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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4.03 14:00
연재수 :
6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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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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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0
글자수 :
5,884,774

작성
23.09.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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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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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26쪽

제 599화 에덴에서의 탈출.

DUMMY

“잔해들을 저렇게 꼬라박으면 한 5분 이내로 구멍이 뚫릴걸? 어쩔래. 달래? 유격전으로 먼저 가서 환영해줄까?”


달기가 당장이라도 죽이고 싶다는 듯이 손가락을 우두둑! 풀기 시작합니다. 겸사겸사 괴물의 영혼을 먹어 치워 몸을 회복하겠다는 심상이겠지요.


“미리 가서 학살하는 것은 안 돼. 나의 인정받는 것은 언제까지나 결계로 쳐둔 경계선 안뿐. 바깥으로 나가면 증오가 나중에 딴죽을 걸어올걸? 결계를 넘어온 놈들만 확실히 죽여. 다시는 이곳을 넘보지 못하도록.”


“괴물의 고기랑 뼈는 수거해서 쓸 때가 있으니까. 웬만하면 형체는 남겨주세요. 이곳에 식량이 또 언제 부족해질지 모르니까요.”


니케는 귀여운 분홍색 오토코노코 외모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무서운 말을 합니다. 저희가 가져온 물자가 떨어지면 바깥의 괴물을 먹을 생각인 거겠죠. 무서워라.


“그렇게 하나하나 봐줬다간 저것들 일부가 들어갈 수도 있어. 큰 기술로 절반 정도는 쓸어버리고 시작해야 편할걸?”


쓰레기 보는 듯이 바깥을 바라보는 천황 텐구 후타바네요. 그녀는 부채를 접은 채 일그러진 얼굴로 허리춤의 날개를 퍼덕이고 있었습니다.


“흐음.... 그렇다면 나는 이만 가보지.”


어라? 666의 괴물 중 한 명이 빠지려고 하네요?


“사탄? 너도 죽이는 것은 좋아하잖아? 그런데 빠지게?”


“너. 이곳의 규칙은 모르지 않을 텐데? 설마 저 숫자에 겁먹기라도 한 거야?”


“입조심 해라. 달기. 아직 저것들은 달래의 결계를 공격하고 있을 뿐이지. 경계를 넘지는 않았다. 그리고 정말로 저것들이 본대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 저런 오합지졸들로 이곳을 침공한다? 필연이 무슨 목적이 있을 터. 이곳에 시선을 잡아두고 내 영역을 침공할 생각일 수도 있겠지.”


“아까 증오가 애한테 집착하는 것은 봤잖아?”


“증오는 멍청이이긴 하나. 지저분한 방법으로는 머리가 잘 돌아가지. 그리고 이번 일은 달래 진영과 증오 진영의 마찰이지. 나까지 끼게 되면 삼파전으로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살육은 좋지만. 예전처럼 삼파전으로 하는 것은 영 재미가 없어서 말이지. 안 그런가? 달래?”


“....좋아. 넌 가봐. 사탄.”


“그럼 다음에 보지. 달래.... 아! 김마리.”


“네?”


왜 무섭게 제 이름을 콕 집어 부르세요...


“난 나를 즐겁게 하는 이를 좋아하지. 다음에 내 영역에서 만났을 때도. 나의 기대를 채워주면 좋겠군. 후후후훗.”


“지저분한 수작 부릴 생각하지 말고 갈 거면 빨리 꺼져.”


“흥! <텔레포트>!”


달기의 투덜거림에 대꾸도 안 하고 가버리네요. 뭐 그래도 출구가 사탄이 지배하는 영역에 있기에 한 번은 얼굴을 봐야 합니다.

...달기와 사이가 안 좋으니 부하만 보낼 가능성도 있지만요.


“뚫리기 직전인 곳을 알려줄 테니까. 미리 가서 들어오는 대로 처리해.”


달래가 손을 허공에 휘젓자. 곧 열릴 위치가 밝게 빛나며 표시되네요. 안쪽에서만 볼 수 있게 조치한 것 같습니다. 그걸 보자. 666의 괴물들이 갈 준비를 시작하네요. 달기도 팔에 꽂힌 링거는 떼버립니다.

“그리고 마리.”


“네?”


“너는 내 곁에 남아. 너는 내가 지켜줄 테니.”


“앗.. 감사합니다.”


“이곳의 주인으로서 손님을 보호하려는 의무를 다하려는 것뿐이야. 그리고 사탄의 말이 걸리는 것도 있고.”


“걸리는 거요?”


“증오가 지저분한 방법으로 머리가 돌아간다는 것 말이야. 어쩌면 저것들은 이곳을 공격하기 위한 병력이 아닌 다른 이유를 위해서 보낸...”


달래가 갑자기 말을 멈춥니다. 그녀의 매서운 눈초리가 곧 구멍이 열릴 예정인 결계로 향했네요.


“십자가?”


달래의 말대로 십자가가 곳곳에서 잔해 아래에서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나무로 된 듯한 십자가에... 임산부인 듯이 배가 부풀어 오른 여성 괴물들과 아직 성장 중인 어린 괴물들이 묶였고 그들의 손과 발은 쇠말뚝 같은 거로 박혀 있네요. 전부 삐쩍 마른 것을 보면 굶겨서 빠져나갈 기력을 막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 수는 약 40명 정도지만. 그들을 자신만만하게 들어 올린 괴물들의 표정이 보입니다.


위이이이이이이잉!!


진동하는 공명음이 십자가들 사이로 울려 퍼지더니 곧 잔해들과 침공해온 괴물들 위로 붉은 보호막이 펼쳐집니다. 아무래도 원거리 마법 공격을 막기 위한 일종의 보호막인 것 같네요. 그와 동시에 경계에 구멍이 뚫려 잔해들이 마구잡이로 난입하기 시작합니다!!!“증오.. 이딴 방식을....!!”


“하? 우리 상대로 제물 몇 마리로 보호막을 펼친 거야? 이런 것 따위는 힘으로 눌러 부수어버리면 그만....!!”


“멈춰!!!”


비웃음과 함께 제물과 함께 전부 날려버리려는 달기의 손이 달래의 말에 멈춥니다. 그러자 그녀는 의아한 듯이 여우 귀를 까닥거리며 달래를 바라보네요.


“...들은 적이 있어. 에덴으로 추방당한 괴물을 이용해 저렇게 아이를 생산하는 기계처럼 하는 이야기를. 그게 사실이면 저 제물들은 자기가 원해서 온 괴물들이 아니야. 그러니 웬만하면 저 제물들은 살려주면 좋겠어.”


“야야야! 그건 약점을 만드는 짓이라고? 구해주는 모습을 보이면 다음에도 저럴걸?”


“이번만이야. 받아들일 인격이라면 받아들일 것이고 쓰레기라면 추방할 거야. 어쩌면 쓸만한 능력이 있을지도 모르잖아? 살릴 수 있으면 살리고 싶어.”


“귀찮게! 오빠!”


“이미 있어.”


언제 가 있던 것일까요? 잔해들 사이에 있는 십자가 아래로 하은의 모습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니. 주변에 있는 모든 이가 베어지고 십자가도 모습을 감춥니다. 하은씨는 기척을 지운 채로 구조에 전념할 생각인가 봅니다. 그럼 나머지는..


“인질 말려들 수 있으니까. 큰 기술 자제하고. 내장 파티나 열자고. 천 년 전 전쟁 생각나지 않아?”


“이 숫자로 무슨! 흥!”


666의 괴물들끼리 같이 있긴 하지만. 언제까지나 달래와의 계약에 의한 것일 뿐. 사실상 콩가루 집단이기에 서로 투닥거리면서도 뚫린 곳으로 바람처럼 달려갑니다. 적들은 저 너머까지 검게 물들여졌지만. 그거 막는 이는 몇 명뿐. 겉으로 보기에는 그것은 무모하기 짝이 없지만..


콰지직!


근접하는 순간. 잔해들이 찢어 발겨져 분쇄됩니다. 사지와 내장이 하늘로 튀어 오르고 막기 위해서 가던 666의 괴물들은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살육을 하기 시작하네요. 뭐랄까. 뜨거운 프라이팬에 얼음을 넣는 순간 증발해버리는 그것과 같달까요? 잔해가 뒤늦게 폭발해보지만. 다들 잔해에 대해서 알기 때문에 이미 지나간 후에 터져나가네요.


“이상하군.”


“왜요? 달래님.”


“이곳은 다수의 666의 괴물들이 지키고 있기에 에덴에선 갓 들어온 녀석들 제외하곤 올 생각을 하지 않는 곳이야. 보시다시피 자살행위나 다름없거든. 근데 증오는 왜 이것들을 보낸 거지...?”


“.....혼란을 위해서? 아니면 어떻게든 피해를 주기 위해서 아닐까요?”


저는 머리를 짜내서 물었지만. 달래는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저것들 수준이라면 인질까지 죽여버린 가정하에 2명만 있어도 막아낼 수 있어. 한 놈도 빠져나가게 하지 않고 말이야. 피해? 장기전으로 싸우는 것은 먼 과거에 지긋지긋하게 해온 우리에게?”


“......”


듣다 보니 확실히 묘하네요. 결계로 들어오자마자 갈려 나가자. 뒤늦게 기겁하고 도망가려는 괴물들도 보이고, 손짓해서 잔해들만 들이붓는 괴물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야! 몇 놈 이곳으로 보내봐. 확인 좀 할 게 있어.”


“포로가 필요하다고?”


달기가 한 명의 목을 잡고 신나게 지면에 내려치다가 달래의 말에 바로 반응해왔네요. 나머지는 다들 자기 할 일 바쁜 듯 주변을 붉은 피와 신체 파편으로 장식하고 있었기에 달래가 뭐라고 하든 그다지 신경 쓰는 분위기가 아닙니다. 아쿠아마린도 오랜만의 피에 흥분해서 괴물 몸속에서 고드름이 튀어나오게 하는 것을 보며 가학적인 웃음을 짓고 있네요.


“아니. 그냥 지나가게 해줘. 내가 직접 심문해볼 테니까.”


“...일어날 수 있지? 달래가 부르는데. 가봐.”


“히이이이익!!”


“도망가면 죽인다. 당장 가.”


“네? 네에에에엣!!!”


용케 살아난 괴물 하나가 이곳으로 절뚝절뚝 걸어오다가 저를 보더니 곧 눈에 욕망이 꿈틀거리는 것이 보입니다.


“이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오! 갑자기 저를 향해 열심히 달려오네요.


“생생하네. <화창>!”


어라? 화창? 저는 익숙한 단어가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보고 의문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건 게임 속에서 1인 타겟 1초 스턴 아이템이었을 텐데? 붉은 불의 창이 날아가 괴물에게 꽂히자. 정말로 잠시 멈칫하네요. 그리고..


퍼억!


어느 사이엔가 거리를 좁힌 달래가 턱과 복부에 아기 손 같은 작은 주먹을 먹이고는 바로 제 옆으로 이동했습니다.


“야. 엑스트라. 질문 좀 하자.”


“........”


“대답 여하에 따라. 너도 저 친구들처럼 될 거야.”


달래가 손가락질하는 곳을 보니, 웨폰마스터가 맨손으로 어떤 괴물의 배에 손을 박아넣은 후. 내장을 빼내어 주변 잔해에 휘두르는 잔인한 장면이었습니다. 그 모습에 기겁한 괴물이 달래에게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습니다.


“이곳에 왜 왔어? 증오가 침공을 지시했어?”


“그...”


“너 말고 내 질문에 답해줄 괴물은 많아. 셋... 둘...”


“아...아닙니다! 비슷하긴 한데. 아니에요!”


“.....? 자세히 설명해봐. 대답만 잘해주면 살려서 보내줄게.”


달래의 말에 굽실거리는 엑스트라 괴물이 저를 힐끔! 바라봅니다.


“혀...현상금! 현상금을 걸었어요! 저 소녀에게! 살려서 데려오면 준다고!”


“....현상금? 겨우 그걸로 간이 배 밖으로 나와서 666의 괴물이 지키는 곳을 온다고? 혹시···. 자살지망자들이니?”


“....증오님의 재산 50%.”


“!?”


“그...그리고... 자신의 능력 한 개를 준다고 했습니다... 666의 괴물에 필적하는 힘과 함께.... 잡을 의욕이 있는 괴물에게 자신의 소환물인 잔해들을 엄청난 숫자로 주었습니다! 그 때문에 무려 천 명이 지원했다고요!!!! 저 소녀만 어떻게든 납치하면! 에덴을 탈출할 수 있다고!!!”


“...농담이지? 666의 괴물에 필적하는 힘? 아무리 증오라도 그걸 마음대로 줄 수 있나?”


달래는 엑스트라의 말에 잠시 고민하더니 곧 고개를 주억거렸습니다.


“능력이 많으니 그런 것도 있을지도 모르겠네. 힘의 양 자체는 끝내주는 놈이니. 하지만 양만으로는 666의 괴물이 될 수 없는 법인데....”


달래가 힐끔 저를 노려봅니다. 무언가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있는 듯한 눈초리네요.


“대체 뭐 때문에 증오가 이럴까?”


“...모르겠어요.”


솔직한 저의 대답입니다. 저는 언제까지나 평범한 인간 여고생일 뿐. 특별한 점은 없으니까요.


“이...이렇게 강할 줄 알았으면. 오지 않았어요!”


“....?”


달래는 엑스트라의 말에 무언가 의문이 생긴 듯이 그를 바라보네요.


“설마.... 너. 나이를 말해봐.”


“11살....”


“....하.”


아.... 4세계 괴물은 10년이면 성장이 됩니다. 능력과 함께 몸이 성인이 되어버리지요. 종족 상관없이 공통적이랄까요? 그것 때문에 성장이 느린 종이라도 빠른 성장이 가능합니다. 엑스트라의 말에 달래의 눈에 은은한 분노가 깃듭니다.


“증오의 아기 공장에서 생산한 놈들을 보낸 거군. 앞으론 생산된 괴물 중 쓸만한 놈이 있는지 이렇게 보내서 시험해보겠다. 그건가? 이딴 방법으로 나를 우롱해? 증오. 이 개자식이?”


이 괴물. 말은 험해도 인격자네요. 저는 진심으로 분노하는 달래를 보며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 작은 몸이 분노로 부들부들 떨리는 것은 단순한 연기나 혹은 위선이 아닌 그녀 자신이 분노하고 있었기 때문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도 저 사실에 열 받긴 하지만 제가 당사자가 아니었기에 영상으로 보는 지구 반대편 이야기 같은 느낌이라면. 달래는 진정으로 그 피해를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었습니다.


“....침착하자. 후우. 일단 교차검증부터.”


달래는 또 다른 엑스트라 괴물을 살려 심문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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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약 3시간이 지났을까요? 큰 위력의 기술을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육체만으로도 전부 정리한 666의 괴물들입니다. 마법이나 주술을 사용하지 않았기에 속성의 소비도 거의 없겠지요. 겁에 질려서 도망간 이들을 제외하곤 생존자는 보이지 않네요...


“으차! 시체들을 모으는 것은 정말 귀찮은 일이에요.”


니케가 익숙한 움직임으로 잔해는 버리고, 그나마 멀쩡해 보이는 괴물 시체들을 모아 한 곳에 무더기로 쌓아갑니다. 그 모습에 한심스럽다는 듯이 보는 달기가 부적 하나를 그 위로 던지네요. 그러자 부적 주위로 주술진이 펼쳐지더니 시체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인 후. 곧 지상으로 살랑살랑 내려왔습니다.


“달래에게 풀어달라고 하면 돼.”


“감사합니다. 달기. 당신은 좋은 여우 요괴에요.”


귀여운 고양이 귀가 달린 얼굴로 미소지으니 주변이 화해지는 느낌이지만. 달기는 오히려 소름 돋는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팔뚝을 어루만집니다.


“차라니 욕을 해라. 악성인 애들은 그런 태도 싫어하는 거 알잖아.”


“안 돼요. 플로라 누나는 이런 예의를 좋아하신다고요.”


“그놈의 플로라는...”


“아아! 제 몸에 묻은 피가 식어가요. 따뜻해서 기분이 좋은데에....”


“...아쿠아마린. 우울한 흡혈귀 미르처럼 피를 너무 즐기는 거 아니야?”


“미르씨가 그 말을 들으면 상처 입을 거예요.”


할 일을 끝낸 666의 괴물들이 잡담하는 동안. 구출된 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 따뜻한 수프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자자. 수프는 많으니까. 마음껏 드세요. 일단 체력을 회복해야 하니~.”


차오린씨가 앞치마를 입은 모습으로 한 명씩 나눠주고 있네요. 하지만 괴물들은 그녀가 올 때마다 움찔! 움찔! 몸을 떨었습니다. 차오린씨에게서 피 냄새가 진하게 나오기 때문일까요?


“....다들 피투성이니까. 별수 없겠죠.”


차오린씨도 같이 끼어서 살육을 했기에 그걸 보고 겁먹은 것 같네요. 저는 차오린씨에게 다가가 그녀의 수프를 받고 같이 나눠주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학살에 동참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주는 그릇은 문제없이 받으시네요.


“마리. 고생하네. 나도 도울게.”


“하은씨는 구출했으니. 그럴 필요 없잖아요.”


“뭐 어때.”


자상한 구미호 하은입니다. 하은이랑 같은 일을 하다니. 이건 썸일까요?


“........”


아니. 이 망할 년들이! 왜 하은을 보며 흘깃흘깃 볼을 붉혀. 아! 하은이 구출했으니 당연한가? 하긴. 동화 속 왕자님이나 다름없는 모습이니···. 침착하자. 마리. 선을 넘으면 안 돼.


“인간족은 없네. 차오린! 후타바! 이 엑스트라 데리고 달기가 있던 곳으로 데려가 줘. 심문해서 추방할 대상을 정해야 하니까.”


“예이!”


“알겠어.”


추방이란 말에 겁먹은 엑스트라 괴물들이지만. 후타바와 차오린의 안내에 말없이 따라가는 그녀들입니다. 힘이 곧 법인 에덴에서 666의 괴물의 말을 거역할 수도 없으니까요. 저들 중 정착할 인격이 있는 이들은 정착할 수 있겠지만. 그것이 아닌 쓰레기들은 외부로 다시 추방될 겁니다. 이곳은 에덴. 바깥의 법을 지키지 않아 에덴으로 추방된 범죄자들이 많은 곳이니까요.


“하은 일행. 모두 모여봐. 너희에게 할 말이 있으니까.”


“응? 우리?”


달래의 부름에 의문을 가지면서도 모두 모이자. 달래가 쓰윽 저희를 훑어보더니 저에게 시선이 고정됩니다.


“이곳에서의 볼일은 끝났지?”


“네.”


“그럼 잘됐네. 너희 모두 추방이야. 내 중립 지대에서 당장 나가.”


“...네?”


“말 그대로야. 너희 모두 이곳을 떠나라고.”


“잠깐만요! 달래님! 무엇 때문인가요? 하다못해 아직 달기님이 회복되지 않았는데..”


“너희가 놀고 있는 동안. 나는 심문해서 정보를 모았어.”


달래는 아까 엑스트라들에게 들었던 정보를 그대로 알려주었습니다. 처음 만났던 엑스트라가 알려준 정보와 그다지 차이가 크지 않네요.


“증오가 마리에게 엄청난 현상금을 걸었어. 지금이야. 증오 세력에게만 이 정보가 알려졌겠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클랜 없이 활동하는 세력들, 혼자 다니는 놈들, 사탄세력에까지 정보가 퍼질 거야. 증오가 개차반이긴 해도. 서열 9위 괴물에 지금까지 그 자리를 지켜온 만큼 모아온 돈도 많겠지. 그리고 그놈이 주겠다는 힘에 혹하는 놈들이 한둘이 아닐 거야. 중립 지대도 안전지대가 아니야. 현상금을 들으면 내가 지키는 이들 중에서도 김마리를 노리는 놈들이 나올걸? 볼일이 끝난 이상. 빨리 에덴을 탈출하는 게 신상에 이로울 거야.”


“........”


증오의 현상금 덕에 에덴의 모든 이들이 저를 노리겠네요. 666의 괴물들을 제외하면 말이죠...


“혹시나 곁에 666의 괴물 세 명이 호위해준다고 안심할 생각은 하지 마. 성장이 둔화된 666의 괴물이 노려올 수도 있어. 모든 666의 괴물이 시간이 지날수록 성장하는 것은 아니거든. 그러니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너를 잡아 증오와 거래를 시도하려고 할 수도 있어. 조금이라도 더 성장하고 싶은 666의 괴물들도 많아. 그러니 빨리 에덴을 떠나 네메시스의 결계로 가. 거긴 네메시스의 영역이라 그 어떤 괴물도 손을 댈 수 없으니까.”


아까 말은 취소. 지옥입니다.... 지옥이라고요!!! 증오 하나만 저를 노려도 그 개 같은 상황이 펼쳐졌는데. 다른 666의 괴물들도 저를 잡을 궁리를 할지 모른다? 끔찍하다고요! 아니 제가 뭘 했다고 이렇게 저를 노리냐고요! 진짜 자살이라도 하는 것이 저의 신상에 이로울지도 모르겠네요. 적어도 666의 괴물의 장난감으로서 고문은 안 받을 테니까요!


“.....알려줘서 고마워.”


“나에게 피해 끼치지 않도록 조언하는 것뿐이야. 오늘 온 괴물들이 11살 정도밖에 안 되었다는 것은 알잖아? 너희가 이곳에 있는 한. 증오는 어린 괴물들을 반자이 돌격시켜 계속 내 영역에 약한 부분이 있나 여기저기 찔러보며 공격해보겠지. 오늘처럼 대부분 몰살할 수 있다지만. 뚫리면? 내가 지키는 이들이 상당히 다치거나 죽음을 맞이하게 되겠지. 나는 언제까지나 중립. 증오가 왜 김마리에게 집착하는지 몰라도. 이 이상은 보호해주기 곤란해. 그러니 어서 가. 6시간 뒤에 잡아둔 포로를 풀어줄 테니. 너희가 떠났다는 정보도 증오에 그때 전해질 거야.”


“네. 감사합니다.”


인왕 달래로선 저희를 최대한 배려해준 거군요. 그 말에 저는 순수하게 감사 인사를 하며 고개를 숙였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는 듯이 달래가 손을 내젓습니다.


“여기를 나가면 나와 이곳을 지키는 666의 괴물들은 너를 못 도와. 끽해야 간접적으로 도와줄 수 있달까? 그러니 최대한 빨리 사탄에게 찾아가서 에덴이나 나가. 너는 지금 자신의 안위를 지키는 것이 중요해.”


끄덕.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정보가 퍼지기 전 나가는 것이 서로에게 최고의 방법입니다.


“증오도 잔해들 그 정도 숫자로 만들었으니 꽤 지쳐있을 거야. 바로 움직이긴 힘들겠지. 지금이 최고의 기회니까 빨리 가.”


달래의 축객령에 일행들이 각자 안 챙긴 것 있는지 확인합니다. 저는 배낭을 이곳에 두고 가기에 아무것도 챙길 게 없네요. 문뜩 떠오른 것이 있어. 떠나기 전에 달래에게 다가갔습니다.


“왜? 난 더는 못 돕는다니까?”


“...가기 전에 하나만 물어봐도 될까요?”


“?.”


“그 ‘화창’이란 거. 맞으면 1초간 멈추는 아이템인가요?”


“내가 만든 화창 아티펙트 말이야? 잘 아네. 맞아. 맞은 대상을 1초 정도 멈추지. 선공 잡기 좋아서 애용해.”


뭐랄까.... 제가 했던 게임의 아이템과 이름뿐만 아니라 성능도 똑같네요. 묘한 의문이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아티펙트라는 거... 혹시 다른 것들도 있을까요?”


“666의 괴물들의 아티펙트들은 모두 내 손에 만들어졌고 그 종류만 천 개가 넘어. 6개를 넘어가면 아티펙트들의 공명 때문에 먹통이 되지만. 내 아티펙트들은 영구적으로 쓸 수 있기에 다들 6개씩은 사놓지. 왜? 너도 필요해? 나에게서 아티펙트 사고 싶으면 666의 괴물이라도 되고 와. 예외의 경우를 제외하면 안 팔 생각이니까.”


‘게임 속 아이템을 넣는 인벤토리도 6개였는데....?’


“아니. 그게 아니라. 조금 익숙하달까... 라는 게 있어서.”


“?”


“아니에요. 괜히 물어봤네요.”


“실없긴. 부디 무사히 탈출할 수 있기를 기원할게.”


“네!”


“마리! 거기서 잡담하지 말고 당장 와! 시간 없어!”


“알겠어요! 달기씨!”


저는 떠날 채비를 하는 일행들에게 급히 달려갔습니다. 어쩌면... 제가 즐겼던 게임은 평범한 게임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저의 망상인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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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시간 후. 저희는 본래 구미호 모습으로 돌아간 하은의 등에 탄 체 사탄의 영역을 향해 질주해갔습니다. 이에 멋도 모르던 엑스트라 괴물들이 살의를 보내기도 했지만. 달기가 문스톤 빗으로 털을 고르는 것을 보자. 냅다 도망치네요. 에덴에서 문스톤을 가진 666의 괴물에게 시비를 거는 것은 자살하고 싶다는 거나 다름없기에 저것은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폭신폭신해.....”


“내 털이 더 좋거든?”


“그렇지만 달기씨의 털은 뭐랄까... 바깥은 까칠하다고요. 하은씨는 모든 게 부드럽고 묘하게 좋은 향이 난단 말이에요.”


“뭐 임마?”


달기가 화난 듯이 꼬리를 팡팡 치자. 하은씨가 속도를 내는 것이 보입니다. 왜 그런 걸까요?


[우흐흐흐. 여동생의 꼬리는 참 좋아. 좀 더 오빠를 꼬리로 두들겨 볼래?]


“...으아! 소름 끼친다! 당장 내리고 싶어진다. 오빠.”


“네메시스님도 달기님을 보면 그 생각이 들 거에요.”


아쿠아마린의 장난스러운 딴죽에 달기는 표정을 구기며 꼬리를 회수합니다.


“난 순애라고 순애! 근친 오빠 따위가 아니라고!”


[너무해!]


“혼란하다. 혼란해.”


저는 666의 괴물들을 보며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저를 지킬 때는 참 든든하고 신뢰가 가는 괴물들이 전투 중만 아니면 나사 빠진 꼴이니 참···. 머릿속에 빠진 나사 좀 조이면 안 되나.


“오!”


“아. 도착했네.”


눈앞에 거대한 성벽이 있었습니다. 칠흑과도 같은 검은 성벽에서 불길하고 어두운 기운이 스멀스멀 주위로 퍼져나가는 것이 보입니다. 성벽 위로 뾰쪽한 가시 철탑들이 치솟아 주변을 감시하고 있네요.


“저게 뭐죠?”


“문이지.”


달기의 심드렁한 대답대로 문이 있긴 한데... 살아 움직이는 얼굴들이 달려 불쾌한 소음을 내고 있었습니다. 마치 사람들을 모아 산 채로 문을 만들어둔 것 같달까요? 그 불쾌감에 저는 소름 끼치는 것을 느꼈습니다.


“사탄을 거역한 대가라는 거지. 뭐. 악취미라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 마리. 알아도 해줄 수 있는 것은 없어.]


저는 문에 다가가자. 침을 삼켰습니다. 비명인지. 신음인듯한 소리가 울리는 문 앞에 검은 갑옷을 입은 경비가 있네요. 사탄의 영역에 있는 이들은 할렘가 갱단 같은 증오 클랜과는 다르게 마치 마왕성의 전사 같은 모습입니다. 제대로 훈련한 규율이 잡힌 군대 같달까요?


“주인님의 손님이 오셨다! 문을 열어라!”


오기 전에 저희가 들어오기 편하도록 거대한 문을 열어줍니다. 그러자 그곳으로 뾰족뾰족한 가시들이 돋아있는 철탑들이 즐비한 거리와 검은 건물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진짜 마왕성 같은 모습이네요. 길을 따라 질주하니. 눈앞에 거대한 공동이 나타났습니다.


[그래. 왔군!]


쿠우우우우우우웅!!


그 순간이었습니다. 하늘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우더니 거대한 파공음과 함께 7개의 머리를 가진 거대한 드래곤이 저희 앞에 착지했습니다. 그가 날개를 펼치자. 공동의 온갖 먼지가 한 번에 쓸려나가고 한순간이지만 저희의 몸이 밀려 나갔습니다. 사탄의 등장에 하은도 인간 형태로 모습을 바꾸네요.


“사탄. 지금 당장 에덴에서 나가려는데. 길 좀 열어줘.”


[지금 당장은 힘드니. 차라도 한잔하겠나?]


“왜지?”


[두 가지 이유가 있지. 첫째. 외부에서의 동력이 어떤 이유인지 끊겼다. 이 때문에 바깥으로 향하라면 동력을 이곳에서 공급해야 해서 시간이 걸리지. 지금 준비하라고 지시했으니 1시간은 걸릴 거다.]


“무한의 탄환 실비 때문이네.”


그럴 만도 하다는 듯이 달기가 수긍하네요. 하긴. 제가 마지막에 본 장면만 하더라도 난장판이었으니···.


“근데 두 가지? 하나 또 있어?”


[다른 이유는 먼저 온 손님이 있거든.]


“....손님?”


그렇게 중얼거리는 순간. 사탄의 그림자가 치솟더니 곧 붉은 근육과 입안에 있는 하나의 눈동자가 있는 괴물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여어! 기다렸다고. 토끼굴을 쑤시면 당연히 다른 방향으로 나올 줄 알았지.]


“즈....증오!!!!”


“사탄. 설마.... 너....”


[증오가 나에게 제안한 제안이 너무 달콤해서 말이지. 일시적인 협력이라는 거지. 영원한 아군도 없지만. 영원한 적도 없는 법이지. 안 그런가?]


사탄이 거대한 날개를 펼치자. 달기도 본래 모습으로 되돌아가 사탄에게 으르렁거리고 증오가 몸을 우드득! 풉니다.


[이번에는 도망갈 수 없을 거다. 김마리.]


쿠웅!


그 순간. 저희가 들어왔던 성문이 문이 닫힙니다. 하 젠장...! 일이 왜 이렇게 꼬이는지...!!! 3명의 666의 괴물이 제 앞을 막아섰지만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절대 이길 수 없어.’


서열에 따른 힘 차이도 그렇지만. 한 명만 해도 버거운데. 두 명? 무리입니다. 무리라고요오오오!!!


[약속대로 나를 방해하는 놈들은 쳐내 줘. 그럼 나도 약속을 확실히 지키마. 사탄.]


[으흐흐흐. 이번 일로 이익에 개인적인 즐거움도 즐길 수 있으니 문제없지. 증오.]


작가의말

죽어라.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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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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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3 제 632화 다가오는 위협 +1 23.12.14 13 2 13쪽
632 제 631화 요괴들의 절망. +1 23.12.14 15 2 20쪽
631 제 630화 요괴들의 희망. +1 23.12.14 10 2 23쪽
630 제 629화 첫 시험의 승리자. +1 23.12.14 11 2 17쪽
629 제 628화 의외로 쓸만한. +1 23.12.14 9 2 24쪽
628 제 627화 보스 아이템들. +1 23.12.14 11 2 15쪽
627 제 626화 비릿한 냄새 +1 23.11.13 15 2 17쪽
626 제 625화 타락한 드래곤 +1 23.11.13 16 2 14쪽
625 제 624화 네메시스가 사는 성 +1 23.11.13 17 2 17쪽
624 제 623화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2 23.11.13 15 2 14쪽
623 제 622화 고블린굴. +1 23.11.13 11 2 16쪽
622 제 621화 눈보라 속의 습격 +1 23.11.13 11 2 22쪽
621 제 620화 무기 테스트 +1 23.11.13 17 2 19쪽
620 제 619화 빨간 망토 벨라 +1 23.11.10 13 2 18쪽
619 제 618화 카툰랜드 +1 23.11.10 14 2 15쪽
618 제 617화 첫번째 시험. +1 23.11.10 11 2 20쪽
617 제 616화 마이페이스 주신. +1 23.11.10 11 2 17쪽
616 제 615화 비트레이 +1 23.11.10 14 2 15쪽
615 제 614화 괴물과 주신들의 회담. +1 23.11.10 16 2 15쪽
614 제 613화 왕을 막는 자. +1 23.11.03 19 2 15쪽
613 제 612화 처형. +1 23.11.03 14 2 17쪽
612 제 611화 장난치는 괴물들. +1 23.11.03 14 2 19쪽
611 제 610화 드래곤 캐슬로 모이는 괴물들. +1 23.11.03 13 2 15쪽
610 제 609화 트라우마 +1 23.11.03 9 2 15쪽
609 제 608화 패닉에 빠진 드래곤 +1 23.11.03 16 2 16쪽
608 제 607화 드래곤 캐슬로 가는 길 +1 23.11.03 20 2 14쪽
607 제 606화 묘한 만남. +1 23.10.04 28 2 20쪽
606 제 605화 마안 개방. +2 23.10.04 17 2 34쪽
605 제 604화 비웃기 위해 모인 괴물들. +1 23.10.04 24 2 31쪽
604 제 603화 장기전에 자신있는 자들. +1 23.10.04 27 2 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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