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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4.03 14: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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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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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04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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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8쪽

제 603화 장기전에 자신있는 자들.

DUMMY

[주의. 김마리에게 현재 적용된 법칙은 컴퓨터 게임인 관계로 키보드를 보면서 읽어야 이해하기 편합니다.]




‘나라면 증오를 이길 수 있어!’


제가 선택한 캐릭터는 ‘시키’. ‘살인귀’의 안티테제이자. 세계관의 주인공입니다. 제가 주로 하는 애착 캐릭터 중 하나로서 개인적으로는 빠르게 치고 빠지며 적을 암살하는 살인귀가 더 마음에 들었지만. 제가 이 캐릭터를 선택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시키의 스킬만이 이 괴물에게 대항할 수가 있어!’


아레나 게임에서 악질적이고도 사기적인 캐릭터는 차고 넘치지만. ‘시키’를 제외한 제가 알고 있는 캐릭터들로는 결코 증오에겐 이기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다른 캐릭터로는 비빌 수는 있을지 몰라도. 승리할 수 없다. 그렇다면 결국 제가 선택할 수 있는 패는 하나였지요. 제가 원하는 것은 증오의 죽음이자. 저를 위해서 노력해온 666의 괴물들에게 저도 싸울 수 있음을 증명해 보이는 것이기에.


“<섬경(W)>.”


시키의 두 번째 스킬인 ‘섬경’. 상대를 발로 쳐올려 0.5초 스턴과 함께 일부 스킬과 외부 지원을 봉인합니다. 앞에 사용한 섬소(Q)와 똑같이 피해는 처참할 정도로 약한 유틸 스킬이지요.

아니. 애초에 제가 선택한 ‘시키’의 스킬은 모두 피해가 매우매우 낮습니다. 다른 캐릭터들과 비교하면 25%도 안 되는 피해랄까요? 그런데도 제가 이걸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


‘한 놈 조지는 데에는 이만한 시키만 한 게 없거든.’


1대1, 분명히 말하는데. 아무런 방해가 없는 1대1이라면. 그 누구도 ‘시키’를 이길 수가 없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시키’는 애초에 딜러가 아닌 방해에 특화된 서포터 캐릭터거든요.


“<플라밍고(WW)>!


섬경을 사용한 후. 사용할 수 있는 W스킬인 플라밍고입니다. 섬경으로 떠올라있는 상대를 하늘로 따라가 단검으로 찍고 지면에 처박는 스킬이지요. 시키의 일반 스킬 중 유일하게 제대로 된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그래 봤자. 다른 캐릭터와 비교하면 50%도 안 되는 피해지만요!

하지만 제가 있는 곳은 컴퓨터 게임 속이 아닙니다. 스킬이 현실로 구현된 결과. 그것은 행동으로서 발동하나. 공격은 물리법칙을 따릅니다. 즉. 힘X속도가 그대로 적용되는 세계란 거지요. 그 결과. 증오의 몸이 한순간에 걷어차여 하늘로 날아오른 후. 제가 뒤따라가 단검을 그의 배에 꽂고 이 세상의 법칙을 벗어난 속도로 지면에 처박았습니다!!!


콰아앙!!!!!


[마....말도 안 되는....!! 고작 엑스트라가 이런 속도를 낸다고?!! 아까 비명이나 지르던 쓸모없는 년이?]


역시나 피해는 별로 없는 걸까요? 제가 뒤로 물러서자. 증오의 몸에 뚫렸던 상처가 한순간에 회복합니다. 하여간 거지 같은 스킬 피해. 더럽게 약해요. 아니다. 증오의 회복력이 미친 건가? 그래도 섬소(Q)의 디버프는 그대로 적용되는지. 그의 몸이 굼뜨게 일어났다가 다시 본래 속도를 회복합니다.


“섬(Q)!”


[<어둠의 질주>!]


제가 다시 섬소를 발동하려고 하자. 증오가 먼저 선수를 쳐서 제 머리를 붙잡고 질주합니다. 아까 저에게서 눈을 빼앗았던 그 방식이군요! 하지만 놈은 모를 겁니다.


“<아티펙트 : 화창>.”


증오가 자기만의 기술을 발동하는 순간. 제가 이미 아티펙트 화창을 발동했다는 것을 말이죠. 그는 맞는 즉시 1초간 멈추는 화창에 돌진하는 꼴이 되었고 근접하는 순간 아무것도 못 하고 멈춰있었습니다. 저의 반응 속도에 그의 눈에 당혹감이 지나가는 것이 보입니다. 하지만 이런 기교는 저에게 매우 익숙한 일입니다. 화창으로 적의 공격을 멈추어 선공을 잡는다. 제가 하는 게임에서 기본 중의 기본이니까요.


“<분할(E)>.”


1초의 짧은 시간. 저는 그 시간을 놓치지 않습니다. 아레나 게임에서 그 시간이면 상대에게 스킬 2개 정도 박는 것은 충분한 시간이거든요. 그렇기에 저는 세 번째 스킬 ‘분할’을 발동했습니다. 그러자 수십의 검상의 이펙트와 함께 제 몸은 증오의 등 뒤로 나타났습니다. 스킬 설명상 상대를 베고 뒤로 넘어갔다는 설정 때문이지요.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다?]


“그런 기술이거든요.”


분할이야말로 시키의 가장 중요한 스킬 중 하나입니다. 많은 MP를 대가로 마스터 스킬 상태면 상대를 2초간 ‘정지’시킵니다. 스킬도. 움직임도. 오직 외부 시스템을 제외한 모든 것을 멈추는 것이지요. 여기에 스킬 특성까지 찍으면 상대의 모든 마법 해제, 그리고 대상 적의 주변도 같이 베어 피해를 줍니다. 아 물론 효과가 걸리는 것은 대상자 한 명이지만요.


푸욱!


무방비한 증오의 목에 달기의 단검을 박은 후. 숙련된 움직임으로 베어나갔습니다. 평범한 여고생인 저에겐 불가능한 움직임이지만. 저는 본능적으로 이것이 왜 가능한지 깨달았습니다.


‘이건 평타네.’


캐릭터는 주변에 적이 있으면. 일반 공격 사거리가 된다면 자동으로 공격합니다. 즉. 제가 지금 증오를 베고 있는 것은 시스템상 평타에 해당하는 공격이네요. 게임상에선 보통 스킬로 싸우기에 그다지 중요하지 않지만...


‘이거면 나라도 제대로 된 피해를 줄 수 있어.’


현실에서 전투를 경험하지 못한 제가 666의 괴물처럼 상대를 깔끔한 움직임으로 벨 수가 있습니다. 아. 잡생각을 하니 효과 시간 다 되어 가네요. 저는 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증오의 머리를 걷어차 거리를 벌렸고 그제야 몸이 굳은 증오가 분노의 외침을 내뱉었습니다!


[이딴 장난질로!!!!!!!!!!!!!!!!!!! 감히 날!!!!!!!!!!!!!!!!!!!]


“단순한 장난질이라고 생각하면 섭섭하다고요?”


지독한 CC기를 얻는 대가로 피해가 처참할 정도로 약한 스킬이기에 증오에겐 간지럽게 느껴지나 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닐 텐데 말이죠.


“전 장기전을 바라보고 시작했다고요?”


[뭐?]


증오의 장기는 분명 장기전. 상대의 공격을 돌려주는 증오에겐 당연한 전투법일지 모르지만. 아쉽게 되네요. 저는 그러한 상대에게 최악의 상성인 존재입니다.


“<섬소(Q)>!”


상대를 끌고 이동하는 섬소에도 스턴은 있습니다. 0.2초라 티가 안 나지만. 우리 괴물들의 시간 속에선 그 시간도 소중합니다. 저의 단검이 증오의 가슴에 박힌 상태로 이동되고 저는 다음 외쳤습니다.


“<비장의 카드(R)>.”


시키의 스킬 중 가장 많은 MP를 소비하는 스킬이자. 그리고 스킬 시전 시간이 긴 스킬입니다. 보통 분할 이후 멈춰진 상대에게 엿을 먹이기 위해 사용하지만. 괴물의 육체로서 적용받기에 시전 시간이 상당히 짧게 발동하네요. 이건 4세계 괴물로서 장점이 발휘되는 걸까요? 순수한 게임 캐릭터였다면 모션 때문에 이런 속도가 나오지 않을 겁니다.

이번에도 제 몸은 증오의 몸을 통과해 뒤로 나타나지만. 분할처럼 여러 개의 검상 이펙트는 나오지 않습니다. 그저. 검은 점으로서 관통했을 뿐이지요.


[?]


증오는 그다지 아프지 않은지. 어리둥절하면서도 바로 반격으로 몸을 돌리며 손톱을 저에게 내려찍었습니다. 갈퀴처럼 날카롭네요. 피할 수는 없는 각도이지만 무섭지는 않습니다.


“풋!”


[뭐야......?]


안 아픕니다. HP가 1도 안 닳았다고요! 게임이지만 ‘비장의 카드’의 스킬 효과가 그대로 적용되네요. 약간의 피해와 함께 상대의 공격력 100%를 깎아버리고 3초간 상대의 스킬을 봉인합니다. 말했잖아요. ‘시키’는 서포터라고요.

상대를 스킬 피해로 ‘죽이기보단’. ‘괴롭히는’ 캐릭터라고요?


[<데스...> 어라 마법이...]


“당신은 절 못 이겨요.”


섬소(Q)와 섬경(W)-플로밍고(WW)를 다시 박아줍니다. 증오가 마법이 막히자. 순수한 육체로 반격하지만. 평타는 0이 되었기에 그 어떤 피해도 저에게 박히지 않습니다. 저는 지속 시간을 계산하며 뒤로 빠졌습니다. 지속 시간이 끝나면 제대로 된 피해가 돌아오기 때문이지요. 그러자 증오가 저를 보면서 손가락질을 했네요.


[무슨 속임수냐!!!!!! 대체 무슨 능력이지?!!]


“세상에 어떤 마술사가 자신의 트릭을 알려줄까요?”


애초에 지금의 제 스킬들은 ‘능력’이 아닌 그 바깥에 속해있는 것. 솔직히 저도 설명하기 힘든 상태입니다. 일반적인 괴물과는 다른 상황이거든요.


[게다가 어떻게 내 저주에 중독되지 않고 있는 거야!!!!]


“상성이라고요. 상성.”


[웃기는 소리!]


“저의 패시브 스킬. 퇴마사의 가문(F)은 저의 모든 스킬이 절대 피해를 판정을 받아. 카운터 스킬 종류와 물리적 방어와 마법 방어를 무시한다고요? 증오. 당신이 자신 있는 인과의 저주는 저에게 오지 않아요.”


[?]


‘시키’는 서포터로서 상대 하나를 괴롭히는 데에 특화되어있고. 가장 큰 특징이 모든 스킬이 ‘퇴마사의 가문(F)’ 패시브 덕에 절대 피해로 들어가 카운터가 발동하지 않습니다. 즉. 증오가 인과의 저주로 상대에게 피해를 되돌려준다고 하들. 저는 패시브 스킬로 그걸 피해낼 수가 있습니다. 저는 증오를 마음껏 팰 수가 있지요. 그렇기에 시키는 그에 대한 대가로 스킬 피해가 처참하게 낮습니다. 그렇기에 전투에선 제대로 된 피해를 줄 수 없어도...


“당신 하나만은 계속 패줄 수가 있어요.... ‘영원히’.”


이 개망나니 괴물 새끼를 참교육시켜줄 수 있다! 이 말씀입니다! 물론 이걸 입 밖에 내면 평판이 떨어지는 관계로 그러지는 않지만 말이죠.


“<아티펙트 : 화창.>, 에프3 블러드 히트 시스템. 블러드히트(F)-<프레셔(W)>.”


[무슨 마법 주문을...?]


키보드의 게임 단축키를 상상하며 저에게 적용된 스킬을 발동시키자.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온갖 마법을 들어왔을 증오가 당황해합니다. 음. 이건 마법 주문이 아닌... 아레나의 시스템인데 말이죠. 아무리 666의 괴물이라도 생소한 것이 틀림없습니다.

저는 앞에서 에프3에서 스킬을 강화하고 스텟을 모조리 찍을 때도 사용했지만. 에프3 블러드 히트 시스템에 중요한 것은 그딴 것들이 아닙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블러드 히트(F). 시스템 그 자체입니다. 미리 모아둔 ‘히트 포인트’를 사용하여 현재 사용한 캐릭터에게 유용한 효과를 쓸 수 있죠.

제가 발동한 프레셔의 효과는 간단합니다. 히트 포인트 2개를 소모하여 모든 스킬과 아티펙트 쿨다운 초기화. 아 물론 절대 쿨다운이 있는 특수 스킬은 제외하고 말이죠. 그럼 게임 밸런스를 망치는 사기가 되거든요.

‘살인귀’가 ‘존재를 먹어치우는 검은 거미’같은 특수 스킬을 프레셔로 쿨다운 초기화해서 다시 박는다고 생각해보세요. 그건 재앙이라고요!


“<분할(E)>-<섬소(Q)>-<섬경(W)>-<플라밍고(WW)>-<아티펙트 : 화창>-<비장의 카드(R)>.”


수십의 검격이 증오를 베어내고 정지된 틈을 타. 저의 몸이 돌진해 다시 그의 몸을 공중으로 띄운 후. 지면에 처박았습니다. 프래셔로 초기화된 화창을 다시 투척하여 증오에게 1초의 스턴을 걸고 그 이후 비장의 카드 연계로 그의 공격력을 0으로 만들며 스킬을 봉인합니다. 이 캐릭터의 가장 기본적이자. 1대1에서 상대를 괴롭히는 악랄하기 짝이 없는 콤보죠!

제 생각대로 한순간에 여기저기 처맞은 증오가 지면에 얼굴을 처박았습니다.


[이........말도 안 되는.....]


“이게 끝이 아니라. 한 번 더 있어요! 에프3 블러드 히트 시스템. 블러드히트(F)-<퍼펙트(Q)>-<프레셔(W)>.”


블러드히트에서 ‘퍼펙트’의 기능은 3포인트를 대가로 다른 블러드 히트 시스템을 모조리 초기화합니다. 즉. 쿨다운이 돌고 있는 프레셔가 다시 시전할 수 있게 되며 아까의 콤보를 보란 듯이 증오에게 박아넣을 수 있게 됩니다. 무방비인 모습으로 말이죠!!! 물론 그에 대한 대가로 히트 포인트를 7이나 소모했지만... 이를 보충해주는 스킬도 쓰기에 나쁘지 않은 연비가 나옵니다.

아까의 콤보를 다시 이어가자. 증오의 몸이 다시 처박히고 저의 MP는 0에 도달했습니다. 원복 게임에서도 이렇게 이어 하려면 MP를 회복할 수밖에 없으니 어쩔 수가 없네요.


“에프3 블러드 히트 시스템. 블러드히트(F)-<마나 리커버리(R)>.”


마나 리커버리는 1포인트를 소비하여 사용자의 MP를 35~65% 사이로 랜덤하게 채워줍니다. 어라? 어째서인지. 최대수치로 바로 채워지네요? 이런 경우는 흔치 않은데.


‘니케의 부적 때문인가?’


행운을 불러온다는 니케의 부적 때문인지 몰라도 확률적인 것들은 최고 수치로 유지될지도 모르겠네요.


[더는 용서 못 해!!!!!!!!!!!!!!!!!! <악성의 격노>!]


섬뜩한 감각이 주변을 스쳐 지나가고 증오의 몸에 형광이 깃듭니다. 이런! 아직 분할과 비장의 카드는 쿨다운인데? 저의 게이머로서의 감각이 외칩니다. 저걸 맞아봤자 좋을 것은 없다고요!!! 저렇게 화려한 기술은 보나마나 피해가 엄청날 것이 틀림 없습니다!


“<아티펙트 : 초가속>.”


일정 거리를 이동하는 아티펙트로 거리를 벌려보지만. 증오에게서 나오는 빛은 점점 커집니다. 음... 역시 그거밖에 없나. 블러드히트로 도주하는 방법도 있지만. 히트 포인트는 잘 아껴서 증오를 패는 데에 효율적으로 써야만 합니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거대한 폭발이 증오의 중심으로 사방을 삼켜가고, 이는 얼마 지나지 않아 저에게로 덮쳐옵니다.


“아티펙트 : <쉴드>, <방주>.”


쉴드는 일정 수치 피해를 10초간 막아주고. 방주는 5초간 들어오는 마법 피해 비율을 50% 깎아줍니다. 즉. 방어 아티펙트로서 둘이 상승효과가 있고 이 아티펙트들은 화창과 더불어 필수아티펙트나 다름없습니다. 뜨거운 불꽃이 사방을 채운 후. 사그라들자. 제 HP가 조금 깎여있는 것이 보입니다. 아! 바로 차버리네요. 체력 회복 스텟을 마스터해서 그렇네요.


[이걸... 버틴다고....?]


주변 건물이 모조리 녹아내려 증오를 중심으로 동그란 원형 크레이터를 만들어냈지만. 저는 그 크레이터 안에서 당당하게 서 있었습니다. 이 광경이 말도 안 된다는 듯이 저를 보면서 눈을 부릅! 뜨네요.


“네. 버틸 만하네요.”


[...........]


“다시 갈게요. <섬소(Q)>!”


분할과 비장의 카드의 쿨다운은 40초. 효과가 좋은 만큼 쿨다운도 더럽게 깁니다. 따라서 현재 쓸 수 있는 스킬은 세 개. 아니 두 개네요.


‘D스킬은 쓰면 저도 위험할지도?’


패시브 스킬의 옆에 있는 ‘마안(D)’스킬은 솔직히 저도 두렵습니다. 게임에선 평범한 스킬이지만. 현실에선 어떻게 발동될지 저조차 감이 안 잡히거든요. 설정 자체가 위험하게 잡혀있는지라. 게임이 현실이 된 저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무섭습니다.


“<섬경(W)>-.....”


[또 당할 것 같으냐!!!!]


제가 증오를 차올리는 그 순간. 증오가 돌려차기로 제 목을 꽂고 있었습니다. 이 괴물... 다리도 쓸 줄 알긴 알았네요? 이 때문인지. 저와 증오의 몸이 동시에 튕겨 나가 반쯤 녹아내린 건물들에 처박힙니다. 이런!? 시간이 지나. 플라밍고(WW)스킬이 꺼졌네요. HP도 한순간에 20%가 날아갔지만. 체력 회복 스텟 마스터 덕에 금방 최대 HP로 차버렸습니다.


“흥!”


이런 거로 기죽을 생각은 없습니다. 증오가 저에 대해 배워가는 것처럼 저 또한 현실에 적응하여 익숙해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제 앞길을 막는 철근을 단검으로 베어내며 녹아내린 건물에서 빠져나왔고 증오도 빠져나오고 있는 게 보이네요.


[죽일 생각으로 쳤는데 살아있다고? 엑스트라 괴물이면 그걸로 몸이 산산 조각났어야 해!]


“엑스트라! 엑스트라!!! 그 단어 좀 그만 말하고 닥치면 안 될까요? 자기는 뭐가 잘났다고 주둥이만 나불대는지! 당신이 절 공격한 것보다. 당신이 저에게 처맞은 게 많은 걸 뻔히 알면서 주둥이만 잘 살아있네요. 당신의 전투력이 당신 주둥이의 절반만 따라가도 전 이미 죽었을 거라고요!!!”


저의 뻔뻔한 도발 증오의 입 주변 근육에 힘줄이 돋아나네요. 종족이 다르지만 저건 확실히 알 수 있네요. 제대로 열 받은 것이 분명합니다!! 그래. 더 열 받아라. 저는 왠지 모르게 아쿠아마린과 같은 가학증이 제 가슴속에서 타오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예전에 어느 사제 캐릭터가 말했다죠.

게임은 ‘상대방을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상대방 빡치라고 하는 거라고’...

음음. 맞는 말입니다. 그래서 제가 이 캐릭터를 좋아하지요. CC기로 한 명을 끊임없이 괴롭혀서 열 받게 하는 거. 그게 게임의 묘미거든요.


[나는 네가 헤아릴 수가 없는 시간 동안! 셀 수 없이 많은 이들을 죽여왔다!!! 역사 속 그 어떤 영웅도!! 어떤 사악한 마왕도!! 모두 내 발에 짓밟혔어!!! 난 최강이 되기 위해 내 아버지인 광기의 삼서의 손에 태어났단 말이다!

그런데... 그런데!!! 감히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엑스트라 괴물 따위가! 감히!!!! 내 이름에 먹칠을 해!!!!? 네가 뭔데!!! 제대로 된 전투 경험도 없는 애새끼인 네가 뭔데!!!!

널 지키던 저 빌어먹을 여우 새끼 또한 처박혔는데! 네가 뭔데!!!!!!!!!!!!!!!!!!!!!!!!]


“여우 새끼....?”


하하하.... 하.... 하! 지금 이 쓰레기가 뭐라고 했나요. 여우 새끼? 제가 동경하고 사랑하는 하은씨에게? 이 괴물도 상대를 화내게 하는데 꽤 재능이 있네요. 저는 보란 듯이 스킬을 사용하지 않고 증오를 향해 달려가고 그러자 증오 또한 저에게 돌진해와 우리는 서로를 향해 무기를 휘둘렸습니다. 저의 가슴과 증오의 가슴에 각각 상처가 새겨졌지만. 우리 둘은 아무렇지도 않게 상처를 재생하며 서로의 목숨을 노렸습니다.


“제가 뭐냐고요? 좋아요. 알려드리죠. 헤아릴 수 있는 시간 동안 셀 수 없이 죽어왔다? 그럼 저는 하루 1시간!”


[......?]


“한 판에 30분의 게임. 70점 스코어를 달성하는 게임에서 5vs5로 서로를 죽여왔죠. 나보다도 ‘약한’. 나와 ‘동등한’. 그리고 나보다도 ‘강한’! 다른 플레이어들과 치고받으며 죽고 죽여왔어요!!! 자기 능력 빨로 제 앞에 서 있는 쓰레기 따위와 다르게! 아무리 불리하더라도! 아무리 유리하더라도! 최선을 다해 상대를 죽여왔어요!

하루가 아무리 짧은 시간이라도 1년은 52주! 평일만 따져도 하루에 2번씩 520번이나 할 수 있죠. 거기서 죽고 죽이던 경험? 어느 한쪽이 이겨도 36,400번의 죽음이야! 양측 실력이 비등한 경우라면 양측을 합쳐서 7만의 죽음과 살육이 돼죠!

그리고 주말에는 더 시간이 많죠. 한 시간이 아니라. 몇 시간이라도 더 할 수가 있어요! 그렇기에 저는 1년마다 약 10만의 죽음과 살육을 반복해왔어요!

이러한 게임을 수년간 즐겨온 제가 당신보다 전투 경험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세요? 하!!!

전 게이머에요! 남들이 보기엔 쓰레기 같은 이 게임이라도! 저에겐 너무나 소중하고 재미있어서! 저의 시간을 쪼개가면서 해오고! 내가 정말 즐거워하기에 잊히지 않길 바라는 게임이라고요!!! 엑스트라 괴물이 당신을 몰아붙이면 안 된다? 당신은 666의 괴물 서열 9위이니까? 엿이나 먹어!!!

당신이나 나나. 같은 ‘괴물’일 뿐이야. 그럼 내가 당신을 압도해도 이상하지 않잖아!! 내가 경험하고 즐겨온 추억은 지금 현실이 되어 나의 힘이 되고 있어!!!

지금의 나는 날 지키기 위해 싸웠던 666의 괴물! 아니! 내 ‘친구들’을 위해 싸울 수가 있어! 분명히 말하는 거지만! 난 당신을 이길 거야!!!!!!”


그렇다. 김마리가 게임 속에서 해왔던 일들이 현실로서의 경험으로 치환되어 그녀에게로 흘러와 실전 경험으로 변하고 있었다. 즉. 게임에서 경험한 자신의 목숨을 건 혈투가 현실이 되어 마리에게 녹아드는 이것은 분명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반칙에 가까웠다.

아무리 666의 괴물이라도 자신의 목숨을 건 혈투는 흔한 일이 아니니까 말이다. 따라서 서로 마법 없이 싸운다면...


서걱!


마리의 단검이 곡선을 그리며 증오의 팔을 잘라낸 후. 그녀는 반격하려던 증오의 반대 팔을 쳐낸 후. 다음으로 움직이려는 다리 관절에 단검을 박아넣어 증오의 움직임을 막았다. 이는 분명...


“저의 전투 경험은 당신을 넘어섰어요!”


김마리의 움직임이 증오를 압도하고 있었다. 20년도 안 되는 찰나의 세월이 억겹의 세월을 이겨내는 기적에 증오는 자신의 현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웃기지마아아아아아아아앗!!!]


증오가 반격해봐도 마리가 항상 한 수 앞선다. 이 이유는 간단한데. 증오는 능력 특성상 가만히만 있어도 상대가 패배하기에 제대로 된 전투 경험은 억겹의 시간에도 밋밋했다. 다른 666의 괴물들이 피를 흘리며 싸우는 것에 비해. 마리의 말대로 그는 능력빨의 적용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었다.

이 점을 노려 김마리는 증오에게 승산을 점쳤던 것이었다. 다른 666의 괴물이라면 실전과 괴리가 있는 마리의 전투 경험으로는 이길 수가 없겠지만.

‘증오’만은. 오직 증오만은 마리의 전투 경험이 나았고, 증오의 가장 큰 장점인 인과의 저주는 마리가 사용하는 스킬 특성상 카운터가 적용되지 않아 발동하지 않는다.


[그래! 네 말이 맞다! 분명 네년의 움직임이 날 앞선다고 있다! 하지만 그래 봤자 어쨌다는 거냐!? 네년이 사용하는 이상한 기술들은 나에게 피해를 못 주고 있어!! 잠시 내 발을 묶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100% 회복된단 말이다!!!]


“하! 에프3 블러드 히트 시스템. 블러드히트(F)-<체력 회복(E)>, 아티펙트 : <회복 포션>.””


김마리는 블러드 히트 시스템의 지원과 아티펙트로 회복하면서 증오의 말에 코웃음을 쳤다.


“정말로 피해가 없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이런 바보가 있을까요? 그럼 이번에 감각을 집중해 제대로 느껴보세요. <비장의 카드(R)>”


증오는 마리의 말을 이해할 수 없으면서도 적의 조언에 따라 감각을 집중하자. 약간이지만 느낄 수가 있었다. 비장의 카드 스킬이 지나가자. 그의 일부가 사라지는 듯한 감각을....


[!!!!!!!!]


“비장의 카드는 말이죠. 특성을 찍으면 약간 패널티를 대가로 상대의 최대 체력 깎고, 블러드 히트를 3이나 흡수한다고요? 이 효과는 제가 죽거나. 당신이 죽을 때까지 절대 풀리지 않죠.”


그렇기에 1대1 특화 서포터로서 장기전으로 끌고 가야만 하는 것이 김마리였다. 스킬 쿨다운이 돌 때마다. 비장의 카드로 상대의 최대 체력을 알차게 깎아준다면. 언젠가는 상대가 쓰러지기 때문이었다. 물론 서포터 캐릭터이기에 그 피해는 낮지만. 애초에 ‘시키’란 캐릭터는 적의 메인 탱커과 아군 물몸 딜러를 물어뜯는 친구들을 바보로 만들어 아군이 잡기 편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이었다. 비장의 카드 덕에 스킬 쿨다운을 초기화하고 HP와 MP를 채워주는 블러드 히트의 시스템 사용에 다른 캐릭터들보다 여유로웠기에 외부 도움 없이는 ‘시키’는 빠져나갈 수 없는 제일 짜증 나기 짝이 없는 캐릭터였다. 스킬 데미지를 포기한 지독할 정도의 CC기는 당하는 상대를 미치게 하였고 이는 현재 증오가 경험하는 지옥이었다.


“영원토록 싸워보자. 개새끼야. 이 전투에서 마지막 이기는 것은 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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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눈을 믿지 못하겠는데. 사탄. 내가 안과에 가야 하는 걸까? 아니면 상황이 미친 걸까?”


달기가 인간 형태로 한 마디를 내뱉자. 아까 달기랑 치고받던 사탄의 살기는 어디 갔는지. 그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저 아이가 증오를 상대로 오히려 밀어붙이고 있군. 증오를 이길 수 있다는 것은 헛말이 아니었나 보군.]


터무니없는 기적. 아무런 힘 없는 여고생이 갑자기 슈퍼맨으로 각성하는 듯한 현실에 달기랑 사탄은 기가 찰 수밖에 없었다. 세상에 어떤 엑스트라 괴물이 666의 괴물을. 그것도 서열 한 자리 괴물이랑 맞다이를 하면서 엇비슷하게 치고받고 있는가? 무슨 수를 썼는지 몰라도 증오의 움직임이 잠시지만 멈추는 것이 종종 보였다.


[하지만 증오도 숨겨놓은 것이 많을 것이니 오래가지는 않을 거다. 지금이야 자신의 상식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 당황해서 맞고 있지만. 666의 괴물인 만큼 방법을 찾아낼 테니 말이지.]


“그럼 나는 나 대로 도와주는 수밖에.”


[나서지 마라. 달기.]


달기의 앞에 거대한 드래곤의 꼬리가 내려쳐 졌다.


[난 저 아이에게 약속했다. 이 전투는 저 아이와 증오의 1대1 전투. 간섭할 생각은 하지 마라. 설사 상대가 네메시스님이라도 약속이라면 지킨다는 것을 모르지 않을 텐데?]


지금이야 달기와의 전투보다 김마리를 구경하는 것이 재미있기에 지켜보는 사탄이지만. 달기가 그의 꼬리를 넘어선다면 다시 공격을 시작할 것이었다. 이는 경고. 하지만 달기는 그의 꼬리를 밀쳤다.


“누가 저 싸움에 끼어든대? 손님 좀 부르려고 한 거지. 여기 통신 막는 것 좀 풀어봐. 너도 재미있을걸?”


[...음?]


“닥치고 내 말을 따라봐. 저 전투에는 끼지 않을 거야. 아쿠아마린도 살기 줄이고.”


“네에~.”


다시 사탄과 싸우려는 줄 알았던 아쿠아마린은 살기를 줄였고 달기는 꼬리를 살랑거렸다. 이에 흥미를 느낀 사탄이 통신만 풀어주자. 달기의 입 앞으로 주술진이 생겨났다.


[마리. 내 말이 들려?]


[네. 바쁘니까. 용건은 짧게 해줄래요?]


마리는 아까의 스킬 콤보를 먹여주면서 증오가 무방비 된 틈을 타 채팅을 하였고 마법과도 같이 들려온 통신에 달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나 버틸 수 있어?]


[온종일 해도 문제없어요!]


터무니없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러자 달기는 미소가 지어지는 것을 억지로 참으며 말을 이었다.


[그래. 그럼 최대한 버텨봐. 곧 재미있는 일이 널 도와줄 거야.]


[그게 무슨?]


[날 믿어봐.]


[믿어요. 달기씨가 저를 믿어주는 것처럼.]


[풋!]


웃긴 인간이다. 달기는 순수하게 미소가 피어났기에 웃음을 숨길 수가 없었다. 아까 도망만 다니던 그 아이가 맞는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한 대답이 돌아왔다.


“이것 참. 오늘 별일이 다 있는걸. 저 아이가 갑자기 성장해버릴 줄은.”


“인간은 빨리 자라거든.”


“우리 모두 괴물이라고. 바보 오빠.”


하은이 몸을 추슬러 돌아오자. 사탄은 꼬리를 움직여 하은도 자신의 꼬리 안에 넣었다. 물론 하은도 참전할 생각이 없었기에 별 의미 없는 일에 불과했지만 말이다.


“웃기지 않아? 오빠? 오늘 서열 9위 괴물이 이름 없는 엑스트라에게 패배할지도 모른다는 것이?”


“우리 괴물들도 세대가 교체된다는 거지. 필멸자들처럼 말이야.”


[너무 오만한 말이군. 우린 필멸자와 다르다. 하은]


“완전히 다른 것은 아니지.”


애초에 모든 4세계 괴물은 필멸자였으니까 말이다. 하은의 대답에 사탄의 7개의 입이 미소를 지었다. 그는 혼란을 좋아하는 괴물. 새로운 666의 괴물이라면 얼마든지 환영하는 이였다.


“근데 달기야. 지금 누구에게 연락한 거야?”


“보면 알 거야.”


달기는 이번만은 자신의 오빠에게 비밀을 남기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이참에 증오에게 엿 좀 먹여주려고.”


작가의말

게임에서 작가가 실제로 맞아 본 경험입니다. 

정말정말정말정말 끔찍하고도 열 받는 콤보라 꼭 쓰고 싶었습니다.

동료의 도움 없이 저 콤보 쳐맞고 포인트 쪽쪽 빨리면 엄청 기분이 불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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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33 제 632화 다가오는 위협 +1 23.12.14 13 2 13쪽
632 제 631화 요괴들의 절망. +1 23.12.14 15 2 20쪽
631 제 630화 요괴들의 희망. +1 23.12.14 10 2 23쪽
630 제 629화 첫 시험의 승리자. +1 23.12.14 11 2 17쪽
629 제 628화 의외로 쓸만한. +1 23.12.14 9 2 24쪽
628 제 627화 보스 아이템들. +1 23.12.14 11 2 15쪽
627 제 626화 비릿한 냄새 +1 23.11.13 15 2 17쪽
626 제 625화 타락한 드래곤 +1 23.11.13 16 2 14쪽
625 제 624화 네메시스가 사는 성 +1 23.11.13 17 2 17쪽
624 제 623화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2 23.11.13 15 2 14쪽
623 제 622화 고블린굴. +1 23.11.13 11 2 16쪽
622 제 621화 눈보라 속의 습격 +1 23.11.13 11 2 22쪽
621 제 620화 무기 테스트 +1 23.11.13 17 2 19쪽
620 제 619화 빨간 망토 벨라 +1 23.11.10 13 2 18쪽
619 제 618화 카툰랜드 +1 23.11.10 14 2 15쪽
618 제 617화 첫번째 시험. +1 23.11.10 11 2 20쪽
617 제 616화 마이페이스 주신. +1 23.11.10 11 2 17쪽
616 제 615화 비트레이 +1 23.11.10 14 2 15쪽
615 제 614화 괴물과 주신들의 회담. +1 23.11.10 16 2 15쪽
614 제 613화 왕을 막는 자. +1 23.11.03 19 2 15쪽
613 제 612화 처형. +1 23.11.03 14 2 17쪽
612 제 611화 장난치는 괴물들. +1 23.11.03 14 2 19쪽
611 제 610화 드래곤 캐슬로 모이는 괴물들. +1 23.11.03 13 2 15쪽
610 제 609화 트라우마 +1 23.11.03 9 2 15쪽
609 제 608화 패닉에 빠진 드래곤 +1 23.11.03 16 2 16쪽
608 제 607화 드래곤 캐슬로 가는 길 +1 23.11.03 21 2 14쪽
607 제 606화 묘한 만남. +1 23.10.04 28 2 20쪽
606 제 605화 마안 개방. +2 23.10.04 17 2 34쪽
605 제 604화 비웃기 위해 모인 괴물들. +1 23.10.04 24 2 31쪽
» 제 603화 장기전에 자신있는 자들. +1 23.10.04 27 2 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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