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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약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의 정석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강U백약
그림/삽화
강백약
작품등록일 :
2021.03.26 16:00
최근연재일 :
2022.07.15 10:00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16,420
추천수 :
254
글자수 :
261,898

작성
21.09.10 10:00
조회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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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9쪽

삼국지의 정석_48. 유비, 누워있던 용을 만나다(특별 채용)(上)

DUMMY

208년 건안13년 1월, 조조는 유주 일대를 안정시킨 후 업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업으로 돌아오는 길에 조조의 장졸들은 엄청난 것을 목격했으니, 업 북쪽의 황무지가 거대한 호수로 변해 있었다.


사람들이 다들 놀라 여기저기서 웅성거리자, 조조가 웃으며 말했다.

“저 호수의 이름은 현무지(玄武池)라고 지었소.”


그러자 순유가 물었다.

“사신(四神) 중 하나인 현무와 같이, 거북이처럼 물에 익숙하고 뱀처럼 용맹한 수군을 길러 강남일대를 평정하겠다는 뜻을 담으셨습니까?”


“역시 공달일세! 내 뜻을 정확히 짐작하는군. 내 북방 원정을 마친 병사들에게 수군 훈련을 시킨 다음, 형주와 양주를 차례로 손에 넣을 것이네!”


그날 밤 조조가 업성의 누각에 올라 밤하늘을 바라보는데, 하늘에서 한 줄기 빛이 땅에 내려와 닿는 것이 보였다. 그러자 옆에 있던 동소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주공, 이는 땅속에 보물이 있는 것을 하늘이 알려주시는 것입니다.”


“무슨 보물이 있는지 궁금하군. 아무것도 없으면 자네에게 벌주(罰酒)를 내릴 테니 각오하게!”


조조는 기분 좋게 웃으며 병사들을 시켜 빛이 내려온 곳을 파보도록 하였다. 그런데 땅에서 구리로 만든 참새(銅雀)가 나왔고, 이를 신기하게 여긴 조조가 동소에게 물었다.


“이것은 무슨 징조인 것 같은가?”


“옛날 순임금의 어머니께서 옥으로 된 참새가 품에 날아드는 꿈을 꾸고 순임금을 낳으셨다고 합니다. 지금 공께서 구리 참새를 얻으셨으니, 이 역시 길조라고 생각됩니다.”


“그런가?! 내 저곳에 높은 누각을 지어 이 일을 축하할 것이네. 누각의 이름은 동작대(銅雀臺)라고 하겠네!”


다음날 조조가 주변 사람들에게 동작대를 짓는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셋째 아들인 조식(曹植)이 나서서 말했다.


“아버님, 대를 세 채를 짓는 것이 어떠신가요? 가운데 높은 대는 동작이라 이름 짓고, 왼쪽 대는 옥룡으로, 오른쪽 대는 금봉이라 명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옥룡과 동작, 동작과 금봉을 연결하는 다리를 두 개 만들어 허공을 가로지르게 하고, 용과 봉황이 참새와 마주보게 꾸미면 참으로 멋질 겁니다.”


그러자 조조가 감탄하며 말했다.

“자건(子建)의 생각이 참 좋구나. 동작대가 완성되면, 내 천하를 평정한 후에 남은 여생을 즐길것이야!”


조조는 조식에게 동작대 건설의 임무를 맡기고, 하후돈에게는 현무지에서 수군을 훈련시킬 것을 명한 후, 본인은 허도로 돌아갔다. 이는 그 동안 밀린 조정의 일을 처리하는 한편, 남방 정벌에 앞서 조정 안팎을 단속하기 위해서였다.



이때 유비는 유표의 객장 신분으로 신야에 머물고 있었는데, 몸은 편했지만 마음은 불편하기 그지 없었다. 앞서 조조가 오환을 정벌하러 떠났을 때, 유비는 유표를 찾아가 허도 기습을 제안했다.


“장군, 조조가 오환족을 토벌하기 위해 요서로 군을 움직였다고 합니다. 그곳은 길이 멀고 험하니, 조조가 아무리 빨리 움직여도 돌아오는데 반년은 걸릴 것입니다. 조조가 없는 지금이 황제를 모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공께서 허도를 손에 넣으시면, 조조의 세력은 한 순간에 무너질 것입니다!”


“현덕, 조조가 머나먼 요서까지 군대를 움직여 얻을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우리 형주 군을 꾀어내기 위한 조조의 술책일 것이네. 우리가 군대를 움직이면, 조조는 이를 빌미로 형주에 쳐들어 올 걸세.”


“···네, 알겠습니다.”


유표의 대답에 유비는 크게 실망했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유비 수하의 병력은 수천 명에 불과했고, 그나마 신야 북쪽으로 군대를 움직이려면 유표의 허락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답답한 생활을 이어가던 유비에게도 좋은 일은 있었다. 207년 건안12년 봄, 유비의 아내인 감부인이 아들을 낳은 것이었다.

유비는 그 동안 천하를 떠돌며 전투를 벌이느라 가족들을 적에게 빼앗긴 적이 많았다. 그래서 유비가 형주에 왔을 때도 아들이 없는 상태였다. 이에 유비는 주변의 추천을 받아 나후(羅侯) 구씨(寇氏) 집안의 젊은 청년을 양자로 들여, 유봉(劉封)이라 이름을 지어주었다.


이렇게 유비는 용맹한 양아들 유봉을 보며 위안을 삼고 있었는데, 40대 중반의 늦은 나이에 친아들을 얻게 된 것이었다. 유비는 매우 기뻐하면서 태어난 아들의 이름을 유선(劉禪)이라고 지어주었다.

그런데 유비가 지은 아들 두 명의 이름에는 깊은 뜻이 숨어 있었다. 유봉의 ‘봉(封)’과 유선의 ‘선(禪)’을 합치면 ‘봉선(封禪)’이란 단어가 되는데, ‘봉선(封禪)’은 황제가 하늘과 땅에 제사를 지낸다는 뜻이었다. 비록 초라한 객장 신세로 신야에 머물고 있었지만, 유비는 황제가 되겠다는 꿈을 버리지 않고 있었다.



하루는 유비가 유표의 초청을 받아 양양성에서 술자리를 가졌는데, 유표가 북방의 일을 화제로 꺼냈다.


“오환을 평정한 조조가 요동까지 굴복시키고 돌아왔다고 하네. 내 지난번 자네의 말을 듣지 않아 좋은 기회를 놓치고 말았네.”


“천하가 여러 갈래로 나뉘어 날마다 전쟁이 끊이질 않으니, 좋은 기회는 또 올 것입니다. 너무 신경 쓰지 마십시오.”


유비는 언제든 기회가 올 거라며 유표를 위로했지만, 실제 생각은 달랐다. 북방을 평정한 조조의 다음 목표는 형주가 될 것이 불 보듯 뻔했고, 보잘것없는 세력을 가진 유비가 이를 막아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이러한 생각에 우울해진 유비는 볼일을 보러 측간(廁間: 화장실)에 갔는데, 허벅지에 두둑이 오른 살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잠시 후 술자리로 돌아온 유비의 눈가에 눈물을 흘린 흔적이 남아있어, 이를 본 유표가 말했다.


“자네 어찌하여 운 것인가?”


“예전에는 항상 말을 타고 전장을 누벼 허벅지에 근육이 탄탄했는데, 지금은 말을 타지 않아서 허벅지에 군살이 많이 붙었습니다. 세월은 바람처럼 흘러 늙어가고 있는데, 아직 이룬 것이 없으니 저절로 눈물이 났습니다.”


“자네는 아직 젊지 않은가?! 내 듣기에 조조가 자네를 천하의 영웅으로 인정했다고 하니, 반드시 큰 일을 이룰 것이네.”


유표는 이렇게 유비를 위로하였지만, 속마음은 달랐다. 유비가 신야에 온 이후, 형주의 많은 선비들이 유비에게 몸을 맡기고 있었다. 그래서 유표는 은근히 유비를 경계하고 있었는데, 유비의 한탄은 유표의 의심을 더욱 부채질했다.


‘괴월과 채모가 유비를 효웅(梟雄: ‘梟’는 올빼미를 말하는데, 한나라 때는 올빼미가 어미를 잡아 먹는다고 하여 나쁜 새로 여겼다. 유비가 공손찬, 조조, 원소 등을 섬기다가 배신한 것 때문에, 주인을 해치는 나쁜 영웅이라 칭한 것)이라 하더니, 그 말이 맞는 것인가··· 내 유비를 경계해야겠구나!’



그 후로 몇 주가 지나, 유비는 또다시 유표의 초대를 받아 양양의 연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그런데 연회장 안에 유표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괴월과 채모가 유비를 맞이하였다.


“유표 공의 부름을 받고 왔네만..”


“형주목께서 몸이 편찮으셔서 저희가 유공을 모시게 되었습니다. 연회장 안에서 불편함이 없으시도록 잘 모시겠습니다.”


괴월이 유비에게 공손하게 인사하며 대답했지만, 유비는 불안한 마음을 지울 길이 없었다. 이는 형주의 호족 출신인 괴월과 채모가 외지에서 온 유비를 견제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유표의 후계자 문제로도 이들은 유비와 대립하고 있었다. 유표에게는 아들이 둘 있었는데 첫째는 유기(劉琦), 둘째는 유종(劉琮)이었다. 하지만 이들을 낳은 정부인이 죽자, 유표는 후처 채 씨를 들였으니 그녀가 바로 채모의 누이였다.

이후 유종이 채 씨의 조카딸과 결혼을 했고, 이를 계기로 형주의 채 씨 일가는 유종을 지지하게 되었다. 반면 형주 호족들의 지지를 잃은 유기는 자연스레 외지에서 온 사람들과 친분을 쌓았는데, 유비도 그 중 하나였다. 따라서 채모와 괴월에게 유비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일 수 밖에 없었다.

48. 서서_R.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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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60 악지유
    작성일
    21.09.10 18:03
    No. 1

    이것들이 작당하여 일을 꾸미는군요
    관, 장의 무서움울 잘 몰라서...ㅎㅎㅎ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 강U백약
    작성일
    21.09.11 14:39
    No. 2

    관장뿐 아니라 유비도 한 주먹 했을거라 추측됩니다. 유협(조폭)의 우두머리였으니 싸움을 못했을리는 없다고 봅니다ㅋ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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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삼국지의 정석_87. 원한을 잊고 오와 동맹을 맺는 한(마술사 서성)(下) +2 22.05.06 34 1 10쪽
51 삼국지의 정석_87. 원한을 잊고 오와 동맹을 맺는 한(마술사 서성)(上) +2 22.05.03 31 1 10쪽
50 삼국지의 정석_86. 유비의 죽음(충성 맹세) +2 22.04.22 51 1 11쪽
49 삼국지의 정석_85. 백전노장 조인의 패배(다윗과 골리앗) +2 22.04.19 41 1 11쪽
48 삼국지의 정석_84. 촉을 배신한 오, 오를 배신한 위(손권의 오리발)(下) +2 22.04.15 66 1 10쪽
47 삼국지의 정석_84. 촉을 배신한 오, 오를 배신한 위(손권의 오리발)(上) +2 22.04.12 47 1 13쪽
46 삼국지의 정석_68. 유비와 손권의 갈등(정상회담)(下) +2 22.01.04 51 1 10쪽
45 삼국지의 정석_68. 유비와 손권의 갈등(정상회담)(上) +2 21.12.31 59 1 11쪽
44 삼국지의 정석_66. 유장의 항복(무소유)(下) +2 21.12.28 38 1 11쪽
43 삼국지의 정석_66. 유장의 항복(무소유)(上) +2 21.12.24 43 1 10쪽
42 삼국지의 정석_65. 돌아온 마초(복수혈전)(下) +2 21.12.21 45 1 10쪽
41 삼국지의 정석_65. 돌아온 마초(복수혈전)(上) +4 21.12.17 52 1 11쪽
40 삼국지의 정석_64. 낙성에서 떨어진 봉추(대성통곡)(下) +3 21.12.14 44 1 11쪽
39 삼국지의 정석_64. 낙성에서 떨어진 봉추(대성통곡)(上) +2 21.12.10 51 1 10쪽
38 삼국지의 정석_63. 유비의 익주공략(적반하장) +2 21.12.07 60 1 10쪽
37 삼국지의 정석_62. 적벽의 복수에 나서는 조조(토사구팽) +2 21.11.25 42 1 11쪽
36 삼국지의 정석_48. 유비, 누워있던 용을 만나다(특별 채용)(下) +3 21.09.15 60 2 9쪽
35 삼국지의 정석_48. 유비, 누워있던 용을 만나다(특별 채용)(中) +4 21.09.13 51 1 10쪽
» 삼국지의 정석_48. 유비, 누워있던 용을 만나다(특별 채용)(上) +2 21.09.10 63 1 9쪽
33 삼국지의 정석_47. 공손 씨에게 목이 잘리는 원 씨 형제(조조의 관심법)(下) +2 21.09.08 46 1 9쪽
32 삼국지의 정석_47. 공손 씨에게 목이 잘리는 원 씨 형제(조조의 관심법)(上) +2 21.09.06 40 1 8쪽
31 삼국지의 정석_46. 첫째는 죽고, 둘째, 셋째는 이민족의 땅으로(네 자신을 알라) +2 21.09.03 47 2 12쪽
30 삼국지의 정석_45. 원 씨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심배(경국지색)(下) +2 21.09.01 43 2 12쪽
29 삼국지의 정석_45. 원 씨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심배(경국지색)(上) +2 21.08.30 4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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