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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약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의 정석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강U백약
그림/삽화
강백약
작품등록일 :
2021.03.26 16:00
최근연재일 :
2022.07.15 10:00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16,569
추천수 :
254
글자수 :
261,898

작성
21.09.08 10:00
조회
46
추천
1
글자
9쪽

삼국지의 정석_47. 공손 씨에게 목이 잘리는 원 씨 형제(조조의 관심법)(下)

DUMMY

두둑한 포상 약속에 병사들은 환호성을 질렀고, 조조는 장료에게 자신의 대장기를 내 주며 말했다.


“내 문원만 믿겠네. 부디 답돈의 목을 가져다 주게!”


“예, 명 받들겠습니다!”


“조순! 자네도 호표기를 거느리고 장료와 함께 선봉에 서게. 오환족에게 한나라 정예기병의 위용을 보여주게!”


“예, 장군!”


명을 받은 장료와 조순은 기병대를 이끌고 오환의 군대를 향해 돌진하였다. 다행히 이러한 기습은 큰 효과를 발휘했는데, 머릿수만 믿고 방심하던 오환족은 느닷없는 장료의 공격에 크게 당황하였다.

이렇게 오환의 병사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장료 일행은 적진을 거침없이 돌파했다. 이들의 목표는 오로지 한 사람, 대장기 아래에 있는 오환족 수장 답돈이었다.


답돈은 혼란에 빠진 군대를 수습하기 위해 여기저기 명을 내리고 있었는데, 느닷없이 눈 앞에 적의 기병대가 나타났다. 이에 주변에 있던 답돈의 친위병들이 일제히 달려나갔고, 호표기 병사들과 어지러운 싸움을 벌였다. 답돈도 황급히 창을 거머쥐며 적과 싸우려 하는데, 순간 옆구리에 칼날이 날아들었다.


“우욱···”


답돈은 신음을 내뱉으며 말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그러자 장료가 말에서 뛰어내려 답돈의 목에 칼을 들이대며 산골짜기가 쩌렁쩌렁 울리도록 외쳤다.


“적장 답돈을 사로잡았다. 졸개들은 모두 항복하라!!”


오환의 수령인 답돈이 생포되자, 전세는 급격히 조조 군 쪽으로 기울었다. 답돈은 용맹할 뿐 아니라 지략도 뛰어나, 북방 이민족들 사이에서 흉노족의 전설적 선우인 모돈의 재림이라 불리고 있었다. 이처럼 경외(敬畏: 존경하면서 두려워함)의 대상인 답돈이 적의 포로가 되자, 오환의 병사들은 전의를 상실하고 말았다. 대다수 오환 병사들이 항복하거나 달아나 버렸고, 전투는 싱겁게 끝나 버렸다.



조조는 생포한 답돈을 단칼에 베어버리고, 유성으로 군대를 움직였다. 그러자 유성 일대의 사람들이 겁을 먹고 조조에게 항복을 했는데, 이때 투항한 오환족과 한족 사람의 수가 20만명에 달했다. 이렇게 오환의 거점인 유성이 조조의 손에 들어가자, 원상과 원희는 일부 오환족 족장들과 함께 수천의 병사를 거느리고 요동으로 달아났다.


이 소식을 들은 장료가 조조에게 출진을 자청하고 나섰다.

“지금 우리 군의 사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으니, 요동을 정벌하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요동태수 공손강(公孫康)은 조정의 권위를 무시해 왔으니, 이번 기회에 공손강도 사로잡으시지요.”


하지만 조조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굳이 무리해서 요동까지 원정을 할 필요는 없네. 가만히 있어도 공손강이 원상과 원희의 머리를 보내올 것이네.”


“이미 공손강을 포섭해 두신 겁니까?!”


“허허, 나중에 때가 되면 알려 주겠네.”



장요의 궁금증을 뒤로 하고, 조조는 전군에 역현으로 회군하라고 명을 내렸다. 그런데 조조가 역현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이번 원정에 반대했던 사람들의 명단을 작성하는 것이었다. 명단에 오른 사람들은 처벌을 받을까 두려워했는데, 조조는 오히려 이들에게 큰 상을 내렸다. 상을 받은 사람들이 어리둥절해하자, 조조가 이유를 설명해 주었다.


“이역만리(異域萬里: 다른 나라의 아주 먼 곳)로 원정을 나가 다행히 성공을 거두었지만, 이는 하늘이 도우신 것으로 다시는 할 일이 아니오. 자칫하면 험한 길 한가운데서 우리 모두 죽을 뻔 했소.

앞서 여러분들이 했던 충고가 맞는 말이었기에 내 상을 내리는 것이니, 앞으로도 내 뜻을 거스르는 충고를 두려워하지 마시오!”


“조공의 은혜에 감사 드립니다!”



한편 원상과 원희 형제는 무사히 요동에 도착했는데, 원상이 원희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우리가 요동성에 들어가면 공손강을 만나게 될 겁니다. 그때 제가 형님을 위해 공손강의 목을 베겠습니다. 이후 요동을 근거지로 삼아 재기하는 겁니다!”


“말이야 쉽지, 그리 쉽게 되겠느냐?...”


“형님, 걱정하지 말고 저만 믿으십시오!”


걱정하는 원희를 안심시키면서, 원상은 공손강에게 사람을 보내 자신들을 받아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 시각, 공손강은 깊은 생각에 빠져 있었다. 조조의 군대가 유성까지 올라왔다는 보고를 받고, 공손강은 조조와의 화친 여부를 고민하고 있었다. 북방의 강자인 답돈이 한번 싸움으로 목이 잘렸다는 소식에, 공손강은 조조와 싸울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조조가 화친을 받아주지 않는다면, 원 씨 형제와 힘을 합쳐 요동을 지키는 것이 순리였다. 그래서 공손강은 조조 군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마침 조조가 유성을 떠나 남쪽으로 내려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조조는 당장 요동을 공격할 생각은 없구나. 원 씨 형제의 머리를 선물로 보내면서 화친을 청해야겠다···’



생각을 정리한 공손강은 힘센 무사들을 마구간 안에 숨겨 놓은 뒤, 원상 형제를 자신의 관사로 불러 들였다. 그러자 원희가 주저하며 원상에게 말했다.


“현보야, 나는 아무래도 불안하구나. 왠지 공손강이 다른 마음을 품었을 것 같다···”


“형님, 우리가 지금 들어가지 않으면 오히려 의심을 받습니다. 공손강도 우리의 힘을 빌려 조조를 물리치려 할 것이니,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주저하는 원희를 잡아 끌며, 원상은 태연하게 공손강의 관사로 들어갔다.


잠시 후 원상과 원희가 공손강이 앉아 있는 윗자리 쪽으로 걸음을 옮기는데, 느닷없이 공손강이 호통을 쳤다.


“잡아라!”


그러자 밖에 숨어있던 무사들이 일제히 뛰어들어와 원상과 원희를 포박하였다. 원상과 원희는 손이 등뒤로 묶인 채 차가운 바닥 위에 꿇어앉혀졌는데, 원상이 고개를 들어 공손강을 바라보며 말했다.


“추위를 참기 힘드니 삿자리라도 내어 주시구려.”


그러자 공손강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

“자네의 머리가 곧 머나먼 여행을 떠날 것인데, 삿자리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공손강은 무사들에게 원상과 원희의 목을 베게 한 후, 그 머리를 상자에 담아 조조에게 보냈다. 이렇게 원소의 아들들이 모두 죽고 말았으니, 때는 207년 건안 12년 9월이었다.



며칠 뒤, 조조가 역현에서 장수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있는데, 공손강이 보낸 사자가 찾아왔다. 사자는 ‘조정에 순종하겠다’는 공손강의 말을 전하며 원 씨 형제의 머리를 바쳤고, 이에 사람들이 모두 놀라서 말했다.


“저희는 지난번 공께서 말하신 것을 농담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공손강이 원 씨 형제의 수급(首級 : 적의 머리)을 보내왔으니, 이것이 어찌된 일입니까?”


그러자 조조가 흐뭇한 표정으로 말했다.

“공손강은 예전부터 원 씨 세력을 경계해 왔네. 다만 내가 요동을 공격하면 원 씨와 힘을 합쳐야겠다는 생각은 했겠지. 내가 급히 공격하면 공손강은 원상과 힘을 합치게 되고, 내가 느슨하게 하면 서로 도모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형세일세.”


“조공, 참으로 대단하십니다!!”


수백 리 밖에 있는 적장의 머릿속을 훤히 꿰뚫어보는 조조의 말에, 모여 있던 장수들은 절을 하며 감탄했다.



이렇게 조조 일행이 북방을 깨끗이 평정한 것에 기뻐하고 있는데, 호위병이 들어와서 뜻밖의 소식을 전했다.


“장군··· 송구하오나 군제주(軍祭酒) 곽가가 숨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조조는 술잔을 떨어뜨리며 탄식 하였다.

“곽가가 병마를 이겨내지 못했단 말이냐?!... 애석하구나!!”


조조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면서 옆에 있는 순유에게 말했다.

“자네들이 모두 나와 동년배인 것과 달리, 오직 곽가만이 젊었네. 그래서 천하의 일을 마무리한 다음 뒷일을 곽가에게 부탁하려 했는데, 곽가가 중년의 나이로 요절하니 이것도 운명인가 보네...”


당시 곽가의 나이는 38세에 불과했으니, 조조에게는 참으로 뼈아픈 일이었다. 조조는 곽가에게 정후(貞侯)라는 시호를 내리고 그의 시신을 허도로 옮겨 안장(安葬: 편안하도록 장사를 지내 줌)하도록 했다. 또한 곽가의 식읍을 1천호로 늘려 그 아들인 곽혁이 이어받도록 해 주었다.

47. 장료_R.png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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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61 악지유
    작성일
    21.09.08 15:06
    No. 1

    원씨 집안의 운명도 기구하군요
    여기서 대가 끊어지다니...
    쟁쟁하던 명문가도 도량과 지략이 모자라니
    별 수가 없나봅니다. ㅉ ^^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 강U백약
    작성일
    21.09.08 23:20
    No. 2

    업성이 함락되었을때 이미 운명이 다했다고 봅니다. 그 뒤론 여기저기서 원가를 저버리고 조조에게 항복했으니까요... 반대로 원소가 허창만 손에 넣었어도 조조가 망했을텐데..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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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삼국지의 정석_87. 원한을 잊고 오와 동맹을 맺는 한(마술사 서성)(下) +2 22.05.06 35 1 10쪽
51 삼국지의 정석_87. 원한을 잊고 오와 동맹을 맺는 한(마술사 서성)(上) +2 22.05.03 34 1 10쪽
50 삼국지의 정석_86. 유비의 죽음(충성 맹세) +2 22.04.22 56 1 11쪽
49 삼국지의 정석_85. 백전노장 조인의 패배(다윗과 골리앗) +2 22.04.19 47 1 11쪽
48 삼국지의 정석_84. 촉을 배신한 오, 오를 배신한 위(손권의 오리발)(下) +2 22.04.15 69 1 10쪽
47 삼국지의 정석_84. 촉을 배신한 오, 오를 배신한 위(손권의 오리발)(上) +2 22.04.12 49 1 13쪽
46 삼국지의 정석_68. 유비와 손권의 갈등(정상회담)(下) +2 22.01.04 51 1 10쪽
45 삼국지의 정석_68. 유비와 손권의 갈등(정상회담)(上) +2 21.12.31 63 1 11쪽
44 삼국지의 정석_66. 유장의 항복(무소유)(下) +2 21.12.28 41 1 11쪽
43 삼국지의 정석_66. 유장의 항복(무소유)(上) +2 21.12.24 45 1 10쪽
42 삼국지의 정석_65. 돌아온 마초(복수혈전)(下) +2 21.12.21 49 1 10쪽
41 삼국지의 정석_65. 돌아온 마초(복수혈전)(上) +4 21.12.17 54 1 11쪽
40 삼국지의 정석_64. 낙성에서 떨어진 봉추(대성통곡)(下) +3 21.12.14 49 1 11쪽
39 삼국지의 정석_64. 낙성에서 떨어진 봉추(대성통곡)(上) +2 21.12.10 54 1 10쪽
38 삼국지의 정석_63. 유비의 익주공략(적반하장) +2 21.12.07 63 1 10쪽
37 삼국지의 정석_62. 적벽의 복수에 나서는 조조(토사구팽) +2 21.11.25 47 1 11쪽
36 삼국지의 정석_48. 유비, 누워있던 용을 만나다(특별 채용)(下) +3 21.09.15 61 2 9쪽
35 삼국지의 정석_48. 유비, 누워있던 용을 만나다(특별 채용)(中) +4 21.09.13 56 1 10쪽
34 삼국지의 정석_48. 유비, 누워있던 용을 만나다(특별 채용)(上) +2 21.09.10 64 1 9쪽
» 삼국지의 정석_47. 공손 씨에게 목이 잘리는 원 씨 형제(조조의 관심법)(下) +2 21.09.08 47 1 9쪽
32 삼국지의 정석_47. 공손 씨에게 목이 잘리는 원 씨 형제(조조의 관심법)(上) +2 21.09.06 43 1 8쪽
31 삼국지의 정석_46. 첫째는 죽고, 둘째, 셋째는 이민족의 땅으로(네 자신을 알라) +2 21.09.03 50 2 12쪽
30 삼국지의 정석_45. 원 씨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심배(경국지색)(下) +2 21.09.01 50 2 12쪽
29 삼국지의 정석_45. 원 씨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심배(경국지색)(上) +2 21.08.30 50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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