤. 그들은 물에서 나와 뜨거운 태양 빛에 몸을 빠르게 말리기 시작하였고 네메시스는 적당한 바위 위에 앉아 손뼉을 쳐 일행들의 시선을 끌었다.


“자자. 이제 우리는 람슬 왕국으로 들어가야 해. 물장구도 좋지만. 이곳에서 하루 머물기에는 시간이 너무 지체됐으니까. 하지만 그 전에 우리가 알아둬야 하는 주의사항이 있어.”


“주의사항? 다른 국가는 그런 거 없지 않았어?”


“우리가 지금까지 지나온 국가들은 여행자의 관습이나 행동에 관대하고, 국경이 엷은 편이라 이종족인 우리가 넘어가는 데에 그다지 불편을 겪지 않았어. 하지만 람슬 왕국은 좀... 많이 폐쇄적이라고 해야 하나? 그렇기에 간단하게 주의사항을 알려주고 들어가려고. 우리는 너무 눈에 띄는 편이니 말이지.”


“흠흠. 하긴 내가 이쁘니까!”


“.....”


“왜?”


“벨라. 그건 틀린 말은 아니지만. 우리 전체가 문제야.”


엘프인 세레나, 천족인 람히르, 드래곤은 벨라는 종족 자체에 미의 보정이 들어가고, 네메시스는 원하는 대로 자기 몸을 구성하기에 이들 중 한 명만 하더라도 시선을 너무나 끄는 편이었고 월검향도 평범한 인간 출신이지만 무공을 통해 육체를 단련하다 보니 그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여자를 구할 수 있을 정도로 미남인 편이었다. 이런 이들이 모두 모여있으니 시선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했고, 타지역에서야 돈을 펑펑 뿌리고 다니다 보니 어딘가의 지체 높은 귀족 여행자들로 보고 소매치기 정도만을 제외하면 뒷배경의 보복이 무서워서 함부로 접근하는 이는 없었다.


“우리 복장 자체가 저곳에선 문화적으로 금지되었달까?”


“우리 옷이 특이하긴 하지만···. 모험가 중에 우리보다 특이한 복장도 있지 않았어?”


재질 자체가 고급에 네메시스가 직접 만들고 현대식 편리성을 섞다 보니 일행들의 복장 또한 눈에 띄는 편이었지만. 던전 같은 곳에서 고대의 이상한 갑옷이나 특수 마법처리가 된 옷을 입고 다니는 모험가들이 종종 있으므로 사람들이 그렇게 이질적인 눈으로 보진 않았다.


“저곳의 기준으로 볼 땐···. 문란한 복장이랄까?”


“하아? 우리가 문란하다고?”


이해가 안 되는 말이었다. 속옷만 입고 다니는 것도 아닌데. 이게 무슨 말인가? 벨라는 어이가 없어서 자신과 일행을 옷을 살펴보았지만. 팔과 다리가 훤히 보이긴 해도 일부로 노출한 복장은 아니었다.


“응. 람슬 왕국은 여성의 피부 노출에 대해서 극도로 예민하거든.”


“어? 그럼 남자들은?”


“나랑 월검향은 문제없어.”


“뭐야. 그게? 성차별이잖아.”


“그래서 문제란 거지.”


드림랜드는 대기 중의 마나가 풍부한 관계로 성별이고 나발이고 마나에 친화성이 있다면 그것이 곧 무력이므로 성차별은 없었다. 전투에 재능이 있으면 전투와 관련되는 일을 하는 거고. 다른 일에 재능이 있다면 그 일을 할 뿐이었다. 일반적인 서민들은 그런 경우가 없겠지만. 높으신 분들이 그렇게 한순간에 출세하므로 성차별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기에 네메시스가 말하는 람슬 왕국의 설명에 일행 모두가 어이가 없었고 월검향만은 무언가를 눈치챈 듯이 인상을 찌푸렸다.


“남존여비군.”


“그 말이 맞을걸? 그래서 귀찮은 일을 피하고자 설명하고 있는 거고.”


네메시스는 월검향의 의견에 동의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곳은 환경이 천박하잖아? 원래 람슬 왕국은 여러 사막 부족들이 자원과 물을 놓고 경쟁하는 곳이었어. 그들이 서로 죽이고 죽여서 통합된 게 지금의 람슬 왕국인데. 그 과정이 어떻게 되겠어? 전투에 나간 남자들은 대부분 죽고. 마나를 다루지 못하는 여자들은 아이를 기르고 생산을 위해 남아있다가 과부가 되는 거지. 이 때문에 과거 람슬 왕국은 여성의 성비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람슬 왕국의 부족들은 과부가 된 여자들의 생계를 유지 시켜주기 위해 일부다처제를 종용했어. 초기에는 꽤 합리적인 이유였지만. 인간들이 모이면 뭐가 만들어지겠어? 게다가 살기도 힘든 환경이면? 망할 도피처로 종교가 만들어지지. 종교는 필연적으로 문화와 섞이고 통일된 람슬 왕국의 사회체계는 이 일부다처제로 굳혀지게 돼. 종교가 법이자. 그리고 문화인 곳으로.

일부다처제인 만큼 능력 있는 남자를 중심으로 여자들이 모인다면.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성비가 안 맞춰지겠지? 그럼 나머지 남자들은 손가락 빨면서 구경만 해야 할까? 아니지. 남은 남자들의 불만이 생겨 나. 원래라면 일부다처제를 버리고 일부일처로 가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종교란 이름의 암 덩어리와 람슬 왕국 내부의 전통과 문화가 그걸 용인하지 못해.

권력이 있는 이들은 늙어 생각이 굳어있고 불만이 있는 층은 힘이 없으니 말이지. 이로 인한 불만은 억지로라도 눌러두려면? 종교적 금욕주의지. 높으신 분들은 자유롭지만. 힘없는 서민은 성적으로 억압된..

언제라도 터지질 모르는 폭탄 돌리기 말이지. 그 과정에서 람슬 왕국의 남존여비는 심해졌고, 이는 문화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어. 여성은 남성을 유혹하는 행동이나 옷. 즉 노출을 조금이라도 해서는 안 되고 이 규율을 넘어서는 여자들은···.”


네메시스는 콧방귀를 끼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문란한 이들이니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종교이자 법으로서 말이지.”


“쓰레기 같네.”


“그 밖에도 엿 같은 것들이 많아서 람슬 왕국은 타국하고 마찰이 심한 편이야. 외국인에 대한 성범죄로 많은 편이고. 뭐. 우리 일행들 정도면···. 그건 걱정 없겠네.”


람슬 왕국의 군대 전체가 와도 저 3명이면 역으로 학살당하겠지. 객관적으로 전력을 분석한 네메시스는 그래도 귀찮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람슬 왕국 전체를 피바다로 만들 수는 없잖아? 우린 이곳을 스쳐 지나가는 여행자들이지. 학살광이 아니니까 말이지.”


“네메시스. 네가 할 말은 아니잖아? 천 년 전만 하더라도···.”


월검향의 딴죽에 네메시스는 씨익! 웃었다.


“난 불필요한 살육은 하지 않아.”


“살육이 필요하면 하고?”


“후훗. 어떨까? 월검향 네가 보기에는 어때?”


“너라면 하고도 남겠지.”


“이런! 난 이래 봐도 평화주의 노선이라고? 그렇게 나를 평가하면 슬퍼지는걸?”


“눈 깜짝하지 않고도 수만 명은 죽일 놈이 퍽이나.”


“내 말을 오해하는가 본데. 내가 슬퍼한다는 것이 아니야.

그런 잔혹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은 너를 보며 람히르가 슬퍼한다는 거지.”


“네놈 이야기에 멋대로 람히르를 끼워 넣지 마! 망할 괴물아!!”


“둘이 말장난할 거면 나중에 해주겠어? 이러다가 해가 지고 나서 람슬 왕국에 들어가겠어.”


“그럴게.”


네메시스는 어깨를 으쓱이며 아공간을 열더니 그곳에서 검은 천을 꺼냈다.


“그런 관계로 불편하겠지만. 다들 이 옷을 입어줘야겠어.”


“.....이게 옷이야? 그냥 검은 원단 아니고?”


“브루카라고. 옷이긴 해. 람슬 왕국에서 우리가 활동하려면 입는 편이 나아.”


세레나와 벨라, 그리고 람히르는 검은 천을 들어 올리더니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브루카라 이름 붙여진 옷을 보았다. 눈을 제외한 모든 부분을 가리도록 만들어진 옷은 그녀들에게 괴이할 정도의 문화 충격을 주고 있었다. 이게 같은 대륙에서 입는 옷이라곤 믿기지 않았기에 벨라는 의심하는 시선으로 네메시스를 보았다.


“끔찍한걸. 저곳의 여자들은 모두 이걸 입는 거야?”


“어린이들을 제외하면?”


“정말···. 끔찍하네요. 이렇게 답답한걸. 평생 입고 산다고요?”


“응. 내가 모은 정보에 따르면 그래. 경량화 마법과 냉기 마법을 새겨넣었으니 그나마 버틸 만할 거야.”


벨라는 브루카라 이름 붙여진 검은 천을 입고 눈만 내밀더니 곧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웃음을 터트렸다.


“아하하! 정말 미치겠네. 이걸 입고 활동하라고? 그냥 내가 람슬 왕국에 브레스 뿌릴 테니까. 혼란한 틈에 후딱 릴리스인지 뭔지 하는 괴물 만나고 오면 안 돼?”


“그랬다간 최소 수천 명이 불에 타죽는다고요···.”


“나도 알아! 하지만 그만큼 답답하니까 그래. 그리고 설명을 들으니 이걸 입는다고 람슬 왕국에서 시비가 안 걸릴 것 같진 않은데?”


워낙 여성에게 엿 같은 문화와 종교이기에 그것은 합리적인 의문이었고 이에 네메시스는 뒷머리를 긁적였다.


“그럴 땐. 알아서 대응해줘. 뒤처리는 내가 어떻게든 해줄 수 있으니까. 그래도 분쟁은 최대한 피해 봐야지.”


“흥. 네메시스가 그렇게 부탁한다면 알겠어.”


“그럼 다들 출발 준비가 되면 말해줘. 준비되는 대로 람슬 왕국 성문으로 가도록 하자.”


------------------------------------------


“뭐야? 왜 이렇게 사람이 많아?”


잠시의 재정비 이후 람슬 왕국으로 향하는 네메시스 일행이었지만. 곧 입구에 있는 기다란 줄에 그들은 발이 묶여 있었다.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사람들에 벨라는 답답함을 느낀 듯이 발을 굴리고 있었다.


“내가 다녀올게.”


네메시스는 짐이 가득 올려진 낙타를 이끄는 상인으로 보이는 늙은 남자에게 다가가 물었다.


“안녕하세요?”


“누구쇼?”


“아하하하. 하도 줄이 길어서 심심해서 잡담이나 하러 왔습니다. 혹시 바쁘신지?”


“지금 기다리는데 바쁘고 뭐고 있겠소. 원래라면 이렇게 시간이 걸리지 않았는데···.”


“람슬 왕국에 무슨 일이 있었나요? 범죄자라도 탈출했다든가?”


“그것보다 더한 일이라고 하더군. 어제 갑자기 하늘에 악마의 마법진이 생기더니 그 위로 빛의 기둥이 내려찍어지지 않나. 사막이 불길한 검은색으로 물들지 않나. 심지어는 방금 이곳에 시뻘건 무언가가 신기루처럼 빠르게 왔다갔다우. 그뿐인가? 갑자기 오늘 사막을 관통하는 8개의 물길까지 생기면서 갑자기 경계가 심해졌다우. 흑마법 조짐임을 의심해서 출입하는 모든 짐을 검사한다냐? 나참! 이게 무슨 난리인지!”


“........”


모두 네메시스와 관련된 일이었다. 사정을 모르는 필멸자들이 보기엔 난대 없는 날벼락에 무언가 일어날 불길한 조짐으로 보이기 충분했고 방금 이곳을 다녀간 제우스의 운전은 경계를 서는 경비병들로 하여금 경계 순위를 최상위로 끌어 올리는 데에 충분했다. 하다못해 제우스가 이곳에 오지만 않았어도. 원인을 알아보긴 했어도 출입을 이렇게나 통제하지는 않았을 텐데···. 네메시스는 손으로 자신을 얼굴을 가렸다.


“하여간 6개월 전부터 람슬 왕국이 이상해지더니, 오늘 무슨 일이 일어나려는 건가? 흥.”


“6개월 전부터 무슨 일이 있었나요?”


“아. 그······.”


늙은 상인의 얼굴이 해쓱해지더니 그는 주위에 누군가가 보지 않는 살펴본 후. 네메시스에게 고개를 들이밀었다.


“아무래도 자네는 람슬 왕국에 처음 온 것 같지만. 저 안에서 함부로 6개월 전을 거론하지 말게. 그러다가 다칠 수도 있어. 이건 경고라네.”


“?”


“난 경고했네.”


“알려주시면 안 되나요?”


“나 말고도 람슬 왕국에 사는 이들이라면 모두가 대답하지 않을 걸세.”


‘색욕의 릴리스. 람슬 왕국에서 대체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 거냐...?’


눈앞의 상인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데에는 십중팔구 그녀의 입김이 닿아있기 때문이겠지. 대체 뭘 하고 있기에 말하는 것마저 꺼리는 걸까? 네메시스는 의문을 가졌지만. 수상하지 않도록 적당히 맞장구를 쳐준 후 일행들에게 돌아가 설명했다.


“그런 이유로 이렇게 줄이 길어지게 된 것 같아.”


“너무하네! 우린 이곳에서 좋은 일만 하지 않았어?”


“일반 필멸자들은 사실을 모르니까 말이지.”


“흐음. 그럼 기다려야 하나?”


“아. 그거 말인데. 내가 조치를 해두었어.”


“?”


“아이고! 여기에 있으셨군요!”

“이들이 일행분들인가요? 어서 가시지요.”


창을 들고 있는 두 명의 남성 경비병이 자신의 수염을 멋들어지게 만지작거리면서 네메시스에게 인사를 해왔고 그들을 모르는 일행들은 어리둥절한 눈으로 네메시스를 보았다.


“돈으로 안 되는 일은 없거든. 우리가 조금 빠르게 관문을 넘을 수 있게 해달라고 했어. 빠를수록 추가 금액을 준다고.”


4세계에 돌처럼 쌓여있는 것이 사파이어나 금, 루비다 보니 그러한 것들을 보여준 시점에서 저 경비병들은 이미 네메시스의 개가 되어있을 거다. 사정을 이해한 벨라는 네메시스에게 핀잔을 줬다.


“네메시스는 치사해....”


“그런 말은 자주 들어.”


성문 앞에서 짐을 풀고 있는 사람들을 지나 성문으로 들어가니 거대한 천막 두 개가 좌우로 있었고 여성과 남성은 각각 경비의 안내를 받아 좌우로 들어가고 있었다.


“저희가 안내할 수 있는 길은 여기까지입니다. 천막에서 2차 검사만 통과하시면 람슬 왕국의 입국 심사가 끝납니다.”


“수고했어.”


손가락만 한 보석을 던져주자. 그걸 두고 히히덕거리며 사라지는 경비들이었고 네메시스는 그들을 보며 혀를 차더니 일행들을 보았다.


“그럼 이따 봐.”


“응.”


“말리고스는 제대로 숨어있고.”


[응]


말리고스는 종이처럼 접혀 배낭 한구석에서 대답하였고 그걸 들은 월검향과 네메시스는 서로를 향해 눈짓하며 오른쪽 천막으로 향했다. 그러자 그 안에는···.


“그래. 람슬 왕국에 잘 왔어. 이쁜이들. 부하들이 미남들이라고 하기에 무슨 소리인가 했는데. 사실이었네?”


족히 80CM는 되는 듯한 몽둥이를 책상 옆에 놓아두고 권위적인 표정으로 들어온 이를 평가하는... 근육질의 중년 여성이 있었다. 그녀뿐만 아니었다. 당장 보디빌더로 나가도 이상하지 않은 여자들이 천막 안에서 분을 감추지 못한 눈으로 네메시스와 월검향을 보고 있었다.


“어?”


개다가 그녀들은 부르카는 입고 있지 않았다. 모아온 정보와 다른 광경에 네메시스마저 당황하였고 월검향은 네메시스의 반응을 살핀 후 중년의 여인을 보았다.


“아무래도 저희가 반대로 들어온 것 같네요. 다시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무슨 소리야? 너희는 제대로 들어왔어. 이곳은 남자를 검사하는 곳이 맞아.”


“..........?”


보통은 남자는 남자가 검사하고, 여자는 여자가 검사하지 않던가? 그게 기본 상식이기에 월검향과 네메시스는 당황하며 서로를 보았다.


“뭐해? 내놔.”


““네?””


무언가 이상했다. 둘은 이곳에 흐르는 미묘한 공기를 느낄 수가 있었다. 마치 굶주린 늑대 떼가 어린 양을 보는 감각이랄까?


“너희가 수상한 걸 가졌는지. 확인해야 하지 않겠어? 일단 무기부터 줘봐. 응?”


“......”


일단은 타당한 말이었기에 네메시스는 루나를 중년의 여자에게 내밀었다.


“이건 장신용 검이군? 도심이 푸른색이라 독특하긴 한데. 그다지 대단한 검은 아니야. 칼날이 날카로운 것도 아니고. 장난감이나 겉멋으로 들고 다니는 건가?”


“검보단 방패에 가까워서요.”


“느껴지는 마력도 없으니. 이 무기는 통과. 다음!”


프레이야의 검을 월검향에게 받아 살펴본 중년 여자는 눈에 당혹감이 새겨졌다.


작가의말

모든 일은 처음 시작은 깨끗하고 좋은 의미를 담고 있다죠.

그것이 종교가 되고 문화가 되면서 아래로 내려오는데...

시대와 사회가 변하는데도 그 흐름을 따라가지 않고 억지로 유지하면 빠르게 썩어버리지요.

이슬람 종교도 원래는 서양의 기독교보다 체계화가 잘 되어있고 여성에 대한 대우가 좋았습니다. 아 물론 서양 중세사회에 비교하면 말이지요.

하지만 현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변화해가는 사회에 맞추어 바꿀 것은 바꿔야만 하는데. 그것을 따라가지 않고 전통과 종교교리에 매진하여 변화를 포기하니... 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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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3 제 572화 2마리의 지휘 개체들. +1 23.06.30 50 1 16쪽
572 제 571화 첫 번째 생물 병기. +1 23.06.30 35 2 14쪽
571 제 570화 네메시스의 처벌. +1 23.06.30 36 2 18쪽
570 제 569화 의외의 손님들. +1 23.06.30 34 2 18쪽
569 제 568화 자유와 방종. +1 23.06.03 34 2 13쪽
568 제 567화 람슬 왕국의 수도 이슐. +1 23.06.03 37 2 16쪽
567 제 566화 창공으로! +2 23.06.03 48 2 15쪽
566 제 565화 릴리스의 메시지 +1 23.06.03 125 2 20쪽
565 제 564화 릴리스의 문장. +1 23.06.03 41 1 15쪽
564 제 563화 미쳐버린 사회 +1 23.06.03 41 2 14쪽
563 제 562화 가해자가 된 피해자들. +1 23.05.15 52 2 16쪽
562 제 561화 괴물은 약속을 지킨다. +1 23.05.15 55 2 22쪽
» 제 560화 입국 심사. +2 23.05.12 49 2 20쪽
560 제 559화 제우스의 로망. +1 23.05.12 36 2 12쪽
559 제 558화 사막의 대공사. +1 23.05.12 42 2 17쪽
558 제 557화 4명의 주신이 모이다. +1 23.05.12 38 2 19쪽
557 보너스편. 거짓된 영웅들이 끝난 뒤 이야기. +1 23.04.24 46 3 11쪽
556 제 556화 네메시스의 장기말. +1 23.04.24 37 2 14쪽
555 제 555화 불안정한 경지 +1 23.04.24 40 2 16쪽
554 제 554화 람히르의 뿌리. +1 23.04.24 51 2 15쪽
553 제 553화 학대의 기억. +1 23.04.24 40 2 13쪽
552 제 552화 식사 준비. +1 23.04.24 38 2 12쪽
551 제 551화 쓰레기 재활용. +1 23.04.24 39 2 19쪽
550 제 550화 채찍과 당근 +1 23.04.04 47 2 14쪽
549 제 549화 쾌락을 탐닉하는 괴물. +1 23.04.04 52 2 15쪽
548 제 548화 세레나의 상징. +1 23.03.31 44 2 15쪽
547 제 547화 모방과 깨트림. 그리고 발전. +1 23.03.30 43 2 15쪽
546 제 546화 분노와 그리움 +2 23.03.30 45 2 14쪽
545 제 545화 네메시스의 체력 측정 시작. +1 23.03.30 64 2 18쪽
544 제 544화 네메시스의 가르침 +1 23.03.28 47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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